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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오바마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천양지차의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어쩌면 성급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후임자들로 인하여 최근 그들을 다룬 책들이 속속 출간되고 있다. 하지만 현대 정치인에 대한 판단이 성급하다는 것을 의식해서인지 직접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소설이라는 허구의 형식을 빌어 간접적으로 다루고 있기에 조금은 아쉽다고 생각이 된다. 한국과 미국의 현대 정치사에사 나름 큰 역사의 획을 그은 이들 인물에 대한 책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가볍다는 느낌마저 받게 된다. <노무현과 오바마가 꿈꾼 세상>은 심리학이라는 관점으로의 들여다보기를 통하여 두 인물의 삶을 다루고 있기에 이러한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시국의 흐름에 따른 감성팔이가 아니라 심리학이라는 방법과 기준을 제시하면서 논리적으로 접근하고 있기에 더욱 신뢰감이 생기게 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통령은 100%의 지지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그들에 대한 평가는 극과극으로 갈릴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국민 개개인의 자율적인 판단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일부 특정 세력 또는 언론에 의하여 의도적으로 왜곡되어 발생한 것이라면 대통령에 대한 판단은 많은 생각을 거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올해 임기를 마친 오바마에 대한 평가는 차치하더라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기에 쉽게 판단하기 어렵다. 아마도 이러한 것들에 대한 바로잡기는 먼 훗날에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두 인물에 대하여 현재 공정하게 글을 쓰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그러한 논란에 휘둘릴 수 있으나, 그는 심리학이라는 기준과 방법을 통하여 이를 극복하면서 동시에 노무현과 오바마에 대한 공정한 글쓰기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의 정치적인 업적에 대해서 논하지 않는다. 저자는 에둘러 말하지 않고, 두 대통령이 건강한 심리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고 전제를 하고, 그에 따른 논리적인 설명을 통하여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들의 정치적인 입지에 대해서는 공과로 인하여 찬반이 갈릴 수 있지만, 그들의 심리적인 상태에서는 공정하게 바라볼 수 있으므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그들에 대한 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공감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유아 또는 청소년기의 경험과 환경이 심리 형성에 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저자는 두 인물의 심리 형성에 대하여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건강한 심리를 가지느냐 아니면 병적인 심리를 가지느냐 하는 것 그리고 개인만의 독특한 심리적 특성들은 어린 시절에 거의 결정된다. - p. 22 - 저자의 이 말은 그동안 우리가 익숙해져있던 대통령 또는 정치인의 이미지가 아니라 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들의 어린 시절을 통하여 심리적으로 그들이 어떤 인물이었는지를 가늠해볼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사실 가난한 집안 출신 또는 여전히 인종차별이 존재하는 국가에서 흑인이라는 점은 분명 약점이라 할 수 있지만, 그러한 것을 딛고 대통령이 된 두 인물은 분명 위대한 인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 되기까지의 많은 과정은 잘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의 유년기와 가정 환경을 통한 이들에 대한 분석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준다. 이 책에서 밝히고 있는 그들의 그러한 삶은 오로지 찬양일색이 아니라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설득력 있게 다가오게 된다. 빈농 집안 출신과 흑인 아버지의 빈자리라는 극도로 불완전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왜 이들이 건강한 심리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일까? 분명 이러한 것들은 오히려 건강한 심리가 아닌 병적인 심리로 형성될 요인이 다분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한 것일까? 심리 형성이 유년기에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극복이 아닌 또다른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유년기에 스스로 그것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도움이 되는 요소를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 저자는 그러한 극복의 요소를 바로 가정 환경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비록 가난하지만 집안의 막내로 온갖 사랑을 받으며 자랐으며, 당시 가난이라는 것이 주위에 만연한 시절이었기에 굳이 가난에 대한 콤플렉스를 가질 필요가 없던 노무현과 백인 어머니, 외조부와 외조모의 사랑으로 인하여 아버지의 빈자리와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을 느낄 수 없었던 인도네시아와 하와이에서의 유년기의 삶을 보낸 오바마. 바로 이러한 환경으로 인하여 그들은 병적인 심리가 아닌 건강한 심리를 형성할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열등감은 자기 혐오감, 자기 모멸감과 결합될 때에만 비로소 병적인 힘으로 작용한다. - p. 27 - 점점 성장하면서 두 인물은 분명 방황의 시간을 갖게 된다. 그러나, 이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동시에 가족의 사랑과 지도로 인하여 이러한 것을 극복해왔기 때문에 심각한 자기 혐오 또는 모멸에 빠지지 않고, 극복할 수 있었기에 건강한 심리를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저자는 이 두 인물의 성장에 관하여 찬양으로 일관하지 않는다. 노무현 대통령이 아버지와 형님을 구박하던 어머니와 형수로 인하여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 점을 밝히면서 그의 심리적인 불안 요소도 가감없이 밝히고 있다. 심지어 국민에게는 온화한 이미지로 비춰진 그가 부인과의 부부싸움에서 격렬한 모습을 보였다는 이야기는 믿기 힘들 정도이다. 오바마 역시 그동안 함께 하지 못했던 아버지와의 짧은 만남과 그의 행적에 대하여 알게 된 이후 한때 마약에 손을 댈 정도로 방황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 두 인물의 나중의 행보를 보면 이러한 어려운 시기를 결국 극복하였음을 알고 있기에 그들이 유년기에 형성한 건강한 심리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하였는지를 쉽게 알 수 있게 된다.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던 노무현이었지만, 그의 정권에서는 여성의 참여가 두드러졌다는 점, 오바마가 유색인종이라는 단점을 오히려 미국의 통합에 이용했다는 것은 그들의 심리적인 불안 요소를 극복하였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두려움을 방어하려는, 분노의 원인을 회피하려는 수동적인 동기를 가지고는 사회운동을 힘차게 해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 p. 90 - 자신의 무의식적 소망을 뚜렷하게 의식화함으로써 그것을 사회적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 p. 102 - 저자가 말한 이 부분은 두 인물의 정치적인 행보를 직접 드러내지 않고, 그들이 성장하면서 심리적으로 어떻게 자신들의 약점을 극복하고 있는지를 보여주게 된다. 정치적인 공과가 아닌 심리적인 분석을 통해서 이러한 것들을 설명하고 있기에 그들에 대하여 좀더 객관적으로 우리는 들여다보게 된다. 저자는 여기에 좀더 세밀한 심리적인 분석을 더하게 된다. 성격이론을 통하여 언뜻 비슷해보이는 이 두 인물의 성격이 사뭇 다르다는 것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그들의 행동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저자는 노무현을 장군형(ENTJ), 오바마를 순교자형(INFJ)로 분류하여 각각 설명한다. 정치적인 노선의 유사성과 공통적으로 어려운 환경이 있었다는 것으로 인하여 두 인물이 비슷하다고 생각하였지만, 이들의 성격은 큰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E와 I는 이들의 성격이 외향과 내향으로 구분됨을 보여준다. 즉, 노무현 대통령은 외향적인 성격(E)으로 인하여 말수와 표현이 겉으로 쉽게 드러내지만, 노바마는 내향적인 성격(I)으로 인하여 심사숙고하는 모습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둘의 또다른 차이는 바로 사고(T)와 감성(F)으로도 볼 수 있다. 직관적인 사고로 인하여 진위 여부를 확실하게 가리고, 그 논리를 따지는 노무현의 모습과 때로는 감성을 호소하는 오바마의 모습은 저자의 분석과 통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성격에 대한 심리적인 분석은 <노무현과 오바마가 꿈꾼 세상>이 편견이 아닌 심리학이라는 나름의 관점에서 두 인물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특징이 그들의 행적에서 어떻게 발현되고 있는지를 우리는 주의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MB가 바로 노무현과 같은 장군형(ENTJ)로 분류되고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의 원고는 노무현 대통령의 사후와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의 시기에 쓰여진 것이기에 오바마에 대한 평은 예측에 가깝다. 따라서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말하고 있는 오바마에 대한 설명이 실제 오바마가 퇴임한 이 시점에서 다시금 들여다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어 보인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저자의 심리적인 분석 역시 눈에 띈다. 기나긴 세월 동안 처절하게 노력했음에도 실패함으로써 아버지와 민중의 운명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성공사례를 만들지 못했다는 좌절감은 노무현에게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상처를 안겨주었다. - p. 248 - 이처럼 <노무현과 오바마가 꿈꾼 세상>은 그간 알지 못했던 그들의 유년기의 삶과 가정 환경을 통하여 그들이 심리적으로 어떤 성장통을 겪었으며, 그러한 것을 통하여 그들이 어떻게 성장하였는지를 보여주게 된다. 색안경과 선입견을 심리라는 기준을 통하여 그들의 행적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은 당장 그들에 대하여 판단을 내리기에 성급한 시점이라는 상황에서 그들을 들여다볼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이 리뷰는 출판사 인간사랑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글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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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부끄럽게도 정치에 참 무관심하게 살아왔다. '정치인들이 하는 일들이 다 그렇지 뭐' 하면서 믿음을 갖지 못했고, 그런 불신은 당연히 무관심으로 연결되었다. 그런 나도 지난 해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된 일련의 사태들 이후로는 무관심 할래야 할 수가 없게 되었다. 국민을 도대체 무엇으로 생각하길래 이렇게 일을 만들 수 있을까? 리더가 누구냐에 따라 그 집단의 운명은 달라진다. 그걸 뼈져리게 느낀 것은 수 많은 사건들 중에서도 세월호 사건이었다. 선장과 승무원이라는 사람이 책임감을 가지고 잘 대처했더라면 그런 끔찍한 상황은 면했을테니까. 우리 나라는 지금 산으로 가고 있는지,바다로 가고 있는 지 모를 지경이다. 그 어느때보다 현명한 리더가 필요하다고 느껴진다.
