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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을 100% 알 수 없는데, 이는 딱히 개인을 나무랄 소치가 아니라 인간인 이상 극복할 수 없는 한계에 가깝습니다. 제가 몇 년 전에 읽은 어느 책에서는, 아테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명언 "너 자신을 알라"야말로 궁극의 이치를 꿰뚫은 설파라며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는 주장이 펼쳐지던데요. 위대한 현인의 명언이 누백 년이 지나도 명언으로 길이 남는 이유는 물론 시대의 변천에 따른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는 데에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의 가르침이 세월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 가치를 잃지 않은 채 불후의 위상을 유지하는 건, 결국 참된 자신의 파악이야말로 지난(至難), 보편의 과제임이 분명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답이 안 나오는 문제야말로 일생을 두고(혹은 몇 대[代]를 이어) 연구할 가치가 있으니 말입니다.
여기까지는 MS 워드에 깔려 있는 워드아트 서식의 재활용에 지나지 않습니다만, 진짜 볼 만한 건 본문 중에 와르르 등장합니다. 344가지 질문들은 하나하나 읽어보면 꼭 나를 찾아 떠나는 질문도 아닌 듯한 외양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가는 길이 가장 빨리 질러가는 길이란 옛말처럼, 내가 과거 어느 지점에 놓고 내린 듯, 방치하고 잊은 듯한 모든 단서와 흔적을, 이 질문들은 찌릿한 상기와 날카로운 환기로 가슴 속에 다시 일깨워줍니다. 생각해 보면, 꼭 크리에이터 아니라 그저 평범한 일상을 살 뿐인 여느 장삼이사라 해도, "그 순간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그래야 했는데'와 결국은 동의어입니다)" 같은 아쉬움과 애틋한 정을 남긴 묘한 지점과 표식이 인생 어느 지점에도 남겨져 있기 마련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그런 아련한 감성과 발상의 전환이 자기계발을 위한 촉매제로 한순간 승화될 수 있게, 기묘한 알고리즘 속에 배치함으로써 추상을 구상으로 바꿔 놓는다는 데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