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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몽상과 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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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육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예전과 별다를게 없다면 대학입학을 목적으로 하는 인문계 고등학교는 인문계와 자연계 두 부류로 분리하여 학습에 임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도 이 방식으로 가고 있다면 뭔가 시대착오적인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정서가 기대하는 인재의 이미지는 한쪽의 틀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기에 가장 기본적인 바탕의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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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육시스템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잘 모른다.  예전과 별다를게 없다면 대학입학을 목적으로 하는 인문계 고등학교는 인문계와 자연계 두 부류로 분리하여 학습에 임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도 이 방식으로 가고 있다면 뭔가 시대착오적인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 정서가 기대하는 인재의 이미지는 한쪽의 틀만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기에 가장 기본적인 바탕의 수정과 보완이 없이는 다가올 가까운 미래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다고 본다. 

 

뇌전문박사인 정재승님의 첫인상은 감정에 호소하며 설득하고 설득당하는 일반 한국민의 역사깊은 정서에 한줄기 시원한 과학과 논리의 소나기를 뿌렸다. 어렵고 심오할 우리 몸의 근원적 데이타뱅크를 개인의 탁월한 전문성과 엔터테인먼트적 기질로 대중앞에 친근하게 선보인 것이다. 어렵지 않았고 좀 더 가까운데 있었던 과학의 진실에 대중들은 열광했다. 그런 대단한 경험때문이었을까? 이제는 소설이라는 잔잔한 호수에 상상력이라는 테마를 던져 물수제비를 만들어내는 일에 열정을 쏟은 듯하다.

무게감있는 글과 역사적 테마의 김탁환작가와 뇌전문 정재승박사가 의기투합하여 작업한 일명 과학이라는 쟝르의 소설을 만나보았다.

상상력의 변주곡을 이리저리 버무리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들에 지친터라 또 상상력에 대한 글을 읽어내기에 버거움도 들었지만 인내심을 갖고 도전해 보았다.

 

2049년 사이보그와 로봇이 대중화된 서울은 자연과는 거리가 먼 기계의 도시로 전락하였다. 과학과 디지털이 지배하는 일상의 삶속에 삼류 통속의 연애질도 등장하고 미스테리한 연쇄살인사건으로 줄거리를 엮어간다. 미래사회의 주 엔터테인먼트는 격투기, 현재와 다르다면 로봇격투기가 되겠다. 최첨단으로 무장한 무서운 도시가 된 서울의 외형과 내면의 휴머니즘은 찾아볼 길 없고 휴머노이드 로봇만이 대세인 시대가 된 것이다. 등장하는 온갖 기계들의 명칭은 읽어내려가기 참 힘들었다.뇌를 훔쳐가는 살인마의 미미한 존재감과 줄거리의 맥락을 중간중간 끊어버리는 과도한 설명문이 대체 소설의 어떤 부분에 속하는지 이론적 접근을 하게 만든다. 읽는 자의 머릿속이 이토록 생각이 많으면 소설읽기는 흥미를 잃어가기 딱 알맞다.

아마도 두 사람이 심혈을 기울여 작업한 상상과 몽상의 합주곡이 대중의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시간이 꽤 필요할 것 같다.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만든 소설은 아니라고 본다. 하고 싶은 일을 한 듯한 느낌이다. 누가 뭐라하든 개의치않는 것 말이다. 억지와 욕심이 한껏 부풀려있는 페이지량은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간간이 끼어드는 삽화 또한 미래적인 일루스트레이션이라는 긍지로 보였다. 과학소설의 접근을 차라리 만화적인 발상으로 그럴싸하게 치장을 했다면 어땠을까하는 빈곤한 생각도 해본다. 2권을 읽어가고 있다. 사건현장이 미국드라마 CSI속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2010년 이전에 일어났던 치졸하고 답답한 사건사고와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의 경고가 2049년에는 훨씬 진화하여 기계반 인간반인 서울을 장악해간다. 결말이 어찌 날런지 끝까지 읽어보겠다. 



b*******e 2010.11.09. 신고 공감 17 댓글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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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문학의 통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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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SF소설이나 판타지 소설은 그 공간적 배경이나 시대적 배경이 마치 땅위에서 한 발자국 붕 떠있는 몽롱한 상황을 자아내게 하고 그러한 상황을 플롯의 기본 틀로 전개되는 내러티브는 왠지 몽환적이기도 하다. 그러한 몽환적인 면과 '나'라는 자아와 동떨어진 느낌이 오히려 독자들의 관심을 자극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설들은 읽을때는 마치 소설이라는 픽션을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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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SF소설이나 판타지 소설은 그 공간적 배경이나 시대적 배경이 마치 땅위에서 한 발자국 붕 떠있는 몽롱한 상황을 자아내게 하고 그러한 상황을 플롯의 기본 틀로 전개되는 내러티브는 왠지 몽환적이기도 하다. 그러한 몽환적인 면과 '나'라는 자아와 동떨어진 느낌이 오히려 독자들의 관심을 자극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러한 소설들은 읽을때는 마치 소설이라는 픽션을 마치 팩트로 받아 들이다가도 막상 책을 덮고 현실이라는 눈앞의 실체를 확인하는 순간 허망해 질 뿐이다. 그동안 김탁환이라는 이름 석자가 일반대중에게 각인된 계기는 불멸의 이순신을 통해서 역사소설가(물론 작가 본인이 인정하지 않더라도 세인들이 공유하고 있는 기억에는 분명하게 그리 비쳐지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라는 공식이 들어 앉아 있다. 무엇보다 작가가 여타의 역사소설가와 다른점은 픽션과 팩트의 조화로운 설정을 통해서 독자들이 상상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내러티브를 제시함 으로서 역사소설을 한차원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아마도 작가의 투철한 작업정신과 더불어 역사적인 치밀한 고증 즉 탄탄한 팩트가 결국 상상력 넘치는 픽션을 창조해 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러한 인기 역사소설가가 <눈 먼 시계공>이라는 SF초현실 소설을 선보였다. 왠지 생뚱 맞다는 느낌마져 든다. 제목도 진화론의 전사를 자처하는 리처드 도키슨의 저작과 같을 뿐 아니라 그동안 그의 작품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장르라서 더욱 더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들어온다. 더욱이 문학작품을 공저로 출간한다는 점에서 한번 더 갸우뚱하게 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형식적인 특이성도 눈에 띄는 것이 사실이지만 소설을 통해서 전반적으로 묻어 있는 현시대의 문제점을 미래라는 시대적 배경에 투영했다는 점에서, 기존의 작품들은 과거에서 준거를 마련했다면 이번 작품은 역으로 미래에서 그 준거를 제시함으로서 내용적인 특이성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이 형식적, 내용적인 면에서 기존의 작품들과 달리 보일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일맥상통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기존 작품이 흘러간 과거의 역사를 재현 했다면 이번 소설은 다가올 미래의 역사를 재현 했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역사는 반복된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눈 먼 시계공>의 시대적 배경인 2049년은 로봇과 절대인간 그리고 사이보그(일부 신체를 기계로 대처한 인간)등 그리고 뇌적출과 뇌이식, 자동운행 자동차등 이론상으로 가능할 것라는 과학적 상상이 그대로 재현된 시대이다. 가사로봇을 비롯한 로봇들이 인간들의 시중을 들고 정치적인 구조로도 국가라는 거대한 중앙 조직에 대한 집착이 흐릿해지면서 특별시 단위의 보다 낮은 단계로의 구성체가 대세로 받아지면서 이 시대는 그야말로 과학문명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고 또한 그렇게 받아들이는 시대이다. 작가들은 주인공 은석범이 엽기적인 연쇄살인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면서 부딛치게 되는 과정을 통해 현재 이 시대의 고민거리를 소설속에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지금 연애계를 비롯한 일반대중에까지 널리 퍼져버린 성형수술의 붐을 생명연장이나 근력 강화등에 현혹되어 무분별하게 인간의 몸을 기계화로 대처하는 미래의 사이보그 집단과 다를바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하는 인간이 과학기술발달과 그로 인한 인간정체성의 정립 및 회의에 대한 고민거리를 독자들과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던져주고 있다. 산업혁명을 거쳐 디지털 혁명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우리에게 미래는 그야말로 과학기술의 최첨단 총화를 보여 준 것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과학기술의 발달속에서 과연 인간과 자연의 관계정립과 과학기술의 산물들과 인간의 관계 정립에 대한 고민은 결국 인문학이나 과학의 한 분야만으로는 해결되지 못할 것이라는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동안 SF소설이나 미래과학 상상소설이 짧은 라이프 사이클을 보인 것은 아마도 그것은 작가들 개인의 역량적인 한계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게 인문학이나 문학쪽에서 교육을 받아왔던 환경들에 의해서 작가의 상상력은 그자체로 한계성을 갖게 마련일 것이고 이것은 어쩌면 태생적인 한계점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물론 이점은 극히 개인적인 시각의 편차이고 모든 SF소설을 다아우르는 말은 아니니 오해 없길 바란다). 하지만 <눈 먼 시계공>은 전문작가와 과학자의 공저로서 작가적인 섬세한 작품성과 과학자의 팩트가 한데 어울러져 정말 가능할 수 있는 이야기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게 한다는 것이다. 에드워드 윌슨은 <통섭>를 통해서 진화론적으로 상고했을때 학문의 종착점은 각분야의 학문들간의 지적인 통섭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특히 지금의 사회는 각분야의 전문성을 강조하는 사회이다. 이러한 풍토는 특히 우리에게 편협적인 시각과 더불어 이분법적인 사고를 강요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문학의 영역에서 과학을 보면 인간미 없고 딱딱한 사고의 집합체라고 보는 경향이 있고, 과학영역에서 문학을 바라보는 눈은 그야말로 소설을 쓰고 있다는 정도로 폄하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작품속에서도 과학발전과 생태보존이라는 두 집단의 끊임 없는 논쟁과도 일맥상통하다.

