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50%
  • 리뷰 총점8 5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0.0
  • 40대 0.0
  • 50대 9.0
리뷰 총점 종이책
삶의 동반자와 함께 떠난 트레킹
"삶의 동반자와 함께 떠난 트레킹" 내용보기
붙박이별처럼 한곳에 뿌리를 내리고 산 지 20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직장과 가정을 반복적으로 오가며 사느라 정작 자신을 위한 배려는 뒤로 미루고 살아왔다. 직장인, 아내, 엄마, 며느리, 딸로서 역할을 수행하느라 주말에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하고 관계 속으로 들어가 희로애락을 나누며 살아야 했다. 일상을 따르면서도 늘 새로운 세상을 동경하며 미지의 공간을 밟고 싶은 갈망이
"삶의 동반자와 함께 떠난 트레킹" 내용보기

  붙박이별처럼 한곳에 뿌리를 내리고 산 지 20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직장과 가정을 반복적으로 오가며 사느라 정작 자신을 위한 배려는 뒤로 미루고 살아왔다. 직장인, 아내, 엄마, 며느리, 딸로서 역할을 수행하느라 주말에도 마음 편히 쉬지 못하고 관계 속으로 들어가 희로애락을 나누며 살아야 했다. 일상을 따르면서도 늘 새로운 세상을 동경하며 미지의 공간을 밟고 싶은 갈망이 커 결단을 내리고 길을 나섰다. 뒤를 돌아다보면 자꾸만 미련이 남을까 봐 앞만 보고 새로운 세상과의 만남을 그리며 길 위에 선다. 변화를 갈망하며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현재에 충실하며 여비를 모으고 히말라야 설산을 가슴에 품고 살아서인지 그토록 열망했던 카트만두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카트만두 타멜은 여행자 거리로 수많은 배낭여행자들이 또 다른 공간을 향하는 경유지로 찾는 곳이기도 하다.

 

 

  <<허니문 히말라야>>를 쓴 이는 광고 회사에 다니며 밤늦도록 일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골몰하며 도심의 잿빛 콘크리트 속에 갇혀 일상을 갉아먹고 사는 현실에 염증을 내 오다 급기야는 직장에 사직서를 내고 여행길에 올랐다. 문명의 손길이 덜 미친 곳을 찾아 9개월 남짓 나돌며 낯선 공간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과 소통하며 공명의 깊이를 더했다. 여행을 마치고 귀국해서는 갯벌을 보존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새만금 간척 사업에 반대하는 모임에서 다섯 살 아래인 청년을 만나 결혼한 뒤 신혼여행지로 네팔을 선택한 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에 나선 여행기이다. 신앙이 생활 속으로 깊이 들어와 있는 네팔리들은 아침이면 향불을 피우고 신에게 골드메리 꽃을 바치며 소원을 빈다. 현세의 고통이 클수록 업장소멸을 통해 내세에는 좀 더 나은 환경에서 태어나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서 태어나기를 바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5년 전 신들의 거처라는 히말라야 고봉들을 마주 대하며 자연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순수성을 잃지 않는 일이 무엇보다 귀중한 일이라 여기며 소소한 일상에서 맺은 인연을 소중히 간직하고 살아왔던 듯하다. 타멜광장에서 맛보았던 뚱바는 해발 1500미터 산록에서 자라는 곡식 ‘꼬도’를 나무통 뚱바에 담아 증류수를 부어 우려마시는 술임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시킴의 욕솜 마을에서는 지금도 화장터로 가는 망자 상여 속에 뚱바를 넣어 준다니 뚱바는 술의 경계를 넘어 인생의 동반자처럼 비춰졌다. 카트만두에서는 네팔 전통음식인 달밧으로 끼니를 해결하며 세계 문화 유산에 등재된 박타푸르, 스와얌부나트, 파탄 등의 사원을 찾아 네팔인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며 욕심 없이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 삶이 풍경을 담았다. 우기가 시작되는 5월 말에 내리는 소나기는 보잘것없는 관개시설로 도로가 범람하기 일쑤인 현실 앞에 1인 국민소득이 3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환경에 놓인 이들의 복지는 생각하기 힘들었다.

 

 

  네팔의 휴앙지이자 트레킹의 출발지인 포카라는 먼지 자욱하고 매캐한 공기로 마스크 없이 여행하기 힘든 카트만두와는 달리 공기부터가 달랐다. 히말라야 연봉이 수굿하게 내려다보고 있는 페와 호수는 그간의 오염을 정화해준다. 저자는 동반자와 함께 숙소를 정한 뒤 페와 호수에서 열다섯 살 소년들과 함께 보트를 타고 사춘기 시절의 소녀처럼 환하게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을 떠올리고 가네스를 찾았다. 스무 살이 된 가네스는 생활고에 시달리며 경제력 있는 가장으로 자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일자리를 얻기 위해 지불한 돈을 사기를 당하고 인생의 고단함을 몸소 느끼게 되었지만 가족이 있기에 든든한 모습을 보면서 부부는 가족의 소중함을 새롭게 인식하는 듯했다.

