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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일기장’과 ‘검사용 일기장’ 내게도 일기장이 두 권인 적이 있었다. 아침 조회시간 전 선생님 책상 위에 올려놓아야 하는 일기장과 내가 쓰고 싶을 때 솔직하게 쓰는 일기장이 따로 있었다. 쓰고 싶을 때만 쓴 비밀 일기장은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썼는데도 단 한권밖에 되지 않는다. 처음 그림일기를 쓸 때는 일기 쓰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일기를 쓴다기보다 그린다는 것이 더 적합한, 낙서를 하듯 그림을 그리고 몇 줄 되지 않는 칸에 간단하게 몇 자 적으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그림일기에서 일기장에 일기를 쓰는 것으로 바뀌면서 일기쓰기가 ‘놀이’가 아닌 ‘숙제’가 돼버렸다. 한바닥 빽빽하게 그다지 특별할 것도 없는 하루일과를 보고하듯 매일 써야한다는 것은 거의 고문에 가까웠다. 방학 때는 개학하기 며칠 전에 한달이 넘는 일기를 한꺼번에 쓰기도 했다. 매일 그 날 있었던 일을 솔직하게 쓰는 것이기 때문에 ‘일기’인데 학교 다닐 때 썼던 일기는 언제나 창작이었다. 말 그대로 항상 창작의 고통을 느꼈었다. 방학 숙제 중에서 가장 하기 싫은 숙제가 일기쓰기였던 것 같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일기를 검사받지 않아도 되었는데 그것이 너무 기뻤었다.
동민이가 쓴 일기는 엄마도 보시고 선생님도 보신다. 엄마는 동민이의 일기를 보고는 더 길게 쓰라든지 어떤 내용을 쓰라고 하시고, 선생님은 용기 내어 진실 되게 쓴 일기를 다른 사람을 헐뜯고 흉보는 글이라고 나무라신다. 엉터리 문장에는 빨간 줄을 치기도 하신다. 사실 일기장 여기저기에 빨간 줄이 쳐져 있는 것을 보면 무척 속상했었다. 틀린 것에는 연필로 조그맣게 써주고 잘 쓴 부분에 동그라미를 쳐주면 얼마나 좋을까. “일기는 내거라면서 선생님이 왜 맘대로 봐!”라고 속으로 외치는 동민이를 보면서 ‘어쩜 저렇게 내가 했던 생각과 똑같은 생각을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기쓰기가 점차 힘들어지는 동민이에게 친구 수연이는 검사용 일기장과 진짜 일기장을 따로 만들라고 한다. 수연이의 말에 황선미의 「들키고 싶은 아이」에서 은결이가 고장 난 컴퓨터에 일기 쓰는 부분이 생각났다. 정작 쓰고 싶은 말은 비밀 일기장에 쓰고, 적당하게 어른들 구미에 맞게 반성하는 척하며 일기를 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일기장 화형식’이니 ‘용수철 달린 주먹장치가 있는 일기장’같은 표현은 재미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겪었던 고통을 그대로 겪고 있는 아이들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선생님이 안됐다고 생각한다. 우리를 웬만큼 안다고 하셨지만 사실을 아는 게 거의 없으시니까.”라는 동민이의 말처럼 어른들은 아이들에 대해 다 아는 척 하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모른다. 모르는 게 아니라 잊고 있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다. 그래도 결말은 희망적이다. “며칠 동안 일기는 못 씁니다. 왜냐하면 비밀이거든요. 조금만 말씀드리자면, 엄마가 아직도 슬프기 때문이지요. 이런 건 일기가 아니다 하시면 계속 문 잠그는 아이가 될게요.”라는 동민이의 일기에 선생님은 “그런 일기는 처음이다. 사실 조금 놀라웠지. 하지만 뭐, 일기 쓰기가 영 힘들면 그런 편지도 괜찮다는 생각을 해 봤다”며 동민이를 이해하려고 하였다.