이 책은 2009년에 쓰여졌지만 최근에 다시 출간되었다. 심리학자인 저자는 노무현과 오바마가 살아온 인생뿐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유사해서 자연스럽게 두 사람을 묶어서 비교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고 밝히고 있었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노무현,흑백 혼혈로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은 오바마였지만 가족들의 지지와 사랑으로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다. 아버지와 큰형에 대한 실망이 노무현에 대한 기대로 이어져 부담감은 커져갔고, 오바마는 자신을 버린 아버지의 빈자리 때문에 원망의 마음을 키워나갔다. 이처럼 그들은 가난과 인종문제로 열등감에 시달리기도 했고, 자신의 기둥이 되었어야 할 아버지가 상처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행복하게 보냈던 유년기는 건강한 심리로 이어져 사회불안을 극복해나가는 힘으로 작용했다. (우리네 인생에서 유년기의 기억이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난 아이들을 키울 때 어떠했나 생각해봤다.)
그들은 선의를 가진 인물이고,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정치를 시작한 사람들이 아니었고, 민중의 이익을 추구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한 마음이 그들을 가로막는 열등감이나 사회적 불안을 잠재우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노무현과 오바마의 심리와 성격, 정치에 참여하게 되는 계기의 유사점등을 통하여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심리학자로서 그들의 인생을 통하여 심리를 분석하는 부분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내가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 6장 그들에게 대통령 자리는 축복인가 저주인가 01. 인간 노무현의 고통> 이었다. 초선 직후부터 스스로 목숨을 버릴때 까지의 행보를 살펴볼 수 있었는데, 내가 잘 모르고 있는 부분들이어서 유튜브 영상을 찾아가면서 찬찬히 읽어나갔다.
노무현의 마음과 인생을 올바르게 이해해야 그와 아름답게 이별할 수 있고, 그와 영원히 함께할 수 있다. 노무현이 어떻게 해서 대권을 잡을 수 있었고 왜 우리 곁을 떠나야만 했는지를 알아야 '제2의 노무현'이 등장했을 때, 그를 알아보고 귀중하게 여기며 지켜낼 수 있다.-p9
이 문장이 저자가 이 책을 쓰고자 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노무현의 공과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기에 자신이 관심을 가진 부분은 그들의 인생과 그들의 심리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고 싶다는 의지가 이 책을 쓰는 데 큰 몫을 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역사속으로 사라진 노무현 대통령, 그에 대한 평가는 가지각색일 것이다. 탄핵이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대통령이지만 그녀을 위해 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제목은 <노무현과 오바마가 꿈꾼세상 > 이지만 난 이 책을 통하여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찬찬히 생각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시대의 조류에 휩쓸리지 않고 내가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할 수 있었다.
ps 대선을 코 앞에 두고 있다. 후보들의 공략을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다. 이 책을 읽으니 문득 후보들 의 어린 시절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자라면서 많은 변화를 겪겠지만 어릴 때의 성격이 현재의 그들을 만드는데 많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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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4. 22. 토.
2002년 12월, 故노무현 대통령께서 당선 되었을 때에, 난 대학원에 다니는 애매하게 나이 먹은 학생이었고, 동갑인 직장인과 한창 연애중이었다. 어떤 선거가 있든 스무 살 때부터 단 한 번도 투표를 안한 적은 없었지만, 특별히 정치에 관심도 없었고, 그 쪽으로는 이해관계도 없다고 생각했었다. 게다가 어렸을 때부터 무척이나 내가 어른스럽다는 착각 속에 살았기에 늘 보수쪽이었고, 어른들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신뢰하고 무조건 따르는 편이었다. 주위의 어른들이 박정희 전대통령 때문에 굶어죽을 뻔한 국민들이 살았다는 말에 엄청나게 존경했었고, 김대중을 찍으면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복수로 전라공화국이 되고 피바람이 몰아칠 거란 말에 다른 사람을 찍었었다. 그리고 2002년 노무현 후보가 나왔을 때, 노무현을 찍으면 우리 나라가 공산당이 된다는 말로 겁을 주던 어르신들의 말에 역시 타후보를 찍었었다. 자고로 어른들의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옛말을 고지식하게 진심으로 믿었었다. TV에서 노무현 후보 당선확정이라는 말이 뜰 때에 어떻게 저런 일이 생겼을까... 하고 갸우뚱했었다. 그 때, 걸려온 휴대폰... 사귀는 중이던 우리 남편의 떨리던 목소리를 아직도 기억한다. 단 한 번도 정치에 대해서는 얘기한 적이 없었고, 단 한 번도 밤에 전화를 한 적이 없는 고지식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전화를 했다. "생각도 못했는데, 소신껏 찍은 그 분이 대통령이 되었네요. 이제 좀 살만한 세상이 될 것 같아요! 희망이 보여요!" 나는 갸우뚱하고 있었는데, 이 사람은 떨면서 흥분이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희망을 말하고 있었다. 그랬다. 그 이후, 그 사람을 만날 때 정치에 대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기도 했고, 스스로 조금씩 정치에 관한 자료와 책을 찾아보기 조금씩 시작했다. 완전 문외한이었던 내가 어른들에게 듣기만 했던 자세를 버리고, 스스로 배워가고 알아가기 시작한 것도 그 때였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아 키우며 다시 정치에 관해서는 멀어져 갔고, 이제는 어른들의 말씀대신 언론을 통해 보는 것이 다였고, 역시 언론을 통한 모든 뉴스가 진실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정말 세상을 모르고, 언론을 모르고, 정치를 모르던 시절의 내 얘기다. 서두가 길었었지만, 제대로 관심을 기울이며 정치에 대해 생각해 본 것은 노무현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난 이후이다. 그 이후 아이들이 좀 컸고, 짬이 생기면서 이런 저런 자료들을 꼼꼼하게 훑기 시작했고, 책도 골라가며 읽게 되었다. 정말 다른 세상이었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이 어쩜 그렇게도 잘못된 것이었는지. 정말 깜깜했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고, 어쩜 그렇게 어른들은 자기가 보고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지... 답답하고 속상했다. 지금도 어른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꼭 싸우게 돼서 정치 얘기는 아예 하지를 않는다. 여기까지는 노무현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알게 된 경위를 쓰고 싶어서 였는데, 서두가 너무 길어졌다. 이제 책얘기로 들어가볼까 한다.
막내로 태어나서 어린 시절을 마음껏 뛰놀며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노무현이지만, 정의롭게 행동했다가 배신당한 아버지, 역시 정의롭게 살고 늘 무현의 편을 들어준 든든한 형이지만 사고로 죽게 되는 큰형이 있었기에 커다란 아픔이 있다. 더구나 아버지에 대해서 한 번도 좋게 말하지 않고 구박만 일삼던 어머니의 태도 때문에 노무현에게 어머니는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면서도 뛰어넘어야 할 존재였다. 그 시절 생활을 어렵게 꾸리던 어머니의 태도는 같은 여자로서 조금은 이해가 가지만, 아버지에 대해서 아들에게 만큼은 아버지에 대해서 왜 긍정적으로 얘기하지 못했는 지 참 아쉽다. 분명 어머니도 아버지의 행동이 옳았다는 것은 알았을텐데. 그리고 설령 아버지가 틀렸더라도 아이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보통의 어머니라고 생각하는데, 노무현의 어머니는 그렇지 않았다. 오죽 속이 상하면 그랬을까 싶지만, 어린 아이의 정신건강을 위해서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노무현은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 모두에게 넘치는 사랑을 받았기에 심리적으로는 안정되게 자라났다.
