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학 하는 여자가 강하다>를 읽으려면 '철학'과 '권력'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내려놓는 게 우선이다. '철학'이라고 하면 아무리 개똥철학일지라도 어렵다는 선입견과 '철학'은 철학자만 하는 것이고 현실과 무관하다는 편견을 내려놓아야 한다. 또, '권력'은 정치가들만의 관심사고 특히 여성의 일상과 무관하다는 편견도 버려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권력'은 사람들 사이에서 변화하는 힘의 균형관계를 암시하는 말이기 때문이다.
지난 번 읽은 <모두를 위한 사회과학>을 통해서 '정치'가 직업 정치가만의 일이나 관심사가 아니라 공동체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의 생각과 관심사를 나누는 일이 바로 '정치'라는 것을 배웠다. 우리의 권위주의적 주입식 교육 탓인지 '정치'와 '철학', '권력' 등의 말이 나 자신과 무관한 전문가의 영역에서 소통되는 언어라는 고정관념이 내 머릿속에 똬리를 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철학 하는 여자가 강하다>를 통해서 '철학'과 '권력'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선입견을 버릴 차례다.
이 책에서 저자 레베카 라인하르트는 배울 만큼 배우고 능력 있고 똑똑한 현대 여성들이 왜 유독 권력에만 무관심한지 묻는다. 무기력에 자리를 내주고 자신의 인생에서 소외된 현대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바꾸기 위해 필요한 힘이 바로 권력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철학은 여성들이 잃어버린 권력을 되찾는 데 든든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류사를 빛낸 철학자들의 명언과 자신의 삶을 바꾼 여성들의 사례를 통해 일깨워준다.
"권력에의 의지는 존재하는 것도 절로 생기는 것도 아니다. 권력에의 의지가 생기고 발휘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건은 파토스Pathos이다."라고 니체는 말했다. 권력은 감정에서 시작된다는 뜻이다. 감정이야말로 여성들이 세상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데 유용한 무기이자 여성의 적이다. 최후의 적은 늘 '내 안에' 있지 않은가. 상대방이 행동하게 하고 나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게 하기 위해서는 내 안에 권력, 힘이 있다는 사실을 먼저 깨달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의 느낌과 감정에 솔직해지고 나와의 대화, 내 머리로 생각하기를 시작해야 한다. 내 머리로 생각하기 시작할 때 삶을 바꿀 수 있다.
한나 아렌트는 '악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몽유병자와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자신의 생각과 판단이 없는 사람은 결국 '아무것도 아닌 사람'인데 그런 사람의 대표가 나치 친위대 장교 아돌프 아이히만이다. 생각한다는 것은 실존적 활동으로서 인간만이 가진 특수한 능력, 즉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능력이다. 대다수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 보면 이것저것 해야 할 일들로 머리 아프게 고민하지만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생각하기는 드물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에게 요구하는 조화와 완벽함을 의무로 받아들이고 타인의 시선과 자의식 사이에서 무력하게 살고 있지 않은가.
인생의 멘토를 자청하는 전문가와 저자들이 배우고 깨달은 지혜를 전하는 강연과 책에서는, 후회없는 인생을 살려면 휘둘리지 말고 나답게 살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휘둘리지 않고 살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은지, 특히 여성의 입장에서 자신의 삶에 구체적으로 적용하기까지는 거리가 멀다. 그에 비해 이 책에서 설명하는 '철학으로 권력을 쟁취하는 법' 11단계는 여성들이 직장과 실생활에서 적용하기에 유용하다. 자신의 인생을 살고 싶은 여성들한테 적극 권하고 싶다.
|
|
현대 여성과 권력의 관계는 복잡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현대 여성은 너무 많은 권력을 누리기에 다시 무기력에 빠질 지경이라는 것이다. 할 줄 아는 것도 너무 많아서 이 많은 것에 거의 압사당할 지경이니 말이다. 오늘날의 여성은 똑똑하고 능력 있고 적극적이며 취향이 분명하고 까다롭다고 저자는 설명을 이어간다. 이것은 효율적이고 생산적이며 성공적이라는 말과 통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한다.
즉 직장에서 출세하고 싶고 가정에선 멋진 아내, 현명한 엄마가 되고 싶고, 괜찮은 친구도 되고 싶고 그러면서도 항상 미모를 유지하고 싶어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따라서 그들의 기대는 한없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뒤지지 않는 것은 그들의 관심 분야이다. 그것은 패션과 머핀, 남자와 주식을 거쳐 마라톤에까지 이른다는 것이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유서 깊은 여성의 문제와 맞서 싸우며 발전해 온 현대 여성의 권력을 뒤쫓고 있다. 여성이 자신과 맺는 관계에서 시작하여 타인과의 관계로 이어지다가 남성이 지배하는 한 상황에서 여성 권력이 처한 현실과 가능성으로 끝맺음을 하고 있다. 그것들을 하나씩 따라가면서 살펴보기로 하겠다.