흔히 어린이 책은 ‘어른과 아이’라는 이중독자를 가진다는 말이 떠오른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공감을 느끼면서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고, 어른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서 아이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서야할 것이다. [인상깊은구절] “며칠 동안 일기는 못 씁니다. 왜냐하면 비밀이거든요. 조금만 말씀드리자면, 엄마가 아직도 슬프기 때문이지요. 이런 건 일기가 아니다 하시면 계속 문 잠그는 아이가 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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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정말 하기싫은 일중 하나가 일기 쓰기였던걸로 기억한다. 우리가 어릴때야 부모님들도 그렇게 아이들에게 집중하지않았고 과외나 학원이 거의 없던시절이라 학교가 파하고 나면 친구들과 놀기 바빴고 기껏해야 책을 읽는게 다 였는데..그럼에도 꼭 해야할 과제가 일기였던걸로 기억한다.그래서 늘상 쓸말이 없어 고민이었고 어린마음에도 부모님이 읽는다는것과 선생님이 검사라는 명목으로 일기를 읽으신다는게 불만이었다.그런점에 있어선 요즘이나 그때나 별차이가 없는것 같다. 일기란 일단 개인적인 일을 기록하는것이고 마음속에 품었던 생각이나 감상을 적는것인데..그렇게 개인적인 기록을 검사한다며 읽는다는건 지금 생각해도 좀 아닌것 같다.그래서 지금의 난 부모의 입장에서 아이에게 일기를 쓰게 하는 대신 절대로 아이의 동의 없이 일기를 읽어보지않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인 동민이 역시 그런점이 불만인것 같다.쓰기 싫은 일기를 쓰는것도 고역이지만 매일 엄마가 검사하고 또 선생님께 제출해서 검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싫은 동민이의 마음이 잘 드러난다.거기다 뭘 써야할지 고민이기도 하고..요즘 아이들 생활이란게 집,학교,아니면 학원이 거의 다 인 생활이라 매일매일이 너무나 단조롭고 지루한 반복의 연속이다보니 그만큼 친구들과 놀 기회도 적고 그래서 더욱 쓸 꺼리가 없는것 같다. 동민이가 자신을 괴롭히는 경수에 대해 적은것도 자신의 이야기가 아닌 친구의 흉을 적은것이라고 선생님게 꾸지람을 듣고,집안에 무슨일이 있는것 같아 엄마,아빠가 다투시고 엄마가 우신다는 이야기는 엄마가 쓰지 못하게 막으시고..결국 동민이의 선택은 일기를 감추고 제출하지않는것..이로 인해 남아서 청소도 하고 교실문을 잠거야하는 불편을 감수하면서도 동민이는 일기를 제출하지않는다.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민하는 동민이의 마음이 잘 나타난 책이기도 하고 아이를 아이로만 생각하고 집안에 무슨일이 있음에도 숨기는 건 좋지않은 일인것 같다.나름대로의 생각으로 고민하고 아파하는 동민이를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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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다닐 땐 의무적으로 일기를 썼었던 것 같다. 십대 후반엔 뭐 그리 비밀이 많았던지, 쓰라고 하지 않아도 일기를 썼던 기억이 난다. 어느 순간 일기를 쓰지 않게 되었다. 습관이 되지 않아 아이들의 육아일기도 제대로 쓰지못했다. 가끔 아이들이 어렸을 때가 기억나지 않을 땐 일기로라도 기록을 남겨 놓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럼에도 여전히 매일 일기를 쓴다는 것은 쉽지 않다.
아홉살 아들도 지난해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쓸 게 없는데 일기를 써야 한다고 눈물을 흘리며 울기도 여러번이었는데, 그나마 조금 컸다고 올해는 어떻게든 일기장에 일기를 쓰긴 하는 것 같다. 아이 일기장을 보며 아이가 나에게 말하지 않았던 일상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 아직 비밀 일기를 쓰거나 하지 않는 것 같다. 선생님께서 일주일에 한 두차례 정도 일기를 확인하시고 글도 남겨 주신다. 그렇게 선생님하고의 작은 소통창이 되는 일기쓰기..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 아이는 일기쓰기를 어려워 한다.
웅진주니어 출판사 황선미 작가가 쓴 <일기 감추는 날>은 아이와 함께 보려고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이다.
