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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요리책이라고 하면 당연히 컬러사진이 많고 음식 종류는 수십 수백가지가 되는게 보통이다.(특별히 한 분야의 음식만을 골라 만든 책이 아니라면)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요리에 필요한 사진이나 그림이 하나도 없고 오로지 설명에만 의존했다는 점에서 무척 특이하다. 펼쳐보기만 해도 군침 도는 보통 요리책과는 달리 이 책은 펼쳐들면 옛날 가정시간 교과서 보는 듯 하다. (요즘은 교과서도 컬러에 사진이 많지만 옛날에는 당연히 흑백이었고 가끔 있는 사진은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렇다고 책값이 아주 싼가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그런데도 이 책을 사지 말라고 하기보다는 괜찮은것 같다고 추천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이 책의 가치는 그 '교과서'같은 설명에 있다. 기본에 충실한 설명 말이다. 대부분 요리책은 이렇게 하시오라고 하지, 왜 그렇게 하라는 설명이 없는데 비해 이 책은 거의 모든 요리 과정에 대해 왜 이렇게 해야 한다고 설명해주고 있다. 왜 그렇게 해야하는지 이유를 알고 나면 눈으로 요리 과정을 직접 보지 않고 사진으로 보지 않아도 한결 요리하기가 쉬워진다. 의도를 알기 때문이다.
일반 요리책이 핵심을 정리하고 다양한 응용 문제를 실어놓은 문제집 같다면 이 책은 기본에 충실한 교과서 같다는 느낌은 이 책의 레시피 설정에 있어서도 드러난다. 각종 특이한 요리 레시피가 넘쳐나는 일반 요리 책과는 달리 이 책은 기본 양념 만드는 법에서 시작해서 기초적인 요리에만 충실하다. 대부분 음식이 집에서 먹어본 것 또는 외식할 때 쉽게 먹어볼 수 있는 것들이다. 그래서 대부분 내용이 버릴 것이 없고 집에서 음식 만들 때 다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흠이라면 그래도 사진이 없어서 설명만으로 부족한 경우가 가끔 있다는 것이고 (특히 오징어 칼집 내는데 가로, 세로로 어쩌고 할 때는 도대체 어느 쪽에 어떻게 하라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기초적인 요리를 제대로 하는데 초점을 잡았기 때문에 이미 이런 요리에 익숙한 주부라면 이 책이 별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즉 뭔가 새로운 요리를 찾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필요 없을 것이다.
'요리만 못하는 똑똑한 여자'라는 제목은 아마도 학교 다닐 때 공부 잘 하고 대학까지 교육을 다 받았지만 그렇게 공부하고 취직해서 일하느라 요리에 대해서는 제대로 배우고 해볼 기회가 없었던 대부분의 요즘 젊은 여성들을 가리키는 것 같다. 사실 내 주변을 봐도 결혼 안 한 이들은 대부분 기초적인 요리도 제대로 못하는데 그 이유는 원래 요리를 못해서가 아니라 아무도 가르쳐주지도 않고 본인도 해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책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요리책을 보며 이런 저런 음식들을 만들어보았는데 역시 요리는 타고난 재주가 있는 특별한 사람만이 잘 하는 게 아니었다. 원리를 알고 제대로 배워 만들기만 하면 누구나 그 '맛'을 낼 수 있다는 걸 요즘 깨닫는 중이다.