먼저 “현대인이 겪는 순응의 불안은 혼자 오지 않는다. 독일 사회학자 하르트무트 로자에 따르면 그것은 따라가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손에 손을 잡고 온다. 로자는 시간당 처리해야 하는 업무의 증가, 멀티테스킹, 업무의 점진적 단편화로 표현되는 가속의경제가 체험은 풍부하지만 경험은 빈약한 사회 탓이라고 주장한다. 우리는 점점 더 짧은 시간 안에 점점 더 많은 일을 하지만 제대로 하는 일은 하나도 없다(p.53)." 즉 우리가 체험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억할 만큼 가치 있는 일은 하나도 없는 이런 가속화는 우리의 자화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저자는 말한다. 해야 하거나 했어야하지만 하지 않았거나 아직 하지 않은 일은 결국 지금의 우리와 때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든 논리는 하나 혹은 여러 개의 전제와 하나의 결론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주장하고 싶은 명제들을 잘 결합하여 하나의 타당하나 결론을 끌어내는 것이 곧 기술이다. 형식논리학의 아버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했듯 어떤 논리가 설득력이 있으려면 내용이 아닌 형식이 중요하다. 형식적으로 타당한 결론의 가장 유명한 사례가 삼단논법이라고 한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 그러므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이렇게 일반적인 것에서 특수한 것을 추론하는 이런 연역적 논리는 꽤 쉬워 보인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순수 논리학의 세상에 살지 않는다고 저자는 서술한다. 실제 현실에서는 물샐 틈이 없고 필연적으로 진리인 논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더 강한 부분 논리, 더 약하거나 완전히 약한 부분 논리가 더 중요하다고 저자는 충고한다.
아직도 독일은 “양성의 천사들”에게 지배당하지 않았다. 아직도 우리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현대 남성의 특징은 바람에 흩날리는 긴 머리카락이 아니라 기저귀를 갈겠다는 의지에도 불구하고 여성과 파트너보다 눈에 띄게 높은 연봉을 집에 가져오는 능력 있는 여자를 원하는 것이다. 현대 여성은 수염을 단 여자로서 감동을 주기보다 완벽의 노력과 투지를 통해 감탄을 부른다는 것이다. 또한 엄마가 되자마자 직장에서 밀려나는 당연함을 통해서도 감탄을 부른다고 한다.
물론 자식을 낳지 않는 여성들이 많아서 그녀들은 남성 동료만큼 혹은 더 많이 벌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대기업에서 성공하고 싶은 현대 여성은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하인리히 포피츠가 규격화하는 권력이라 부른 것과 관련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것은 해당 규칙과 규정을 통해 규범적으로 확정된 동조와 순응을 조장하는 기관, 기업, 정치 조직의 능력이라는 말도 덧붙인다. 그러므로 그 규범의 권위 탓에 자신의 여성성을 남성화하든지 아니면 남성의 기준과 관점에 맞추어 자신의 태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만약 여성만의 특수한 도덕성이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현대 여성이 현대 남성보다 더 예민하고 더 배려심이 크다는 사실이 그녀가 더 도덕적으로 행동한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모든 양의 탈 안에 선하고 순진무구한 것이 들어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의 높은 자리라면 더더욱 그렇다는 것이다. 그곳에서 여성의 연대를 느끼기란 힘들다. 이것은 오히려 계략과 악의가 판을 치며 너무나 많은 여성 임원들이 여성 경쟁자들을 간단히 제거해 버리기 때문이다. 여성의 적은 여성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이런 상황을 바꾸고 싶다면 우선 자기 자신부터 변해할 것이다. 무엇보다 ‘여자와 남자, 권력과 도덕’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한다고 저자는 충고한다. |
|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제목이 잘못 되었다는 것. 철학 하는 여자가 아니라, 권력 있는 여자라는 표현으로 바꿔 주는 편이 더 좋을 듯 하다. 이
책은 여자가 강해지길 원한다면 철학을 해야 한다와 같은 인문학적인 내용이길 기대했는데, 그냥 나약하고
어리석은 여성들을 위한 자기계발서였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있다. 문득 그런 말도 생각나면서 이토록 현대 여성이라고 칭하는 사람들을 비하하며 나쁘게 보는 사람이 이 저자 말고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철학 하는 여자는 저자 본인이었고, 독자에게
철학을 하라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물론 중간 중간에 쇼펜하우어의 ‘세상을
보는 지혜’를 읽어 보라고 이야기 해주는 것과 같이 철학서를 권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독자가 철학을 해야 합니다! 라고 이야기 하는 건 아니고, 지속적으로 여성들이 어떻게 해야 이 험악하고 반여성주의에 빠진 사회에서 살아남는 지를 설명하면서 그 바탕을
철학에서 찾고 있다.
