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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진 시간을 사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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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교수는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라는 책에서 '알면 사랑하게 된다'고 하였다. 곤충, 동물등에 대한 관심은 자연만물에 대한 사랑이 되고, 환경을 보존하고자 하는 생각으로까지 진화하게 된다. 사람간에도 아는 사람에 대해서는 더 이해하려는 마음이 저절로 생기고, 자주 만나는 사람 일수록 더 호감이 간다고도 한다.   지난 100년간 우리는 일본의 침략과 동족간의
"멈춰진 시간을 사랑하다" 내용보기
최재천 교수는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라는 책에서 '알면 사랑하게 된다'고 하였다.
곤충, 동물등에 대한 관심은 자연만물에 대한 사랑이 되고, 환경을 보존하고자 하는 생각으로까지 진화하게 된다. 사람간에도 아는 사람에 대해서는 더 이해하려는 마음이 저절로 생기고, 자주 만나는 사람 일수록 더 호감이 간다고도 한다.
 
지난 100년간 우리는 일본의 침략과 동족간의 전쟁, 군사정권등 아픈 역사를 덮어버리고 미국을 따라 급격한 경제성장을 목표로 숨차게 달려왔다. 개발논리에 따라 문화유산은 방치되었고 지난 100년의 건축역사를 우리 주위에서 눈여겨 볼 여력은 없었다.
 
뭔가 어색한 건축물의 모습.
조선의 건물들처럼 우아하거나 고풍스럽지도 않고, 현대식으로 세련되지도 않으면서 그 과도기적인 백년전의 세상.
그러한 세상이 우리 주위에 아직 남아있었는데, 그것을 알아보지 못했다.
알면 더 사랑하게 된다는데...
매일같이 스쳐지나가는 사당동에 서울시립미술관이 있다. 어렸을때는 벨기에 영사관이라고 했었는데 어느 때부턴가 미술관이 되어있었다.
보통 대사관이나 영사관은 정동에 있는데 벨기에 영사관은 왜 여기에 있을까?
그 이유를 뜻하지 않게 이 책에서 찾게 되었다.
1905년 회현에 지어진 영사관은 택지개발을 이유로 1980년에 지금의 자리로 벽돌 하나하나에 번호를 매기고, 지붕을 이루는 목재부터 마닥에 깔던 마루널까지 모두 그대로 가지고 와서 복원 이전을 하였다.
자세한 내막을 알게 되니 지나갈 때마다 더욱 관심을 갖고 쳐다보게 될 것이다. 아니 이제 스쳐지나가지만 말고 찾아 들어가서 100년전의 공간을 경험하고 싶어진다.
 
개방과 변혁의 자리에서 새로이 들썩이는 1900년대의 대한민국을 보여주는 제물포구락부, 일본은행, 창경궁 대온실.
동방의 작은나라 조선에 복음을 전하러 온 선교사들의 복음자리였던 대구의 선교사촌, 한옥형식의 성공회 성당.
내가 사랑하는 골목이 아직 살아남아있는 대구의 고택과 영산포의 일본인 가옥거리.
100년의 멈춰진 시간을 견뎌내고 있는 이 건축물들은 저자의 말처럼 가치가 있어서 남겨진 것이 아니라 살아남아서 더욱 가치가 있어진 것이다. 우리의 아픈 역사는 건축물에 한해 적자생존의 법칙을 적용시키지 않은 것이다.
 
근현대의 건축물.
조금 알게 되었고, 이제 눈을 들어 보고 싶고, 더욱 사랑하고 싶어진다.
YES마니아 : 로얄 d******h 2010.06.14. 신고 공감 5 댓글 11
리뷰 총점 종이책
청춘남녀, 백년전 세상을 탐하다 -- 우리 근대문화 유산을 찾아 떠나는 여행
"청춘남녀, 백년전 세상을 탐하다 -- 우리 근대문화 유산을 찾아 떠나는 여행" 내용보기
얼마전에 가 보았던 제물포 구락부가 첫번째로 나와서 책을 들게 되었다. 이바노비치 세레딘 사바틴.. 이 사람이 이 땅에서 만든 작품이다. 그는 이 땅에서 이양인이라 불리웠다. 황금의 신천지 제물포에서 외국인 무역상들과 조선인 정치인들이 서로 즐기고 놀 곳이 필요했을 터. 그곳이 바로 이 제물포 구락부였다.   책을 읽다보니 아무래도 인천에 관련된 얘기가 눈에
"청춘남녀, 백년전 세상을 탐하다 -- 우리 근대문화 유산을 찾아 떠나는 여행" 내용보기

얼마전에 가 보았던 제물포 구락부가

첫번째로 나와서 책을 들게 되었다.

이바노비치 세레딘 사바틴..

이 사람이 이 땅에서 만든 작품이다.

그는 이 땅에서 이양인이라 불리웠다.

황금의 신천지 제물포에서 외국인 무역상들과

조선인 정치인들이 서로 즐기고 놀 곳이 필요했을 터.

