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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의 뇌일까, 심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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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군단이 등장하는 터미네이터 시리즈, 가장 최근작인 ‘터미네이터’ 4편의 결말은 그랬다. 인간의 심장을 가진 터미네이터가 인간 저항군 지도자에게 자신의 심장을 이식해 주고 죽음을 택하는 것으로. 반면, ‘눈먼 시계공’ 에서는 인간의 정체성은 100g도 채 안 되는 전두엽에 있는 것일까? 인간 정체성의 무게가 겨우 100g일까? 하는 물음이 눈에 띈다. 과학소설답게 지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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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계군단이 등장하는 터미네이터 시리즈, 가장 최근작인 ‘터미네이터’ 4편의 결말은 그랬다. 인간의 심장을 가진 터미네이터가 인간 저항군 지도자에게 자신의 심장을 이식해 주고 죽음을 택하는 것으로.

반면, ‘눈먼 시계공’ 에서는 인간의 정체성은 100g도 채 안 되는 전두엽에 있는 것일까? 인간 정체성의 무게가 겨우 100g일까? 하는 물음이 눈에 띈다.

과학소설답게 지극히 과학적인 이 의문은 유전공학이나 로봇공학 등 과학의 발달로 외형적으로는 완벽한 인간인 복제인간이나, 기계인간이 탄생되면서 줄곧 제기되고 있다. 한걸음 더 나아가자면 무엇이 인간이냐는 질문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눈먼 시계공 1’은 어떻게 이야기를 말하는지, 그 화법에 중점적으로 관심을 두고 읽었다면 이번 2편에서는 무엇을 말하는지, 주제에 집중하고 책을 읽어 내려갔다. 내 눈에 들어온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였다. 하나는 인간의 정체성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였고, 다른 하나는 과학의 발전이 인간의 가치를 높이고 있느냐는 문제였다.


이 작품의 배경인 2049년 서울은 인간의 신체에 기계가 많이 접합되고 있는 세상이다. 그럼에도 기계 비율이 70%가 넘어가면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포기하거나 아니면 합리적인 인간임을 끊임없이 증명해야 하는 세상이라니, 신체적으로 인간과 비인간을 가르는 경계는 무엇일까?

 

뇌가 적출되는 연쇄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인 만큼 작품 곳곳에서 뇌에 대한 언급이 등장한다. 거기에 작가 정재승은 뇌 과학자 답게 ‘나는 곧 나의 뇌’라고 발언하고 있다. ‘나’라는 정체성이 몸이라는 생물학적 토대와 살아온 환경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면, 그것이 한데 모여 실질적으로 사고와 행동을 만들어내는 곳이 뇌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작가의 말을 통해 밝히고 있는 것이다.

기억을 추억하고 감정을 느끼며, 미래를 준비하는 전두엽, 분노와 공격성을 처리하는 인슐라, 성취동기와 특정행동이 강화되는 피각, 이런 뇌가 인간 개개인의 행동과 사고를 만들고, 인간 역사를 일궈 왔다는 것이다. '눈먼 시계공'의 연쇄 살인범 역시나 증오와 분노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 듯, 빛과 그림자를 포함한 인간의 행동, 인간의 역사를 이끌어온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나= 나의 뇌라니. 구체적으로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문제였다. 이성적으로는 고개를 끄덕이더라도 이 답이 감정적으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가 보다. 뇌보다는 팔딱 뛰는 뜨거운 가슴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다고 믿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인간적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아무리 발달된 과학의 세례를 받는다해도, 은석범이나 노민선처럼 부모의 사랑을 갈구하고, 사랑 때문에 설레하고 상처받는 것이 인간으로서의 삶인데, 이것도 뇌의 작용일까?

결론은 유보하겠다. 과학적으로 좀더 많은 뇌의 비밀이 밝혀지는 과정을 지켜보려고 한다. 팔딱이는 심장을 사랑하는 인문주의자들 발언도 많이 듣고 싶고.

 

 

‘눈먼 시계공’ 에서는 문명주의자와 생태주의자가 팽팽하게 대립한다. 문명주의자들은 과학이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다. 인간의 무한한 호기심과 지적 탐구를 통해 얻는 과학기술과 도시문명은 인간의 자존심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생태주의자들은 빠르고 안락한 삶으로 이끄는 기계 문명은 결코 인간의 가치를 높일 수 없다고 목청을 높인다. 과학이 인류의 자연을 파괴하고, 폭력과 상업성으로 인류의 도덕을 해이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과격한 생태주의자들은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테러까지 감행한다.

 

이런 대립 속에서‘눈먼 시계공’주인공 은석범의 마지막 행보가 눈길을 끌었다. 죽은 이의 뇌에서 단기 기억을 추출해 수사를 했던 스티머스 팀장이었던 은석범. 그는 인간만을 중심에 둔 분리된 생태주의에서 벗어나, 기계 비율이 70%가 넘는 이들이나 제노사이보그까지 포용하는 생태주의를 선택한다. 차이를 인정하고 머리를 맞대면서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가자는 그의 선택이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눈먼 시계공이란 제목은 리처드 도킨스의 책 제목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리처드 도킨스에 따르면, 생명의 탄생과 진화를 설명하는데 있어서, 아무런 목적도 의도도 없이 진행되는 ‘자연선택' 이야 말로 진정한 생명의 창조주라는 것이다. 반면 김탁환 정재승의 ‘눈먼 시계공’에서는 상업성과 인간의 욕망으로 오염될 수도 있는 인공적인 선택으로 진화가 가능해지는 세상이다.  따라서 과학이 자본과 인간의 탐욕의 지배에서 벗어나려면,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과학이 되기 위해선.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 본격적인 탐구와 성찰을 외면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1편보다 이야기가 많이 정돈된 느낌이었다.

구체적으로 그려진 2049년 미래 세상, 이런 세상이 닥치면 나는 어떻게 살아갈까. 생태주의자의 삶을 선택할 것인가?

지금 심정으로야 생태주의자의 삶을 택할 것 같지만, 장담은 못하겠다. 오래 살고 싶은 욕망에 사로 잡혀, 나이들어 노후한  신체를  기계로 대체하지 않는다고 100% 확신은 못하겠으니 말이다.

