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쁘다”는 단어는 누구나 쓸 수 있지만 왠지 늙다리 아저씨가 쓰면 욕망의 분출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나 ‘다만 이것은 누구나의 삶’을 내 손에 잡으면서 정말 예쁜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내 스타일’의 책이란 생각까지 들었기 때문이다. 첫 인상이 좋은 책이다. ‘특별하지 않은 청춘들의 하지만 특별한 이야기’란 부제처럼 이 책에는 아직 주류에 속하지 못하고 비주류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는 젊은이들의 특별한 자기만의 이야기다. 이 책속에는 평범한 삶을 거부하고 나름대로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하여 먼 길을 가고 있는 11명의 삶의 기록이다. 포토 그래퍼, 패션 디자이너, 연극배우, 화가, 영화감독, 인테리어 잡지 에디터, 만화가, 뮤지션, 여행 작가, 건축가, 시인등 우리의 일상생활과는 떨어진 삶을 살고 있는 젊은이들을 만나 인터뷰한 기록이다. 그런데 이 책이 왜 내 스타일인가 하면 감성적이기 때문이다. 요즘 손에 잡은 책중에서 이렇게 감성적인 책은 처음이다. 저자 박근영은 인간의 감성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다. 자신을 소개하는 글속에서 “흑, 나무, 바람, 햇살, 꽃과 열매”등 자연이 주는 풍부한 질감을 누리며 그 속에서 성장했다고 한다. 이런 감성이 도시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아마 이런 배경 때문에 그녀의 글은 감성적인 매력으로 나에게 다가 왔다. 그 감성을 빛나게 하는 책속의 사진들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도시의 야경,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순수한 자연, 유럽의 고풍스런 골목, 기차역, 아름다운 카페, 한결같이 잘 생긴 인터뷰이들, 또 자신의 일에 몰두하고 있는 인터뷰이들의 열정등 책은 글과 사진의 조화를 통해 감성이 주는 삶을 찬양한다. “그래 우리가 잃어버린 것 가운데 가장 아픔을 주는 것이 감성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을 읽어 나갔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터뷰이들은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고 그 사랑을 목표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다.
인터뷰이들의 특징은 자유로움에 있다. 이 시대에 구속받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 삶을 즐긴다. 그들은 대부분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하지 못했고 대학을 졸업한 경우도 거의 없다. “나는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 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자유다” - 카잔차키스의 묘비명 가난하고 고독한 것만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닐 것이다. 이 지구상에는 평생 고독과 벗하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면서도 낭만을 잃지 않는 꽤 멋진 사람들이 있다. 스스로의 열정에 화상을 입게 되더라도 그는 당당하게 걷다 죽으리라 다짐한다. - 연극배우 김주헌 인터뷰 중에서 - 인터뷰이들은 희망을 꿈꾸고 있다. 제 삶의 모토는 실패하고 넘어지는 것 두려워하지 않는 거예요. 그러면서 제가 지닌 고정관념이나 틀에 박힌 자의식을 붕괴시키는 거죠. 저는 제 삶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변화해나가기를 원해요. - 화가 김민희, 이근희 인터뷰 중에서 언젠가는 자신 있게 주관적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 자신의 메시지가 대중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 - 뮤지션 이지린 인터뷰 중에서 - 그들이 말한 ‘희생’이란 단어가 생소하면서도 여운을 남긴다. 타인을 위해 희생하다는 것은 그럼으로 인해 자신도 행복해 지겠다는 욕망이다. 이런 욕망은 다른 욕망에 비해 얼마쯤 아름답다. - 건축가 & 인테리어 디자이너 백지원 & 정연진 인터뷰 중에서 -
