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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그림은 음악과 마찬가지로 갈증이다. 목이 마르면 물을 마시는데 너무 덥거나 열이 나면 그 갈증이 해소가 되지 않는 것처럼 갈증이 인다. 내게 만족을 주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내가 만족을 못해서인지.. 물론 제일 큰 문제는 자꾸 잊어버린다는 것... 익숙한 음악이 나오면 흥얼거려도 제목이 절대로 안 외워지는 곡이 있는가 하면, 제목을 알고서 흥얼거리는 음악이 있는가 하면, 들으면 ‘아 그 음악’ 하면서도 막상 제목을 대라고 하면 냐하하하 ^^;;; 그림도 그렇다. 정말 특징적인 화풍을 가진 분들의 작품을 보면 ‘그래 이 사람 누구야’ 라고 나오지만 작가이름과 제목을 연관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보통 작가 이름은 외우는데 작품 명까지는 신경 써지지 않는다. 그래서 난 ‘無題’가 좋다.
띠지의 모습 우측 앞표지 - 반 고흐 ‘까마귀가 나는 밀밭’ (그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동생 테오에게 보낸 ‘반 고흐, 영혼의 편지’에 적혀있다.) 좌측 뒤표지 - 하세가와 토하쿠, 큐조 부자, 교토 치사쿠인 장벽화중 ‘벗꽃’ 일부 (꽃이 도장을 찍은 느낌이다)
표지 우측 앞표지 - 작자미상 ‘무산쾌우첩’ 부그로 ‘비너스의 탄생’ 좌축 뒤표지 - 샤갈 ‘도시 위에서’ 우타가와 히로시게 ‘간바라의 야설’ 치바이스 ‘연꽃과 개구리’ ‘아는 만큼’은 붉은색 표지인데 반해 ‘보는 만큼’은 초록색 표지이다. 둘을 꽂아놓으면 좋다 ㅎㅎ ‘그림 아는 만큼 보인다’를 읽으면서 ‘맞아, 아는 만큼 보이는 거야’ 라고 연신 고개를 끄덕여가면서 그림을 보고 설명을 읽었다. ‘그림을 가지고 놀아보자’는 작가의 취지대로 그림 외 다른 이야기도 많이 들어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보니 가물.. 책을 보면 아 맞아, 하면서도 다시 덮고 다른 곳에서 보면 어, 이거 봤는데 한다. 하긴 그거라도 어디냐 싶다. 난 전문가가 아니기에 그냥 즐기면서 보고 싶으니까. 그림을 보면서 작가의 마음을 읽으면 좋지만 간혹 제목도 안 보고 그림을 볼 때가 있다. 그러다 맞추면 기분 좋고 아니어도 상관없다. 무제가 많으니까 ^^ ‘그림 보는 만큼 보인다’는 보는 만큼 읽히는, 그림을 많이 볼수록 읽어낼 거리가 많으니 많이 떠들자고 한다. 아는 것도 힘이고, 보는 것도 힘이다. 그림에 대한 해설을 알고 그림을 보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가 느끼는 것이다. 어떤 그림이든 선입견 없이 보고 느낄 수 있는게 좋다. ‘아는 만큼’도 ‘보는 만큼’도 작품들이 많이 들어있어서 꽤 묵직하다. ‘아는 만큼’을 읽을 때는 글을 읽으며 그림을 봤는데 ‘보는 만큼’은 우선 그림책을 보듯이 그림을 먼저 훑어본 후에 글을 읽으면서 그림과 설명을 다시 봤다. 화려한 서양그림이나 현대미술도 좋지만 난 색이 많지 않고 소박한 여백이 많은 우리그림이 좋다. 간송미술관에서 본 그림들도 생각나고.. 옛 그림과 말문트기, 헌것의 푸근함, 그림 좋아하십니까? 그림 속은 책이다 총 4부로 구성되어 그림과 조각과 사진을 곁들여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정선의 ‘박연폭포’와 ‘내연산 삼룡추’ 높은 곳에서 한번에 쫙 쏟아지는 물줄기와 거친 바위들의 모습에 비해 너무나 작게 그려진 사람들.. 역시 바위들이 층층 이어지고 물줄기가 계단처럼 떨어지는 모습과 이를 구경하는 사람들. 자연에 비해 인간은 정말 얼마나 작은가? 서로 잘났다고 토닥거리지 말고 좀더 마음을 넓히고 여유 있게 지내자 생각했다. 며칠 회사의 일과 아이의 숙제에 지쳐서인지 다른 그림들보다 이 두 그림이 제일 마음에 남고 또한 편해진다.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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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른들께 선물하면 좋을 책
2. 궁극적으로 내가 바라는 것은 그림을 보고 내 글을 쓸 수 있었으면 하는 점이다. 그림 전문가로서의 글을 쓰겠다는 게 아니라, 평범한 시민으로서 누릴 수 있는 문화적 혜택이 고마워 그 마음을 글로 나타낼 줄 알았으면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내게 아무 것도 주는 게 없노라고 말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수십 번 읽는다고 해서 내가 그림에 대한 글을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
3. 책 속의 그림들은 대부분 낯익다. 아마 어느 책인가에서 보았을 것이다. 그림이라도 자주 보았으면 하는 그 마음에 보기는 더러 보았을 테니, 이제서야 이 경지에 이른 것인가. 아직 말로는 풀어낼 힘이 없지만 그림만큼은 낯설지 않다고 느끼는 것. 그림의 제목과 그린이의 이름까지는 기억을 다 못하겠다. 그건 앞으로도 꽤나 어려울 것 같다.
4. 이 책을 보면서 다시 확인한다. 그림을 감상하고 싶다면 글이 아니라 그림을 보아야 한다는 것을. 시작이야 이런 책으로 길을 열어볼 수 있겠으나, 그림 한 점 찾아 나서지 않으면서 내내 나는 왜 그림을 볼 줄 모르나 하고 한탄만 하는 것은 지극히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내게 필요한 것은 글이 아니라 그림일진대, 게으른 몸은 도무지 그림 여행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아마 나는 곧 이런 류의 책을 또 읽고 같은 내용의 반성문을 또 쓰게 될 것이다. 이렇게 반성한 것조차 잊어버리고.
5. 작가의 말솜씨에 주눅이 든다. 어떻게 이렇게 잘도 풀어나가는가. 어려운 말들도 꽤나 담겨 있다. 사전을 찾아 확인까지 해야 했다. 그림 보는 눈만 키울 것이 아니라 말을 부리는 솜씨도 배워야 할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