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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말랑말랑하게 주물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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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편집자의 부끄러운 고백. 더이상 글을 만지는 일에 겁이 없어졌다. 세치 혀를 놀리듯, 컴퓨터 자판을 신나게 두드려 기사 한꼭지, 헤드카피 한줄을 쓱하고 뽑아낸다. 주위에선 손이 참 빠르다며, 일 잘한다며 칭찬하지만, 남 앞에 보여주기 부끄러울 정도의 수준이다. 그만큼 매너리즘에 빠졌다. '어차피 수용이 안될테니 이 정도로 준비하지 뭐' 이런 관성이 어느새 몸에 배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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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편집자의 부끄러운 고백. 더이상 글을 만지는 일에 겁이 없어졌다. 세치 혀를 놀리듯, 컴퓨터 자판을 신나게 두드려 기사 한꼭지, 헤드카피 한줄을 쓱하고 뽑아낸다. 주위에선 손이 참 빠르다며, 일 잘한다며 칭찬하지만, 남 앞에 보여주기 부끄러울 정도의 수준이다. 그만큼 매너리즘에 빠졌다. '어차피 수용이 안될테니 이 정도로 준비하지 뭐' 이런 관성이 어느새 몸에 배였던 것이다. 영혼을 잃지 않겠다며, 스스로 영혼을 갉아먹고 있던 요즘.

 

몇 달 전 '내머리 사용법'이란 전대미문(?)의 재기발랄한 책을 만났다. 고정관념을 뒤집는, 그리하여 이젠 딱딱하게 공구리치던 내머리에 준엄한 가르침을 선사했다. 이런 인연으로 '상상'이란 컨셉트의 매거진 원고를 저자에게 청탁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정철 작가의 신간(조금 지났지만, 여전히 따끈따끈하다) '불법사전'을 구입했다. '꽉 막힌 생각에 날개를 달아줄 발칙한 상상력!', '불법생각은 청춘의 특권이다'란 카피를 달았다.

 

발상전환의 교과서로 '불법사전' 사용법을 친절하게 설명하며, 자신과 불법에 공범이 되어달라는 정철 작가. 크게 5개 섹션으로 구분하여 총 119개 단어에 대한 불법정의를 내리고 있다. '미치다'부터 사람 미치게 하는 카피로 단숨에 책장으로 나를 인도한다.

 

'미치다- 정신이 머리 밖으로 나가다. 정신이 나간 그 빈자리에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힘이 들어오다. 즉 제정신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을 해내고 마는 초인간적인 상태'라고 정의 내린다. 파생어로 '미친년'은 '안식년'의 반대말이라고 하고, 관련 표현과 관련 인물, 사용 Tip을 미친 듯이 쏟아낸다. 일찍이 이런 허무맹랑하면서, 통찰력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책을 본 적이 없다.

 

중간중간 여러 매체를 통해 소개된 칼럼글이 등장한다. 집을 줄여가는 행복은 보면 볼수록 멋지다. 사람들이 '의식주'를 가장 기본적인 생존 요건이라 얘기할때, 작가는 '사람'이 빠져있다고 말한다. 그리하여 '의식주'가 아닌 '주인의식'을 가져야한다고... 삶을 바라보는 통찰력이 돋보인다. 이젠 상투어가 되어버린 '사람만이 희망이다'를 온몸으로, 온 우주를 담을 카피로 담아낸다.

 

성공 관련 책들을 찾는 이들에게 우선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현재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낙담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도, 운명은 정해진 거라 믿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젊음에게도 이 책은 요긴하게 쓰일 것이다. 그동안 발상 전환을 외치는 수많은 책들을 마주하며 기존보다 더 단단한 고정관념을 쌓아갔었다. '영혼을 잃지 않는 편집 기획자. 다시 전장으로 귀환 중!'이란 프로필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젠 매너리즘, 고장된 나의 관념을 바꿔야 한다.

 

말랑말랑하게 머리를 풀어보자. 더이상 집어넣을 게 없을 만큼의 잡다한 정보와 지식이 아니라 비워내는 작업을 해보자. 저자와 독자을 소통케하는 매개로서만 만족하지 말고, 그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내가 전하고 싶은 세상을 단 한 평이라도 만들어주자.란 다짐을 해본다. 저자의 바람처럼, 순서에 상관없이 꼴리는대로 책장을 펼쳐도 좋다. 책장 바로 옆에 상비약처럼 구비하고, 머리가 변비에 시달리거나, 온갖 어지러운 정보에 눈이 설사할 때 그때 처방전처럼 받아들자. '진짜 좋은 약은 약국밖에 있다'는 저자의 말을 믿는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가장 공감이 갔던 불법정의를 꼽아본다. 바로 '낙엽'이다. 늦가을 거리에 나부끼는 낙엽에서조차 작가는 희망을 말한다. 화려한 부활, 추락 다음에 오는 단어가 절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고 말한다. 특히 관련 용어로 등장하는 '낙타', '낙지', '낙인', '낙서'를 통해 희망의 다른 이름들을 불러본다. 자세한 내용은 책을 구입한 후 직접 확인해보시길... 똥으로 가득찬 머리가 어느새 시원하게 뚫리는 느낌이 들 것이다(내 경우엔 그랬다).

 

표지에서부터 단어를 설명하는 일러스트, 중간중간 호흡을 가다듬게 하는 실사 이미지까지 어느 하나 나무랄 데 없다. 다만 단어별로 전면 컬러가 깔려있어 어두운 방에서 보기엔 불편하다. 그러니 공원 벤치에서나, 사무실 책상에서나, 지하철 인파 속 틈바구니에서 떳떳하게 펼쳐보는 게 좋다. 



t******2 2010.07.19. 신고 공감 8 댓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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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이란 말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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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단어 120개, 정확히 119개에 대하여 나름대로 정의를 내린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그 뜻을 쉽게 알수가 있지만, 아니 너무나 흔한 일상적인 단어라서 사전을 찾지 않아도 그 의미를 알고 있지만, 저자는 한번 비틀고 그래서 우리가 다시 한번 그 단어에 대해서 생각할수 있게끔 만든다.   ‘꽉 막힌 생각에 날개를 달아줄 발칙한 상상력’이란 부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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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단어 120개, 정확히 119개에 대하여 나름대로 정의를 내린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그 뜻을 쉽게 알수가 있지만, 아니 너무나 흔한 일상적인 단어라서 사전을 찾지 않아도 그 의미를 알고 있지만, 저자는 한번 비틀고 그래서 우리가 다시 한번 그 단어에 대해서 생각할수 있게끔 만든다.

 

‘꽉 막힌 생각에 날개를 달아줄 발칙한 상상력’이란 부제대로 우리의 상상력에 어서 날아오르라고 날개짓을 하고 있다. 저자는 불법이란 평범하고 일상적인 생각을 거부한다는 뜻, 규격화된 반듯한 질서를 사양한다는 뜻이라면서, 이런 불법 생각을 통하여 독자가 세상을 다르게 보는 불법 시각을 갖게 된다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을 했다고 생각하겠다고 한다.

 

인생을 잘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의미를 파악해 두어야 하는 단어라고 하면서 여섯개 파트로 나누어서 각 단어의 의미를 정의하고 파생어, 반대말 그리고 관련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떻게 생각하면 말장난 같은 느낌도 들지만, 사용팁이나 동의어 등을 읽다 보면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기도 한다. 한번에 다 읽을려고 욕심내는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저 가까운곳에 두고 밥 먹고 나서 한단어, 커피 마시면서 한단어, 그리고 잠이 안오면 한단어 이렇게 읽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119개의 단어 모두가 불법으로 정의된 의미가 좋지만, 그 중에서도 그냥 한번 더 읽어보고 싶은 단어가 있다.

