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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내 유년의 빛] 중국 시인 베이다오가 들려주는 베이징
"[베이징, 내 유년의 빛] 중국 시인 베이다오가 들려주는 베이징" 내용보기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은 그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 가지각색의 복합적인 기억의 편린이 모여 인생이 된다. 하지만 어딘가로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면 그곳에 대한 단상은 정리해두면서도, 끊임없이 일상이 이어지는 공간에 대해서는 변화의 흐름에 맡겨두고 기억에서 멀어지게 하는 경향이 있다. 나와 함께 성장하고 변화한 도시라는 공간을 부정하고 외면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그
"[베이징, 내 유년의 빛] 중국 시인 베이다오가 들려주는 베이징" 내용보기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은 그 사람에게 영향을 준다. 가지각색의 복합적인 기억의 편린이 모여 인생이 된다. 하지만 어딘가로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오면 그곳에 대한 단상은 정리해두면서도, 끊임없이 일상이 이어지는 공간에 대해서는 변화의 흐름에 맡겨두고 기억에서 멀어지게 하는 경향이 있다. 나와 함께 성장하고 변화한 도시라는 공간을 부정하고 외면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그 도시에서 성장한 저자들의 자전적 에세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글을 통해 그 도시의 과거가 살아나고 현재로 이어지는 삶이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 책은《베이징, 내 유년의 빛》으로 중국의 대표 시인 베이다오의 자전적 에세이다. 그는 중국 신시기 '몽롱시'의 대표 시인으로, 깊이 있는 자아의식과 철학, 상징과 암시, 냉엄하고 심오한 필치로 독자적인 시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1992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이 책에서 그는 자신의 유년을 18개의 에피소드로 반추한다. 1949년 베이징에서 태어난 그는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으로 점철된 유년기를 보냈는데, 이 책을 통해 그 고된 기억의 문을 연다.

 

 

저자는 베이징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인생의 절반을 보냈다고 한다. 특히 유년시절과 청년시절을 말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이 도시와 함께 사라지고 있었다고. 13년 동안 떠나 있던 베이징으로 다시 돌아가게 되었을 때,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긴 했지만 베이징의 모습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고 한다. 완전히 낯선 도시, 그는 자신의 고향에서 이방인이 된 셈이다. 머리말을 읽으면서 나의 고향, 서울을 떠올린다. 유년시절과 청년시절을 보낸 그곳을 떠난지 이제 7년이 되었고, 이달 말에 잠깐 들르려는 그곳은 이미 나에게 낯선 공간이 되어있을 것이다. '자신의 고향에서 이방인이 된 셈이었다'는 표현이 내 마음을 훅 치고 들어온다.

 

그는 그 순간부터 이 책을 써야겠다는 충동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한다. 글로써 이 도시, 베이징을 재건하고 싶었다고. 이 책은 베이다오 시인의 베이징 재건 과정이며, 경건한 의식이다. 유년 시절의 기억부터 글이라는 매개로 생생하게 살아난다.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과정이 과거와 현재의 세상을 연결하는 고리가 된다.

기억은 선택적이고 모호하고 배타적이다. 게다가 장기적인 동면 상태에 빠져 있다. 글쓰기란 이런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과정이다. 기억의 미궁에서는 하나의 길이 또 다른 길을 인도하고, 하나의 문이 또 다른 문으로 열려 연결된다. (10쪽_나의 베이징, 머리말 中)

 

이 책에는 베이다오가 들려주는 18개의 에피소드가 담겨있다. 빛과 그림자, 냄새, 소리, 장난감과 놀이, 가구, 레코드판, 낚시, 수영, 토끼 키우기, 싼불라오 후퉁 1호, 첸씨 아줌마, 독서, 상하이에 가다, 초등학교, 베이징 제13중학, 베이징 제4중학, 대관련, 아버지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글은 베이다오의 유년 시절 기억을 하나씩 꺼내어 들려주며 진행된다. 글을 보며 과거의 순간들을 떠올리기도 하고, 부모 세대의 삶을 가늠해보기도 한다.

 

병상에 계신 아버지를 뵈러 베이징으로 돌아오며 글을 써야겠다는 결심을 했던 저자의 글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많이 묻어나 있다. 아들이 아버지가 되고, 또 그의 아들이 아버지가 되며 삶은 이어진다. 가부장적이고 단호한 아버지의 모습에서 신장암과 B형 간염으로 병상에 누우신 모습까지, 읽어나가다보면 다른 모습이지만 묘하게 겹쳐지는 인간사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내가 아홉 살이 되던 해 봄에 아버지가 나를 데리고 베이하이공원에 놀러 갔던 일이 기억났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방이 짙은 황혼에 젖어 있었고 얼음이 녹는 한기가 느껴졌다. 호숫가를 따라 천천히 걷다가 공원 후문에서 200~300미터 떨어진 곳에 이르렀을 때, 아버지가 갑자기 걸음을 늦추고는 사방의 유람객들을 둘러보고 나서 내게 말했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 백 년 후에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될 거야. 우리를 포함해서 말이야."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어 아버지를 쳐다보았다. 아버지의 안경 테두리가 번쩍였다. 그 속에 한 가닥 냉소가 감춰져 있었다. (328쪽)

 

《상하이, 여자의 향기》가 여성 작가 특유의 섬세함과 감성을 돋우는 글이라면, 이 책《베이징, 내 유년의 빛》은 남성 작가가 유년의 기억을 살려 담담하게 들려주는 그 시절 세상의 이야기이다. 책표지의 색깔이 전체적인 내용과 잘 어우러진다는 생각이 든다. 이 두 권의 책을 연이어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한다. 두 가지 방식으로 베이징과 상하이를 바라보고, 자신의 기억도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s*****a 2017.05.0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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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내 유년의 빛
"베이징, 내 유년의 빛" 내용보기
안녕하세요. '조경기술사'입니다.오늘의 책은 '나의 유년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베이징, 내 유년의 빛"입니다.유년시절과 청년 시절을 베이징에서 보냈기에 성장 경험과 베이징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지만,13년 동안 떠나 있던 베이징에 다시 돌아왔을 때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그런 달라짐을 느끼며 책을 써야겠다는 충동을 느끼기 시작하여 글입니다.P.9글
"베이징, 내 유년의 빛" 내용보기
안녕하세요. '조경기술사'입니다.