그곳이 바로 이 제물포 구락부였다.

 

책을 읽다보니

아무래도 인천에 관련된 얘기가 눈에 더 많이 들어온다.

인천 연수구 청학동 산 53번지

바로 청학동 외국인 묘지.

인천에 이런 곳도 있었나? 처음 들어 보는 거다.

인천에서 최후를 맞이한 이양인들이 이곳에 잠들어 있단다.

자신의 조국을 멀리 남겨두고 타국땅에 묻힌 66명의 사람들.

그들의 이름만큼이나 묘석의 형태도 묘지석에 쓰인 글귀도 다 다르다.

스와타라호를 지위하던 쿠퍼선장

인천해관 역관이었던 오례당과 그 부인

타운센드 정미소 사장 월터 타운센드

세창양행의 헤르만 헹켈

등이 잠들어 있단다.

꽤 쓸쓸할 거 같은 그들의 묘지. 우연히 지나치더라도 꼭 들러 참배를 해야겠다.

 

배다리를 지키는 사람들 편 역시 인천에 대한 거다.

아주 익숙한 동네라 반가웠다.

창영초등학교, 영화여자정보고등학교, 감리교여선교사 사택...

모두 우각로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그 근처에서 어린시절을 보냈기에더 애틋하고 정이 간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역사적인 면을 얘기하고 있다.

그렇게 역사적인 거리인지도 역사적인 건물인지도 모르고 살았었다.

 

이 밖에도

벨기에 영사관

정관헌, 중명전

창경궁 대온실

대구동산 의료원 선교사 주택

벌교 보성여관

대전 대흥동 뾰족집

진천 덕산 양조장

대구 연초 제초장

철암 역두 선탄시설

소개하고 있다.

 

건물에는 역사와 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오래 되었다고 없애기 보다는 유산으로 잘 보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YES마니아 : 로얄 a****1 2011.04.02. 신고 공감 5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역사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공간들을 찾아서..
"역사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공간들을 찾아서.." 내용보기
내 손에 쉽게 들어올 수 있을 책이라는 무모한 생각이 이 책에 대한 도전장을 내밀게 되었는데 신통방통하게도 정말 내것이 되었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봐도 참 얼떨떨하기만 하다. 낭만소설의 표지 같은 낭만성만을 기대하기에 이 책이 담고 있는 것들은 제법 묵직하기만 하다.   저자가 떠난 근대로의 시간여행,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근대'를 어디쯤에서 시작하여 어디에서 끝을 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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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에 쉽게 들어올 수 있을 책이라는 무모한 생각이 이 책에 대한 도전장을 내밀게 되었는데 신통방통하게도 정말 내것이 되었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봐도 참 얼떨떨하기만 하다.

낭만소설의 표지 같은 낭만성만을 기대하기에 이 책이 담고 있는 것들은 제법 묵직하기만 하다.

 

저자가 떠난 근대로의 시간여행,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근대'를 어디쯤에서 시작하여 어디에서 끝을 맺는 시기로 보아야할지 궁금증이 발동했다.

통상적으로 보는 근대란 개항을 하게 된 1876년(강화도 조약)부터라고 보나 교육과정에서는 고종이 즉위한 1863년(흥선대원군 집권기)을 근대사로 칭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디까지를 근대로 볼 것인가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많으나 일제강점기인 1910년까지와 일제가 패망한 1945년까지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역사적 시기에 대한 틀을 조금 잡고 나니 이제 이 책이 다시 보인다.

 

어릴 적 할아버지 손 붙잡고 사촌과 함께 갔었던 창경원(일제에 의해 격하되었던 창경궁), 지금은 사진 한 장으로만 남아 있는 그곳이 일제의 주도면밀한 계획하에 유린되었다는 것을 망각한 채 내 어린 기억속에는 동물원, 식물원으로만 남아 있다.
조선의 경제를 독점하고 토지와 자원수탈을 위해 세워진 동양척식주식회사의 부산, 목포 건물은 그 목적만큼이나 감히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엄격함과 위용을 갖추고 지나간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남편이 출장길에 가끔 들러 사왔던 과메기의 고장 구룡포에는 그곳이 마치 일본의 마을 하나를 떼어다 놓은 듯한 일본식 목조가옥(적산가옥)들이 어업이 번성하던 한 시대를 대변하고 있지만 이제와서 과거의 영화를 이야기하기에는 초라함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일제의 수탈 흔적들은 곳곳에서 나타나지만 책장을 넘기다 정말 기가막힌 건축물을 하나 보았으니 바로 대지주였던 시마타니가 세웠다는 3층 높이의 금고였다.
발산초등학교 숙직실 옆에 있는 이 금고의 위용은 그가 수집했던 우리나라의 고미술품이나 현금 등 수탈한 재산들이 쌓이면 쌓일수록 조선인들의 시름과 근심은 늘고 곤궁함이 극에 달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바닷가에서 낭만의 한 조각으로 만났을 호미곶, 가덕도의 등대는 일제 수탈을 위한 교두보의 하나로 지어진 것이었으며 한 때 한 지역을 흥하게 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내던 철암역두의 선탄시설은 일제의 전쟁을 위한 재원이 되었었다.

