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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만 신화에서 바그너로, 바그너에서 히틀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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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는 게르만 신화, 즉 북유럽 신화를 자신의 오페라에 차용했고, 히틀러는 바그너에 열광했다. 그저 형식만 받아들인 게 아니었다. 바그너는 신화를 재해석해서 자신의 이념에 맞추었고, 그것을 대중에게 유통시켰다. 히틀러는 바그너의 민족주의와 반유대주의를 받아들였고, 그의 흥행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게르만 신화 - 바그너 - 히틀러의 관계에 대한 이해는 결국 비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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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는 게르만 신화, 즉 북유럽 신화를 자신의 오페라에 차용했고, 히틀러는 바그너에 열광했다. 그저 형식만 받아들인 게 아니었다. 바그너는 신화를 재해석해서 자신의 이념에 맞추었고, 그것을 대중에게 유통시켰다. 히틀러는 바그너의 민족주의와 반유대주의를 받아들였고, 그의 흥행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게르만 신화 - 바그너 - 히틀러의 관계에 대한 이해는 결국 비극이 되어버린 역사에 대한 이해로 이어진다.

 

이 책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바그너다. <니벨룽겐의 반지>, <탄호이저등의 대작 오페라를 작곡한 음악가. 북유럽, 혹은 게르만 신화에 기초해서 문학, 음악, 무대 장치 등이 어우러진 종합 예술 작품을 만들어낸 이가 바그너다. 모든 대본을 직접 썼고, 음악 이론서도 썼던 그는 독일 민족주의, 나아가 인종주의를 퍼뜨리는 데 일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책은, 그래서 우선 그의 작품의 중심 소재가 되는 게르만 신화가 어떤 것인지, 그것들이 어떻게 바그너의 작품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지를 밝힌다(최근의 안인희씨의 북유럽 신화시리즈는 북유럽 신화가 중심이고, 그것이 어떻게 바그너에게 연결되었는지가 부차적인 것이다). 그리고 그 바그너 음악의 외양과 메시지가 어떻게 히틀러에게 전해졌는지도 분석한다. 그러나 분량으로나, 분석의 강도로나 이 책은 바그너에 대한 책이다.

 

바그너는 음악적으로 그리 친숙한 음악가가 아니다. 이름을 알고 있지만, 그의 이름을 걸고 한국에서 흔히 연주되는 음악가는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음악은 대체로 대작 오페라이고, 그 오페라는 북유럽의 신화에 기초하고 있어서 배경 지식이 없으면 어렵기 그지없다고 한다. 또한 바그너라는 이름은 음악이라는 분야에서만 집중적으로 등장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거론되는, 이른바 문제적 인물인지라, 게다가 히틀러와 나치가 숭상했던 음악가라는 점에서 꺼림칙하기도 하다. 그러나 안인희는 바그너 음악이 어렵지만, 또한 쉽다고 지적하고 있다. 음악 이론에 무지하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음악이라는 얘기인데, 그만큼 대중적이라는 얘기다. 지금의 블록버스터 영화와 같은 의미를 지녔던 것이 그의 오페라라고 한다면 이해할 만하다. 그래서 안인희는 그는 생각보다 엉터리고, 그런가 하면 생각보다 훨씬 더 천재적이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물론 초기에는 그에게 열광했지만, 나중에는 그의 가장 강력한 비판자가 된 니체가 있지만.

 

바그너는 자신의 이름이 히틀러라는 이름과 관련지어서 유명해지리라는 것은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음악을 통해서 유명해지고, 또한 길이 빛나는 명성을 얻고 싶어했지만, 자신의 인종주의가 한 정치인에 의해 증폭되고, 또 자신의 무대 장치가 그 정치인에게 영감을 주어, 독일 전체가 파멸의 늪에 빠져들게 되리라고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참 바그너라는 인물과 그의 음악에 대해 다층적인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그의 음악만 볼 것인지, 그가 남긴 유산을 비판하며 외면해야 할 것인지, 그 사이 어디쯤이 우리가 바그너를 대하는 정당한 태도일 듯한데, 그게 쉽지 않다. 이 책을 통해 바그너와 그의 음악의 본질에 대해서 조금 더 이해할 수는 있게 되었으나 여전히 의문과 망설임은 남는다.

