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좋은 책을 내시는 박승희 교수님의 번역서라 궁금한 마음에 책을 읽게 되었고, 오늘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아니 이 책을 읽어나가며 참 여러가지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되었다. 이 질적연구는 미국 보스톤 남부의 마서즈 비니어드 섬에서 지역사회에 완전히 통합되어 살아가는 청각장애인에 관한 것이다. 17세기 초 유전적 청각장애 열성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이 섬에 정착하게 된 후 200여년 동안 섬의 안정적이고 고립된 특성에 의해 빈번하고 예축블가능하게 많은 청각장애인들이 태어나게 되었다. 그렇지만 어느 가정에서나 태어날 수 있다는 예측불가능성과 다수성은 청각장애를 일상적인 삶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로 만들었다. 청각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 완전히 통합되었고, 특히 모든 사람들이 '수화'를 사용하였고, 건청인들은 이중언어로서 영어와 수화를 사용하고 수화를 사용하는 것을 마치 '불어(그 시대에 배우고싶어하던)를 사용하는 것과 같이 생각하였다. 이 책의 저자는 마서즈 비니어드 섬에서 250년 이상 건청인과 청각장애인이 완전 통합되어 청각장애인들의 자신들의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여 지역사회의 모든 생활에 참여하였으리라는 이야기를 유전학, 청각장애 연구, 사회언어학, 구술 및 서술 역사에 근간을 두면서 펼쳐 나갔다. 한 편의 소설이나 허구의 이야기를 읽는 듯한 착각을 하면서 실제 존재했던 이 이야기를 통해 '장애'라는 개념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다. 연구를 위해 저자가 그 섬에 살았던 한 청각장애인에 대해 섬의 노인들에게 질문을 하면, 노인들의 그 사람에 대한 긴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그 사람이 청각장애인이라는 설명은 좀처럼 듣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저자가 인터뷰의 끝에 “그런데 혹시 그 분이 듣지 못하는 사람이었나요?” 하면 그 노인들은 “아마 그런 것 같네요.”라고 대답을 하곤 하였다고 한다. 즉 그들에겐 그 사람이 "청각장애인"이 아니라 그 사람의 하나의 특성 중에 "청각장애"를 가지고 있을 뿐이었다. 좀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특수교사인 나는 특수교육과에 입학한 이래 지난 10여년 동안 꽤 많은 장애인을 만나왔고 알고 있고 또 그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렇지만 과연 그들과 나는 어떻게 마주서왔는가? 편견을 가지지 말아야한다고 그들도 우리와 똑같다고 이야기하고 다니는 입장이지만, 내가 아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떠올리면 나는 맨 먼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장애가 떠오른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과 개성과 성격이 떠오르기보다는 먼저 어떤 장애를 어느 정도의 수준으로 가졌는가가 생각난다. 특수교사인 나조차도 그들의 장애가 다른 모든 지위에 편견을 주는 '지배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내게 장애에 대한 개념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 주었고 장애를 좀 더 사회학적이고 인류학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시간과 공간이 다른 곳의 이야기지만 인간 개개인의 다양한 모습이 인정되고 존중되는 모습을 통해 모든 사람들이 다르지만 하나되어 살아가는 사회의 희망을 찾을 수 있다.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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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서드 빈야드 섬의 사람들은 청각장애를 청각장애로 받아 들이지 않는다.
마치 우리가 안경 쓴 사람을 시각장애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처럼.
그 섬의 사람들은 청각장애를 먼저 보는 것이 아니라 각 사람을 먼저 보는 것이다.
그에 반해 우리는 장애가 있다고 하면 흔히 그리스도교 신자일 거라거나 앵벌이, 불쌍한 사람, 장애 연금 등등을 생각한다.
좀 한심한 반응이라고 스스로를 자책할 법하긴 한데....
그 섬의 사람들처럼 장애를 바라보고 있지 않은 우리를 변호하자면...
마서드 빈야드 섬 사람들은 미국 수화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섬에서만 통용되는 수화를 사용한다. (미국 수화는 프랑스 수화에 약간의 변형을 한 수화이다.)
그 섬 출신의 청각장애인은 그 섬사람들과는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있지만 그 섬 밖의 청각장애인과는 자유롭게 의사소통할 수 없다.
그러니 그 섬 출신의 청각장애인들은 그 섬에 눌러서 산다. 또는 그 섬 밖의 청각장애인들이 편안하게 살려고 그 섬의 수화를 배워서 그 섬에 눌러산다. 따라서 그 섬에는 청각장애인들이 전국 청각장애인 비율보다 많으며 결국 그 섬에 사는 사람들은 청각장애를 일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변호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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