인터뷰이들은 가난 속에서 꿈을 키워 나갔다. 방을 구하고 사진을 시작하기 위해 장비를 마련해야 하는데 돈이 없었다. 그래서 1년간 배달 일을 한다. 강남에서 배달을 시작하니 수입이 다른 곳보다 나았다. - 포토 그래퍼 하덕현 인터뷰 중에서 - 한 달 내내 무대 위에 서도 20만원도 못 받는 연극배우들의 수두룩한 게 현실이며 이런 배고픈 현실에 매몰되어 자신의 꿈을 잃어가는 것이 바로 우리의 자화상일지 모른다. 어찌 보면 현실은 냉담하다. - 연극배우 김주헌 인터뷰 중에서 - K의 집은 추워도 너무 추웠다. 바닥은 얼음장 같았고 공기는 쨍쨍 얼어 있었다. 오히려 바깥이 더 포근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다행히 히터가 하나 있어 그 앞에 쪼그려 앉아 몸을 녹였다. - 화가 김민희 & 이근희 인터뷰 중에서 - “삐끼라고 하죠, 삐끼도 잘하는 방법이 있어요. 오디오를 사러 온 사람인지 냉장고가 필요한 사람인지 혼숫감을 위해 온 사람인지 빠르게 파악해야 돼요. 상대가 찾는 물건이 짐작되면 눈을 맞추고 ”오디오 필요하시죠? “라고 먼저 선수를 치는 거죠.” - 시인 김일영 인터뷰 중에서 -
이 책에 등장하는 11명의 비주류 인생들은 자유로운 삶을 즐긴다. 어디에 소속되어 있거나 구속당하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다만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 누구와 비교되는 삶이 아니라 내가 꿈꾸는 삶을 얼마만큼 성실히 살고 있는가가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삶의 과제다. 또 돈이 없어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다. 아니 돈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이다. 또 자신의 꿈을 위해 기꺼이 자신에게 투자할 줄 아는 사람들, 자신에 대한 투자는 여행을 하는 것이다. 그들은 여행하는 것 외는 돈이 없어도 별로 불편한 삶을 살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삶의 교훈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자신만의 삶을 산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 돈이 안 되는 일에 자신의 모든 삶을 건다는 것은 우리가 보았을 때 무모한 일이다. 왜냐하면 이 시대는 돈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고 돈으로 그 사람의 가치를 매기는데 그 삶을 거부하는 것은 철저한 자기부정이 있어야 한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이들에게는 자신만의 공간이 있다. 그리고 이 공간에서 영감을 얻고 재충전을 시작한다. 문득 나에게 이런 공간이 있는가를 자문해 본다. 예전에는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그만큼 내 삶이 퇴보해 있다는 슬픈 자각이 든다. 문득 얼마 전에 구입한 보이스 펜을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점점 쓰기가 싫어지는데 우선은 말로 녹음을 해 놓고 나중에 기록을 하면 효율적이 될 것이다. 삼청공원이나 남산, 고궁, 커피 향 좋은 카페, 친구가 있는 해남이나 이천, 아니면 짧은 여행등 나의 일상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얼마든지 삶은 재충전될 수 있는데……. 이제 나에게 젊음은 먼 시절의 이야기지만 삶은 얼마든지 젊게 살 수 있다. 그 젊게 사는 법 가운데 하나가 감성적으로 사는 것이다. 젊음의 특권은 어떤 환경에 있다 할지라도 궁색함은 아니다. 오히려 삶의 낭만이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저들에게는 그 궁색함을 추억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삶을 즐기는 것이 젊음이다. 누가 걸어간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개척자가 되어 꿈을 가지고 걷는 삶이 젊음의 특권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아이들과 내가 좋아하는 친구가 생각이 났다. 그들에게 이 책을 선물로 주고 싶은 것은 삶은 언제나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 동행하는 벗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손 내밀 때 내 손을 잡아줄 수 있는 한 사람만 있어도 삶은 얼마나 풍요로운가? 이 책이 내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이유는 아직 비주류지만 저들의 삶에서 배우고 공감하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
|
오랜만에 참 '사람좋은' 사람을 만나고 새벽을 맟도록 수다를 떨다가 돌아온 기분이다. 나에게 있어 아름다운 글의 힘은 사람의 감성과 상상력을 뒤흔들고 상쾌감을 주는 청량음료 같다. <다만, 이것은 누구나의 삶>은 11명의 뭐 특별하지 않은 듯 하면서도 특별한 그들만의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그 청춘들의 인터뷰와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사진이 담긴 에세이 책이다.