 

다르다 : 다음 두문장을 기억해야 하는 말.

‘다르다’와 ‘틀렸다’는 다르다.

‘다르다’를 ‘틀렸다’고 하는 것은 틀렸다.

 

부부 :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

한 사람이 울면, 한 사람은 울지 않아야 하고.

한 사람이 지치면, 한 사람은 일어서야 하고.

한 사람이 흥분하면, 한 사람은 침착해야 하는 결혼은 쉽지만, 부부는 어렵다.

 

 

손해 : 남보다 조금 덜 갖는 것.

남보다 조금 더 움직이는 것.

덜 가지면 마음이 가벼워져서 행복하고. 더 움직이면 몸이 가벼워져서 행복하고.

결국 남을 행복하게 해주려다 내가 더 행복해지는 것.


 

 



k*****1 2010.06.16. 신고 공감 4 댓글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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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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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너무 후한거 아냐? 크크크^^;)           '다르다' 와 '틀리다' 너는 나와 피부색이 틀리다 아니아니 다르다 너는 나와 취향이 틀리다 아니아니 다르다 너는 나와 좋아하는 책종류가 틀리다 아니아니 다르다     너와 나의 다름은 정오正誤의 문제가 아니라 다만, 취향의 차이差異 일뿐이다 내가 정복사(히히^^; 정카피)님의 불법파티를 찾은 이유는 2년전 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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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너무 후한거 아냐? 크크크^^;)

 

 


 

 


 

'다르다' 와 '틀리다'

너는 나와 피부색이 틀리다 아니아니 다르다

너는 나와 취향이 틀리다 아니아니 다르다

너는 나와 좋아하는 책종류가 틀리다 아니아니 다르다

 

 

너와 나의 다름은

정오正誤의 문제가 아니라 다만, 취향의 차이差異 일뿐이다

내가 정복사(히히^^; 정카피)님의 불법파티를 찾은 이유는

2년전 예스블록을 통해 알게된 정철님의 취향이

아마도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는 또 하나

공자의 화이부동和異不同을 기억하고자 한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하나로 통합되지 않으면서도 조화를 이룬다는 그런 뜻일거라고 이해하고 있는 和異不同에 대하여

이왕주는 "쾌락의옹호"에서 끼리끼리 모여 노는 것은 작당일뿐이라고 일축하며 서로 다른 것들끼리의 조화로움을 말한바 있다

 

 

다름이 틀림이 아님을 아는 것

다름을 배척하지 않고 조화롭게 어울리는 것

불법사전에서 정복사님이 말씀하고 싶었던 진리가

나를 불법파티로 이끌었나 보다^^

 

 

정철작가님의 "불법사전" 출간회를 빙자한(?) 불법파티에서 실물로 처음 뵙게된

정철님은 아무리 봐도 제동이형은 맞습니다 맞꼬요^^ 그리고 역시나 저와 취향이

많이 다르지 않은 분 같아서 참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정철님의 절친 노사모 회원분들과의 만남도 아주 즐거웠고요

 

 

woojukaki우주카키님께서 보내주신 불법사전 인증샷 너무나 늦었지만

약속 지켜서 다행입니다...좋은 책 감사드립니다__--__

 

 


 
 


 

b******0 2010.06.19. 신고 공감 2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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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전》vs《악마의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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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희한하게도 거의 같은 시기에, 거의 같은 컨셉의, 제목도 엇비슷한 두 권의 책이 출간되었다. 정철의 《불법사전》과 박광수의 《악마의 백과사전》이 그것이다.   이 두 저자는 굳이 사족을 달지 않아도 될만큼 잘 알려진 분들로, 나는 이들을 '세상의 모든 것을 삐딱한 시각으로 새롭게 정의하는 언어유희의 고수'로 정의하고 싶다. 물론 이번에 출간된 두 책 모두 이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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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희한하게도 거의 같은 시기에, 거의 같은 컨셉의, 제목도 엇비슷한 두 권의 책이 출간되었다.

정철의 《불법사전》과 박광수의 《악마의 백과사전》이 그것이다.

 

이 두 저자는 굳이 사족을 달지 않아도 될만큼 잘 알려진 분들로, 나는 이들을

'세상의 모든 것을 삐딱한 시각으로 새롭게 정의하는 언어유희의 고수'로 정의하고 싶다.

물론 이번에 출간된 두 책 모두 이 분야의 책이다.

 


《불법사전》: 정철, 리더스북, 2010.5.26, 400쪽, 13,000원

 

 

(컨셉)

획일화된 시각을 거부하는 '불법적인 생각'으로 단어를 정의하고, 세상을 바라보다.

 

(내용)

위의 샘플에서 보는 바와 같이 특정 단어를 새롭게 정의하고, 이와 관련된 파생어, 반대어, 관련용어, 관련표현, 관련인물, 관련이야기, 사용TIP, 활용예, 참고, 비교, 동의어, 주의 등을 덧붙이고 있다. 그가 새롭게 정의 내린 단어는 모두 120개.

 

 

《악마의 백과사전》: 박광수, 홍익출판사, 2010.5.30, 300쪽, 13,800원

 


 

(컨셉)

고정관념에 대한 신나고 유쾌한 비틀기.

 

(내용)

위의 샘플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불법사전》과 마찬가지로 특정 단어를 새롭게 정의하고, 거기에 간혹 자신의 경험담과 '광수생각' 컨셉의 만화를 덧붙이고 있다. 그가 새롭게 정의 내린 단어는 모두 102개.

 

여하튼 이 두 책은 많은 분야에서 서로 닮았다.

 

▼

 

[비교]

그렇다면 두 책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단어 몇 개를 비교해보자.

 

 

가난

 

*** 《불법사전》 ***

 

(가난) 호주머니가 비어있는 희망적인 상태.

그래도 호주머니는 있으니까.

추운 날엔 손을 집어넣을 수 있으니까.

손이 얼지 않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으니까.

 

(동의어) 감기

누구나 쉽게 걸리는 병.

치료약이 따로 없는 병.

시간이 지나면 낫는 병.

 

감기에 걸렸다고

인생을 포기하는 사람은 없다.

 

(관련용어) 거지

가난은 사고 싶은 책을 못사는 거지. 그래서 도서관을 찾는 거지. 빌려 읽는 거지. 빌려 읽어야 하니 조금 불편한 거지. 밑줄을 그을 수 없으니 조금 속상한 거지. 반납기간이 지나면 돌려보내야 하니 조금 섭섭한 거지. 다시 펼쳐보고 싶을 때 내 곁에 없으니 조금 답답한 거지.

 

어쨌든 책을 읽을 수 없는 건 아닌 거지. 불편하고 속상하고 섭섭하고 답답하지만 창피한 건 아닌 거지. 도서관 스티커 붙은 책을 들고 다니는 것처럼 창피할 이유가 없는 거지. 정말 사고 싶은 책이 있다면 사면 되는 거지. 가난이 지나면 그때 사면 되는 거지.

 

(참고) 자서전

모든 자선전엔 가난을 딛고 일어선 이야기가 나온다.

당신이 지금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자서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주의) 가난보다 슬픈 것

내일도 가난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생각이 가난하면 모든 게 가난해진다.

 

*** 《악마의 백과사전》 ***

 

(가난) 貧困, poverty

사람마다

기준과 정의가 다른 지갑의 무게.

일반적으로

지갑의 품질과 관계가 없으며

용모나 인생관, 인격따위와도

크게 연관이 없다.

 

(격언) 태만은 천천히 움직이므로 가난이 곧 따라잡는다. -벤자민 프랭클린

 

 

술

 

*** 《불법사전》 ***

 

(술) 불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불.

