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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살아가면서 조금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기를 생각하는 것이 사람들의 보편적인 방식이라고 이해된다. 그러한 생각이 더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내용이라면, 적극적으로 알려 널리 시행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그러한 아이디어를 단지 생각에 그치지 않고 제도나 정책으로 전환시킨다면, 많은 이들이 혜택을 안겨주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기존의 역사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던 정책들을 하나씩 거론하면서, 각자의 정책이 지닌 내용과 의미에 대해서 세세하게 정리하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아이디어였을지라도 그것이 정책으로 전화되었을 때, ‘세상을 바꾼’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책의 머리말에서 ‘자기 자리를 묵묵히 지키면서 세상을 조금이라도 바꾸기 위해 치열한 고민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야말로 세상을 바꾸고 역사를 진전시켜나가는 창조자들’이라고 강조한다. 언론에서 지나칠 정도로 정치인들의 말과 일정 등을 보도하는 ‘정치 과잉’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깊어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특정 사안 하나를 가지고도 대립하는 현실 정치의 모습을 목도하면서, 과연 많은 이들에게 혜택을 안겨줄 수 있는 그러한 정책 개발이 가능할까 싶은 회의가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하겠다. 하지만 ‘결국 세상을 바꾼 것은 정책이 아니라, 그 정책을 만들고 추진해 나간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열정과 노력의 결과’라는 저자들의 말에 잠시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새상을 놀라게 한 정책들’이라는 제목의 1장에서는, 만약 한국에서 시행된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제로 세계 가국의 다양한 정책들이 소개되어 있다. ‘싱가포르의 공공주택정택’과 ‘프랑스의 대학평준화정책’ 등 5개의 항목들은 사회적으로 첨예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에서 필요한 정책이라고 이해된다. 하지만 모든 정책은 그것이 바탕이 될 사회의 문화와 제도들과 깊이 연관되어 있기에, 잔지 정책 하나가 시행된다고 해서 해당 국가의 정책과 동일한 결과를 이끌어낼 수는 없다고 하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모두 6장에 걸쳐 소개된 17개의 정책들은 분명 해당 국가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이글어냈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단지 정책만을 그대로 한국에 이식할 수는 없다고 이해된다. 그러나 많은 이들에게 긍정적인 삶의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이라면, 긍정적인 차원에서 적극 고려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높은 장벽으로 인해 은행에서 쉽게 대출받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소액대출을 전개한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을 본받아, 한국에서도 벌금을 내기 힘든 이들에게 소액대출을 해주는 ‘장발장은행’이 존재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의 지자체에서도 브라질처럼 주민들에 의한 ‘참여예산제’와 비슷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으나, 형식적인 절차와 내용으로 인해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중요한 것은 ‘정책’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것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내용을 채우는 것이라고 하겠다. 분명 저자들이 주목한 정책들은 ‘진보’라는 관점에서 유용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되지만, 한국 사회의 정치 현실에서 제도로 정착하기에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이러한 아이디어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비록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도로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여겨진다.(차니) * 개인 독서 카페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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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히 이야기해서 진보개혁진영은 정책과 대안이 중요한 문제로 제기되었던 지난 15년정도의 시간동안, 대안정책을 중심으로한 대안세력으로 국민들의 관심속에 자리매김하는데 역량과 노력이 부족했음을 자평해야 할 것같다. 2004년 진보정당이 무상교육, 무상의료를 제기하면서 큰 호응을 얻어냈던 것은 한국사회 진보운동이 정책을 통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질 수 있게 만들었으나, 이후에 특별히 차별성있는 정책들을 국민들에게 어필하지 못하면서, 지금은 오히려 보수정당들과 정책적 차별성이 별로 없는 세력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되는데까지 이르렀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지만, 여전히 진보운동은 정책과 대안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검증받는 것보다 7,80년대식의 소위 ‘물질적 토대’를 기반으로 한 ‘한방’에 해결하자는 식의 한탕주의 노선을 고수했기 때문이 아닐까? 대안정책을 국민들에게 선전하고 설득하고, 작은 곳에서라도 실험적인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소위 사람들을 조직하고 그들을 동원해서 집회를 하는 것을 더 중시하는 편향이 발생했던 것은 아닐까? 여전히 진보진영은 20세기초 소련의 경험이나 그 외 18,19세기의 유럽 사회주의운동의 경험을 21세기 한국사회에 그대로 적용하려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번에 출간된 ‘세상을 바꾼 놀라운 정책들’은 그런 의미에서, 해외에서 시도되었던 여러분야의 다양한 정책들을 쉬운 언어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이책의 주된 구성은 현재 한국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갈등을 만들어내는 문제들에 대해, 해외에서 성공적으로 해결한 사례들을 소개하는 수준인데, 역시 이들의 경험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이미 진보개혁진영이 한국사회에서 가장 첨예한 사회갈등들에 대해서 책임있는 정책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고려한다면, 나름 의미가 있는 시도라고 생각한다. 특히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는 정책들은 대부분 사회주의나 급진적인 진보주의에 바탕하기 보다는, 온건한 사민주의 수준의 정책, 또는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의 개혁정책의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사회에서 해당 문제들이 워낙 심각하고 첨예한 사회문제이기 때문에 충분히 급진적이 될 수 있다는 필자들의 문제의식은 2010년 지금 진보개혁진영이 충분히 고민해볼만한 문제제기라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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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가장 와닿았던 부분은 이제는 가난을 실감할때가 배가 고플때가 아니라 아파서 병원에 갔을때라고 지적한 곳이다. 이 책은 전반적으로 아주 근본적인 혁명적 정책들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어떻게 보면 급진적인 정치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보기에는 말랑말랑해보이는 정책들을 친절한 설명을 통해 나열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에서 소개하는 정책들이 마냥 말랑말랑하지만은 않은 이유는 책에서 지적하고 있는 한국사회의 각종 사회문제들이 너무나 첨예하고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폭락의 시대가 온다는 예언이 대중들의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정도로 한국의 부동산 문제는 심각하다. 의료비문제도 이제는 전 세계 최고라는 국민건강보험만으로 해결이 되지 않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청년실업, 노동갈등등은 말할 것도 없다. 한국사회는 괄목할만한 자본주의적 발전에 이르렀지만 사실 내부에 심각한 사회문제들을 안고서 성장한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제시하는 말랑말랑한(?) 사회정책들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론에서는 온건한 정책이 현실에서는 매우 급진적인 정책이 될 수도 있다는 작은 깨달음을 준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그렇다 불가능한 정책이란 없다. 어느 시대, 어느 공간에 가장 적합한 정책들만이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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