 

이번 작품은 이러한 편협한 시각과 이분법적인 사고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던져주고 있다. 그러면서도 과학과 문학이 서로 통섭되었을 경우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훌륭한 답을 내려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문학과 과학이 서로 만나 하나로 어울어 진다면 이처럼 훌륭한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탄탄하면서도 섬세한 플롯과 더불어  과학적인 팩트가 뒷받침이 되어 펼처지는 내러티브는 잠시도 손에서 책을 놓게 하지 않는다. 마치 미래에 발생하게끔 예정되어 있는 프로그램을 앞당겨 엿보는 듯한 느낌마저 지울 수 없게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을 SF소설이라고 칭하고 싶지 않다. 현대처럼 아무런 의식없이 유행를 타고 있는 성형수술의 붐과 미디어천국을 방불케 하는 광고의 홍수 그리고 이를 정점으로 구린내 나는 권력의 암투와 돈에 노예로 살아가는 인간군상들의 모습과 자신의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오히려 로봇에게 집착하는 모습들은 왠지 모르게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주소를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도 진화론에 근거한 뇌과학분야의 정확한 과학적 사실을 근거로 한 모티브는 이 소설이 막연한 상상력에 근거하여 이야기를 전개하는 일반적인 SF소설이 절대 아님을 보여주는 단적인 증거라고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인문학이나 과학이 다른 분야와 어우러지 못하고 한방향으로만 나아 간다면 미래는 분명 고통스러운 현실의 연장일 뿐임을 비단 소설속이지만 가슴에 와닿게 한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차기 한국문학의 대표주자 김탁환과 과학의 미래인 정재승이 던지는 미래에 대한 어두운 화두는 절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이러한 발상을 계기로 문학과 과학의 두 분야뿐만 아니라 모든분야가 상호간에 통섭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줌과 동시에 미래는 이런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밝을 수 있다는 화두를 던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l******e 2010.05.16. 신고 공감 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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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적 글쓰기와 과학의 대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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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왔을 때 개인적으로 무척 기대했고 호기심을 가졌는데 그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였다(작년에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9개월간 연재되었다는데 솔직히 나는 그 사실은 모르고 있었고 단행본으로 출간될 즈음 민음사 홈페이지를 통해 알게 되었다).   첫째, 『눈먼 시계공』이라는 책 제목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가장 먼저 연상되는 리처드 도킨스. 이 제목이 상징하는 '눈먼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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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나왔을 때 개인적으로 무척 기대했고 호기심을 가졌는데 그 이유는 다음의 세 가지였다(작년에 동아일보 지면을 통해 9개월간 연재되었다는데 솔직히 나는 그 사실은 모르고 있었고 단행본으로 출간될 즈음 민음사 홈페이지를 통해 알게 되었다).

 

첫째, 『눈먼 시계공』이라는 책 제목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가장 먼저 연상되는 리처드 도킨스. 이 제목이 상징하는 '눈먼 시계공'이 정재승이나 김탁환에게서는 어떤 식으로 구현될지 궁금했다. 굳이 이 제목을 그대로 차용한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까 말이다.

 

둘째, 정재승과 김탁환의 조합도 기대됐다.

개인적으로 정재승이 일관성 있게 추진하는 과학의 대중화 작업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학자나 교수 사회 내에서 그다지 환영받지 못할 것 같고, 자신의 출세나 영달을 위해서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작업을 꾸준히 하는 정재승의 열린 사고와 인간적 미덕이 마음에 든다. 그런 그가 김탁환과 함께 통섭적 글쓰기를 시도했다. 과학과 문학의 만남. 그 시도 자체도 매우 정재승답다.

 

셋째, 한국적 과학소설의 시도.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겠지만, 언젠가는 칼 세이건의 『콘택트』같은 작품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정재승이라면 가능할 것 같다. 이 작품은 한국적 과학소설을 위한 첫 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러한 시도는 과학의 대중화에 기여할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1, 2권을 통틀어 본다면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했다고 본다.

물론 세부적인 비판까지 피할 수는 없겠지만 소설가와 과학자가 만나 통섭적 글쓰기를 시도했다는 것이나 한국적 과학 소설의 첫 발을 내딛었다는 것만으로도 그 모든 비판들을 상쇄할 만한 의의를 가진다고 생각한다(언젠가는 꼭 칼 세이건을 능가하게 되길 바란다).

 

그리고 '눈 먼 시계공'이라는 제목과 관련해서도... 신이 눈먼 시계공과 같다면 인간 역시 언제든 '눈먼 시계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는 매우 상징적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분노든 욕심이든 무엇인가에 사로잡히게 되는 순간 인간은 그들이 만든 창조물들의 '눈먼 시계공'이 되고 말 것이라는 경고. 그러니 자만하지 말라는.

 

SF 소설가들은 닥쳐선 안 될 미래를 막기 위해 소설을 쓴다는데,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정재승이 이런 소설을 구상한 이유는 매우 자명해 보인다. 소설의 제목이 모든 것을 말해주니깐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2권까지 모두 다 읽었을 때에나 깨달을 수 있는 것이고, 사실 1권만 보자면 많은 문제점들이 눈에 띈다. 개인적으로 꼭 지적하고 싶은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작품의 완성도.

 

모두 그런 건 아니지만 김탁환의 어떤 작품들은 마치 영화를 위한 시나리오를 보는 것 같다. 좀더 정직하게 말하자면 시나리오를 위한 시놉시스. 열정적이라는 것도 알고 작품을 위해 방대한 문헌을 섭렵한다는 것도 알겠는데, 그 열심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완결성이라는 측면에서 2% 정도 부족한 느낌이랄까? 이 작품 역시 그런 부분이 아쉽다.

더군다나 1권이고 두 사람의 공동 작업이다 보니, 충돌하는 부분도 있었을 테고 작업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면 시간에 쫓기기도 했을 것이다. 1권의 전반부에서 이러한 문제점이 두드러진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그리고 2권에서는 좀더 안정된 모습을 보여준다.

시도 자체가 가지는 의의는 높이 평가하더라도 '문학'으로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스토리텔링=문학작품(소설)'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오타가 많다는 것도 문제 중 하나인 듯하다.

쇄를 바꿀 때는 좀더 시간을 두고 수정, 보완을 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면 좋겠다.

(이 리뷰를 쓰면서 동아일보에 연재됐던 글을 읽어보았는데, 책을 출판하기 전에 연재된 작품을 많이 다듬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작가들의 열정은 높이 평가한다. 사실 이 부분은 출판사에서 편집하는 과정에서 커버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둘째, 특정 단체와 기업의 홍보?

 

이 작품과 관련하여 특정 기관이나 단체에서 지원을 받았는지 여부는 나로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1권의 경우 저자들이 의도를 했건 그렇지 않건 '홍보적 색채'를 띤 부분이 지나치게 많다. 예를 들어 161쪽부터 언급되는 '디자인 서울 2030 프로젝트' 부분은 서울시에 대한 직접적 홍보라고 할 수 있고, 263쪽의 기아자동차 언급 부분 역시 특정 기업체를 노골적으로 언급했다. 물론 그게 저자들이 의도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어느 정도 주의할 필요는 있었다고 생각한다.