미국의 오바마는 백인인 어머니와 흑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는 부양의 의무를 저버린 채 떠나버렸고, 백인인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의 손에서 사랑받으며 자라게 된다. 그리고 어머니가 인도네시아인과 재혼하게 되었을 때는 인도네시아로 가서 생활하게 된다. 그 이후 다시 하와이로 오게 되고 어머니는 박사학위를 따기 위해 다시 떠나고, 다시 이혼을 하게 된다. 외조부모와 혹은 어머니와 생활 하면서 오바마는 건강한 사고방식을 배웠다. 또한 어린시절의 상처 때문에 자기애적 성격이 강한 생부에 대해서도 어머니는 늘 지지하는 마음과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켰다. 아버지의 양육을 받지 못한 상처가 있었겠지만, 그것은 어머니의 강인한 양육에 의해서 어느 정도는 치유가 되었고, 나중에 아버지의 고향인 케냐를 방문해서 아버지에 대해 알게 되면서 완벽하게 감정을 털어내고 치유받게 된다.
노무현과 오바마는 똑같이 아버지에 대한 상처를 갖고 있었지만 그 크기는 노무현이 조금 더 컸던 것 같다. 그리고 그것은 심리적 분석에서 사회에 대한 불안심리로 작용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버지에 대한 상처는 노무현과 오바마에게 있어서 공통점으로 작용되지만, 어머니들의 태도는 살짝 다르기에 두 사람의 성격에 상당히 영향을 끼친다. 아버지와 큰형에게 우호적이었던 노무현은 친남성적인 성격이 되고, 어머니와 외할머니에게 우호적이었던 오바마는 친여성적인 성격이 된다. 그런데 노무현과 오바마는 부인을 만날 때 두 사람 다 어머니와 닮은 여성을 선택하게 된다. 노무현은 어머니를 벗어나지 못했기에 무의식적으로 어머니를 닮은 여성을 선택했고, 오바마는 자신의 성격과 정반대에 가까운 여성을 선택하게 된다. 건강한 심리를 가진 사람이 자신과는 반대되는 성격에 매력을 느끼고 고르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오바마는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당당한 미셀에게 몇 번을 딱지 맞고도 상처받지 않고 계속 대시하여 결국은 결혼에 골인한다. 하지만 노무현은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있는 권여사에게 동병상련을 느꼈는지 그녀를 선택하게 된다. 희한하게도 미셸과 권여사는 내조로는 손색없는 정치인의 아내 자질이 풍부한 여성들이면서 집안에서는 호랑이같은 부인 역할을 하는 기질이라고 한다. 그 덕분에 노무현과 오바마 둘 다 엄처시하에서 살게 됐다고 저자는 분석하고 있다.
노무현과 오바마는 한 번도 만난적이 없다. 노무현이 먼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고 재임기간은 2003년에서 2008년까지였으며, 2009년 5월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바마는 2009년에 미국의 대통령으로 취임했으며 연임을 해서 2017년1월에 퇴임을 했다. 노무현은 대통령을 퇴임하고 고향인 봉하마을로 돌아가서 살 때 몇 달간 최고의 행복과 최악의 불행을 다 맛봤다고 볼 수 있다. 손주를 자전거에 태우고 다니며 소탈한 행복에 잠시 빠졌던 시간, 측근의 비리로 고초를 겪으며 서울로 불려다니던 노무현은 결국 국민까지 자신을 등졌다는 생각과 모든 일에 자신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노무현과 오바마는 둘 다 사회적으로 볼 때 약자였다. 명문가의 가정에서 태어난 것도 아니고, 안정된 가정에서 성장한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노무현은 상고를 나와서 독학으로 사법고시를 합격하고 판사를 거쳐 변호사를 하고 국회의원을 거쳐서 대통령이 되었다. 오바마는 자신을 포기한 채 도망간 아버지를 두었으며 외가에서 어머니의 양육을 받고 다시 새아버지에게 양육을 받는 등 복잡한 가정사를 거치며 성장해서 변호사를 거쳐 상원의원이 되고 결국 대통령이 되었다. 두 사람 다 연설로 주목을 받았는데, 노무현은 직설적인 화법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연설로 많은 사람에게 각인되었고, 오바마는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감동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이 되었다.
노무현과 오바마는 선한 마음과 선한 영향력으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사람들이다. 그들도 완벽한 사람은 아니기에 분명 공과 과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도 약자였었기에 약자를 돌볼줄 알았고, 무엇보다 모든 국민의 평안과 안정을 위해 노력했었다. 그리고 대통령이라는 최고의 자리에 올랐어도 뜻을 다 펼치지 못했다. 어떤 원하던 자리에 올랐을 때 초심을 잃어버려서 원래의 뜻을 펼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본인들의 초심을 잃지 않았고, 되도록이면 국민의 편에서, 다수의 국민을 위해서 정책을 펴고 추진하려고 노력했었다. 우리고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때로는 세가 받쳐주질 않아서 스톱되기도 하고, 때로는 의도를 엉뚱하게 왜곡하기도 해서 실패하기도 한다. 또 때로는 운명처럼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일이기도 하고 인생이기도 한 것 처럼 정책도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그 펼쳐질 기회를 얻기도 하고 못얻기도 하는 것 같다.
우리가 또다시 노무현같은 혹은 오바마같은 선한 지도자를 만날 수는 있을까. 만난다 해도 알아볼 수는 있을까. 알아본다고 해도 또 그 자리에 앉힐 수는 있을까. 그 자리에 앉히게 된다면 그를 끝까지 지지할 수 있을까. 그.리.고. 끝까지 지지하면서 그를 지켜줄 수는 있을까.
5월 대선을 17일 앞둔 이 시점에서 과연 누구를 선택해야 할 지, 누가 진심으로 국민을 섬기려고 하는 지, 누가 진실만을 말하고 있는 지, 누가 제대로 이 나라를 반듯하게 세울 수 있을 지, 아직도 마음이 오락가락한다. 국민의 힘으로 탄핵을 이끌었고, 국민의 뜻으로 조기대선을 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입맛은 씁쓸하고 마무리되지 않은 전직대통령과 비선실세의 일로 여전히 갑갑하다. 힘으로, 돈으로, 달콤한 정책으로가 아닌, 국민을 섬기는 자세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나라를 반듯하게 세울 지도자가 꼭 나오길 기도한다.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세상, 착하고 바르게 사는 사람이 대접받는 세상 그리고 사람이 주인되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꿈꿔본다.
<ENTJ(따뜻하고 정의로운 장군형) 노무현의 말> "검사의 그 협박은 오히려 나의 투지에 불을 붙여 놓았다."
유시민은 정치인 노무현을 이렇게 평했다. "(보수)언론에 이런 직격탄을 날린 정치인도 없었고, 그렇게 뭇매를 맞고도 끄덕하지 않는 정치인도 없었다. (……) 오히려 얻어맞을수록 더 뜨겁게 투지를 불태우고 있었다." 169p.
<INFJ(행동하는 순교자형) 오바마의 말> "지금 나를 만족시키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내 가족과 나를 뽑아준 사람들에게 쓸모가 있고 우리 자식들의 삶이 우리 자신보다 더 희망차도록 만들 그런 유산을 남기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178p.
<노무현과 오바마의 성격비교> 노무현은 용감무쌍함과 강인한 추진력으로 상징되는 장군(ENTJ)이고, 오바마는 선지자처럼 능력과 순수함으로 상징되는 순교자(INFJ)이다. 따라서 전후좌우에서 달려드는 적을 단칼에 무찌르며 불굴의 의지로 목표를 밀어붙이는 능력은 노무현이 단연 뛰어나다. 그에 비교하면 오바마는 확실히 좀 유약해 보인다. 반면에 사람들을 감동시켜 하나로 뭉치게 하고 끈기 있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능력에서는 오바마가 앞선다. 굳이 비교하자면 대적투쟁에서 장군인 노무현이 일어서서 해머로 빙산을 두들겨 깬다면 순교자인 오바마는 쭈그려 앉아 횃불로 빙산을 녹여댄다고 할 수 있다. 186p.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이유> 노무현은 존경하는 인물을 백범 김구 선생에서 미국의 링컨 대통령으로 바꿨다. 왜냐하면 김구 선생은 옳은 길로 갔으나 현실에서 패배했지만, 링컨은 옳은 길로 갔을 뿐 아니라 현실 속에서도 승리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정의라는 주제를 가지고 역사를 일군 사람. 그래서 인류에게 정의가 승리한다는 희망을 제시한 사람이어야 마땅' 하다고 생각했다. 링컨과 재회한 이상 노무현은 자신이 대통령이 됨으로써 역사와 민중 앞에 '성공사례'를 제시하기 전에는 쉴 수 없는 몸이 되었다. 203p.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이유> 부시와는 달리 오바마는 대중의 긍정적인 욕구와 요구를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정치인이다.... 중략... 그는 또한 오랜 시간동안 미국인들의 심신을 혼미한 무기력 상태로 몰아넣었던 정치적 무관심과 패배주의, 냉소주의를 일소하기 위해 '우리는 바꿀 수 있다. (We Can Change)'는 선거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웠다. '나'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우리'라는 공동체는 미래를 능히 바꿀 수 있다는 오바마의 메시지는 사람의 운명통제 욕구에 정확히 부합되는 것이었기에 그것은 강력한 정치적 힘으로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대중의 긍정적인 사회적 욕구와 요구, 선한 본성에 의거하고 있는 오바마의 주장은 점차 미국사회에서 태풍 같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명문가나 재력가 출신도 아닌데다가 유색인종이라는 약점까지 가지고 있었는데도 그는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253p-254p.
