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롤리타>와 그것을 둘러싼 다양한 롤리타 신화-여기에는 스탠리 큐브릭과 애드리안 라인의 영화도 포함된다-에 관한 네 편의 에세이를 담고 있는 흥미로운 책. 롤리타와 같은 소녀들을 가리키는 중요한 키워드-님펫(nymphette). 나보코프가 만든 주인공인 험버트에 따르면 9살에서 14살 사이의 소녀는 때로 두 배 혹은 그 이상으로 나이가 많은 홀린 방랑자에게 인간이라기보다는 님프의 속성을, 다시 말해 악마적 속성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이런 특별한 소녀들을 나는 ''님펫''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싶다. 크리스틴 라게-부바르에 따르면 곤충학에서 ''님펫''은 탈바꿈의 두 번째 단계, 즉 유충과 성충 사이의 번데기 단계를 가리키는 말이라고도 한다. 따라서 이 단계의 생물들은 자기 보호 수단이 전혀 없으며, 모든 생명체들 중에서 가장 약한 존재들이다. 이러한 과학적 의미와는 모순되게 님펫은 대체로 님펫광들에게 불행을 안겨준다. ''롤리타''라는 단어를 들을 때 사람들의 머릿속에 보편적으로 각인되는 이미지- 멀쩡한 남자를 홀려 바람나게 만드는 어리고 발랑 까진 원조교제 소녀, 위험하고 나쁜 계집애-를 떠올려볼 때 롤리타 신화는 그 형성 과정에서 대중들의 도덕관념으로부터 수많은 유죄 판결을 뒤집어써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부터도 ''롤리타''라는 말을 들으면 자연스럽게 도미니크 스웨인의 도발적인 미소에 홀딱 넘어간 제레미 아이언스의 늙은 얼굴이 떠오르면서, 그가 추하고 인생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 계집애가 더 나빠! 라는 생각이 드니까 말이다. -_- 그러나 모리스 쿠튀리에에 따르면 이런 유죄 판결에는 수많은 롤리타 신화 중에서 나보코프의 원작이 아니라 애드리안 라인의 영화가(그리고 그것과 동시에 엄청나게 힘을 키워오고 있던 할리우드의 상업문화가) 더 많이 기여했다. 나보코프의 원작에서 롤리타는 자신에게 한 나이 많은 남자를 열정에 사로잡혀 미치기 직전까지 몰고갈 만한 성적 매력이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으며 따라서 어떤 불순한 유혹의 의도도 가지고 있지 않다. 큐브릭은 비교적 충실하게 이 원작을 살려냈지만 애드리안 라인은 달랐다. 라인의 롤리타-도미니크 스웨인은 ''나보코프의 님펫과 달리 자신이 방문자에게 강력한 성적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알아차리고'' 있다. 이래도 비극 저래도 비극이지만, 아무래도 나보코프와 큐브릭의 롤리타 신화가 라인의 그것보다 훨씬 더 비극적이며 악마적이리라는 생각이 든다(읽어본 적이 없는데 읽어보고 싶다). 행동의 주체가 그것이 가져올 결과를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범하는 오류는 언제나 더 큰 비극을 가져오니까. 네 편의 에세이 중 쿠튀리에는 롤리타 신화의 탄생부터 형성과 변화 과정을 명료하고 알기 쉽게 요약해주고 있고, 라게-부바르는 그 신화 아래의 도착된 욕망에 초점을 두어 글을 썼으며, 장-자크 르세르클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앨리스와 롤리타를 비교하고 있고, 마지막으로 블라디미르 트루베츠코이는 ''언어''로서의 롤리타를 조명하고 있다. 각각의 에세이가 다 재미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특히 세 번째 에세이가 마음에 든다. 르세르클은 루이스 캐럴을 전공한 영문학자인데, 전공인 루이스 캐럴의 앨리스를 나보코프의 롤리타에 끌어와 독창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사실 이 두 소녀는 전혀 닮은 데가 없어 보인다. 귀여운 멜빵치마를 입고 이상한 나라로 들어가서 성숙의 과정을 거쳐 토끼굴 밖으로 돌아오는 순진한 소녀와, 막대사탕을 물고 아저씨에게 요염하고 위험한 눈빛을 던지는 조숙한 소녀. 그러나 그에 따르면 롤리타는 역설적이게도 앨리스의 후예, 추문에 휩싸인 증손녀라고 할 수 있다. 앨리스 팬들에게 어떻게 들릴지 궁금한 얘기지만, 르세르클에 의하면 앨리스를 탄생시킨 루이스 캐럴 역시 나보코프의 주인공 험버트와 마찬가지로 님펫에 대한 광적인 열망을 품고 있었다고 한다. 실재했던 인물과 소설 속 허구의 주인공을 비교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지만, 캐럴은 어린 소녀들의 사진, 특히 누드 사진을 찍는 일에 각별한 취미가 있었다. 그는 그 소녀들의 부모들에게 동의를 얻어-부모들은 ''어린아이가 가진 천상의 아름다움을 담아 예찬하고 싶다''는 그의 말에 기꺼이 사진 찍을 것을 허락했다- 그 사진들을 찍었다. 그리고 그가 남몰래 품고 있었던 님펫에의 열정이 빅토리아적인 도덕관념에 부딪혀 완곡한 암호의 형태로 형상화된 것이 바로 앨리스라는 것이다(앨리스의 모델은 동명의 실재했던 소녀이며 캐럴은 그녀에게 청혼한 적도 있으나 그녀의 부모가 반대해 실패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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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피귀르 미틱(신화적 인물들)총서에 속한다.롤리타라는 제목에서 풍기는 소설이 아니다.롤리타(Lolita)라는 단어가 신화적의미를 갖게된 배경을 저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의 저서들을 통해서 살펴본다.또한 연관성을 갖는 문학작품,역사적 이야기,인류학,미학,정신분석학 등 다양한 시각을 동원하여 롤리타라는 작품을 분석한다. 곤충학에서 님프(nymphe)는 유충과 성충사이의 약충(若蟲)의 단계로 자기방어 수단이 없어서 성충이 되기전에 희생되는 경우가 많다.나보코프의 소설속의 모든 님펫들이 겪는 일이다.나보코프의 전 작품들은 롤리타와 조금씩의 연관성을 갖고 있다. 미국에서 발행됐지만 여러나라에서 출판 금지와 철회를 반복하다 1955년 파리에서 처음 출간되었다.또한 영화로 제작된 것도 수차례다.롤리타가 신화적 의미를 갖게 된 배경에는 검열과 비평이 큰 몫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이 작품이 발표된후 지금까지 40년간 롤리타라는 이름은 하나의 보통명사가 되었다.나보코프는 페도필(소아성애 도착자) 이라는 소재로 신화를 창조에 성공한 유일한 작가다. 신화는 작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사회에 의해서 만들어진다.작가가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의 보편적 인류의 욕망과 두려움을 효과적으로 규명하고 작품 속에서 형상화 했을 때 만들어진다.롤리타는 미국의 도덕적 타락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롤리타는 각 시대마다 그 시대가 원하는 방식으로 해석되고 있다.현재 롤리타의 의미는 상업적인 목적으로 이용되면서 나보코프가 처음 글을 쓸 때의 의미에서 상당히 멀어져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