 

셋째, 왜 하필 이야기의 소재가 격투 로봇과 로봇 격투기 대회인가, 왜 굳이 '데스 매치'인가라고 문제제기를 할 수 있겠다. 사실 이 문제는 작가들 역시 183쪽 이하에서 볼테르와 앵거 클리닉의 조원장의 대화, 그리고 185쪽에서 손미주의 주장을 통해 문제제기하고 있는 부분인데, 이러한 문제제기는 2권까지 모두 다 읽고 나면 해결할 수 있기는 하지만 1권에서 좀더 친절하게 그 이유를 설명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2권 리뷰의 제목은 아마도 '분노라는 병은 모든 악을 압도한다'가 될 듯 하다.

즉, 이 작품은 겉으로는 테크노 스릴러를 표방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성찰이 주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1, 2권을 종합해서 보자면 '나'는 누구인가? 인간은 무엇인가/ 과학기술에 따른 도덕이나 윤리의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과학기술의 발전하는 속도와 인간의 관념이 변하는 속도의 불일치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 등등 인간이 직면한(혹은 조만간 직면하게 될)문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덧붙임]

1권에서 정재승과 김탁환이 예측하는 2049년 미래의 서울은 다음과 같다. 시간이 되는 분들은 한 번 읽어봐도 재밌을 것 같다. 이들의 예측 중 얼마나 들어맞을지 알고싶다면 적어도 2049년까지는 살아봐야겠다.

 

아, 여기서 빠진 게 하나 더 있는데, 2049년에도 대한민국에서는 '여전히' 아빠의 성을 따르고 있다. 인간의 관념과 관습은 이다지도 변하기 어려운 것일까? 이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이 듣고 싶다. ^^

 

1. 된장녀들 사이에서 명품백이 유행하듯 인공 장기에도 명품이 존재한다.

 

인공 장기에는 정가의 4퍼센트씩 공공세가 붙었다. 인공 장기 구입 자금이 없어서 고통 받는 극빈자 지원 사업으로 전액 사용되는 세금이다. 장기를 구입한 사용자가 상품 이름과 고유 번호를 등록하고 세금을 납부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비싼 장기를 선호하는 유명인 중에는 등록을 기피하거나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23)

 

2. 자동번역기를 사용하여 언어가 다른 사람끼리도 얼마든지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먼저 로봇 방송국 개국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저는 로봇의 미래를 매우 낙관한 사람입니다만, 이런 날이 이토록 빨리 올 줄은 몰랐습니다. 로봇은 지난 50년간 현생 인류를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이젠 로봇이 로봇 스스로를 위해 무엇인가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로봇이 맘껏 즐길 수 있는 방송을 만드시라 부탁드립니다."
스미스 박사의 벅찬 기분은 텍사스 지방 특유의 강한 억양에 묻어났지만, 자동 번역으로 흘러나온 서울특별시 표준어 음성은 매우 침착했다. 번역기가 스미스 박사의 감정까지 옮기진 않았다(34).

 

3. 월드컵과 올림픽이 사라진다.

 

2040년부터 국가 간 대리전 성격의 국제 시합이 전면 금지되었다. 올림픽과 월드컵은 클럽이나 개인 단위 시합으로 바뀌었고, 국가와 민족 혹은 인종끼리 스포츠를 통해 벌이던 상징적이고 잠재적인 전쟁의 역사가 막을 내렸다(40).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 이와 관련된 것은 따로 포스팅을 했다. 바로 이 글.

[월드컵] 2040년, 월드컵이 사라진다구?

 

4. 위키피디아의 영향력

 

전류는 저항이 작은 곳으로 흐르고 정보는 사람이 많은 곳으로 흐른다.
2001년, 집단 지성이 만드는 무료 백과사전 위키피디아가 등장했다. 당시만 해도 위키피디아가 48년 후 시민들의 삶에 이토록 깊숙이 녹아들 줄은 몰랐다. 사이버스페이스를 돌아다니는 가상 로봇이 인터넷상의 정보를 수집하고 위키 형태로 저장하기 시작하면서 위키피디아의 정보량이 급속도로 늘었다. 2049년 단일 사이트 중 최다 정보량을 자량하는 위키피디아는 웹4.0과 웹5.0 시대를 거치면서 사용자 인터페이스 혁신에 주력해 왔다(54).

 

5. 사이보그라서 안 괜찮아

 

사이보그 거리에는 범죄가 끊이질 않았다. 그들은 가난하고 외롭고 무엇보다 아팠다. 기계 몸과 천연 몸의 완벽한 조화는 아직도 먼 미래의 일이다. 값싼 미등록 재활용 기계 몸을 부착한 이들은 열흘에 한두 번씩 접합 부위에서 발생하는 끔찍한 고통을 맛보아야만 했다. 통증을 멈추려면 돈이 필요헸고,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도둑질이든 강도질이든 살인이든 마다하지 않았다.
사이보그는 몸의 일부라도 기계로 대체된 존재를 말한다. 어떤 이는 겨우 3퍼센트 기계 몸으로도 자신을 사이보그로 간주했고, 어떤 이는 70퍼센트 가까이를 기계로 채우고도 자신이 사이보그라는 사실을 경멸했다. 경계가 모호하니 오해와 불신도 커졌다(66-67).

 

6. 식사

 

아침식사용 알약을 하나 입에 털어 넣고 말까 하다가 마음을 고쳐먹었다. 어제도 그제도 쌀밥 구경을 못했다.
"콩, 나, 물, 해, 장, 국!"
여섯 글자를 또박또박 끊어 읊었다.
부엌 벽과 천장에서 기계 팔 스무 개가 튀어나와 흔들렸다. 접시를 꺼내는 팔, 도마를 줍는 팔, 식칼을 드는 팔, 콩나물을 다듬는 팔, 국을 끓이는 팔, 양념을 집는 팔!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11번 3악장 「터키행진곡」이 배경으로 흘렀다. 팔들이 선율 위에서 만나고 헤어지고 엉키고 풀렸다. 때로는 다섯 팔이 함께 나오고 때로는 일곱 팔이 동시에 멈췄다가 물러났다(89).

 

 그런데 이런 걸 진보라고 할 수 있을까? 이 스무 개의 팔들을 정리, 관리하느니 그냥 콩나물 국밥을 직접 만들어 먹는 편이 낫겠다.

그리고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입맛은 그리 쉽게 변하지는 않은가 보다.

스티머스 수사팀 사람들은 40년 뒤에도 콩나물 국밥을 먹고 선지국 같은 걸 먹으러 다닌다.

 

7. 자연인 희망연대

 

"얘야, 나는 어떤 화학 약물도 투여받지 않겠다고 맹세했단다."
자연인 희망 연대는 크게 둘로 나뉘었다. 기계 몸을 거부하는 그룹과 기계 몸은 물론 화학 약물까지 거부하는 그룹. 미주는 완고한 후자 그룹의 리더였다.
"멋지십니다. '숭고한' 자살이군요. 왜 하필 지금 이 얘길 하시는 거죠? 죽기 전 엄마의 마지막 소원 운운하며 울음이라도 터뜨리실 건가요? 난센습니다, 이미 사망 처리된 사람이 다시 죽음을 이야기하는 건."(98).

 

8. 아, 아, 우리의 서울

 

강남 압구정동과 청담동의 화려함과 세련됨은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면서, 명품 숍과 비즈니스 건물이 빼곡하게 들어찼다. 건물 하나하나가 패션이요 문화요 과학이요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아시아의 젊음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출렁거렸다.
이 '서울의 물결'을 배워 가려는 장사꾼들이 하루에도 수천 명씩 강남 곳곳에 모였다가 흩어졌다가 다시 모였다. 손 집는 곳, 눈 두는 곳, 발 딛는 곳 모두 미래의 잔물결이 쓸고 간 자리다. 서울은 이제 비대해진 몸을 가누지 못하는 공룡이 아니라 쓰임쓰임에 따라 수천수만으로 떨어져 뒹구는 디지털 물방울이다.
압구정동과 청담동의 밤은 더욱 매혹적이다. 밤 10시만 되면 거대한 공룡 홀로그램이 갤러리아 백화점 생활관 벽돌을 명품관으로 옮겨 나르는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그 옆 루이비통 건물 전면에 투영된 레고 블록으로 신상품을 조립하는 영상은 만물이 창조되는 순간을 직접 목격하는 듯한 감동을 안긴다.
2049년 서울이라는 정글은 '테크노 카멜레온의 천국'이다(113).