포토그래퍼, 패션 디자이너, 연극배우, 화가, 영화감독, 인테리어 잡지 에디터, 만화가, 뮤지션, 여행작가, 건축가, 시인등 인생에 대한 남다른 시각과 창조성을 필요로 하는 업종의 사람들 이야기이니 얼마나 생동감 넘치고, 그 타이틀을 달기까지 고된 길들을 걸어왔겠는가. 그 노력과 아픔과 시련의 길들을 인터뷰어 박근영씨는 아름다운 언어로 생명력을 더한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벌이와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일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젊음의 치기로 숱한 실패와 실수를 경험하였어도 다시 일어나는 사람이 있고, 또 2년에 한 번씩 사표를 쓰고 1년간 세계여행을 다니며 현재의 삶에 자신의 미래까지 올인하는 용감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삶이 거창하거나 동떨어진 세계의 사람들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건 이들의 삶을 담아낸 작가의 글 솜씨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인터뷰이들의 인생사용법을 담담히 적어내려가는 작가의 글 속에 작가의 삶도 나의 삶도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너무나 맘에 든다. 다만, 이것은 누구나의 삶이 된다는 것.
그리고 작가의 이야기만 듣는 것이 아니라 꼭지 끝에 인터뷰이들의 추천 공간을 소개하는 코너가 있어서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들을 수 있음이 좋았다. ~의 감성을 깨우는 공간, ~의 용기와 자극을 주는 공간, ~의 일상의 탄력이 되는 공간..등 인터뷰이들이 사랑하는 공간을 소개해 주니 그 곳을 염탐하고 싶은 충동도 생긴다.
계속적으로 귓가에 멤도는 한마디. 만화가 김풍의 '끝까지 즐겁게 사는 게 이기는 거다'를 기억하며 나도 다시 나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일상속으로 들어간다. |
|
들어 가면서
책의 표지가 너무나 마음에 다가온다. 철교인 듯한 바탕 그림을 배경으로 수수한 색조를 띈 은은함이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그것에다가 ‘특별하지 않은 청춘들의, 특별한 이야기’로 부제가 붙어 있는 내용이 가슴에 따뜻함으로 다가든다. 처음 책을 만났을 때의 인상이 참으로 강렬했다. 특별한 글씨체의 책제목이 가슴에 화살처럼 박혔다. 이 책이 참으로 가깝게 다가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책장을 만진 기억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
글을 읽어나가면서 화자의 호흡에 매료가 되었다. 간명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입담은 주인공들의 삶 속에 나를 녹아들게 했다. 치열하면서도 행함의 삶이 안존하고 평이한 삶들보다 가슴에 따뜻하게 다가들었다. 언어 속에 내재된 그들의 행동을 따라 나가면서 진지한 자세가 되었다. 그와 같이 이루어져 나가는 데는 화자의 시선을 무시할 수 없다. 화자가 만난 시선으로 그들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내용을 보충하기 위해서 화자는 사진을 간지로 넣어 놓았다. 이 사진은 책을 더 잘 읽고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책이 주인공들과 함께 가슴으로 종이배가 되어 날아들었다. 13명의 젊은이들 이야기다. 그러나 나는 14명의 이야기로 읽었다. 저자의 이야기도 포함시켜야 하겠기에 말이다. 저자의 대담 형식으로, 그것을 자신의 언어로 만들어 제시하고 있다. 인물들의 내면 깊숙이 들어가 그들의 삶을 언어로 녹아내고 있다. 정갈하다. 맛깔스럽다. 이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총체적인 나의 정서다. 화자는 그들의 행적을 따라간다. 유년 시절부터 그들의 오늘이 있기까지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 들어간다. 그들의 오늘 삶이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어떠한 생각들이 머물렀고, 그것이 어떻게 행동화 되었는가 자세하게 그들의 입장이 되어 기술해 나간다. 일기 같은 느낌이 들고, 수상록 같은 느낌이 드는 글이다. 그들은 포토그래퍼(하덕현)도 있고 패션디자이너(문성지)도 있고 연극배우(김주헌)도 있다. 화가(김민희 ,이근희)도 있고 영화감독(이종필)도 있으며 인테리어 잡지 에디터(임상범)도 잇다. 만화가(김풍)도, 뮤지선(이지린)도, 여행작가(변종모)도, 건축가(백지원), 인테리어 디자이너(정연진)도, 시인(김일영)도 있다. 모두가 현실 세상에서 그렇게 인지도가 높은 사람은 아니다. 