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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해외여행 한 번 안 가 본 사람이 어디 있겠냐마는 대부분의 그들이 꿈꾸는 여행은 교과서에서만 보던 유명 건물이 즐비한 유럽의 고색창연한 도시에서 눈을 두리번 거리며 박물관을 구경하거나, 아니면 남태평양의 이름난 리조트 해변에서 스노클링을 하는 것들일 것이다. 나 역시도 별로 많지 않은 여행의 경험이 그러하다. 그러나, 이 책 <맨발의 꿈, 맨발의 여행자>는 우리를 다른 곳으로 안내한다. 표지의 사진에서도 그 쓸쓸하고도 아름다운 느낌이 그대로 묻어나듯이 그가 우리를 초대하는 곳은 아직도 전쟁의 상처가 남아있는 곳, 아름다운 바다와 멋진 경치들 사이로 순진무구한 가난한 아이들의 눈동자가 떠오르는 곳, 동티모르이다. 수도인 딜리에조차도 멋드러진 호텔하나 제대로 없는 그 곳에 그는 왜 간 걸까? 호텔 밖의 거리에는 더위에 지친 개들이 누워있기도 하고, 도시의 외곽으로 향하는 다리에 밖에는 오솔길 뿐이다. 그럼에도 그는 온 동티모르를 다 돌아다니면서 기어이 사람들을 만나고, 장례식에 참가하고 , 사진을 찍는다.
그가 만난 대부분의 동티모르 사람들은 전쟁으로 인한 상처에도 불구하고 사랑하고 기뻐한다. 아이들은 외국인 관광객에게 호객 행위를 하기는 커녕 팔아주겠다는 사람에게도 부끄러워서 제대로 마주쳐다보지도 못한다.
인적이 드믄 섬에서 며칠 한가하게 파도소리 들으며 책을 읽으려고 찾아간 친환경 에코빌리지 투아코인(Tua - Koin) 리조트에서 밤새 물 것에 뜯기면서도 그는 바다를 바라보는 탁자에 노트북을 올려놓고 그 곳을 느낀다. 아마 이런 힘이 그를 그 험한 나라에서 한 달이나 보낸 원동력일 것이다.
그 가난한 곳에 찾아와 성당을 짓고, 의자를 직접 만드는 루이스 신부를 만나 것은 작가 못지않게 나에게도 깊은 감동의 경험이었다. 하루의 노동을 끝내고 직접 만든 저녁 식사로 손님을 대접하는 늙은 신부의 담담한 표정과 노도으로 굵은 손가락은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의문에 해답을 준다.
아름다운 사진과 사람들 그가 보고 온 것은 어쩌면 그 자신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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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가이드라는 사람이 한달간의 긴 휴가를 떠났다가 왔는데, 애인보다 절절히 기다렸던 리토는 변호사이고, 성공한 동티모르인이었다. 리토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파견한 단체인 NGO소속이라 그녀 (위험한 지역인 동티모르로 떠난 이는 당연히 "그"인줄 알았는데, 글을 읽다가 "그녀"임을 알고 깜짝 놀랐다.) 가 한국에서 전해들은 것처럼 자유로이 한달간을 가이드 해줄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 그를 기다리며 오로지 그녀가 도착한 딜리 거리를 열심히 여행한 그녀로서는 맥이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영어는 안 통하지만, 안심이 될만한 가이드의 형을 만나 친구 겸 가이드로 제대로 된 동티모르 여행을 다닐 수 있었다.
카메라만 아니면, 동티모르의 젊은이들처럼 맨발로 뛰어다니며 비를 맞는 자유를 누리고 싶었다는 그녀. 영어는 안 통해도 손짓발짓으로 이야기하고, 그들의 속어 '지그지그'에 강하게 반발할 줄 알았던 그녀. 마치 시처럼, 일기처럼 짤막짤막한 단편단편의 글들이 그녀가 머무는 곳곳의 사진들과 함께 잔잔한 에세이집처럼 다가왔다. 거창한 여행사진을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가난하고, 어려운 나라 동티모르에서 그녀가 발견한건..대단한 관광자원이 아닌 사람들의 소박한 마음과 꿈이 아니었을까 싶다.
