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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The Country Life', 시골 생활이다. 한국어 제목은 조금 더 친절하고 위트 있게 '도시 아가씨'가 겪는 '우아한' 시골에서의 생활이라고 요약하고 있다. 나름 '도시 아가씨'에 해당하며 시골 생활을 꿈꾸고 있는 내게 이 책은 제목만으로 어떤 판타지를 불러 일으켰고, 나는 급기야 단숨에 읽어냈다. 긴 연휴의 끝자락인 어젯밤에는 평소보다 더 힘이 들 것이 당연한 연휴 뒤의 월요일 아침을 앞두고도, 달콤한 디저트를 한 입만 더 달라는 아이처럼 한 챕터만 더 읽고 자야겠다고 다짐을 거듭하며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고개를 들고 시계를 확인할 때마다 너무 빠르게 흐르는 시간이 무자비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엄청난 몰입을 이끌어내는 이 도톰한 책은 이런 독자의 반응에 비하면 다소 단조로운 편이다. 1인칭 심리묘사에 거의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스물 아홉의 런던 아가씨 스텔라는 8년의 연애 끝에 바로 지난 주에 결혼한 연인은 물론, 답답해보이지만 그래도 꽤 든든한 지원을 해주었던 것으로 보이는 부모님과 안정된 직장을 하루아침에 내팽개치고 시골의 부유한 농장에 장애 아들의 보모로 취직한다. 소설은 그녀가 겪는 공포스럽거나 우스꽝스럽고 또 짜증스러우면서도 반면에 아찔하거나 사랑스럽기까지 한 시골 생활의 매순간을 그녀의 생각과 감정으로 전달한다. 거의 소설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스텔라의 정교한 내면은 약간은 소심하면서도 끝내 버릴 수 없는 자존감이 생생하게 살아 있어 아무래도 좀 당돌한 여성의 입장에서 이백 퍼센트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다. 매일이 실수 투성이고 아직도 성장의 고지가 멀게 느껴진다면 더더욱. 덕분에 나는 일기에 썼던 복받치는 감정들을 누군가 나보다 더 디테일하게 적어둔 것을 마주하는 섬뜩함을 수 차례 경험했다.
스텔라가 떨쳐 버리고 싶었던 런던에서의 삶은 완전히 떼어낼 수도 없는 것이었고, 그런 막무가내의 도피는 그 자체로 코미디스러운 구석이 있다. 게다가 그녀의 시골 생활은 도시 아가씨가 견디기 힘들겠구나 하고 예상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그녀의 도피 행각보다 훨씬 더 극적이고 자극적인 사건들이 끊이지 않는다. 아주 작은 실수나 사소한 욕구에서 비롯된 일들이 그녀에게 엄청난 위기를 겪게 한다는 점에서, 이런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오히려 굉장히 현실적으로 보이기도 한다는 건 무척 아이러니한 일이자 이 소설이 매력적인 삶의 참고서로 다가오는 결정적인 이유다. 결국 내 시골 생활에 대한 판타지에는 희극적인 느낌만 더하게 됐지만, 저자가 생생하게 탄생시킨 스텔라 덕에 내면을 공유하는 누군가를 또 한 명 찾은 기분이 든다. 무엇보다 스텔라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용기가 생긴다. 나를 탐구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를 맞으며 나는 이미 달라진 나, 혹은 달라지는 나의 징후를 발견하길 바랐다. 그래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자 실망감이 정말 컸다. 하지만 한 개인이 바뀐다는 것이 길고 느린 마모의 과정이라는 것을 이제 나는 안다. 정성을 들인 개화(開化)는 맨눈으로 보이지 않는 법이다. (50쪽)
나는 이런 식의 몽상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첫 번째 책무는 항상 현실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119쪽)
버터 기계에서 일정하게 만들어져 나오는 덩어리들 같은 내 생활이 앞으로 시골에서 어떻게 흘러갈지 몇 번이나 따져봤지만, 답을 구하기 위해서는 시골 생활 이전의 혼란을 되짚어 보는 게 필요했다. 하지만 나는 과거에서 이제 막 빠져나왔기 때문에 그 시간을 돌아볼 준비는 아직 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내 몸을 전율하게 만드는 슬픔이 몰려오는 걸 느꼈다. 마치 터지기 쉬운 거품 같았다. 너무 가까이에 떠다녀서 곧 나와 부딪쳐 터질 것만 같았다. 나는 수돗물을 틀면서 기분 좋게 휘파람을 불었다. 다시 물을 잠그려는데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흘러 식탁에 기댔다. 그때 멀리서 전화벨이 울렸다. (168쪽)
친밀했던 순간은 순식간에 불타올랐다가 점점 희미해진다. 마치 기념사진들처럼 말이다. (239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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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에 구입해서 조금씩 - 자기 전 침대에서 띄엄 띄엄 보았는데
이 책이 네이버 책 코너에 소개가 되었다. 그래서 급 관심이 생겨서 끝까지 다 읽게 되었다.
