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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했던 놀이 하나. ‘지우개’를 열 번 연속해서 말한다. 지우개, 지우개, 지우개, 지우개... 어느 순간 지우개라는 말이 낯설어진다. 지우개? 그게 뭐지? 이젠 지우개라는 말 자체가 원래 없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말한다. 사물과 이름 사이의 연결고리가 얼마나 허약한가를 그 순간 우리는 깨닫게 된다고.
[101가지 철학 체험]은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평소에 결코 시도하지 않을, 상상조차 못했을 일을 해보도록 주문한다. 오줌 누면서 물 마시기, 천까지 세기, 10분간 소리 지르기 등. 그때 우리의 몸은, 우리의 사고는, 우리의 감정은 전혀 새로운 무언가를 얻게 된다. 오줌을 누며 물을 마시는 동안 나의 몸이 마치 하나의 짧은 호스처럼 여겨지고, 1000이라는 숫자가 실은 굉장히 큰 숫자라는 걸 실감하며(십억은 대체 얼마나 큰 거야 그럼?), 소리 지르는 동안 분노의 공허함을 깨닫는다. 101가지 간접체험은 자신이 살아가는 우주가, 현실이 얼마나 자의적이고 순간적이며 또 때로는 무의미한지 인식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