가끔 따뜻함이 지나쳐 화상을 입기도 하지만

몸과 마음이 얼어붙어 아무도 곁에 다가오지 않는 것보다 낫다.

화상을 입으면 간호사라도 옆에 있어주니까.

 

(참고) 술이 액체인 이유

알약 모양의 술이 있다고 상상해보자. 한 알 먹으면 술 한 병 마시는 효과가 있다고 상상해보자. 오랜만에 만난 두 친구가 약병에서 알약 두 개를 꺼낸다. 각자 엄지와 검지를 사용하여 알약을 집어 든다. 알약을 부딪치고 각자의 입속에 털어넣는다. 그리고 잘 마셨다며 2차를 간다.

 

술에 취하는 것은 알코올에 취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하는 것이다. 촬촬 술 따르는 소리에 취하고, 쨍그랑 술잔 부딪치는 소리에 취하고, 꿀꺽꿀꺽 술이 목 넘어가는 소리에 취하는 거다. 술이 넘치면 재빨리 술잔에 입을 갖다 대는 동작에 취하고, 입안에 남는 쓴 맛을 씻어주는 알록달록한 인주색깔에 취하고, 아줌마 한 병 더! 하는 걸쭉한 목소리에 취하는 거다. 그리고 그렇게 취해가는 사람들의 느슨한 모습에 취하는 거다.

스테이크처럼 칼로 썰어먹는 술은 영원히 출시되지 않을 것이다.

 

(파생어) 1. 술고래

끝없이 술을 마시는 사람.

바다를 마셔도 한 잔을 마신 듯 표정에 변화가 없는 사람.

그래서 술고래랑 술을 마시면 바다에 빠져드는 깊은 기분을 느낀다.

술을 아는 사람들은 이 기분을 젖는다고 한다.

 

(파생어) 2. 낮술

술집 문을 열고 나오면 달이 나를 반겨줘야 한다.

해가 멀뚱멀뚱 나를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은 슬픈 풍경이다.

그러니 아무리 술이 좋아도 낮술은 삼가는 게 좋다.

 

(파생어) 3. 술버릇

질질 짜는 버릇, 말이 많아지는 버릇, 누군가에게 끝도 없이 전화하는 버릇, 한 잔만 더 마시자고 옷소매를 붙잡는 버릇, 먼저 술값을 계산하는 버릇...

탓하지 마라. 술 마시지 않을 때랑 똑같다면 뭐 하러 술을 마시겠는가.

가장 좋지 않은 술버릇은 술집을 피하는 버릇이다.

 

*** 《악마의 백과사전》 ***

 

(술) 酒, drink

누구나 처음엔 행복을 가져다주는 약이라고 생각하고 마시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독약으로 작용하는 액체.

과도하게 마시면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정신착란 증세까지 유발한다.

특히 낮에 먹는 술을 좀심해야 하는데, 낮술에 취하면 에미 애비도 몰라본다는 속담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음.

 

(격언) 술이 들어가는 곳에는 지혜가 나가버린다. -조지 허버트

 

 

행복

 

*** 《불법사전》 ***

 

(행복)

위를 한 번 볼 때 아래를 두 번 보는 것.

즉 욕심을 절반으로 덜어내는 것.

뒤를 한 번 볼 때 앞을 두 번 보는 것.

즉 미련을 절반으로 덜어내는 것.

 

(동의어) 항복

남들이 만들어놓은 행복의

까다로운 기준을 따라가려고

아등바등 하지 않고

씩 웃으며 두 손을 들어버리는 것.

 

(관련용어) 불행과 다행

불행은 인생이 딱 한 번뿐이라는 것.

다행은 한 번뿐인 인생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

 

(참고) 1. 행복을 파는 가게

행복을 파는 가게에 들어가서 지갑을 열고 돈을 꺼내며

행복 만 원어치만 주세요 라고 말하면 아무 대답이 없을 것이다.

행복을 파는 가게는 돈과 행복을 교환하는 곳이 아니니까.

 

지갑 대신 가슴을 열고, 돈 대신 사랑을 꺼내줘야 한다.

주는 사랑에 인색한 사람은 행복을 포기한 사람과 다름없다.

 

(참고) 2. 오늘의 행복지수

오늘 손잡은 사람의 수에 오늘 웃은 횟수를 더한 것.

행복지수가 1인 사람부터 행복한 사람에 속한다.

0이 아니면 오늘도 행복한 표정으로 잠자리에 들어도 좋다.

 

*** 《악마의 백과사전》 ***

 

(행복) 幸福, happiness

어떤 과학자에 의해서도

제대로 그 정체가 파악된 적이 없는,

세상에서 가장 난해한 수학문제.

역사상 무수한 사람들이 실체를 알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끝내 본색을 드러내지 않아

지구상 몇 안 남은 숙제가 될 확률이 높다.

 

(격언) 희망만 있으면 행복의 싹은 그곳에서 움튼다. -괴테

 

▼

 

[평가]

위의 예에서 《악마의 백과사전》에 실린 만화와 저자의 관련 경험담이 빠져 있어 비교 평가가 어렵지만,

이 점을 감안하더리도 개인적으로는 《불법사전》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공감과 재미의 측면에서 특히 그렇다.

 

그런데 판매부수에 있어서는 그렇지 못한 모양이다.

오늘 현재 인터넷서점 'yes24'의 판매지수를 보니 17,775 vs 62,922.

 《불법사전》보다 《악마의 백과사전》이 월등히 많이 팔렸다는 얘기다.

 

역시 브랜드파워에 있어서는 광수 성님이 정철 오빠보다 아직 한 수 위다.^^



k******5 2010.08.0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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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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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무지, 단순 무식하고 지밖에 모르는 사람이란다. 폄하 할수도 있는 말이지만 의외로 쉽게 기억되는 말이다. 물론 우리가 아는 단어일리 없고 사전에도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우린 이런 단어들에 상당히 익숙하다. 이와 같이 비어나 속어로 치부되는 많은 단어들이 심심치 않게 화자 되고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린 말을 규범화된 틀에 갇혀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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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무지, 단순 무식하고 지밖에 모르는 사람이란다. 폄하 할수도 있는 말이지만 의외로 쉽게 기억되는 말이다. 물론 우리가 아는 단어일리 없고 사전에도 나와 있지 않다. 하지만 우린 이런 단어들에 상당히 익숙하다. 이와 같이 비어나 속어로 치부되는 많은 단어들이 심심치 않게 화자 되고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린 말을 규범화된 틀에 갇혀 놓았다. 상대의 말을 어렵지 않게 이해 할 수는 있지만 언어의 창의력은 고스란히 사라져 버렸다. 모두 같은 방향만 보고 있으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언어 역시 파괴적인 창조를 통해 전혀 새로운 말로 재탄생한다. 때론 흐름을 바꾸고 때론 현실적인 문제를 숨겨놓은 은어로 표현되기도 한다. 우린 언어를 떠난 삶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언어의 상상력을 사장시키고 있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들이다.

 

카피라이터는 천재다. 세상의 모든 것을 재해석하고 재탄생시켜야할 의무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단어 속에 숨겨져 있는 세상을 찾아 나선다. 그리고 의미를 부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미들이 사전 속에 있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불법(?)에 가깝다. 법을 어긴다는 불법이 아니라 규정화된 틀을 깬다는 의미에서 불법이다. 그리고 이러한 의미들은 읽는 사람에 따라 얼마든지 재해석되고 달라질 수 있다. 그들은 전혀 다른 불법사전을 탄생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집에 없는 것은 중국집이다. 오랫동안 생각할 것도 없이 중국집은 중국식당을 의미해왔다. 하지만 중국집이란 간판을 달고 식당을 운영하는 곳을 아직까지 본적이 없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도 중국음식을 시키기 위해 중국집을 찾고 있다. 한계는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울타리에 불과할 뿐인데 우린 자신이 알고 있다는 진실(?)이 사실이다거나 사회적 통념에 사로잡혀 불법(?)을 일삼고 있다.