오늘의 책은 '나의 유년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베이징, 내 유년의 빛"입니다.


유년시절과 청년 시절을 베이징에서 보냈기에 성장 경험과 베이징은 긴밀히 연결되어 있었지만,

13년 동안 떠나 있던 베이징에 다시 돌아왔을 때는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그런 달라짐을 느끼며 책을 써야겠다는 충동을 느끼기 시작하여 글입니다.


P.9

글로서 이 도시, 나의 베이징을 재건하고 싶었다. 나의 베이징으로 지금의 베이징을 부정하고 싶었다.


책을 읽어내려가며 책 속 작가의 유년시절을 읽고 있노라면

자연스럽게 나의 유년시절이 생각 나곤 합니다.

베이징과 한국, 지리적 위치와, 작가와 나의 시간적 배경은 차이가 있겠지만.


유년시절을 거닐고 있는 모습은 대동소이하며, 덩달아 나의 유년시절을 되짚어 볼 수 있었습니다.


눈은 책을 따라 한 줄 한 줄을 읽어 내려가고 있었지만,

머리는 책과는 무관한 나만의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어 주는 책이었습니다.


P.87

내가 낚시를 하게 된 것은 열한 두 살 때였다.


작가가 그랬듯, 나 역시도 그 나이 때는 낚시를 하곤 했다. 붕어, 잉어, 피라미 들을 잡았던 기억의 그 시절...


P.331

우리 둘 다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버지의 혀가 입속에서 있는 힘껏 움직이더니 뜻밖에도 또렷하게 몇 글자를 내뱉었다. "사랑한다."

나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아버지를 껴안으면서 말했다. "아버지, 저도 아버지 사랑해요."

내 기억이 맞는다면 그때 우리 부자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책의 마지막에는 뭉클함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유년기와 청소년기는 1960~70년대의 베이징이 담겨있고,

시대적으로 50년 정도 전이기에 지금과는 다른 모습의 베이징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과는 다른 베이징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고,

지나온 나의 유년시절, 청소년 시절을 다시 되짚어 보는 뜻깊은 시간을 마련해주는 책, 매력적이지 않나요?


 

f******a 2017.05.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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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내 유년의 빛/베이다오/한길사
"베이징, 내 유년의 빛/베이다오/한길사" 내용보기
http://blog.naver.com/eoqkrtnzl/220997323208http://blog.daum.net/eoqkrtnzl/154278051992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중국의 대표 시인 베이다오의 에세이 <베이징, 내 유년의 빛>가깝고도 먼 나라인 중국에 대하여 아는 듯 몰랐던 중국의 민낯을 새로이 알게 한 자전적 에세이가 되겠다.얼굴은 비슷하게 생겼고 지리적으로 역사적으로 우리와 붙어있으면서 많이 얽혀있어 문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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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eoqkrtnzl/220997323208

http://blog.daum.net/eoqkrtnzl/15427805







1992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중국의 대표 시인 베이다오의 에세이 <베이징, 내 유년의 빛>

가깝고도 먼 나라인 중국에 대하여 아는 듯 몰랐던 중국의 민낯을 새로이 알게 한 자전적 에세이가 되겠다.

얼굴은 비슷하게 생겼고 지리적으로 역사적으로 우리와 붙어있으면서 많이 얽혀있어 문화도 그런 것 같지만...

사실상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민족성도 문화도 생경스러운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 많은 중국이다.

특히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의 경우 저자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들이라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추억이 있는 과거의 이야기는 언제나 특정한 부분만이 기억이 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그랬듯이...

때로는 냄새로, 때로는 색채로, 때로는 그날의 분위기와 느낌으로 과거는 어느 정도 포장이 되어 기억된다.

기억은 같은 사건을 동시에 겪었어도 기억하는 사람에 따라서 조금씩 각색이 되어 같은 듯 다른 것이 사실이다.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은 베이다오를 통하여 문화혁명 당시의 이야기와 그가 겪은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같은 시대를 살았어도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경험한 것들은 다르고 성향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공산주의의 체제하에서 과거에 일어났던 사건들이 <베이징, 내 유년의 빛>에서는 조금은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우리도 과거는 비슷한 시기를 보냈겠지만 중국에서의 일이라서 그런지 설마 이런 일을 벌였을까 싶은 일도 많았다.

특히 베이징의 골목골목을 묘사하는 글이 인상적이었고 주민들과 그들에게 일어났던 일도 인상적인 내용이었다.

우리 역시도 과거에는 물질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삶이었지만 당시 중국인 들의 삶 역시 비참함이 절절히 묻어 나왔다.

양표를 가지고 자기 먹을 음식의 양을 분배해서 먹는다는 것이 오늘날에는 이해하지 못할 사람이 많을 것 같다.

1949년 생인 저자 베이다오의 기억을 통하여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을 겪던 중국인의 고충을 엿볼 수 있었다.

남자아이답게 놀이문화도 다양해서 우리 때에 놀던 기억과 비교해보면서 중국 남자아이는 이렇게 노는구나... 했다.

비슷하게 놀았던 부분도 많았지만 시대상을 반영하듯 무기가 등장하고 폭력적이 되는 부분은 경악스럽기도 하였다.

오늘날의 중국인과 중국인들의 정서를 엿볼 수 있는 책들을 읽으면서 달라도 이렇게 다르구나를 느끼기는 하였지만...

베이다오의 유년 기억을 따라 책장을 넘기면서 뜨악한 것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서 참 많이도 다르구나... 했다.

우리도 배고픈 유년시절을 보냈었지만 중국인 역시도 참 많이 힘들게 넘겼던 시절이란 것을 알게 한...

1992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중국의 대표 시인 베이다오(北島)의 자전적 에세이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은 지리적으로는 가까운 나라이지만 국민적 정서와 문화는 참 많이도 다르구나를 새삼 느끼게 된다.

그에게는 아스라이 잊혀가는 추억을 되살리는 책이겠지만 나에게는 그 옛날의 중국에 대한 것을 알게 해준 책이었다.





