전체적으로 구성은
현대 여성들이 어떤 점이 문제인지를 적나라하게 후벼파고, 신나게 혼낸다. 그러면 그에 관련된 처방전과 같은 느낌의 조치를 취해준다. 여러가지
단계로 그 문제점을 격파하기 위해 차근 차근 이야기를 해 준다. 특히 나는 초반부 내용을 읽으면서 너무나도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서, 정신 못 차릴 정도로 혼나고 있는 느낌이었다. 너무나도 공감했고, 그렇게 완벽을 추구하며 힘들게 살고 있는 내
모습이 갑자기 슬퍼질 정도였다.
‘우울증은 100퍼센트에 사활을 걸었는데 그것을 해내지 못한 우리 자신에
대한 수치심과 치욕의 상징이다. (p.70)’
단어 하나 하나가
다 내 실제 모습을 이야기 하는 것 같아서 나로서는 읽는 것 자체가 곤욕이었다. 회피하고 애써 알려고
하지 않았던 모습을 알게 되어 힘들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그 처방전의 내용도 공감이 되는 건 아니었다. 결국은 ‘정신승리’를
요구하는 것이고, 현실에서 벗어나라는 이상적인 결론 아니면 다른 자기계발서들의 흔한 레퍼토리였기에 도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는 점점 더 미궁으로만 빠져들었다.
하지만 이건 ‘나의’ 이야기이다. 주변에
나와 같은 이런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너무나도 비관적으로
현대여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건 아닌가 싶다. 물론 그런 사람들을 타겟으로 이 책을 썼겠지만,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긴 했다. 정말 여성을 차별하는 건 페미니스트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예전에 이런 문구를 읽고 무슨 소리야? 했었는데
그 말이 어떤 느낌인지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지속적으로 저자는 사회에서 당신들을 그렇게 대우하지만
여성들은 그런 존재가 아니고, 당신은 그런 존재가 아니라고 이야기 한다.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모습을 너무 무기력하고 나약하며 음침하고, 그리고
억압되어 있는 상태라고 묘사하고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우리와는 많이 다른 독일 사회라서 그런건지, 아니면 내가 모르는 현대 여성은 정말 이런 건지 의구심만 들었다. 솔직히
많은 남성들이 이 책을 읽길 바란다고 저자는 밝혔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남성들이 저자가 원하는 대로
생각을 가져줄지는 의문스럽기만 하다.
서두에서 밝힌
것처럼 왜 철학 하는 여자라고 이름을 지었는지 궁금하다. 저자는 철학이 왜 여성들에게 중요한지가 아니라, 제대로 된 권력을 알아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권력을
제대로 알고, 제대로 구사할 수 있어야 현대 여성들 본인들이 원하는 진정한 자유도 누릴 수 있고 원하는, 뜻하는 바를 누리며 살 수 있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철학을 공부하라고
이야기하지 않고, 본인이 철학에 근거해서 권력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 함으로써 철학에 관심을 가지기를
바라는 것일까? 그렇다면 저자가 이야기 해주는 해야 할 목록에는 왜 그러한 내용이 없는 것일까?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 하는 건 여성과 철학이 아니라, 여성과 권력이었다. 철학자들이 이런 저러한 이유로 이런 이야기를 하였으니 당신은 이러할 자격이 있다. 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가장 큰 획득은
‘권력’이라는 단어에 대한 나의 생각은 바꾸어 주었다는 것이다.
-
권력은 성향, 능력이라는 뜻에 그쳤다. 어떤 일에 영향을 미치고 무언가를 일으키고 변화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다.
(p.10)
-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과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가
– 각 상황에 따라 – 허락하는 만큼의 권력 밖에 갖지 못한다. (p.10)
-
권력이란 그 기회의 기반이 무엇이든 관계없이 사회적 관계에서 저항을 물리치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하는 모든 기회를 의미한다. – 막스 베버 (p.21)
-
진짜 권력은 권력 투쟁에 휘말리지 않고 감정을 자제해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p.126)
-
권위 : 권력의 가장 지속적인 형태, 기준을 정하고 방향을 안내, 타인의 입장과 행동을 좌우,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수탁 받는 것. (포피츠) (p.185)
이처럼 권력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있다. 이는 권력이라고 했을
때 정치적으로 힘을 가지고 있어, 사람들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상황만을 생각하는 나의 협소한 생각을
바꾸어주었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얼마든지 권력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제어와 통제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보면 권력이란 인간관계를 다루는 하나의 수단일 수도 있다. 이처럼 독자의 ‘권력’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확장 해준 건 분명하다.
