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영화, 딸 하나 있는 바람피는 남편을 둔, 하숙집과 노래방 아줌마 봉순씨의 목소리다. 이야기는 난해하다. 조용한 중년부인이 하숙생 세탁소 청년과 보낸 하룻밤에 아이가 생기고, 가족과 이웃 주민들이 벌이는 소동이 이 이야기의 내용이다. 보통 영화에서 스치듯 지나는 남자의 바람 이야기 대신 평범한 아줌마의 일탈이 지닌 의미가 보인다. "나도 할 만큼 했다고. 내 인생에 남은 게 뭐가 있어?" 봉순씨의 딸이 하숙생 청년을 두고 가출하지 않았다면, 이 이야기는 시작도 되지 않는다. 그 하숙생이 고아로 자란 30살 청년이 아니라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재개발 단지에서 하숙생 한 명이라도 더 구하려 하는 평범한 아줌마. 인생에서의 우연성이 그녀 얼굴에 생명력을 주고, 집착 아닌 사랑을 지켜보는 남편과 딸의 대화는 진지한데 조금은 웃기다. 슈트라우스의 <봄의 왈츠>에 맞춰 동네 집집마다 불이 켜지고 마을 사람들이 봉순씨네 집 대문앞에 매달려 있는 장면은 이 영화가 불륜에 관한 진지한 영화가 아니라 그냥 삶에 만성화되어 그날이 그날인 여인을 위한 위로의 노래임을 말한다. 동네 사람들이 속사정을 다 알 수 있는 마을, 세련된 아파트 단지도 아니고 술 마실 거리를 찾아 모이는 아저씨들과 평상에 모여 조금이라도 돈을 벌기 위해서 봉투를 붙이는 아줌마들이 있는 곳. 영화 종반부에 있는 배부른 아줌마들의 풍경. 출산장려책 영화로도 보인다. 그런가 하면, 맞춤법을 제대로 쓰게 된 봉순씨와 중간고사를 잘 본 세탁소 청년의 대화는 그들이 연인(이렇게 쓰는 것도 어색하다)이기 보다 넓은 의미의 가족으로 서로 돕고 사는 인간으로 보인다. 이 DVD에 있는 <뮤직비디오>를 보면 아줌마에서 봉순씨로 변한 그녀의 안색과 외모가 어떻게 변했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영화가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에 관한 영화라는 것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