 

e*******l 2017.05.0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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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내 유년의 빛_ 유년의 향수에 젖어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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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에게 최초의 동력은 바로 유년의 기억이 머물렀던 곳이다!그때 그 시절, 추억을 좇아 베이징을 재건하다!    한 사람의 성장과정에서 기억이라는 저장소는 뜻밖에도 바로 이전의 과거가 아니라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더 많은 공간을 할애하는 듯하다. 나의 최초의 동력을 이끌었던 곳, 이른바 유년시절의 고향 말이다. 태어나 스무 해가 넘도록 살았던 나의 고향은 2군 사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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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에게 최초의 동력은 바로 유년의 기억이 머물렀던 곳이다!

그때 그 시절, 추억을 좇아 베이징을 재건하다!

 

 

  한 사람의 성장과정에서 기억이라는 저장소는 뜻밖에도 바로 이전의 과거가 아니라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더 많은 공간을 할애하는 듯하다. 나의 최초의 동력을 이끌었던 곳, 이른바 유년시절의 고향 말이다. 태어나 스무 해가 넘도록 살았던 나의 고향은 2군 사령부를 마주보고 있는 2층 양옥집이었다. 군복을 입은 군인들이 항상 보초를 서고 있는 군부대라는 위압감 앞에서 개발은 더뎠고, 그래서 조용했던 동네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학교 수업을 마치고 동네 친구들과 밖이나 이집 저집을 전전하며 어울려서 노는 것이 당연했던 때라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소음이 그나마 동네를 훈훈하게 해주었다. 그러나 이제는 동네를 벗어나 살아서 이따금 그곳을 찾아갈 때면, 이렇게 사람 한 명 보이지 않을 만큼 한산했었나 싶을 정도로 낯설고 적막하게 느껴진다. ‘내게는 완전히 낯선 도시였다. 자신의 고향에서 이방인이 된 셈이었다’는 표현을 서두에 쓴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의 저자 베이다오 역시 오랜 이국 생활에서 돌아온 베이징을 보는 순간 아마도 나와 비슷한 느낌을 가졌으리라 생각된다. 고목이 봄을 맞고 사라진 냄새와 소리 그리고 빛이 돌아오게 하여 나의 베이징을 재건하고 싶었다던 그의 선언이 나의 옛 추억과 풍경을 함께 떠올리게 한다.

 

 

시대 속에 담긴 유년의 일상   

 

 

   1992년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던 중국의 대표 시인 베이다오의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은 유년과 청소년 시절의 추억이 담긴 베이징을 글로써 재건한 자전에세이다. 이 책과 하나의 짝을 이룬다고 할 수 있는 <상하이, 여자의 향기>가 상하이를 한 편의 풍경화처럼 묘사한다면,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은 저자의 삶을 동력으로 하여 격변의 시대를 누빈 중국의 수도 베이징의 민낯에 보다 더 밀착한 글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마오쩌둥이 3년 동안 미국을 제압한다는 명목으로 농업을 희생하여 공업을 발전시키려던 정책이 실패하면서 전국적으로 식량부족과 기아현상을 일으킨 3년 곤란시기, 광기어린 축제와도 같았던 문화대혁명, 사회주의 교육 운동과 무력을 이용한 교화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때를 살아야 했던 당시 중국인들의 곤란한 삶이 피로처럼 덕지덕지 붙어있다. 그 속에서 유년과 청소년기를 보낸 저자의 일상은 마치 일기를 들춰보듯 생생하게 펼쳐진다. 특히, 굶주림에 시달리던 시절에도 낭만을 잃지 않는 아버지 덕분에 책과 음악이 어우러진 추억들이나 ‘세 검객’이라 불릴 정도로 그림자처럼 붙어 다닌 친구들과의 일화며, 가난해도 노천 농산물 시장에서 사달라고 졸라 기르게 된 토끼의 먹이를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를 전전했던 사연들은 깊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더군다나 책에 간간이 실려 있는 흑백사진은 당시의 풍경을 더욱 사실적으로 전달한다. 비록 순수했던 유년의 기억에 시대와 사상의 온상이 겹쳐져 서글프고 처연한 광경을 자주 목격할 수 있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따스한 빛과 정서를 잃지 않는다.

 

 

나는 또 남자아이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놀이들을 발견했다. 예컨대 ‘팽이치기’다. 이는 ‘매국노 때리기’라 부르기도 하는데, 아마도 이것이 일본과 전쟁을 하던 시기에 생겨난 놀이라서 그런 것 같다. 팽이는 대부분 아이들이 직접 만들었다. 곡괭이 손잡이를 톱으로 자른 다음, 칼로 원추형으로 깎아 뾰족한 부분에 자전거 베어링을 박아 넣고 넓적한 부분에는 다양한 색깔로 원을 여러 개 그려 넣었다. 그런 다음 빨랫줄을 대나무 막대에 묶어 채찍을 만들었다. 팽이는 정말로 매국노나 소인배처럼 고약했다. 채찍으로 세게 후려칠수록 더 말을 잘 들었고, 후려치지 않으면 이리저리 비틀거려 꼴이 말이 아니었다. 베이징 남자들이 “이 멍청이, 매를 버는 거야?”라고 말하는 것도 바로 여기서 유래한 것인지도 모른다. / 62p

 

 

내 기억 속의 두 번째 레코드판은 차이콥스키 「이탈리아 기상곡」으로, 컬럼비아사에서 제작된 78회전 검은색 에보나이트 레코드판이었다. 70년대 초반, 나와 차오이판, 캉청 등이 자주 우리 집에 모이곤 했다. 모닥불을 둘러싸고 앉아 등으로 찬바람에 저항하는 듯한 분위기의 모임이었다. 책과 음악이 어우러진 이 살롱에는 남몰래 금단의 열매를 맛보는 희열이 있었고, 여인들이 가져다주는 낭만적인 사건들이 있었다. 그것이 우리 글쓰기의 시작이었다. 모두가 작가인 동시에 독자이자 평론가였다. 당시 우리가 썼던 초기 작품들에는 두말할 것도 없이 수백 번 수천 번 반복된 음악이 스며들어 있었다. / 82p