한끼 먹는 특별한 음식이 아닌, 매일 밥상을 차려야 하는 주부(특히 새내기 주부)라면, 그러면서도 아직 나물 데치는 것조차 낯선 주부라면 이 책을 통해서 그런 '기본'을 마스터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인상깊은구절] 파는 푸른 잎 부분과 흰 뿌리 부분으로 나뉘는데, 이 중 흰 뿌리 부분은 모든 양념장에 쓰고, 푸른 부분은 국물이나 볶음 요리에 어슷하게 썰어 씁니다. 파의 푸른 부분을 양념장에 쓰지 않는 이유는 푸른 부분 안쪽의 끈적끈적한 성분이 양념 재료들을 뭉치게 해 간이 재료에 고르게 배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
| 사실 요리책하면 먼저 맛있는 음식 사진이 있는 책을 보고 고르기 마련인데 이 책은 글로만 쓰여져 있어 처음엔 좀 의아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정말 내게 필요했던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요리책이 새로나왔다고 해서 살펴보면 가짓수가 많아도 그 중에 실제 내가 해먹을 수 없는 것과 해먹을 수 있는 것으로 나누어 보게 되고 그중에 해먹을 만한 게 많은 책을 활용도가 있을 것 같아 고르게 되는 법인데 이 책에 있는 요리는 그야말로 거의 매일 해먹는 요리, 또 하기 쉬운 요리인 것이 마음에 들었고 무엇보다 자세한 설명이 있어 실패를 할 확률이 전혀 없게 느껴진 것이 좋았다. 초보주부의 경우 쌀하는 씻는 것에 대해서도 머뭇거려지는 부분이 있는 법인데 그런 가려운 부분을 속속들이 자세히 설명해 주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같은 초보 주부나 직장인 신혼 부부의 주부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된다. |
| 우와~ 제목이 우선 마음에 들었다. 이 책만 사면 요리는 못해도 똑똑한 여자는 되는 거니까. 히히. 책 머릿말을 읽어 보는 순간 그 머릿말이 내 마음에 쏙 들었다. 왜냐하면 바로 내 마음이 바로 그 마음이었는데 그걸 전문가가 알아주니 말이다. 일단 책을 사서 읽어보니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사실 초보를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우리 엄마도 잘 모르는 게 많은 것 같다. 쌀 씻을 때 우리 엄마는 물을 부어두었다가 불린 뒤에 씻는데 쌀 씻는 법 하나를 읽어도 머리가 끄덕여지며 그동안 생각조차 못한 그렇지만 당연한 내용을 알게 된다. 뭐 이런 책이 다있노.. 차근차근한 쉽고 이해가는 설명과 그 원리를 풀어주는 내용이 이제야 내 요리가 왜 맛이 없고 잘못되었었는지 의문이 풀리는 기분이다. 이제부터는 왠지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이 없어서 서운하다 싶었는데 읽다보니 사진이 없어서 더 설명이 잘 들어온다. 사실 요리책을 보면 설명보다 자꾸 사진과 그림만 주로 보게 되니까. 실용적인 요리만 있어서 좋기도 하고 손님 상차림 요리 같은 건 좀 더 많았으면 좋았을 걸 싶기도 하다. 그러나 이정도만으로도 대만족. 어째.. 외국에 갔더니 요리책이 순 그림없이 영어로만 쓰여진 게 그리 많더니 이제야 의문이 풀리는 기분. |
| 이 책은 제목부터가 여성들을 기분나쁘게 한다. 기분 나쁜 정도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임을 자랑하는 저자의 의식수준, 그리고 이책을 출간하고 광고한 조선일보사의 의식수준을 보면 한숨이 나온다. 똑똑한 여자들은 요리도 잘해야 한다는 압력(?)이 이 책의 제목 속에 들어 있다. 그러면서 똑똑한 남자들, 아니 똑똑하지 않은 남자들까지도 요리의 의무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메시지를 은밀히 전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이, 21세기가 된 이 시점에서, 더욱이 호적법까지 개선하려는 이 시점에서, 요리 이전에 인간들의 의식을 발전시키는 데 기여하려면, 책의 제목을 <똑똑한 사람들을 위한 요리책>이라고 바꾸어 달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 <모든 이들을 위한 요리책>이라고 바꾸어 달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도, 그 아래 내장된 이데올로기가 인간을 억압하는 것이라면, 그 음식의 맛은 의미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