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이가 하루에 하나씩 채근담을 읽는다고 하기에 그것 참 괜찮구나 싶어 나도 읽기 시작했다. 하루에 하나씩이라는 것은 전혀 지켜지지 못했다. 어느새 책에 빠져 훌쩍 읽어버릴 때도 있었고 어느 날은 손도 대지 않은 날도 있었다. 그러나 언제 어느 순간에 펴든지 그 현명함에 빠지지 않은 날은 없었다.
물론 원전의 내용이 훌륭함이 일차적이지만 그보다도 번역이 기막히다. 각 장마다 어떻게 표현할 수 없는 경지의 언어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것이 또 내용을 방해할 정도로 튀는 것이 아니라 이야.. 정말 어떻게 딱 이정도로 좋을 수가 있을까 싶다.
동양고전을 읽을 때 가장 눈에 걸리는 것이 번역과 편집상태이다. 많은 것이 그럴 테지만 책 디자인이란 독자에 대한 배려이다. 그럼에도 번역문과 원문이 어울리지 않는 활자크기로 삐죽삐죽하거나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현학적인 단어들로 번역해 놓은 성의 없는 책들이 의외로 많다. 그런 점에서도 이 책은 아주 탁월하다. 각 장마다 번역문과 원문과 풀이로 되어 있는데 편집상태가 매우 성의 있게 되어 있다. [인상깊은구절] 갈고 닦는 것은 마땅히 백 번 단련하는 쇠처럼 하리니, 급하게 이룬 것은 깊은 수양이 아니다. 실행하는 것은 마땅히 천 균의 활처럼 하리니, 가벼이 쏘는 것에는 큰 공이 없으리라. |
채근담 ![]()
채근 菜根은 송나라 학자 왕신민이 “사람이 항상 나물 뿌리(채근)를 씹어 먹을 수 있다면, 모든 일을 가히 이루리라”고 <소학>에서 말한 데서 나왔다고 한다. 나는 이 책을 채근담 [ 菜根讀 ]이라는 제목에 어울리게끔 책을 음미하듯 꼭꼭 씹어 먹어 머릿속에 남기되 우리가 매일 채근 菜根을 먹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부담 없이 읽어보았다.
일단 이 책은 저자 소개부터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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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크게 4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자연의 섭리, 도의 마음 ,수신과 성찰, 세상 사는 법도 가 그것이다.
자연의 섭리 ![]()
아마도 봄의 화려한 감성보다는 가을의 서늘한 이성을 더 사랑하라는 뜻이리라,,,
봄이 올해는 좀 더디게 온 감은 있지만 한참 봄꽃이 피는 요즘이다.
봄 햇살을 좋아하는 나는 역시나 속인인가? 하하하 그래도 나는 봄이 좋아,, 봄이 좋은 건지 겨울이 갔다는 사실이 그냥 반가운 건지 그건 나도 몰라,,
어제도 드라이브를 다녀오는데 춥지 않다는 그것만으로도 그냥 즐거워져서 콧 노래가 절로 나왔지.
또 이러다가 가을이 오면 바람난 사람이 되어 진짜 바람을 맞으며 온 동네를 싸돌아다니고 있을 테지,,,
바람불어 좋은 가을이 오면,,,, 싸돌아다니는 내 버릇은 언제쯤 고쳐지게 될까? 나의 오래된 불치병인데 가능할까?
아,,그래,,그래,,다 좋다고,,, 나는 언제쯤 철 哲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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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풀이 중에 까닭 없이 마시는 술이 제일 맛있고 부분이 재미있다. 근데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 중에 "자연스럽다" 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자연스럽다,, 지어짜지 않는다. 물이 흐르듯 바람이 불듯 그렇게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모든 것들은 자연스러워서 그 자체만으로 사람들에게 행복과 안정감을 준다.
도의 마음 ![]()
일없이 한가할 때는 마음이 어두워지고 바쁠 때는 마음이 흩어지긴 하더구먼요,,,
마음이 어두워져 괴로운 것보다는 차라리 마음이 갈팡질팡하는 것이 더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는데,,, 윽... 내 경험으로는 진짜 우울한 마음은 못 견디겠더구만,,,, 두 번 다시는 그 때 그 기분을 경험하고 싶지는 않다.
아무튼,, 마음에 평정심을 찾아가는 과정이 인생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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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기분이 좋나? 서평을 쓰고 있는 데 그냥 생각이 없는 사람 같아,,, 형상에 집착하든 말든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때? 하는 심정인데? 좋잖아!! 햇살이 가득 우리 집 거실을 비추고 나는 일요일 오후를 즐기면서 내가 좋아하는 이 짓거리나 하고 앉아있는데 색즉시공,,공즉시색 이라는 말이 와 닿겠느냐고,,, 그냥 지금 이 순간이 좋아,,,
수신과 성찰 ![]()
세상 사는 것이 참 만만하지가 않다. 평소 내 지론은 은혜를 베푸는 것도 좋지만 적을 만드는 행동이나 말은 하지 않기이다.