YES마니아 : 로얄 n*****m 2021.07.21. 신고 공감 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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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읽기에 즐거운 바그너, 북구신화 입문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읽기에 즐거운 바그너, 북구신화 입문" 내용보기
1 유럽 문명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이 바로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이라는 말은 여러번 들었을 것이다. 그렇다, 서구 미술관의 회화 하나를 보아도 그리스, 로마 신화와 기독교 성서 내용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두가지 코드 외에 유럽문화를 이해하는 열쇠를 단 하나만 더 추가한다면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   답을 북구신화(게르만 신화, 켈트 신화 등으로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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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문명을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이 바로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이라는 말은 여러번 들었을 것이다. 그렇다, 서구 미술관의 회화 하나를 보아도 그리스, 로마 신화와 기독교 성서 내용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두가지 코드 외에 유럽문화를 이해하는 열쇠를 단 하나만 더 추가한다면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

 

답을 북구신화(게르만 신화, 켈트 신화 등으로도 불린다)로 놓고, 이 글을 쓰기로 한다.

 

2

나는 문학이고 음악이고 영화이고 뭐 한가지라도 깊이 아는 사람이 아니다. 그저 여기저기 관심가는 부분을 혼자 읽고 듣고 보고하는 얼치기일뿐. 그런데 이렇게 안갯속을 헤쳐 나가듯이 혼자 파고들다 보면 늘 유럽문화 쪽에서 부딪히게 되는 큰 벽이 바로, 바그너였다. 유럽 근현대사를 읽어도, 히틀러, 인종주의와 연관되어 바그너를 향하게 된다. 판타지영화나 롤플레잉 게임 쪽으로도 북구신화와 바그너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최근 개봉한 <발키리>까지,,,

 

나처럼, 바그너와 북구신화란 벽을 만난 분께, 이 책을 입문서로 강추한다.

처음부터 이렇게 쓰기가 좀 그런데, 이 책, 무진장 재미있다. 

 

3

<게르만 신화.바그너.히틀러>란 제목 그대로 이 책은  세가지 내용을 4부에 걸쳐 다루고 있다.

 

'1부 게르만 신화와 영웅전설'에서는 게르만 신화, 즉 오딘 등 북유럽 신화의 세계와 성배, 어부왕 등 기독교 전설, 지크프리트 등 영웅전설을 소개하고 있다. 방대한 북유럽 신화의 핵심요소가 바그너 음악 관련부분만 요약되어 있기에, 신화를 더 깊이 알고싶은 분들은 다른 책을 더 읽어야 하겠다.

 

'2부 신화를 다루기 위하여'에서는 영웅 이야기의 모티프를 집단 무의식과 연관하여 서술한다. 전쟁의 심리와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융'의 그림자가 집단 투사된 예로 들고 있다. 매우 짧게 서술되어있어 아쉽다.

 

'3부 바그너의 세계'는 바그너를 음악 뿐만 아니라 신화와 문학 쪽에서 접근하고 있다. 특히 역사적으로 통일독일이 아직 형성되기 전, 낭만주의 시기와 그의 음악의 관계가 잘 서술되어 있다. 도이치 낭만주의와 민족주의에 도취된 젊은이들이 바그너의 작품에서 고양된 독일 전통의 과장된 힘에 격앙, 그들 속 깊이 감추어진 원형의 그림자를 끌어낼 수 밖에 없는 과정을 니체의 지적과 함께 잘 풀이했다. 그외 바그너의 일생도 소개되기는 하지만 역시 이 부분이 중요하지는 않다.