 

고정관념, 고장관념, 즉 관념이 고장 난 상태란다. 관념은 자동차같이 고쳐줄 정비소가 없다. 또한 정비소마저 문을 닫아버려 한번 굳어지면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된다. 이곳을 탈출하는 방법은 딱 한 가지, 스스로가 정비기술을 익히는 것이다. 자신의 손바닥에 아니오란 글자를 써보자. 그리고 옆에 연필을 놔둔다. ‘연필 아니오’가 된다. 다음에 자신의 뇌를 올려보자. 뇌가 아니라니 새로운 정비가 필요하다. 이제 아니오는 부정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이 된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스스로의 몫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말을 분리해본다면 얼마든지 부정을 긍정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한 삶을 꿈꾸지 말자. 너무 힘들어 쓰러질지도 모른다. 오히려 구멍이 숭숭뚫린 삶이 더욱 편안할지도 모른다.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언제든 메꿀수 있기 때문이다. 완벽을 추구하고자 했던 피카소가 극적인 반전을 이루어내지 못했다면 그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키 크고 잘 생긴 영화배우만이 성공한다는 공식이 찰리 채플린에게는 새로운 세상을 바라보는 기회가 되었다.

 

발상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 아니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창의적인 생각은 아이디어맨들에게만 가능한 것일까? 하나의 주제 앞에 당당히 서있지 못하는 초라한 자신을 발견 한다면 창의성은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다. 발상의 전환은 짝을 찾아 움직이는 전자와 같다. 어떤 원자를 만나느냐에 운명이 바뀌기 때문이다. 불법이 더 이상 불법이 아니다. 단지 우리들이 정해놓은 규칙만 바꾸면 될 뿐이다. 상상력에 날개를 달아보자. 성공은 신분이동이 아니라 생각이동이다.

인터파크

k****4 2010.07.03.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생각의 힘을 키우는 방법을 얻다
"생각의 힘을 키우는 방법을 얻다" 내용보기
남이 해 놓은 생각들을 엿보다 보면, 신선하면서도 참 쉽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렇군,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군, 어쩜?, 나도 할 수 있겠는데, 시간 날 때 해 볼까?, ... 그런데 막상 해 보려고 하면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 것,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자꾸만 먼저 해 놓은 다른 사람의 것 때문에 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무언가는 떠오르지 않는 것. 그래서 그만 신경질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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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해 놓은 생각들을 엿보다 보면, 신선하면서도 참 쉽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렇군,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군, 어쩜?, 나도 할 수 있겠는데, 시간 날 때 해 볼까?, ...


그런데 막상 해 보려고 하면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 것,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자꾸만 먼저 해 놓은 다른 사람의 것 때문에 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무언가는 떠오르지 않는 것. 그래서 그만 신경질이 나서 때려 치우고 싶어지는 것, 그게 생각하는 일 중의 한 가지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의 작가가 보여 주는 생각의 작업을 들여다보면서, 나는 이번에도 또 그랬다. 따라해 보고 싶다고. 어떤 단어 하나를 앞에 두고 그 단어를 중심으로 퍼져 나가는 생각들을 갈무리해 보고 싶다고. 그러면 좋은 기억도 떠오를 것이고 좋지 않은 기억들도 떠오를 것인데, 좋은 것은 좋은 대로 떠올려서 행복을 느끼고 좋지 않은 것은 좋지 않은 대로 떠올려서 되풀이하지 않기를 다짐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좋은 시간이 되지 않을까 추측하면서.(내 단점은 여기까지만 내가 해 본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야 하는데.)


게으른 나를 대신하여, 내 게으름을 완벽하게 숨기고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연습을 시키는 일이다.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낱말 중의 하나를 골라 이 책에서 보여 주고 있는 것과 같은 방법으로 생각을 확장시켜 보게 하는 것. 사람은 자신이 가진 만큼 드러낼 수 있는 법이므로 요즘 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직접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이 책에는 아주 많은 단어들이 나온다. 그 가운데 내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세 가지를 뽑았다. <218쪽-배우다  274쪽-화장실 304쪽-친구>

 

작가님은 허락해 주실 것이다. 내가 이 세 가지를 타이핑해서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어도 저작권이라는 말로 나무라지 않으실 것이다. 그러하실 것이다. 꼭.(혹 아니실까?)   

YES마니아 : 로얄 j***6 2010.06.03. 신고 공감 1 댓글 6
리뷰 총점 종이책
「불법사전」! 세상의 사전을 뻘쭘하게 만드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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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전」! 세상의 사전을 뻘쭘하게 만드는 책.   처음엔 재미있어 하며 마냥 큭큭 거리고 읽었는데 한참을 읽다 보니 이게 무슨 「불법사전」이야. 「깨달음의 사전」이지! 라며 책장을 덮었다.   그만큼 이 책은 세상에 대해 조금씩 알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동안 배웠던 ‘배움의 것’들이 어떤 면에서는 ‘헛것’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자들만이 ‘ 절대 공감’ 하며 무릎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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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사전」!

세상의 사전을 뻘쭘하게 만드는 책.

 

처음엔 재미있어 하며 마냥 큭큭 거리고 읽었는데 한참을 읽다 보니 이게 무슨 「불법사전」이야.

「깨달음의 사전」이지! 라며 책장을 덮었다.

 

그만큼 이 책은 세상에 대해 조금씩 알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동안 배웠던 ‘배움의 것’들이 어떤 면에서는 ‘헛것’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자들만이 ‘ 절대 공감’ 하며 무릎을 탁 치며 읽을 수 있는 깨달음의 책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심오한 철학적 의미가 담긴 그런 부류의 책은 아니니 오해하지 말기 바란다.

 

 


 

이 책은 ‘파생어, 반대어, 관련용어, 관련표현, 관련인물, 관련이야기, 사용TIP, 활용예, 참고, 비교,동의어, 주의’ 등의 순으로 119개의 단어에 대해 짤막짤막한 뜻 풀이가 있어 지루하지 않게 색다른 느낌으로 읽을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은 짤막짤막한 단어 풀이가 있는 반면 ‘가족’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지 ‘가족’과 관련된 내용을 다룬 부분에선 유난히 말이 많다는 것이다. 다른 것들에 비해서 말이다.

마치 짤막한 수필을 읽는 듯한 느낌이랄까.

 

 

 

이를테면 ‘아빠’라는 대목을 정리한 내용을 보자면,

 

「아빠」!

엄마 조금 뒤에 서있는 사람.

엄마의 어깨 너머로 자식을 보는 사람.

그때가 가장 외로워 보이는 사람.

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동의어: 엄마

파생어: 아버지

사용TIP: 친정아빠의 법칙

        세상 모든 아빠는 자식의 기준이다.

그리고

관련이야기에서 ‘아빠의 역할’이라는 대목에서 이 책의 저자인 정철은 구구절절이 딸에 대한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난 뭐 아빠가 아니라서 세세한 부분까지 다 공감하긴 어렵지만 이 대목은 무척 마음에 든다.

그리고 내 생각이 그렇다니까…. 라며 절대 공감까지 하며 만약 나중에 내 조카들이 성장하고 그들의 부모들과 작은 충돌이 생긴다면…. 나라도 그들의 옆에 있어주어 그들의 마지막 남은 한 방울의 고뇌의 눈물어린 말이라도 들어주리라… 언젠가 다짐하고 내 마음과 약속했던 그때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책 속의 내용을 조금 인용하자면

“ 아빠의 역할은 딸에게 이리가라

저리가라 하는 게 아닐 것이라는 것”.