현대의
여성들이 공격적이고 날이 서게 만들어 주는 책인 듯 하다. 다른 이들의 권력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
현대 여성들은 참 힘들게 살아야만 하는 구나. 도덕과 조화에 관련해서 여성들이 우월할 수 밖에 없고, 그러한 모습을 장점으로 더 키워야 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의 흐름과 결론은 결코 긴장을 늦추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비판적인 사고를 발달시켜 상대방,
또는 상황을 지켜보고 대비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혹시라도 침범 당한다면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을 공부해 비판적으로 상대방을 누르고 일어서라는 것이다. 이런 날 선 모습이라면, 지금보다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그것이 진정 현대 여성이 원하는
것, 혹은 추구해야 하는 이상이 될 수 있을까?
|
|
다음과 같은 서평단 신청글을 써서 신간을 받아보았다. 기대했던 바를 70% 이상 충족시켜주는 독서였다.
예스이십사 파워문화블로거님들은 공감해주시리라 믿는데 기한 조정을 잘 한다고 해봐도 각기 다른 출판사에서 오는 서평단 도서들은 꼭 서너 권이 비슷한 시기에 도착하곤 한다. 읽고 서평 올려야 할 책이 여러 권 몰려 있어서 지난 주말에 다 읽고도 이제야 서평을 정리하고 있어서 생생함이 떨어져서 아쉽다. 전체적으로 능력주의 사회인 현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능력자들'인 여성이 왜 권력(여러 철학자들이 말했듯 여기서 권력은 나쁜 의미를 담은 개념이 아니다)을 갖지 못하게 되는지 원인을 사회 구조와 인식 편견 등에서 찾고 있다. 저자가 35세에 그렇게 했듯 여성이 철학을 공부하고 배운 대로 살면 한 인간으로서 주체적으로 살며 권력을 취할 수 있다.
저자는 현대 여성이 무기력해지기 쉬운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를 '워킹맘'이라는 존재 양태 자체에서 읽어내고 있다. 직장에서 일을 잘하면서 가정에서 집안일과 육아도 잘해야한다는 이중고에 놓여 있기 때문에 한 인간이 가진 여력으로 커버하기 어려운 일을 멀티태스킹으로 해내고 있으니 방전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민감하고 완벽주의적인 여성은 책임감 때문에 해야할 일을 포기하지 않고 해내고 만다. 여성이 그 옛날 남성 중심 문화에서 잘못 믿었듯 '멍청하고 일할 능력 없는' 사람들이라면 엄마이면서 동시에 '워킹'을 하거나 승진할 수 있을지 없을지 궁금해하는 위치에 놓일 수조차 없었을 테지만, 현대에는 공정한 경쟁 구도 속에서 여성이 능력으로 남성을 이기고 원하는 위치에 오르곤 한다. 저자는 니체와 푸코 주장을 빌려와 여성 스스로 생존하려면 '자기 배려'에서 권력을 취하라고 제안한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나를 위해서 여유와 '하지 않기로 선택하겠어요'를 선언하기를 선택하라고 말한다(사진은 주말 오후 집앞 평생학습관 벤치에서 봄바람과 햇살을 맞으며 책 읽기를 선택했던 여유로운 시간을 담은 사진이다).
책 전체에서 공감할 만한 부분이 많지만 특히 위와 같은 내용은 평소 '참 이상한 문화'라고 생각하며 분노하고 있었던 지점이었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오랜 기간 남성(군대)적인 문화에 젖어 있던 상사(심지어 같은 여성 상사 조차) 중에 우리 학교에 부임하시자 마자 너무 쉽게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 앞에서 교직원 이름을 함부로 부르거나 하대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셔서 여러 번 문제 제기를 했다. 그러한 언행에서 이미 그분이 교직원을 어떤 존재로 대하고 있는지 오롯이 드러난다고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존경'을 요구하지만 말고 '존중'해주셔야 한다고 믿었다. 이는 일방향이 아니라 상호적이어야 한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점을 발언하면 피로하고 귀찮은 상황이 펼쳐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하고 행동으로 옮겼을 때' 지금껏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구조와 문화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고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해가리라고 믿는다.