<저자의 말> 우리 한국인들은 노무현을 지키지 못했기에, 자기 반성을 통해 분명히 더 큰 일을 해냈을 그에게 더 이상의 기회를 줄 수 없게 되었다. 미국인들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 오바마를 꼭 지켜내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이 지구상 어느 곳에도 노무현과 오바마 같이 선량하고 마음이 건강하면서 지도자로서의 능력까지 겸비한 사람은 또 나올 것이다. 인류는 그런 소중한 사람들을 반드시 지켜내야 하고 그들에게 계속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 인류가 사람 사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281p.
<노무현이 남긴 말> "우리 아이들에게 결코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증거를 남기고 싶었습니다." 285p.
"민주주의든 진보든 국민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만큼만 가는 것 같습니다. (……) 결국 세상을 바꾸자면 국민의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 라고 했다. 286p.
※ 이 리뷰는 인간사랑 출판사의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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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눈앞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건강한 인격은 대중의 심리적 에너지를 극대화시키고 그것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게 한다. 또한 살아있는 긍정적 모델은 대중에게 거대한 치유효과를 안겨준다. 그저 그 사람을 보고만 있어도 마음의 상처가 아물고 삶이 건전해지는 놀라운 효과가 있는 것이다.’라는 저자의 말을 곱씹으며, 시행착오를 겪으며 자리잡아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정치를 떠올려본다. 멈추지 않고 나아가면 우리에게도 두고 두고 회자되며 존경받는 정치인이 생기리라 믿는다. 노무현과 오바마의 심리적 건강성을 ‘솔직성, 도덕성, 그 무엇도 회피하지 않는 태도, 사람에 대한 신뢰, 계승과 혁신(좋은 것은 계승하고, 나쁜 것은 혁신하려는 원칙), 역지사지에 기초한 공감능력, 반성능력’으로 정리한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그들이 계속 성장하고 발전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는 생각이 든다.
봉하마을에 다녀온 기억이 떠올라 잠시 읽기를 멈추어도 보고, 취임 때와 달리 흰머리카락이 부쩍 많이 생긴 오바마를 확인하며 그의 지난 여정을 짐작해본다. '한국인들에게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꿈을 꾸게 해 준 노무현 그리고 미국인들에게 빈부격차와 차별 없는 행복한 공동체를 꿈꾸게 해 준 오바마'를 한 권의 책에서 만나게 되다니, 심리학자의 배려 덕분에 행복한 시간을 선물받았다.
노무현과 오바마에 대한 저자의 애정이 듬뿍 담긴 책 속으로 빠져보자.
노무현과 오바마는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온 인간승리의 표본이며, 정신건강이 매우 우수한 인물들이다. 그들은 모두 비주류 정치인이다. 노무현은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인권변호사가 되었고, 진보운동을 거쳐 정치에 뛰어들었다. 오바마는 평범한 가정에서 흑백 혼혈로 태어나 진보운동을 하다가 정치에 입문했다. ○행복한 유년기, 건강한 심리 부모형제로부터 변함없는 사랑과 지지를 받았고 스스로가 가진 능력 또한 출중했기에 노무현은 강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다만 이 자신감은 사회불안으로 인해 사회에 대한 자신감으로 과감하게 발전하지는 못했다. 오바마는 어머니로부터 뜨거운 사랑과 지지를 받았기에 생의 에너지가 강했고 자신감이 충만했다. 그는 어머니와 외조부모로부터 항상 환영받고 수용되었던 좋은 경험이 있기에, 다소 지나칠 정도로 대인관계 특히 여성관계에 자신이 있다. 노무현과 오바마는 제대로 사랑받은 아이답게 좋은 정서를 가질 수 있었고, 타인에게 사랑을 베풀 줄 아는 넉넉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주위 어른들에게 항상 수용되었던 경험이 있고, 그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지와 격려를 받으며 자랐기에 자신감이 강했고 건강하고 힘 있는 자아를 확립할 수 있었다. 나아가 그들을 양육한 어른들은 모두 선하고 도덕적인 사람들이어서 노무현과 오바마는 사람과 세상에 대한 신뢰감을 가질 수 있었다. ○심리적 숙제, 사회불안 씩씩하고 성실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아버지를 경험하지 못한 자식들은 ‘사회불안’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아예 아버지가 없었다면 아버지의 공백을 메워줄만한 누군가를 만나지 못할 경우에는 마음의 상처를 피할 수 없다. 노무현과 오바마는 ‘사회불안’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들이다. 두 사람의 아버지는 모두 바르고 정직했으며 성실한 분들이다. 그러나 노무현의 아버지는 옳은 일을 하고도 박해를 받았고, 오바마의 아버지는 아들을 버리고 떠나버렸다. 노무현과 오바마는 ‘링컨’을 아버지의 모델로 삼아 쓸쓸한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움으로써 자신을 추스르고 그로부터 힘을 받으려고 했을 것이다. ○진보운동과 심리적 숙제의 해결 무의식적 소망이 건강하게 승화되어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립하게 되는 의식적 목표에 통합되면, 개인의 심리적 에너지는 크게 증폭되어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간다. 가장 좋은 것은 자신의 무의식적 소망을 뚜렷하게 의식화함으로써 그것을 사회적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가장 나쁜 것은 자신의 무의식적 소망을 조금도 의식하지 못해 그것의 지배를 받는 것이다. 억울하게 당하는 이들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연민은 노무현의 무의식에 깊이 자리 잡고 있었던 핵심적인 욕구였다. 바르고 정직했기에 평생을 당하면서 살았던 아버지와 큰형에 대한 동정심과 그들을 돕고 싶다는 노무현의 강렬한 욕구는 진보운동을 접하면서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민중에 대한 연대의식과 그들을 위해 한 몸을 바치겠다는 사명감으로 승화되었다. 그는 진보사상을 학습했고 가난하고 힘없는 민중을 변호하는 과정에서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기 시작했다. 오바마는 어린시절부터 어머니가 권해주는 인권운동에 관한 책,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집 등을 접하면서 진보적인 사상, 시대정신을 마음껏 호흡했다. 아버지가 어렸던 자신을 버리고 떠나간 것, 그의 결함과 잘못들은 불가항력적인 마음의 상처 때문이었다. 그는 마음속 깊은 감옥에 갇혀있던 아버지를 풀어주고, 그와 화해함으로써 비로소 평화를 얻었고, 세상과 제대로 화해할 수 있는 출발점에 서게 되었다. 세상에 대한 놀라운 식견을 가졌음에도 내면을 들여다보지 못하거나 내면을 깊이 파고 들었음에도 세상에는 무지하다면 결국 세상도 내면도 제대로 알 수 없다. 왜냐하면 두 가지는 원래 밀접히 통일되어 있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계 속에 존재하는 동시에 세계는 우리의 내면에 존재한다. 따라서 두 가지 중 하나에서 실패한다면 불우한 인생을 피하기 힘들다. ○성격 분석 칼 융의 심리적 유형 이론을 계승⋅발전시킨 성격이론에 기초하여 심리적 에너지의 방향에 따라 ‘외향형과 내향형’, 인식 기능의 차이로 인해 ‘감각형과 사고형’, 실천능력의 차이로 인해 ‘실천형과 인식형’으로 나눌 수 있다. 노무현과 오바마는 모두 직관실천형이지만 노무현은 외향형이고 사고형인 반면, 오바마는 내향형이고 감정형이다. 노무현은 따뜻하고 정의로운 장군, 오바마는 행동하는 순교자이다. 장군은 용감성, 활동성, 힘과 에너지, 지적인 개방성, 전략 전술 수립 능력, 논쟁 선호, 추상적인 개념이나 이론 선호, 논리력, 불도저 같은 추진력, 과감한 실천능력, 강인한 정신력, 효율적인 일처리 능력, 엄격한 자기 기준과 책임감 등의 특성을 가진다. 이 중에서 스스로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특성은 자신의 사소한 실수나 결함, 불명예 등에 크게 상처를 입는 불행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순교자는 모든 성격 중에서 내면에 가장 관심이 많고, 무의식을 활용하는 능력 또한 뛰어나다. 그래서 이들은 직관력, 통찰력, 창의력, 비전, 선견지명, 예감 등을 가진 광야의 예언자 역할을 한다. 순교자는 진지하고 성실하며 자아실현과 ‘삶의 의미’를 매우 중시하는 비세속적인 사람이다. 이들은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을 위해 기꺼이 순교하려 하고 그 길에서 행복을 찾는다. 