누군가에게 덕을 베풀고 친절을 베풀고 하는 것은 내가 신경 쓸 필요도 없다. 어차피 도리나 덕에 따르면 되는 자연스러운 것일 뿐인데 무슨 공이니 은혜 베풂이니 하는 말을 한단 말인가?
다만,, 나 때문에 상처받는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부디,, 나도 모르게 누군가가 나때문에 마음 아파하는 일이 생기지만 않게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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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은 공감하지 못하겠다. 나는 그냥 근심은 근심대로 즐기고 -어려운 문제나 고민거리를 해결해가는 과정이 얼마나 재미난 데 그걸 포기하라고?- 기쁨은 맘껏 누리면서 살란다.
슬프면 울고-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 정도는 지키면서- 기쁘면 웃고-과장된 몸짓과 웃음을 보이지 않도록 절제하면서- 화나면 화를 내고-품위 있게 화내는 방법을 배워가는 중-
나는 이렇게 살아가련다.
마음을 살피는 것,,,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던가? 세상의 이치? 도리? 지혜? 나눔? 사랑? 이런 것들도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아니지,,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거다.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것,,,
나는 중간이 없는 사람일까? 과거의 나는 머리를 매일 두 번 감고 샤워를 두 번씩 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일주일에 머리를 두 번은 감나?
왜 그러지? 어느 순간 몸을 씻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내가 집착을 하냐 그러더니 그냥 사는 대로 살지 해버린다. 가려우면 씻고 더러우면 벗겨 내면 되지,.
사람을 만날 때도 좋고 싫음을 분명히 하지도 않게 된것 같다.
그렇지 않은가? 마냥 좋기만 한 사람도 마냥 나쁘기만 한 사람도 없는 것을,,, 다 내 탓이고 내가 행동하기 나름이지,,,
그리고 시중에는 많은 종류의 채근담이 나와 있지만 나는 역자에 끌려 조지훈 님이 번역하고 해석한 것을 골랐다. 예상을 한 사람들도 있는지 모르지만 우리가 아는 시인 조지훈님이 역자다.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채근담을 읽어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시인의 감성이 묻어나는 풀이를 읽는 재미가 있어서 나는 내 선택에 만족한다.
목차 자연의 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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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수학 정석 책을 보면서 느낀 것이 있다.
수학도 이렇게 나름대로 집대성한 책이 있는데 내 삶도 어떤 책으로 집대성 되어
내가 무엇을 해야하고 이럴땐 어떤 방법으로 인생을 해결해야하는지를 가르켜 주는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것이다.
그러던 와중에 접한 책 중의 하나가 채근담이다.
책의 내용들은 동서고금의 명문들을 실어놓은 것인데 많은 글들이 가슴깊이 와닿았다.
읽으면서 계속 느낀 것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 어떨땐 어떻게 해야하고 저럴땐 어떻게 해야할 지 등등 삶의 방향을 잡는데 많은 도움을 준 책이다.
특히 군복무 시절에 읽기 시작한 글들이라 더 가슴 깊이 와닿는지도 모르겠다.
책의 장점은 원문과 함께 실린 조치훈 님의 해설이 백미이다. 채근담의 내용을 쉽게 풀어서 쓴 글은 책을 200%활용하기에 딱 알맞다.
그리고 책의 번역이나 내용도 상당히 깔끔하고 멋스럽다.
기존의 다른 책들처럼 어렵다든지 아님 유치하지 않은게 정말 마음에 든다.
그리고 책을 처음에 사서는 통째로 이책을 외우려고 했었는데 지금은 다는 아니고 몇구절밖에 외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어디랴?
인생은 완벽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사는 것이기에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아마 동양적인 것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이 글은 정말 삶의 커다란 지표가 될 수 있는 멋진 모음집이다.
[인상깊은구절] 움직임을 좋아하는 이는 구름 속의 번개나 바람 앞의 등불 같고, 고요함을 즐기는 이는 식은 재나 마른 나무 같다. 모름지기 멈춘 구름 속에 솔개가 날고 잔잔한 물 위에 고기가 뛰는 기상이 있어야 바야흐로 도를 깨치는 마음을 지니리라. |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과 지혜에 관한 책이다. 마음의 사색과 성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자세 등을 담고 있다. 풀뿌리를 씹을수록 맛이 난다는 뜻에서 책제목을 채근담이라고 하였다고 한다.
한 구절을 한 페이지 또는 두 페이지로 원문과 해설과 함께 정리되어 있다. 조지훈 시인이 삶의 철학을 바탕으로 혼을 기울여 번역, 풀이하였다. 쉽게 다가오지 않는 부문들을 시인의 정갈하고 간결한 필체로 설명해 주고 있어 더 가깝게 다가온다.
이 책에 나타난 선조들의 사상은 크게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겠다. 첫째는, 순환론적 인생관이다. 오늘 좋은 일이 있더라도 내일의 어려운 때를 생각하고, 배부를 때는 배고플 때를 생각하며, 정상에 서 있을 때는 바닥에 있는 사람을 생각한다. 너무 좋아할 필요도, 너무 슬퍼할 필요도 없는 관조론적 인생관의 이유를 알 수 있다.
