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X의 비극은 워낙 다양한 출판사에서 다양한 제본으로 나와 있기 때문에, 딱히 이 비싼 책을 사야할 이유를 몰랐었습니다. 뭐 훨씬 더 저렴한 해문출판사의 문고판으로도 읽을 수 있고 하니까 말이죠. 나름대로 번역도 괜찮은데 말이죠. 제가 이 책을 샀던 건 다만 배송료를 아끼기 위해 적당한 가격의 책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던 겁니다. 책이 도착해서 훑어 보니, 책 말미에 정태원씨의 해설이 덧붙어 있었습니다. 감히 단언하건대, 이 해설 만으로도 책값 만큼의, 또는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지금까지 꽤 많은 엘러리 퀸의 작품을 읽었는데(아마도 국내에 번역된 작품은 다 읽은듯...) 그 동안에 이만큼 체계적인 해설을 읽은 적이 없었거든요. 작품 X의 비극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엘러리 퀸의 작품 연보와 작품들의 내용 분석 등을 논하고 있습니다. 정태원씨의 번역은 몇 차례 읽은 적 있었고, 앤솔로지 같은 책도 많이 읽었는데, 이 해설을 보고서 한 분야의 전문가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국일 미디어에서 나온 Y의 비극과 Z의 비극에도 해설이 실려 있는데, 전부 읽어 보니 엘러리 퀸의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는 듯 합니다. 특히나 국내에는 번역되지 않은 엘러리 퀸의 작품이 많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리라 봅니다. 책 자체의 평가라면, 번역은 좋은 편이구요, X의 비극 자체가 워낙 명작이라 내용에 대해서는 따로 말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제가 책상태의 평점을 별 셋으로 책정한 주된 이유인데) 글자체가 너무 크고 행간이 너무 넓으며 책 전체의 무게가 너무 무겁습니다. 두께도 두껍구요. 그런 점에서는 문고판이 훨씬 더 휴대하기 간편하고 좋은 것 같네요. 종이질은 최상급인 거 같습니다. 삽화도 제가 볼 때는 내용의 몰입을 방해하는 면이 있습니다. 너무 아동용같은 느낌이 나서요. 그러나 이건 좀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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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러리 퀸의 레인 시리즈는 여러 번역본이 있지만, 지금 국일판은 시그마북스 엘러리퀸 전집의 레인시리즈를 번역한 '서계인'님이다. 사실 동서미스터리북스의 '이가형'님의 업적은 이해하지만, 그쪽 번역은 '도르리'레인을 만들어내버렸다-_-;;
그래서 일단 국일을 추천하는 바이고, 게다가 정태원님께서 X, Y, Z를 통들어서 엘러리퀸에 대한 전반적인 해설을 달아주셨다. 국내에서 그렇게 입지가 크지 않은 엘러리퀸임을 감안한다면, 그 해설에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최후의 비극이 이 시리즈에는 없다. 현재 출간되지도 않는데...그건 아쉽다. (물론 헌책으로 시그마북스시리즈로 구입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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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을 잃고 은퇴한 셰익스피어(연극)배우, 그것도 60대 초반의 상늙은이를 '드루리 레인'을 탐정으로서 내민 앨러리 퀸의 '~의 비극'시리즈. <Y의 비극>을 읽고 그 작품에 큰 영향을 받은 일본작가가 적은 <W의 비극>도 재미있게 봤고 저자가 머릿말에서부터 그 소설을 찬양하기도 했으니, <Y의 비극> 또한 읽어야 겠다 싶었다. 세계추리베스트 시리즈를 찾던 중에 세계 3대 추리소설 로 <Y의 비극>이 꼽히는 걸 알게 되었다. 고전은 고전인 이유가 있고 명작은 명작이라 명성이 지켜질만한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Y의 비극의 전,후로 X,Z의 비극이 있다는 걸 알고 책의 차례대로 다 읽게 되었다.