39년 뒤에 펼쳐질 세상을 담은 과학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됐으면하고 꿈꾸고 싶어진다. 하지만 지금 과학이 발달하는 방향을 보고 있으면, '눈먼 시계공'속 세상이 점점 가까와지고 있는 것 같다.그래서 불안하다.

e****0 2010.06.06. 신고 공감 7 댓글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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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인간인 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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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지배하는 보편적인 감정이 증오라고 단정짓는다면 그로 인해 파생될 갖가지 이해관계와 사건사고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막대하고 잔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소설속 21세기 테크놀로지의 놀라운 진보와 전문 상상력이 만들어낸 괴물 사이보그들의 도시 서울의 현재모습은 곧 다가올 미래의 그것과 별 다를바 없어보인다. 개성을 뭉개버리는 도시 특유의 주관적 간섭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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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지배하는 보편적인 감정이 증오라고 단정짓는다면 그로 인해 파생될 갖가지 이해관계와 사건사고는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막대하고 잔인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소설속 21세기 테크놀로지의 놀라운 진보와 전문 상상력이 만들어낸 괴물 사이보그들의 도시 서울의 현재모습은 곧 다가올 미래의 그것과 별 다를바 없어보인다.

개성을 뭉개버리는 도시 특유의 주관적 간섭은 도시와 인간자체를 성형한다.

자연과 생태를 보존하기 위해 개발해야한다는 역설의 주장, 인간 존엄성과 자연으로의 회귀를 도시파괴라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자연주의자들의 삶의 방식이 위태롭게만 보인다. 첨단 도시가 만들어낸 증오와 분노는 클리닉차원에서 각종 테라피로 치유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뼛속깊이 파고든 스트레스와 분노를 첨단 미디어는 스포츠형식으로 끄집어낸다. 21세기 격투오락은 고대 로마의 검투와 다를 바 없고 그 외형에 담긴 정치적인 속내와 대중몰이는 인간성 부재의 피폐한 도시를 폭력으로 매듭짓게 한다.

 

격투 로봇 글라슈트에 이식된 극도로 분노한 뇌는 죽음에 이르는 격투의 마지막 씬을 연출하고 인간성은 말살된다. 인간과 로봇의 충돌을 격투기라는 폭력적 감각에 접목시키고 승리를 점치는 인간들의 도박과 베팅은 속물적 위선을 거침없이 드러낸다. 내용속에 담긴 메시지를 읽어내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재미를 기대하는 추리적 상상력과 세련된 대사들은 어디에도 보이질 않는다. 신경학박사인 노민선과 보안청검사인 은석범의 통속적인 촌스러운 대사들. 캐릭터의 매력은 그들이 지껄이는 말속에서, 혹은 생각하는 정신속에서 살짝 드러나는 법인데 어디에 그 매력을 숨겨두었는지 끝까지 읽어도 찾을 수 없어서 아쉽기만 했다.

 

2049년 서울, 암담한 성형의 도시는 인간과 로봇의 경계를 퍼센티지로 결정하고 있다. 신체 각 부위의 치명상을 입은 인간에게 영구적인 기계몸을 이식하고 다른 살아있는 생체몸과의 유연한 결합을 목적으로 한다. 과거로부터 지속적으로 행해진 코스메틱 성형의 진화가 미래에 완벽한 사이보그를 만들어낸다는 소재가 무척 만화적이고 비약같지만 섬뜩한 면도 보인다. 다만 첨단 로봇의 설계도를 그려내고 도시의 방대한 기계화를 최첨단으로 만들어낸 만큼 인간 정신의 자율성과 자연성은 18세기 쟝 쟈크 루소와 계몽주의자들이 부르짖었던 혁신적인 사고의 틀 그 한조각이라도 보였으면 한다. 몸으로 결정짓는 미래는 원치않는다. 인간성을 염두로 한 정신과 영혼의 이식을 기대한다면 서툴고 거친 비약일까?



b*******e 2010.11.11. 신고 공감 4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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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라는 병은 모든 악을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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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복수'를 주제로 한 드라마나 영화들이 많았던 것 같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 용서하지 않겠다." 뭐 이런 식의. 한동안 개그맨들이 콩트 소재로도 많이 이용해먹던 그런 류의 이야기들인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스토리들이 자취를 감춘 게 재밌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하거나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런데 최근 들어 부쩍 복수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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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복수'를 주제로 한 드라마나 영화들이 많았던 것 같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 용서하지 않겠다." 뭐 이런 식의.

한동안 개그맨들이 콩트 소재로도 많이 이용해먹던 그런 류의 이야기들인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스토리들이 자취를 감춘 게 재밌었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설명하거나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런데 최근 들어 부쩍 복수를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나 영화들이 다시 붐을 이루는 것 같다. 단순히 '복고의 유행'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러기엔 매우 우려되는 현상이다. 어차피 드라마나 영화, 소설이라는 건 현실의 반영이니깐.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또 다시 복수에 집착하게 된 것일까?

 

2. 이 소설은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추리소설의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스포일링이 되지 않도록 리뷰를 써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한 가지만 말하자면 이 작품은 일면 SF적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결국은 인간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증오가 삶의 에너지가 된다. 누군가를 죽이고 싶도록 미워하는 사람은 그 순간 살아갈 이유를 얻는다. 단 하나의 목표가 생기고, 증오를 실현하기 위해 그리고 복수하기 위해 계획하고 준비한다(357쪽).

 

증오가 복수의 에너지를 생산하게 만드는 것이다. 삶의 순간들에 분산된 에너지들이 증오를 중심으로 한데 모여 엄청난 힘을 만든다(357-358쪽).

 

이게 2권의 핵심이다. 즉 분노라는 병은 모든 악을 압도한다는 사실.

 

책을 읽고 한동안 참  허무했는데, 그런 허무함이나 공허함 역시 여기에 기인한다.

결국 모든 것은 분노에서 기인한 것이고, 분노로 인한 복수에의 열정이 모든 살인의 동기였다는 것. 그런데 삶의 모든 에너지를 모아 오로지 복수에 전념한다는 건... 너무나 안타깝고 쓸쓸하다.

 

작가들이 작중 인물의 입을 빌려 말하는 것처럼 가장 폭력적인 사람은 가장 끔찍한 공포를 경험한 사람들이다. 폭력은 '감정의 발로'가 아니라 '죽음을 피하려는 안간힘'이다(256-257쪽).

그래서 더더욱 안타까운 것이다. 한평생을 살면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그 모든 것들 중 어느 하나도 누리지 못하고 평생 증오와 복수의 일념으로 살았다는 거니깐. 도덕적이거나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면서 '연쇄살인은 나쁜 거야.'라고 말하고 싶은 게 아니라 오로지 복수에 헌신하느라 자기 삶을 허비한 한 인간에 대한 동정이나 연민이라고 해야 할까? 뭐 그런 아쉬움.

