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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꽃으로 다시 피어...
"그리움이 꽃으로 다시 피어..." 내용보기
영어를 공부하면서 외워도 외워도 늘 어렵기만 했던 단어들은 동식물의 이름이었다.왜 아니 그렇겠는가.어려서부터 늘 곁에 두고 익혀도 세월이 가면 잊혀지는 것이 그들의 이름이거늘 제 나라 말이 아닌 외국어로 어찌 그들의 이름을 세세히 기억할 수 있었겠는가.매일 아침 산을 오르며 만나는 풀과 나무의 이름을 우리말로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으니 부끄럽기 그지없
"그리움이 꽃으로 다시 피어..." 내용보기
영어를 공부하면서 외워도 외워도 늘 어렵기만 했던 단어들은 동식물의 이름이었다.
왜 아니 그렇겠는가.
어려서부터 늘 곁에 두고 익혀도 세월이 가면 잊혀지는 것이 그들의 이름이거늘 제 나라 말이 아닌 외국어로 어찌 그들의 이름을 세세히 기억할 수 있었겠는가.
매일 아침 산을 오르며 만나는 풀과 나무의 이름을 우리말로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으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시인이자 소설가인 윤후명의 산문집에는 식물학자가 되기를 소망하였던 작가의 이력 탓에 많은 식물의 이름이 등장한다.  유별난 식물 사랑이다.
언제였는지 기억도 가물거리던 어느 봄날.  내가 알지 못하던 식물의 이름을 익히고자 화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필기도구를 챙겨 들고 방문한 화원에서 그 생감새를 눈과 머리로 기억하고 이름을 하나하나 빼곡히 적어가던 중 나는 그날 해가 지기도 전에 두손을 들고 항복을 선언했었다.  종류의 많음도 그랬지만 이름을 적고 지나쳤던 식물을 다시 대하면 번번이 다른 이름과 뒤섞여 가름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매일 아침이면 산을 찾는다.  이름도 모르는 나무와 풀과 꽃.  그 속에서 나는 온전한 평화를 누리곤 한다.
세상에 나고(生) 사라질(滅) 때 모든 동물은 본의 아니게 나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겨준다.  인간은 어미라 불리우는 한 여인의 고통 속에서 태어나 남는 자에게 잊혀지지 않는 슬픔을 남겨둔 채로 죽는다.  우리가 살아야 하는 이유는 그 죄를 보상하는 의식과 같은 것이다.  그것도 선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은 그 원죄에 대한 작은 죄씻음이다.
살아 있는 것 중에 스스로 나고 자라 고통을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것이 식물 말고 또 있을까.
그 선(善)함과 드러내지 않는 겸손이 작가를 그토록 매료시키지 않았을까?
  자신의 삶과 동떨어져 있는 글, 수사(修辭)만을 앞세운 글, 뭔가 보여주겠다는 글만의 글이 내게 있어서는 안 된다.  그래서 나는 늘 '자연을 교재로, 역사를 부교재로'삼지 않으면 안 된다고 다짐하기를 잊지 않는다.  그 마음이 들꽃 한 송이로 내 안에 피어나기를 비는 마음이다.  한 송이 하늘하늘 피어난 너도바람꽃이 이 지구를, 우주를 대변하는 모습임을 내 글이 당당하게 읊을 때, 내 문학도 비로소 우주를 유영(遊泳)할 수 있으리니.(P.105) 
그렇게 꽃과 함께 한 그의 인생에 꽃처럼 아름다운 지인들과 문우들에 대한 추억 그리고 전쟁통에 재혼한 어머니와 그의 계부에 대한 이야기, 자신의 문학에 대한 소신과 어린 시절의 이야기 등 작가의 내밀한 이야기와 삶의 진지한 성찰이 묻어나는 글은 꽃처럼 달콤한 향기를 머금은 듯하다.  때로는 젓갈처럼 곰삭은 맛이 난다.
세월을 건너뛰는 돌다리처럼 이어지지 않는 추억의 편린이 애잔하다.
마지막 책장을 넘기는 순간 '잘 살게나'하고 말하는 그의 덕담이 들리는 듯하다.
내 등을 토닥이는 투박한 손길의 촉감마저...
s*****l 2010.08.02. 신고 공감 6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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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서 삶의 원초적 물음을 찾는다.
"꽃에서 삶의 원초적 물음을 찾는다." 내용보기
세월의 더깨가 내 어깨에 쌓일수록 산문집을 손에 잘 잡지 않는다. 삶이 주는 무게를 어느 정도 견디고 나니 저자의 울타리에서 설익은 감정(경험과 지식의 한계)을 풀어내는 에세이류에는 더이상의 울림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의 감정이 메말랐다기 보다는 정화되지 않은 감정의 찌꺼기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방어의 관점이리라. 세 사람이 같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
"꽃에서 삶의 원초적 물음을 찾는다." 내용보기