작가가 만난 많은 사람들, 스쳐 지나가는 인연, 혹은 대화라도 나눠본 사람들 , 여행기에는 어디어디를 가면 좋다더라 하는 서술이 아닌 그저 그녀가 다닌 곳에서 만난 사람, 풍경 등이 고스란히 그녀만의 간결한 필체로 담겨져있었다. 동티모르를 승리로 이끌었던 김신환 감독님의 유소년 축구팀 선수 상코를 만나고.. 아르수라는 아저씨는 경찰 신분이어서 인도네시아 침공때 어머니를 잃고, 아내는 도망가고, 본인은 게릴라로 활동하다가 동생에게 얹혀사는 신세가 되었고.. 사진기 모니터 속 자신 모습이 신기해 마냥 사진 찍어 달라던 순진한 마나뚜또의 아이들은 과거 우리나라의 어려웠던 시절의 모습을 연상케했다. 한국인으로 동티모르까지 봉사활동을 온 예원씨. 중학교 다닐때부터 고아들을 돌봐왔다는 한국인 대학생 예원씨는 농사법을 가르치고 화장실 등의 생활 환경을 개선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다. 내 평생 단 한번이나 가볼까 말까 한 그곳에 어린 나이의 한국인 아가씨가 봉사활동을 하며 밝게 웃고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들이 죽은 후 동티모르의 여인들을 위해 제 2의 인생을 시작한 삐에라 아줌마와 고령에 오지까지 부임해 온 신부님까지..
영어를 못하는 가이드 에디와 함께 한 동티모르의 여행. 그녀가 담아온 동티모르의 이야기는 내 안에 잔잔한 울림으로 자리하게 되었다. 그녀가 누구보다 행복한 여행자였노라고 믿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책을 읽은 나 또한 마음의 평안을 얻은 행복한 독자가 될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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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처음봤을 때 책표지의 시원한 바다의 사진과 귀여운 글씨체의 제목이 눈에 띄여, 그저 기분좋은 여행에 대한 내용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책을 펼쳐본 순간 나의 큰 착각이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한 페이지를 가득 메우고 있는 사진들과 짤막짤막한 시 한편의 시와 같은 글들. 이때까지 내가 익히 보아왔던 줄줄줄 풀어써놓은 여행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의 책이였다. 왠지 조용한 분위기에서 차근차근 음미하듯 읽어나가야 할 것 같아 가족들도 다 잠든 조용한 한밤중에 이 책을 꺼내어 읽기 시작하였다.
이 책은 단 하나 동티모르에 대한 이야기. 동티모르는 나에겐 낯설고도 그저 이름만 들어본 하나의 나라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동티모르의 뿌리깊은 아픔과 마주하는 듯한 느낌이 나를 뒤덮었다. 무심한 듯 아련한 사람들의 눈망울 속 언뜻 스치듯 배어나오는 아픔들. 책 속의 동티모르는 그 옛날 전쟁을 겪고 난 직후의 혼란 한가운데를 지나던 우리나라를 닮아있었다. 전쟁 후 해방되었다는 뿌듯한 자부심과 함께 살아남은 자들의 살아가야 하는 막막함과 떠나간 사람들을 향한 그리움이 점철되어 있었다. 내가 아련한 애달픔으로 마음 아파하며 계속적으로 책장을 넘기고 있을 때, 나는 문득 무언가를 발견하였다.