 

정재승은 뇌공학자답게 이것을 다음과 같이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대뇌 안쪽에 증오 회로를 이루는 중요한 뇌 영역이 두 군데가 있다. 하나는 인슐라(insula, 섬), 다른 하나는 피각(putamen, 조가비핵)이다. 인슐라는 역겨움을 맡은 곳. 길을 가다가 배설물을 보거나 토사물을 봤을 때 난리가 나는 영역이다.
사회적인 고통도 함께 표상하며, 분노와 공격적인 행동도 이곳에서 처리된다. 인슐라가 활성화되면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비이성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으며, 나중에 후회할 만한 행동도 그 순간엔 참을 수 없다.
 (스포일링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 삭제) 피각은 원래 운동을 조절하는 대뇌기저핵의 일부분이다. 이곳을 자극하면 성취 동기가 강해지고 특정 행동이 강화된다. 오로지 그것만을 생각하며 이를 준비하기 위해 삶을 통째로 바친다(359쪽).

 

복수를 위해 제 삶을 통째로 바친 인간, 참 쓸쓸하다.

 

3.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모성애와 관련된 부분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영역들이 인간의 모성애를 표상하는 영역과 일치하거나 매우 가깝게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엄마가 무조건적인 사랑을 자식에서 바치는 곳, 그녀의 삶의 동기이자 에너지, 그리고 엄청난 힘을 한데 모으게 만드는 모성애는 증오와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 어머니에 대한 폭력은 자신에 대한 폭력이며, 어머니에 대한 위험은 자신의 삶을 위협하는 것이다. 모성애를 방해하면 증오가 되듯, OOO 역시 엄마에 대한 사랑이 한순간 증오를 잉태했다(359-360쪽).

(스포일링이 되지 않도록 OOO으로 처리)

 

그런데 사실 이 문장의 일정 부분은 모성애와 관련된 것이지만, 다른 부분은 자식들의 부모에 대한 사랑에 관한 것이다. 그래서 주장의 일관성이나 설득력이 떨어진다. 만약 이 살인사건의 동기가 모성애에 기인한 것이라면 설득력이 있겠지만, 부모에 대한 폭력을 자신에 대한 폭력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나 부모에 대한 사랑이 한순간에 타인에 대한 증오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떻게 모성애와 연관이 된다는 것인지 논리적 설명이 불충분하다.

그렇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분노와 공격적 행동을 다루는 뇌의 부분이 모성애를 표상하는 영역과 일치한다는 점, 그래서 모성애와 증오가 동전의 양면을 이룬다는 점이다.

'모성애'를 생각할 때 드는 양가 감정이나 두려움도 결국 이러한 모성애의 양면성에 기인한 게 아닌가 싶다.

 

모성애와 관련하여 생각해볼 만한 또 하나의 것은 다음 부분이다. 

단행본으로 만들면서 삭제되었지만, 이 작품이 동아일보에 연재될 때는 이런 내용이 삽입되어 있었다. 볼테르와 서사라의 대화 중 일부이다.

 

"혹시 모성애가 생기지 않을까 봐 걱정하는 거야? 인공자궁을 사용하더라도 모성애 촉진 주사를 일주일만 맞으면, 천연자궁으로 직접 아기를 낳은 산모와 똑같은 모성애가 생겨."

"자연스럽게 모성애가 생기는 거랑 약물로 모성애를 만드는 거랑은 다르죠." 

 

만약 모성애가 촉진 주사를 통해 생길 수 있는 거라면, 과연 모성애의 실체는 무엇일까? 인간이 만든 '모성애'라는 이데올로기와 관념의 실체 말이다.

 

이렇듯 이 책은 단순한 '테크노 스릴러'로 읽히지 않고,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만든다. 물론 이건 내가 나이가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 어린 친구들이라면 한여름에 더위를 쫓기 위한 SF소설이나 추리소설로도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세상에 우연은 없다. 어떤 사건에는 그 사건을 있게 한 원인이 반드시 존재한다. 누군가가 어떤 행동을 했다면 그 행동을 촉발시킨 동기나 원인도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인간이 '인과응보'의 법칙을 뛰어넘을 수 있는 건, 인간은 선으로 악을 이길 수 있는 이성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나는 인간의 그런 이성을 믿고 싶다.

 

수많은 욕망과 욕망의 엇갈림, 서로 다른 무수한 정의의 갈등과 대립 속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 그리고 그것이 인간에게 새로운 미래가 될 것이냐 생지옥이 될 것이냐는 결국 인간의 이성에 의해 결정될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요한 이슈 중 하나인 '뇌 이식' 문제를 예로 들어 보자. 노민선과 은석범의 견해는 명백하게 나뉜다.

 

"뇌만 옮긴다고? 그게 불법인 건 알지? 특별시 연합 의회에서 제정한 법률안에 의하면, 교체를 허용한 장기 목록에 뇌는 빠져 있어. 뇌를 마음대로 옮긴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어? 상상을 해봐. 건장한 노숙자를 납치해 그들의 몸에 불치병에 걸린 백만장자의 뇌를 심을 지도 몰라. 짐승의 몸에 인간의 뇌를 지닌 끔찍한 제노사이보그들이 등장할 지도 모르고. 기계 몸에 뇌만 얹힌다면, 그땐 정말 인간이 로봇이 되고 로봇이 인간이 되는 끔찍한 세상이 열려."
"불사(不死)의 시대가 열리는 거예요. 뇌만 온전하다면, 비록 육체는 이리저리, 천연 몸, 기계 몸 혹은 짐승의 몸으로 바뀌겠지만, 결코 죽지 않는 시절이 도래하는 거랍니다. 이건 혁명이에요. 새로운 미래죠."
"아니야. 종말이지. 뇌를 자유롭게 옮기는 순간, 인간의 존엄은 사라지고 말아. 생지옥인 게지."(285-286쪽)

 

불사(不死)와 인간 존엄, 이 두 가지의 가치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이냐는 결국 인간의 몫이다. 당신의 선택은?

 

<생각해 볼 이슈들>

 

1. 로봇의 존재 이유

 

세상에는 두 종류의 로봇이 있다. 인간을 위해 일하는 로봇과 인간을 대신해 일하는 로봇. 아직 로봇은 인간에게 '일하는 기계'다. '데스 매치'에 출전한 로봇들은 인간을 위해 링에 올라온 '테크노 엔터테이너'일까, 아니면 자신을 만들어준 로봇 공학팀의 욕망을 실현하는 '기계 대리인'일까?(47)

 

배틀원 2049가 진행되면서 과격한 생태주의자들이 여러 차례 테러를 감행하고 성명서를 발표하자, 도시 문명주의자들과 온건한 자연주의자들이 비판 성명을 냈다. 과연 배틀원 2049는 인류의 행복과 복지에 기여하는 기술 진보의 장인가, 상업주의에 물든 폭력적 난투극에 지나지 않는가. 지난 이틀 동안 시민들에게 잇달아 도착한 성명서에는 배틀원 2049에 대한 그들의 입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108).