세월의 더깨가 내 어깨에 쌓일수록 산문집을 손에 잘 잡지 않는다. 삶이 주는 무게를 어느 정도 견디고 나니 저자의 울타리에서 설익은 감정(경험과 지식의 한계)을 풀어내는 에세이류에는 더이상의 울림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의 감정이 메말랐다기 보다는 정화되지 않은 감정의 찌꺼기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방어의 관점이리라. 세 사람이 같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는 논어의 이야기처럼 어디라도 본받을 만한 것이 있음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활자의 홍수 속에 건질 것보다는 버릴 것이 더 많은 책들도 있기에 하는 말이다. 간간히 영성과 지성을 갖추신 분들의 사념이나, 한 분야 전문가의 경지에 오른 분들의 깨달음이 엿보이는 책을 읽으면 오랫동안 잘 숙성된 포도주의 맛처럼 달콤하며 마음의 빗장을 풀어 마음껏 나의 미혹함을 깨우는 잣대로 받아들이곤 한다.

 

윤후명 선생의 작품을 처음 대한 것은 글이 아니라 영상이었다. 이제는 희미하지만 8-90년대에 TV문학관이나 베스트셀러극장에서 팔색조인가 새의 초상인가를 보면서 관심을 가졌다. 남도 출신이고 지심도를 잘 알기에 서정적인 사랑이 그려지는 영상 속의 동백꽃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윤선생의 이후 소설 속에서도 시적 언어가 잘 갈무리된 표현이 살아있어 '표현의 서정성'이 특징인 소설가로 나에겐 기억되고 있다.

'나에게 꽃을 다오 시간이 흘린 눈물을 다오'는 윤후명 선생의 산문집이다. 시인이었던 작가의 감각이 도처에서 피어오르는 감성이 돋보이는 책이다. 저자에게 꽃은 단순히 꽃이 아니라 마음이다. 꽃에서 삶의 원초적 물음을 찾는 윤선생의 삶과 글이 고독을 넘어 관조할 줄 아는 감성으로 전해져온다. 자신의 삶이 어떻게 꽃 피었는지 또한 피어날 지를 알기는 쉽지 않지만, 식물의 생명이 물을 요구하듯이 우리에게는 눈물이 요구된다며 흘린 눈물의 양이 사람을 승화시킨다는 말에 공감을 한다.

 

'사랑의 먼 길'을 읽으면서 '모든 형상이 형상 아님을 본다면(若見諸相非相) 바로 참모습을 보리라(卽見如來)'에서 잠시 숨을 멈춘다. 이는 금강경에 나오는말이다. 좀 더 쉽게 생각해보면  형체만 보는 것도 아니고 형체 아닌 것도 잘 볼 수 있다면 자기가 어디서 온 것도 알고 어디로 갈 것도 아니까 자신이 즉 여래(如來)라는 뜻이다. 내가 늘상 쓰는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의 그림자'란 말과 상통한다. 옛날 효봉스님의 오도송에서 가슴을 꿰뚫은 '꽃 지는 땅에서 향취가 나고'란 말씀도 이 금강경의 약견과 즉견을 두고 하신 의미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보던 소싯적 상념을 깨운다. 그와 함께 소개하는 그의 시 '사랑의 길'도 아름답다.