 

하지만 우리에겐 마냥 빼앗긴 것만 있던 건 아니었다.
청순한 단발머리 소녀들의 꿈을 마음껏 피운 공간이 있었으니 부산진의 일신여학교와 광주의 수피아여학교이다.
벽돌로 정갈하게 쌓아올린 두 건물은 선교사들이 설립한 곳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 곳으로 여학생들의 교육여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배움에 대한 갈증을 해갈하고 더불어 다가오는 새로운 세상에 대한 그네들의 호기심을 충족하는 또 다른 세상이었던 것이다.
그뿐인가?
대대로 조상 섬기기를 굳건히 하던 이들에게 성공회가 생활속으로 파고든 흔적은 서양식 건축물인 성공회 정동대성당으로 남았고 강화도의 강화읍성당과 온수리성당은 우리식의 건물로 보다 가깝게 다가왔다.

 

 

『적자생존의 법칙은 적어도 건축의 역사에서만큼은 지켜지지 않는다. 오히려 살아남았기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해야 할 것이다.』 p.85

 

 

저자의 말처럼 살아남았기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 건축물들은 언제나 존폐의 갈림길에 서있기 마련이다.

'등록문화제'로 지정되어 보존을 바라는 건축물들은 등록문화제로 지정되면 재산권 행사가 불가하다는 건축물 소유주의 사익과 만나게 되면 그 운명이 주인의 몫에 달리게 된다는 사실은 안타깝기 그지없을 따름이다.

 

우리 근대 역사를 등에 지고 있는 근대건축물들을 보면서 책 속 사진에 담긴 건축물들에 스며든 삶의 내음들이 코끝에 전해지는 듯 했다.

더불어 그 안에서 숨쉬며 떠들던 이들의 목소리도 환청처럼 들리는 듯 했다. 

 

저자는 친절하게도 마지막 장에서 각 지역별 근대건축물의 현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그곳을 찾고자 하는 이들의 수고로움을 덜어주었다.

 

오늘 일 때문에 인천을 다녀온 남편을 따라가고픈 생각이 들었던 건 예전에 내가 알던 도시의 인천이 아닌 근대의 흔적들이 담긴 장소로서였다면 남편은 내게 어떤 말을 했을까?

내심 같이 가자고 하길 바랐던 내 욕심을 모른 남편은 열심히 일을 보고 막힌 도로에서 고생을 하다 왔다.

 

한때 풀과 나무, 꽃들에 빠져서 곳곳을 찾아다녔던 내 마음 만큼이나 책 속의 근대건축물들을 찾아다닌 저자의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누구도 얘기해주지 않는 그네들이 담고 있던 그 속마음을 읽어내기 위한 그 여정들을 하나 둘씩 알아가던 그 충만함을 말이다.

지금은 제 고집대로 앞만 보고 달려가는 우리 꼬맹이와 이 책속의 장소들을 돌아보려면 시간을 좀 더 두고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그때까지 나는 이 책을 시간날 때마다 다시 한 번 들춰보면서 마음속에 담아두련다.

g****m 2010.06.12.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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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후엔 이 책이 귀한 자료가 될 것이다 - 청춘남녀 백년전 세상을 탐하다
"100년후엔 이 책이 귀한 자료가 될 것이다 - 청춘남녀 백년전 세상을 탐하다" 내용보기
100년후엔 이 책이 귀한 자료가 될 것이다 - 청춘남녀 백년전 세상을 탐하다             소중한 책이다. 가치가 있는 책이다. 백년후엔 이 책이 귀한 자료가 될 것이다.   저자 둘은 부부다. 프랑스에 3년 동안 유학을 다녀 온 후 그들이 머물렀던 백년 된 아파트들이 즐비한 프랑스 리옹을 떠올리며 근대 건축을 찾아 여행을 떠나기로 맘 먹었다. 여행을 위한 안내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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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년후엔 이 책이 귀한 자료가 될 것이다 - 청춘남녀 백년전 세상을 탐하다

 

 

 


 

 

 

소중한 책이다. 가치가 있는 책이다. 백년후엔 이 책이 귀한 자료가 될 것이다.

 

저자 둘은 부부다. 프랑스에 3년 동안 유학을 다녀 온 후 그들이 머물렀던 백년 된 아파트들이 즐비한 프랑스 리옹을 떠올리며 근대 건축을 찾아 여행을 떠나기로 맘 먹었다. 여행을 위한 안내서를 구하는데 찾을 수 없었고, 그래서 직접 발품 팔아 찍어 온 사진, 수집하고 조사한 자료들을 묶어 책을 냈다. 있을 법한 책인데 찾을 수 없었고 그래서 직접 수고했다. 건축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건축당시 시대 배경이나 지리적 조건, 설계자, 건축주, 당시의 용도와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달라진 건축의 용도. 그리고 최근의 문화재 지정과 같은 이야기들을 담았다. 그래서 좀 더 세세하게 읽다보면 우리 근대사가 숨어 있다.