 

'4부 히틀러'에는 '신화와 예술을 직접 현실로'란 무시무시한 부제가 붙어 있다. 바그너가 의도하건 의도하지않건 히틀러는 바그너의 대작 오페라에 깔려있는 영웅중심의 사관, 장엄한 제의적 요소를 이용한 대중 최면과 세뇌를 잘 이용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가 잘 알고 있다. 이 4부에서는 바그너 악극의 어떤 요소를 그가 현실로 만들려 했는가를 다루고 있다. 분량이 짧기에 간략히 나와 있다. 이 부분은 니체 쪽으로 접근해 더 읽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부록이 있다. 니벨룽겐의 반지, 파르지팔,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로엔그린,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 바그너 주요 악극의 내용이 잘 소개된 부록 ㅡ 너무도 각 장별로 잘 소개되어 있기에 본분보다 부록의 50여 페이지 내용이 확실히 더 매력적으로 보일 정도 - 인데, 1부와 이 부록을 견주어 읽어보면, 바그너가 북구신화를 어떻게 자신이 새롭게 변형,각색,소화해 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그저 음악이 끌려 이 책을 보시는 분들은 부록만 읽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아무리 니체가 뭐라하든, 히틀러가 이용했든, 바그너 만큼 음악을 듣고 나면 '음악으로 내 영혼이 구원받았도다'싶은 느낌을 주는 작곡가는 드물지 않은가.

 

 

4

북구 신화관련, 같은 저자의 <안인희의 북유럽 신화1,2>를 같이 읽어보시길 권한다. 이윤기씨 덕분에 그리스 로마 신화 읽기가 즐거워졌듯, 안인희씨 덕분에 북유럽 신화를 즐겁게 접하게 되었다. 또한 기나긴 바그너 악극을 줄거리라도 좀 파악하게 되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m******n 2009.02.09. 신고 공감 1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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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서로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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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국내 저자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바그너와 히틀러에 대한 고찰 외에 바그너가 작품의 소재로 다룬 게르만 신화와 영웅전설, 중세문학을 함께 다루고 있어 비단 열렬한 바그네리안이 아니더라도 신화와 문학에 관심이 많은 이라면 읽어봄직 하다. 바그너의 주요 작품을 소개한 부록은 상세한 줄거리와 감상포인트, 등장인물들의 배역까지 자세하게 수록한 점이 돋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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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국내 저자의 작품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바그너와 히틀러에 대한 고찰 외에 바그너가 작품의 소재로 다룬 게르만 신화와 영웅전설, 중세문학을 함께 다루고 있어 비단 열렬한 바그네리안이 아니더라도 신화와 문학에 관심이 많은 이라면 읽어봄직 하다. 바그너의 주요 작품을 소개한 부록은 상세한 줄거리와 감상포인트, 등장인물들의 배역까지 자세하게 수록한 점이 돋보이는데, 부록을 먼저 읽고 바그너의 오페라에 대한 대략적인 지식을 갖춘 상태에서 본문을 읽는다면 이해가 더욱 빠를 듯. 게르만 신화가 바그너의 작품에 형상화되고, 그것이 히틀러에 의해 현실로 이루어지기까지의 연결고리를 저자는 신화와 문학, 철학과 정신분석학에 이르는 다양한 시선으로 분석한다. 여러 분야의 독자들에게 공통된 흥미를 제공할만한 책. 바그너와 히틀러에 대한 또다른 접근을 원하는 독자라면 다니엘 바렌보임과 에드워드 w. 사이드의 <평행과 역설="">을 함께 읽어봐도 좋겠다.
m*****7 2003.12.1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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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좋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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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개인적 관련이 없다면 독일역사와 문화권을 잘 모를것이다. 정작 독일에서는 복잡한 심정으로 2차 대전후 바그너 연주를 금지했다가 언제 연주 되었다고 하니 뭔가 그럴 일이 있었나보다 라고 모르는 사람은 생각할 것이다. 이책은 그런 배경 역사와 그 주인공들에 대해 근본적인 이유와 배경을 설명하고있다. 바그너와 히틀러를 연결하는 것이 게르만 신화라고 분석하고 있다.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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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적 개인적 관련이 없다면 독일역사와 문화권을 잘 모를것이다. 정작 독일에서는 복잡한 심정으로 2차 대전후 바그너 연주를 금지했다가 언제 연주 되었다고 하니 뭔가 그럴 일이 있었나보다 라고 모르는 사람은 생각할 것이다. 