 

먼 길을 가야만 한다 /말하자면 어젯밤에도 /은하수를 건너온 것이다 /갈 길은 늘 아득하다 /몸에 별똥별을 맞으며 우주를 건너야 한다 /그게 사랑이다 /언젠가 사라질 때까지 /그게 사랑이다...

 

'덩굴식물의 뜻'에서도 잠시 미소를 띄운다. "요즘 젊은이들이 박 속의 '맛없는 맛'을 어찌 알랴"는 말이 내 아이와 겹쳐진다. 아마도 묵광이 유광보다 더 나은 것을 알게되는 나이 쯤 되야 이 말이 가슴에 와닿은 것을 알 수 있을까? 

윤선생에게 있어 꽃은 결국 삶의 집약이며 생명의 문화를 상징한다(157쪽). 윤상규 시인에서 윤후명 이란 소설가로 거듭나기까지 11년이 걸린 뒷담화도 '꽃'에서 '시간이 흘린 눈물'까지는 먼 길이다는 그의 말의 뜻을 생각해 보게 한다.

 

내게 황새기젓 같은 꽃을 다오/곤쟁이젓 같은,꼴뚜기젓같은 /사랑을 다오 /젊음은 필요 없으니 /어둠 속의 늙은이 뼈다귀빛 /꿈을 다오 /그해 그대 찾아 헤맸던 /산밑 기운 마을 /뻐꾸기 울음 같은 길 /다시는 마음 찢으며 가지 않으리 /내게 다만 한 마리 황폐한 /시간이 흘린 눈물을 다오 (169쪽)

 

보이는 자신이 아니라 그 이면의 자신을 볼 수 있는 이의 글은 언제보아도 아름답다. 윤후명 선생의 자전적 삶의 내력이 꽃과 나무와 숲으로 스며들어 활자로 피어오른 성찰이 원초적 삶에 대한 사랑으로 전해진다. 격정적이었을 젊은 시절이 잘 갈무리되고 난 뒤 자신을 내어놓을 줄 아는 이의 마음을 엿본 책읽기였다. 마치 조용한 시골집 울타리가에 핀 이름모를 꽃 한송이를 보는거와 같은... 



e***i 2010.10.02. 신고 공감 5 댓글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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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주의 작가의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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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후명 작가는 이름만 들어보았고, 작품으로 접하긴 처음이다. 저자의 산문집인 이 책은 이해될 듯, 되지 않을 듯 철학적이다.  때론 심오하다.  작가의 프로필을 들여다보니, 철학과를 나왔단다.  그제서야 조금 이해가 되는 듯도 하다.  그래서 이런 느낌이 드나보다.  언제부턴가 작가의 프로필을 눈여겨 보게 된다.  일종의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작가를 이해하고 작품을 받아들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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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후명 작가는 이름만 들어보았고, 작품으로 접하긴 처음이다.
저자의 산문집인 이 책은 이해될 듯, 되지 않을 듯 철학적이다.  때론 심오하다.  작가의 프로필을 들여다보니, 철학과를 나왔단다.  그제서야 조금 이해가 되는 듯도 하다.  그래서 이런 느낌이 드나보다.  언제부턴가 작가의 프로필을 눈여겨 보게 된다.  일종의 선입견일 수도 있지만, 작가를 이해하고 작품을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어느정도 편안함을 준다.
 