바로 아이들과 사람들이 평온한 듯 꾸밈없이 활짝 미소짓고 있는 사진 속 사람들이였다. 마치 그 웃음은 우리는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책을 보고 마음 아파하는 나를 토닥토닥 위로하는 듯 느껴졌다. 또한 작가의 조용한 시선 또한 나를 잔잔히 위로해주었다. 악몽과도 같은 전쟁을 거쳐온 동티모르 사람들의 아픔과 씁쓸한 좌절감을 작가는 과장하지도 억지로 외면하지도 않고 그저 물처럼 그들 속에 조용히 스며들어 가만히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그 무심한 듯한 작가의 글들 속에는 동티모르를 향한 그리고 그 순박한 사람들을 향한 긍정의 시선들이 감출 수 없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한권의 책을 가지고 감히 한 나라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지만 이 책 한권을 다 읽고난 뒤 나는 동티모르의 깊고 깊은 속마음을 들여다본 듯한 기분이였다. 펑펑 흘리는 눈물이 아니라 아릿한 눈물이 가슴에 고이는 듯, 동티모르라는 한 나라에 대해 깊은 생각을 가지게 해준 여행기 맨발의 꿈, 맨발의 여행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날씨 좋은 6월, 맨발의 꿈 맨발의 여행자 책 한권으로 무심한 듯 당신에게 뜨거운 손을 내밀고 있는 동티모르로 당신도 한 번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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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땅 동티모르. 1975년 포르투갈에서 독립하나 곧바로 인도네시아의 식민지가 되어 1999년까지 독립을 하기위해 20만명이 사망했다. 1999년 인도네시아의 독재가 무너진 후 국제 연합이 실시한 국민 투표에서 80퍼센트가 넘는 동티모르 인들이 독립을 지지하자 인도네시아 당국이 보복으로 학살을 자행한다. 나라가 황폐화되고 결국 동티모르 인들은 값진 독립을 얻었다.
인구 총 77만명, 평균 수명 49.5세, 국내 총생산 528달러. 초라해보이는 숫자들. 동티모르의 현실. 솔직히 이번에 개봉하는 맨발의 꿈이 아니었으면 동티모르라는 나라는 내 기억에 없었을 것이다. 지도를 찾아봐도 인도네시아라고 표시되어 있는 나라 동티모르.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나라를 보는 듯한 묘한 데자뷰는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수많은 죽음으로 황폐화된 나라 동티모르는 도데체 어떤 나라일까. 겁없는 아줌마 박성원씨가 보여준 동티모르는 내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갔다. 열악하지만 아담한 시설들, 인심좋은 사람들, 해맑은 아이들의 미소. 그 어디하나 전쟁의 폐해의 흔적은 없었다. 다만 로스팔로스에서 살던 인도네시아 인들이 떠나 텅빈 마을뿐. 초원도 있고, 가난하지만 웃으며 사는 나라. 행복이라는 것이 그리 멀리 있지 않음을 알려주는 나라. 우연의 일치인지 사진의 사람들은 모두 환하게 웃고 있다. 새하얀 이를 드러내며 아주 행복한 미소로.
지도 한 장 없이 홀홀 단신으로 여행하며 동티모르를 알려준 작가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아름다운 나라였고, 정다운 사람들이 있어 순수한 나라로 기억된 동티모르. 아직 용기도 없고 기회도 없어 가지 못하는 나라겠지만 언젠가는 가보리라는 꿈을 심어주었다. 언젠가 나도 빨게진 입술 사이로 나란한 치열을 드러내며 웃는 그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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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나를 살아있게 하는가?
<확신 없는 기다림 속에 나를 가두었던 시간들을 보내고, 이제 그만 욕심을 버리고 아무데로나 가버리자고,>
동티모르를 맨발로 걷고 싶은 충동이 아직도 일어난다. 살아가면서 잃어가고 있는 인간의 순수성과 욕심때문일까 이 책은 동티모로인들의 순박한 얼굴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게 한다. 마치 한 편의 시를 읽은 듯하면서 가슴 한 구석이 먹먹해온다.
바우카우로 가는 길에 만난 아이들에게 작가가 느낀 공포감은 순수성을 잃어버린 우리만의 행동이었음이라. 그저 목동일 뿐이었는데 작가는 오일을 훔쳐 팔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면서 그들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그것이 아님을 알았을 때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었다고 한다. 그렇다. 가진 것이 많으면 그 만큼 괜한 걱정이 많아지는 것이다.
걱정하지마. 우리는 가진 것이 적고 분명 가난하지만 배가 고프지는 않아. 우리는 미래를 걱정하는 대신 이 순간을 즐겁게 보내려고해.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그것이 세상의 속도라면 어쩌겠어.