 

조 원장은 진료실 의자에 편히 앉아서 엷은 미소와 함께 이야기를 이어 가고 있었다. 등 뒤 책장에는 꺼풀을 씌운 책들이 책장에 가지런히 꽂혔다.
"……우리는 9년 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로봇이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저들은 국가를 해체하고 특별시를 일반시와 오염 지대로부터 떼 냈습니다. 지금 특별 시민은 로봇 없인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인간은 특별시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인간은 오직 로봇을 통해 듣고 알고 느낍니다. 홀로 오롯이 모든 것을 관장하던 참 인간의 시절을 위해 싸웁시다……."(133)

 

2. 기억의 존재 이유

 

한때 암스테르담에서 상담 치료를 했던 심리학자 다우베 드라이스마는 시간과 기억에 관한 자신의 오랜 연구 경험을 묶은 책에서 "기억은 마음 내키는 곳에 드러눕는 개와 같다."라고 했다. 아무 데나 드러눕는 개처럼, 인간의 기억은 갑자기 사라지고, 엉뚱한 곳에 오래 머물며, 사라지지 않게 해 달라고 애걸하다가, 이내 잊혀진다. 인간의 기억은 왜 그토록 불안정한 것일까?(87)

놀라운 것은 기억상실증 환자들이었다. 그들은 미래를 상상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
"온통 파래요. 하늘도 파랗고, 바다도 파랗고. 온통 다 ... 파래요."
그들은 3분 내내 파랗다는 얘기밖에 하지 못했다. 이 연구 결과는 당시 과학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은 미래를 상상하지 못한다는 실험 결과는 '기억의 존재 이유'를 새롭게 해석하게 만들었다.
기억은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기록해 두는 대뇌 활동이 아니라 매순간 변하는 현재와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경험의 질료'라는 것이다. 기억은 과거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89).

⇒  미래를 위해 존재하는 기억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3. 의지적 죽음의 문제

 

그녀는 자신의 의지대로 당겨 죽으려는 것이다. 석범의 부탁을 들었다면, 특별시로 와서 악성 조류독감인 페이빈 치료제 케미플루를 투약했다면 20년은 거뜬하다. 따라서 이것은 자연사가 아니라 '의지적 죽음'이다. 자식을 버리고 특별시를 떠났듯 자식을 버리고 죽음을 맞이하려는 것이다. 생태주의자로서의 품위를 끝까지 지키려는 것이다(151).

 

4. 인간의 증오

 

인간을 제외한 다른 동물들은 짧은 기간 서로 사이가 안 좋을 순 있어도, 죽이고 싶도록 증오하거나 나중에 기어이 복수하는 일 따위는 없다. 미움을 오랫동안 간직하고 언젠가는 복수할 날을 기다리며 준비하기엔 동물들은 제 살길이 바쁘다. 오직 인간만이 미움의 순간을 곱씹으며 슬픔과 분노의 감정을 추억한다(357). 

 

<2049년 미래의 서울>

 

1. 전면 금연법의 시행

 

2049년, 특별시청은 개인 숙소를 제외하곤 어디서도 담배를 피우지 못하는 일명 '전면 금연법'을 만들었다. 그 탓에 병식은 근무 시간 중에 가끔 자리를 비웠다. 출근 전에 충분히 니코틴을 몸에 축적하고 오지만, 그래도 참을 수 없는 날엔 보안청에서 차로 17분 떨어진 집까지 다녀오는 것이다(15).

 

2. 사이버 마약의 등장

 

앨리스는 보안청에 도착하자마자 헤드셋을 기기 전담반에 맡겼다. 그들은 이 헤드셋이 12헤르츠의 맥놀이를 일으켜 알파파를 기저핵으로 방출하며 도파민 분비를 유발하고 쾌락을 불러일으키는 청각환각제, 그러니까 일종의 사이버 마약이라는 검시결과를 보내 주었다. 흥분한 뇌를 가라앉히기 위해서는 적어도 24시간 절대 안정이 필요했다(77).

 

3. 사이보그들의 우울증과 천연 장기 밀거래

 

"암벽에서 떨어졌을 때, 특히 왼쪽 상반신이 엉망이었죠. 콩팥과 폐를 심하게 다쳐 떼어냈고요. 눈도 인공 수정체로 바꿔야 했습니다. 왼팔과 왼다리도 기계 팔과 기계 다리를 달았고요. 46퍼센트가 기계 몸이었죠. 처음 기계몸을 천연 몸에 잇고 나면, 신체의 불균형도 문제지만 극심한 우울증이 찾아들죠. 도무지 자신이 사람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 거예요. 사이보그로 살 바엔 차라리 죽는 편이 낫다 이런 생각도 들고. 정신적 충격은 고스란히 남은 부위들, 그러니까 오른쪽 천연 몸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답니다. 병원에서는 병명을 꼭 집어내진 못했지만, 반 년 안에 천연 몸의 장기들도 나빠지고, 기계 몸 비율도 60퍼센트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하더군요. 그때 그 병원 간호사 중 한 사람이 은밀히 권했답니다. 장기들이 병들기 전에 차라리 먼저 떼어내라고. 그럼 충분한 값을 받게 해주겠다고."(169-170)

 

4. 훌륭한 개인 악단인 휴머노이드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이 일반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게 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신시사이저 기능' 때문이었다. '미디'같은 간단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휴머노이드는 파티 때마다 근사한 오디오처럼 음악도 틀고, 밴드처럼 연주도 하고, 노래방 기계처럼 반주도 곁들이며 흥을 돋았다.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에겐 대략 120만 곡이 탑재돼 있으니 이 보다 더 훌륭한 개인 악단은 없었다. 악보를 그대로 따라가는 그들의 연주는 재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품이었다(181).

 

5. 자연주의자들과 환경주의자들의 갈등

 

"우리 서울 환경 개발 시민운동본부는 지난 석 달간 벌어진 무차별적이고 끔찍한 일련의 테러를 저지른 용의자들이 검거되었다는 소식에 기쁨과 안도를 전합니다. 아울러 그 동안 테러 용의자들을 추적하고 검거한 경찰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환경은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닙니다. 자연주의자들이 마치 자연을 자신들이 소유한 것인 양 그것의 가치를 선점한 후, 자연을 개발하려는 모든 환경주의자들을 도시주의자, 과학 기술 지상주의자로 비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자연을 볼모로 도덕성을 독차지 하려는 의도 역시 불순해 보입니다. 솔직히 얘기합시다! 우리 모두는 이기적인 존재입니다."
(중략)
"인간은 자연의 품에서 생존하고 생활하지 않고서는 한 순간도 살 수 없는 나약한 존재입니다. 그런 자연을 보호하자는데, 반대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거부하지 않는 진실은 '자연은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는 생각입니다. 자연주의자들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자연을 보호하자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 인간에게 유익하기 때문 아닌가요? 자연이 우리 인간보다 더 소중한 가치인가요? 저는 그런 생태주의자들의 위선이 역겹습니다. 그들도 결국 인간을 위해 자연을 보호하자는 것인데, 마치 도덕적으로 우위에 선 것처럼 행세하고, 개발주의자로 몰고 가는 것은 비겁합니다. 우리 모두 인간을 위해 자연을 이용하자는 입장이며, 다만 그 방법에 차이가 날 뿐입니다. 결국 그들도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테러를 저지르지 않았습니까? 과학 기술의 산물인 폭탄을 사용하지 않았……."
대표의 분노가 치솟기 시작하자, 경찰서장이 갑자기 TV를 껐다(291).