자연에 대한 숭배함이 곳곳에 묻어난다.  꽃과 나무를 사랑하고 깊이 있게 관찰하는 자연주의의 작가다. 식물학자가 되는게 꿈이기도 했던 저자는 꽃과 나무에 대해 하나씩 알아가는 기쁨을... 잘못 알고 사용했을 때의 부끄러움을 일일이 열거한다. 사람도 상대방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며 서로의 정을 쌓아 가듯이 식물도 마찬가지다. "예쁘다!" 하는 감탄사에 그치지 않고 이름을 기억해내고 불러주며 정을 쌓아가는 일이 식물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일부러 여유롭게 읽은 책이었다. 다른 류의 책에 비해 행간을 음미하면서 읽으려는 노력을 했다. 그런 노력에도 어렵게 느껴지는 문장들이 있다. 공감과 동감이 조금 부족했다고 느낀다. 46년생인 작가와의 세대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요즘의 나는 사실 식물을 보면 편안해지고 안구가 건강해지는 기분에 행복함을 느끼지만, 일부러 찾아다니며 감상을 하지는 않는다.  꽃 이름은 개나리와 진달래, 코스모스 정도를 알 뿐이고 이름모르는 꽃은 예쁜꽃, 노란꽃, 빨강꽃 이렇게 부르곤 한다.  (참 단순하다.  ㅠㅠ) 이름이 궁금해 잠을 못 이루거나 여러방면으로 조사하거나 하지도 않는다. 

이런 부분에서 공감을 하기엔 내가 아직 어린것도 있고, 가진 지식이 빈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시간이 흘러 나중에 다시한번 읽어본다면 느낌이 다를거라 생각한다.  더 많이 받아들일 수 있고, 더 많은 공감을 할 수도 있겠다.
 
좋은 문장이나 다시 보고 싶은 문구들은 책 귀퉁이를 접어 두는 습관이 있는데, 여러 페이지의 귀퉁이가 접혀있다. 소설가이면서 시인이기도 한 저자여서, 책 중간 중간에 시도 감상할 수가 있다.  저자는 미술에도 관심이 많아 직접 그림도 그린다.  이 책에는 저자가 그린 그림 몇 점이 실려있다.  꽃을 그린 그림이 대부분이지만 그림 감상에 눈이 즐거워진다.


힘있고 활발하고 불타오르는 듯한 그런 느낌보다는 처음부터 차분하고 조용한 톤으로 조금씩 말을 건네는 책이다.  
화려하거나 요란한 수식이나 꾸밈없이, 진솔하게 일상에서 사부작 거리는 움직임이 느껴졌다.  그래서 좋았다. 

진한 향수와 두꺼운 화장을 한 사람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쌩얼을 마주하는 느낌이 편안하고 좋았다.

s***r 2011.07.07. 신고 공감 2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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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꽃이 내게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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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의 거목, 시인이자 소설가 윤후명. 하지만 부끄럽게도 그의 이름 석자를 그의 산문집 <나에게 꽃을 다오 시간이 흘린 눈물을 다오>를 읽으며 처음 접하게 된다. 자연이 선사한 꽃과 나무 그리고 숲의 향연을 그의 산문집으로 만나본다. 식물에 관심이 많은 저자는 자연스레 식물들과 벗하며 계절의 변화에 감사한다.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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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문학의 거목, 시인이자 소설가 윤후명. 하지만 부끄럽게도 그의 이름 석자를 그의 산문집 <나에게 꽃을 다오 시간이 흘린 눈물을 다오>를 읽으며 처음 접하게 된다. 자연이 선사한 꽃과 나무 그리고 숲의 향연을 그의 산문집으로 만나본다. 식물에 관심이 많은 저자는 자연스레 식물들과 벗하며 계절의 변화에 감사한다.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바람 불면 바람을 온몸으로 고스란히 맞아가며 꽃봉오리를 맺고 어느 순간 화들짝 저자를 놀래키는 꽃들을 보며 자연이 그에게는 스승이며 때론 친구이기도 하단다. 때때로 인간은 인간을 배신하기도 하고 그로인하여 실의에 빠지게 되지만 그럴 때마다 식물에게서 위로와 아름다운 쫓들로부터 기다림의 삶과 인내를 배우게 된다고 말한다. 