딸이 자신의 길을 걸어가면 그 뒤를 졸졸 따라가며 지켜봐주는 것. 그러다 딸이 길 바닥에 넘어져 울고 있으면 그때 손을 내미는 것. 그리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

이것이 아빠의 역할일 거라는 나름의 결론이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한가지 정말 하고 싶은 게 생겼다.

 

「미치다」!

정신이 머리 밖으로 나가다.

정신이 나간 그 빈자리에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힘이 들어오다.

즉 제 정신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을

해내고 마는 초인간적인 상태.

 

‘미친 사람은 머리에 꽃을 꽂는다.

나 미쳤어요, 하는 표시다.

그러나 정신이 멀쩡한 사람의 머리는 너무 딱딱해서 꽃을 꽂을 수가 없다.

미쳤다는 것은 꽃을 쉽게 꽂을 수 있을 만큼 머리가 말랑말랑해졌다는 뜻이다.

내 머리가 돌처럼 굳었다면 좀 더 미쳐야 한다.

일에 미치든 사랑에 미치든.

 

점점 시간과 타협하고 세상과 타협하고 사는 나의 비겁함을 「미치다」의 정의가 나를 다시 일깨운다. 다른 사람들과는 상관없이!

 

 

「불법사전」!

책은 두껍지만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술술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이지만 이런 저런 생각으로 메모지에 끄적거리거나 책장에 메모를 해야 했던 책장이 술술 넘어가지 않았던 책이다.

 

또한 세상을 살아가는데 힘들다고 느낄 때, 마냥 어딘가에 누군가에게 어리광이라도 부리고 싶을 때 언제라도 꺼내어 또박또박 읽고 싶은 삶의 재충전 같은 책 이라고 말하고 싶다.

 

 

YES마니아 : 로얄 t******7 2010.07.23.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법치주의 강권시대, 캐발랄하게 사시는 정철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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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정철영어? 아니올시다.직업은 공식적으로, 카피라이터. 정철카피의 대표. 그는 나를 고맙게도, '인간수컷'이 아닌 '남자사람'으로 지칭해 주셨다. ^^그를 본 순간, '아저씨'라고 부르고 싶었는데, 우리 (원)빈이가 '아저씨'의 기준을 심히 높여버린 탓에, (영화 <아저씨>)굳이 말하자면, 정철 아저씨가 '그냥' 아저씨라면, 빈은 'TOP'아저씨라고나 할까.ㅋ 이너뷰를 하면서, 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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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
정철영어? 아니올시다.
직업은 공식적으로, 카피라이터. 정철카피의 대표.

그는 나를 고맙게도, '인간수컷'이 아닌 '남자사람'으로 지칭해 주셨다. ^^

그를 본 순간, '아저씨'라고 부르고 싶었는데, 
우리 (원)빈이가 '아저씨'의 기준을 심히 높여버린 탓에, (영화 <아저씨>)
굳이 말하자면, 정철 아저씨가 '그냥' 아저씨라면, 빈은 'TOP'아저씨라고나 할까.ㅋ


이너뷰를 하면서,
아저씨의 수염이 언밸런스하면서도 은근히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그럼에도!
법치주의 강권하는 쥐쉐이(최근엔 무슨 '공정'까지 들먹인)의 임기 2년 반이 지나고,
아저씨의 삭털식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 추가 5년은 아, 재앙이지 않을까.

어쨌든,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아무래도 3할. (이너뷰 마지막에 있다!)
야큐인으로서 나는 3할이 얼매나 어려운 것인지 안다.
(그런 면에서 우리 (이)돼호는 곧 '신'의 자리에 오를 것이다. 돼신!
더불어, 노떼의 우승기원을 해주시는 넉넉함에,
 좆선일보를 갈갈이 찢은 공로, 인정해주심에 캄솨~^^)

비루하고 지리멸렬한 생애를 버티고 견디고 있지만,
나는 2할 중반대 타자만 돼도 좋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렇게 나를 응원하고 있다. 부디.
 
아, 나도 아저씨처럼 캐발랄하게 나이 묵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다.

에라잇, 이왕 이리된 거, 매일 '불법'을 행하고 살테다.
걍, 삐뚤어질테닷. (으응? 이미 삐뚤어진 거 아녔어? ^^;)
 
지금, 너에게도 불법을 권한다!
불법을 상상하는 즐거움~

아참 조낸 사소한 건데,
아저씨가 연재하고 계신 매경의 칼럼에 쓰신 인터뷰 후기.
아마 나와 한 인터뷰 후기로 추정되는데,
혹 그렇다면, 팩트가 하나 잘못 됐다! 
( ☞ [세상 사는 이야기] 너 누구냐?)

오후 4시를 불법사전처럼 해석해달라고 한 것이 아니라,
월드컵 축구 였다. 월드컵 시즌이었거든. ^^
 
어쨌든,
지난 5월 캐발랄한 아저씨와 만났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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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아는 사람. 그것을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 일단 믿고 본다. 나중에야 어찌됐든. 그건 자신을 알고 있다는 얘기다. 생겨먹은 대로 자신을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혹은 자신을 향한 질문과 성찰을 끊임없이 하고 있을 가능성, 크다. 세상을 향한 더듬이가 곧추 서 있다는 얘기도 된다.

많은 사람들,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고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 생각보다 많지 않다.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엇이 자신을 기쁘고 슬프게 하는지, 어떤 것에 감동받고 추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는 사람, 철철 넘친다. 테스트 해 봐라. 점심이든 저녁이든 어떤 식사가 좋겠느냐고 물어봐라. 물론 귀찮아서 그런 경우도 있지만, ‘아무거나’라는 답이 둥둥 떠다닌다.

취향. 그것은 꽤나 사소하지만, 중요한 문제다. 박상미는 『취향』에서 이렇게 말했다. “삶의 미세한 결들 속에 숨은 매력적이고 거추장스러운 문제.” 취향을 취미나 안목으로 여길 수도 있지만, 한 발 더 나아가자면 취향은, 사물을 차별적으로 보는 능력이다. 그래야 나에게 이로운 것임을 알 수 있고, 좋아하게 된다. 그건 자기 연마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름다운 별’이라고 한다. 의심해본 적 없는가. 별이 진짜 아름다운가. 왜 아름답지. 별이 아름답지 않은 사람도 있다. 아름다운 별은 당신의 진짜 생각이 아닐 수 있다. 세상이 주입한 것일 수 있다.

낙타가 그렇단다. 낙타는 주인이 주입해준 생각, 가리키는 방향에 따라 짐을 지고 걸어갈 뿐이란다. 주입된 생각, 세뇌된 생각을 자신의 것으로 믿는 것, 무지하기 때문이다. 사물을 차별적으로 바라볼 수도, 창의성을 가질 수도 없다. 상상이 막힌 뇌. 과격하게 말해서, 그냥 노예다.

그러니, 차라리 ‘불법을 찬양하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꽉 막힌 생각을 썩어문드러지게 놔두지 말고, 날개를 달아주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정철. 『불법 사전』(정철 지음|리더스북 펴냄)의 저자다.

그런데, 불법이라니, 이런 도발이 있나 싶다. ‘법치주의’, 이 나라의 가장 근엄하고 엄정한 국시 아니던가. 더구나 ‘법 지키지 않으면 엄단하겠다’고 엄포 놓는 이 경찰국가에서! 법치주의 표방하고선 민간인 사찰을 자행하는 만행(?)을 저지르긴 해도, 이 나라 대통령은 합법에 목매단 사람이 아니었던가 말이다.

