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머니가 숨을 거두고 난 뒤에 감자도 숨을 놓았어요. 이틀을 굶으며 할머니 곁을 지키다가 숨을 놓은 거예요. 누가 보면 꼭 둘이서 좋은 잠을 함께 자는 것만 같았어요. 할머니와 감자는 이제 나무 되어 살고 있어요. 우리는 헤어지지 말자고, 한 곳에서 함께 살자고. 할머니는 상수리나무, 감자는 굴참나무. 두 할머니는 어린 나무로 태어나 웃고 살아요. 얼굴 마주보며 찡긋찡긋 웃으며 살아요. (58 - 60쪽) 헤어져 사는 게 싫어 나무가 된 할머니와 어미 개 ''감자''. 할머니는 여섯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여덟 살 되던 해에는 전쟁으로 어머니마저 잃었습니다. 그 때부터 고아가 되어 언니들과 살아 왔고, 혼인을 하고 아기들을 낳은 뒤에는 다시 식구들을 잃었습니다. 다른 사람을 좋아하게 된 남편 때문에 자식들하고도 떨어져 살게 된 것이지요. 어미 개는 한 살이 되어 처음 어미가 된 뒤로 해마다 봄가을로 새끼를 가졌지만 역시 다 떠나보냈습니다. 같이 사는 할머니 집이 좁아 같이 살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할머니와 어미 개는 둘이 한 식구였고 죽음도 같이 가졌으며 영원히 헤어지지 말자고 나무가 되었습니다. 마주보는 아름다운 나무 두 그루가 되었습니다. |
| ‘새끼개’에 이어 쓴 ‘어미개’는 감자라는 암캐가 12살이 될 때까지 봄가을로 새끼를 낳고 떼이기를 반복하며 이별의 고통을 겪지만 다시 본능에 충실할 수밖에 없고, 또 새끼를 낳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순응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삶을 엿보게 해주는 책이다. 고통 속에 태어난 생명의 소중함이나 희생적인 어미의 새끼사랑. 또 외로운 할머니와 벗하기와 만남의 소중함과 이별의 쓸쓸함이 어떠한 지를 보여 주고 세월을 함께하다 이별의 고통을 나눈 감자와 할머니가 죽어서는 다시는 헤어짐이 없는 나무가 되어 살아간다는 결말은 좀 억지스럽기는 해도 작가의 따뜻한 심성을 만나는 것 같아 좋다. 사실 나는 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싫어한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왜 이런 책을 권유하느냐 하면 우리 아들이 넘 동물을 사랑하고 개를 키우고 싶어하기 때문에 지금은 아니어도 언젠가 개를 키우기 위해서 좀 더 친해두고 싶은 맘 때문이랄까? 개에 대한 이미지를 책으로나마 좋게 접하다보면 언젠가는 진짜 개도 좋아지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개에 관한 책이 있으면 아들을 위해 사주면서 은근슬쩍 또 보게된다. 개는 인간과 친밀한 관계를 늘 유지해 온 동물인 만큼 할머니와 감자와의 관계가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여겨지고 둘의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와닿는 것 같다. 그래서 이 밤 가슴 따뜻해지는 감자 이야기를 강추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