 

40년 뒤에도 서울의 중심이 강남일지 나는 잘 모르겠다. 도심의 곳곳이 재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지역별로 특성화되어 발달되고, 강남은 그 중 패션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식이라면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지만. 40년 뒤에도 갤러리아의 명품관의 입지가 가장 독보적일지도 미지수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지만. 40년 뒤면 지금보다 비행기 속도가 훨씬 빨라질텐데, 어차피 명품관을 이용할 만한 재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구태여 국내에서 쇼핑을 할지도 의문이고 말이다. ^^;

 

9. 생태주의자와 환경주의자

 

2049년 서울특별시 정부에게 가장 골치 아픈 생활 양식 공동체는 '전통적인 자연 생태주의자' 집단이었다. 그들은 심각한 자연 파괴와 환경 오염을 유발하는 도시 문명에 반대할 뿐만 아니라, 인간 중심의 세계관을 버리고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보려는 생태주의를 주창했다. 인간의 삶도 모든 생명체가 먹이 사슬의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는 자연 공간인 생태계 안에서 재정립되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들은 지극히 유순하고 맑은 사람들이었다. 특별시와 일반시 외곽에서 자연과 더불어 생활했고 타인에게 생태주의를 강요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도시 문명이 '환경주의'라는 근사한 옷을 걸치고 영향력을 확대하자 상황이 급변했다. 도시에 근거하는 환경주의자들은 생활 양식 자체를 바꾸는 일에는 무심했고, '어떻게 과학 기술과 도시 문명이 환경 문제를 유발하지 않으면서 발당할 수 있을까?'만 고민했다. 그들의 목표는 지속 가능한 '개발'일 뿐 개발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진 않았다(115).

 

10. 디자인 서울 2030 프로젝트

 

2020년대 이후 블러 빌딩의 영향을 받은 많은 건물들이 베를린과 밴쿠버 그리고 서울에 빼곡히 들어섰다. 안개가 벽이 되고 구름이 천장이 되는 건물들. 공간의 안과 밖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인간들의 공간은 자연 속으로 직조해 들어갔다. 이른바 '구름 위의 도시.' 그 중 서울은 가장 화려했다.
아름다운 한강의 조망권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고자 2015년에 시작된 '디자인 서울 2030' 프로젝트는 서울특별시에게 '물의 도시'라는 별명을 지어주었다. 한강 주변에 설립된 하늘호수공원을 중심으로 새로운 주거단지들이 한강변에 늘어섰고, 폭포가 벽이 되고 시냇물이 담이 되는 건축물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배나 요트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통근 쾌적선이 큰 인기를 끌면서 서울시민들의 일상은 훨씬 다이나믹해졌다. 물 만난 고기처럼.
아래층에는 자동차와 버스, 위층에는 모노레일이 통과하는 이중다리가 동호대교와 한남대교 자리를 대체한 것도 2040년대 서울의 큰 변화라면 변화일 것이다. 서울 외곽 순환선과 서울관통선으로 구성된 자기 부상 모노레일은 일산과 분당, 구리와 하남, 과천과 용인 등 서울 주변 지역에서 살고 있는 직장인들을 30분 만에 도심으로 실어 날랐다. 학자들은 이 편리한 모노레일이 서울 근교에서 벌어질 수도 있는 '스프롤 아웃(Sprawl out, 도시 외곽이 무절제하게 성장하는 현상)'을 막아주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161-163).

 

11. 늘어난 애완동물의 숫자만큼 사람들은 외롭다.

 

타미 힐피거, 빌리 조엘, 미키 루크, 폴라 압둘, 제시카 알바. 한때 세상을 풍미했던 이들 스타의 공통점은 퍼그를 키웠다는 점이다. 점잖고 참을성이 많으며 자존심이 강한 퍼그를 그들은 사랑했다.
많은 사람에게 추앙받는 영웅들은 유독 개를 좋아한다. 역사상 가장 많은 개를 기른 사람으로 알려진 13세기 몽고 제국의 황제 쿠빌라이 칸은 무려 5000마리나 되는 마스티프를 길렀다."모든 개는 주인을 나폴레옹으로 여긴다. 그래서 누구나 개를 좋아한다."라고 했던 영국의 과학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의 말이 옳다면, 그들은 집에서도 영웅 대접을 받고 싶었던 것이다.
혹시 그들이 누구보다도 더 외로운 존재는 아니었을까? 타미 힐피거도, 빌리 조엘도, 쿠빌라이 칸도, 감정을 나눌 친구가 한 명쯤은 필요했으리라. 2049년 현재 지구상에는 약 2억 3000만 마리의 개들이 살고 있다. '개들의 수만큼'이나 많은 사람들이 각별히 외롭다는 얘기다(201).

 

예전부터 농담처럼 애들한테 하던 말이 있다. 돈 벌로 싶으면 '수의사'나 되라고. 그런데 정말 적성만 맞다면 미래에 가장 각광받는 직업 중 하나가 '수의사'가 될 것 같다. 왜냐하면 저자들이 지적했듯이 사람들은 점점 외로워질테고 그럴수록 애완동물에 집착하게 될테니까.


12. 신문의 미래

 

변두리 격투가 변주민이 자신의 로봇 달링 4호를 껴안은 채 피살된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자, 다음 날 조간신문들은 일제히 사회면 특집으로 이 뉴스를 다뤄 전자책 리더기로 쏘아주었다. 지난 겨울 일어난 연쇄살인과 마찬가지로 변주민 역시 뇌가 사라졌기 때문에 언론은 동일범의 소행으로 간주했다. 피살 현장과 살해 방식을 일러스트로 친절히 묘사한 신문도 있었고, 피살자 주변 인물의 인터뷰를 실은 신문도 있었다. 세상이 시끄러울수록 신문 기사는 넘치는 법이니까(240).

 

 2049년에도 신문은 사라지지 않는군요. 전자책 리더기로 읽게 된다는 건 종이 신문은 없어진다는 건지, 지금의 인터넷 뉴스처럼 정보를 접할 소스가 다양화된다는 건지 알 수는 없지만, 정말 그럴까요?

 

13. 섹스 로봇에 대한 애착이나 탐닉

 

(전략) 한 통계 조사에 따르면, 섹스용 로봇을 가정에 구입한 가구는 런던이나 파리가 32퍼센트, 뉴욕이 28퍼센트, 도쿄와 서울이 18퍼센트에 이른다. 서울이 특별히 높은 편은 아니지만, 지난 10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추세임을 감안하면 안심하기는 이르다. 섹스용 로봇에 대한 애착이나 탐닉은 충동을 제대로 억제하지 못하고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제 인간의 섹스는 사랑을 바탕으로 한 생명 탄생이나 정신적 유대를 목적으로 한 육체적 결합이 아니라, 단순 쾌락을 추구하는 행동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로봇이 없거나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으면 섹스가 불가능한 사람들이 늘어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후략)
진근철(동서사회과학연구소 소장, 철학박사)
2049년 6월 27일자 《동해일보》 칼럼 「동틀무렵」에서 발췌(243)

 

14. 디지털 액터 VS 휴먼 액터

 

아우라(Aura)!
20세기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은 기술 복제 시대와 함께 예술품의 아우라가 사라졌다고 선언했다. 아우라가 사라진 것은 예술품뿐만이 아니다. 오리지널보다 더 오리지널한 연기를 펼치는 '디지털 액터(Digital Actor)'가 등장한 후 휴먼 액터들의 효용 가치도 예전 같지 않았다. 디지털 액터는 입지도 먹지도 않았고, 지치지도 않았으며, 병에 걸리는 일도 없었다. 엄청난 출연료를 받던 배우들은 하나둘 아날로그 연극 무대로 활동의 장을 옮겼다. 세탁기가 빨래판을 없애고 디지털 음원이 아날로그 엘피판을 사라지게 했듯이, 피가 흐르는 휴먼 액터들도 곧 도태될 운명이었다(256).

 

 개인적으로 이 문제 역시 저자들과는 생각이 좀더 다르다. 3D 영화들이 영화계의 주를 이루더라도 휴먼 액터의 영역은 존재할 것이며, 휴먼 액터를 기반으로 하지 않은 디지털 액터를 존재할 수 없으므로, 지금의 역학관계가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휴먼 액터들이 전부 사라지거나 도태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15. 인간과 기계의 경계

 

누구에게 숫자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또 누구에게 숫자는 목숨보다 귀중하다.
기계몸이 70퍼센트에 이르면 특별시 위생청에 출석하여 정밀 검사를 받아야만 했다. 인권을 인정하고 특별시민권을 계속 부여할 것인가, 아니면 '인간 대리인 필요' 판정을 내려 특별시민권으로서의 권리 행사를 박탈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위해서다. 물론 대뇌의 일부가 얼마나 기계화되었는가가 가장 중요하지만, 기계 대체율이 70퍼센트가 넘어가면 신체가 안정적이지 못해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특별시 위생청은 기계 대체율 70퍼센트 이상인 사이보그들에겐 정밀 검사 후 대체로 참정권, 선거권 등을 부여하지 않으며, 공무 집행 등 사회적 활동에도 제약을 가한다. 특별시 위생청의 정밀 검사는 대개 열에 아홉에게 시민권을 박탈당했기 때문에, 기계몸이 80퍼센트를 넘어가는 이들은 질병이나 부상을 무척 조심했다(296). 

