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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설로 다가가는 탄탄한 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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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설하면 현상학을 떠올리지만 현상학은 물론이고 후설에 대해 말하라고 하면 막상 할 말을 잃고 만다. 그의 딱딱한 만연체나 번역문의 복잡함 때문은 물론이고 그 사상 자체가 그리 쉽게 다가갈 만한 것들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후설이 20세기 철학사에 남긴 족적은 대단한 것이다. 퐁티나 하이데거에서부터 실존철학의 계보를 잇는 숱한 사상가들이 현상학을 주된 관점으
"후설로 다가가는 탄탄한 로프" 내용보기
후설하면 현상학을 떠올리지만 현상학은 물론이고 후설에 대해 말하라고 하면 막상 할 말을 잃고 만다. 그의 딱딱한 만연체나 번역문의 복잡함 때문은 물론이고 그 사상 자체가 그리 쉽게 다가갈 만한 것들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후설이 20세기 철학사에 남긴 족적은 대단한 것이다. 퐁티나 하이데거에서부터 실존철학의 계보를 잇는 숱한 사상가들이 현상학을 주된 관점으로 취해왔으며 데리다 같은 '스타 철학자' 역시 후설로부터 철학을 시작했다고 공공연히 알려져 있을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설은 실패한 현상학자로 현대 철학자들에게 평가받는 등 불운을 면하지 못하고 있어 보인다. 주되게는 독아론의 문제가 거론되고 있고 그의 거창한 포부와 기대에는 어긋나게도 논리학의 위상은 철학사를 통틀어 가장 실추된 시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생활세계와 같은 모호한 용어의 사용이나 끝없이 맞물리는 전개방식, 방대하고도 여러차례 전회하는 사상의 흐름 등은 그에게 더욱 다가가기 어렵게 하는 이유가 될 것이다. 이 책, <<순수 현상학과 현상학적 철학의 이념들>>(줄여서 <<이념들>>)은 후설이 그의 현상학을 자리매김해가는 치열한 작업을 옮겨놓은 후기 저작의 중요한 길목에 자리하고 있다. 후설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엄밀학으로서의 철학'이나 2차 서적 등을 통해 미리 사전 지식과 후설의 글에 익숙해진 다음에야 읽을 수 있지만, 후설에 어느 정도 익숙하고 지식을 이미 갖고 있는 철학도나 철학에 관심있는 독자에게라면 후설이라는 산맥을 넘어가는 가장 탄탄한 로프 구실을 해줄 책으로 단연 이 책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자면, 이 책의 저자 후설 못지 않게 흥미를 끄는 사람은 역자 최경호씨가 아닐까 싶다. 공사장 인부로 일하면서 현상학과 관련된 글들을 써내고 있다는 그의 "역자의 서시"를 읽노라면 몸으로 철학하는 한 인간의 체취가 느껴지는 것만 같다.
m***o 2002.02.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