 

6. 삶 자체가 된 디지털

 

완전한 휴식이 어려운 시절. 디지털은 삶의 도구가 아니라 삶 자체가 되었다. 단절은 불안을 낳고, 불안은 로그인을 강요한다(315).

 

7. AID와 DDS

 

인공 지능 판결 시스템

 

8. 로봇의 증언 출석

 

로봇은 과연 증인으로 출석할 수 있을까?
2040년대 내내 사법부에서 논쟁이 끊이질 않았던 주제다. 서울 변련에서는 의사 표현이 가능하고 기준점 이상의 지적 수준이 된다면 로봇도 충분히 증인으로서 사법부의 법률적 판단과 법적 정의에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건 현장에서 용의자를 목격했다면 로봇의 뇌에 저장된 데이터가 유용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로봇 뇌 속 데이터는 개인적으로 관리되기 때문에 조작이 쉬우며, 증거 자료로 채택할 수는 있으나, 증인 즉 사건 정황을 판단할 주체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 민변의 주장이었다.
두 법률단체의 엇갈린 주장이 오랫동안 평행선을 그리다가, 2045년 '로봇의 증언 출석에 대한 법률'이 마련됐다. 언어 또는 영상을 통해 의사 표현이 가능하고, 지적 수준이 레벨 5 이상 이며, 사건 현장에서 직접 범인에 대한 증언 또는 증거 제시가 가능한 경우, 그래서 사후에 메모리 칩 수정이 불가능한 경우라고 판단되는 경우 로봇도 증인으로 출석할 수 있는 법률이 제정된 것이다(334).

 

9. 사이보그의 인권 문제

 

사이보그의 인권 문제



c*****g 2010.07.23. 신고 공감 3 댓글 10
리뷰 총점 종이책
한국 SF소설의 새로운 시도 '눈먼 시계공' 2권을 읽고...
"한국 SF소설의 새로운 시도 '눈먼 시계공' 2권을 읽고..." 내용보기
1권의 리뷰를 쓰고 난 뒤 이 책의 반응이 나의 느낌과 다르게 가지각색임을 알고 조금 놀랐다. 나에겐 최고의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는 대단한 책이었지만 다른 분들의 평은 생각이 많이 달랐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충분히 이해가 가는 평 이었다. 몇년전 케이블TV에서 로봇 배틀에 관한 영상을 즐겨보았다. 두 로봇이 맞붙어 상대방의 로봇을 부수거나 경기장 밖으로 밀어버리는 로봇
"한국 SF소설의 새로운 시도 '눈먼 시계공' 2권을 읽고..." 내용보기

1권의 리뷰를 쓰고 난 뒤 이 책의 반응이 나의 느낌과 다르게 가지각색임을 알고 조금 놀랐다. 나에겐 최고의 찬사를 보낼 수 밖에 없는 대단한 책이었지만 다른 분들의 평은 생각이 많이 달랐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충분히 이해가 가는 평 이었다. 몇년전 케이블TV에서 로봇 배틀에 관한 영상을 즐겨보았다. 두 로봇이 맞붙어 상대방의 로봇을 부수거나 경기장 밖으로 밀어버리는 로봇들의 전투를 재미있게 볼 때 아내는 뭘 그런걸 보느냐고 굉장히 불만스럽게 핀잔을 주곤 했다. 어릴적 부터 장남감 모형 조립이나 전쟁놀이를 즐기는 남정네에게는 이 소설이 박진감 넘치는 흥미를 주겠지만, 주로 감성적 성향의 여성들에겐 뇌를 적출해가는 살인과 로봇 싸움이 잔인하고 내용없는 짜증으로 다가설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눈먼 시계공 2권은 1권보다는 스펙터클하고 빠른 전개와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마치 이종 종합격투기 대회 UFC의 리얼한 다툼을 보는 듯한 '로봇 배틀원 2049'의 데스 매치는 갇힌 링에서 동물처럼 싸우는 인간의 모습을 그대로 빼닮았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폭력성을 그대로 이어받아 야만적인 격투를 펼치는 글라슈트의 경기는 흥분과 짜릿함을 선사한다. 마찬가지로 프라이드나 K-1경기를 볼 때마다 인상쓰는 아내는 남정네의 이런 느낌을 이해 못하기에 그러하겠지만, 사내아이를 키워 본 엄마들은 어느 정도 남성의 외형적 행동(공격성)을 알고 있을 것이다. 소설의 또다른 한 축인 살인 사건도 그렇다. 음모와 배신에 덧대인 뇌를 빼가는 살인이 주는 어두움은 이 소설의 평가가 기본적으로 남녀간에 다를 수 밖에 없는 내용이다.

 

문학적으로 접근해보면 뼈대는 4개의 영역(살인, 로봇싸움, 자연 중시, 러브)이 얽히면서 클라이막스에 이르는 플롯이다. (결론은 읽는 이의 몫이므로 언급 생략). 2권에서는 상업적 접근을 염두에 둔 달빛같은 사랑타령(은검사와 민선, 최볼테르와 사라)도 나온다. 이 시점에서 짚어두고 싶은 것은 이 소설의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SF소설은 매니아층이 존재하는 '장르문학'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치밀한 과학적 뒷받침으로 그려보는 미래의 모습과 엽기적 살인의 범인을 쫒는 추리 스릴러의 영역은 솔직히 '문학적 감성'과는 조금 동떨어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문학적 잣대를 들이되어 평가를 하자고하면 조금 곤란하지 않을까?  어쨌거나 2권은 연쇄살인범에 대한 의문, 남앨리스와 서사라를 중심으로 적절한 인간의 액션, 글라슈트를 정점으로한 묘하고 충격적 클라이막스, 최볼테르와 조윤상의 죽음에 얽힌 미스테리, 1권의 '동네 한 바퀴'란 추억을 사고파는 사이트에서 일어난 살인의 추억이 큰 복선으로 스토리를 풀어간다. 물론 대중소설처럼 자연생태주의와 진실한 사랑을 곁드려 인본주의의 내음을 풍기면서... 

