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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은 내가 어렸을 때 유행하던 여러 전집물 가운데 하나로 자리를 차지하던 책 중 하나였다. 이 전집물에도 들어있고 저 전집물에도 들어있던, 어린이들의 필독서처럼 제목이 눈에 띄던 기억이 난다. 물론 축약된 형태였으리라 추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한 번도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이라는 제목을 단 책을 읽은 적이 없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냥 그 제목이 싫었다. 그래서 이 책은 내가 읽은 첫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이다. 천병희라는 이름과 원전 번역이라는 꼬드김이 없었다면 여전히 먼 그대로 남아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플루타르코스는 기원 후 50년 이전~120년 이후 무렵에 살았던, 로마 시민권을 보유한 그리스인이다. 원래의 제목이 비교 열전인 이 책은 50편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23쌍, 즉 46편은 그리스 영웅과 로마 영웅의 일생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중 19쌍은 쌍을 이루는 이들을 비판적으로 비교하며 나머지는 그가 쓴 황제전에서 가져오거나 후세 사람들이 그의 다른 저술에서 가져왔으며 유실되어 없어진 항목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책에는 그중 10명에 대한 내용이 수록되어있다. 그리스에서 5명―뤼쿠르고스, 솔론, 테미스토클레스, 페리클레스, 알렉산드로스―, 로마에서 5명―마르쿠스 카토, 그락쿠스 형제 각각, 카이사르, 안토니우스―을 뽑았다. 이름조차 들어본 바 없는 인물은 없다. 플루타르코스는 위대한 업적들을 그리되 역사가의 시각에서 정치적인 사실을 객관적으로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 영웅들의 내면세계와 성격 형성에 초점을 맞추고 인물의 특징을 밝혀내고 있다(p.7). 그는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이룬 업적을 내세워 칭송하기보다는 그들이 맞닥뜨린 정치 환경에서 어떻게 결단하고 행동했는지를 드러내는데 서술의 중점을 둔다. 이런 서술을 위해 인물들의 성격을 각 편의 앞부분에서 보여주고 이런 성격이 형성되는데 영향을 준 성장 배경과 시대 상황을 설명한다. 그리고 그들이 역사의 전면에 나섰을 때 그런 성격이 그들의 성공 또는 좌절에 미친 영향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서 설명한다. 하지만 플루타르코스는 영웅들의 강점이나 약점만을 부각시키지 않는다. 각자 잘 할 때도 있고 못할 때도 있다. 약점이 없을 것 같은 뤼쿠르고스나 알렉산드로스(알렉산더 대왕) 등에 대해서도 잘못된 행동을 예시하여 잘나 보이는 인간들에게도 못난 점이 있음을 알린다. 카토처럼 당대 사람들에게 칭송 받던 인물들이 보인 성격과 행동의 이면을 해석하여 제시함으로써 비판적 시각을 유지한다. 일방의 찬양이 없는 점은 플루타르코스의 장점이다. 결국 그의 영웅전은 어른을 대상으로 한 저술이 된다.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인물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이 인물들이 살던 시대에 벌어지던 정치 협잡이나 반대파에 대한 악성 프로퍼갠더, 상대를 억압하기 위한 불법 폭력 동원 등의 모습은 지금도 볼 수 있는 장면들이라 씁쓸하다. 그런 의미에서 세계사를 배울 때 접했던 호민관 그락쿠스 형제의 개혁 실패의 실제 내용은 안타깝게 다가왔다. 포퓰리즘의 요소가 없지는 않아 보이지만 기득권 세력의 집요한 방해가 그들을 죽음으로 이끌고 개혁을 좌절시키며 민중을 계속 억압의 상태로 몰고 가는 결론은 슬픔이 된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정치 지도자들이라서 이들의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리더십 모델론이라고 받아들이게도 된다. 이야기에서 한 걸음 물러서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바를 현실에서 구현하기 위해 어떤 사고 체계의 바탕 위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들이 살았던 시기 기준으로)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한 배경은 무엇이었는지 등을 반추해보면 각 인물의 모습은 독립된 리더십 모형으로 읽힌다. 따라서 이 원전 번역본은 읽는 연령대에 따라 그 인물들을 받아들이는 바가 달라지리라 본다. 누구에게는 인간적인 약점도 보여주는 영웅으로 보이기도 할 테고 누구에게는 자신의 신념을 구체화하기 위해 반대자와 타협하기도 하고 윽박지르기도 하며 지지자들의 열성을 이끌어내는 정치가로 보이기도 할 터이다.