 

 2049년 즈음엔 이러한 문제가 새롭게 대두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책은 전반적으로 오탈자가 많은데, 이 부분도 그 중 하나다. '시민권을 박탕당했기 때문에'가 아니라 '박탈했기 때문에'라고 해야 문맥에 맞다.

 

16. 로보홀릭, 로보필리아 그리고 안티오페 증후군

 

"남 형사님! 잊으셨나요? 변주민 선수가 사랑한 건 달링 4호였어요. 로봇에 매혹된 사람은 결코 사람을 사랑할 수 없죠. 이 매혹이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는 아직도 논란거립니다만, 변 선수는 운명이라고 답하더군요. 달링 4호의 사랑은 이 삭사이와망 성벽처럼 단단하고 또 이 물총새처럼 은밀한 아름다움을 지녔다고. 세상 사람들이 뭐라고 손가락질을 해도, 달링 4호를 향한 변 선수의 사랑은 진실했답니다."(303)

 

로봇과 함께 자위행위를 즐기는 것 역시 잘 알려진 은밀한 비밀이다. 정신과 의사들은 로봇을 훈련시켜 자신의 국부를 핥게 하거나 비비게 함으로써 성적 만족을 추구하는 것을 주물 숭배(fetishism, 또는 물신 숭배)의 하나로 간주한다. 동물과의 성관계를 통해 성적 만족을 느끼는 '수간증'(zoophilia)과 나란히, 로봇과의 성관계를 통해 만족을 느끼고 로봇과의 관계에 집착하는 현대인들을 로보필리아(robophilia)로 간주하기도 한다. 감정을 갖지 못하도록 규제된 로봇에게 '정서적 교감'을 바라는 로보홀릭을 일종의 질병으로 간주하는 것이다(403).

 

인간은 관계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사회적 동물이다. 때문에, 사회적 관계 맺기에 서툰 인간들은 정상적인 생활에 어려움을 겪으며, 로봇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이 지배적 힘을 갖기를 원한다. 정신과 의사들은 이런 현대인의 증세를 '안티오페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상반신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하반신은 염소인 사티로스와 성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진 그리스 신화의 안티오페에서 이름을 딴 이 증후군은 감정을 갖지 못하도록 규제된 로봇과의 정서적 교감에 집작하는 현대인들의 증세를 모두 일컫는다(403).

 

17. 사이보그와 자연인의 기계론적 계급 사회

 

사이보그와 자연인의 기계론적 계급 사회

 

18.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은 법정 최고형

 

"이거...... 뭐 하는 짓이에요?"
민선이 온 힘을 어깨에 실어 확 뿌리쳤다. 승낙 받지 않은 신체 접촉은 법정 최고형에 처할 수도 있는 중죄였다. 접촉을 통하여 인체에 치명적인 독극물이나 바이러스를 옮기는 사건이 발생한 탓이다. 사랑하는 연인끼리도, 원칙적으로는, 입을 맞추거나 손을 잡기 전에 상대의 허락을 구해야 한다(336).

 

19. 자동 운전의 정착으로 인한 변화들

 

민선은 자동차가 차도로 내려서자마자 ‘자동운전’으로 설정을 변경한 다음 ‘블라인드’ 버튼을 눌렀다. 검은 기운이 차창을 감싸면서 조명이 은은하게 들어왔다. (중략)
의자가 90도 회전하며 창문으로 붙고 회의용 테이블이 솟아올랐다. 자동 운전의 정착은 운행시스템 뿐만 아니라 자동차 디자인에도 혁신을 가져왔다. 운전석이 항상 정면을 향할 이유가 없었고 운전자가 도로를 주시할 의무도 사라졌다. 자동차 내부는 변신 로봇처럼 이용자의 편의에 따라 다양하게 바뀌었다. 때로는 침실도 되고 때로는 회의실도 되고 때로는 영화관도 가능했다. 둘이서 마주 보고 앉으니 아늑한 카페에 온 듯도 했다(339).

 

20. 악몽이 사회 문제로 대두

 

하지만 모든 꿈이 선물은 아니다. 악몽만큼 끔찍하고 고통스러운 것이 또 있을까?
2049년 서울특별시에선 악몽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었다.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지면서 숙면을 취하지 못하거나 불면에 시달리는 특별시민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그 중에서도 '한밤중의 돌연사'가 악몽 연구의 시발점이 됐다. 2040년 한밤중의 돌연사가 사망 원인 10위 안에 들면서, 그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가 본격화되었다.
가장 유력한 가설은 악몽이나 야경증으로 인해 신경 계통의 활동이 강화되고 심장 박동이 갑자기 정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꿈을 꾸는 렘 수면(REM sleep) 상태에서는 심장 박동과 호흡이 빨라지고 불규칙해진다. 더욱이 악몽은 뚜렷한 심리적 자극을 유발해 이따금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수면 장애가 가장 심각한 정신 질환 중 하나로 인정되면서, 정신과 의사와 뇌 공학자를 중심으로 악몽을 줄이고 단꿈을 꾸게 만드는 연구가 진행되었다(346-347).

 

21. 돌연변이 인간의 출현

 

특별시 경계를 벗어났기 때문에 밤에는 함부로 차창을 열거나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몬스터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큰 이유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돌연변이 인간인 '뮤텍스(Muta-X)'들이 특별시 경계 밖에 숨어 살았던 것이다.
특별시 정부는 특별시 경계 안에는 뮤텍스가 단 한 명도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경계 밖까지 뮤텍스를 색출하고 주거를 제한하는 일은 사실상 포기한 상태였다. 뮤텍스들도 대낮에는 위성 통신망에 포착될 것을 두려워하여 숨지만 어둠이 깔리면 종종 출몰했다. 특별시 경계를 벗어나는 자동차마다 뮤텍스들을 물리치기 위한 고압 전류가 흘렀다. 차문을 열고 어둠을 향해 걷는 것은 뮤텍스들에게 목숨을 내놓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359).



c*****g 2010.07.21. 신고 공감 3 댓글 8
리뷰 총점 종이책
로봇과 인간사이 : 과학이 우선시 된 서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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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실생활에서 단순한 역할이 아니라 일상으로써의 커다란 비중으로 자리잡게 되는 날은 언제쯤일까? 아니 그보다 로봇들이 인성을 가지고 단순히 인간의 아래로만 보던 창조주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동등한 인격으로 로봇을 대하게 되는 날이 오기는 할까? 말도 안될 것만 같던 책과 영화속의 이야기들이 현실이 된 일례들로 넘쳐나는 현재, 오히려 지금시대의 책이나 영화들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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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실생활에서 단순한 역할이 아니라 일상으로써의 커다란 비중으로 자리잡게 되는 날은 언제쯤일까? 아니 그보다 로봇들이 인성을 가지고 단순히 인간의 아래로만 보던 창조주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동등한 인격으로 로봇을 대하게 되는 날이 오기는 할까? 말도 안될 것만 같던 책과 영화속의 이야기들이 현실이 된 일례들로 넘쳐나는 현재, 오히려 지금시대의 책이나 영화들은 현실 불가능할 것 같은 미래가 없어보인다. 아니 그보다 로봇이 일생활에 자연스러운 시대를 이야기하는 작품이 우리나라배경이라는게 부자연스러운 때는 언제부터일까? 자연스러운 작품이 나오는건 언제쯤일까로 바꿔야 더 맞을까?

 

눈먼 시계공의 책소개를 알리는 시점부터 이 책에 대한 관심은 많이 뜨거웠으리라. 저명한 역사 소설가 김탁환씨와 역시나 유명한 과학자이자 작가인 정재승씨의 크로쓰이니만큼 작품에 대한 기대는 클 수밖에 없었다. 또 그들의 말솜씨, 글솜씨가 얼마나 뛰어나던가. 그러니 시너지효과에 대한 기대가 클밖에. 여기서 기대란 물론 작품의 과학적 뒷받침이 되느냐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이 작품이 얼마나 재밌을까하는 기대를 말하는 것이다. 이 두가지가 얼마나 조화롭게 펼쳐졌을까하는 기대라고 하면 맞겠다.

 

그런데 솔직히 눈먼 시계공 1권 읽으면서 참 뻑뻑했다. 작품이 참 더디게 읽혔다. 두 단락쯤 읽자 처음에만 그럴것이다라고 생각했던 설명위주의 글들에 약간 화가 나기도 했다. 차라리 주석을 달면 안되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예를 들자면 이런 식인거다.

  "프랙터 음악과 가우스 음악? 그게 뭡니까?"

  한 간부가 호기심을 애써 숨기며 퉁명스럽게 물었다.