 

 

 

 

 

비틀린 축제와 광기, 문화대혁명

 

 

폭력은 찌는 듯한 더위를 따라 더욱 고조되었다. 도처에서 끊임없이 비판투쟁과 조리돌림, 가택수색, 재산 몰수, 구타가 벌어졌다. 베이징 시내 전체에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모든 사람을 전율케 하는 그 악명 높은 ‘붉은 8월’이었다. / 237p

 

 

   1960년대를 살아온 중국인들에게 있어 ‘문화대혁명’은 자신들의 일상을 뿌리 채 빨아들이는 블랙홀과 다름이 없었다. 우리에게도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 이후부터 민주화 운동에 이르는 격변의 시기가 있었듯 중국인들에게도 문화대혁명은 개인과 집단을 송두리째 쥐고 흔든 광란의 시기였던 게 분명한 듯하다. 당시 혁명의 소용돌이에 있었던 베이징 제4중학에 입학하게 된 저자 역시 시류에 휘말리거나 혹은 앞장 설 수밖에 없었다. 문화대혁명이 터지자 수업은 줄줄이 폐지되고, 학교 내에서도 출신 문제 때문에 각종 파벌에 따른 분화가 심해진 관계로 학생들 사이에서도 감당할 수 있는 신음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던 시대였다. 이후 40년간 ‘평민’과 ‘귀족’의 경계가 역사의 상흔이 되어 아물지 않고 있다 하니, 중국인들에게 이 격변의 시기가 남긴 상처가 얼마나 클지 충분히 가늠된다.

 

 

교장과 교사들의 권위와 위엄, 지위가 하룻밤 사이에 땅에 덜어지리라고는 감히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문화대혁명’이 터지자 먼저 대자보가 천지를 뒤덮었고 비판투쟁대회가 쉴새 없이 이어졌다. 절정은 1966년 8월 4일 일요일이었다. 스무 명 남짓 되는 학교 임원과 교사들이 고깔모자를 쓰고 죄명이 적힌 팻말을 목에 건 채 조리돌림을 당한 다음 운동장으로 끌려나왔다. 그들은 학생들의 왁자지껄한 욕지거리와 주먹질, 발길질 사이로 치욕스럽게 비틀거리면서도 지나가야 했다. / 242p

 

 

 

 

 

 

   비록 나라도 다르고 같은 시절을 공유한 적도 없지만, 책은 진하고도 애잔한 유년과 청소년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놀라운 힘을 지녔다. 아마도 어려운 시절에 함께 배곯아가며 상처를 보듬었던 가족애와 친구로부터의 우정이 시절을 막론하고 모두로 하여금 비틀거리지 않고 앞으로 계속 나아가게 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당신께서 저를 불러 아들이 되게 하셨기에 저는 당신을 따라 아버지가 되었습니다”는 글귀는 그래서 더 사무친다. 또한 상큼한 민트색 표지 아래에 천진난만 하게 뛰노는 소년은 나로 하여금 조금 더 오랫동안 책의 여운을 남길 것 같다.

 

 

 

 

YES마니아 : 로얄 h***s 2017.04.3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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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내 유년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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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추억의 덫오늘날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삶의 형태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해졌지만, 막상 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면 나날이 새롭다거나 역동적인 경우는 흔치 않다. 세상이 복잡·다양해지고 분화되고 정밀해질수록, 일상은 더욱 시간의 압박에 쫓기는 듯하다. 예전에 비해 과거를 되돌아보거나 미래를 내다볼 여유가 없을 만큼 현실에 매달려 살고 있다. 기술과 제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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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추억의 덫


오늘날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삶의 형태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해졌지만, 막상 한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면 나날이 새롭다거나 역동적인 경우는 흔치 않다. 세상이 복잡·다양해지고 분화되고 정밀해질수록, 일상은 더욱 시간의 압박에 쫓기는 듯하다. 예전에 비해 과거를 되돌아보거나 미래를 내다볼 여유가 없을 만큼 현실에 매달려 살고 있다. 기술과 제도가 발전하더라도 시간으로부터의 해방에는 영원히 미치지 못할듯 싶다. 그나마 자연법칙적으로 시간은 앞으로만 흘러갈 뿐이라 틈틈히 앞날을 내다보며 살지만,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고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가운데 지난날을 떠올릴 기회가 쉽게 찾아오진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정말 우연히 옛 사진들이 담긴 폴더를 열거나 사진첩을 들춰보게 되면, 의도치 않게 추억의 덫에 걸려버린다. 잠시 살펴본것만 같은데 어느새 시간은 한 시간, 두 시간이 훌쩍 지나 있어서 그 시간에 해야할 많은 것들을 미루게 된다. 이 덫은 마음이 공허할 때 더욱 강력하게 작동하는 듯하다. 

사진들이 보여주는 순간들을 떠올리다보면 평소에 잘 나타나지 않았던 감정들이 가슴을 자극하기 시작한다. 그 효과 가운데서도, 어떨 땐 창피해서 소름이 돋는 경우도 있지만, 공허했던 마음을 채워주고 나를 다독여주는게 역시나 가장 좋다. 그럴때면 할 일이 많더라도 추억에 덫에 걸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하다. 다만 사진이 보여주는 순간들은 평면적이고 피상적이라 한계가 있다. 유년시절을 보냈던 동네를 20여 년만에 찾아갔을 때에는 더 많은 것들이 가능했다. 옛 집이 있었던 자리와 초등학교로 향하던 골목길과 분식집과 문방구 앞에 가만히 서 있으면 가로등 빛과 달콤한 달고나 냄새, 떡꼬치의 매콤한 맛,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와 운동장에서 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나의 유년시절이 되살아난다. 