아니 이제 떠오르는 별들이라 해도 될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모두에 ‘특별하지는 않으나 특별한’이란 말을 사용했으리라 생각된다. 그들의 삶의 행적을 따라가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정말 열심히 사는구나. 최선을 다하는 것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감동의 시간과 반성의 시간이 명멸하는 시간을 책과 함께 보냈다. 모두 계기가 있었다. 삶에는 어떤 계가가 참으로 중요하다. 그리고 위기가 있다. 그 위기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는가가 매우 긴요하다. 이런 경우에 좌절하면 평범 이상이 될 수가 없다. 그 평범을 뚫고 날기 위해선, 종이배를 만들기 위해선 지난한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고, 치열한 찾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기회가 되었다. 하덕현씨의 경우 위기에서 여행을 택했다. 어려운 일에서 조금 떨어져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것이 삶의 동력이 되어 그에게 돌아왔다. 그는 말한다. “저에게 여행은 극점에서 찾아온 탈출구였어요.” 그것이 자양분(계기)이 되어 그의 삶이 의도한 괘도에 들어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시인 김일영씨도 그렇다. 그는 중등 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하는 질곡의 삶을 살다가 어느 대학 문예창작 수강생 모집에 참가 등록하여 첫수업 시간에 만난 말을 통해서 오늘의 삶을 살게 되었다. “시를 쓰는 데는 학력은 필요 없습니다. 세상의 굴곡 지고 아픈 삶들이 충분히 보상 받을 수 있는 것이 문학입니다.” 섬광처럼 그의 뇌리에 다가왔다라고 한다. 그로부터 그의 시 쓰기는 의미를 지니기 시작했고, 그의 시인의 삶이 시작되었다.
다른 분들의 삶도 모두 그렇다. 계기가 있고, 그 계기를 잘 소화해 지금의 시간이 있고, 촉망받는 위치에 올라설 수가 있었던 것이다. 또 이 책은 각 사람의 마지막에 단편적인 형태로 그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킨 계기가 된 사건과 장소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주고 있다. 그것이 그 사람의 이야기를 더욱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든다. 어린 시절 그의 성격의 틀이 마련된 공간, 성장하면서 그의 인생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된 만남, 그의 힘이 되어주고 삶의 원동력이 되어준 관계, 그리고 세상에서 그가 자양분을 얻은 장소 등등이 잘 정리되어 있다. 나오면서
책이 정말 깔끔하다. 이렇게 잘 정제된 느낌의 책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작가의 솜씨와 언어에 대한 사랑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책을 읽으면서, 책의 소중함과 삶의 진지함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다. 책을 통해서 많은 것들을 깨닫는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현재 진행형의 인물들을 담았다. 아직은 그렇게 특별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지만 더욱 잘 성장해 나가서 사회의 기둥들이 되길 바란다. 이미 고정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와 같은 공간에서 똑같이 열심히 살아가는 이 이야기가 우리들의 삶에 푸른 깃발이 되고 하얀 종이배가 되어지길 소망하면서 이 책을 만나는 사람들이 축복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
|
다만, 이것은 누구나의 삶! 책의 제목이 맘에 쏙 들었다.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하루종일 내렸던 어제, 나는 아침부터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까닭도 없는 본원적 슬픔이 찾아들고 나는 그때마다 죽음과 같은 안식을 느끼곤 한다. 감정의 골을 깊게 파면 그 바닥에는 언제나 슬픔의 강이 흐른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알고 있기에. 그렇게 물끄러미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은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심연의 슬픔은 평화의 다른 표현일 거라고 나는 굳게 믿는다. 하여, 처연한 슬픔은 오히려 평화롭다.