둘째는,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지혜이다. 인간은 혼자서만 살아갈 수 없다. 남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남을 돕기도 한다. 칭찬을 받기도 하고 시기와 질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런 인생을 살아가는제 있어서 남에게는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엄격한 자세를 보게 된다. 문제의 근본원인과 해결책을 자신의 마음가짐에서 찾고 있다.
셋째로 중용주의적 삶의 태도를 느낄 수 있다. 겸양도 지나치면 비굴해지고 사람이 너무 깨끗하여도 사람이 따르지 않는다. 눈앞의 단기적 이익과 목적에 연연해 할 필요도 없고 장기적 측면에서 장단점을 생각하게 한다.
주어진 시간에 따라 적절한 분량을 읽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읽는 사람에 따라, 처한 환경에 따라, 그 당시의 기분에 따라, 읽는 시기에 따라 한 구절 한구절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꺼번에 읽기보다는 조금씩 소화하면서 읽는 것도 좋은 독서방법이라 생각한다.
아직 많은 내용들에 대해서 그 뜻과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였는지 의문이 생긴다. 현실을 회피하고 물러나는 듯한 있는 느낌을 주면서도, 심오한 진리를 내포하고 있다는 느낌을 자주 갖게 된다. 가까이 두고 시간날 때 보면 좋을 것 같다. |
내 인생에 채근담같이 뛰어나고 현실적이고 감동적인 고전은 발견 하지 못했다.이 책은 전집 225조 후집 135조로 각각 나누어 도합 360조로 되어 있다. 채근담을 직역 하면 나물뿌리 이야기 가 된다.나물뿌리의 담백하고 고소한 맛은 씹으면 씹을수록 새록 새록 하다. 이 책은 명나라의 홍자승이라는 숨은 선비가 지었는데 그는 유불선에 달통한 큰 도인이 아닌가 한다. 이런 글들은 저자가 직접 체험해보지 앟고서는 감히 아무나 지어내서 한말이 아니라는건 읽어 본 사람들은 누구나 알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특히 나는 군대에 있을때 이 채근담을 탐독 했다. 물론 군대 가기전에도 쭈욱 읽어 왔지만 그 진가는 군에 있을때 나타 났다. 특히 아니꼬운 상관들이나 후배들 괜실히 욕 먹고 기합받고 도저히 이건 아닌데 할때 마음속으로 삭히면서 늘 손엔 이 채근담이 나와 함께 하면서 나의 억눌린 마음과 감정을 이 책이 컨트롤 해줬다. 아니면 그때 벌써 된통 사고를 치거나 일을 저질렸을꺼다! 정말 언제고 다시 봐도 새롭다.꼭 한번 필독 권하는 봐이다. [인상깊은구절] 인생은 본래 꼭두각시 놀음과 같아서 그저 줄만 잘잡고 일사분란 하게 당기고 늦춤을 자유자재로 한다면 꼭두각시가 움직이고 머무는것이 완전히 내 손안에서 놀아나 남의 관섭을 조금도 받지 않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놀이마당에 얽메이는 법 없이 그 곳을 벗어날수 있는것이다. |
뜻대로 안 된다고 걱정하지 말라 |
들은 이야기라도 다 말하지 말라 들은 이야기라고 해서 다 말할 것이 아니다. 눈으로 본 일이라고 해서 본 것을 다 말할 것도 아니다. 사람은 그 자신의 귀와 눈과 입으로 해서 자기 자신을 거칠게 만들고 나아가서는 궁지에 빠지고 만다. 현명한 사람은 남의 욕설이나 비평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며, 또 남의 단점을 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남의 잘못을 말하지도 않는다. -채근담 |
영혼을 맑게 하는 하나의 샘물 같은 책! 이책은 인생의 고귀한 불변의 진리를 느끼게 해준다. 세상의 온갖 욕망을 두고 나물 및 풀뿌리를 씹으며 자기 수양에 몰두하며, 지은이의 인간수양을 글을 통해 할수 있다는 점에서 아주 좋았다. 600년 전의 내용이라서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도 있었으나 정말 읽지않으면 후회하는 책이다. "짙거나 기름지거나 맵거나 단 것은 참다운 맛이 아니니 참다운 맛은 오직 담담할 뿐, 신비스럽거나 기이하거나 우뚝하거나 아주 다른 것은 지인이 아니니 지인은 다만 평범할뿐.." 자, 채근담 속으로 가자 |
현대에는 정말 많은 책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특히 전문 경영에 대한 이야기와 성공담, 또 인생을 좀 더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며 쓰여진 책들이 많습니다. 이런 경영 지침서와 행복을 위한 격언들, 희망을 심어주는 이야기등은 읽는 이로 하여금 저자의 의도에 따를 수 있도록 해줍니다. 근래 채근담을 읽으면서 생각했습니다. 현대의 수많은 책들이 우리 머리 속의 빈 곳을 채워주긴 하지만 마음을 채워주는 책은 선인들의 지혜가 담긴 고서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머리는 뜻을 펼치는 곳이고 그 뜻이 나오는 곳은 우리의 마음이며 그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마음을 채워주는 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몇 자 적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