상술한 바처럼 한창 콜버그 '정의 윤리'에 대항하느라 나딩스와 길리건의 '배려 윤리'가 유행했다. 임고 공부를 할 때 나딩스와 길리건은 페미니즘에 기여하는 학자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책에서 관련 내용을 읽으면서, 여성이든 남성이든 정의 윤리와 배려 윤리 모두를 가져야 하는데 '배려 윤리' 논리를 잘못 이해하면 오히려 '여성은 배려한다'는 고정관념이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테면 권력 투쟁이 있는 상황에서 남성은 정의를 추구하기를, 여성은 배려하기를 요청 받을 수 있다. 니체가 문제 제기했듯 근현대에 '도덕= 나약한 순응, 무조건 양보하고 배려하고 돌보기'라는 개념으로 자리 잡은 듯하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러한 성향이 보통 남성보다 여성에게 가깝다고 믿는다. 신경생물학이 발전하면서 "브레인 섹스"처럼 '남자 뇌와 여자 뇌 차이'를 다룬 책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작년에 대학원에서 뇌 관련 강의를 들으면서 인간 뇌는 사실 그렇게 좌뇌와 우뇌, 무슨 기능을 하는 어떤 영역 이라는 식으로 '철저히 구분되어 움직이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아직 뇌에 대해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훨씬 많으며 네트워크처럼 연결된 뇌 신경 기능은 우리가 지금까지 읽어낸 바에 비해 훨씬 복잡하리라고 추측한다. 그러므로 '남성은 한 가지 일에 몰두하고 여성은 멀티태스킹을 잘한다'는 식으로 성별에 따라 뇌 기능 경향을 설명하는 일은 꽤나 위험하다. 누구보다 나 자신이 '남성적인 뇌 기능'이라고 밝혀진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여성에 대한 사회적인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기에 성별에 따라 뇌 기능을 말하는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여성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이미 그렇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만큼 책 전체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현대 여성은 좀 더 주체적이고 당당할 필요가 있고 권력을 취할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좋은 내용이었고 재미있게 읽었지만 술술 읽히지 않아 책 읽는데 다소 오래 걸렸다. 서양 철학을 공부하다 보면 '독일어는 만연체라 번역을 거치면 읽기가 너무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독일 사람들 자체가 오래 전부터 사색을 좋아해 기본적으로 복잡하게 생각하고 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지.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지금 당장 써먹을 수 있도록 '철학으로 권력을 쟁취하는 법'을 제시하고 있어서 본문보다 초록색 종이에 담은 이 부분이 더 흥미진진했다. 저자가 책 전체에서 주장하는 삶의 방식을 나도 앞으로 좀 더 열심히 따라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
|
여성의 관심사는 무궁무진하다. 그런데 유독 권력에 대한 관심은 낮다. 결국 모든 것은 권력으로부터 시작되고 권력으로 결정되는데 말이다. 독일의 대중 철학자 레베카 라인하르트의 책 <철학 하는 여자가 강하다>는 현대 여성과 권력의 관계를 고찰한다. 저자는 여성들이 권력에 대한 관심이 낮은 이유로 자기 자신에게조차 권력을 행사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욕망의 주인으로 살지 않고 노예로 산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강요되거나 강제된 욕망에 따라 사는 경험밖에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욕망을 자각하거나 그러한 욕망에 따라 타인을 휘둘러본 경험이 거의 없다. 저자는 여성들이 권력의 맛을 보려면 이러한 노예근성으로부터 벗어나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충고한다.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고 어떤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지 스스로 결정하고 실천에 옮기는 삶을 살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여성들이 남들의 삶을 부러워하면서 정작 남들로부터 부러움을 받는 방법은 잘 모른다고 말한다. 남들이 날 부러워하게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내 마음대로 사는 것이다.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노예처럼 하인처럼 사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사람들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주인처럼 권력자처럼 사는 사람은 모두가 부러워한다. 남이 날 부러워하길 바란다면 부러워하게끔 살면 된다. 남들이 뒤에서 뭐라고 욕을 하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면 된다. 내가 가는 길을 남들이 따라오게 만들고 싶으면 일단 내가 먼저 가야 한다. 권력의 다른 이름은 분노다. 내가 화를 낼 때 남이 입 닫고 가만히 듣는 것 - 그것이 바로 권력이다. 그러니 분노를 표출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화가 나면 화를 내고, 누군가를 제압해야 할 때는 제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폭력을 행사하라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 없어서 자기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 충동구매나 폭음, 폭식, 난잡한 성생활 등은 자기 자신에 대한 폭력이다. 누가 나에게 상처 입히는 것을 당연시하지 않고, 무작정 참고 견디기보다는 싸워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경험을 하는 것이 여성에게 권력을 가져다준다. |
|
아직까지도 '유리천장'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사용되고 있는 요즘, 여자로서의 삶과 인생 그리고 지향점은 무엇인지 그야말로 일목요연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남성보다 불리한 조건, 사회환경 속에서도 오히려 원더우먼처럼 일, 가정, 자기 발전 등 모든 면에 있어서 완벽함을 요구하는 오늘의 현실에 여러가지 시사점을 전달하고 있다. 저자는 여성성의 한정된 관념에서 벗어나 큰 도약을 할 수 있게 격려하고 있다. |
|
"우리는 읽고 보고 꿈꾸고 믿는다. 우리는 좋은 여자는 어떻게 행동하는지, 어떤 옷을 입고 무엇을 좋아하며 어떻게 살고 무엇을 희망하고 무엇으로 인해 고통받으며 무엇을 두려워하고 어떤 짓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배운다. 젊음을 잃으면 안 된다. 얌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끓는 물에 토끼를 집어 던지면 안 된다. 해피엔드를 비켜 가면 안 된다. 규범을 거부하면 안 된다. 자기만의 기준을 정하면 안 된다. 나쁘면 안 된다."
