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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무엇일까. 바르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왜 어떤이는 자신의 야욕을 위해 다른 사람을 짓밟고 달려가고, 또 어떤이는 젊은 모습을 초개처럼 버릴 수 있을까. 세상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 어디로부터 잘못되었으며 무엇으로부터 세상을 바꾸어야 할까" (52p)
이런 생각들이 스무살 박원순의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시골(창녕 출신)에서 죽어라 공부해 서울대를 진학한 박원순은 도서관에서 TIME지나 뒤적이며 낭만에 젖어 있던 새내기에 불과했다. 서울까지 유학 보내준 부모님을 생각하며 '다른 데 신경 쓰지 말고 오직 공부만 해야지' 하던 박원순이었다. 지금의 서울 시장 박원순을 보고 있으면 그러한 과거가 전혀 매치가 되지 않는다. 위의 인용 문단에 담긴 박원순의 생각은 우연히 시위에 단순 가담한 죄로 4개월 옥고를 치르면서 갖게된 의문이다. 4개월이란 시간 동안 전공 서적이 아닌 일반 교양 서적을 닥치는대로 읽었던 박원순은 생각의 일대 전환을 맞게 된다. 그 기점으로부터 그는 변해간다. 하지만 4개월의 옥고는 서울대 퇴학생이라는 딱지만 붙여 주었다.
이 책을 선뜻 골랐던 것은 박원순이 직접 추천하는 책들이 뭐가 있나, 하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당연히 박원순이 쓴 책이라고 생각하고 구매했다. 책을 받고서야 저자가 박원순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ooo의 서재' 시리즈 제목은 봐왔지만 모두 당사자가 쓴 책이라고 근거 없이 믿고 있던 나는, 본인들이 쓴 책이 아님을 알고 크게 실망 했다. 박원순의 조용한 서울 시장 행보를 보며(언론이 하도 안다뤄 줘서 조용하게 보이는 것이지만) '아, 참 괜찮은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을 계속 하던 차였다. 나름 그를 더 알아야겠다는 욕심에서 고른 책이었는데 흑흑... 본인이 본인의 이야기를 해주길 바랐던 나의 바람이 그렇게 컸나보다.
목차에 12권의 책이 소개되어 있길래 저자가 박원순을 인터뷰해서 정리했나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읽다보니 박원순이 직접 골라준 책이 아니었다. 저자 권안(작가)이 박원순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여 박원순에게 크게 영향을 주었겠구나 싶은 책을 골라 정리한 목록에 불과했다. 두 번째 실망이었다. 책 읽기가 한풀 꺾여 진도가 안나갔다. 마음의 문제다. 한동안 덮어두었다가 다시 읽기를 시도했다. 그 동안 이 책에 대해 품고 있던 기대감이 많이 희석되었는지 희한하게 잘 읽히기 시작하는 거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이 책의 저자 권안은 박원순과 관련된 책과 인터뷰, 기사 등의 자료를 수집하여 그가 판단했을 때 박원순에게 큰 영향을 끼쳤을 것 같은 책을 12권으로 추려놓았다고 보면 된다. 박원순의 생애와 이력을 연결하여 상황에 맞는 책을 소개한다. 박원순의 삶을 앞에 넣고 책에 대한 줄거리와 평가 그리고 다시 '원순씨 생각'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박원순과 책의 연관성을 찾아 정리한다. 박원순의 삶도 볼 수 있고 책 소개도 받게끔 형식을 갖추고 있다. 책 선정이 자의적이지만 모두 눈여겨 볼만한 책들이란 생각이 든다. 다소 어려웠던 『이성과 혁명』이 소개된 챕터만 제외하면 술술 잘 읽혔다. 나는 책 소개 내용보다 박원순의 삶에 비중을 두고 책을 읽었기 때문에 그가 어떤 철학을 가지고 살았고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대략이나마 알 수 있었다는 것에 지금은 만족한다.박원순이 썼던 책이나 인터뷰 자료를 자주 인용했기때문에 '권안 작가의 생각을 입힌 박원순'만 ㅂ인 것은 아니었다. 검사직을 벗어버린 이유, 인권 변호사로 나선 이유, 참여연대와 아름다운 재다, 희망제작소, 그리고 서울시장에 출마하게 된 것까지 맥락을 통해 그의 일대기를 들여다보니 인과관계가 훤히 보였다. 박수칠 때 떠날 줄 알고 새로운 것을 개척하되 모든 생각과 행동의 방향은 '정의'와 '선', '공동체'를 향해있다는 것에 존경과 박수를 보내게 만든다.
한국의 시민사회가 성숙하는 데 큰 기여를 한 굵직한 시민단체들을 보면 이런 사람이 백 사람, 천 사람의 몫을 하는구나 싶다. 인권이란 말이 생활 속에서 이렇게 가까이 다가오게 만든 것도 알고 보면 '참여연대'라는 시민단체이고 『고독한 군중』인 인간이 그래도 살아갈 수 있는 것을 보면 '더불어 살기'라는 명쾌한 결론을 도출하게 만든다.
그의 행보를 보면서 내 나람대로 몇 가지 단어로 추려보게 되었다. 나누기, 함께 하기, 정의, 인권, 소통, 생태. 이 단어들만 봐도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진 사라인지 대충 파악이 될 것이다. 박원순이 변화한 계기가 책이었고 성공보다는 '나눔'과 '함께'의 철학을 실천 하게 되었다. 여전히 그는 책 중독자이고 심지어 예스24에서 독자들이 추천한 책 50권까지 선물받은 그는 이 책들을 읽고 독서노트까지 쓰겠다고 선언할 정도이니 그는 정말 독서광이 많다. 자신의 철학과 가시를 드러낸 글을 일부 인용하는 것이 박원순의 서재에 어떤 책이 담겨있을지는 두서 없는 글보다 나을 것이다.