2. "정전이 되면 집집마다 촛불을 켰다. 이는 사라진 유년생활에 대한 추억이자 애도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는 오래된 한옥집에서 살았는데, 지금은 잊은지 오래되었지만 그때만해도 아주 가끔씩 정전이되곤 했다. 그래서 어머니께서는 부엌에서 양초를 찾아 촛불을 켜기도 했다. 작가의 회고를 통해 내가 기억하는 정전과 촛불이 떠올랐다. 어둠속에서 촛불을 밝히는 상황은 무서우면서도 진지하고 따뜻해지는, 신비로운 체험이었다. 그래서 가끔은 정전을 기다리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작가의 유년시절 재건은 빛과 그림자로부터 시작한다. 온 가족이 갓이 달린 전등 하나에 의지해 살던 시절, 어둠이 준 선물은 그림자 놀이와 숨바꼭질도 있었지만, '파이화즈'(정신을 잃게 만드는 약을 먹여 어린아이들을 납치하는 것) 이야기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점차 형광등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면서 베이징 전체가 갑자기 밝아지고, 귀신들은 더이상 신비롭지 않게 되었지만, 걸핏하면 전기가 끊어졌다. 정전이 되면 집집마다 촛불을 켰고, 이는 사라진 유년생활에 대한 추억이자 애도였다.


아버지의 병세로 13년만에 베이징을 방문한 작가는 익숙했던 공간이 낯설게 느껴졌고, 그의 유년시절과 청년시절은 그의 도시와 함게 사라졌다. 그 순간 글로써 자신의 베이징을 재건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후퉁(베이징 주택가의 옛 골목길)의 등불과 그림자놀이, 겨울의 배추와 매연과 재 냄새, 우유 맛이 나는 흰토끼표 사탕과 입을 굳게 만들었던 고약한 냄새가 나는 취두부와 왕성한 식욕을 못이겨 먹어치웠던 인공조미료, 아침이면 들려온 수탉의 울음소리와 낮은 음조에 자신감이 깔려 있었던 폐품장수의 외침...작가는 감각적인 기억으로 그의 유년시절을 담담하게 재현하고 있다. 

 



3. "당신께서 저를 불러 아들이 되게 하셨기에 저는 당신을 따라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작가가 담담하게 재현해가는 기억들의 흐름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에 닿고 있다. 그와 아버지 사이는 여느 부자와 마찬가지로 좋지 않았고 단절되어 있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순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 책의 원제는 《성문이 열리다(城門開)》이다. 문은 닫힘과 열림, 곧 단절과 소통의 이중적인 기능이 있다. 작가는 이것을 통해 아버지와의 관계에 있어서, 그리고 과거의 베이징과 현재의 베이징 사이의 소통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이 도시에 시간이 거꾸로 흘러 고목이 봄을 맞고

사라진 냄새와 소리, 빛이 돌아오면

돌아갈 집이 없는 영혼들을 반갑게 맞이할 것이다.

호기심으로 가득한 모든 손님을 반갑게 맞이할 것이다.

 

 

 

 

s*****w 2017.04.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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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다오의 기억으로 다시 재건된 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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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내 유년의 빛  왕안이의『상하이, 여자의 향기 』에 이어 베이다오의『베이징, 내 유년의 빛 』을 읽었다. 왕안이의 책이 묘사가 두드러진 오감을 자극하는 감각적 느낌이었다면 베이다오의 책은 좀 더 설명에 가까워 객관적이고 담백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어쩌면 좀 더 읽기 편할 지도 모르겠다. 제목처럼 베이다오의 유년시절의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나온다. 베이다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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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내 유년의 빛

 

 

왕안이의『상하이, 여자의 향기 』에 이어 베이다오의『베이징, 내 유년의 빛 』을 읽었다. 왕안이의 책이 묘사가 두드러진 오감을 자극하는 감각적 느낌이었다면 베이다오의 책은 좀 더 설명에 가까워 객관적이고 담백한 느낌이 든다.  그래서 어쩌면 좀 더 읽기 편할 지도 모르겠다. 제목처럼 베이다오의 유년시절의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나온다. 베이다오의 어린시절부터 성장한 후 까지 가족사진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후반으로 갈 수록 60, 70년대의 사회적 배경지식이 없는 내가 읽기에는 좀 버겁기도 한 책이었다.


나는 베이징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내 인생의 절반을 보냈다. 특히 유년시절과 청년시절을 그곳에서 보냈다. 나의 성장경험은 베이징과 긴미히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이 모든것이 이 도시와 함께 사라지고 없었다. 그 순간 나는 이 책을 써야겠다는 충동을 느끼기 시작했다. 글로써 이 도시, 나의 베이징을 재건하고 싶었다. 나의 베이징으로 지금의 베이징을 부정하고 싶었다. 나의 도시에 시간이 거꾸로 흘러 고목이 봄을 맞고 사라진 냄새와 소리 그리고 빛이 돌아오게 하고 싶었다. 취두부 얘기, 토끼키우는 얘기는 어린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지만 격동의 시대, 문화대혁명시대를 살아온 베이다오의 기억은 꽤나 무겁다. 둘째이모의 자살, 첸씨 아줌마이야기, 류청수 선생님의 자살사건은 그 시절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이야기었던듯 하다. 5·4 신문화운동, 사청운동등 나에겐 어려운 역사적 사실들이 많이 나와 혼돈스럽지만 그 혼돈의 시대를 직접 살아온 베이다오만 하겠는가. 이렇게 그가 들려주는 유년의 이야기로 잠시나마 엿 볼 뿐이었다. 가장 충격적인 일은 역시 국어 선생님이었던 류청슈 선생님의 자살사건이었다. '계급대오정비운동' 중에 선생님은 조사를 받다가 아들이 부대에서 전역조치되는 수모를 당하고 말았다. 그날 새벽 다섯 시, 선생님은 식당 뒤편의 좁은 통로에서 칼로자신의 목구멍을 찔러 살을 도려냈다. 너무나 참혹하여 눈 뜨고 볼 수 없었다고 한다. 놀랍게도 평범한 중년 여성이 이처럼 잔인한 방식으로 목숨을 끊었던 것이다.