사건은 드넓은 뉴욕을 배경으로, 만원 전차 안에서 주식 브로커가 살해되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차객도 없고 모든 창문도 닫혀있었던 전차 안에서 살인자는 드러나지 않고 살의가 분명한 살해도구만이 기세등등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사건의 큰 비밀을 알고서 경찰측과의 비밀스런 만남을 요구한 전차 차창마저 살해된다. 사건이 오리무중에 빠지자 섬경감과 브루노 지방검사의 요청으로 드루리 레인은 사건에 동참하게 된다. 60대 노인인 드루리 레인이 햄릿장에서 은둔하면서도 사건을 빠르게 파악하는 모습, 실제 연령과 달리 20년은 더 젊어보이는 외양과 체력으로 기민하게 움직이는 모습, 그의 뛰어난 독순술과 변장술, 그리고 셰익스피어 연극배우다운 연기력과 지성. 연륜있는 경감보다 살인수사와는 거리가 전혀 먼 직업인인 연극배우가(그것도 노老배우) 탐정으로 나서는 것부터 재미있는 설정이다. 그리고 경감이나 검사는 노배우의 재치나 수사력, 추리력에 따르지 못하여 허둥지둥하는 모습 또한 재미있다. 노배우가 단숨에 노련한 탐정으로 변모하여 사건해결에 열정을 갖고 전력을 다하는 것 또한 책의 재미를 더한다.
아직 추리소설을 많이 읽진 않은 편이지만 다른 소설에 비해서 앨러리 퀸의 소설은 사건의 단서는 사건 속 탐정에게 주어지는 만큼 거의 동등하게 주어지는 것 같다. 그렇기에 모든 사건의 결말에 이르러서야 모든 사건을 전말과 추리를 털어놓는 탐정 앞에서 '아! 그렇군.'이라며 스스로 부족한 추리와 상상력에 아쉬운 맛을 다셨다. 제 3의 숫자를 상징하기도 하는 'X'. 책을 읽기 전에 어떤 게임에서 숨은 배신자를 상징하는 'X맨'이란 걸 떠올리기도 했던 X. 그리고 사건에서 가장 결정적으로 범인을 나타내는 단서이기도 하는 X! 미처 그 옆모습을 보지 않았던 'X의 모습'이 가장 큰 반전이 아니었나 싶다.(사건에 대한 풀이을 읽으면서, 작가가 사람들이 흔히 갖는 고정관념을 노리고 제목에서부터 반전을 설치해둔 것 같아서 뭔가 뒷통수를 맞는 느낌을 받았다. 아주 상쾌하게 뒷통수를 맞은 느낌이...^*^)
미국추리소설은 진중히 읽은 건 이번이 거의 처음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엮일 수 있는 '미국'이란 땅의 배경, 경쟁적이며 개척적인 노력으로 반전인생을 살 수 있는 사회 배경, 자신의 모습을 변모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지는 드넓은 시공간, 물질적이며 감정적인 인간관계가 복잡하게 엉킬 수 있는 사회배경 등. 이러한 점들이 추리의 가능성을 확장시키고 이게 미국추리소설의 큰 매력인가 싶다. 동시에 앨러리 퀸의 소설에 맛들릴 수 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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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내가 엘러리 퀸이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일본소설에서 봤을 것이다. 그리고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엘러리 퀸과 버나비 로스에 대해서 봤다. 그렇게 자세히 보지는 않아서 그때는 잘 몰랐는데 이 책을 보고서 알았다. 엘러리 퀸이 버나비 로스라는 것을. 엘러리 퀸은 사촌 사이인 두 사람이라는 것도. 두 사람이 함께 소설을 쓰는 것은 어떻게 하는 것일까. 우리나라에도 두 사람이 같이 쓰는 작가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쩐지 외국에 더 많을 것 같다. 글을 쓰는 사람이 한 사람이든 두 사람인든 별 상관 없기는 하다. 예전에 《X의 비극》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는 아마 X를 죽임을 당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왜 그랬을까. 소설을 보면서 X가 사람을 죽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경찰 쪽 사람 섬 경감과 브루노 지방검사는 셰익스피어 극을 주로 했던 늙은 연극 배우 드루리 레인한테 전차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에 대해 도움을 바란다. 드루리 레인은 귀가 들리지 않았다. 사람 입술을 보고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다. 연극 배우가 나와서 그런지 소설이 희곡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