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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지 위의 마왕은 시드노벨 중 하나로서, 마왕이 작가의 소설집필을 돕는다는, 조금 특이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마왕이라고 하면, 그 흔해빠진 용사물의 빼놓을 수 없는 최종보스. 라는 느낌인데, 원고지 위의 마왕에서는 조금 다르다. 물론, 마왕이 그 용사물의 마왕은 맞다. 하지만 마왕도 결국 어른이 될 기회를 잃어버린 상처입은 소년에 불과하고, 여기서 나오는 작가또한 이루어지지 못하는 꿈에 괴로워하는 연약하고 고독한 소녀에 지나지 않다. 원고지 위의 마왕은 그런 두 사람이 만나 서서히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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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노벨을 읽기는 읽지만 즐겨 읽는 편은 아닌데, 이 책은 좋았다. '라이트노벨치고는 정말 좋았다' 에 분류했다. 읽게 된 건 작가의 네임 벨류 때문이지만, 앞으로는 신간체크 들어간다. 이 책에서는 아직 신인이니까~라고 넘긴 부분이 몇 군데 있었지만, 주제나 분위기가 좋고(=내 취향에 맞다는 뜻이다) 꼼꼼하게 이야기를 만든 흔적이 보여서, 앞으로가 기대된다.
요사이 라이트노벨 독서량이 굉장히 줄어들었고, 별로 흥미를 끄는 라이트노벨이 보이지 않았던 참이라 신간 체크할만한 작가가 생겼다는 사실이 굉장히 기쁘다~
뒤표지의 소개글을 보면-
800년 만에 부활한 흑색의 마왕 '가인'
대기에 마나가 사라져 위기에 처한 가인은
마치 운명같이 한 명의 소녀와 만난다.
순백의 소녀 '에리스'는 '작가'라 자칭하며, 마왕의 재기를 돕는 대신
자신의 슬럼프 탈출을 위한 신작 소설의 집필을 도우라고 말한다.
에리스가 '작가'라는 사실과 가인이 '마왕'이라는 비밀을 서로 숨기며
카토르바슈 신성학원에서 소설 기획을 시작한 두 사람.
하지만 그 집필은 결코 쉽지 않았는데......
가인과 에리스가 만나 원고를 완성하며 서로를 알아가는 이야기, 라고 하면 틀린 소린 아니지만 너무 심심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심심하지 않다! 오히려 다채롭게 변화하는 전개양상에 읽는 재미가 있다.
시작 부분의 가인은 마왕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능력은 없는, 어찌보면 위대하고 어찌보면 위헙성 없이 귀여운 면이 있다. 마왕이 우연히 에리스를 만나는 장면을 읽으면서, '그럼 마왕은 헤타레고 에리스한테 얹혀 살면서 원고를 봐주고 해피엔딩인가...'라는 전개를 예상하고 있었지만 틀렸다. 아니, 아주 틀리진 않았지만. 예상 그대로를 보여주는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에리스가 시작부터 마왕의 정체를 알아차려버리니까. 의외의 사건은 아니지만, 의외의 타이밍에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는데!) 이런 저런 사건이 터지고, 사건에 정신이 팔린 사이에 또 다른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전혀 예상한 형태로는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확실히 읽는 재미가 있었다. 그러면서도 읽는 동안엔 에둘러 가는 듯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처음부터 끝을 향해 스트레이트했던 것 같은 느낌으로, 끝까지 읽은 후에도 기분좋게 회상할 수 있었다.
(구와바라 미즈나가 생각나는 작풍이라는 리뷰를 읽고, 그렇게 폭풍치는;; 분위기는 아닌것 같다고 생각했지만 과연. 전개 방식을 되짚어보니 그 표현에 동감이 된다.)
그리고 세심하게 설정된 이 작품 속에 나오는 작품, 에리스가 쓴 책과 이 작품의 구성의 연관성역시 볼만한 부분(...이지만 마지막 장을 제외하면 그리 효과적으로 느낄 수는 없었...어도 앞으로는 편차가 줄어들 거라고 생각하니까!)이고,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서 두 주인공의 내면이 깊이있게 드러나는 점도 흥미를 붙잡아두는 부분이었다.
주제에 대한 판단은 언제나 독자의 기호와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 평소 나의 생각인데, (:일반론은 아니고 내가 그렇다는 소리다) 이 책은 나의 취향에 맞았다. 에리스는 그 성격이 설명되는 환경에서 자라고, 현재의 상황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는 배경에서 살고 있다. 어느 요소 하나도 대충 만들어지지 않았다. 설령 이 주제를 좋아하지 않는 독자라 하더라도 이 작품 속의 세계에서는 그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성실하게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게 보인다.
반면에 주인공의 매력은 약한 편이었다, 개연성에 비해. 동질감이 드는 일상적이고 평범하지만 깊이있는 캐릭터는 확실히 나쁘지 않다. 하지만 주인공으로써의 화려함은 부족했다고 본다. 세상을 거의 지배했던 마왕과, 문단의 시류를 바꿀 정도의 재능이 있는 천재소녀라면 좀 더 비범한 모습을 보여줬어도 좋았을 법하다.
사실은 주인공만 그런게 아니라 주변인물도 약한 편이었다. 잠깐씩 등장은 했지만 이렇다할 개성은 읽을 수 없었던 것 같다.
하지만 단점으로 느껴지는 부분들도, 작가의 첫 작품이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하게 해줄 뿐. 한 번 펼치면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흡입력있는 재미있는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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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이 이 책에 대해 호평을 해둔 걸 보고 한 번 봐야지 하고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붐비는 지하철에서 이성을 놓고 스마트폰으로 결재를 했다. 장르문학은 붐비는 출퇴근길에 최상이다. 야금야금 얇아지는 지갑만 빼놓고 본다면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