이현령비현령식 법치주의인 건 세상이 다 알지만, 대놓고 ‘불법’을 이야기할 정도면, 혹시 힘 꽤나 있는 사람? 이루지 못할 천황제와 군국주의를 외치다 할복한 탐미주의의 대가, 미시마 유키오 정도?

미시마는 『부도덕 교육 강좌』를 통해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도덕을 배반하는 것의 즐거움에 대해 말했다. “남에게 폐를 끼치고 죽어라” “친구를 배신하라” “약자를 괴롭혀라” “수프는 소리 내서 먹어라” “여자에게 밥을 사라” 등등. 물론 그 도발적인 발언의 속내에는 이유가 있고, 위트와 역설이 있지만, 엄중한 도덕주의에 짓눌린 사람들에게 숨을 쉬게 해 준다.

어쨌든 소심한 대세는, ‘불법’이요, ‘부도덕’인가 보다. 대통령이 주야장천 부르짖는 합법이 더 이상 합법처럼 여겨지지 않는 지금 이 시절. 이왕이면 불법생각하면서 이 엄혹한 시절을 건너보자. 요즘 대세인 애플사의 모토는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이며, 역시 대세인 트위터의 모토는 ‘내일은 더 좋은 실수를 하자(Let’s make better mistakes tomorrow)’란다. 그게 다 불법을 조장하자는 말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홍대부근의 한 카페, 26년차 ‘불법’ 카피라이터 정철을 만났다. 수염부터 불법이다. 월드컵 16강에 오르자 삭털식이 있었는데, 그는 왜 아직도! 그 불법 수염은 빠르면 963일(7월6일 기준, 누군가의 임기다.) 이후 없어질 수도 있고, 늦으면 글쎄, 거기에 5년을 더해야 하겠다. 헌법 개정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혹시 그보다 더 길어지면, 그야말로 초대재앙이고. 아, 이러다 잡혀가면 어쩌지. 초라니 방정, 깨 방정은 여기까지.


저자 소개에 좋아하는 것을 나열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것, 당연한데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모른다.

대개의 저가 소개는 이력이나 학력 위주로 돼 있는데, 재미도 없고, 그게 중요한 것도 아니잖나. (웃음) 사람을 아는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이력이나 학력 등을 통해 포장을 하는 거지. 내 일상이나 생각을 좀 더 들여다보게끔 좋아하는 것을 나열해보자고 그렇게 썼다. 사람들이 좀 다르다 해서 느낌은 괜찮다.

『불법사전』, 왜 ‘불법’인가.

좀 튈라고. (웃음) 앞선 책이 『내 머리 사용법』이었는데, 책 뒤에 ‘인생사전’이라는 짧은 사전이 있었다. 그걸 좀 더 구체화시켜서 재미있고 색다른 사전을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있었다. 또 책을 보면 알겠지만 평범한 발상을 전환시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해석과 파생어 등 여러 개념이 따라붙는다. 그 모든 합법적이고 질서정연한 것을 깨뜨리는 게 불법 아니겠나. 불법이란 단어가 나는 참 괜찮더라. 이게 무슨 사전이야 하다가, 이런 걸 불법이라 해도 괜찮겠다 싶었다. 

또 블로그(http://blog.yes24.com/cwjccwjc)에 내 생각을 적으면서 그런 불법 시리즈를 연재한 적이 있었다. 그것의 영향도 있었다. 이젠 불법이란 단어가 내 것이 된 것 같다. 다른 사람이 쓰면 ‘불법’이다. (웃음)

“불법이란 평범하고 일상적인 생각을 거부한다는 뜻입니다. 규격화된 반듯한 질서를 사양한다는 뜻입니다. 물론 저의 불법해석에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불법생각들을 통해 당신이 세상을 다르게 보는 불법시각을 갖게 된다면, 저의 이번 작업은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로 기억될 것입니다.”(p.5)

한 인터넷 매체에 연재한 ‘불법생각’과 다른 건가.

다른 거다. 이번 것은 책을 위해서 쓴 것이 대부분이고, 중간 중간에 블로그에 올린 글도 있다. 책을 위해 큰 틀을 만들고 쓰기 시작한 거다.

불법단어가 120개, 정확하게는 119개다. 어떻게 추려졌고, 쓰는데 얼마나 걸렸나.

맨 먼저 추린 것은 인생에서 중요한, 울림이 있는 단어들이었다. 가족, 행복, 사랑 등을 한 번 정리하고 모기처럼 재밌게 풀 수 있는 단어를 정리했다. 그때그때 떠오는 것들도 넣었다. 재밌겠다 싶은 것을 풀어보고 단어 하나로만 해석되는 것이 아닌 것들.

그렇게 틀이 잡히면 써 나갔는데, 한 6개월 정도 걸린 것 같다. 처음에는 200개 정도였다. 하나씩 정리가 될 때마다 지우기도 하고, 쓰고 싶은 단어도 세트로 엮이지 않으면 포기하고.

그러면 책에 실리지 못한 단어들로 패자부활전이라도? (웃음)

같은 형식의 책을 내진 않을 거고 새로운 것을 찾아봐야지. 그것들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을 찾아서. 이 책은 뭐랄까. 세상에 이런 책은 없었을 것이다, 하는 자신감이 조금 있었다. 다음 책도 그래야 할 것 같다. 


‘네모’를 읽으면서, 이 책도 네모의 틀이 아닌 다른 형태로 만들고 싶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책도 ‘불법’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나.

그건 정말로 어려운 문제 같다. 일단 내 소관이 아니고, 책을 만드는 분이 있으니까. 나는 원고까지만 하는 거고. 만드는 분 영역은 다른 영역이고, 진열, 인쇄 등 여러 가지 걸리는 게 많았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이 태어나고, 이 세상에서 힘 좀 쓰면서 새로 만드는 모든 것들을 볼품없는 네모로 만들기 시작했다. 책도 네모, 달력도 네모, 담뱃갑도 네모, 영화도 네모, 집도 대문도 다 네모. 이른바 규격화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는 이 네모 만들기를 그치지 않는 한, 사람들의 개성은 네모의 틀에 짓눌려 압사당하고 말 것이다.”(p.215)

책을 관통하는 테마가 ‘사랑’이라고 봤다. 기발함 뒤에 자리한 따뜻함은 사랑이었고, 120개 중에 유일하게 사랑만 2개다. 하느님의 질문은 단 하나, ‘사랑하며 살았는가?’라고도 했다. 우문이다. 사랑이 세계를 구원할 수 있을까. 

큰 틀에서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것이 사랑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생각한 건 사람이다. 사람을 주제로 글을 쓴다는 생각하고 있고. 사람에게 중요한 것이 사랑이어서 사랑이 보였을 수도 있겠다. 나는 앞으로도 사람을 향해 글을 쓸 거고, 그 생각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사랑도 크게 틀리진 않는데, 어쨌든 내가 주장하는 건 사람이다. (웃음)

(구체적으로 사람이라면 어떤?) 글을 읽으면 따뜻해지고, 행동 하나, 생각 하나도,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는 생각을 던져주는 글을 쓰고 싶다. 사람 사는 세상. 맞다. 노무현 대통령의... 존경하는 분이고. 영향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한.

“(사랑1) 닫혀있는 성문을 여는 게임이 아니라
성문 앞에 서서 평생 보초를 서는 게임.
함락이나 정복이라는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사랑의 성분
사랑은 4%의 뇌와 96%의 가슴.
(사람이 평생 뇌의 4%만 사용하는 이유는 가슴으로 사랑하기 때문이다.”)(p.89)

이 책을 “서점을 꽉 채운 합법생각과 엄숙주의에 똥침을 놓는 책”으로 규정했다. 재밌고 다른 책을 쓰고 싶었던 것 같다.