나는 이런, 다소 쓸쓸한 기분으로 이 책을 읽었다. 이따금 음악처럼 들리는 빗소리와 물동그라미의 잔상을 떠올리며 아들 녀석의 어릴 적 모습을 그려보기도 했다. 대여섯 살 무렵의 아들은 뜀박질을 좋아했다. 저만치 앞서 달려가다가 뒤를 돌아보면서 환하게 웃곤 했다. 비 온 다음날의 외출에서는 인도에 고인 물웅덩이를 발로 힘차게 튀겨 바지를 흠뻑 적신 적도 많았다. 그것은 말려서 될 일이 아니었다. 그랬던 아이가 자라 이제는 제 주관대로 하려 든다. 조금 더 자라 성인이 되면 제 어릴 적의 모습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매서운 겨울 날씨에도 창문 사이로 햇살이 스며들었다. 네 여자는 간이역에 앉아 먼 곳에서 당도할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자신이 탈 기차가 오면 한 명씩 그 자리를 떠나 새로운 땅으로 향할 것이었다. 누군가는 남아 손을 흔들어주고 누군가는 그 모습을 스케치할 것이다. 다시 오지 않을 그 자리, 그 시간, 그 열정... 이날 우리의 마음에는 어떤 빗금이 새겨졌을까. 중요한 것은 두려워도 이 생生을 천천히 잘 걸어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신도,부모도, 동무도, 스승도 대신 걸어줄 수 없는, 온전히 자신의 몫인 마술 같은 시간들..." (p.133)
『다만 이것은 누구나의 삶』은 저자가 만난 포토그래퍼, 디자이너, 연극배우, 화가, 영화감독, 에디터, 만화가, 뮤지션, 여행작가, 건축가, 시인 등 13인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국경을 넘는 심정으로 이 도시로 흘러들어온' 청춘들. '더디게 오지만 결코 없지 않은 희망을 충실히 일구는 사람들'과 함께 저자는 이 미로와 같은 세속을 걷고 싶다고 했다. 누군가는 자신의 책에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고 썼다. 그러나 나는 그 반도 흔들리지 않았는데 이미 쇠잔해진 느낌이다. 자본주의란 본디 그런 것이라고 누군가 한번쯤 솔직하게 말해줬더라면 내 청춘은 달라졌을까?
저자가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세상 사람들이 바라는 행복의 기준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었다. 외줄을 타는 곡예사의 발걸음처럼 자신만의 길을 오롯이 걷는 13인의 청춘들. 저자의 시선은 그들의 쓸쓸한 등을 토닥이고 있다. 안정적인 직장, 높은 수입, 조건에 맞는 결혼, 넓고 편안한 집 등 우리 사회가 이 시대의 청춘에게 강요하는 조건들은 해를 더할수록 늘어만 간다. 그 욕망의 틀을 부수고 황량한 들판으로 나선 이들의 험난한 여정을 저자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응원하는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내 자신이 불편해졌다고 할까요. 아버지의 삶으로부터 너무 멀리 이탈해버렸다는 자괴감이 시시때때로 제 자신을 괴롭혔으니까요. 이웃과 더불어 살면서 사람들에게 존경받던 아버지의 모습이 이상적인 삶의 모습이었다면 저는 그런 삶에서 아득하게 떨어진 곳에 서 있었던 거죠. 매일 같이 굴종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고, 하루는 일하고 있던 웨딩숍으로 현대문학 외판원이 구독신청을 하라고 들렀어요. 문학이라는 막연한 환상도 있었지만 거절을 못하는 성격 탓에 1년 구독을 하게 되었죠. 그러다 우연히 한 대학에서 문예창작전문 과정 수강생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게 돼요. 살면서 사 본 시집이라고는 다섯 권도 안 되는데 무작정 등록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p.344)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세상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부딪치고 무너지고, 또 부딪치고 그렇게 또 무너지고... 그들 청춘의 모습은 애잔하다. 그러나 누구에게도 언젠가 한 번쯤은 내 삶의 기준들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 온다. 되돌릴 수 없는 삶에 쓴 소주를 마시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 나만의 삶을 찾는다는 것은 그 후회의 순간을 대비한 보험증서일지도 모른다. 비록 처참히 무너져 피를 흘린다 할지라도.