 

대부분 일제시대 지어진 건축들이라 일제시대에 흥했던 동네가 많이 언급된다. 수도 서울(경성)이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고. 부산, 인천(제물포), 군산, 목포, 김제 그리고 진해 같은 동네다. 답사를 처음 한 곳은 군산이지만 책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곳은 인천(제물포)이다. 인천이 개항할 때 외국인들이 합법적으로 거주할 수 있도록 협정을 맺은 조계지租界地다. 단층 한옥이 거의 전부이던 당시 2-3층으로 올라간 신식 양옥은  이국적 문화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당시 백성들에게는 낯섬이고 충격이다.

 

 

 

 

 

 

 

내가 이 책을 잡자마자 의심의 눈길을 보낸 것이 진해우체국이다. 있을까? 있을거야. 그래 이렇게 있다.

 

이 동네(경남 창원) 매년 3월말에서 4월이면 이웃마을 벚꽂놀이에 분주하다. 디카동호회의 그 즈음 정모 출사지는 무조건 진해다. 내수면 연구소에서 로망스 쪽으로 사진을 찍다가 조금 더 내려와 중원로타리 한 바퀴 돌고 난장을 가로 질러 빠져 나와 한 숨 돌리는 곳이 진해우체국이다. 이 책에서는 군항제 기간에도 굳게 문이 닫혀 있다고 했는데 우리가 기억하는 벚꽃놀이 때 진해우체국은 개방되어 있다. 시기를 맞추어 매년 우표 전시회를 했다. 소장가들이 애지중지 하는 우표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일제시대 지어진 건물들 특징이 튼튼하다. 1913년에 지어졌으니 거의 100년이 다 되어가는데 진해에 있는 어떤 현대식 건물들보다 튼튼해보인다.

 

우체국과 관련해서는 인천우체국과 우정총국도 소개되어 있다. 우정총국의 설명은 한국사 교과서 한 페이지다. 급진개화파 지식인들이 갑신정변을 일으킨 장소가 우정총국이다. 갑신정변 실패 후 역적들이 모반을 꾀한 장소라는 이유로 우정총국은 폐쇄된다.

 

 

 

 

 

 

 

[청춘남녀]들이 1월 1일 새벽에 떠난 첫 목적지가 군산이다. 군산의 해사.

 

저자들의 첫 답사지(?)가 군산이다. 군산항은 일제시대 미곡반출항이다. 김제에서 수확한 쌀을 군산항으로 옮겨 일본 상선으로 일본으로 날랐다.  뿐만 아니라 제물포에서 선교사들을 실은 정기여객선이 다닐 만큼 번창했다. 군산의 해사 건물은 원형을 잘 보존한 경우는 아니지만 문화재 지정으로 다른 건물에 비해 상태가 양호한 편이다. 경성 밖 최고의 건물이라던 조선은행 군산지점 건물은 세인의 무관심으로 시대의 변화가 주는 상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규모가 큰 건물이라 나이트클럽으로 유명세를 날릴 정도였다.  

(조정래 소설 아리랑을 보면 그 당시 쩌어기 저 동네들이 잘 묘사되어 있다.)

 

 

 

 

 

 

 

 '알박기' 아니다.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주택이다. 대전 대흥동의 '뾰족집'.  재개발에 들어가면서 주위 건물은 다 철거 되었지만 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보존 된 경우다. 이런 건물들이 살아남았기에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경우다.

 

 

 

 

 

 

 진천의 덕산 양조장. 지금은 세왕주조. 그러나 진천 사람들은 여전히 오랜 기억 속의 덕산 양조장으로 부른다. 80년이 넘는 술도가. 그 안의 술을 익히던 술독은 1935년 산産이다. 진천군에서 시행한 도로확장공사로 정문 앞의 측백나무가 모두 베어질 운명에 처하자, 도로를 다른 부지로 옮겨서 훼손을 막았다. 개발의 논리로 무턱대로 밀어버린 경우가 더 많지만 이런 노력들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런 노력으로 20년만 지나도 재개발해야 한다고 믿는 이 땅에 몇몇 건축물들은 살아 남았다.

 

 

 p85. 적자생존의 법칙은 적어도 건축의 역사에서만큼은 지켜지지 않는다. 건축은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살아남았기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해야 할 것이다. 살아남은 것이 얼마 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그 가치와 중요성이 높아진다. 건축은 온몸으로 역사를 보여주고 시대를 증언한다.