'꽃'과 '시간이 흘린 눈물'이라는 말의 의미가 내겐 마지막 책장을 넘길 때까지도 알듯 모를듯 하다. 무엇이 그토록 저자를 '꽃'에 집착하게 했는지 단순히 아름다움 때문만은 아니리라 막연히 짐작할 뿐이다. 품종개량으로 더욱 화려한 빛깔과 다양한 형태의 꽃들이 아름다움을 뽐내지만 그에 비해 보는이 없어도 소리없이 피고 지는 들꽃은 아름다움을 드러내지 않아도 고단한 서민들의 위로가 되어 주고 벗이 되주기에  슬프고 애닮은  꽃에 얽힌 설화나 전설 하나쯤 간직하지 않은 꽃이 없다. 지게에 가득 짊어진 나뭇단에 분홍 진달래 꽃을 꽂고 가는 젊은이나 아름다운 여인에게 꽃 한 송이 받치기 위해 목숨 걸고 벼랑을 오르는 늙은이를 우리의 시각으로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그들의 순수한 마음을 저자는 시인의 감수성으로 알아버렸나 보다.
 
'나는 절정을 향하여 쉬지 않고 올라왔는데, 그곳이 어디인지 모른다. 그러다가 절정이란 어디에 있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이 이룩하고 있는 그것, 그곳임을 알고 놀란다. (중략)  자신의 삶이 어떻게 꽃피었는지, 또 꽃필지를 알기는 쉽지 않다. 식물의 생명이 물을 요구하듯이 우리에게는 눈물이 요구된다. 흘린 눈물의 양이 사람을 승화시킨다. 그 눈물을 받은 양재기를 부어 설산의 크레바스에 내 나무를 키운다. 고독과 고행이 자기 안에서 자라나 동충하초처럼 되려는 꿈속의 나를 본다. 나는 살아온 나날을 그렇게 바라본다. 지난 시간이 흘린 많은 눈물을 잊어서는 안 된다. 꽃을 피우기 위해서였다 하더라도...  (본문중)

살다보니 눈물도 숱하게 흘렸지만 지나고 나면 흘린 눈물의 의미를 금새 잊어 버리게에 사람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사는지도 모르겠다. 꽃을 피우기 위한  한 방울이 눈물일지라도 잊어서는 않된다는 작가의 말처럼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위해 그토록 소쩍새가 울어야만 했듯 한 줄 글을 쓰기위해 작가는 그토록  고독과 고행의 시간을 흘러보냈으리라. 그리고 글을 통해 그의 삶을 가늠해 본다. 

노인장대, 서리소나무에게서는 고결한 삶을,  박쥐나무를 바라보면서도 떳떳하지 못했던 자신의 살아온 세월을 되돌아보는 기회로 삼는다는 저자. 지천에 널려있는 잡초 조차도 하잖게 보지 않고 그의 눈에 비친 며느리밑씻개는 며느리의 고단한 시집살이가 묻어난다며 초라한 잡초에게서 도리어 위로를 얻는단다. 전 대통령으로 인해 유명해진 늘 푸른 인동잎에서 못다한 인간의 꿈을 들여다보며 꿈도 함부로 꾸지말라 말한다. 산으로 들로 나가 식물들과 만나고 싶다. 그들이 들려주는 소박한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고 싶어진다.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익혀지는 고광나무, 때죽나무, 박쥐나무, 생강나무... 하나 하나 제각기 다른 모양과 사연으로 인해 붙여진 나무의 이름을 나즈막히 읊조려 본다. 이름도 특이한 파드득나물, 부르기도 숭한 개불알 난, 엉겅퀴, 개머루, 부용화, 풍접초, 어리연꽃, 벌노랑이, 비비추, 벌개미취, 양지꽃, 민들레, 바위솔, 들국화, 원추리, 연꽃, 달맞이꽃, 한삼덩굴, 돼지풀, 백량금, 참나리, 능소화.... 어찌나 이름도 예쁘고 다양한지. 이름을 불러 줄 때 비로소 나에게로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 시인의 시를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그들의 이름을 아는 것만으로도  친근하게 여겨진다. 산길에서 마주치기라도 하면 다정한 눈빛이라도 건네보고 널 알고 있다고 미소라도 보내련다. 늦게나마 너를 알게 되어 행운이라고.