재밌는 책으로 하고 싶었다. 그건, 웃기는 얘기가 아니라 다르니까 재밌다, 그렇게. 재밌는 책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고만고만한 내용이나 형식으로 고만고만한 얘기를 해선 안 되고, 책이란 이래야 된다는 고정관념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즉, 엄숙주의에 반하는. 재미를 주는 요소를 고민했다. 말이나 글을 갖고 장난치거나 누구나 생각하는 것을 뒤집어서 생각하는 게 재미겠다 싶더라. 기존 책이나 작가와도 다른 것 같고. 

따뜻한 얘기를 해도 재밌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그렇게 했다. 꼬리를 무는 파생이 들어가는 작업 자체가 재밌었다.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 이렇게 엮어지다니.


“‘아니오’는 부정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이라고 했다. 정철에게 상상력은 무엇인가.

상상력은 노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내고 새로운 생각을 골 싸매고 한답시고, 상상력이 나오는 것도 아니잖나. 뭔가 새로운 생각을 꺼내려면 즐거워야지, 숙제가 돼선 안 된다. 어떤 단어든 머리에서 노는 거다. 뭔가 떠오르는 거지. 아이디어, 상상력, 새로운 발상이 숙제하듯 스트레스를 받아선 곤란하다. 아주 작은 것부터 내가 뭔가 하나를 해 내면 자신감 같은 게 붙고, 이런 걸 상상하면 즐거워지는 토대가 마련된다. 쉽고 재밌는 것부터 접근해서 머리와 생각을 갖고 논다. 그런 개념으로 해야, 하나라도 이끌어 낼 수 있다.

“(고정관념) 고장관념.
즉 관념이 고장 난 상태,
관념이 고장 나 움직일 수 없는 상태,
관념을 고쳐줄 정비소마저
문을 닫은 상태를 말한다.
스스로 정비기술을 익히지 않으면 탈출할 수 없다.“(p.220)

누군가는 이 책을 통해 ‘생각의 힘을 키우는 방법을 얻었다’고 하더라. 최고의 상찬이 아닌가 싶던데...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이론 같은 건 없다. ‘발상법’과 같은 건 없다. 논리적으로 접근하고 공식으로 접근하면 누구나 할 수 있겠지. 그렇게 얘기한 건, 생각을 가지고 놀다가 만들어낸 결과를 모아낸 책을 보니까, 이런 생각을 했구나 하는 걸 보면서 새로운 것을 발견한 느낌을 받았을 것 같다. 거기서 생각의 힘을 발견했을 수도 잇겠다. 다양한 접근 방법을 알려줬다고 할까. 그런 것들이 어떤 이론서보다 머리를 더 말랑말랑 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다) ‘말하다’의 전치사 또는 접두사.
따라서 생각 없이 말하는 것은
인생문법에 어긋난다.
머리, 입, 손 중에 머리가 맨 위에
달려있는 건 먼저 생각하고 난 후에
말하고 행동하라는 뜻이다.”(p.63)

생각 없는 사람들이 많다. 1950년대의 반공정신과 1970년대의 개발․성공 개념으로 21세기를 살아가는 이들처럼... 평소 생각하는 힘을 어떻게 단련하나.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발상의 전환을 위해 어떤 것을 하느냐. 두 가지 정도가 있다. 노하우 같은 건 아니고. (웃음)

첫 번째는 약간의 부지런함이 중요하다. 말인즉슨, 머리를 감다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난다고 치자. 머리를 감으면 머리카락만 깨끗해지는 게 아니고 손톱도 깨끗해지네. 아, 재밌겠다. 무슨 이야기든 할 수 있겠다. 이건 누구나 들 수 있는 생각인데, 수건으로 닦으면서 그 좋은 생각을 잊어버린다. 그래서 머리를 닦으면서 그걸 적어 놓거나 메모하는 그런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놔 버리느냐, 갖고 있느냐의 차이인데, 갖고 있으면 얘기하게 된다. 떠오르는 순간에 놔버리지 마라. 5년 후에 멋진 글이 될 수도 있다. (웃음)

또 하나는 약간의 끈기다. 예를 들면, 담배에 대한 아이디어가 100만 가지 있다면, 인류가 발견한 것은 만 가지일 것이다. 99만 가지에 얽힌 나머지 스토리가 있을 거고. 그래서 한두 개 발견은 어렵지 않은데, 발견 직전에 포기를 하는 거다. 안 떠올라, 이러면서. 그 시간에 조금만 더 끈기를 가지면 뭔가 하나라도 떠오른다. 그때까지 못 가는 거지. 이런 것들이 필요한 것 같다. 약간의 부지런함과 약간의 끈기.

『불법사전』은 다른 삶 혹은 다른 세계에 대한 가능성, 정답 없음도 말하고 있었다. 어떤 삶, 어떤 세계에 대해 꿈꾸고 있는가.

나이가 오십이 됐다. 그동안은 광고쟁이로 정신없이 살았다. 많이 바빴다. 뭣보다 내 생각과 내 얘기를 못하고 살았다. 남의 이야기만 만들어주면서 살았던 거다. 최근에 와서 인터넷 소통의 장이 열리고 블로그나 트위터 등 내 얘기의 장이 열리면서, 내 얘길 많이 해야겠다, 싶었다. 다른 사람과 똑같은 그릇이 아닌 나만의 경험과 생각을 넣어서. 카피를 하다 보니, 짧고 뒤집는 이런 그릇일 텐데, 그릇에 담긴 내용은 사람 사는 세상에 조금이라도 공감을 일으키고 싶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그러고 싶다.

“세상에 정답이 하나뿐인 문제는 없다.
정답은 하나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p.35)

블로그나 트위터에 재미 들인 것 같다.

블로그(http://blog.yes24.com/cwjccwjc)는 좀 됐는데, 트위터(http://twitter.com/cwjccwjc)는 초보다. 트위터는 아직 잘 모르겠다. 경험하는 중이다. 블로그는 방문자 수에 상관없이 연재하면 되는데, 누가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얘기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댓글이 달리면 가능하면 답글을 달려고 노력한다.

블로그에 시리즈를 연재하면서 매일 하나 꼴로 포스팅 하려고 노력하니까, 그게 역이면 책이 되기도 하고. 블로그는 2년 정도 됐다. 머리 회전이 잘 될 때는 몇 개씩 써놓기도 하고, 안 떠오를 때 있으니까, 하루에 하나 꼴이지. 좀 일찍 출근하는 편인데, 6시부터 9시까지 조용하고, 팀원들도 출근 안 할 때라, 글 쓰는 시간으로 주로 활용한다. 그 시간이 능률적이다. 세 시간에 할 일 다 하고 나머지는 놀기도 하고. (웃음)

지금, 행복한가.

행복하다. 욕심과 미련을 절반으로 덜어내면 행복해지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욕심과 미련에 치여서 실제로 갖고 있는 것을 못 본다. 책에도 썼지만, 자기의 욕심과 미련을 덜어내는 습관이 행복인 것 같다. 뭔가 지금보다 나아서가 아니라, 지금 그 자리에서 행복해지는 법. 물론 쉬운 건 아니지. (웃음) 
내가 법정스님처럼 무소유는 아니지만, (웃음)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실천하려고 한다. 뭣보다 책에 쓴 대로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스스로 족쇄를 만든 거지. 내 자신을 다독거리고 그런 길을 만들어 버리는 효과가 있다.  