사람, 인류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다. 그래서 타인의 행복에 기여하고 남을 도우려고 하며 그런 일을 하는 데서 삶의 보람을 느낀다. 완벽주의를 추구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고 스스로를 저평가하는 경향이 있고, 비난이나 우울증에 취약하다. 심리적으로 건강한 순교자는 상대방의 심금을 울리는 강한 호소력과 타인을 존중하는 겸손함까지 갖추고 있다. 성격보다는 심리적 건강성이 훨씬 더 중요하다. 마음이 병들면 그 어떤 성격도 빛을 발하지 못한다. 노무현과 오바마가 훌륭한 것은 그들이 특정 성격을 소유해서가 아니라 심리적으로 건강하기 때문이다. ○역사의 수호자와 화해의 전도사 노무현과 오바마가 정치를 시작한 동기는 개인적으로 아버지의 운명을 띄어넘는 훌륭한 아버지가 되려는데 있었고, 사회적으로 세상에 정의를 바로 세워 민중의 이익을 실현하려는데 있었다. 선량하고 건강하면서 지도자로서의 능력까지 겸비한 두 사람. 인류는 그런 소중한 사람들을 반드시 지켜내야 하고, 그들에게 계속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 인류가 사람 사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선량한 다수의 국민들이 강력한 정치 세력으로, 정치의 주체로 등장해야 한다. 선한 다수가 악한 소수를 압도하는 강력한 정치세력으로 등장하는 그 날이 오면 인류는 돈이 지배하는 세상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 되는 세상으로 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역사는 언제까지나 선한 사람들의 편이다.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의외로 쉽게 찾았다. 노무현은 2002년 대선 직전에 TV광고를 통해 국민들에게 이렇게 호소했었다. “정치가 썩었다고 고개를 돌리지 마십시오. 낡은 정치를 새로운 정치로 바꾸는 힘은 국민 여러분에게 있습니다.”
정치에 끊임없는 관심을 가지고, 응원의 메세지가 담긴 비판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겠다.
* 이 리뷰는 인간사랑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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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미국대통령에 당선되고 오바마가 퇴임하던 때, 난 우리의 전대통령이었던 노무현과 이명박이 생각났다. 어쩜 그렇게 닮아가는지 신기하기조차 했다. 후임이 친기업인이라는
것도 그렇지만 전임대통령이 해놓은 것들을 짓밟는 것조차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면 전임대통령이
진보진영이자 비주류이었고 후임이 보수라는 것 까지도 닮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차, 이 책 [노무현과 오바마가 꿈꾼 세상]은 우리사회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 그들이 꿈꾼
세상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세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이
책은 심리학자의 눈으로 본 두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들의 공과가
아니라 그들의 인생과 심리라고 말한다. 그만큼 그들은 서로 만난 적은 없지만 놀랍도록 닮아 있다는 것이다. 비주류 정치인이었고, 자금과 조직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성원과
지지에 힘입어 난관을 극복하며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그렇다. 저자는 이들이 살아온 인생뿐만이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유사하다고 말한다.
객관적으로
볼 때, 두 사람은 열등감이 심한 사람으로 오해 받기 쉽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들이 누구보다도 건강한 심리를 가지고 있다며, 그에 대한 해답을 유년시절에서 찾고 있다. 노무현은 빈농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유년시절엔 부모와 형제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가난과 열등감을 느꼈다고 하나 자존심과 우월감도 그에 못지 않아, 어린 시절 강한 자아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청소년기
이후의 열등감과 좌절을 지탱해주는 힘이 되기도 했다. 오바마 역시 흑인의 얼굴을 지닌 채 편모슬하에서
자랐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어머니와 외조부모로부터 뜨거운 사랑과 지지를 받으며 성장했다. 또한 인종차별이 비교적 관대했던 하와이, 그리고 다문화사회이던 인도네시아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것이 긍정적인 정서를 갖게 했다고 한다. 그러기에 두 사람은 현실정치인으로는 건강한
심리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이 건강한 심리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현실의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자기만의 상처도 가지고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노무현은 아버지를 구박하는 어머니, 큰형님을 구박하는 형수를 보면서
여성에 대한 분노감정을 가졌다고 한다. 또한 빈부격차, 사회적
부정의, 큰 형님의 죽음은 사회불안이라는 심리적 숙제를 주었다. 오바마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2살 때 어머니와 자신을 남기고 케냐로 가버린 아버지의 부재와 인종문제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은 그에게 사회불안을 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아버지의 운명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강박관념에 시달렸고, 그로 인한 사회불안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링컨을 존경하게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노무현은
성공한 아버지의 모델을, 그리고 오바마는 완벽한 아버지가 되는 과정을 링컨에게서 찾았다고 한다.
개인의
심리적 숙제의 핵을 이루는 무의식적 소망은 필연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정립하게 되는 의식적 목표와 결합되거나 뒤엉키거나 부딪히게 된다고 한다. 노무현은 변호사 일을 하면서 억울하게 당하는 이들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연민이 무의식 깊이 자리잡고 있었던
핵심적 욕구였고, 이것이 민중에 대한 연대의식과 그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승화되었다고 한다. 즉 진보운동을 하면서 과거의 억압된 기억, 과거의 좌절감과 죄의식을
풀어버림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는 것이다. 이는 여성에 대한 분노의 감정을 해소시켜 주었고, 사람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시켜 주었으며, 결국 좌절감과 사회불안을
극복하게 해주었다고 한다. 오바마는 어려서부터 어머니를 통해 시대정신을 마음껏 호흡할 수 있었다. 시카고에서 대중운동을 통해 피플파워를 구체적으로 실감하면서 민중으로부터 희망을 배웠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민중에 대한 강력한 믿음과 그것에 기초한 낙관주의가 완성되었고, 아버지가
죽은 후 케냐를 여행함으로써 아버지를 알게 되고, 그런 아버지와 화해를 통해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고
한다.
저자는
두 사람의 심리가 솔직성, 도덕성, 회피하지 않는 태도, 사람에 대한 신뢰, 역지사지에 기초한 공감능력, 반성능력 등에서 서로 비슷하다고 한다. 이는 두 사람이 심리적으로
매우 건강함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 두 사람에게 있어 대통령의 자리는 어떠했을까? 노무현은 성공사례를 만들어 패배주의를 국민들의 마음 속에서 몰아내고 싶었고,
오바마는 포용력을 가진 통합의 정치인이 되고 싶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지만 비주류에
대한 주류의 벽은 높기만 했다. 그들이 떠나고 나서야 사람들은 비로소 그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노무현이 봉하에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자기 눈에 깍지가 씌워져 있었음을 알았던 것이다. 그것이 그가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나게 할 줄도 모르고..