생강나무나 산수유 나무의 노란 꽃이 피면 봄이 옴을 절로 알게 되고, 오월의 라일락 향기가 은근히 피어나면 절정임을 알고.... 이 책을 읽으며 나 또한 저자와 더불어 꽃과 함께 계절의 변화를 본다. " 글이란 홀로 있음을 깨달아 세상에 존재의 안부를 묻는 일이기에 순수를 회복하고, 그 힘으로 세상의 어떤 악의와 오해와 부조리도 승화시킬 수 있기를 비는 일이다."라는  저자의 말이 잔잔하게 가슴에 여운을 남긴다. 그래서 일까. 그는 글로써 식물들에게 안부를 묻는다. 온갖 시련에도 아랑곳 않고 새봄에는 어김없이 세상에서 가장 환한 미소를 머금는 꽃들을 보며 힘을 얻는다. 식물들의 이름을 떠올릴 때면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진다. 조금씩 꽃들의 미소를 닮아간다. 시인처럼....  

k******2 2011.04.17.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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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꽃을 다오 시간이 흘린 눈물을 다오 책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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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꽃을 다오, 시간이 흘린 눈물을 다오」를 읽고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하나에 모든 것을 집중할 수 있는 것을 가질 수 있다면 매우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음악이나 미술, 각 종 문학을 하는 사람이거나 수많은 취미 생활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면서 내 자신도 한 번 도전하고픈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지나온 자신의 삶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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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꽃을 다오, 시간이 흘린 눈물을 다오」를 읽고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면서 하나에 모든 것을 집중할 수 있는 것을 가질 수 있다면 매우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음악이나 미술, 각 종 문학을 하는 사람이거나 수많은 취미 생활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면서 내 자신도 한 번 도전하고픈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지나온 자신의 삶에 대하여 무엇을 바쳐 왔고, 무엇을 찾아 왔는지를 자신 있게 글로나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해본다. 참으로 부럽고 도전하고픈 삶이다. 바로 이 책도 우리 문학계에서 거목으로 인정받고 있는 저자가 삶에 물어보고 삶에 묻어두었던 사색의 결정들을 글로써 표현해 낸 멋진 산문집이었다. 시집인 <명궁>, <홀로 등불을 상처 위에 켜다>, 소설집인 <둔황의 사랑>, <모든 별들은 음악 소리를 낸다>, <여우사냥>, <가장 멀리 있는 나>, <새의 말을 듣다>, 장편소설인 <별까지 우리가>, <약속 없는 세대>, <무지개를 오르는 발걸음>, <협궤열차>, 산문집인 <꽃>, 장편동화인 <너도밤나무 나도 밤나무> 등의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저자의 구수한 글들이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편하게 만들어 주었다. 특히 많은 내용들이 식물인 꽃과 관련한 작품이어서 식물과 꽃에 관한 많은 지식과 함께 앞으로 내 자신도 여기에 관심을 갖고 기회를 일부로 내서라도 특별한 공부를 해야겠다는 다짐도 하는 시간이 되었다. 정말 글이란 것은 저자도 말했듯이 다른 데에서 찾을 수도 없고 찾아서도 안 된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남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기 때문이다. 내 자신의 가족사와 온갖 체험과 경험담 등이 가장 중요한 글감이 된다는 말에 100% 수긍이 되었다. 내 자신도 장차 내 자신의 이름으로 책을 펴내겠다는 소중한 꿈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내 자신만의 체험에 도전해 나가야겠다는 다짐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책읽기에 도전하고, 여러 지역의 여행을 하고, 다양한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 등을 통해서 내 자신의 안목을 넓혀나가야겠다는 생각이다. 정말 좋은 글들은 이런 소중한 체험 속에서 나온다는 진리를 명심하고서 더욱 더 주어진 책무를 열심히 완수하면서 내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 생활에도 관심을 더 가지면서 그 기술을 연마해 나가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도 갖게 되었다. 이런 내 자신만의 여러 다짐을 갖게 해준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도 대단한 용기와 희망을 갖게 한 소중한 책이 되었다. 삶과 글과 꽃을 같은 선상에 두고서 열심히 생활해 나가고 있는 저자에게 깊은 감사와 함께 더욱 더 건강하심 속에 훌륭한 작품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m***3 2010.09.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