 

 400페이지 가까운 이 책에서 가장 가슴에 와 닿은 문장이다. 지극히 결과론적인 이야기다. 그렇지만 그게 현실이다.  이제는 인식이 많이 바뀌어 그래도 지금까지 살아남은 건축물이라면 앞으로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그러나 목숨만 부지하는 것과 잘 보존하는 것은 다른 경우다. 내셔널트러스트National Trust를 아는가? 영국에서 시작된 자연보호와 사적 보존을 위해 만들어진 단체다. 시민들의 기부금으로 자연자원과 문화자산을 확보하여 영구히 보전 관리하는 시민운동이다. 소유주나 주변 거주자들의 재산권을 존중하면서 자연자원이나 문화유산을 보전한다. 우리나라 내셔널 트러스트 1호는 최순우 옛집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가치를 잘 표현한 저자의 은사일 듯한 성균관대 건축학과 윤인석 교수의 추천사를 빌린다.

 

이 책으로 우리도 이제 근대사의 현장에서 스토리텔링이 시작되었다. 남겨야 하나, 부수어야 하나 논쟁하는 사이, 한국 근현대사의 유구들이 무수히 사라져갔다. 가까운 역사를 지우는 작업이 계속된다면, 지난 한 세기의 유구는 다 사라지고 다음 세대는 사이버박물관의 이미지 자료나 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외할머니의 낡은 지폐에서 시작된 지난 백 년에 대한 저자들의 호기심은 그 시대의 건물, 골목, 마을을 전국적으로 넘나들며 정보를 모았고, 담백한 문장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따. 저자들이 직접 찍고 그린 사진과 도판은 현장을 더욱 잘 이해하게 해 준다. 부부가 청춘의 마음으로 현장을 걸으며 쓴 이야기는 일반인을 향한 한국 근대건축 스토리텔링의 출발점이라고 확신한다.

 

윤인석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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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2010.06.10.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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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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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을 다녀온 후, 우리나라에는 일본보다 훨씬 많은 볼거리와 문화재가 있는데도, 왜 이것들을 포장해내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우리나라는'이 아니라 '나는'으로 시작하는 후회를 하게 되었다. 나는 왜 이제까지 그 많은 건물들을 봐왔으면서도 그 아름다움을 알아보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 앞으로라도 이 책에 소개된 군산, 대구, 구룡포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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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을 다녀온 후, 우리나라에는 일본보다 훨씬 많은 볼거리와 문화재가 있는데도, 왜 이것들을 포장해내지 못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이 책을 읽게 되었고, '우리나라는'이 아니라 '나는'으로 시작하는 후회를 하게 되었다. 나는 왜 이제까지 그 많은 건물들을 봐왔으면서도 그 아름다움을 알아보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

앞으로라도 이 책에 소개된 군산, 대구, 구룡포 일대를 꼭 찾아봐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그에 앞서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서울의, 내가 자주 갔던 곳의, 무심히 지나친 건축물들을 다시 한번 새로운 눈으로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건축 관련 일을 하는 부부가 근대, 즉 1800년대 후반~1930년대 사이에 지어진 우리나라의 건축물 74곳을 일일이 방문하여 사진 찍고,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책이다.

이 시기의 건축물은 식민지 시대에 지어져 일본적인 색채를 띠고 있으며, 정통적인 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근대건축물 등록문화재로 지정하여 보수와 관리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등록문화재가 되면 재개발을 할 때도 이 건축물들은 유지된다고 한다. 등록문화재 제도를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래서 어떤 건물들은 유서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소유주들이 원치 않아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했다. 재개발이나 판매 등의 이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철암 광산이나 덕산 양조장 등은 소유주들의 의지로 근대문화재로 등록되었다. 이 건물들은 부수거나 없앨 수 없다. 다행이다.

그 유명한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길이라고 자랑하며 자주 지나다녔던 정동길의 성공회 정동대성당이 이렇게 예쁜 건물인지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몰랐다. 창경궁 안에 그토록 아름다운 유리온실이 있는지도 몰랐다. 권진규 아틀리에와 시인 이상화 고택이 남아있는지도 몰랐고, 홍난파의 집이 내가 자주 가는 골목의 저 안쪽 끝에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글을 잘 쓴 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토록 많은 건물을, 이렇게 한장 한장 사진에 담고, 그 역사와 현재의 상황에 대해 꼼꼼히 기록해놓았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책이다.

나는 요즘 서울의 미분양된 텅빈 고층빌딩을 볼 때마다 몇십년 후에 텅텅빈 건물들이 해골처럼 늘어서 있는 SF 영화에 자주 나오는 거리를 상상하곤 한다. 100년쯤 된 이런 건물들이 재개발이라는 미명하에 부서지지 않고, 온전히 남아있을 수 있다면, 또한 이 아름답고 작은 건물 안에서 차도 마시고, 음악도 듣고, 글도 쓸 수 있게 된다면 몇십년 후의 서울 거리도 삭막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 가서 가장 부러웠던 것이 그런 부분들이었다. 우리는 충분한 유산이 남아 있으니 훨씬 더 멋진 풍경이 가능할 것이다.

 

밑줄긋기

85 _ 적자생존의 법칙은 적어도 건축의 역사에서만큼은 지켜지지 않는다. 건축은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살아남았기에 중요한 가치를 지니다고 해야할 것이다.