아버지와 나는 한 번도 진정으로 평등했던 적이 없었다. 아버지와 친구가 되어 마음속에 있는 모든 생각을 기탄없이 다 털어놓고 싶다는 생각도 여러 번 했었지만 그럴 때마다 그것이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지막 챕터는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적은 글들이 중간중간 짤막하게 나와있는데 자식에 대한 사랑이 느껴져서 묘하게 감동이 있었다. 베이다오의 기억도 함께 적혀져있는데 살아온 시기가 격동적이었던 만큼 이들의 부자관계도 그랬던 것 같다. 가장 마지막 장은 조금 슬퍼지는 장면이었다. 우리 둘 다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버지의 혀가 입속에서 있는 힘껏 움직이더니 뜻밖에도 또렷하게 몇 글자를 내뱉었다. "사랑한다." 나는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아버지를 껴안으면서 말했다. "아버지. 저도 아버지 사랑해요." 내 기억이 맞다면 그때 우리 부자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서로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사실 베이다오의 어린시절 기억에서 대혁명시대의 혼란으로 넘어가면서부터는 읽기가 쉽지 않았다. 그것은 그 시대배경에 내가 무지하기 때문에 그런것이기도 하지만 공산주의 사회운동의 일면들이나, 각 사건들이 쉽게 읽히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검색해가면서 읽느라 조금이나마 모르던걸 알게 되었던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낯설고, 쉽지 않았던것은 분명하지만 왕안이에 이어 베이다오의 책 까지 읽으면서 내가 모르던 중국의 모습을 느껴 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서 신선했다.

d**********8 2017.05.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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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과 글로 역사가 된다, 베이징, 내 유년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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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적고 싶은 글이다. 처음 만난 작가, 베이다오의 글은 간결하지만 담백하고 깊이가 있었다. 담담하게 적어 내려가지만 한 글자, 한 문장에 가득 담긴 정성이 느껴졌다.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을 읽는 내내 필사가 하고 싶어 연필을 쥔 손을 끊임없이 꼼지락거렸다. <상하이, 여자의 향기>와 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두 도시인 베이징과 상하이를 추억하는 에세이집인 <베이징,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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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적고 싶은 글이다. 처음 만난 작가, 베이다오의 글은 간결하지만 담백하고 깊이가 있었다. 담담하게 적어 내려가지만 한 글자, 한 문장에 가득 담긴 정성이 느껴졌다.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을 읽는 내내 필사가 하고 싶어 연필을 쥔 손을 끊임없이 꼼지락거렸다. <상하이, 여자의 향기>와 함께 중국의 대표적인 두 도시인 베이징과 상하이를 추억하는 에세이집인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은 이전에 읽었던 <상하이, 여자의 향기>와는 전혀 다른 느낌의 책이었다. 상하이를 배경으로 쓴 왕안이의 <상하이, 여자의 향기>가 감성을 자극하고 작가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이라면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은 제목 그대로 작가의 기억과 글만으로 만들어진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작가의 기억이니 그의 생각이나 느낌에 대해 들려주는 부분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무척 객관적으로 자신의 유년 시절을 보낸 베이징의 옛 시절을 들려준다. 또박또박 들려주는 이야기는 저자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그 이후를 살아온 사람이든 상관없이 자신만의 추억을 다시금 되살릴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해 준다.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은 한 사람의 전기이자 그 집안, 도시 그리고 한 나라의 역사였다.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의 글이 마음에 들어 저자를 검색해 봤다. 중국의 저항시인이라는 베이다오는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 꼽는 인물로 은유와 상징적인 수법을 많이 사용해 시의 형식을 대담하게 혁신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라고 한다. 객관적으로 표현된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읽는 도중에 불쑥 불쑥 훅~하고 들어오는 문장들의 감동이 있었다. 시인으로서의 그만의 특징이 <베이징, 내 유년의 빛> 곳곳에도 나타나고 있다.

등불은 원래 인류가 진화했다는 표식 가운데 하나지만, 일단 진화가 시작되어 시간이 흐르면 반대로 눈이 멀게 된다.

베이징에서 유년을 보냈지만 13년 동안 나라를 떠나 아버지의 병세가 위중해 돌아오게 된 베이징의 변화된 모습에 저자는 충격을 받았다. 인생의 절반을 보낸 도시, 하지만 변화된 베이징과 함께 그의 인생의 절반은 사라지고 없었다. 그래서 저자는 글로써 자신의 베이징을 재건했다. 물론 기억하지 못하는 수많은 사실들은 친구와 함께 찾아내고 수정했다. 베이징에서 유년을 보냈던 사람들의 기억을 글을 통해 이 세상으로 끄집어 낸 것이다. 그래서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은 마치 내가 베이다오가 된 듯 그의 추억 속으로 깊이 빠져들 수 있게 만들어준다. 하나의 제목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 짧지 않은 글이지만 그의 글은 읽기에 어렵지 않고 친절하다. 옛 베이징에서의 추억은 그때를 살아보지 않은 나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가 겪어 온 격동기의 중국, 문화대혁명이라는 것에 대해 조금 더 알고 싶어졌다.

 

 

장난감과 놀이, 낚시 등 유년 시절을 함께 해왔던 일들과 자신의 집에서 일했던 첸씨 아줌마, 초등학교에서 중학교까지의 이야기 그리고 아버지에 대한 추억까지 저자의 기억을 관통하고 있는 수만 가지 장면들 중 대표적인 18가지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내가 전혀 겪어보지 않아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사물을 통해 기억하고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를 통해 내 기억 속의 물건과 그 속에 묻어있는 추억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베이징에 관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냄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냄새에 관한 추억은 18가지 이야기 중에서도 특히 더 재미있게 읽었다. 사람마다 기억을 담아놓은 각자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사진을 찍듯 장면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있고 당시에 누군가가 했던 말, 입었던 옷 등으로 기억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냄새로 사람과 상황을 기억하는 편이다. 기억력이 좋은 사람들처럼 자세하게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특정한 상황에서 어떤 사람에게 무슨 냄새가 났는지를 기억한다. 그래서 냄새로 베이징을 설명하는 그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겨울에 저장해 놓은 배추 냄새, 매연 냄새, 재 냄새 등이 적혀있는 글을 읽으면서 나도 모르게 숨을 들이쉬었다. 아마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은 그가 들려준 베이징의 냄새로 기억하지 않을까.