이 책은 도시 아가씨가 시골로 도망간 이야기이다.
스텔라는 남편과 도망치듯 이혼하고 회사에 사표를 던진 후 신문 광고에서 본 시골집의 가정교사로 오게 된다.
가정교사의 자격 중 하나는 운전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건데...이 아가씨(정확히 돌싱) 심지어 면허도 없다
가정교사로 왔더니 자기가 돌봐야 할 아이는 장애아(마틴)이고 그 집 식구들도 이상하다...그리고 이상한 목장 관리자와 엄한 데이트를 하질 않나... 이상한 우체국 아저씨는 음모론을 펼치고...
그 와중에 자신의 죽은 동생에 대한 기억, 남편에 대한 느낌과 생각들을 정리하게 되고 자신이 돌보는 마틴과 비밀들을 나누며 조금씩 정상적이 되어 간다.
이 돌싱은 과거와 현재의 생각이 오락가락해서 조금 따라 가기 힘들 때도 있지만...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가며 자신을 추스려가는 스텔라가 깜찍하다. 오히려 사춘기 소년인 마틴이 더 어른스러울 때가 많다. 마틴이 오빠 같고 친구 같다고 할까
마틴의 도움으로 스텔라가 시골 생활에 적응해 간다는 게 맞는 얘기일 거 같다. 그리고 이 도시 아가씨의 시골 생활 전혀 우아하지 않다. 옷이 없어서 긴 바지를 잘라서 반바지를 만들어 입고 입었던 옷 또 입고 ㅋㅋ
돌싱의 전혀 우아하지 않은 시골 생활기...시간 나시면 읽어 보세요. 아주 재밌다고는 못 하겠어요 ㅋㅋ
참고로 같은 시기에 샀던 <심플 스토리>라는 책은 앞에10장 읽고 포기했어요. 이 책은 끝까지 볼 수 있는 매력은 있는 거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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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아무 어려움 없이 손에 넣어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던 즐거움을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을까..." (-p207) 많고 적음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한 번쯤 현재의 일상에서 탈출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해보고 싶다, 느낀 적이 있을 것이다. 수많은 이해관계에 얽혀 있는 현대 사회에서 그러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만...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 스텔라는 특유의 당당함과 결단력으로 멋지게 일상 탈출에 성공한다. 그녀가 찾아낸 낙원은 어느 한적한 시골이다. 아름다운 자연에 둘러싸여 평온하고도 한편으론 모험이 가득한 이 전원 생활을 만끽하고자 한다.
스텔라는 매든 가족의 오페어(외국 가정에 입주하여 아이 돌보기 등의 집안일을 하고 약간의 보수를 받는 여성 - 네이버 사전)로 고용되는데 어찌된 일인지 하루도 평온할 날이 없다. 갖고 있지도 않은 운전면허 때문에 전전긍긍하기도 하고 시골의 뙤약볕 떄문에 고생하기도 하며 심지어 배곯는 일까지 드물지 않다. 더구나 안주인인 카멜라는 깐깐하고 다루기 어려운 성격의 소유자이고, 몸이 불편한 막내아들 마틴과의 첫만남 또한 결코 순탄치 않다. 그리고 이 매든 가족을 둘러싼 수상쩍은 소문들... 등등의 다채로운 사건들이 간간히 유머와 어우러져 펼쳐진다.