일기는 그날 있었던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과 느낌이나 생각을 쓰는 것이라고 말하면, 우리 아이는 사실은 쓰는데 그 때 느낌이나 생각을 쓰는 것을 어려워한다. 다른 아이들 이야기를 들어봐도 일기 쓰기는 쉬운 숙제는 아닌 듯 하다. 일기쓰기를 잘하면 다른 글쓰기도 잘할 수 있다는 말에 일기를 제대로 썼으면 하는 엄마 욕심을 부려보지만, 아직은 엄마 욕심인가보다.
<일기 감추는 날>의 주인공 동민이는 소심한 아이이다. 일기를 쓰면 엄마가 우선 보고, 선생님께서 보신다. 사실대로 쓰라고 말하지만, 부부싸움 한 것을 쓴 일기를 보고 일기를 지우고 다른 내용으로 쓰라고 하는 엄마, 사실을 쓴 일기를 보고, 친구를 고자질 하면 안된다고 말하시는 선생님. 동민이는 사실을 쓸 수 없는 일기를 왜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
못된 경수를 흉보고, 한방 먹이는 그림도 그리고, 엄마 아빠가 싸우면 나도 무지무지하게 화난다는 거랑, 두 분이 싸울 때마다 나는 집을 나가 버리고 싶다는 걸 죄다 쓰고 싶다. 학원 다니기 싫다는 말도 쓰고 경수보다 멋지게 울타리를 넘는 이야기도 꾸며 쓸 것이다. 하지만 어림없다. 어른들이 알았다가는 혼나기 딱 알맞은 것들뿐이니까. - p. 70 <한번 넘어 봐, 별거 아냐> 중에서 - 주말을 보내고 나면, 아이 일기장엔 텔레비전을 본 내용만 적혀 있을 때가 있다. 가족들이 함께 나들이를 다녀와도 늘 텔레비젼 내용만을 적는다. 가끔 잔소리를 했는데, 아이는 제일 기억에 남는 일이 텔레비젼 내용이었나 싶어 허탈했는데... 우리 아이도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고 싶어 그렇게 일기를 쓰는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며칠 동안 일기 못 씁니다. 왜냐 하면 비밀이거든요. 조금만 말씀 드리자면, 엄마가 아직도 슬프기 때문이에요. 이런 건 일기가 아니다 하시면 계속계속 문 잠그는 아이가 될게요. - p. 90 <누가 열쇠를 맡지?> 중에서 -
'그래 난 문 잠그는 애다. 벌 청소한다고 죽냐. 앞으로도 난 일기 감추고 싶은 날에는 청소하고 말 거야. 일기장 두 개 따위는 만들지 않아.' - p. 94 <누가 열쇠를 맡지?> 중에서 -
당당하게 일기를 못 쓴다고, 이유는 비밀이라고 말하는 동민이.. 일기장 두 개를 만드는 것보다는 청소하기를 택하는 동민이의 선택에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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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우리 아이가 참 좋아하는 황선미 작가의 책이네요. 그러고 보니 우리 집에는 나쁜 어린이 표, 초대받은 아이들 같은 다른 황선미 씨의 책들도 있네요. 황선미 작가는 아이들의 심리를 잘 묘사해내는 작가로 정평이 나 있지요. 이 일기 감추는 날도 우리 아이 마음에 느낌표를 콕 찍었답니다. 우리 아이 독후감을 먼저 소개해봐요..
나는 오늘 “일기 감추는 날”이라는 책을 읽었다.