115 _ 건물의 구조는 복원할 수 있지만 정취까지 복원하기는 어렵다. 어떤 식으로든 건물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건물의 정취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낡은 부분을 정성스럽게 갈아끼우고, 부족한 부분은 보충하며 우리의 삶과 함께 조금씩 변화해가는 건축물을 볼 때,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

 

 



t***p 2011.02.2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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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을 가득 채운 가구들보다 창 밖의 아름다운 풍경이 집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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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생존의 법칙은 적어도 건축의 역사에서만큼은 지켜지지 않는다. 건축은 아름답고 가치있는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살아 남았기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해야할 것이다. ...... 말 못하고 움직이지 못하는 약한 것들이 누구보다 긴 삶을 이어간다.   본문 85쪽    이 문장들보다 이 책을 더욱 잘 설명할 말은 없을 것이다.  책 가득하게 들어찬 아름다운 건축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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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생존의 법칙은 적어도 건축의 역사에서만큼은 지켜지지 않는다. 건축은 아름답고 가치있는 것이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살아 남았기에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해야할 것이다. ...... 말 못하고 움직이지 못하는 약한 것들이 누구보다 긴 삶을 이어간다.

 

본문 85쪽

 

 이 문장들보다 이 책을 더욱 잘 설명할 말은 없을 것이다.

 책 가득하게 들어찬 아름다운 건축물들의 사진과 그 곳에 대한 청춘녀의 지성과 감성은 읽는 이 스스로 이 책을 읽고 있는 자신이 자랑스러워지게 한다. 지금껏 살아남았기에 가치있는 옛 건물들, 특히 근대의 건물들을 찾아다니며 찍고 기록한 이 책을 보면서 어린 시절 우리 동네에 있었던 그 일본식집들이 기억난다. 마루에 유리창이 있던 친구네 집, 높다란 창고가 위협적이던 조합 건물, 할머니가 앉아 계시던 그 미딛이문의 가게도 지금은 사라졌겠지? 우연히 옛 거리를 지날 때 눈에 띄던 그 건물들이 이제 생각해 보니 오래된 건물들이었다. 금세 부수고 금세 새로 짓는 요즘 세태에 그 건물들은 낡고 퇴락하여 아무도 살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부숴버려야할 일제의 잔재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게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책을 읽어나가다 흥미로운 건물들의 사진을 발견했다. 바로 내가 사는 도시의 건물들이 등장한 것이다.

구도심인 은행동 바로 옆의 대흥동이라는 동네의 한 집의 사진이다. 대응동은 예전에는 관사들이 많은 조용하고 품위있는 주택가였다. 물론 대전고등학교 주변이라서 학생들이 많이 살기도 했다. 그 동네에 저런 집이 있었나 싶었다. 지나가던 길에 일부러 좀 돌아서 뾰족집을 찾아 보았다. 대강의 설명만으로도 어디 쯤인지 알 수 있을 만큼 내가 대전에 산 지 오래되기도 했던 것이다. 대전고 바로 옆 골목에서 조금 안으로 들어 간 자리에 집이 있었다. 지금은 동네의 재개발로 온통 다 헐려있고, 군데군데 항의성 짙은 현수막이 걸려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 재개발에 문제가 있는 모양이었다. 저렇게 아름다운 집이 이렇듯 험한 꼴로 남아있는 모습이 많이 안타까웠다.

 
 

또 하나는 바로 아래의 사진이다.

이 건물은 어린 시절부터 많이 보아 온 건물이라서 사진만 보고도 어딘 지 금세 알 수 있었다. 대흥동 성당 건너편, 이안과 병원의 맞은 편 건물이다. 그동안 여러 용도로 사용되던 것이 기억난다. 지금은 대전시립미술관 부설의 창작센터가 되었다고 한다. 친구들과 이 거리를 쏘다니던 고등학교 시절이 떠오른다. 행여나 사라지지 않을까 했는데, 이젠 안심해도 되는 걸까?

 

 

 

특히 아래의 사진은 이 책에서 아름다운 경사루버라고 소개한 '브리즈 솔레유brise soleil'를 따로 찍어 본 사진이다. 세로의 햇빛 가리개가 참 운치있다. 이 거리는 비록 구도심이긴 이 거리는 차량의 통행이 많은 곳이다. 하지만 사진만으로는 도심의 한 복판이라고 그 누가 생각할까?

 
 

또한 한남대학교 안에 있는 선교사의 집들도 반가웠다. 예전 살던 동네에서 가까워서 아이를 데리고 자주 놀러가서  익숙한 곳을 책에 실린 사진으로 보는 기분은 정말 신기했다. 저 앞에서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아이와 자전거를 타기도 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낡았다는 생각, 혹은 치욕스런 과거의 잔재라는 생각에 없애버려야한다는 주장들도 있지만, 건물은 건물로서 그 자리에 남아서 역사를 증명하고 과거를 기억하게 할 소명이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저 많은 건물들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면서 기억하고 싶다. 어쩌면 곧 사라져버릴 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

 

 

어느새 세월 속에 감쪽같이 사라져버릴 것들이라 조금이라도 존재할 때 보고 느끼고 기록하고 남기려 한다. 그리고 내가 본 것들을 영원히 기억하려 한다. 남아있는 것과 사라지는 것 사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바로 그것이다. 기억하는 것.