 

 

나에게도 베이다오의 가족사진과 비슷한 사진이 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의 사진첩에는 어린 시절 반듯하게 찍어놓은 가족사진이 있지 않을까. <베이징, 내 유년의 빛>에는 저자와 가족들의 사진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성장한 후의 사진까지 마치 친구네 집에 놀러 가서 사진첩을 들쳐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베이다오의 추억을 공유할 것이다. 그리고 그가 남긴 베이징의 잊혀진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을 읽으면서 글이 가지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은 한 사람의 추억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남겨놓지 않으면 현실에서 절대 보지 못할 베이징의 옛 모습을 머릿속에서 다시 기억나도록 만들고 잊지 않게 상기시켜 주는 책이다.

<상하이, 여자의 향기>를 읽으면서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 대해 적어 보고 싶었다. 그리고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을 읽으며 베이다오, 그의 글처럼 도시와 나의 유년에 대해 써보고 싶어졌다. "이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 백 년 후에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될 거야. 우리를 포함해서 말이야."라는 베이다오 아버지의 말처럼 지금 나와 당신이 살고 있는 이곳도 백 년 후에는 전혀 다른 사람과 물건으로 채워질 것이다. 저자의 추억 속에만 있었던 베이징이 그의 글을 통해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한다.

대학시절 한 교수님은 매일 아침 베란다를 통해 동네 사진을 찍는다고 하셨다. 매일 똑같은 사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인간이 늙어가듯 도시도 조금씩 변하고 있단다. 그리고 언젠가는 사진 속의 마을은 감쪽같이 사라지고 전혀 다른 건물이 들어서게 되고 예전의 모습은 교수님이 찍은 사진으로만 남게 된다는 것이다.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을 읽으면서 문득 교수님의 그 말이 생각났다. 교수님이 사진을 통해 잊혀지는 순간을 남기듯이 저자는 글을 통해 이미 없어진 것들, 잊혀지고 있는 옛 베이징의 모든 것을 남겨두고 싶어한게 아닐까. 이 책을 읽는다면 한 페이지씩 글을 쓰고 한 장씩 사진을 찍어두길 바란다. 지금 당신이 살고 있는 도시, 현재 그리고 당신의 모습은 곧 변하고 없어질 수도 있으므로 우리는 기억하고 쓰고 남겨야 한다.

 

j****8 2017.05.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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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내 유년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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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brightstar87333/http://blog.naver.com/judaeng87/2209926177791. 베이다오의 방대한 어린시절을 다룬 이야기와 다르게 책의 표지가 단순하고 소박한 느낌이 들게 한다. 웃옷을 벗고 한쪽 다리의 바지를 걷어올린 남자아이의 장난스런 모습이 책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표지에 적힌 문구가 보인다. '당신께서 저를 불러 아들이 되게 하셨기에 저는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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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instagram.com/brightstar87333/

http://blog.naver.com/judaeng87/220992617779


1. 베이다오의 방대한 어린시절을 다룬 이야기와 다르게 책의 표지가 단순하고 소박한 느낌이 들게 한다. 웃옷을 벗고 한쪽 다리의 바지를 걷어올린 남자아이의 장난스런 모습이 책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표지에 적힌 문구가 보인다. '당신께서 저를 불러 아들이 되게 하셨기에 저는 당신을 따라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변화된 베이징은 작가의 필력을 통해 재탄생 되는데 아빠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어린시절의 기억들이 주요 내용을 이룬다. 아이의 모습은 베이다오의 어렸을때 모습일 수도 있고 아버지가 바라보는 어린 베이다오의 모습일 수도 있딘.


2. 문화대혁명시기 중국 역사를 잘 모르는 독자들도 책에 빠지게 되는 요소들이 있다. 우선 한번 씩 겪는 어린시절을 소재로 했다는 점, 세세한 묘사, 유려한 단어선택이다. 시인으로도 활동했던 베이다오의 대가적인 모습이 드러나는데 이를통해 베이다오 집안의 모습이 역력히 드러난다. 어린시절을 그리는 많은 소설들이 있지만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중국인 가족의 면면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는 점이다. 책 중간중간 실린 사진을 보면 더욱 이해가 쉽고 현실감이 부여된다.


3. 서양인의 관점에서 마르셀 푸르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사랑이야기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베이다오와 큰 차이를 이루게 된다. 가족의 모습을 통해  잃어버린 베이징을 다시 찾아내는 일이 얼마나 가능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분명한건 베이다오는 가족이 결국 중국을 움직이는 큰 힘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예술을 될 테마로 했던 마르셀 푸르스트와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집필의도가 있었다는 점을 이해해야 되지 않을까.

b************3 2017.04.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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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기억을 향해, 처음 만났을 때처럼 빛을 비출 수 있다면
"오래전 기억을 향해, 처음 만났을 때처럼 빛을 비출 수 있다면" 내용보기
어린 시절의 기억은 매우 흐릿하고 희미하게 남아있으면서도 특정한 순간들은 지극히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 선명함이란 어떤 사물이 찍어놓은 점들 때문이기도 하고,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경험한 광경들 때문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눈을 찌를 듯이 선명하게 발리는 '빨간약'을 처음 보았을 때 라든지, 동네 어귀마다 풍기는 매캐한 냄새를 처음 맡았을 때 라든지. 생경하기만 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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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기억은 매우 흐릿하고 희미하게 남아있으면서도 특정한 순간들은 지극히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 선명함이란 어떤 사물이 찍어놓은 점들 때문이기도 하고,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경험한 광경들 때문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눈을 찌를 듯이 선명하게 발리는 '빨간약'을 처음 보았을 때 라든지, 동네 어귀마다 풍기는 매캐한 냄새를 처음 맡았을 때 라든지.

 

생경하기만 한 그런 경험들은 내 삶의 가치관이랄지 아주 무거운 ''이 될 만한 사건들은 아닌데도, 왠지 그런 닻과 같은 표식으로 나의 기억에 남아있다. 이런 기억들의 표상은 그들 각자의 영화관처럼 각자의 것으로만 남아있기는 하다. 각자가 가진 그런 유년의 기억들에 그 자신만큼 깊숙하게 들어갈 수 있는 타인은 없다. 하지만 자기 자신만 느낄 수 있는 생생함으로 가끔씩 그렇게들 추억 속으로 들어가서 그 시절을 생각한다는 사실, 가끔씩들 그렇게 기억 속에서 쉬다 나오는 것은 모두가 똑같지 않을까.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은 바로 이런 기억들을 하나하나 모은 책이다. 내가 경험한 기억이 아닌데도 이 책을 읽으면서 베이징에서 쉬다 나왔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문화도 다르고 배경도 다르지만, 이 작가가 묘사한 어린 시절의 광경은 무언가 편하게 함께 앉아서 그 시절을 같이 관조하게끔 한다. 막 아름답게 그린 것도 아닌데도 그렇다.