  "프랙털이란 세부 구조가 전체 구조를 반복하는 매우 정교한 구조를 말합니다. 나무가 가지를 치고, 그 가지들이 다시 잔가지를 치고 그 끝에 달린 잎사귀를 들여다봐도 미세한 가지들이 뻗어 있지요. 이게 바로 전형적인 프랙털 패턴입니다."

  (중략)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증가하면 뇌파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면서 가우스형 소음의 형태를 띠게 되지요. 그러면 음악이 불협화음으로 가득 찬 소음으로 바뀌는데 그걸 '가우스 음악'이라고 부릅니다. 저희 리듬 인 브레인은 바로 이런 불협화음 정도를 측정해 사람들의 스트레스 레벨과 정신 질환정도를 파악하는 시스템입니다."

묻고 대답하고 설명한다. 그냥 주석으로 달아놨으면 읽기가 훨씬 매끄러웠을 것이다란 아쉬움이 드는거다. 읽기의 흐름이 중간중간이 아니라 뚝뚝 끊기는 느낌일때도 있다. 이러니 참 더디다. 모든 인물들과 모든 배경에 이런 설명이 이어진다.

 

2040년대 아이로봇의 윌 스미스처럼 사람들의 신체가 너나할것 없이 기계로 대체되는 시대가 도래된다. 신체의 몇 퍼센트가 기계인지를 비율로 따진다. 로봇들이 혹은 사이보그들이 모든 일상생활에서 함께 생활한다.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의 실마리와 범인을 쫓는 과정이 펼쳐지는데, 추리와 스릴러의 장르들은 대게 속도감있는 빠른 전개가 필수다. 왜냐하면 긴장감이 떨어져서는 안되니까. 그런데 눈먼 시계공은 그 긴장감과 빠르기가 방해받는다. 설명과 묘사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이야기가 뻗어나가야 하지 않을까. 쭉~쭈욱 말이다.

 

덧붙이기:그렇다고 이 책이 재미없다거나 지루한 책은 아니란걸 명시하고 싶다.



2***s 2010.06.07. 신고 공감 3 댓글 15
리뷰 총점 종이책
대단한 SF 소설 '눈먼 시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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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겐 누구나 좋아하는 분야가 있을 것이다. 한창 감수성이 풍부하던 시절엔 문학과 시에 흠뻑 빠져들었고, 머리가 조금 여물 무렵엔 동양사상과 이데올로기 서적에 심취하였다. 군 복무를 마칠 무렵엔 무협소설과 킬타임용 3류 소설을, 직장에 다니면서는 자기계발 서적에 손을 대게 되었다. 아이가 커면서 뱀파이어와 환타지 세계에 발을 살짝 적셔보았는데 이쪽은 별로 내 취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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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겐 누구나 좋아하는 분야가 있을 것이다. 한창 감수성이 풍부하던 시절엔 문학과 시에 흠뻑 빠져들었고, 머리가 조금 여물 무렵엔 동양사상과 이데올로기 서적에 심취하였다. 군 복무를 마칠 무렵엔 무협소설과 킬타임용 3류 소설을, 직장에 다니면서는 자기계발 서적에 손을 대게 되었다. 아이가 커면서 뱀파이어와 환타지 세계에 발을 살짝 적셔보았는데 이쪽은 별로 내 취향이 아니었다. 평생 달고가야하는 전공서적 탐독은 어쩔 수 없는 일이기에 제외하고 내 맘을 기쁘게 하는 독서는 의외로 미래 SF(science fiction) 소설이다. 맹탕 허구적인 환상소설보다는 작금의 과학을 바탕으로 상상을 덧입히는 공상과학이 날 즐겁게 하는 책읽기임을 부인하기 힘들다.

 

이 소설 "눈 먼 시계공"은 정말 특 A급 SF소설이다. 최근의  국내외 어느 SF소설에 견주어도 절대 뒤떨어지지않고 오히려 세계에 수출해도 통할 만한 정말로 군계일학 같이 우수한 소설이다. (과히 헛말이 아니다.) 꼭 짜인 플롯과 신뢰할만한 과학적 기술에 증강된 미래의 첨단과학은 다른 SF와는 차별화된 상상력을 느끼게 한다. 이 책은 소설가 김탁환과 과학자 정재승이 함께 쓴 한국에선 흔하지 않는 공동저술이다. 김탁환은 '방각본 살인 사건', '리심, 파리의 조선 궁녀'등으로 잘 알려진 작가이고,  정재승은  한국과학기술원 학제학부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로 있으며,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의과대학 정신의학과 겸직교수로 최근 자주 매체에 등장하는 과학자이시다. 이 두 분이 힘을 합쳐 인문과 과학이 제대로 만나 2049년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과 로봇의 세상을 그려내고 있다. (이런 경우 통섭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사실 이 두 분만 이 책의 저자는 아니다. 나는 또다른 한 분이 더 있다고 생각한다. 삽입 그림을 담당한 김한민의 뛰어난 일러스트가 없었다면 이 책의 느낌에서 반푼 정도는 빼야할 것이다. 최근 1년동안 읽은 신간 중에서 스토리 내용을 살려주는 이만한 삽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맛깔스런 글, 수준높은 과학적 지식, 환상적 일러스트 이 삼박자가 살아나는 책이다.

 

책의 내용은 로봇 격투기대회 배틀윈에 출전하는 '글라슈트' 격투로봇과 관련한 최볼테르, 서사라, 노민선이 한 축을 이루고, 두뇌를 적출해 가는 연쇄 살인사건을 쫓는 특별수사대소속의 '스티머스'수사팀 은석별, 남앨리스가 다른 한축으로 얽히고 설키는 전개이다. 죽은 자의 뇌에 남아있는 마지막 기억을 되살리는 장치 '스티머스'를 이용해 강력사건을 해격해 나가는 은석별 팀장과 신경과학자 노민선의 티격태격 로맨스도 두 축을 이어주는 매개로써 앞으로의 전개에  괜찮은 흥미꺼리가 된다. 저자가 그려내는 미래의 서울은 정말 환상적인 테크노 카멜리온의 천국이다(112쪽). 모든 도로는 지하로 내려가고 샌드위치 주차장 등 자동화된 유비쿼터스 도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서울특별시 정부에게는 골치 아픈 집단이 있었으니, '전통적인 자연 생태주의자'집단이 그 대척점에서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자연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 '쉽게 위안을 얻지 못하는 삶'을 사는 오늘의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로봇이 인간의 곁에서 생활화하고, 신체의 일부를 기계로 대체하는 사이버네틱스(인공 생체 기술)의 발달로 사이보그가 공존함에 따른 윤리적인 갈등은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그 근본을 다시 한번 숙고하게 한다.

 

'눈먼 시계공 The blind watchmaker'은 리처드 도킨스(Rechard Dawkins)가 다윈의 '자연선택'을 일컬어 내린 정의이다. 그는 "자연선택은 눈먼 시계공이다. 눈이 멀었다고 말하는 것은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절차를 계획하지 않고 목적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연선택의 결과인 생물은 마치 숙련된 시계공이 있어서 그가 설계하고 고안한 것 같은 인상을 준다(리처드 도킨스/사이언스북스/51쪽)." 저자 정재승은 "도킨슨이 자연 선택의 입장에서 생명의 탄생과 진화를 바라보고 우리가 사는 세계가 시계처럼 정밀하게 구축돼 있다고 설명했다면, 이번 소설에서는 사이보그에 인간성과 자의식이 충분히 부여되지 않았는데도 이를 활용하는 뇌 과학자를 눈먼 시계공이라 부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연이 준 몸과 기계와 몸이 섞이며 새로운 진화를 꿈꾸는 시대의 이야기가 시사하는 철학이 깔려있다.