동티모르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그들은 한결같이 너무나 순박한 얼굴들이다. 그리고 우리가 걱정하는 그런 일들은 하나도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그것은 순수성의 문제일 뿐이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쓸데없는 욕심과 욕망으로 자신을 얼마나 구속하고 힘들게 했을까? 상대의 진심을 잘 알지도 모르면서 '이럴 것이다' 추측하고 평가 해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동티모르인들은 다른 것 같다.. 책 속 그들의 모습은 너무나 평화롭고 순수하다. 많이 가진면 그 만큼 힘듦을 아는지 그들은 가난하지만 관광객들에게 구걸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어디로 가고 싶었던 걸까? 바다 위에는 내려 앉을 꽃도 없고 풀잎도 없는데 지친 날개 어디서 쉴까?>
우리도 그렇게 길을 찾으려 했던 때가 있었다. 많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조금씩 부족했고, 가까이 있는 줄 알았는데 한참을 지나쳐 멀어져 버린 길. 우리도 나비처럼 길을 날아올라 훨훨 날아갈 수만 있다면...
마음에 묻은 찌든 떼를 닦고 싶은가? 아니면 마음에 난 스크래치를 어루만지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대들이여, 이 책속에서 동티모르를 걷고 그들과 함께 느끼며 웃어보라. 고요하고 평화로운 뚜뚜알라 마을의 바다풍경처럼 평온해 질 것이다. 이책은, 내 마음과 마음 사이를 여행하고 온 듯한 느낌이 드는 책, 나의 내면을 고요히 들여다 보게 해준 책, 작가와 내 마음이 하나 된 책이자 동티모르인과 하나 된 책, 어릴 적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해준 책.
내가 진정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고민이거나 알고 싶을 때 배낭 하나 등에 메고 동티모르로 떠나고 싶다.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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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이라는 휴가가 주어진다면 무엇을 하겠는가. 아니, 한달이라는 시간을 어딘가로 떠나는 여행의 시간으로 보낼 수 있다면 어느곳으로 가겠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면 꽤나 심각한 고민에 빠져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건 나는 동티모르로 떠나지는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동티모르, 남북예멘이나 남한 북한처럼 동티모르와 서티모르로 나뉘어있을꺼라 짐작이 가는 곳. UN평화유지군이 치안을 담당해야할만큼 내전이 심했던 곳. 인도네시아로부터의 독립을 원했지만 자립경제가 힘들어 많은 이들이 힘겹게 살아가는 곳. 나는 동티모르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전선기자의 글을 통해 먼저 알았었다. 그래서일까. '맨발의 꿈 맨발의 여행자'라는 제목이 동티모르와 연결되지 않는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잠시 숨을 고르고 다시 살펴봤을 때, 비로소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에 만날 수 있었던 동티모르의 모습,이라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가 들어온다. 하지만 여전히 뭔가, 쉽게 수긍이 가지는 않는다. 그녀는 도대체 동티모르에 왜 갔을까? 그녀는 경계를 허물고 동티모르에 스며들 수 있었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녀를 통해 동티모르에 다가설 수 없었다. 나는 동티모르의 역사를 빼놓고는 그들의 모습을 그저 바라보기만 해서 그들에게, 그곳에 스며들 수 있을 것 같지 않기때문이다. 어쩌면 그녀가 이야기하는 '변변한 여행책자도, 제대로 된 교통편도 없는 곳. 내키는 대로 걷고 내키는 대로 머무는 여행의 자유를 조금도 느낄 수 없는 곳. 그러다 멍하니 지켜보고 마냥 머무르다 거리 곳곳에, 사람들 사이사이에, 서서히 스며든 나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동티모르라는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해서일지도 모르겠다. 종교가 다르고, 이념이 다르고, 혈통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고, 생김새가 다르고, 또 뭔가가 다르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다름으로 인해 생겨난 싸움 이야기를 꼭 알아야만 그들에게 다가설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어느 순간 함께 살다보니 한가족이 되었고, 지나간 과거의 잘못은 과거의 역사에 맡겨두고 이제 우리는 화해와 용서를 청하며 함께 더불어 웃음지으며 살아가면 되는 것을. 가진것이 없고 현대문명의 이기적인 혜택을 못받는 가난한 나라,의 굴레는 가진자들이 던져넣은 것일뿐. 