남성과 여성이 극렬한 대립 양상을 보이고 있는 시기를 체감하는 요즘이다. 이 현상은 단순히 남녀의 성차이로 비롯된 갈등이 아닌 성차이라는 관념이 무너져가면서 생기는 시대적인 변화와 발맞추어 나타나는 진통이라 여겨진다. 지금과 같은 시점에는 자신의 생각이 아닌 타인의 의도에 맞춰져 '남들이 그렇다고 하니까' 하고 수긍하며 시대적 흐름에만 휩쓸려가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경계해야 할 것이다. 그를 위해 무엇보다 여성에게 씌워지는 프레임들, 여성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가져야 할 가치관들을 자신의 시각과 신념으로 정립해야 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한편 스스로도 변화를 모색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학습되어진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하고 새로운 여성상에 대한 무비판적 수용이 아닌 날선 검열의 잣대와 성숙한 의식을 가지도록 준비해야 하는 시기라 생각한다. '철학 하는 여자가 강하다'는 이를 위해 필요한 양질의 도서인 것 같아 읽어보고 싶었다.
책을 읽기 전 소제목 하나하나를 살펴보았는데, 요즘 관심있게 지켜보고 생각하는 하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주제들이라 기대되었다. 하지만 막상 본문으로 들어갔을때 다소 읽기 어려웠는데, 내용 자체는 사실 전반적으로 한번 훑어보고 난 뒤에는 크게 어렵거나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글의 형식이랄까 편집된 틀이 가독성을 좀 방해했던 것 같아 아쉬웠다. 다른 계발서들이나 교양서들에 비해 페이지 당 줄 수가 세네줄 정도는 많았다. 글씨 크기 자체가 작아 페이지 당 빼곡히 적혀있는 글들에 볼드 처리된 부분이 아마 원문에 되어 있는 그대로 조사나 어미에 해당하는 단어에 붙도록 번역된 것 같은데 문장 흐름에서 왜 이 부분에서 강조가 들어갔을까 읽다가 방해가 되는 때가 종종 있었다. 예를 들면, " ... 엄청 성공했다는 이유로, 당신을 ... p 186 " 또는 " 그녀는 5개 국어를 구사하지만 원어민 수준은 딱 2개밖에 안 된다. 협상 때마다 승리를 거두지만 그건 그저 운이 좋아 쉬운 협상 파트너를 만났기 때문이다. 그녀는 똑똑하고 사랑스럽고 충성심이 넘치지만 당연히 완벽하지 않다. p 143" 이런 부분들이다. 원문을 초월하는 번역이 필요한 것은 이런 순간들이 아닐까. 얕은 생각이지만 읽으면서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 외의 부분,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고전적인 느낌을 받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런 것들이 다 철학이라고 할 수 있을까 싶은 부분도 있었다. 일상적인 부분들에 대한 현실적 조언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사랑을 받아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하는 욕구,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가정과 직장 모두 완벽한 상태로 일을 끝내야 하며 주위 사람들에게 웃으며 긍정적으로 대하는 성품까지 갖춰야 하는 여성들에게 스스로를 검열하고 압박하는 코르셋에서 벗어나길 종용한다. 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맥락인데, 나는 직장에서 후임의 실수를 지적하거나 혼내는 일에 회의적이었다. 나 역시 업무 처리를 함에 있어 때로 실수가 생기기도 하는 완벽하지 못한 인간인데 다른 사람이 잘못을 지적하여 혼을 낼 수 있을까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인다. 또 하나는 나의 지적으로 그와 나의 관계가 망가지게 될까 염려되었기도 하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우선 내가 지적해 줄 수 있는 실수는 말하고 고치도록 했어야 했다. 이 책의 '제대로 분노하라' 파트의 '첫 번째 걸음'에 나온 내용을 읽으며 생각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 관계의 안에서 눈치를 보지 말고,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더 관심을 두었어야 했다.
