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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 becomes 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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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하우스푸어니 뭐니 해서, 땀흘려 번 돈 일생을 두고 은행에 월세로 갖다 바치는 처지의 한심함을 지적하며, 가치관의 맹성과 삶의 지향에 대한 전환을 촉구하는 어떤 책이 인기라고 한다. 저자와 출판사는 '분위기에 속지 말고 자신만의 가치를..'이란 그럴싸한 모토 하에, 무엇인가에 홀리지 않고는 삶을 영위할 수 없는 멍청한 대중으로부터 또 하나의 야바위놀음을 하며 코 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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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하우스푸어니 뭐니 해서, 땀흘려 번 돈 일생을 두고 은행에 월세로 갖다 바치는 처지의 한심함을 지적하며, 가치관의 맹성과 삶의 지향에 대한 전환을 촉구하는 어떤 책이 인기라고 한다. 저자와 출판사는 '분위기에 속지 말고 자신만의 가치를..'이란 그럴싸한 모토 하에, 무엇인가에 홀리지 않고는 삶을 영위할 수 없는 멍청한 대중으로부터 또 하나의 야바위놀음을 하며 코 묻은 돈을 뜯어내는 셈이라 볼 수 있는데, 중요한 건 손가락이 아니라 달임을 끝까지 깨닫지 못하는 건 바보들에게 거의 숙명이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그 책이 (뻔뻔스럽게도) 가르치고 있는 것처럼, 정직한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 정확히 깨닫고, 획득한 수입을 건전한 효용함수의 output에 초점을 맞춰 이용한다면 하우스푸어 아니라 라이브러리 푸어, 부띠끄 푸어 등등 일체 장르의 가난으로부터 탈피할 수 있음은 물론, 죽을 때 별 회한 없이 편안히 저승길로 떠날 수도 있을 것이다. 안온한 別世란, 꼭 '티벳 사자의 서' 따위를 읽어야 가능한 건 아니고, 부귀빈천 박학무식을 막론하고 누구나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가장 원초적 의미에서의 기본권이기 때문이다.

 

아서 밀러의 고전이 고작, 일찌감치 하우스푸어 타령을 빽드럼으로 만들었다는 데서 그 위대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말은 물론 아니고, 헬라 시대 이래 고전 작가들이 충실히도 지켜 왔던 아름다운 정격성의 완벽한 구축이라든가, 혹은 형식미의 추구에 그치지 않고 20세기 동시대인 영혼의 가장 깊은 곳까지 천착하였을 뿐 아니라 시스템의 모순까지 배율 좋은 현미경과 망원경을 도구로써 고루 놀려 가며 갈파해낸 그 혜안과 통찰에 있다는 것이다. 허나 또 예술가들이란, 혹은 문학인들이란 지구의 지표식물과도 같은 존재로서, 인류라는 종이 모종의 모순과 도전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은 각종의 신질환을 동료 누구보다도 예민한 후각으로 빨리 캐치하여 만방에 경각하는 일종의 야경꾼, 척후병 구실을 하게 마련인데, 모든 미학적 성취와 특장에 눈 감더라도(무식의 소치이건 개인적 부동의에서건) 일단 주택담보대출의 심각한 폐해, 폐단을 세계 최초로(켁) 지적해 냈다는 점 그 하나만으로도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모르는 이들을 위해 참고로 적기하면 작품의 발표 연대는 무려 1949년이다. 이 때라면 대한민국(대한민국이 있기는 있었다)은 국민의 90%가 자기 집은 고사하고 생업조차가 변변한 게 없었을, 절대빈국 서열상의 수위를 다투는데 여념이 없을 무렵이다.

 

대학의 강의실에서건 휘황한 네온 하의 브로드웨이 어느 한 구석에서건, 이 작품은 탄생 이래 무대에서 단 며칠이라도 내려져 본 적이 없을 현대연극의 고전이며, 셰익스피어의 작품들과 비견해도 물리적 연령 외의 다른 요소들에선 별로 뒤처짐이 없을 만큼 탁월하고 매력적이다. 이의 영화화 역시 즉각으로 이루어져(이런 작품이야말로 당시나 지금이나 각색되기 최적의 조건이다) '영광의 길' 등에 나온 골동품 배우 프레드릭 마치 주연으로 1951년에 상영되었다, 같은 해에 만들어진 '줄리어스 시저(말론 브란도 주연이다)'만큼이나 완성도나 호응 면에서 부족함이 없었던 탓에 제작상의 용이성에도 불구 향후 수십 년 간은 눈에 띄는 리메이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금 이 상품은 상영용이 아닌 TV 영화로서, 우리 나라에서도 1989년 경 KBS 1 TV에서 어느 일요일 오전에 틀어 주었고, 이후에도 몇 차례 재방송되었다(근데 난 이런 걸 도대체 어떻게 다 기억하고 있는 거지? 이거 읽는 사람들 인터넷 백날 검색해 보쇼 이런 정보가 어디 나오나).윌리 로먼 역을 더스틴 호프만이 맡은 건 로렌스 올리비에가 햄릿으로 분한 것 만큼이나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하겠지만, 그 큰아들 역으로 나오는 이가 무려, 아직은 머리숱이 무성했을 시절의 존 말코비치라는 점 깜짝 놀라는 이가 많을 줄 안다. 꽤나 옛적의 작품 같아도 사실 스필버그의 '태양의 제국'과는 불과 2년 정도의 차이를 둘 뿐이나, 이런저런 세파와 유행에 거의 조금도 물들지 않았던 나이의 그를 정통 무대극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행복해지는 체험이라 할 수 있다.

 

PS

이 리뷰는 예정에 없던 것이나 '고전영화'에 대해 별점을 그리 낮게 주는 건 너무하는 짓 아니냐는 eunbi님의 강력한 항의에 대한 일종의 해명 차원에서 마지못해 적게 되었다는 점 밝혀 둔다.

s****o 2011.02.06. 신고 공감 1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