 

이 책은 이런 유년의 묘사를 그저 기억하고 싶어서 한 것이 아니라 그 어린 시절의 마음으로 들어가 쓴 책이라는 느낌을 준다. '첫인상'으로 다가왔던 그 시절로 다시금 향한 작가의 시선은, 그곳을 향해 처음으로 빛을 비췄던 그 때처럼 밝고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작가가 묘사하는 유년 시절의 모습이 '이미 다 커버린 어른이 된 나'의 입장에서 모두 아는 척을 한다거나 처연한 회고의 방식으로 그려진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처음 보고 경험했던 그 때의 시선으로 그리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사실 이건 타국의 독자가 쉬이 받을 수 있는 인상이 아닐 수도 있다. 어쩔 수 없게도 문화가 다르고 세대도 다른 사람이 쓴 책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건 나의 경험과 취향이 반영된 편애라는 점을 부정할 수는 없긴 하다. 대학생 때 1년에 한두 번 이상은 중국을 꼭 갔었다. 그 많은 기억들 중에서도 이 책이 묘사하고 있는 베이징의 후퉁은 정말이지 나를 그 시절로 데려다 놓는 것 같았다. 그 언젠가 음력설에 베이징 어느 골목 후퉁에서 홀로 폭죽을 보며 섣달그믐을 맞이했던 적이 있다. 새해 아침이 되었을 때, 골목의 어느 전화방에 들어가 동전 몇 개를 주고 엄마에게 국제전화를 걸었던 때가 생각이 난다.

 

이 책이 묘사하고 있는 후퉁과는 또 다른 기억이기는 하지만, 그때의 그 외로운 새해 첫날의 도시가 유달리 많이 생각이 났다.

 

어린 시절에 찍힌 점들, 그리고 세상의 모든 것들이 모두 나보다는 훨씬 커 보였던 그런 광경들. 이런 두 가지의 크고 작은 경험들은 지극히 파편적이기는 하다. 하지만 하나하나 모아서 생각하다 보면 그것이 바로 내 유년시절의 영화 같은 기억으로 연결되어 생각해볼 수도 있는 것 같다. 이런 기억들을 책으로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나도 한 번은 해본 것 같다. 이런 선명한 기억이나 추억으로 다시 깊숙이 들어가 보고 싶은 동기가 필요한 나 같은 사람에게(비록 중국 작가가 쓴 책이지만) 괜찮은 책이 될 것 같다.


o******l 2017.04.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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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빛으로 그린 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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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지칠 때, 나의 공간이 지겨워질 때가 종종 있다.그럴 때 여행을 꿈꾸게 되며 여행지는 일상적 공간이 아닌 새롭고 특별한 공간이 된다. 그렇게 다른 도시를 열망하고 꿈꾸게 된다. 하지만 당장 떠날 수 없을 때, 게다가 나의 일상까지 다시 사랑하고 싶다면, '그 도시의 일상적 모습은 어떨까?'를 고민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도시의 일상적이지만 매력적인 모습을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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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 지칠 때, 나의 공간이 지겨워질 때가 종종 있다.

그럴 때 여행을 꿈꾸게 되며 여행지는 일상적 공간이 아닌 새롭고 특별한 공간이 된다. 

그렇게 다른 도시를 열망하고 꿈꾸게 된다. 

하지만 당장 떠날 수 없을 때, 

게다가 나의 일상까지 다시 사랑하고 싶다면, 


'그 도시의 일상적 모습은 어떨까?'를 고민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도시의 일상적이지만 매력적인 모습을 찬찬히 묘사하는 에세이집을 읽으면서 말이다.

왕안이의 <상하이, 여자의 향기>와 베이다오의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은 그런 에세이 집이다. 


에세이 집에서 상하이와 베이징은 단지 도시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특정한 사람이 되어 나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이 되어 침을 고이게도 만든다.

작가들은 공간이라는 것은 여러 기억들이 구성하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그리하여 내가 존재하는 이 공간을 채우고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그리고 사랑하게 만든다. 


베이징과 상하이의 담백한 도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두 에세이집을 읽어보자.

왜인지 책장을 덮으며 실제로 가본적 없던 베이징과 상하이를 더 가깝게 경험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실제로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력이 넘치는 여행지를 미리 알아 둔 기분이다.


게다가, 서울이라는 공간 마저 다시 보게 만드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나의 도시의 모습을 이야기로 풀어낸다면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더욱 일상을 찬찬히 살펴보게 되었기 때문이다. 



현실의 일상생활은 이처럼 면밀하고, 심지어 뒤얽힌 채로 우리의 감각기관을 뚫고 들어온다. p.15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봄에 대해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특별히 밝고 아름다운 날씨에는 아무래도 자신의 삶이 이런 날씨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아마도 욕망이 극점에 이르러도 만족을 얻지 못하고 결국에는 추락하여 버려지거나 잊히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p.244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의 경우 특히 작가가 직접 경험했던 중국의 역사들이 생생하게 녹아있다. 문화대혁명의 과정들을 개인의 체험으로 읽어보고자 한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생생하게 유년시절을 회상하는 작가는, 

중국에 대해, 베이징의 역사와 자신의 유년의 역사를 담백하게 풀어나간다.


베이징에 관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냄새다. 냄새는 계절에 따라 변한다. 이 점에서는 사람도 개와 다르지 않다.p.25 

다락방과 관련된 나의 비밀 독서는 열네 살쯤에 시작되어 열일곱 살까지 계속되었다. 그해 ‘문화대혁명‘이 일어났다. 나는 적극적으로 조반에 참여하면서도 여전히 다락방 속 금단의 열매를 몰래 훔쳐 먹고 있엇다. p.179


h***t 2017.05.0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