 

 

  6월부터 본격적인 우기에 들어가는 아열대 몬순 기후에 속하는 네팔은 5월 말이면 간헐적으로 비가 내릴 때가 있다. 이 때 나무에 붙어 있던 거머리가 같이 떨어져 거머리 비가 내린다는 말을 하는데 저자는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면서 거머리에게 피를 내줘야 했다. 트레킹에 필요한 장비를 챙기고 포카라에서 나야풀로 가는 버스로 이동해 계곡물을 건너는 출렁 다리를 지나 돌계단을 타고 발걸음에 집중하며 걷는 트레킹은 또 다른 삶의 영역에 눈 뜨게 한다. 고산에 자생하는 이름 모를 야생화들을 보면서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고 천천히 돌계단을 걸으며 자연을 감상하는 트레킹은 무리하게 걸으려는 욕심보다는 주변을 돌아보고 현지인들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준다. 포카라를 떠난 지 열흘 째 되는 날 물고기 꼬리 모양을 한 마차푸차레를 보면서 페디로 내려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마무리 짓고 부부는 카트만두로 돌아왔다.  

 

    

  그 사람을 좀 더 내밀하게 알고 싶다면 함께 여행을 떠나보라고 하는 말처럼 부부도 여행 중에 소소한 다툼을 벌이며 지내다 조금씩 상대를 배려하고 공존하는 삶의 지혜를 터득해갔다. 히말라야 설산 고봉들을 우러러보며 천천히 걷고 양떼를 모는 목동을 만나면 길을 터주고, 이름 모를 야생화를 향해 웃음을 건네며 조금씩 서로를 배려하는 가운데 하나가 되어 갔다. 냉기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는 밤이면 창 너머 빛나는 별들을 보면서 한 사람이 내는 열기가 추위를 녹여주는 큰 에너지임을 알아차리고 곁에만 머물러 있더라도 든든한 힘을 주는 존재임을 알게 한 소중한 트레킹으로 남을 것이다. 내년 2월에는 중학생인 아들과 함께 히말라야 고봉들을 보면서 천천히 걸어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유 속에 새로운 경험을 쌓는 트레킹에 나서고 싶다.   



n*****9 2011.01.27. 신고 공감 9 댓글 12
리뷰 총점 종이책
[허니문 히말라야] 사랑과 평화가 영원한 곳, 네팔
"[허니문 히말라야] 사랑과 평화가 영원한 곳, 네팔" 내용보기
[허니문 히말라야 / 한승주 / 황소자리]   제목 : [허니문 히말라야] 사랑과 평화가 영원한 곳, 네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여행 중에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 결혼을 한다. 여행자들이 꿈꾸는 로망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부부는 신혼여행으로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난다. 인도와 더불어 특별한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 찾는 곳, 네팔의 히말라야. 그곳에 발을 들여놓고 숨을 쉬면
"[허니문 히말라야] 사랑과 평화가 영원한 곳, 네팔" 내용보기

[허니문 히말라야 / 한승주 / 황소자리]

 

제목 : [허니문 히말라야] 사랑과 평화가 영원한 곳, 네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여행 중에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 결혼을 한다. 여행자들이 꿈꾸는 로망이 바로 이런 것 아닐까. 부부는 신혼여행으로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난다. 인도와 더불어 특별한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 찾는 곳, 네팔의 히말라야. 그곳에 발을 들여놓고 숨을 쉬면, 무엇이 충만한 삶인가 고민하게 된다는 곳이다. 이 책은 여행 중에 부부가 만나게 된 얘기, 결혼을 하고 살림을 차리는 얘기, 그리고 히말라야 트레킹을 떠난 얘기가 실려 있다. 인상에 남는 이야기가 두 가지 있다.

 

     문득 5년 전 인도 다람살라를 여행할 때 만났던 어느 노부부의 모습이 떠올랐다. - 둘 다 젊었을 적부터 입었음직한 아주 낡은 등산복 차림이었다. 두 사람이 함께 수많은 산을 오르내렸음을 그들의 빛바랜 등산복이 말해주었다. 바람과 땀에 천천히 낡아간 옷을 걸치고 함께 천천히 늙어간 두 부부가 조용히 산길을 걸어가는 모습. 내가 꿈꾸던 미래의 삶이 눈앞에서 재현되는 기분이었다. 남편은 바로 그런 삶을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는, 나와 같은 꿈을 꾸어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 - 9p.

 

흔히 여행을 인생에 비유한다.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고, 일정을 짜고 준비하는 것, 여행길의 고생과 행복, 여행길에서 만나는 사람들 등등. 위의 노부부처럼 오랜 기간 여행을 함께 하는 것이 바로 인생 아니겠나. 인생에서 맞이하게 되는 힘든 일, 즐거운 일 모두 같이 하는 것이다. 노부부의 모습은 인생의 기대감과 겸허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게 한다.

 

     트레킹 하다가 종종 마주치는 문구.
     네팔인들은 NEPAL을 풀어서 이렇게 이야기하길 좋아한다.
     NEPAL(= Never End Peace And Love) - 105p.

 

네팔인들은 네팔( NEPAL)을 ‘사랑과 평화가 영원한 곳’으로 생각한다. 국민 소득은 낮지만 그들의 삶은 여유가 있다. 행복은 물질적인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님을 인도와 네팔에 다녀온 사람들은 깨닫는다. 인도와 네팔은 인간 본연의 모습을 성찰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 4월 25일. 네팔 카트만두에서 규모 7.8의 지진이 일어났고, 2주가 넘은 현재 사망자수가 8000명을 넘어섰다. 이번 지진으로 완전히 붕괴된 주택은 네팔 전체 주택의 10%에 해당한다. 이 책은 오래전에 읽었는데, 이번 지진으로 다시 꺼내보게 되었다. 피해가 빨리 복구되기를, 그리고 용기를 잃지 않기를 바란다. 그렇게 될 것이다. 네팔은 사랑과 평화가 영원한 곳이니까.

 

o*****a 2015.05.11. 신고 공감 1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