"자신의 욕망에 속아도 보고 껶여도 본 자들, 한 번쯤 삶에 굴절되어도 보았으나 연민이란 거울방에 갇히지 않고 희망 없이 희망을 꿈꾸며 나아가는 사람들을 일컬어 나는 '동무'라고 부른다. 이 인터뷰는 '동무'들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했다. 한 걸음 한 걸음 그들이 지나왔을 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 속에서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여는 글> 중에서
도시의 어두운 골목 저 끝에는 희망의 등불을 밝힌 채 오늘도 밤새 뒤척이는 청춘이 있을지도 모른다. 삶의 등대는 밝음을 구하는 자에게만 비춘다. 나는 그들의 삶이 밝게 빛나기를 응원한다. |
|
여전히 젊지만 녹록치 않았던 여정으로 삶의 시선이 한층 성숙한 젊은이들의 얘기들이다. 온몸으로 세상과 부대끼며 여행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얻었다는 포토그래퍼로부터 잡지에디터, 연극배우, 시인에 이르는 11명의 문화, 예술분야에서 자신들의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이들과 나누는 소박한 대화라 하여야 할까. 오늘에야 많은 이들에게 잊혀지고 혹은 알지 못하는 사건이겠지만 작자인‘박근영’의 고향인‘암태도’는 내 청년시절 공부에 있어 중요한 장소였다. 농민에 대한 착취, 지주와 공권력이 가세하여 저항하던 농민들을 학살했던‘암태도 소작쟁의’로 불리는 역사적 그늘이 짙게 드리워졌던 곳이기에 예사롭지 않은 관심을 갖게 하였다 할까. 아무튼 이 저작에서 이러한 90여년 가까운 세월의 흔적을 혹여나 했던 것은 내 편협하고 시간을 붙잡으려는 이기심이자 자기기만이었던 게다. 책은“더디게 오지만 결코 없지 않은 희망을 충실히 일구는 사람들과 함께 미로와 같은 세속을 걷고 싶다.”는 작자의 머리말이 그대로 대표한다 할 수 있다. 누가 삶의 미래를 알고 살아가겠는가. 다만 이리 저리 세상에 부딪히며 사람도, 사회도, 그리고 우주 질서의 한 가닥이나마 알아가며, 어떤 스님이 쓰시더라는“담락(湛樂)”이란 말처럼 평화롭고 담담하게 즐길 수 있는 인생을 만들어 나가는 것. 바로 그것 아닐까. 어린나이에 안아야만 했던 엄청난 삶의 무게로 휘청대었고 세상에 나가서 대면해야 했던 가파른 절벽, 보이지 않는 무수한 장애들에 다시한번 기가 꺾이고, 그럼에도 살아야만 하기에 어떤 길을 발견하고 걸음을 내딛어야 했는지 많은 망설임들과 좌절, 혼란, 그리고 비로소 자신만의 길을 도도히 다져가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있다. 그리고 작자 특유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연민이 조용히 흐르는 문장과 함께 삶의 가치들을 사유케 한다. 사실 “현실과 꿈 사이에 타협하지 못하는”것은 젊은이들만의 딜레마는 아니다. 때론 불가피하게 현실에 복종하기도 하지만 그 외연(外延)이 인간의 정신마저 복속시키는 것은 아니기에 우리들은 끝없이 꿈을 희망하고 안개 자욱한 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기도 한다. 그러나 여기에 수록된 우리들의 젊은이들이 걷는 길은 꿈을 현실로 이루어내는 고되지만 기쁨이 가득한 길을 자신 있게 걷는 자의 당당함, 삶의 주도자, 주체로서의 멋스러움이 있다. 일상을 훌훌 떨치고 드넓은 이방의 지대를 탐닉하기도 하고, 무일푼의 주머니지만 세계를 과감하게 거닐 수 있는 젊음의 패기와 도전이 있는가하면, 삶이 보여주는 수용키 어려운 기묘한 슬픔과 애상에 젖어 명상에 잠기는 얼굴도 있다. 어쩌면 누군가의 별 것 아닌 행복처럼 “처마 밑에 앉아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마시는”커피의 향이 흐르는 삶의 기록들이랄까. 버겁기만 할 수 있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쉬이 쓰러지지 않고 삶의 내실을 다져가는 사람들의 멋진 발걸음에 가슴 뿌듯한 위안과 공감에 평화로움을 안겨준다.비오는 밤 읽기 좋다는‘김일영’시인의 <삐비꽃이 아주 피기 전에>라는 시집을 뒤로하며, 어쩜‘박근영’의 이 에세이집이 많은 사람들에게 불면의 밤을 사라지게 해주고 마음의 넉넉함을 가져다주리라는 믿음이 생긴다. 빗방울 듣는 소리를 들으며, 이들이 들려주는 삶의 조용한 외침과 화보들을 한 장 한 장 넘기는 것의 즐거움이 담겨있다. |