이책은 그런 배경 역사와 그 주인공들에 대해 근본적인 이유와 배경을 설명하고있다.

바그너와 히틀러를 연결하는 것이 게르만 신화라고 분석하고 있다. 저자가 아주 교양있고 어렵지않게 이야기해서 편하게 읽을수 있다.

그래도 어느 수준을 유지하기에 청소년 이상 성인들이 이해가 되겠다. 역사서이고 음악 이야기이고 철학과 게르만 신화 이야기이다.

"바그너 작품에서 파토스(강렬한 열정, 특히 장엄한 고통의 감정)를 드러내는 부분은 길게 이어지면서 우리의 호흡을 멎게한다. 극단적인 감정이 우리를 놓아주지 않아 질식할 것 같은 상태에서 음악이 아주 느리고 길게 계속되므로 공포심이 일어날 정도이다"

저자는 예술에 거리를 유지하고 냉정한 판단력을 잃지않는 태도가 정확한 작품 이해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k***9 2015.04.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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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리즘에 관한 유쾌한 입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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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올해의 논픽션상 수상작…이라는 원색적인 부제가 전혀 낯뜨겁지 않게 느껴지는, 그야말로 짜임새 있게 씌여진 글이다.    책을 읽는 도중에 저자의 얼굴이 궁금해져 웹서핑을 하게 만든, 안인희라는 70년대 포크가수 같은 이름을 가진 훌륭한 저자에게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다.   도이치 민족의 신화와 바그너리즘, 니체와 히틀러까지 필요한 만큼만 꼭 찝어서 알려주는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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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올해의 논픽션상 수상작이라는 원색적인 부제가 전혀 낯뜨겁지 않게 느껴지는, 그야말로 짜임새 있게 씌여진 글이다. 

 

책을 읽는 도중에 저자의 얼굴이 궁금해져 웹서핑을 하게 만든, 안인희라는 70년대 포크가수 같은 이름을 가진 훌륭한 저자에게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다.

 

도이치 민족의 신화와 바그너리즘, 니체와 히틀러까지 필요한 만큼만 꼭 찝어서 알려주는 저자의 얄밉도록 깔끔한 선 긋기는 졸음이 올 여유를 주지 않는 미덕을 지녔다!   

a****e 2008.03.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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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문화 그 이면의 바그너와 히틀러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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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륭을 처음 접할 때 - 어부왕의 전설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 의 일이다. 그저 문학읽기에 젖어있던 나는 박상륭의 문학을 접하면서 문학이 문학 이외의 영역을 얼만나 흡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문두름처럼 아가리를 벌리고 들어오는 것은 모조리 다 먹이로 삼는다. 박상륭의 손아귀에서 바스라지고 재구성된 것은 신화였다. 신화의 겉이라도 핥지 않고서는 무의미한 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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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륭을 처음 접할 때 - 어부왕의 전설과 관련된 이야기였다. - 의 일이다. 그저 문학읽기에 젖어있던 나는 박상륭의 문학을 접하면서 문학이 문학 이외의 영역을 얼만나 흡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문두름처럼 아가리를 벌리고 들어오는 것은 모조리 다 먹이로 삼는다. 박상륭의 손아귀에서 바스라지고 재구성된 것은 신화였다. 신화의 겉이라도 핥지 않고서는 무의미한 읽기였다. 이 때까지만해도 나는 신화에 대해 무지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라는 껍질만 알고 그 내용 조차도 알지 못한 상태였다. 