저자는 두 사람이 서로 만난 적이 없지만 만약 만났다면 호흡이 잘 맞는 것은 물론 하는 역할도 비슷했을 거라고 말한다. 한국인들에게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꿈을 꾸게 해준 노무현, 미국인들에게 빈부격차와 차별 없는 행복한 공동체를 꿈꾸게 해준 오바마. 저자는 두 사람이 이 책 속에서라도 만나 같은 꿈을 꾸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라며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나 역시 똑같은 생각을 하며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또 다시 노무현 같은 사람이 이 땅에 나타나길 바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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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사이다처럼 시원하고 산뜻한 독서를 한 덕분일까? 내 마음의 온도가 봄 햇살처럼 따사롭고 훈훈하다. 나는 현대문학을 전공했지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심리학 관련 책을 참 많이 접했다.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공부할 당시 문학연구방법론이라는 과목을 수강하였는데, 최인훈의 ‘광장’을 ‘카를 구스타프 융(1875~1961, 스위스, 정신의학자)’의 <분석심리학> 이론에 입각하여 분석해 본다거나, ‘라깡의 정신분석’과 ‘데리다의 해체론’을 통해 구조주의 언어학을 분석하기도 하였다. 또 프로이트의 무의식 분석에 따른 꿈의 기호들, 즉 기표와 기호에 대한 원초적 언어 해석에 의해 나도향의 ‘벙어리 삼룡이’,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김동인의 ‘감자’ 등 수많은 문학작품에 대한 등장인물들의 심리분석을 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문학작품 속 등장인물에 대한 심리분석이었다. 이때 텍스트는 주로, 정신분석학파의 창시자라 불리는 ‘지그문트 프로이트(1856~1939, 오스트리아, 정신과 의사)’의 대표작인 <꿈의 해석>에 기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물들의 심리분석을 하면서 가장 신기했던 것은 ‘의식 세계’에 있던 ‘자아’가 놓쳤거나 혹은 놓아버린 시간들을 ‘무의식 세계’에서는 단 하나의 일탈도 없이 생생하게 보여준다는 점이다. 이것은 어쩌면 ‘자아’ 즉 우리 인간의 내면에 깊이 뿌리 내린 결핍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하나의 굳건한 수단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리얼했다. 그러니 심리학 전공자를 통해서 만나게 되는 ‘인물분석’ 이야기들은 얼마나 흥미롭겠는가? 그것도 이십일 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결코 낯설지 않는 인물을 다루고 있다면 호기심의 강도는 말로 다 표현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태형의 <노무현과 오바마가 꿈꾼 세상>(인간사랑, 2017)은 내게 ‘물 만난 고기’처럼 강한 흡인력을 제공하였다. 나는 연이틀 밤을 꼬박 새워가며 이 책에 빠져 들었다. 밑줄은 또 얼마나 많이 그었는지 모른다. 그만큼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등장인물은 ‘노무현(1946~2009, 제16대 대한민국 대통령)’과 ‘오바마(1961~ , 제44대 미국 대통령)’이다. 책을 통해서 알게 된 두 사람의 성격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걸어온 인생 역정은 신기할 정도로 비슷하였다. 나는 이 점에 매료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누구를 막론하고 사람의 기본 심리는 유아기 때 형성되어서 평생을 간다는 것이다. 그때의 기억이 ‘행복’인지, ‘불행’인지에 따라서 사람의 심리가 그대로 굳어지며, 이것은 훗날 성인이 되었을 때 개인의 사회생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예를 들어, 빈농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온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유아기를 보낸 노무현은 비록 그의 생활이 궁핍한 시절에도 자신은 결코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바마 역시 마찬가지이다. 인종차별이 심한 시대를 살았던 그는 백인의 외조부모와 어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유아기를 보낸 덕분에 훗날 자신에게 닥친 인종차별이나 가난에 대해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된다.
이렇듯 ‘가난’과 ‘인종차별’이라는 불리한 환경 속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초등학교 입학 전에 형성되어서 굳어진 행복한 기본 심리 때문이다. 그것은 두 사람의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는 크고 작은 상처를 스스로 치유할 수 있게 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치열하게 밀고 나가는 긍정적인 힘의 원천이 된다. 이처럼 서로 닮은 점이 있는 두 사람이 유사한 조건에서 대통령직을 수행한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심리학자의 눈으로 본 노무현과 오바마가 꿈꾼 세상은 곧 국민이 주인 되는 이야기이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서 한결같이 “최선을 다한 두 사람을 민중과 역사는 사랑하고 존경하고 수용할 것이다(본문 190쪽).” 이들처럼 심리적으로 건강한 유아기를 보낸 사람은 그 성격이 따뜻하고, 정의롭고, 솔직하고, 도덕적이며 역지사지에 기초한 공감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면서 책장을 덮는다.
-2017. 04. 05. ⓒ 심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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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간사랑> 이벤트를
통해서 받은 책입니다.
김태형이라는 심리학자가 노무현과 오바마 전 대통령들의 심리를 분석한 책이지요.
두 사람의 공통점은 두분 다 제가 좋아하며 관심을 많이 갖고 있던 대통령이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노무현과 오바마의 정치인생뿐 아니라 그들이 심리적으로 매우 유사해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가독력이 좋아서 마케팅만 잘 하면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을 것도 같습니다. 요즘
국민의 힘으로 정권교체가 실현될 것 같은 즈음이어서 그런지 유난히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영화나 책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제가 아주 잘 아는 분에 대한 심리적 분석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올바르고 정직한 부모 밑에서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자라서,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기초적인 심리가 매우 건강한 노무현 대통령은 흠 잡힐만한 삶을 살지 않아서, 대통령만 하지 않았다면 비난을 받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만, 그로 인해 기득권을 침해 당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수구보수세력들은 잔인하고 무자비하고 부당한 방법으로 그를 공격했습니다. 편법과 부정한 특혜로 권력과 부를 장악했던 이들의 죄의식이 오히려 공격의 기초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진보진영은 참여정부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전혀 지지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공격하는 우를 범하였으니, 그는 자기 진영에서조차 참으로 외로운 사람이었습니다.
오바마와 노무현 전 대통령 두 사람 다 사회적으로 좋은 환경에서 성장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린 시절 노무현은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똑똑하고 귀여운
막동이였습니다. 어린 시절에 사랑을 충분히 받은 아이는 힘있는 자아를 갖게 되어서 어려운 환경에서도
비교적 잘 견뎌낸다고 하니 어린 시절이 사람의 자아를 형성하는데 참 중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그
덕에 가난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무현은 초등학교 전교회장에 출마해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습니다.
강하고 억세지만 막내 무현에게는 끝없이 자애로웠던 어머니, 어질고
이타적이었던 아버지, 빈부의 양극화와 불공정한 환경 속에서 분노하며 청소년기에 술 담배를 하며 조금
방황하기도 했던 노무현은 가장 존경하고 따랐던 큰 형의 사고로 인해서 좌절하게 됩니다.
유년기와 청소년기가 사람의 기초적인 심리를 결정한다고 하는데 두 사람의 이 시기도 매우 유사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함께 존경하던 인물이 링컨이었으며 드물게 건강한 심리를 가진 덕분에 현실적 고통으로 인한 자신의
상처와 심리적 병을 극복하고 사회를 위해 어려운 길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오바마의 경우도 본인만 흑인인 가족 속에서 인종차별이라는 편견을 견뎌내야 했던 어린시절, 어머니는 그를 강하게 인도했고 오바마는 건강한 유년시절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부모들은 올바르고 정직했지만, 노무현의 아버지는 억울한 일을 당했고 아내한테도
존중 받지 못했습니다.
노무현의 어머니는 아들이 현실적인 문제에만 집중하기를 바랐으며 노무현이 늦게 진보운동에 참여한 후에도 어머니와
아내는 계속 반대 했습니다. 한 편, 오바마는 어머니의 지지로
대학 1학년때 학생운동을 시작하였으며, 두 사람은 모두 진보운동을
통해서 민중과 역사에 대해 신뢰와 낙관적인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국민을 너무나 사랑했고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반성에 반성을 더하였습니다. 국민의 사랑으로 정치를 해온 노무현은 국민을 실망시키는 것이 가장 견디기 힘든 일이었기 때문에 고통 속에서도
견디기 위해 노력한 그를 향한 날선 비난들은 결국 그를 쓰러뜨렸습니다. 그는 직관사고형이며 완벽주의를
지향하고 결벽증에 가까울 정도로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인데 그를 향한 조롱은 결국 그의 생명을 끊는 도끼질이 되었던 것입니다.
“운명이다”
그가 남긴 말들을 심리적으로 분석해보면 그를 저 세상으로 보낸 것은 불의한 세상입니다. 그러나, 마치 사도세자처럼 존경 받지 못한 아버지를 가진 아들이
갖는 정조 컴플렉스의 영향도 있었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어머니의 기대로 인한 성공사례를 꼭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 그리고 좌절은 자신이 꿈꾸던 세상을 만들고 싶었던 그를 절벽으로 밀었습니다.
미국이 갈등으로 골이 깊어지고 물신주의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을 때, “선의의 국민들이 모두 뭉쳐 변화를 일구어낼 다수를 형성해야 한다”고 외치는 이상주의적인 주장을 하는 오바마가 나타났습니다. 마치 윤리선생처럼
도덕성을 강조하며 “선의의 미국인에 기반한 새로운 공동체의 부활”을
주장하는 그의 생각이 국민들의 마음에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대중의 욕구를 자극하고 대변하는 정치인이
대중적 지지를 받게 됩니다.