한편 도시 아가씨 스텔라의 고군분투 시골 생활기가 유쾌하게 엮여지는 초반부에 비해, 예상과는 달리 후반부로 갈수록 분위기는 점점 숙연해져 간다.
"완벽하지 않다면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말하는 건 좋지 않아요, 스테엘라.
그게 가족이에요. 가족은 닮아 가요. 그리고 그렇게 성장하죠. 모두가 뒤틀리고 추해 보일지라도, 최소한 강해요." (-p366)
스텔라의 시선에서 기괴해 보이기까지 했던 매든 가족의 모습에 오히려 공감을 느끼고, 용감해 보였던 스텔라의 행동이 돌연 다른 관점으로 다가온다. 이 책에서 일종의 반전적 성격을 띤 부분이 아닐까 한다.
결론적으로, 이 책과 함께 한 시간이 마냥 편하진 않았다. 애매모호한 작가의 문체에 때문에 간혹 되풀이해 읽었던 기억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 그리 가독성이 좋은 작품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이 책이 단순히 좌충우돌 시골 생활기만을 묘사하지 않는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싶다. 위에서 말한 '일종의 반전'이 사실은 유쾌함보다 더욱 마음에 들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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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세계문학전집이 없다. 한국문학전집도 없다. 어머니가 나에게 책을 잘 안사주셨나보다. 지금도 우리 엄마는 내가 책을 사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으면 된다면서. 맞는 말이기는 한데, 난 책 모으는 게 좋다. 이야기가 잠깐 옆길로 샜지만 어쨋든 그래서 나는 세계문학전집을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민음사에서 세계문학전집이 나왔길래 저걸 사야지!! 했는데 가격의 압박이 만만치 않아서 결국 도서관에 신청을 해놓았다 ㅋ 그래놓고 다 보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민음사에서 이번에 새로 모던클래식이라고 해서 문학전집 같은게 나왔다. 이 책은 그 시리즈 중에 하나인데 책 외관이 깔끔하고 예뻐서 보자마자 겟 했다.
내용은 제목대로 도시 아가씨의 우아한 시골 라이프 인데 이게 전혀 우아하지는 못하다. 주인집과 신경전 벌여야지, 운전 못한다는거 안 들키게끔 해야지, 주인집 아들 돌봐주어야 하지, 치근대는 남자들 쫓아내야지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현대판 제인에어 라기에 음, 미친 여자가 나오고 그러는 건가 했는데 딱히 제인에어같지는 않다. 도대체 왜 갖다붙인거야? 닮은 점이라고는 장애를 가진 남자주인공 -남자 주인공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 이 나온다는 정도 뿐인데. 뭐 여주인공이 기숙사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던 거 이런것도 비스무리 하긴 하지만. 아무튼.
이 책의 주인공인 스텔라는 참 도시스럽다. 뭔가 결핍되어 있고 선 긋고 그러는 게 딱 까탈스런 도시 아가씨 스타일인데 복잡한 도시, 혹은 자신으로부터 도망쳐 온 시골은 전혀 그녀의 생각과는 다른 곳이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녀가 겪에 되는 모든 일들도 마찬가지이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다들 스타일이 분명한데 각자 사연이라면 사연인 것들을 가지고 있고 무언가 결핍된 것들이 하나씩 있다. 그게 사람사는 모습이고, 인생이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낀 걸지도 모르겠다. 뭐 문학이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니 그럴 지도. 덕분에 책 읽으면서 오랜만에 즐거웠던 것 같다.
아, 그리고 이 책 은근히 웃기다. 모던 클래식이라고 해서 뭔가 딱딱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군데군데 빵 터지는 게, 은근 매력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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