 

여행을 시작하며 8쪽


 

 


e*****j 2010.06.20.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청춘남녀, 백년 전 세상을 탐하다: 근현대 한국을 돌아보는 책~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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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다 읽으면 지인에게 주거나 혹은 한데 모아두었다가 아름다운 가게에 보내버리는 경우가 있다. 두고두고 읽을 책만 소장해야 하기에(아이들 책도 많아서) 서가에 꽂혀지는 책은 나에게 간택(?)이 되는 책들이다. 이 책 역시 다 읽고 나서 서가에 꽂으며 어떤 뿌듯함을 느꼈다. 내 딸이 커서도 보여줄 책이구나..하고 말이다. 사실 백과사전이나 인터넷등에서 찾아보려면 찾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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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다 읽으면 지인에게 주거나 혹은 한데 모아두었다가 아름다운 가게에 보내버리는 경우가 있다. 두고두고 읽을 책만 소장해야 하기에(아이들 책도 많아서) 서가에 꽂혀지는 책은 나에게 간택(?)이 되는 책들이다. 이 책 역시 다 읽고 나서 서가에 꽂으며 어떤 뿌듯함을 느꼈다. 내 딸이 커서도 보여줄 책이구나..하고 말이다. 사실 백과사전이나 인터넷등에서 찾아보려면 찾아볼 수 있을 경성시대나 근현대 한국의 모습들이 있다. 하지만 이런 한 권의 책에 오롯이 담아낸 것은 거의 본 적이 없다. 그런 점에서 정말 희귀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최승희의 한복입은 사진만 본 적이 있었지 단발머리로 자르고 수영복처럼 짧은 옷을 입고 완벽한 발레 동작의 발끝으로 하늘을 날아오르는 사진(정말 높은 점프다. 아주 편안해 보이는 공중사진이다.) 은 처음 보았다. 빛바랜 흑백사진이 1930년대라는 것을 짐작케 할 뿐이지 지금 보아도 어색하지 않은 사진이라서 이 사진을 보는 순간 소름이 끼치며 얼어붙었다. 왜 최승희 최승희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아...이 부부 작가들도 이런 느낌이었겠구나...옛날 사진과 자료를 찾을 때마다 그랬을 듯 싶다..

 

그리고 부부가 직접 찾아나선 근현대 건물들 탐험은 정말 흥미진진하기까지 하다. 유럽식 건물들과 일본식 2층짜리 목조건물까지.. 여기가 한국인가 싶게 잘 남아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약간 실망할 정도로 흉내만 내다 만 근대식 건물들이 있다. 이왕 지을 바에는 진짜 유럽이나 미국의 고풍스런 유럽식 건물들처럼 완벽하게 지어졌으면 더 멋스러울 뻔 했다. 이런 건물들까지 전부 찾아낸 작가들의 땀과 노력이 정말로 대단하다. 덕분에 우리는 이렇게 앉아서 편하게 책으로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더불어 길을 가다가 이렇듯 고풍스런 유럽식의 건물을 보았을때 이젠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다 사연이 있는 건물일 것 같아서 말이다. 이것이 일제시대를 거친 근대에 지어진 건물인지 나중에 지어진 건물인지 알아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개인적으로 한남동으로 넘어가면 고풍스런 말레이시아 대사관등이 있는데 이 건물들도 근대에 지어진 것인지 궁금하다. 사당역에 앞에 있다는 벨기에 영사관은 1905년에 완공되었다고 하니 한남동 건물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인천에 남아있는 일제시대 일본 제1은행등 인천 본정통에 자리 잡은 건물들이 웅장하게 아직도 남아있다. 또한 제물포 구락부도 그 정취를 유지하며 일본의 제국의 흔적들을 보여주고 있다. 번영하던 제국의 쓸쓸한 자취를 보여주는 곳들은 그 밖에도 정말 많다면 많았다. 대구며 마산, 부산까지 전국을 돌며 근대식 건물을 찾아나선 저자들의 여행은 멋스럽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이들이 더 나이들어서 생각하면 그 때의 자신들의 모습이 정말 자랑스러울 것 같다. 부부라서 더 좋았을 이 여행들은 우리 부부도 한번 따라해 보고싶은 생각도 든다. 시간과 여유가 없어서 그렇지...아이들을 어느 정도 키워놓으면 컨셉트 여행을 해보고 싶다.