보편적 가치와 정신생활이 GDI만큼 중요하다며 대중의 선한 본성과
양심을 일깨운 오바마는 미국의 공자이며 포용력을 가지고 희망을 잃지 않는 통합정신의 정치인이었습니다. 올곧은 삶과 진정성으로 무장한 오바마는 물질주의와 개인주의에 빠진 국민들에게
희망과 양심의 불씨를 깨웠습니다.
사람이 주인 되는 세상을 꿈꾼 노무현과 오바마의 이야기
역사의 수호자 노무현과 화해의 전도사 오바마는 비주류 출신으로 가장 진보적인 성향의 대통령이었습니다. 이들은 서민과 비주류를 대변하고 기득권과 주류에게 불안을 안겨주는 정치인이었습니다. 두 분은 변절하지 않는 진심과 건강한 심리를 가지고 선의의 다수와 합리적 개혁세력을 만들려고 노력한 사람들이지요.
이 책은 두분 전직 대통령들을 심리적으로만 분석한 책은 아닙니다. 심리적
분석도 있었지만 그 보다는 이분법적인 이념으로 세상을 나누려고 하는 사람들에 세상은 선과 악으로 나뉜다는 신선한 주장을 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저 세상으로 가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영원히 기억하며 대통령직을 떠났지만 아직도 영향력을 갖고
있는 오바마 전 대통령이 끝까지 자신의 생각을 펼쳐나가기를 응원하게 됩니다.
너무 무서운 세상이 되었습니다.
자기보다 약한 사람을 자신의 화풀이 대상으로 공격하고 물질만능주의가 우리나라를 지배하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수치심도 없이 부끄러운 편법을 휘두르며 부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희망이 없는 듯이 보입니다. 그러나, 이 분들의 정신을 떠올리면 우리가 관람객으로 머물 것인지
역사를 책임지는 국민 한 사람으로 살 것인지에 대한 결정은 쉬워집니다.
서두에 썼지만 책이 가독성이 있어서 좋습니다. 중고등학생들도 잘 읽을수
있겠네요. 모두들 선을 추구하며 공동체를 생각하는 그런 세상이 오기를 꿈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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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는 정치에 대하여 잘 모르고, 관심은 미약했다. 그렇다고 국민의 권리중의 하나인 선거를 기권한 적은 없다. 전 직장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2009년 당시 공부를 하고 있었다. 그해 5월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하고, 장례식 장면을 방송을 지켜보면서 왜 그렇게 눈물이 나던지... 한 나라의 대통령이 그렇게 허망하게 떠나도 되는 건지... 충격이었다. 그리고 세월은 지나갔고, 현 정권에서 대통령은 구치소에 수감되었고. 한 나라의 지도자인 대통령에 대하여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인식을 뒤늦게 깨달아서 일까. 비슷한 종류의 책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한 사람은 역사가 되었고, 한 사람은 역사를 쓰기 시작했으며, 현재 진행형이다. 저자는 때늦은 시점이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알아야 제2의 노무현, 제3의 노무현 같은 인물이 나타났을 때, 소중한 사람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잘 지켜내기 위한 해답을 찾고 싶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들의 공과(功過)에 대한 것은 아니고 그들의 인생과 심리에 대한 것을 정확히 알리고자 하는 기회로 이해하길 바란다고 강조한다. 다른 듯 닮은 부분이 많다는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유년기의 심리, 둘러싸고 있는 가정 환경, 진보운동, 두 사람의 심리, 성격분석, 그들에게 있어 대통령의 자리의 의미 등에 대하여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유년기에는 두 사람 모두 가족들의 사랑과 칭찬 속에서 행복한 유년기를 보냈음을 알 수 있었다. 비록 오바마는 아버지에게 버림을 받았지만, 오바마의 어머니는 아버지를 계속 지지하고 격려했고, 아버지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켜 주었다. 오히려 ‘노무현의 집안 남자들은 아내에게 당하고 산다’는 부분을 보면 아버지의 자리가 위태로웠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이유로 노무현의 사회불안이 오바마의 결핍감보다 좀 심했다고 이야기 한다. 하지만, 밖에서 옳은 일을 하고 남을 돕는 일에 앞장서다가 모아놓은 재산을 날리는 무능력한 남편을 그냥 두고 보기도 참 어려웠을 것 같다. 그러한 결과 노무현의 어머니는 ‘잔인하리만큼 야박하고 극성’스럽게 남편에게 대했다는데, 참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것을 지켜보는 아들의 입장도 커다란 고통이었을 것이다.
사람이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면, ‘무의식과 사회’를 의식해야 한다고 한다. 오바마는 케냐 여행을 통해서, 대를 잇고 내려온 불행을 아버지와의 화해로 극복했기에 비로소 마음의 평화를 얻는다. 그리하여 세상과 화해로 이어졌던 것이다. 훌륭한 어머니를 만났기에 아버지의 부재 속에서도 가능한 일임은 물론이다. 세상과 화해하기 위해서는 자신 내면과 그를 둘러싼 문제점을 정확히 분석해야 한다. 오바마는 노무현보다 훨씬 일찍 자기분석을 시작했다. 그 배경에는 심리학을 선호하는 미국과 기피하는 한국의 배경도 있었고 두 사람의 성격의 차이도 영향을 주었음을 알 수 있다. 노무현은 외부세계에 관심이 많은 외향형이었고, 오바마는 내면세계에 관심이 많은 내향형이었다. 유년기에 어떤 삶을 살았느냐에 따라 성격이나 인격의 기초가 됨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사랑을 충분히 받고 소중한 존재라는 인식을 느낄 때 비로소 세상 속에서도 편안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 할 줄 아는 사람이 주변의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서로 만날 기회가 있었다면 아마도 인류의 번영과 화해를 위해 힘을 합쳐 나갔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저자의 상상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운명이 그렇게 흘러가지 않은 것이 참 안타깝다.
두 사람은 솔직성, 도덕성, 어떤 것에도 회피하지 않는 태도를 지녔다. 또한 사람에 대한 신뢰성과 공감능력을 가졌다. 이는 어린 시절에 따뜻한 분위기에 둘러싸여 마음껏 감정표현을 하고 자유롭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건강한 심리’가 형성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아버지의 부재와 아버지의 미약한 존재감으로 인하여 마음의 상처가 있지만, 도덕성이 결여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혐오감이 없으며 분노감정이 적고 따뜻한 편이다. 성격보다 중요한 것은 '건강한 심리'라고 한다.
읽다가 무릎을 치게 하는 문장이 나왔다. 전에도 어느 책에선가 읽었던 비슷한 문장. 보수주의자들은 대중의 ‘정치적 무관심’을 무척이나 반긴다는. 노무현과 오바마는 대중의 정치적 무관심을 크게 우려했다고 한다. 심리학자의 예리한 심리분석으로 한 편의 따뜻한 인간극장을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현재 겪고 있는 상황을 들여다볼 때 이제라도 정치 현실에 관심을 갖고 예리한 눈과 귀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세대를 위해 무엇보다 정의가 승리하는 나라, 그리고 떠나고 싶지 않은 살기 좋은 나라를 물려주기 위해서다. 한 가지 아쉽게 다가오는 점은 좀 감상에 치우친 부분이 있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정치인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을 토대로 심리학적인 관점에서 해석해 나가는 작업인데, 객관성이 흐려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오자 발견: 자신의 분노감정을 부분별하게 발산하기도 했다.(p113 /5~6행) → 무분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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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오바마가 꿈꾼 세상이 비슷했다는 것을 아는가? 둘이 성격은 서로 딴판이었지만 비슷한 점이 아주 많았다는 것도?『심리학자, 노무현과 오바마를 분석하다』가 8년 만에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바로『노무현과 오바마가 꿈꾼 세상』이다. 저자는 최근『대통령 선택의 심리학』에서 문재인, 이재명, 안철수, 유승민의 심리를 분석한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이다. 김태형 소장은 “대통령으로서의 노무현과 오바마에 대한 평가는 인간으로서의 노무현과 오바마에 대한 평가와 다를 수밖에 없고 또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p. 8), 라고 말하면서도 “인간으로서의 노무현과 오바마는 어느 모로 보나 평균을 훨씬 웃도는 인물이다”(p. 8), 라고 평한다. “그들은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 온 인간 승리의 표본이며, 정신 건강이 매우 우수한 인물들”(p. 8)이기 때문이다. 김태형 소장은 노무현과 오바마의 행복했던 유년기의 건강한 심리, 심리적 숙제인 사회 불안을 갖게 된 원인, 진보 운동으로 심리적 숙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분석한다. 그리고 노무현과 오바마의 공통적인 심리적 특성을 제시하는데, 솔직성, 도덕성, 그 무엇도 회피하지 않는 태도, 사람에 대한 신뢰, 계승과 혁신, 역지사지에 기초한 공감능력, 반성능력이다. 심리적 차이점도 있는데, 노무현은 남성에게 더 우호적인 반면에 오바마는 여성에게 더 우호적이라고 말한다. 성격 역시 차이를 드러내는데, 노무현은 따뜻하고 정의로운 장군 형이고, 오바마는 행동하는 순교자 형이라고 분석한다. 이들에게 대통령 자리는 축복인가 저주인가(6장), 이에 대한 답을 모색하기도 하는데, 바로 이 점이 김태형 소장이 이 책을 쓰게 된 계기였던 것 같다. 2009년에 처음 나온 책이라 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이 책의 결론은 무엇일까? 김태형 소장은 “한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이 지구상 어느 곳에도 노무현과 오바마 같이 선량하고 마음이 건강하면서 지도자로서의 능력까지 겸비한 사람은 또 나올 것이다. 인류는 그런 소중한 사람들을 반드시 지켜내야 하고 그들에게 계속 기회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 인류가 사람 사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p. 281), 라고 말한다. 이렇게 김태형 소장은 노무현과 오바마가 꿈꾼 세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는 시대는 끝나야 합니다.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가 득세하는 굴절된 풍토는 반드시 청산돼야 합니다.” -p. 217
2003년 대통령 취임사에서 노무현은 감격스런 표정으로 이렇게 선언했다고 하는데, 우리가 지금 제일 바라는 일이기도 하다. 왜 2003년에는 적폐 청산이 이리도 중요하다는 것을 몰랐을까.