 

이 소설은 이렇게 인문과 과학의 만남에서 출발한 조금은 흔치 않은 소설이다. 과학적 서술이 많은 것이 흠이라고 지적하기도 하는데, 내같은 사람에겐 현실성있는 과학적 증강설명이 붙은 이런 류의 작법이 더 괜찮은 읽을거리로 느껴진다. 지구의 종말을 그려내는 일반적 미래SF와는 달리 발전적 미래의 모습은 나름 놀라움을 준다. 로봇이 인간의 생활 속으로 들어올 때 인간의 존재와 어떻게 양립될 것인지 생각해 보게하고, 과도한 인공미에서 벗어날려는 자연생태주의자를 통한 인간 본연의 삶에 대하여 뒤돌아보게 한다. 로봇들의 잔혹한 경기에 대하여 저자는 '자연과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배틀원2049가 인류의 행복과 복지에 기여하는 기술진보의 장인가, 상업주의에 물든 폭력적 난투극에 지나지 않는가. ... 경쟁적 상업주의로 포장하는 인류의 도덕적 해이가 다음 세대로 이어질까 심히 우려된다.(109쪽)"는 메시지를 전한다.

 

SF소설에 걸맞는 강렬하고 독특한 김한민의 삽화도 볼거리이다. 조윤상원장이 수동모드로 달리는 차에서 듣는 마왕(슈베르트가 18세 때 괴테의 시를 읽고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이 어린 민선과 오버랩되면서 마무리되는 사건(?)이 시각적, 청각적으로 강한 임팩트로 와닿는다. 마왕의 노래 내용과 소설의 내용이 너무나 잘 매치되는 것은 소설가 김탁환의 능력이다. 사실에 입각한 풍부한 뇌과학의 스토리는 물론 정재승의 몫이고... 로봇배틀의 우승은 과연 어느 로봇이 어떤 기술로 했을까? 로봇우승 뒤에도 소설은 좀 더 이어진다. 너무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질 즈음 책의 마지막에 이르고, 마치 무협지의 마지막 대사같이 누군가가 묻는다. 

  
"어디로 가는거예요?"
석범이 답했다.
"눈보라 속으로!"

 

당신은 누가 석범에게 묻는다고 생각하는가?

  

사족:
94쪽 노윤상원장 ==> 조윤상 (오타)
341쪽 10줄 입니 다 ==> 입니다 (교정)



e***i 2010.06.11. 신고 공감 2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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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광 효과를 넘어선 참신함.. 그리고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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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전개.. 그리고 반전. SF와 추리물 소재의 적절한 배합 등 많은 흥미유발 요소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1권이 작품 속 미래사회에 모습을 독자에게 충분한 사전지식의 형태로 각인시키는데 비교적 많은 할애가 루어졌다면, 2권은 독자들이 일정정도 적응한 미래사회의 모습 속에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속도감있게 전개시켜 나간다.   개인적으로 다소 아쉬웠던 점은 작가의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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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전개.. 그리고 반전. SF와 추리물 소재의 적절한 배합 등 많은 흥미유발 요소를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1권이 작품 속 미래사회에 모습을 독자에게 충분한 사전지식의 형태로 각인시키는데 비교적 많은 할애가 루어졌다면, 2권은 독자들이 일정정도 적응한 미래사회의 모습 속에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속도감있게 전개시켜 나간다.

 

개인적으로 다소 아쉬웠던 점은 작가의 의도보다 이른 시점이지 싶게 범인의 윤곽을 파악해 내버린 것. 물론 추리소설도 발전과 변이를 계속하면서 먼저 범인을 밝혀놓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도 등장했지만, 절정의 막바지에 의외의 범인이 모습을 드러내는 '반전의 묘미'가 그리고 범인의 실마리를 찾아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쪼는 맛'이 어쩌면 추리소설의 가장 극적인 맛이라 할 진댄, 이 작품은 추리소설을 많이 접해보지 못한 나 같은 '생짜-' 마저도 허무하게 범인의 윤곽을 미리 파악해내버리게 하는 '어설픔'이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과학자와 문학인의 공저라는 이벤트가 흔하지 않듯, 이 작품도 그러한 출생배경으로 인해 어딘지 튀는 개성을 억지로 꾸며낸 느낌없이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다. 사실 그러한 시도가 결실을 맺었다는 것 만으로도 그 내용의 참신함이나, 재미를 떠나 좋은 점수를 줄 수도 있으리라. 그런데, 이 책은 사실 참신함이나 재미 측면에서 그런 배경의 '후광 효과 (Halo Effect)없이도 손색이 없다는 느낌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시도가 계속 좋은 결실을 맺어 우리 문학이 '그들 만의 빈약한 리그'를 넘어 풍요로움이 넘쳐나기를 기대해 본다.



p***i 2010.08.04.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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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시계공 2 / 김탁환, 정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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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 분노, 복수... 인간을 가장 과격하게 만들고 그것이 인생 자체의 목표가 될 수도 있는 사람들... 그러한 면을 이용하여 로봇에게 접목을 시켜 격투기를 승리로 이끄는 격투기의 마지막 장면, 그리고 그것을 반대하는 반대파의 테러로 인한 아수라장   과학의 발전이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고 그것과 공생하면서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무엇을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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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 분노, 복수...

인간을 가장 과격하게 만들고 그것이 인생 자체의 목표가 될 수도 있는 사람들...

그러한 면을 이용하여 로봇에게 접목을 시켜 격투기를 승리로 이끄는

격투기의 마지막 장면, 그리고 그것을 반대하는 반대파의 테러로 인한 아수라장

 

과학의 발전이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고

그것과 공생하면서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가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 것인가

그것의 목적이 궁극적으로 사람을 위한 , 나를 위한 삶이라면

나를 위해 필요한 것이 자연이므로 그것을 보호해야한다는 사람들

 

나, 또는 그 무엇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연을 있는 그대로 유지되며 보호되어야한다는 사람들...