그들은 그곳에서 꼭 목적과 이유가 있어야만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모여서 꽹과리를 치며 한바탕 웃고 떠들며 한때를 즐겁게 보내면 그것으로 만족할뿐. 나도 그것을 몰랐었던거였어. '그동안 아무도 만나지 못했던 동티모르에서 여행을 멈추게 된 여행자의 이야기'가 내게 또 다른 동티모르를 보여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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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서적을 읽는다는 것은 글과 사진을 보며 마음 속으로 세상 어느 곳이든 여행해볼 수 있다는 즐거움이 있다. 익숙한 여행지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부터, 낯선 여행지 속의 새로운 이야기까지......내 평생 언제 한 번 갈 일이 전혀 없을 듯한 곳도, 이렇게 책을 보며 어느 정도 파악해볼 수 있다는 것은 독서 여행의 장점이다. 잘 알려진 곳에 대한 여행 서적을 읽는 데에 약간 지겨워질 무렵,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책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우연히 발견한 책, 낯선 이름의 여행지 동티모르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맨발의 꿈 맨발의 여행자>를 읽게 되었다. 동티모르에 대한 여행기는 처음 읽는 것인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여행기는 물론 처음이고, ‘동티모르’라는 나라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었다. 그래도 월드컵의 열기가 대단해지고 있는 요즘, 동티모르에 유소년축구단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인 영화 ‘맨발의 꿈’이 곧 개봉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그곳에 대한 나의 기억이 ‘내전’만은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그래도 ‘동티모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검색을 해보았다. 1999년 10월 20일에 독립한 신생국. 16세기에 포르투갈의 식민지가 되어 1975년까지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고 독립하기 전까지 25년간은 인도네시아의 지배를 받았다. 주민은 포르투갈의 영향으로 대부분 가톨릭교도이다. 1999년 9월 유엔의 평화 유지군 파견에 한국도 동참하여 동티모르의 독립에 크게 기여하였다. 수도는 딜리(Dili), 면적은 14,874㎢. 이 책을 보며 낯선 여행지 동티모르에 한 걸음 다가간다. 사진과 글을 보면서, 저자의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여행법’, 자유로운 여행을 생각해본다. 지도에도 없는 곳, 낯선 이름의 마을, 풍경과 사람들을 이 책 속에서 볼 수 있다. 이 책을 보다보면 이곳은 바쁘게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보고 다니는 여행보다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행법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앞으로 가야할 길이 멀고 넘어야 할 산이 높은 그 곳, 그래도 꿈을 꾸는 아이들이 있어서 희망이 느껴지는 곳이라 생각된다. 매일 오후 두 시, 태양이 가장 뜨거운 시간. 아이들이 달린다. 땀방울이 눈을 찌르고 숨이 턱까지 차오르지만 아이들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 내일 무엇이 될지, 미래는 어떤 것일지 모르지만 아이들은 오늘 낡은 신발을 고쳐 신고, 잡풀 무성한 운동장을 달리고, 행복한 땀을 흘린다. (230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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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으로의 떠남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물론 낯선 곳에서의 시간이 언제나 즐거움만 주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몸과 마음을 지치고 힘들게 만들기도 하니 말이다. 하지만 그러한 어려움보다는 태어나서 처음 보고 듣고 느끼면서 얻게 되는 것들이 훨씬더 크다고 생각한다. 매일 매일 비슷한 일상 속에서 틀에 박힌 삶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신 세계로의 여행은 꽉 막힌 삶의 탈출구인거 같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상 수많은 곳에는 낯섬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것이다. 나도 어서 그 낯섬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진다.