|
나의 청소년기와 20대는 그야말로 전쟁같은 시기였다. 가난이 싫었고 부자들이 미웠다. 돈만 있으면 무엇이든지 할수 있을텐데 그런 멍청한 생각을 했다. 돈이 많으면 좋은것은 사실이지만 부자라고 해서 꼭 성공적인 삶을 사는것도 아니 고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살아가는게 아니다. 희망과 꿈이 있어야 앞으로 갈길이 보이고 그것을 목표로 제 삶을 살아가 는 사람들이 있다. 제목만 보면 에세이나 여행서적으로 오해를 살것 같다. 하지만 이책에는 수많은 인생들이 있다.
성공의 길로 내달리던 사람이 갑자기 실패라는 단어를 접할때 어떤 행동을 대처를 할까. 아마도 내가 왜 내가 왜 그런 말로 하루를 살 것이다. 소위 뒷골목이나 새벽시장에 가면 하루 일당이라도 벌어보려고 아둥바둥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에게 행복하십니까 물어본다면 몇명이나 대답할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겨우 하루 벌어먹고 사는데 행복은 무슨 행복하겠지만 일이라도 있어 돈벌이 되는날은 그야말로 운수대통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내가 참 아니하게 살았구나 하 는 탄식이 나왔다.
이책은 마치 골목길을 탐색하는 기분을 안겨준다. 한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프로그래머, 패션디자이너, 만화가, 뮤지션, 건축, 인테리어, 영화감독 다양한 직업군에서 활동하고 있는 살이있는 사람들의 인생이다. 한번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 라 넘어지고 넘어지고 일어서서 오늘날의 자신을 발견하고 아무것도 아닌것에서도 남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 들이 마냥 부럽다.
내나이 30대중반. 나는 뭘 할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된다. 매일매일이 그날이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가운데 이책을 만나게 되었다. 나에게 오히려 독이 아니라 운이라고 할수 있다고 본다. 왜냐 나만 불행하다고 생각했고 난 지금 필요 한 존재인가에 대한 생각으로 밤에 잠을 못잔적도 있기 때문이다. 살아가는데는 다 이유가 있고 그만큼 누구나 다 특별 한 세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도 방황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세상이 그리 호락하지 않지만 그래도 살만하고 꼭 부자가 아니어도 성공하지 않아 도 특별한 나만의 공간, 세상이 있음을 알았으면 한다. 밑바닥 인생에게도 자신만의 행복을 가지고 살아가고 희망을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 그대들이여 삶을 포기하지 말았으면 한다. |
![]()
특별하지 않은 청춘들의, 하지만 특별한 이야기
이 책은 박제된 인간이길 거부하고 자신만의 자아를 찾기위해 밤새 뒤척이며 고민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땅의 젊은이들의 이야기다. 저자가 만난 포토그래퍼, 디자이너, 연극배우, 화가, 영화감독, 에디터, 만화가, 뮤지션, 여행작가, 건축가, 시인 등 13명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꿈과 내면을 진솔하게 담아냈다.