주인공은 동민이라는 내 또래의 아이다. 동민이네 선생님은 일기 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셔서 주로 일기를 검사하신다. 동민이는 똑같은 생활을 반복해 일기를 잘 못 쓴다. 어느 날 동민이네 아빠는 회사를 그만두시고 부모님은 계속 싸우신다. 동민이는 그 일 때문에 일기를 쓰지 않았다. 왜냐하면 가난해진 일, 부모님이 싸운 일을 밝히기 싫어서 그런 것이다. 그래서 동민이는 밑바닥에 일기장을 숨기고 쪽지도 썼다. 선생님은 그것을 보셨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일기 쓰기가 영 싫으면 편지를 쓰라고... 이런 책은 처음이다. 왜냐하면 경수가 담을 넘는 장면과 같이 다른 책보다 흥미진진한 장면이 많았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교실문을 여는 동민이의 모습은 머릿 속에 상상될 정도로 생생했다. 그런데 나는 끝 이야기를 다시 썼으면 좋겠다. 나중에 동민이가 어떻게 되었는지..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말이다. 나도 동민이네 선생님처럼 일기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기 쓰는 것도 좋아하긴 하지만, 일기 검사는 없었으면 좋겠다. 일기는 나의 비밀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아이처럼 우리 아이도 일기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그리고 일기 검사를 안했으면하는 바램도 똑같네요. 일기를 쓰면 자신을 돌아보면서 생각도 정리되고 앞으로의 계획도 세울 수 있는 기회가 되지요. 일기쓰기가 매우 중요한 만큼 아이들이 일기 쓰기에 재미를 붙이고 잘 활용했으면 좋겠어요. 이야기 속의 선생님이 동민이를 이끌어주시는 말씀, 그리고 마지막에 동민이의 마음이 햇살처럼 환해지는 모습 등이 훈훈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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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감추고 싶은 아이의 맘은 어떤 거였을까?
선생님이 저리도 크게 보였다면 일기를 감추려는 마음이 후달달 떨렸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일기를 감춘덴 뭔가 특별한 이유가 있을것이다. 그게 아이들과 내가 궁금했던 이유다.
선생님이 하라면 싫어도 해야한다고 선생님이 내라면 억지로라도 내야된다고 여기는 아이들이다. 그 말을 어긴다는 건 지축이 뒤흔들릴만한 대단한 일이라 여기며 바들바들 거리는 아이들이다. 그래서 다소 긴 내용였지만, 틈을 둬가며 한번에 무리해서 읽지 않고 여러날 나눠서 편하게 봤다. 아이의 마음이 그림속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업하는 틈틈이, 바쁜 일이 있어도 챙겨갈 정도로 꼼꼼이 일기검사를 하는 우리 선생님... 집안의 소소한 다툼을 일기에 쓰는 걸 너무나 싫어하는 엄마... 일기에다 일러바쳤다고 내가 하지도 않을걸 뒤집어 씌우며 으르렁 대는 경수... 늘 바쁘던 아빠가 어느날부턴가 회사엘 가지 않아 엄마와 티격태격 하다가 여행을 떠난 후 돌아오셨을때의 반가움.... 반열쇠를 들고 집에 왔다가 부리나케 이른 아침에 서둘러 울타리도 넘고 선생님과 기분좋은 얘기도 하면서 교실문을 열었을때, 뽀얀 아침 햇살이 교실안으로 스며들며 모든 걸 살며시 깨우는 모습에 환희에 젖던 후련한 상쾌함....
일기로 인한 맘 고생을 심하게 겪었단 사실이 느껴지지 않을만치 동민의 마음은 끄트머리에 가서 활짝 개였다. 수연이처럼 검사용 일기와 나만의 일기를 따로 두며 포장한 일기를 선생님께 제출하지도 않았고 내가 일기에다 고자질 한게 아니란 사실을 경수에게 보여주며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하려 애쓰지도 않았고 엄마가 자신에게 집안 사정에 관해 솔직하지 않은 걸 속상해하면서도 엄마를 위로해 주고 싶어 했던 여리고 따스한 마음을 가진 그런 아이였다.유치원때 그림일기를 월요일마다 제출해서 검사를 받곤 했다. 그럴때 선생님은 틀린 글자를 고쳐주긴 했지만, 빨간색 펜으로 글을 남겨주진 않았는데... 학교에선 이렇게 해 주냐고 아이들은 묻는다. 그거야 뭐... 선생님 나름이겠지만 눈에 잘 띄게 하려는 의도 외엔 다른 의미가 없어 보이는데 아이들 눈에 빨간색 펜으로 적은게 좀 색달라 보였던 모양이다.