 

신화는 상상의 투사이면서 역사의 소산이기도 했다. 상징과 비유의 옷을 입으면서 역사는 신화의 그늘 속으로 들어갔고 부풀려지거나 윤색된 이야기들은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후대에 채집되어 신화의 꿰미를 만들어냈다. 사람들은 신화에서 잊혀져버린 옛날의 영광과 영웅들을 그리워하기도 했다.

 

신화라고 하면 <신화의 바다>(박영혜 , 정경남, 숙명여자 대학교 출판국)를 이야기할 때도 언급한 일이 있지만 신화를대표하는 것은 그리스 로마 신화였다. 교양있는 사람인 척이라도 하려고 하면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언급된 한 부분 정도는 알고 있거나 이야기해줄 수 있어야 했다. 모든 신화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망토 아래에 감추어지거나 드러나기를 꺼려했다.

 

진실은 언제라도 어떤 방법으로라도 밝혀지기 마련이어서인지 신화를 읽다가 그리스 로마 신화뿐만 아니라 다른 신화들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고 그 감추어진 얼굴들을 찾아내어 읽었다. 북유럽 신화, 수메르 신화, 인도신화, 아랍신화와 많은 지역에서 자생하고 있는 신화들이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의 기질은 그리스 로마 신화의 화려함보다는 가리워진 것들에게 시선을 돌리게 했다. 책들을 구경하거나 읽을 때 어떠한 종류의 신화라는 활자에 먼저 시선을 주었다. 다양한 신화의 의미는 그 때마다 다른 옷을 입고 나의 곁으로 왔다.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는 그런 의미에서 내가 눈여겨 본 책이다. 바그너와 히틀러에 관심이 간 것이 아니라 '게르만 신화'라는 것에  주목했다. 북유럽신화의 또다른 이름 게르만 신화가 제시되었기 때문이다. 오딘과 로키 지크브리트 라그나뤼크 아스가르드 그리고 신이면서 죽음을 맞이해야했고 멸망을 맛봐야했으며 다시 세계가 재구축되는 것이 그리스 로마 신화들과는 차이가 있어서 눈여겨 보고 있는 신화였다.

 

첫 부분에서 몇 가지의 신화의 원형을 밝히는데 이 신화는 다음에 언급될 바그너의 오페라에서 바그너에 의해 변형되고 수용된다. 변형되고 수용되기 이전의 원형을 짚어 볼 수 있는 기본 골격을 제시한다. 바그너의 경우 <니벨룽겐>에서 신화의 차용이 가장 돋보이는데 <반지의 제왕>에서도 나오는 절대반지에 얽힌 슬픈 혹은 잔혹함을 비극적으로 보여준다.

 

두번 째 부분에서는 바그너의 생애와 그의 작품들을 분석하고 있다. 오페라에서 반영된 바그너의 사상이라던지 개인적인 사생활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래도 주목해야할 것은 그의 작품들이며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것은 작품이 대중에게 어떻게 전달되게 장치했는가다. 이것은 저자가 히틀러와의 연관성의 고리를 만드는 논리적 장치로 이용된다. 바그너의 오페라의 경우 음악이 적재 적소에 사용되었고 전체는 불화하지만 부분은 아주 섬세한 오페라를 만들고 이야기보다는 무대 효과 즉 부분에 치중함으로서 대중적인 인기를 획득한다는 점을 설명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중대한 문제는 예술이 도구가 되면 그 순간 잠재적인 폭발력을 가진다는 점이다. 이 폭발력은 순기능을 할 수도 역기능을 할 수도 있다.