“(행복) 위를 한 번 볼 때 아래를 두 번 보는 것.
즉 욕심을 절반으로 덜어내는 것.
뒤를 한 번 볼 때 앞을 두 번 보는 것.
즉 미련을 절반으로 덜어내는 것.”(p.235)

학창시절에 두 개 중 하나였을 것 같다. (모)범생이었나, (양)아치였나.
굉장히 모범생이었다.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아니 대학 1학년 1학기까지. 전공을 잘못 선택했다. 경제학과에 갔는데, 실은 국어국문학과에 가고 싶었다. 형이 국문과였는데, 아들 둘이 있는데, 선비 집안도 아니고 왜 둘 다 국문과냐 그래서, 경제학을 택했다. 헌데 경제학이 수학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그래서 1학년 2학기부터 놔 버렸다. (웃음) 딴 짓을 많이 했다. 모범생에서 벗어나는. 국문학과, 사학과, 신방과 등의 수업을 주로 듣고, 소설 쓴다고 처박혀 있고, 학교 내에서 문학상도 받고.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하다가 우연히 카피라이터 됐다. 카피는 모르겠는데, 라이터는 글 쓰는 거라서. 운 좋게 합격해서 첫 직업이 됐고, 지금까지 하게 된 거다. 

요즘 미쳐있는 건 뭔가.

대부분 그렇듯이 월드컵. 정확하게는 월드컵보다 박주영. 그 친구가 좋다. 그래서 축구가 좋고. 스포츠를 좋아한다. 야구는 타이거즈를 좋아하고. 그게 아니면 인터넷 서핑하고 글 보는 시간을 많이 갖는다. 계속 글을 쓰면서 책을 쓰기 위해서 공상이나 상상도 많이 하고. 퇴근 시간 되면 술 마시고. (웃음) 

“(미치다) 정신이 머리 밖으로 나가다.
정신이 나간 그 빈자리에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힘이 들어오다.

즉 제 정신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을
해내고 마는 초인간적인 상태.
…내 머리가 돌처럼 굳었다면 좀 더 미쳐야 한다.
일에 미치든 사랑에 미치든.”(pp.18~19)

단문을 좋아하는 것 같다.

카피라이터는 문장을 요약압축하고 짧은 공간에 의미를 담는 훈련을 많이 한다. 내 생각을 전하는 것도 짧고 재밌으면서 울림 잇는 글을 좋아한다. 당분간은 짧은 글, 단문 위주로 글을 계속 쓸 것 같다. 하다 보면 다른 기회도 생기겠지. 요즘 한 경제지에 칼럼을 연재하면서, 약간 긴 수필도 쓸 기회도 생기고 있다. 당분간은, 내 캐릭터에 대해 사람들이 ‘아, 그래’ 할 때까지 단문에 포커스를 두고 글을 쓸 생각이다. 나이를 더 먹고 인생을 더 알게 되면 긴 글도 써볼 생각이다.


‘카피라이터로 살아가기’, 어떤가.

무지하게 재밌다. 예를 들면, 사람들은 직업적으로 약만 팔거나 집만 팔고 옷만 파는데, 카피라이터는 약 팔고 집 팔고 옷 팔고 다 할 수 있거든. 세상 모든 직업을 경험해볼 수 있는 직업이다. 지루할 틈이 없다. 늘 새로운 제품을 만나야 하고 어떻게 새롭게 얘기할까 고민한다. 가장 큰 매력이 새로움이다. 맨 앞에 서서 창조하는 직업이라 재밌고, 지루하지 않다. 가장 불행한 것은 정말 많은 카피를 쓰지만, 내 이름으로 된 건 하나도 없다는 거다. 광고의 이름, 광고주(회사)의 이름으로만. (웃음)

119개 단어 중 정철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단어는?

사람들이 재밌어 했던 것이 미치다 였는데, 나는 쓰면서 재밌었던 것이 낙엽이었다. 약간의 말장난일 수 있는데, 세트로 만들었더니 재밌더라. 희망이라는 코드로 엮었고. 그 단어가 재밌었고. 그렇게 발상 했다는 것, 통일감 있게 정리했다는 것. 그런 것들이 내 색깔을 잘 드러냈다고 생각한다.

“(낙엽) 나무에게 버림받아 힘없이 추락하는 생명. 그러나 추락하는 순간 자유를 얻어, 바람의 손을 잡고 새로운 세상으로 여행을 떠나는 화려한 부활, 추락 다음에 오는 단어가 절망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늦가을의 희망.

관련용어 : 1. 낙타 2. 낙지 3. 낙인 4. 낙서”(pp.352~353)

이번 월드컵 축구에 대한 정철식 불법생각은 뭔가. 꼭 한국팀 아니라도 된다.

그건, 개그맨한테 웃겨보라고 하는 것과 똑같다. (웃음) 책에서도 3할을 얘기했는데, 카피라이터가 3할 치면 잘 치는 거다. 유명한 카피라이터가 썼다고 해서 9할이나 10할이 되는 건 아니다. 그렇게 3할은 카피 쓸 때도 그렇지만, 인생에서도 마찬가지다. 낙심하고 있는데, 3할을 생각하면 아직 괜찮은 경우가 많다. 중요한 단어다. 3할. 야구 뿐 아니라, 인생에서도. 3할, 나를 응원하는 방법 중 하나일 수 있다.

[예스24 채널예스 기고원문]
j******2 2010.08.21.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말할 필요가 없는 책!
"말할 필요가 없는 책!" 내용보기
역시 카피라이터는 다른가봅니다. 불법사전을 읽다보면 어떻게 이런 생각을?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하며 감탄하게 되는데요. 글은 정말 아무나 쓰는 게 아닌가봅니다. 이 책도 역시 뭐 말할 필요가 없이 권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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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카피라이터는 다른가봅니다.

불법사전을 읽다보면 어떻게 이런 생각을?

어떻게 이런 표현을!! 하며 감탄하게 되는데요.

글은 정말 아무나 쓰는 게 아닌가봅니다.


이 책도 역시 뭐 말할 필요가 없이 권하고 싶은 책.

 

e*****7 2015.11.2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편견없이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놓은 인생사전!
"편견없이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놓은 인생사전!" 내용보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의 사전! 불법사전은 다른 사전과는 '틀리다' 가 아니라, '다르다'     우리는 세상의 많은 것들을 인생선배들이 정의한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다. 이미 경험을 통해 알려진 것들을 굳이 다시 한번 고생해서 경험으로 알 필요 없이, 그냥 그들이 정리해놓은 정의들을 따라 살아나가는 것이 편리했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편견없이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놓은 인생사전!" 내용보기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의 사전!
불법사전은 다른 사전과는 '틀리다' 가 아니라, '다르다'
 
 
우리는 세상의 많은 것들을 인생선배들이 정의한대로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다.
이미 경험을 통해 알려진 것들을 굳이 다시 한번 고생해서 경험으로 알 필요 없이, 그냥 그들이 정리해놓은 정의들을 따라 살아나가는 것이 편리했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불법사전'은 이러한 기존의 틀을 깨버린다.
"꽉막힌 생각에 날개를 달아줄 발칙한 상상력!"이라는 주제로
우리가 알고 있었던 많은 단어들을 새롭게 정의하여, 우리의 삶을 조금더 진취적이고 도전적으로 바라보게 해준다.
 
보통 책을 사면 한번에 쭈욱 읽어버리고 마는데, '불법사전'은 틈틈히 다른 책 읽는 중에 지치면 하나씩 곱씹으면서 읽었던 것 같다.
때론 나의 조급한 마음이 이 책의 발칙한 상상력을 바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면 저자인 정철교수님의 인생의 경험과 지혜가 느껴졌다.
내 독서방식에 여유를 갖게 해주고, 내 삶의 모든 영역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수 있게 해준 책이라 주저없이 말하고 싶다.
 
"불법 생각은 청춘의 특권이다!"
 
k****y 2011.02.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