울타리를 뛰어 넘지 못하게 하는 건 왤까? '다칠 수 있어요, 높잖아요.' '옷이 찢어지면 어떻해, 학교엔 여벌옷이 없잖아~' 그런데도 왜 그 위험한 짓을 아이들은 못해서 안달일까? '컸다는 걸 보여 줄 수 있잖아요. 키가 크면 그만큼 높은 것도 겅중~ 뛰어넘을 수 있으니까!' '다른 친구들이 못하는 걸 나는 할 수 있다는 것! 그럼 기분 좋잖아~' 일기에 친구들의 이야기를 조목조목 적는 건 어떻다고 생각해? '내 일기에 왜 친구들의 이야기를 적어? 그건 그 친구가 자기 일기에 적으면 되는 거에요.' '나 때문에 혼나면 내가 고자질쟁이가 된 거잖아. 그럼 기분 나쁠 것 같아. 다른 친구들도 그러면 어떻해. 맨날 맨날 조심조심 행동해야 돼? 친구들이 볼까봐 불편해 하면서? 그건 싫은데~' 친구한테 오해를 받았을 경우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까? '가만 두면 돼. 결국엔 알려지게 되거든!' '그래도 그때까지 괴롭히면 어떻해, 내가 그런게 아니라고 알려줘야지!' '어떻게? 동민이도 일기는 자기 거니까 보여주기 싫어 했잖아. 내가 그러지 않을 걸 어떻게 알려주냐고?' '자세히 설명하면 돼지. 내가 그런게 아니라고, 다른 애가 봤을수도 있다고, 말을 하면 돼지!' '그래도 안 믿어주면?' '안 믿어줘? 왜? 음.... 몰라 나도~~~'
얘기하다 둘이서 싸울뻔 했다. 오해를 밝히는 일은 쉽지 않음을 어렴풋이 느낀 모양이다. 일기에 대한 아이들 생각을 물어봤더니... 비슷한 듯 다른 얘기가 나왔다. 엄마들이 아이의 일기를 보는 건 아마도 아이의 학교 생활이 궁금해서일거다. 내 아이가 잘 하고 있는지, 다툼은 없는지, 속상한 일은 없는지... 큰애는 그런다. 일기검사를 받는 일기엔 솔직한 자기 모습이 다 드러날 수는 없다며. 누가 본다는 걸 알고서 적는 일기엔 좋은 부분을 좀더 많이, 싫은 부분은 덜 속상하게 감춰서 적게 된다며 말이다.
작은앤 그런다. 두렵기만 했던 울타리 넘기... 경수가 뛰어넘는 걸 보며 부러워 했던 그 울타리... 혼자서 머뭇거리다 뛰어올랐다가 상처만 남긴 울타리를 어느새 훌쩍 뛰어넘게 됐을때 웅크렸던 마음도 기지개 켜듯 일어섰다며. 선생님한테 검사도 안받는데 왜 일기를 써야 하냐고 바득바득 떼쓴다, 쓰기 귀찮은 모양이다. 하지만 일기를 쓰는 습관은 그 날 하루의 나를 되돌아보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기에 누가 검사를 하든 하지 않든 써나가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함을 아이들에게 다시 한번 일러줘야만 했다.
어제 큰애는 토요일에 실내화 한짝을 못 챙겼는지 신발주머니에 실내화 한짝이 없었다. 나또한 주의깊게 신발주머니를 열어보지 않았던 터라 아침에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고! 융통성 없는 큰애 실내화 없다고, 한발로 어떻게 올라가냐고, 운동화는 신으면 안된다고 악 써가며 울어대는 바람에.... 너무 화가 나 알아서 올라가라며 되돌아서 교문을 빠져나와 버렸다. 물론 뒷켠에서 아이가 울다 지쳐 올라가는 걸 보고서야 부리나케 집으로 뛰어와 일찍 문 연데가 없어 여기저기 뛰어다니다 겨우 실내화 사들고 1교시 쉬는 시간을 맞춰 아이 발에 신겨줬지만 말이다. 그런 큰애에게 다른 친구들이 나무로 칼싸움하다 튕겨나온 조각에 맞아서 너무 아팠다며 눈물을 찔끔~~~ 속상했다. 밤에 자다 깨서 자지러지게 울 정도였으면 겉으론 괜찮다며 아무렇지 않은 듯 행동했지만 속으로 받은 상처는 꽤 깊었던 모양이다. 아침에 물으니 '내가 언제?' 시치미 뚝 떼지만 말이다. 그런 반면 작은앤 짝지와도 잘 지내고 크게 생각날 게 없을만치 무난했던 모양이다. 글쓰기 수업을 받기 위해 태권도장에서 놀다 올라가야했던게 너무 화가 난 것 외엔 별다른 말이 없는 걸 보면 말이다.