 

바그너의 이러한 연출은 니체에 의해 공격을 받는데 니체는 초기 바그너를 숭배하였으나 후기로 갈수록 바그너의 그릇된 오페라의 한계를  "젊은이들이나 예술에만 빠진 멍청이들 , 여자들 , 그리고 민중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복잡하고 섬세한 예술적 취향은 잊어버리고 작은 아름다움을 감각성과 함게 버무리고 도덕적인 겉모습을 취하고 거대 양식을 동원해 그들의 생각을 지워버리고 , 볼거리가 풍성한 대평 무대를 제공하라 그리고 실제 의도는멋진 표현 형식으로 감사 잘 보이지 않게 살그머니 내놓아라"(269)라고 지적한다.  대중예술이 예술의 한 부분이 아니라 가리고 선동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러한 바그너에 대한 니체의 지적은 앞으로 다가올 데카당스적 미래에 대한 예언 " 바그너의 음악이 단순히 음악과 예술의 영역을 벗어나는 것임을 알아보았다. 그것은 대규모 무대 효과를 통해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최면을 걸어 특정한 방향과 주제를 향해 이끌어간다. 그의 무대는 사람들의 이성이나 예술적 취향이 아니라 오로지 감각성에 말을 걸기 때문에 강력한 세뇌 효과를 가진다"(267)고 말한다. 이러한 니체의 예언을 그대로 이용한 사람이 히틀러다.

 

 

세번 째 부분에서 다루어지는 것이 히틀러이다. 히틀러의 생애와 세계관이 소개된다. 바그너가 히틀러에게 영향을 준 것으로 논지를 정리하고 있는데 이 것은 조금 문제가 있다. 히틀러가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보기보다는 히틀러가 바그너의 무대 연출론을 차용하여 정치 선전에 이용한 것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하는데 영향을 받았다고 하면 히틀러 뒤에서 조종한 사람이 바그너여야 하지만 히틀러가 정계에 등장할 때 쯤 바그너는 죽고 없다. 즉 히틀러와 브람스의 유사점을 이야기할 수는 있어도 영향 관계를 설명한다는 것은 논리적인 한계가 있어보인다.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의 논리적 취약점은 장정일의 공부 중 <바그너의 경우>에 언급되어있다.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를 읽고 궁금하다면 읽어봐도 좋다. 장정일의 글에서 읽으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나 미약했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제시한다.

 

<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에서 게르만 신화에 관심이 생겼다면 안인희가 쓴 <북유럽신화1,2>를 더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고 바그너의 한계 혹은 니체와의 대립에 관심이 있다면 <니체 전집 15>(책세상)의 '바그너의 경우'를 읽어 보면 될 것이고 히틀러에 관심이 생겼으면 시중에 나와있는 히틀러의 자서전이나 관련 서적을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이다. 