좀 더 요즘 시대 상황에 맞는 페미니즘의 실례나 개념을 파악할 수 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에 비하면 원론적인 내용이 많았지만, 그래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전에 없이 성장이 어려운 시기에 남성과 여성을 둘러싼 파이의 배분이 달라지려 하고 있다. 여권의 신장은 피해갈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의식하지 못했던 당연함이 부조리로 치부되기도 하고, 어떻게 얼마나 나뉘어야 공평한 것인가에 대한 기준 자체를 세우기 어려울 것이다. 나는 아직 페미니즘이란 단어를 다 알지 못한다. 대부분이 그럴 것이다. 많은 개인들이 페미니즘을 숭배하거나 증오하기 전에 제대로 알고 교육받고 이해하길 바란다. 페미니즘이란 말이 의무는 행하지 않으면서 권리만 요구하는 욕심많은 여성들의 억지 주장이라는 의미로 변질되지 않길 바란다. 여성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지,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살아갈지 스스로가 모두가 이 책 뿐만 아니라 다른 책들도 더 많이 읽고 이해하게 되길 바란다.
|
|
이 책은 날카롭다. 내가 날카롭다고 판단한 것을 가시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은 표지 위 카피에 있다. '능력 있는 현대 여성은 왜 무기력한가'. 그렇다. 현대 여성들은 너무나 바쁘다. 능력이 다분할수록 더 바쁘다. 그래서 쉽게 지칠 수밖에 없다. 직장과 가정을 오가며 쉴새 없이 바빠야만 하는 능력 있는 여성들은, 정작 자기 스스로를 지켜내지 못한다. 자기 자신을 잃어가는 것은 무기력으로 향하는 길이다. 그래서 <철학 하는 여자가 강하다>는, 현대 여성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시계와 강박관념을 버리라고 말한다. 남성에 비해 상대적 약자라는 인식이 이어져왔기에, 여성은 직장과 가정에서 더 치열하게 고군분투한다. 한시라도 방심하면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를 옥죄는 강박에 시달린다. 이 책은, 앞선 생각들에서 벗어나 '권력을 쟁취하라'고 말한다. 당신을 옥죄는 것은 당신 스스로일 뿐이라며, 날카롭게 직설한다. <철학 하는 여자가 강하다>는 말한다. 현대 여성은 남성처럼 다양한 모습과 역할을 지니고 있다고. 남성들과 똑같이 선하고 힘이 세다고 말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 책은 분명한 페미니스트들을 위한 것이라 볼 수 있는데, 나의 생각은 다르다. 페미니스트라는 개념 자체도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애초부터 남녀의 관계가 수평적이었다면, '-선호 사상' '페미니스트'라는 개념조차도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까. 그렇다고 이 책이 남성에 적대적이냐, 라고 하면 또 그것도 아니다(절대)! 저자의 이 책을 쓴 목적은, 여성의 낮은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함으로 보인다. 궁극적인 목적은, 남성과 우호적인 관계, 나아가 공존의 미덕을 전하고자 하는 데 있다. '미래의 여성적 우리는 남성의 발전에 적대적이지 않아야 한다. 오히려 호기심을 갖고 그것을 지켜보아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양성의 굳은 배척이 아니라 유연한 병존이다. 우리는 여성과 남성으로 우리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지 보다 독창적인 가능성을 고민해야 한다. (201쪽)' 에서 볼 수 있듯 저자는, 우리는 여성만의 강점을 통해, 남성과의 현명한 공존을 꾀해야 하는 존재임을 인식시켜준다. 그래서 이 책에는 여성들이 고정관념과 유리천장을 깨어부술 수 있는 방법들과 멘토들을 소개한다. 패션에서부터 취미 등에 이르기까지, 여성이 더 많은 권력을 거머쥘 수 있도록 마인드업 방법들이 소개된다. <철학 하는 여자가 강하다>는, 현 시대의 바쁘디 바쁜 여성들이 십분 공감할 만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눈코뜰 새 없는 여성들을 위로함과 동시에, 굳이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주는 이 책은, 날카롭고 강렬한 동시에 따듯하다. 이 책은 여지껏 상대적인 약자에 놓여있다는 낮은 자존감으로 살아왔다면, 더 강한 자신을 마주하기 위한 망망대해로 나아가라고 격려한다. '할 수 있다'는 힘을 실어주는 이 책은, 여성에게 권력이라는 선물을 건넨다. 여성도 충분히 권력자가 될 수 있다. 아니, 이미 권력은 주어진 것인데 우리가 그것을 제대로 활용해오지 못했다. 이 점을 인식하자. 그러면 보다 강한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밀리 디킨슨은 이렇게 말했다. '남자처럼 수염을 붙여라'라고. 그렇다. 수염은 붙이면 그만이다. 권력 역시 자신의 마음가짐을 쥘 수 있는 것임을 잊지 말자. |