아직 눈으로 읽는 글자보다 손으로 쓰는 글자가 어려운 아이들이다. 그래서 혼자서 제 생각을 글로써 표현하는덴 서툴어 아이가 하는 말을 들으며 일기장에 적도록 알려준다. 조만간 이런 일도 줄어들어 아이의 마음을 읽으려 몰래몰래 일기장을 훔쳐볼 일도 생기겠지만 아이의 감추고 싶어하는 마음마저도 존중해줘야한단, 억지로 캐내려 애쓰지 말아야 한단 생각도 함께 든다. 어른도 드러내고 싶지 않은 생각들이 많은데 어리다고 무조건 들춰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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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야 깨달았다. 나도 한때 열심히 일기를 감추려고 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일기장을 여러 책들 사이에 꽂아두기도 했었고, 이불장 틈새에 넣어 놓기도 했었다. 나중에 자물쇠가 달린 일기장을 쓰기도 했었고 열쇠를 꽁꽁 숨겨두고는 그 장소를 잊어버려 애먹었던 기억도 갖고 있다. 동생들과 서로 남의 일기 훔쳐보았다며 악을 쓰고 싸운 것도 생각났다. 황선미 작가가 쓴 '일기 감추는 날'을 읽으며 나는 내내 어린 시절의 내가 되고 동민이의 친구가 되어서 일기를 검사하고, 훔쳐보는 어른이 미웠다. 동민이가 울타리 앞에 섰을 때 "힘내. 할 수 있어!" 주먹 꽉 쥐고 화이팅! 해주었고, 훌쩍 넘었을 때 박수를 쳐 환영해 주었다. "잘했어, 동민아!" 동민이가 경수에게 겁을 먹고 엄마에게 도움을 청했는데 '주눅들지 말고 당 당하게 맞서라' 라고 엄마가 말할 때는 정말 너무 섭섭하고 화가 났다. 동민이의 말처럼 '엄마가 경수랑 싸울 것도 아니면서' 그렇게 센 애랑 맞서 라고 하다니...그리고 알았다. 나도 내 아이에게 동민엄마와 똑같은 엄마노 릇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일기 쓰기를 가르친다는 미명하에 7살 아이의 일기 를 검사하고 고쳐주고 심지어 너무 짧다고 다시 쓰라고도 했다. 유치원에서 친구에게 머리를 맞고도 아무 대응을 못했다는 걸 알고는 화를 내며 맞서라고 너도 때려주라고 잔소리를 퍼부었고, 그 뒤에 태권도를 배우게 했다. 내 아이 속에 동민이는 아주 슬펐을 거라고 이제서야 생각이 되다니.. 동화책이란 아이와 함께 어른도 읽어야 할 책이라고 깨닫게 해준 황선미 작가에게 감사한다. 어쩜 아이의 맘을 이렇게 생생히 그려낼 수 있었을까? 꽤 많은 육아서들을 읽으며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했는데, 정작 내 자신 의 어린 시절을 되새겨보고 지금 내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 보는데는 소홀했 음을 알았다. 아이의 일기장 검사를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봐야겠다. 소중한 내 아이가 엄마 앞에서 '문 잠그는 아이'가 되지 않도록.... |
| 일기뿐만이 아니라 어른의 입장에서 아이를 위한다고 하며 얼마나 많은 인권 침해을 하고 있을지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동화였다. 우리 아이와 함께 읽으며 순간순간 낯이 붉어짐을 느끼며 엄마로서 나의 아이에게 내 생각을 주입시키는 나를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의 동화는 아이에겐 마음을 이해받고 위로받는 그리고 더 큰 사고를 가질 수 있게하는 세계라면 어른에겐 지금의 나를 재발견하고 어린시절의 내 모습을 다시 떠올려 한층 더 깊이 아이를 이해 할 수 있게하는 소중한 힘이 있는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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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이가 왠일인지 책을 사달라고해서 사준 책이다. 학교에서 친구가 읽고 있었는데 재미있다고 했다며 방학때 읽기위해 사줬으면 좋겠단다. 그렇게 책을 주문하고 하루만에 도착한 책을 아이가 공부하는 동안 먼저 읽었다. 어른들이 아이의 일기를 읽으며 합리화하는 모습이 조금은 부끄럽기도 했다. 그리고 엄마, 아빠가 가끔 아이들 앞에서 다투는 모습을 보고서 우리 아들도 책속의 주인공이 느꼈을 슬픔을 느꼈으리라 생각이 되니 미안한 마음이 새삼든다.