 

그들의 팽팽한 줄다리기 속에서

시간은 흐르고 필요에 의한 발전아닌 발전은 계속되어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70%라고 지정해 놓은 경계말고는 그 무엇으로 인간의 정체성을 측정할 수가 있는 것인지 씁쓸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천연인간이고 싶은 사람들

그들은 다른 곳은 기계로 교체한다고 하더라도 뇌만은 그대로 간직하고 싶어한다

그러한 뇌를 기계에 접목시켜 자신의 목표를 성취하는 인간들

어찌보면 가장 나약하기에 군림하고 싶어하는 모습을 본 듯하여 서글프다

 

용의선상에 있던 사람들이 모두 죽고

클라슈트팀은 결국 우승을 거머쥐지만

그 우승뒤에 숨어있는 계략은 결국 클라슈트팀의 공중분해와 스티머스팀의 해체로 이어지게 된다

이야기의 전개상 불필요했던 것 같은 노민선과 은석범의 로맨스

그들이 왜 UFO카페에서 만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풀 수 없었고 마지막 그들의 행동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이 있는 이야기이니만큼

더이상 단서를 제공하는 글을 쓰면 안 될 듯 하지만

인간의 이기심

결국 인간들을 위해 희생하는 많은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n******m 2011.02.2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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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 인간사이 : 로봇과 인간의 차이를 구분짓는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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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읽기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을때 작가와의 만남에서 들었던 정재승씨의 이야기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었다. 기억이 없으면 상상을 할 수가 없다.라는 말. 기억상실증환자에게 눈을 감고 해변을 상상해 보라고 하면 과거 기억이 있는 사람들은 해변의 갖가지 모습들을 상상하지만 기억상실증환자는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한다. 이에 과거를 이야기하는 김탁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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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읽기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았을때 작가와의 만남에서 들었던 정재승씨의 이야기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이 있었다. 기억이 없으면 상상을 할 수가 없다.라는 말. 기억상실증환자에게 눈을 감고 해변을 상상해 보라고 하면 과거 기억이 있는 사람들은 해변의 갖가지 모습들을 상상하지만 기억상실증환자는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한다. 이에 과거를 이야기하는 김탁환작가와 미래를 여는 과학자 정재승씨의 결합에 대해 크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읽기시작한 눈먼 시계공은 로봇의 자아적인 측면보다는 사람을 사람으로 만들어내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기억에 대한 영화들을 보다보면 그런 생각이 들게 된다. 나란 사람, 인격체를 만들어내는 것도 사랑이란것도 어쩌면 모두가 기억, 뇌인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신체의 모든것을 들어내도 뇌만 살아있다면 살아있는 것이 될까? 모든 신체가 불수여도 생각할 뇌만 있다면 온전히 살아있는 것으로 인정받지만 반대로 사지가 멀쩡해도 뇌사인 경우엔 죽은것으로 판정된다. 그러니 단순히 머리, 뇌만 보존되어 살아있다면 그것도 살아있는 것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좀, 아니 상당히 징그럽거나 끔찍하긴 하겠지만 말이다.

 

감정이 기억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라면 우리에게 폭력적인 성향을 미치는 것 역시 전전두엽을 통한 기억장치를 통해서 축적되는 세포적인 경험의 결과일텐데 그렇다면 감정이 인간에게만 한정될 수 있다고 감히 단언할 수 있을것인가?

 

폭력과 공포를 느끼는 로봇은 인간에게 어떤 태도를 보이게 될까... 감정없는 싸이코패스와 감정을 느끼는 로봇중에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존재는 어느 쪽인가? 신체부위 몇 퍼센트가 기계일지를 따진다는 건 결국 신체의 얼마만큼이 살덩이인가하는 문제도 될텐데 그렇다면 인간다움을 우리는 살덩이에서 찾아야하는걸까?

 

눈먼 시계공은 자세한 과학적 설명과 미래사회의 묘사를 빼고나면 무척 간단한 플롯이지만 그 결과물에 이르기까지는 대단한 기술력이 필요한바 때문에 미래가 배경이 된 설정이 자연스럽고 또 그러기위해서는 또 많은 장치가 불가피했을것이다. 이 점은 책을 다 읽고난 후에도 수긍이 갔다. 그래도 다만 다음번에는 조금 덜 완벽한 뒷받침이더라 하더라도 서사적인 부분이 강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남았다.

 

대단한 상상력과 과학적근거가 촘촘히 밀집한 작품에 박수를 보낸다.



2***s 2010.06.07. 신고 공감 2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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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끝장을 과학적으로 풀어낸 완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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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에너지, 폭력적인 에너지는 인간의 역사를 추동했다. 도시를 가득 메운 마천루와 자동차, 인류가 이루어낸 찬란하고 거대한 문명은 모두 전두엽이 이룩한 성과지만, 강간과 폭행, 살인과 전쟁, 음모와 배신은 모두 인슐라와 피각의 산물이다.  해가 뜨고 아침이 밝아 오면 인간은 언제 그랬냐는 듯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고 커피향으로 활성화된 전두엽으로 일과를 계획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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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에너지, 폭력적인 에너지는 인간의 역사를 추동했다. 도시를 가득 메운 마천루와 자동차, 인류가 이루어낸 찬란하고 거대한 문명은 모두 전두엽이 이룩한 성과지만, 강간과 폭행, 살인과 전쟁, 음모와 배신은 모두 인슐라와 피각의 산물이다.

 해가 뜨고 아침이 밝아 오면 인간은 언제 그랬냐는 듯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고 커피향으로 활성화된 전두엽으로 일과를 계획하지만 , 해가지고 어둠이 찾아오면 증오와 복수를 표상하는 폭력의 에너지가 인슐라를 타고 꿈틀거린다. 그들은 자신의 대뇌에 술을 부어 이성을 멈추게 한 후, 증오를 발산하고 복수를 이야기하며 수많은 격투를 꿈꾼다.

 이 도시의 문명도 해가 뜨고 지듯 전두엽과 인슐라가 번갈아 이룩한 찬란하면서도 부끄러운 인간 뇌의 산물이다.

 p.362

 

에필로그에 정재승씨께서 말씀하신 사건이 아직도 끔찍해서 소름이 끼친다. 이소설을 구상하게 된 계기가 된 기사인데 1990초에 서울대공원에서 사자를 구경하던 남녀가 사랑을 확인해보라면서 여자가 사자우리 안으로 손수건을 던지고 주워오라고 햇단다.

그리고 남자는 사자 우리로 들어갔다고 한다.(어떻게 들어갈 수 있지? 깊은 홈이 있거나 등등 외부인이 침입하지 못하게 되어 있는것 같던데 그 이후로 바꼈나?)

사자는 자신의 영역을 침범한 사람을 물어뜯고 그 남자또한 살기위해 발버둥 쳤으나 죽었다고 한다. 그런데 사후 부검중 남자의 입에서 다량의 사자털이 나왔다고 한다.

남자의 생존 본응이 사자를 물어뜯었던 것이다. 이 놀라운 사건에 주목한 과학자가 있었고 그 절대절명의 본능과 분노의 영역을 연구하고 피력하면서 결국에는 김탁환을 만나고 지금의 눈먼 시계공1.2를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협조하고 만들어진 이 작품을 나는 아마도 추천작에 올려두지 않을까 싶다.