|
<철학하는 여자가 강하다> 제목만 보아서는 철학의 강점을 이야기하며 철학으로 인해 여성의 삶이 얼마나 풍요로워질 수 있는지에 대해 논할 것만 같았다. 이제야 <소피의 세계>로 철학에 입문하는 나에게 용기 백배 희망 백배를 채워줄 수 있을거란 기대로 책을 펼쳤다. 가벼운 철학예찬으로 가득차 있을 줄 알았던 책은 보다 과격하고 보다 진중하게 이야기한다. 고정된 성역할 속에 잠겨버린 현대여성을 향한 쓴소리 향연이다. 얌전한 소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용기를 가지고 진정한 자신을 찾으라고 우리를 설득한다.......그 주장에 대한 근거를 온갖 철학서와 인물에게서 찾았다. 대학시절 읽었던 페미니즘 관련 책과 비슷한 분위기지만 그보다는 덜 억지스러웠다. 페미니즘 관련 책은 기호학의 영향으로 끼워 맞춘다는 경향이 강한 반면 <철학하는 여자가 강하다>는 자기 주장이 확실하고 그에 대한 자신감이 글 밖으로 넘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였다. 저자가 바라보는 현대여성의 모습은 피곤하다. 좋은 엄마, 좋은 아내, 일잘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갈구하는 현대여성은 피곤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밤 11시 58분이 다 되어가도록 일을 놓지 못하고 결국 식탁에 노트북을 놓고 추가업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외향성이 짙은 여성일수록 자신에게 씌여진 굴레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보다 더 잘하기 위해 자신의 잠을 줄이고 자신의 몸에 피로도를 높인다 했다. 어떻게 해야할까? 저자는 권력을 쟁취해야한다고 말한다. 타인이 나에 대해 내리는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자기 자신을 믿고 타인의 시선에 맞추어 살던 패턴을 나 자신에게 맞추는 용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고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켜 나갈 힘을 자기 내부에서 찾아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신뢰를 두텁게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내 자신이 열등감에 휩싸인 콤플렉스덩어리라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올바른 것인지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늘 고민해왔다. 예로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쓰면서도 내가 책을 제대로 읽은 것인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불안해한다. 저자는 나에게 따끔하게 말한다. 현대여성은 남자에 비해 충분한 크기의 뇌를 가졌고 그 뇌를 활용할 수 있는 충분한 교육 또한 완료했으니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용기있게 행동하라고 저자는 그녀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여성적인 삶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독창적 삶을 살았던 여러 여인의 예를 든다. 바이런의 딸 러브레이스, 조르주 상드 등등....그녀가 예를 든 여인들의 삶이 딱히 매력적이다 느낄 수 없을만큼 비참한 최후를 맞은 경우도 많았지만 여성의 지위가 극히 낮았던 시대에 이 정도의 성과를 올린 여성들이라면 우리가 롤모델로 삼아도 괜찮다고 남자들의 사랑에 목매기보다 그들에게 두려움의 존재가 되는 것이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다지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예를 들어 설명하였다. "지금의 삶과 마땅히 그래야 할 삶의 간극이 너무나 커서 마땅히 일어나야 하는 일을 위해 지금 일어나는 일을 등한시하는 자는 그로 인해 자기 보존보다 자기 몰락을 재촉한다" 얌전하게 덕을 갖추고 순응한 사람은 발언권이 없고 발전도 없다. 자기 행동에 있어 그 결과를 책임감있게 평가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 군주로서 필요하다고 이는 여자도 마찬가지란다. 여성 리더가 되고 싶다면, 얌전한 겉모습보다는 본연의 우리를 깨닫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185쪽) 운이 좋았다. 파트너를 잘 만났다. 등으로 모든 공을 타인에게 돌리고 그저 순진한 웃음으로 상황을 넘기지 말고 자신의 성과는 자신의 것으로 만들란 말이다. 그러기 위해 앞서 말한 자기 권력의 주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