 

김탁환의 감성적 언어감각도 재밌는 양념꺼리다. 아파트의 이름이 '경희궁의 점심'이라던지, 눈보라뒤 마을, 달빛마을 등도 그렇지만, '심장은 탄환을 동경한다' 등의 시구절을 인용하여 "인간이란 치명적인 유혹임을 알면서도 그것에 빠질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인가" 툭 던지는 한마디 멘트, '태양의 기억이 흐려져 간다',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등의 소제목, 잉카의 물총새 문양 성벽 등은 이 소설의 재미와 완성도를 높이는 요인이 된다. 화려한 시각적 묘사와 수준높은 사이보그에 대한 접근, 빠른 소설적 전개가 소설의 성공을 예감한다. 다만 소설 말미 쯤에 나오는 돌연변이 인간 뮤텍스(Muta-X)가 2권에서 어떻게 자리 잡을지 조금 걱정이 된다. 소설의 흐름으로 볼때 곁가지 같은데 그 단어의 무게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2권은 보다 더 흥미진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를 보면 인간을 희생시켜 격투기 로봇의 전투력을 높이려는, 뇌과학을 빙자한 광기가 도사리고 있다고 하니 클라이막스로 이끄는 작가의 글솜씨를 함껏 기대하게 된다. 하드SF에 로봇격투와 로맨스가 대중적 소설의 코드가 적절히 섞인 이 소설에 대한 나의 평점은 별 다섯에 +α를 더한다. 과연 인간의 상상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 것일까?



e***i 2010.06.06. 신고 공감 2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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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와 이과의 경계를 허물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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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어떤 분류에 넣어야 할까? 글을 쓰려고 덤비니 딱히 넣을 곳이 마땅치 않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바로는 <과학>에 넣어야 마땅하겠지만, 그러면 <인문철학>적인 내용이 아쉽고, 그렇다고 <철학>에 넣어버리면, 이 책의 줄거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들이 아쉽다. 그래서 일단은 <문학>에 넣어놓기는 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주제>가 너무도 다양해서 그냥 어느 한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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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을 어떤 분류에 넣어야 할까? 글을 쓰려고 덤비니 딱히 넣을 곳이 마땅치 않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바로는 <과학>에 넣어야 마땅하겠지만, 그러면 <인문철학>적인 내용이 아쉽고, 그렇다고 <철학>에 넣어버리면, 이 책의 줄거리를 이끌어가는 주인공들이 아쉽다. 그래서 일단은 <문학>에 넣어놓기는 했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주제>가 너무도 다양해서 그냥 어느 한 귀퉁이로 몰아넣기에 너무 미안할 지경이다.

 

  이처럼 이 책은 <버라이어티>하다. 우리말로 하면 <잡다하다>는 말이 딱이겠으나 이 어감이 이 책을 너무 낮잡아보게 할까봐서 어쩔 수 없이 외래어를 빌어다 표현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주시길..이런 면은 이 책의 끝에 올린 <김탁환 작가의 말>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 "문과와 이과의 구분이 없고, 경쟁보다는 더불어 삶의 가치를 강조하는 환경에서 자라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정재승 교수와 나는 정말 고등학교에서 문과와 이과의 구별이 없어지기를 원한다.)"(이 책 405쪽에서 발췌) 나도 같은 심정이다.

 

  20세기에 들어와서 학문의 경계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데도, 아직도 우리 교육은 <문과>와 <이과>로 나누어서 따로따로 놀고 있다.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재도 이런 <따로국밥형 인재>가 아닌지 오래되었는데도 여전한 모양이니 답답해도 참 답답할 지경이다. 적어도 이 책을 즐기려면 <문과>와 <이과>의 경계를 허문 독자들만이 이 책의 진면목을 느끼고 즐길 수 있을 테다.

 

  1권의 마지막은 현대인들의 '로보필리아(robophilia)'에 대한 논란으로 마무리 되었다. 동물과 사람이 벌이는 성관계를 통해 성적만족을 느끼는 수간증(zoophilia)에서 따온 이 말은 로봇이 우리 삶에 보편화된 2049년에 등장할(?) 새로운 어휘일 것이란다. 아니 2011년인 요즘에도 드물게 즐기고(?) 있을런지도...

 

  험험..일단 이런 변태스런 이야기는 나머지 2권을 읽고나서 자세히 하도록 하고,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이렇게 흥미로운 이야기와 정보들로 가득한 이 책의 끝은 어떻게 맺게 될런지...그나저나 처음에는 굉장히 이야기 흐름이 어색하다 싶었는데, 서로 다른 분야의 글쓴이들이 <공저>형식으로 써서 그러려니 했더니만 <신문연재>를 한 내용을 엮어놓았단다. 처음 읽을 때 마치 <건너뛰기(skip)>를 하듯 어색한 점에 대한 궁금증이 해결되는 순간이었다.

 

  이런 점만 감안하면 이 책에 몰입하는 데 걸림돌은 없으리라. 참, <인문학스런 교양>과 <과학에 대한 전문스런 지식>이 함께 하면서 <추리와 스릴러 소설의 기법>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좋아라 할 게다. 더불어 <이종격투기나 프로레슬링 따위>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좋아라할 내용도 나온다. 난 이런쪽으로는 영 깜깜해서 잘 모르겠지만...



YES마니아 : 로얄 z******8 2011.01.30. 신고 공감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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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작품을 만난 듯한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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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권밖에 못 읽었지만.. 미래소설(또는 SF 장르)에 새로운 획을 긋는 작품이라는 느낌이다. 이야기의 전개방식부터가 참신하고 흥미로운데다, 미래세계의 모습과 생활 상이 과학적인 유추과정을 토대로 매우 실감나고 섬세하게 그려지고 있어.. 기존에 읽은 몇몇 미래소설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우월적인 차이를 보여준다.   이야기가 절 반쯤 진행된 시점이어서 스토리라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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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1권밖에 못 읽었지만.. 미래소설(또는 SF 장르)에 새로운 획을 긋는 작품이라는 느낌이다. 이야기의 전개방식부터가 참신하고 흥미로운데다, 미래세계의 모습과 생활 상이 과학적인 유추과정을 토대로 매우 실감나고 섬세하게 그려지고 있어.. 기존에 읽은 몇몇 미래소설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우월적인 차이를 보여준다.

 

이야기가 절 반쯤 진행된 시점이어서 스토리라인의 뛰어남이나  짜임새의 탄탄함을 평가하기엔 다소 이른 감은 있지만, 1권에서 진행된 발단 및 전개부분의 경과와 저자인 두 분의 기한의 활동에서 느껴진 선입견에 입각해 보면 꽤나 기대를 해도 괜찮을거라 생각한다.

 

표지디자인부터 페이지 곳곳에서 그려진 김한민 님의 그림 역시, 이야기속으로의 몰입을 돕는데 일조한다. 종종 삽화이미지가 오히려 상상의 틀을 제약하는 경우가 있는데(좋아하는 소설이 영화화되었을때의 친숙하지만 왠지 생경한 느낌, 전화로만 통화하면서 상상해온 상대의 이미지가 실제 만났을 때 완전히 깨져나가는 느낌 비슷한..) 이 작품에 등장하는 그림들은 상상력을 간섭할 정도로 너무 구체적이거나 세밀하지도 않고, 친숙하고 정감이 가는 그림체여서 오히려 이해에 도움을 줄 지언정, 그런 네거티브 효과는 거의 없었던 거 같다.

 

현대사회에서는 상상히기 힘든 기묘한 범죄 및 첨단과학을 이용한 및 수사활동, 로봇들의 격투기 등의 소재나, 미래의 주거, 교통, 의상 등에 대한 일부 묘사는 사실 새로운 것도 아니고, 다소 유치하다는 느낌(아마도 만화영화나 어린이 SF물 등 다소 '유치한 매체'를 통해 접한 정보여서일수도 있겠다)도 들지만, 미래소설이면 어디는 등장하는 이런 뻔-한 조합을 그럴 듯하게 적절히 엮어나가는 테크닉이 가진 부가적 가치의 대단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작품이라 (중간)평가할 수 있겠다^^



p***i 2010.08.02.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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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문학의 만남,과 미래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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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문학이 만나다.!뇌 과학자와 소설가가 함께 써내려간 미래 보고서!김탁환과 정재승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들 두 사람이 함께 공동 집필한 '눈먼 시계공'을 신문에 연재되던 날부터 마지막편 까지 거의 빼놓지 않고 읽었다. 처음엔 '불멸의 이순신'으로 역사 속 인물들을 현대에 재조명하여 우리게 새롭게 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준 김탁환 작가와 '과학 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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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문학이 만나다.!
뇌 과학자와 소설가가 함께 써내려간 미래 보고서!


김탁환과 정재승 전혀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들 두 사람이 함께 공동 집필한 '눈먼 시계공'을 신문에 연재되던 날부터 마지막편 까지 거의 빼놓지 않고 읽었다. 처음엔 '불멸의 이순신'으로 역사 속 인물들을 현대에 재조명하여 우리게 새롭게 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준 김탁환 작가와 '과학 콘서트'로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선 신경 물리학자 정재승박사를 모두 좋아했기에 과학을 좋아하는 소설가와 소설을 좋아하는 과학자의 공동으로 작업한 결과물이 어떤 식으로 쓰여 졌을까? 문학과 과학의 만남에 호기심이 발동하여 읽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회를 거듭하면서 점점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 다음 편이 궁급해 내일이 기다려 질 정도로 애독자가 되었다. 신문 머릿기사보다 먼저 연재 소설을 펴 보게 되었다. 이제 그 이야기가 2권의 책으로 나왔다.