 

1권에서는 인물들과 2049년 서울에 대해 설명하고 설계된 상황들을 설명하느라 많은 장들을 활애했다면 2권은 사건사고추리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박진감 넘치고 손에 땀을 쥐게하고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책을 못떠나게 만드는 힘이있었다.

 

계속된 연쇄살인을 추적하는 은석범, 계속되는 테러와 로봇경기는 글라슈트가 연승을 하는 가운데 결승을 남겨두고 있었다. 계속되는 글라슈트의 이상징후...과도한 승부욕과 사고하고 있는 듯한 로봇, 프로그래밍 되있지 않는 행동들의 징후는 무슨이유일까? 볼테르가 숨어잇는 비밀연구소는 어디이며 도대체 무슨일들이 벌어지고 잇는 것일까?

 

그리고 로봇들이 진료하고 로봇들이 판결을 내리는 법정, 집안일과 작곡에 연주까지 하는 모든일에 관여하는 세상이 정말 도래할까?

 

증오나 분노라는 장기기억라는 장기기억장치를 정화시키는 프로그램은 발명이 안될까나? 이세상의 범죄들을 말끔히 쓸어버릴 만한 획기적인 시스템을 발명하는 사람이 노벨 평화상을 받게되는 날을 꿈꾸며...

 

 

 



YES마니아 : 플래티넘 s*****7 2010.06.14.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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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을 창조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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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인물을 만들어낼까. 재미있는 소설을 읽을 때면 그게 좀 궁금해진다. 이 작가는 인물을 먼저 만들어놓고 사건을 전개시켜 나갔을까, 사건을 먼저 정하고 인물을 만들었을까, 아니면 사건과 인물을 동시에 만들어 나갔나? 그것도 아니라면 써 나가면서 즉석에서 만들었나?...어떤 과정을 거쳤든 잘 쓰는 소설가는 인물을 잘 만들어낸것일 테다.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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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쓰는 사람들은 어떤 식으로 인물을 만들어낼까. 재미있는 소설을 읽을 때면 그게 좀 궁금해진다. 이 작가는 인물을 먼저 만들어놓고 사건을 전개시켜 나갔을까, 사건을 먼저 정하고 인물을 만들었을까, 아니면 사건과 인물을 동시에 만들어 나갔나? 그것도 아니라면 써 나가면서 즉석에서 만들었나?...어떤 과정을 거쳤든 잘 쓰는 소설가는 인물을 잘 만들어낸것일 테다. 살아 있는 인물 혹은 변화무쌍한 인물, 또 너무나 현실적인 인물이라고 하든지 아니면 현실에서는 도저히 만날 수 없는 인물이라고 하든지, 그 무엇이라고 하든지 독자가 좋아할 만한 인물을 만들어내는 것만큼은 작가의 능력일 것이니까.

 

혹시 작가는 현실에서는 만나보지 못한, 그렇지만 이 세상에 꼭 있었으면 하는 그런 이상형을 소설 속 인물로 만들어내는 것은 아닐까. 혹은 사랑하는 자신의 모습과 같은, 아니 자신이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인물도 어쩐지 매력적이 될 듯하다. 독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더구나 독자는 스스로 인물을 창조해낼 능력이 부족하니, 소설가가 만들어놓은 인물들 중에 자신의 이상향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도 있겠다. 내가 소설 속 주인공이라면, 내가 소설 속 주인공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어쩌고저쩌고....

 

이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 속 인물에 대한 생각을 꽤나 한 것 같다. 내가 왜 재미를 느끼지 못할까 궁리하다가 만난 생각이기도 하다. 나는 이 소설 속 어느 인물에게도 빠져들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고 보면 나는 내가 매력을 느낄 수 있을 만한 인물을 만나지 못하는 소설을 재미없다고 말하는 경향이 있다. 이 현상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매력이 없었으나 다른 사람에게는 너무나 매력적인 인물들이 이 소설에 가득할 수도 있다. 다만 내게 그러했다는 것이니, 이 책을 읽을 다른 분들은 살펴 읽으시기를 빈다.

 

너무도 합리적인 과학 소설을 쓰겠다는 작가들의 치밀한 의도에 내가 질린 탓인지도 모르겠다. 평소 과학과 관련된 글을 좋아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내 성향도 내가 모르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과학을 소재로 하는 소설을 좋아하는 것일 뿐, 여전히 비현실적인 공상의 세계, 낭만의 세계를 꿈꾸고 있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이 소설의 어떤 점이 어떻게 모자라서 싫었다고 말하기는 싫다. 그러기에는 내 소설 읽기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과학과 관련된 글을 쓰고 싶어 하는 내 딸은 아직 1권을 읽는 중이지만 이 책이 재미있다고 말한다. 어쩌면 내가 이 소설을 받아들이기에는 나이를 좀 많이 먹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쉬울 뿐이다.

YES마니아 : 로얄 j***6 2010.06.02. 신고 공감 1 댓글 3
리뷰 총점 종이책
눈먼 시계공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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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보면서 미래가 이런 모습 이겠구나 싶었다면, 2권은 스토리에 집중된 느낌.1권을 보면서 범인은 누굴까 누굴까. 아. 이사람이려나했는데,뭐 예상 하자면 예상 가능한 사람들이랄까.  책이 나온지 좀 되었고, 그간 영화나 드라마에서 봐온 소재들이라 식상함이 없잖아 있지만,소설가와 과학자가 만나 그려진 미래는 구체적이면서도 여러부분에서 그려지는 점은 역시 이책의 묘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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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보면서 미래가 이런 모습 이겠구나 싶었다면, 2권은 스토리에 집중된 느낌.

1권을 보면서 범인은 누굴까 누굴까. 아. 이사람이려나했는데,

뭐 예상 하자면 예상 가능한 사람들이랄까.

 

책이 나온지 좀 되었고, 그간 영화나 드라마에서 봐온 소재들이라 식상함이 없잖아 있지만,

소설가와 과학자가 만나 그려진 미래는 구체적이면서도 여러부분에서 그려지는 점은 역시 이책의 묘미.

하지만 그러기에 스토리가 좀 분산되는 느낌과 마지막 결말의 반전이 좀 허무한것도 사실.

 

로봇과 인간, 인간의 몸에 기계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 기계 속에 인간의 뇌를 가진 무엇.

아직은 상상만이고, 그런 세상속에서 산다는것이 인간으로써 인간의 뇌를 가진 무엇으로써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다. 그런 미래가 정말 올까. 온다면 좋은 세상일까, 아닐까. 그것 자체가 계급이 되는 세상이라면 어쩌지. 뭐 이런 생각도 함께 든달까.

 

뭐, 반전이 좀 약한(?) 면은 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은 소설.

Good!

YES마니아 : 플래티넘 t****s 2017.07.2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