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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인이 막심 고리키의 < 어머니 >를 읽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나도 읽어 봐야지’ 생각만 하고서 몇 년의 시간이 흘렀다. 두께감이 있는 책이라서 구입해도 안 읽게 될 것 같았고, 그런 막연한 선입견이 책읽기를 방해했으리라. 그런데 우연히 막심 고리키의 이력을 알게 되었고 그의 작품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책과의 인연도 때가 되어야만 조우할 수 있는가보다’라고 여기니 법정스님의 ‘시절인연’이 다시금 생각났다. 800페이지의 책인데 재미에 재미를 더하여 수월하게 책장을 넘기고 넘겼다. 먼저 < 어린시절 >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은 두 권의 책이 떠올랐다. 읽는 내내 ‘은희경의 < 새의 선물 >의 똘망똘망한 악동이 여기에도 있었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집안의 비사(悲史)는 유진 오닐의 < 밤으로의 긴 여로 >의 가슴 저리는 슬픔으로 다가왔다. 그래서 곤궁하던 어린 시절을 잘 견디고 세계적인 작가로 우뚝 선 지은이가 더 대단해 보였다. < 어머니 >는 얼마 전에 읽은 프랑스혁명이 스쳤다. 배고프고 고단한 민중들의 분노와 변화에 대한 열망은 역사를 바꾸는 원대한 힘으로 모아진다는 것을 이 책은 가르쳐준다. 고리키는 1888년 러시아 순례를 떠난다. 그 기간 동안 민중들의 삶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조국의 비참한 실체를 보게 되고 작가로서의 지평을 넓히는 값진 체험을 하게 된다. < 밑바닥 >은 그 체험의 산물이었다. 명불허전(名不虛傳)이라는 말이 생각나는 책읽기였다. 명작이라고 칭해지는 책들은 그런 이름이 붙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