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일리아스를 빌리러 간 길이었다. 검색대에서 호메로스를 검색하고 있는데 옆의 북카트에 반납된 책 "스무살, 인문학을 만나다"를 나는 그렇게 만났다. '스무살'에 만나는 '인문학'은 어떤 것일까. '서른한 살'의 '인문학 깡통'이 물었다.
이 책은 뷔페의 샘플러 같다. 대학교에 갓 들어온 신입생들에게 "자, 우리 과는 이러이러한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한답니다. 관심있는 분은 여기로 오세요~"라고 자기 과를 광고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교수님들이 짧은 꼭지 속에 방대한 내용들을 구겨 넣느라 쉽지 않은 글들도 있었지만 딱 '만남'이라는 의미에서 그 정도는 생길 수도 있는 변수이니. 뷔페의 샘플러. 난 뷔페를 좋아한다. 여러가지 음식들을 한 자리에 놓고 내가 먹고 싶은 것들을 배 터지게 먹을 수 있으니. 그렇다고 뷔페의 모든 음식을 먹는 것은 아니다. 난 소화력이 좋지 않으니 먹기 거북한 음식은 피한다. 이 책도 그러하다. 인, 문, 학. 3부로 나뉘어 각 챕터 별로 교수님들의 글들이 실려 있다. 처음부터 구미를 당기는 글도 있었고, 첫맛은 달콤했으나 끝맛은 쓰다 못해 음식물 쓰레기처리 부담금을 내고서라도 남기고 싶은 글이 있고, 소화가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위장에 담가 보고 싶은 글도 있었다.
내가 스무살에 이 책을 읽었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질렸을까 발을 내딛었을까.
서른 한 살의 이 책을 만난 나는 즐겁고 새롭고 쓰고 괴롭고 흥미롭다. 맛나다 느낀 것은 체크해 두었다. 언제고 다시 내 뇌리에서 끄집어 낼 수 있는 날이 있기를.
ps. 챕터 끝마다 추천도서를 실어 놓은 것이 좋았다. 책마다의 서평도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
|
사실 20살에 인문학을 만난다는 책 제목과는 달리 쉽지 않은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서울대 교수들이 소논문 형식으로 각 챕터별로 다양한 논제를 가지고 쓴 글을 모아 둔 책이다.
비운의 천제 이상과 백남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한중록의 의미에서 문학과 역사의 의미, 언어학과 의학의 만남 등
이시대 새로운 하이브리드에 대한 글들이 머리를 맑게 해준다.
요즘 인문학, 인문학하는데... '희망, 인문학에게묻다'라는 책과 함께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있는 독자나 학생들에게 추천해줄만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