y*******n 2008.08.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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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 바그너, 히틀러...
"니체, 바그너, 히틀러..." 내용보기
전철 안에서 띄엄띄엄 읽어서 기억이 흐릿하지만 대체로 책의 내용은 독일 낭만주의가 바그너를 거쳐 히틀러로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도이치 낭만주의가 '낭만적 아이러니'라는 지적 긴장을 읽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바그너에 와서 그런 긴장은 사라져 버리고 예술과 현실과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는데, 히틀러는 그런 바그너적 경향을 아예 현실로 구현한 인물이었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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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철 안에서 띄엄띄엄 읽어서 기억이 흐릿하지만 대체로 책의 내용은 독일 낭만주의가 바그너를 거쳐 히틀러로 연결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도이치 낭만주의가 '낭만적 아이러니'라는 지적 긴장을 읽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바그너에 와서 그런 긴장은 사라져 버리고 예술과 현실과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었는데, 히틀러는 그런 바그너적 경향을 아예 현실로 구현한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바그너에 대한 비판적 입장은 주로 니체의 것을 빌어 설명한다. 니체는 바그너가 ("문화에 적대적인 질병"인)도이치 민족주의로 타락한 것, 데카당스에 대한 병적인 매혹에 빠진 것, 고전적 음악의 양식을 파괴하고 음악을 단지 무대효과의 부수단위로 전락시키고 내용적 빈곤을 거대함으로 땜질한 것 등을 비난했다. 이 모든 요소는 독일인들이 사유를 중지하고 무대효과에 중독되며, 공상과 현실을 혼동하는 나쁜 습관을 불러일으켰다고 본다. 이런 나쁜 습관을 고스란히 재현해낸 자가 바로 히틀러라는 것이 이 책의 주장이다. 히틀러는 정치를 예술로 변질시킨 자란 것이다. 국제 정치를 거대한 연극판(체스판)으로 보고 정복(생존)과 복종(몰락)의 이분법으로 단순화했다. 매킨더경의 지정학적 이론과 이 이분법이 스파크를 일으켜 세계의 심장부인 '중앙아시아 정복론'에 빠져들었고 실행했다. 여기서 나는 부시가 애독한다는 로버트 카플란의 책이 떠올랐다. 번역서도 있으니 구해보시라. 서로 빼다 박았다. 여하튼 히틀러라는 독일인의 시대 경험은 아리스토텔레스식 카타르시스 기법에 대한 두려움을 낳았고 그것이 오늘날 독일 연극 전통의 하나인 (브레히트의) 소외효과이론 탄생의 배경이 된다. 이 책은 다양한 각도에서 즐길 수 있는 책이다. 클래식 매니아도 좋고, 신화 애호가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또 독일 근현대 문화사에 대한 서설로도 쓸만하다. 아차, 그리고 2차대전의 원인을 히틀러로 단정하는 것에 이견을 제시하는 의견도 있다. A.J.P. 테일러의 [제2차 세계대전의 기원]에서는 히틀러는 전쟁을 피하려고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 말이 옳다면 안인희씨의 주장은 좀 덜 설득적일 것이다. 김상봉씨의 [그리스 비극에 대한 편지]에서는 널리 퍼진 니체의 그리스 비극 해석에 대한 통렬한 공격이 있다. 함께 참고하며 보면 좋을 듯...
리뷰 총점 종이책
게르만, 바그너, 그리고 히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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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가 바그너의 음악을 사랑했다는 것은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바그너 음악의 어떤 면이 이 독재자를 사로잡았으며 그것이 왜곡된 게르만민족주의에 어떻게 이용되었는지, 나아가 게르만 문화의 특성이 대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이 책은 참으로 꼼꼼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게르만 신화에서 시작하여 바그너 음악과의 연계성, 바그너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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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가 바그너의 음악을 사랑했다는 것은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바그너 음악의 어떤 면이 이 독재자를 사로잡았으며 그것이 왜곡된 게르만민족주의에 어떻게 이용되었는지, 나아가 게르만 문화의 특성이 대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이 책은 참으로 꼼꼼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게르만 신화에서 시작하여 바그너 음악과의 연계성, 바그너 음악 하나하나의 세세한 해설, 바그너와 민족주의, 바그너와 니체, 그리고 바그너와 히틀러에 이르는 연결고리들을 차분하게 이어주며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게 풀어나간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듣는 바그너의 오페라는 그 전과는 사뭇 다르다. 단순히 멜로디와 박자로 들었던 곡이 역사의 무게를 안고 다가온다. 좋은 논픽션을 쓰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일 것이다. 방대한 자료들을 수집, 조사하는 것은 매우 지루하고도 고된 일일 것이다. 이렇게 좋은 책으로 만들어져 읽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인상깊은구절]
그러나 이런 모든 자부심은 단 한마디 앞에서 어이없이 스러지고 만다. "히틀러." 철학자와 시인의 나라에서 어떻게 히틀러 같은 사람이 나왔단 말인가? 게다가 독일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 히틀러를 권좌에 앉혔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아떻게 이 자부심 넘치는 문명국가의 국민들이 그렇게 함부로 사람을 학살할 수 있었단 말인가?
s*****e 2003.09.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