"가치는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라 다함께 나누는 고민이어야 합니다. 재미없는 세상에 재미를 불어넣고, 모두가 똑같은 것을 따라하는 세상에 다양함을 심어주며 모든 이의 삶을 즐겁고, 재미있고, 의미있고, 아름답게 만들어줄 가치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합의를 가능하게 했던 아름다운 가치들을 좀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일상에 치이고 돈에 치여 잊고 지낸 가치를 끄집어내는 일은 제 자신의 삶과 주변의 삶, 우리 세상 전체를 다시 한 번 돌아보는 일이었습니다. 나눔과 돌봄의 가치가 사라져 가는 공동체, 일하는 재미를 느낄 수 없게 된 노동, 진정한 배움을 잊은 교육, 창의성이 사라진 정치, 경제, 사회……. 우리는 지금 무엇을 꿈꾸고 있습니까? 어떤 삶을 지향하고 있습니까? 우리 공동체가 가는 방향은 진정 옳습니까? 질문을 던져보고, 삶을 돌아보고, 마음을 가다듬어야 할 때, 지금이 그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삶의 가치에 대하여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120p)
소셜디자이너 박원순과 '맞팔'까지 한 나는 그를 격하게 응원하고 지켜볼 것이다. 그가 비록 정치권으로 들어왔지만 정치인 원순씨가 아닌 일꾼 원순씨로 바라볼 것이다. 한국 정치 영역의 새바람인 것은 분명하다. 바람이 불면 온갖 것이 흔들리고 공기가 바뀐다. 새바람 같은 그의 행보는 '클린(clean)대한민국 정치'에 분명 기여하리라 믿는다.
※이 책의 목차를 보며 감탄한 이유가 소제목들이 문학적이면서 핵심을 잘 드러낸다. 그래서 목차를 적어보고자 한다.
1장. 책으로 꿈을 빚다. 책의 유배지에 갇힌 스무 살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지독한 공부벌레, 한시에서 인생을 배우다 [고려고승한시선] 때론 성문을 박차고 나간 싯다르타처럼 [싯다르타]
2장. 가치 있는 삶을 향해 눈을 뜨다. 그녀의 불꽃을 나의 심장으로 [시몬느 베이유 불꽃의 여자] 세 걸음 걷고 때론 한 걸음 후퇴하기 [이성과 혁명] 잘못된 관습과 무너진 양심에 맞서다 [정의가 강물처럼] 우린 선택할 권리가 있다 [권리를 위한 투쟁]
3장. 이제는 대한민국 디자인이다. 인간만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 [고독한 군중] 꿈꾸세요, 이루어드립니다 [사우스 마운틴 이야기] 대한민국을 디자인하다 [나는 미처 몰랐네 그대가 나였다는 것을] 변화의 두려움을 사랑하다 [구리찌바 에필로그] 가까이, 더 가까이 [가까이]
오타.(초판1쇄) 120p. 맨 마지막 줄. '생각해보야야' -> 생각해보아야
(수정전. 타이핑 하면서 졸고 있네요 ㅠ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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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서재>는 정치인 출신이 아닌 정치계로 진출한 유명인으로서는 거의 최초, 그것도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다가 무려 지자체장으로 당선된 박원순 현 서울시장의 독서 테마를 다룬 책이다. 요컨대 '박원순 서울시장은 어떤 책을 탐독했고, 어떤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어할까?'라는 테마라고 할 수 있겠다.
그 테마처럼, <박원순의 서재>는 전체적으로 옴니버스 식처럼, 이런저런 책들을 박원순의 소감과 품평을 곁들여 나열하는 형식을 띤다. 하지만 단순한 책 소개와는 거리가 멀며, 책에 얽힌 개인사를 줄줄 늘어놓지도 않는다. 어떤 점을 느꼈는지, 그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를, 생생하고 자세하면서도 날카롭게 적어낸다. 어찌나 방대하고 폭넓으면서도 깊이 있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지, 단순한 책 소개문 모음집이 아니라, '책'이라는 프리즘으로 읽어낸 개인의 사상사에 가깝다고 해야 할 정도이다.
특히, 정치인으로서 보는 정치가 아니라, 정치 외인이다가 정치 행정을 관할하게 된 입장이 많이 드러나 있어 흥미로웠다. 정치계에서는 더없이 이채로운 경력의 서울시장의 철학이 어떤 것인지, <박원순의 서재>를 통해 알아가는 것은 어떨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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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장님이신 박원순님 정말 많은 것을 변화 시키고 있는 분이시죠. 몇 년동안 방치 되어있던 일들을 말끔하게 해결해주시고 도움을 주시는 것들을 보고 많이 배우고 존경하게 되었는데 박원순님은 어떤 책을 읽고 계실까 궁금하기도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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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도시행정에 관심이 많다고 공부도 많이 하셨다고 하던데 집에 큰 서재가 있고 책이 그득했던 기억도 나고 지금도 오세훈이 만들어놓은 빚 열심히 갚으면서 할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여러 행정 제도들을 바로잡고 서울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꾸준히 많은 보완과 개선을 거듭하고 계시는 분께 너무 감사드리고 책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