이 책은 2049년 서울을 배경으로 펼쳐진 미래과학과 인간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서울 뒷골목에서 뇌를 탈취당한 시체들이 발견되었다. 죽은 자의 뇌에서 단기 기억을 추출해 내 영상으로 재현해 내는 장치인 스티머스, 이 스티머스를 이용해 범죄의 실마리를 찾아 사건을 해결하는 서울 특별시 보안청 특수 수사대 검사 은석범, 그는 이 사건이 죽은 이의 뇌에서 사건의 단서를 쫓는 자신들을 노린 연쇄 살인임을 깨닫는다. 그러나 사건의 실마리는 잡히지 않고, 또다른 살인이 발생한다.

 

인간들의 이종 격투기 대회를 본 따 만든 지상 최강의 로봇을 가리는 로봇 격투기 대회 ‘배틀원’, 이 배틀원을 중심으로 방송 중계와 상업화로 돈을 벌려는 자본가들과 대회 승자에게 주어지는 명예를와 성취감을 위한 과학자들의 경쟁심 그리고 실제 전투 장면을 떠오르게 하는 생동감 있는 전투 장면이 이 책의 압권이다. 사건을 해결하려던 은석범은 로봇 격투기를 둘러싼 음모속으로 점점 깊숙히 들어가게 되고. 

 

자연스러움은 편리함을 담보 기계화로 대체되고 유비쿼터스 환경과 인공 환경으로 도시는 점점 세랸되고 매혹적인 공간으로 변했고 도시민들은 경쟁과 문명의 이기에 의존하는 삶을 살고 있다. 값비싼 로봇에 기대 게으름을 피우는 부자들과 문명의 혜택에서 소외된 가난한 사람들 그리고 심각한 자연 파괴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도시 문명에 반대하고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보려는 생태주의자가 공존하고 있다. 인간의 몸 역시 손상된 부위나 장기마저도 로봇으로 교체하여 수명연장이 가능해졋고 성형수술에 열광했듯 사람들은 이제 아름답고 늙지않는 기게몸을 선호하고 로봇과의 공생을 꿈꾸며 스스로 사이보그로 진화했다. 이제 사이보고와 인간이 서로 사랑할 수 있는 평등한 존재가 되었으니 어디까지 인간이고 로봇인지 그 경게마저도 모호해졌다..

 

법이 만인에게 평등하다면, 모든 로봇에게도 평등할까. 평등해야만 할까. 내 머리에 타인의 뇌를 이식하면, 나는 과연 여전히 '나'로 남을 수 있을까? 내가 나인 이유는 나의 뇌 때문일까. 나의 몸 때문 일까? 이 소설은 인간에 관해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역시 거정들의 만났으니 그저 평범하리라 예상치는 않았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에리한 질문들은 독자들의 지적호기심을 자극하고 탐구심를 유도하고 있다.  

이제 한국 소설도 진화를 거듭하여 미래 소설의 새로운 장을 열게되었다. 이는 이 시대의 두 선구자가 있었기에 가능하였으리라. 생소한 뇌 분야가 다소 어려웠지만 소설로 접하였기에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읽을 수 있었으며 또한 재미있었다. 발전돤 과학과 미래의 도시을 상상해보며 흥미롭고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더불어 이러한 장르를 넘나드는 파격적이 시도가 계속되길 바란다.

k******2 2010.06.18. 신고 공감 2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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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시계공 1 / 김탁환,정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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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에나 그 시대보다 미래를 상상하고 꿈꾸는 과학 소설이나 영화가 존재한다 1870년대에 쓰여진 쥘베른의 해저이만리나 80일간의 세계일주 같은 그때 생각에 바닷속을 탐험하고 하늘을 날라다니는 일은 상상속의 이야기였지만 한 세기가 지나가서는 그것이 현실이 되었다   여기 눈먼 시계공 2049년 인류는 기계로봇과 공존하고 모든 생활환경은 기계에 의해 조작되는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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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에나 그 시대보다 미래를 상상하고 꿈꾸는 과학 소설이나 영화가 존재한다

1870년대에 쓰여진 쥘베른의 해저이만리나 80일간의 세계일주 같은

그때 생각에 바닷속을 탐험하고 하늘을 날라다니는 일은 상상속의 이야기였지만

한 세기가 지나가서는 그것이 현실이 되었다

 

여기 눈먼 시계공

2049년

인류는 기계로봇과 공존하고 모든 생활환경은 기계에 의해 조작되는 미래가 제시된다소설가 김탁환과 과학자 정재승이 함께 공저한 미래 소설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던 책이다

사실 소설이라는 것이 허구라는 것을 알면서도

현실적이지 않은  SF식의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그동안 미뤄오다가

우연치 않게 도서관에서 발견하게 되어 얼른 집어들어보긴 했다

 

죽은 자의 뇌에 남아있는 기억을 이용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스티머스팀

그 팀의 책임자 은석범검사과 남앨리스 형사

로봇격투기가 흥행을 이루는 미래

배틀로봇 글라슈트의 개발자 최볼테르와 노민선

그리고 글라슈트의 무술감독이라고 할 수 있는 서사라

별개의 조직 같은 그들을 연관짓는 사건이 발생한다

뇌를 꺼내가는 연쇄살인사건

그것을 해결하려는 스티머스팀과 그 사건과 연결되어 있는 글라슈트 개발팀

 

최첨단의 기술을 통한 사건의 해결이지만 사건해결을 하는 것은 기계몸이 일부 첨가되긴 했어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감정이 개입되고 아무리 최첨단이라 하더라고 해결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로봇격투기를 통해 기계와 로봇의 공생을 미화하려하지만

기계에 점령당해가는 현실을 비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점점 편한 세상

기계에 의존하는 세상이 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오히려 역행하는 기계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으로 회귀하자는 운동이 있는 것도 사실인 듯 하다

과연 어디까지가 실현가능한 일일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생각하기보다는 이렇게까지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상상이 이 글을 읽는 재미가 아닐까하는 생각이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되는가 싶으면

구체적인 이야기가 아닌 칼럼들이 나오고

사건의 긴박함과는 좀 동떨어진 긴장감이 덜한 것 같은 느낌이 뭔가

어색하기는 하지만

이 이야기는 사건을 해결하는 추리소설이 아니라

미래를 상상하고 그것을 즐리는  SF소설이 가미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며 읽으면 나름대로 흥미로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사건은 미궁이고

계속해서 나타나는 피해자

그들은 하나의 끈으로 연결이 되어있는데

그 끈의 시작점을 찾아가는 그들의 뒤를 계속 따라가봐야겠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n******m 2011.02.20.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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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시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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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시계공>은 당연히 읽어보고 싶었던 소설이다. 일단 인문학과 과학의 만남이라는 것 부터가 흥미로웠고, 무척 좋아하는 두 저자, 김탁환님과 정재승님의 합작이라는 것이 그 두 번째 이유였다. 나도 미디어 공학을 공부하가, 인문학을 새로 배우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많이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문화 융합을 여러 분야에서 외치기 때문에 과연 어떻게 멋진 융합을 펼쳐 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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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시계공>은 당연히 읽어보고 싶었던 소설이다. 일단 인문학과 과학의 만남이라는 것 부터가 흥미로웠고, 무척 좋아하는 두 저자, 김탁환님과 정재승님의 합작이라는 것이 그 두 번째 이유였다. 나도 미디어 공학을 공부하가, 인문학을 새로 배우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많이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문화 융합을 여러 분야에서 외치기 때문에 과연 어떻게 멋진 융합을 펼쳐 냈는지 궁금했다. 

이 소설은 특정 장르를 지정하기엔 너무 많은 장르가 뒤죽 박죽 된 느낌을 주는 소설이다. 일단 '미래'에 일어날 것 같은 일을 소설화 했다는 것에 초점을 두면 편하다. 그렇다면 미친듯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당시의 사회는 2049년 서울의 모습. 기계와 몸을 섞게 된 우리 인류의 이야기이다. 이때 죽은 자의 뇌에서 기억을 끄집어 내어 죽기 직전의 영상을 추출해 알고 싶은 내용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스티머스라는 장치가 발명된다. 또한 로봇 격투 대회도 있으며, 과학자, 자본가들의 끊임없는 탐욕에 몸서리 치는 모습이 이 소설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현재도 그렇고 미래도 그렇다니.. 슬프기 그지없는 세상.

 하지만 이 소설은 과학적 설명이 가득한 것을 제외하면 그 미스테리와 추리적 사건에 끊임없이 말려들고 빠져든다. 얼마나 재미있게 읽었는지 단숨에 두 권을 읽어내었다. 아무래도 이런 분류의 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흥미로운 소재들과 상상력들이 나를 이끈 듯 하다.  암튼 훌륭했다!



l******n 2010.07.21. 신고 공감 1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