'동티모르' 낯설어도 너무 낯선 곳이다. 예전에 어떤 부대가 파견되었던 곳으로 기억하는데, 그 외에는 아는게 전혀 없다. 어느 대륙에 속해 있고, 어느곳에 위치해 있는지, 어떤 언어를 사용하고 어떠한 삶을 사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이 책을 알게 되면서 잠깐 검색을 통해 찾아보았는데, 2002년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한 신생국이라고 했다. 400년동안 포르투갈 령으로 되어 있었기에 공용어로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며 90%가 로마 가톨릭이라고 한다. 과연 동티모르 사람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가난하다는 나라, 내전이라는 흉흉한 소식이 들려오던 나라, 아무런 정보를 얻을 수 없어 기대할 것도 없는 나라'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동티모르를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그곳으로 가고 있는 시간이 검은 안개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밤처럼 두렵다고도 했다. 하지만 거리를 다니는 동안 총알같은 것은 날아오지 않았으며 차차 동티모르에 익숙해진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최근에 전쟁을 경험한 사람들. 그러하기에 동티모르 사람들에게 어둠이 깔려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책 속에서 본 동티모르 사람들은 정말 순박해 보였다. 물론 아픔의 흔적이 아예 없을수는 없다. 내 가족, 친구, 이웃을 잃었으며, 마음속에 새겨진 상처는 쉽게 치유할 수 없을 것이다.
책 속에서 밝게 웃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왠지 짠하게 느껴진다. 과연 이러한 아이들의 미소를 지속적으로 지켜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동티모르의 아름다운 자연이 경제 발전이라는 미명아래 조금씩 훼손되어가면서, 그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이 훼손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책 속에 담겨진 여러 사진들 속에는 아이들이 웃고 있는 모습이 많이 담겨져 있지만, 책 중간쯤에 담겨진 어린 소녀의 어두운 표정을 담은 흑백 사진이 자꾸만 떠오른다. 그 사진이 동티모르의 현실을 보여주는거 같아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 소녀가 활짝 웃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동티모르라는 낯선곳에 더욱더 관심을 가지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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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름의 여행지, 동티모르. 그 낯선 이름이 더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여행이라는 것은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나서고 싶은 욕심이 한 몫 한다. 그 때문인지 친숙한 곳 보다는 낯선 곳이 더더욱 사람의 발길을 재촉하게 하고, 사람의 마음을 잡아끌곤 한다. 최근 <맨발의 꿈>이라는 영화로 우리에게 찾아 온 곳의 배경 역시 동티모르다. 동티모르에서 축구를 가르친 전 축구선수 김신환 선수의 실제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그래서 인지 이 책 속에서도 김신환 선수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당시 직접 축구를 했던 소년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 있다. 어쩐지 타지에서 무언가를 이룩해 낸 우리나라 사람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 언저리부터 시큰하고 뿌듯해지곤 한다.
이 책은 다소 사진을 보는 재미는 다른 여행 에세이집에 비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책 속에 담긴 글은 어느 정도 내 마음을 움직였고, 공감을 일으켰다. 간섭하지 말고, 비교하지 말고,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저자의 말처럼 이는 우리가 갖고 있는 선입견을 깨부수는 일이다. 비단 나를 포함하여 많은 사람들 역시 너무도 많은 것들을 단편적인 시선과 개인적인 감정으로 바라보지는 않았는가. 글 속 소녀처럼, 그저 지니고 있는 기타로 인해 풍족한 행복을 느낀다면 그것이 행복이자 기쁨인 것인데, 엉켜있는 기타 줄을 애써 맞춰주겠다 나서 외려 기타 줄을 끊어 먹고 말았다. 그 그대로가 소녀에겐 행복이 되고, 꿈이 되고, 인생이 되는 것인데 말이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그대로의 온전한 것들을 자신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오기를 부렸는가 말이다.