"이 밤에도 새벽이 오도록 잠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시간이 돈이 되는 세상에서는 밤새워 일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자본의 사회에서 아깝게 쓰러져간 청춘이 어디 한둘일까. 비록 고통이 삶의 원형이라 할지라도 명랑하게 살아내야 한다. 세속의 길을 걷되 자본의 체계에 온전히 먹히지 않으려는 노력, 그것은 쉬이 지쳐 쓰러지지 않는 길일 것이다. 나는 섣부른 냉소에 함몰되지 않고 그 누군가의 말처럼 '봄처럼, 봄 속에, 봄과 함께', 더디게 오지만 결코 없지 않은 희망을 충실히 일구는 사람들과 함께 이 미로와 같은 세속을 걷고 싶다."
상처받길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세상과 맞선 이시대의 젊은이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이들이 있어 내일은 밝다. |
|
이 책은 저자 박근영이 만난 열한명의 사람들을 인터뷰 한 내용이다.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집을 사고 또 아이를 낳고 비슷비슷한 삶들을 산다. 마치 인생이라는 큰 산의 정상을 누가 더 많이 가진채로, 빨리 올라가는가 내기를 하는 것처럼, 경주를 하는 것처럼. 그런 평범하고 보통의 사람들의 삶을 커다란 동그라미로 표현한다면, 저자가 만난 열한명의 사람들은 그 동그라미 안쪽이 아니라 밖에 있는 사람들이다. 물론 이런 표현도 그들 입장이 아닌 동그라미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시각이다. 동그라미는 각자의 본인 시각에서 세워지는 기준일테니까... 동그라미 안에서의 대다수의 삶들은 좀 더 좋은 직장을 얻으려 하고, 모든 것의 중심인 서울로 이사 하려하고, 교육열이 치열한 곳에서 자식들을 교육시키고 싶어하고... 동그라미 안에 존재하는 또다른 작은 동그라미로 들어가기 위해 치열하게 삶을 살아간다. 그런 삶이 올바른 길이요 진리라고 믿는 사람들이다. 열한명의 청춘들은 모두 본인 스스로가 동그라미 밖에 위치하는 삶을 결정지었다. 어렷을때 성장과정에서 마음의 상처가 있는 사람, 부모의 부재 또는 이혼 등으로 외로움과 함께 성장한 사람... 저마다 각자의 사정과 사연이 있지만 그들은 그 위치에 만족해 보인다. 그들의 공통점은 스스로의 용기있는 발걸음으로 인해 자유로워 보인다는 점이다. 떠나고 싶다고 말들은 많이 하지만 실제로 떠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하지만 저자가 만난 그들은 떠나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실제로 떠난 사람들이다. 하고 싶다고 마음 먹으면 꼭 하고야 마는 젊음들이다. 부모의 반대, 주위의 설득도 그들의 자유의지를 꺽을 순 없었다. 또 다른 공통점은 외롭고 고독해 보인다는 거다.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서로를 소유하고 싶어지고, 정착하고 현실에 안주하고 그런 삶은 동그라미 안쪽의 삶이다. 그래서인지 모두들 사랑하는 반쪽이 없다. 불행하게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과 사랑하는 가족은 함께 공존하기 힘든 것들이다. 평범한 길을 간다기 보다는 조금 다른 길, 사람들이 잘 안 다니는 좁은 길을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 어떤 길을 가느냐에 대한 문제는 잘하고 잘못되고 판단할 일은 아니다. 다만, 그것은 그들의 삶이요 내 삶일 뿐이다.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 생각의 차이일 뿐이다. 어떤 길을 가든 본인이 행복하고 만족한다면 그뿐이다. |
|
나에게 주어진 생활과 목숨보다도 더 소중한 아이들이 둘이나 되기에
가슴 두근거리는 설렘이 되어졌다.
삶의 모습들을 담고 있다.
그가 떠돌길에 대한 이야기,
하는 오랜동안 의상공부를한 패션 디자이너 문성지, 한달 내내 무대 위에서 20만원도 못받는 연극배우들의 배고픈 현실속에
자신의 꿈을 잃는 것이 어쩜 당연할수도 있는 냉담한 현실속에
끝까지 부딪치고 넘는다는 연극배우 김주헌,
더 나아가기위해 길위로 나서는 화가 김민희와 이근희,
여행작가 변종모,
박수를 치게된다.
삶속에 함께하는 공간이 함께한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