아이가 공부하는 동안 아이의 침대에 앉아서 다 읽고서 공부를 끝낸 아이에게 전해줬더니 책상에 앉아서 찬찬히 읽어내려간다. 그리고는 매일매일 일기쓰기를 강요하는 엄마, 아빠에게 한 마디하고 싶은 냥 엄마를 뚫어지고 보더니 말은 하지 않는다.
혹시 아들은 이미 그 내용을 다 알고서는 엄마가 읽어보길 바라고 엄마에게 책을 사달라고 한 것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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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학기 초 학부모 모임에 갔더니 담임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자꾸 일기를 안 써오는 아이가 있어서 이유를 물었더니 “선생님, 전 매일이 똑같아요.”하더란다. 그래서 아이에게 매일이 똑같을 순 없다고, 뭔가 다르고 새로운 게 있을 거라는 말을 해줬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며 모두가 웃었다. 근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당돌한 녀석이 바로 내 큰아이였다. 세상에, 이럴수가. 학창시절 다른 건 몰라도 일기 하나만큼은 꾸준히 썼던 난 아이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일기 쓰는 게 제일 쉬운데, 그게 뭐가 어렵지? 이런 답답한 엄마의 심정은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는 일기 쓰라며 방에 들여보내면 30분이고 한 시간이고 그냥 책상 앞에 앉아있기 일쑤였다. 보다 못해서 얼른 안 쓰고 뭐하냐고 물으면 ‘뭐 쓸까 생각 중’이란 말만 되풀이했다. ‘이런 걸 쓰면 되잖아’하고 힌트를 주면 오히려 화를 냈다. 대체 일기가 왜 어려운 건데? 주인공인 동민이는 평범한 아이다. 싸우거나 말썽부리지 않고 조용하고 공부도 그런대로 하는 반면 소심한 면도 있다. 어느날 동민이는 경수가 울타리를 넘어가는 걸 목격한다. 툭하면 자신에게 시비를 거는 경수를 동민이가 무서워하자 엄마는 일기에 솔직하게 적으라며 말한다. 처음엔 친구를 고자질 하는 것 같아 망설이던 동민이가 결국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일기장에 털어놓는다. 그런데 선생님께서 동민이를 야단치시는 게 아닌가. 반성을 해야지 친구를 이르는 건 나쁘다면서. 게다가 아버지의 실직으로 부모님이 자주 다투자 동민이는 자신의 슬픔을 일기에 쓴다. 하지만 그걸 읽은 엄마가 다른 걸 쓰라며 나무라자 동민은 혼란에 빠진다. 일기에 뭘 어떻게 써야하는 걸까. 사실대로 쓸 수도 없고, 자신이 싫은 걸 쓰고 싶지도 않다. 거기다 선생님은 왜 일기장을 검사하는 건지...이런 일들로 인해 동민이는 일기장을 내지 않기에 이르는데... 간혹 아이의 일기장을 보면 선생님께서 몇 마디 코멘트를 적어놓으신 걸 보게 된다. 그럴때마다 아이들은 이걸 어떻게 생각할까...싶다. 선생님의 관심의 표현으로 받아들일까. 아니면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혹은 간섭이나 감시로 받아들이는 건 아닐까. 동민이의 일기에 얽힌 일상들을 보면서 나도 많은 걸 돌아보게 됐다. 하지만 아들! 이건 분명히 하자. 난 니 일기장 보면서 고치라고 한 적은 한번도 없다. 니가 일기장에 엄마 흉을 봐도, 매로 때렸다고 쓸 때도 엄마는 그냥 넘어갔다는 거 아니? 그러니까 너도 엄마 맘 이해해줘. 전 매~일이 똑같아요. 이런 말 좀 하지 말고. 앞으론 열심히 해보자구. 응?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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