나는 비오는 날을 참 좋아한다. 비바람을 동반한 강풍이 아니라 온전히 쏴- 하고 내리는 소나기를 말이다. 그럴 때면 간혹 밖으로 뛰쳐나가 흠뻑 비에 젖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그것이 너무도 시원해 보여서 말이다. 시원하게 비가 내리는 거리를 맘껏 내달리는 동티모르의 소년과 소녀들을 보고 있자니 나 역시도 그 충동을 다시금 강하게 느꼈던 것이다. 온 몸을 감싸는 빗줄기. 그 거센 빗줄기에 많은 것들을 흘려보내고 싶기 때문일까. 그리고 비오는 날의 축 처지는 그 묵직함과 아련함 역시도 비오는 날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결코 가볍지 않은 그 감정. 그것은 슬픔이자 즐거움이었고, 기쁨이었다. 가끔은 빗줄기에 내 몸을 맘껏 맡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 빗줄기에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씻어내 보는 거다. 아주 개운하고 시원하게 말이다.
여행은 새로운 무언가를 깨닫고, 무언가를 찾아나서는 모험이기도 하지만, 지치고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 평온하고 나른한 휴식을 취하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저자가 여행 도중 방갈로에 들어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고 홀로 보내는 시간을 바라보며 그 역시도 여행의 묘미라고 생각했다. 나 역시도 가고 싶은 여행지 중 한 곳이 이탈리아의 오르비에토인데, 그 이유가 바로 편안함과 나른함, 느긋한 여유를 즐기고 싶은 연유에서였다. 작은 마을에서의 평화로움, 그 곳에서는 마치 시간마저도 느리게 움직일 것만 같다. 이러한 여행 역시 꿈꾸는 것은, 간혹 이런 잔잔함 속에서 인생의 여유와 반환점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엉뚱하게도 바다 위를 날아가는 나비들이 있다. 한없이 이어진 바다에서 나비들이 바닷바람을 이기며 길을 찾으려면, 수 만 번의 날개 짓이 필요하다. 저자의 말처럼 나 역시도 그런 적이 있었다. 많이 왔다고 생각했는데 조금씩 부족했고, 가까이 있는 줄 알았는데 한 참을 지나쳐 멀어져 버린 길. 인생을 살면서 이런 좌절과 쓰린 기억을 몇 번이나 맛보았던가. 그것은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런 고통과 아픔을 겪었기에 지금의 내가 존재하고, 바다를 뛰어 넘는 나비 역시 존재하는 것이리라. 좌절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것 역시 목표와 꿈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동티모르 사람들은 악어를 조상이라 섬기며 절대 해치지 않는다. 또한 악어는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알아보고, 나쁜 사람들만 해친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읽으며 생각했다. 내가 그 자리에서 악어와 마주쳤다면, 악어는 나를 해치려고 공격을 가할까, 아니면 아무렇지 않게 나를 피해갈까. 과연 나는 좋은 사람일까, 나쁜 사람일까. 썩 좋은 사람은 아닌 것 같으니 악어의 공격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만약 동티모르에 가게 된다면 악어만은 마주치지 않기를 바라는 수밖에. 이 책 속의 글을 읽으며, 참으로 행복하게 지친다는 저자의 말이 계속해서 잊혀지지 않은 채 머릿속에 맴돌았다. 여행 자체가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낯선 환경에 놓인 채 두렵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적응하느라 지치고 힘들면서도, 그것이 가슴 벅차도록 행복한 것. 그것이 바로 계속해서 사람들을 떠나게 만드는 여행의 최고 매력이 아닐까 싶다. 그 중독성에 빠져 다시금 여행자의 길로 나서게 만드는 것이다. 행복하게 지친다는 말을 들으니, 더더욱 여행이 떠나고 싶어지는 이 마음. 계속해서 들뜨는 기분이다.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저자는 여행 중 만난 사람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지고픈 강한 욕망에 사로잡혔다. 이 질문은 돌고 돌아 내게도 의문점을 남겨놓았다. 과연 나는 행복한가? 이 책에서 넌지시 말하고 있듯 행복은 말 그대로 일상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삶, 그 삶 속에서 행복을 찾고, 그 삶 자체가 행복인 것이다. 그리 생각하면 나는 참 행복하다. 행복한 삶을 살아왔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바다와 하늘이 아름다운 저자의 마지막 여행지, 아따우로를 바라보며 나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당신 역시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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