부끄럽게도 우리는 그가 떠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 먹는 걱정, 입는 걱정, 집 걱정, 병 걱정, 자식 교육 걱정, 노후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에 대한 꿈을 너무 빨리 접었다는 것을. 착하고 바르게 사는 사람이 대접받는 정의로운 세상,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꿈을 너무 일찍 포기했다는 것을. 이제 그가 끝내 포기하지 않았던 아름다운 꿈은 우리의 몫이 되었다. 노무현은 이렇게 말했다. ‘민주주의든 진보든 국민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만큼만 가는 것 같습니다. (.....) 결국 세상을 바꾸자면 국민의 생각을 바꾸어야 합니다’라고 했다. 그가 남긴 많은 말들. 국민들은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p. 286 에필로그
세상을 바꾸자면 국민의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 더는 지역주의나 종북몰이에 휘둘리지 말고 정치인의 가치관과 지향하는 세상을 보고 투표해야 한다.
인류 역사가 항상 말해 주듯이 대중의 병적인 동기에 편승하는 정치인은 그들을 한층 더 악하게 만들고 의존적으로 만들지만, 대중의 긍정적인 동기를 대변하는 정치인은 그들을 선량하게 그리고 주인답게 만드는 법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유력한 정치인들이 대중들의 어떤 욕구와 요구를 자극하고 이용하며 대변하는지를 항상 유의해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p. 254
그리고 대중의 긍정적인 동기를 대변하는 정치인을 선택했다면 반드시 지켜내고 기회를 계속 주어야 한다. 노무현과 오바마가 꿈꾼 세상은 단순히 대통령 한 명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국민들이 힘을 합칠 때 그들이 꿈꾼, 사람 사는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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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간사랑 출판사의 서평 이벤트를 통해 받은 책이다. 최근에 노무현 대통령 관련 책을 2권(대통령의 소풍, 오래 된 생각)을 읽었는데, 예전에 읽었던 책들까지 헤아리면 5~6권은 읽은 듯하다. 한 인물에 관한 책을 이 정도 만난 것은 성서관련 서적 외에는 없다. 노무현 대통령과는 각별한 인연이 있나 보다, 라는 생각을 하면서 펼친 이 책을 읽고 느낀 것을 몇 가지만 적어보겠다.
첫째, 생각과는 달리 몰입하면서 흥미 있게 읽었다. ‘생각과는 달리’라고 표현한 이유는 저자는 심리학자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노무현과 오바마의 심리를 분석한 책인가 보다, 그렇다면 머리가 아프지 않을까, 라는 선입감에서 나름 긴장을 하고 책을 펼쳤다. 인문서가 재미있을 리는 없지 않은가? 틀림없이 알기 힘든 심리학 용어들이 나올 것이고, 내용이야 유익하겠지만 교과서로 공부하듯 건조한 시간이 되리라고 보았다.
나의 예상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두 사람을 분석한 것은 맞다. 노무현의 아버지와 큰형은 정의로운 사람이었으나 실패한 사람이었고, 그들은 아내(노무현의 어머니와 형수)에게 인정은커녕 무시를 당하는 삶을 살았다. 노무현은 아버지와 형을 존경하면서도 실패한 삶을 용납할 수 없었고, 어머니를 사랑하면서도 아버지와 형을 무시하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반면에 오바마의 아버지는 아내와 어린 오바마를 버리고 이혼을 했다. 그는 인간적으로도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었다. 오바마는 그런 아버지를 용서하기 힘들었고, 상대적으로 어머니와는 관계가 좋았다. 그로 인해 노무현은 남성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 여성에게는 분노 감정을 지닌 측면이 있고, 오바마는 그 반대였다. 저자는 두 사람의 이런 심리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는데, 그런 내용이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흥미진진했다. 즉, 두 인물의 심리를 분석이 중심이기는 했으나, 딱딱하기는커녕 재미있는 인문서였던 것이다.
둘째, 두 인물에 대한 배경지식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노무현의 삶에 대해서는 언론 매체는 물론 관련 서적을 통해서 상당 부분 파악하고 있었다. 오바마의 경우는 최근에 그의 전기를 읽었으므로 기본적인 과정은 알고 있었다. 저자는 두 사람의 부모는 물론 어린 시절부터 최근까지의 삶을 소개하면서 심리적으로 분석하였다. 물론 내가 아는 것보다 깊기도 하고 때로는 다르게 학문적인 측면의 해석도 있었다. 인물들의 이력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으니 그 분석과 해석에 대해 비교적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셋째, 인문서라기보다 위인전을 읽는 듯 마음이 움직이기도 했다. 저자는 노무현과 오바마가 완벽한 인물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선하고 건강한 심리를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즉 그들같이 건전한 인물은 대통령이 되기 힘든데, 그런 대통령을 만난 것은 행운에 가까울 정도로 드문 현상이라고까지 했다. 객관적인 인문서라기보다 주관적인 웅변집이라고 할까? 물론 저자는 두 인물의 객관적인 사실도 제시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곳곳에서 가슴이 설레며 때로는 고개를 끄덕였고, 두 인물을 방해하는 부류의 소행을 언급할 때는 분노가 치솟기도 했다. 나 역시 두 인물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지닌 때문인 듯하다.
저자는 노무현이 대통령이 된 이유 중에는 긍정적인 인물의 성공사례를 보여주기 위한 것도 있다고 보았다. 가까이로는 자신의 부친과 큰 형, 멀리는 김구 선생과 장준하 선생 등 정의로운 인물들은 최종적으로 실패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로 인해 정의를 추구하는 이들은 ‘우리는 안 돼’라는 패배의식에 사로잡혔다는 것이다. 노무현은 자신이 대통령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부정적인 인식을 바로잡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것이 좌절되었다는 생각이 죽음으로 몰았다는 것이고…….
나는 다른 생각을 했다. 정의만 실패한 것이 아니다. 그 반대 세력도 실패를 거듭했다. 이승만 씨는 하와이로 쫓겨났고, 박정희 씨는 부하의 총에 맞아 죽었으며, 전두환ㆍ이명박 씨는 수형생활을 했으며, 아직도 전직 대통령의 신분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가까이로 박근혜 씨는 탄핵과 파면을 거쳐 구속까지 되지 않았는가? 최소한 이승만 씨와 박근혜 씨의 결과는 정의를 실현하고 싶어 했던 민중의 승리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반대 쪽 인물들도 충분히 패배했고, 그 과정에서 정의를 지향하는 민중들이 승리를 맛보기도 했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책의 내용은 어렵지 않다. 중학생 이상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고, 노무현ㆍ오바마 대통령의 삶은 물론 심리학적인 분석 방법이라는 지식을 얻게 될 것이다. 아울러 두 인물을 지지하는 독자들은 긍정적인 마음으로 책장을 넘길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 반대인 독자들은 마음이 무거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생각과 다른 내용을 읽고 그에 대한 반론을 생각하는 것도 독서의 의미가 될 수 있다. 이 책이 다양한 독자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