인물 별로 할당된 분량에 차이가 많이 나지만 그 분량에 상관없이 새롭게 알게 되는 내용이 풍부하고 각 인물에 대한 내 해석을 추가할 수 있어서 읽는 재미는 큰 편이다. 게다가 천병희 번역본의 특징인 풍부한 각주와 각종의 해설이 책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점을 이 책에서도 즐길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인해 10편만 실려 있지만 다른 번역본이 아니라 이 번역본으로 플루타르코스를 만나라고 권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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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아무래도 동양고전의 영웅들에 익숙하다. 특히 삼국지나 유비 조조 제갈량 관우 초한지의 서초패왕 항우와 유방 한신 장량 등의 인물들은 눈감고도 유명한 고사를 욀정도다. 반면 상대적으로 서양의 고전에는 인탤리 학자들을 제외하면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생소하다. 왜 마키아벨리는 수천년전에 고난에 빠질 때마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을 읽었을까? 이 영웅전이 그의 군주론이 탄생하는데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다. 무수히 많은 영웅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능력있는 천병희 역자가 책도 생동감있고 적합하게 번역해놓아 읽기에도 편하다. 책을 피면 수천년전의 서양의 영웅들의 고뇌와 용기가 적힌 미담과 전쟁사들이 펼쳐진다. 이 책의 여행을 끝난 뒤의 내 모습은 어디쯤일까? 절반쯤 읽은 지금 나에게 던져보고 싶은 질문이다. 일독을 권한다. 괜찮은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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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타르코스의 [비교 열전]에 언급된 인물들 중 그리스와 로마의 황금기를 열고, 이끌고 누렸던 영웅 10인의 이야기를 엮었다. 플루타르코스는 50명의 영웅들에 대해 글을 썼고, 그 가운데 특히 비교될 만한 인물을 2명씩 짝지어 비교하는 형태로 씌어졌지만 [영웅전(도서출판 숲)]은 그 틀을 버리고 그리스 영웅 5인, 로마 영웅 5인으로 구성했다. 영웅적 면모를 한 마디로 말할 수 없겠지만 나름의 시선으로 인물들의 강점과 약점, 그 시대가 가진 영웅에 대한 관점 등을 묘사하고 있다. 어떤 부분은 귀감이 되고, 어떤 부분은 결코 닮아서는 안된다고 역사가, 철학자의 시선으로 이야기하고 있어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 준다. 개인적으로 읽기 전 가장 관심 갔던 인물은 '솔론'이었지만 읽고 나서는 '페리클레스'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물론 페리클레스에 대한 관심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사(투키디데스)에 인용된 추도 연설문 때문이지만... 페르시아 전쟁,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는 인물들을 단편적으로 볼 수 있었다면 영웅전에서는 좀더 세밀한 성격과 에피소드들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또한 2000년 전의 영웅들이 지금까지도 영웅으로 전해질 수 있었던 이유도 어느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기나긴 역사가 흘러도 인간의 삶과 인식 등은 변함없는 부분이 있다. 많은 선조들이 그것을 알려줌에도 우리 인간은 어째 똑같은 역사를 반복하게 되는지 생각이 많아진다. "운명의 타격에 대처하도록 이성에 의해 훈련받지 못한 사람들은 끝없는 고통과 두려움에 내맡겨지기 마련인데, 그것은 애정 때문이 아니라 허약함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갖고 있어도 그것을 즐기지 못하고, 미래에 그것을 잃게 될까봐 끊임없는 고통과 전율과 불안에 시달린다. 우리는 가난해짐으로써 재산을 잃을 것에 대비하고, 친구를 갖지 않음으로써 친구를 잃을 것에 대비하고 자식을 갖지 않음으로써 자식의 죽음에 대비할 것이 아니라, 이성으로써 모든 불행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_ 솔론 전 "페리클레스는 수많은 업무와 주위의 심한 적대감 속에서도 합리성과 온유함을 견지한 성격도 성격이지만 고결한 정신 때문에라도 찬탄받아야 마땅하다. 왜냐하면 그는 방대한 권력을 행사함에 있어 시기와 증오가 자신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했고, 어떤 적도 화해할 수 없는 적으로 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건데 그의 성격이 자유롭고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면서도 생활이 깨끗하고 오염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올림포스의 주인'이라는 다소 유치하고 으스대는 듯한 별명이 그에게 적합해 이에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_ 페리클레스 전 #그리스고전 #플루타르코스영웅전 #도서출판숲 #플루타르코스 #천병희 #서평 |
| 각기 다른 영웅들의 각자 다른 모습과 생각을 엿볼수 있습니다. 흥미롭게 비교 전개되는 이야기에 많은 것들을 볼 수 있구요. 책 자체가 하드 커버라 단단하거 견고합니다. 소장용으로도 손색이 없겠습니다. 그리스와 로마의 영웅들의 열전을 이야기한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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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을 알 수 있는 동양고전 중 으뜸은 사기라고 생각한다. 사기의 서양버전이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영웅이 될 것이 아니고, 어떤 국가의 왕이 될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간이 어떤 의사결정을 해야할지, 어떤 행동을 해야할지 알려주는 책이다. 또한 이 책은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미국 출장 중 손에 소지하면서 출국해서 다시 한 번 알려진 책이다. 이처럼 현대에도 가치 있는 책이다. |
| 꼭 읽어봐야 할 고전으로 꼽히는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서양의 사기열전이라고 볼 수 있는 이 고전을 국내에 소개한 번역본을 조사해 본 결과, 50명의 영웅들의 이야기를 원서를 기준으로 완역한 책이 없다는 현실에 놀랐습니다. 각주 등 자세한 설명이 축약돼어 읽기 쉽게 중역된 책을 사볼까 고민을 하기도 했지만, 천병희 교수가 엄선한 10명의 인물이라도 원문을 충실하게 살려 번역한 이 책을 선택해서 읽어보게 되었는데, 만족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