 

백년 전 세상속에 푹 빠져있다 나온 독서는 정말 즐거웠다.



h*****o 2010.06.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근대의 풍경을 찾아 떠난 문화유산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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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8월 15일, 구 조선총독부 청사의 돔이 해체되었다. 일제강점이라는 민족의 상처를 상징하던 건물의 해체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철거 찬반양론의 대립이 있었으나, 민족정기의 수립과 일제의 잔재 청산이라는 명분 앞에서 청사의 역사적, 건축사적 의의는 무기력할 뿐이었다. 조선총독부 청사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중앙청, 국립중앙박물관의 임무를 수행하던 육중한 건물은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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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8월 15일, 구 조선총독부 청사의 돔이 해체되었다. 일제강점이라는 민족의 상처를 상징하던 건물의 해체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철거 찬반양론의 대립이 있었으나, 민족정기의 수립과 일제의 잔재 청산이라는 명분 앞에서 청사의 역사적, 건축사적 의의는 무기력할 뿐이었다. 조선총독부 청사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중앙청, 국립중앙박물관의 임무를 수행하던 육중한 건물은 그렇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저자 최예선, 정구원씨 부부는 2009년 한해동안 전국으로 근대건축물을 찾아 나선다. 각각 미술사와 건축을 전공한 그들은 잊혀지고 사라져가는 근대의 건축물들을 두고만 볼 수는 없었던거라. 전국을 돌아다니며 답사한 건축물 중 70여 곳을 추려 책에 담았다.
건축물을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이 따뜻하다. 눈여겨 보지 않고 스쳐지나가기 쉬운 세세한 부분을 꼼꼼히도 들여다 보고, 건물이 담고 있는 과거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풀어낸다. 그들의 손길에 옛사람 떠난 빈건물에 잠시나마 생기가 돌아온다. 제물포구락부(구락부는 클럽의 일본식 음역어)에는 양인들의 웃음소리와 와인의 향기가 흩날리고 챔니스 주택에선 선교사들의 피아노가 오래된 노래를 속삭인다. 경성역(구 서울역)의 연회홀에선 화려한 옷차림의 고위직 관리들이 멋진 파티를 열고, 멈춰버린 대구 연초제조창에서 구수한 담배 냄새가 바람에 실려온다. 하지만 결국은 순간일 뿐. 그들은 과거의 빛바랜 영광을 품에 안고 다시 깊은 잠에 빠져든다.

 

이들 부부는 단순히 아름다운 건물만을 찾아 나선 것은 아니다. 한국의 근대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개의치 않았다. 르네상스 양식, 바로크 양식으로 화려하게 지어진 건물부터 검은 분진이 스며들어 지워지지 않는 탄광의 선탄시설, 멀고먼 타국에서 생을 마감한 외국인들의 묘지에 이르기까지. 결국은 모두 우리의 역사이기에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저자는 건축물의 보존과 유지 및 관리 미흡을 지적한다. 보존을 위한 봉쇄, 건축물의 오래된 정감을 무시한 일방적 보수, 효용성 떨어지는 일관화된 활용(그렇고 그런 근대박물관).

 

건물의 구조는 복원할 수 있지만 정취까지 복원하기는 어렵다. 어떤 식으로든 건물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건물의 정취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낡은 부분은 정성스럽게 갈아 끼우고 부족한 부분은 보충하며 우리의 삶과 함께 조금씩 변화해가는 건축물을 볼 때 진정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중략)...사람이 살다가 떠난 건물은 더 빨리 노쇠한다. (p.115)

어떤 것을 남기고 보호해야 할지에 대한 문제도 지적한다.

 

식민지 시대의 가옥을 문화재로 지정할 필요가 있느냐며 반발하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또한 옛것에 대한 감상적인 향수에 빠져 보존과 보호만을 외칠 수도 없다. (p.347)

 

일제의 잔재라는 측면이 그러한 거부감의 저변에 깔려있을 것이다. 이는 저자 또한 마찬가지이다.

 

적산가옥 앞에서 어떤 감정을 느껴야 옳을까. 억압받던 시절의 분노, 옛것에 대한 낭만적인 향수, 낡고 바스러진 것이 주는 무상함. 이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마음속이 복작복작했다. (p.345)

 

하지만 결국은 우리가 품에 안아야 할 것들이다. 영광의 역사만큼이나 오욕의 역사도 우리의 역사이다. 기쁨과 슬픔의 과거를 통해 지금의 우리가 있다. 양인들이 남겨놓고 간 서구식 건물, 우리 손으로 지은 한옥식 성당, 일본인이 세운 거대한 청사 모두 이 땅의 역사이다.

 

'이 땅 위의 모든 것은 우리가 살았던 삶, 바로 그것임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과거의 삶을 부정해서는 지금도 없고 또 미래도 없다...(중략)...과거란 지운다 하여 지워지는 것이 아닐 터이다.' (저자의 여는 글 中)

 

거의 매 페이지 실린 사진은 건물의 세부적인 모습을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전체적인 모습은 3D 모형으로 구현했다. 마지막 장에 첨부한 건축물의 지역별 요약은 관심있는 독자의 여행길을 위한 배려이리라.
가까운 주말, 손에 책을 들고 가벼운 발걸음 떠나보는건 어떨까.

f*****w 2010.06.1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나라 근대화의 흔적과 상흔이 오롯한 건축물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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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건네준 낡은 지폐로 인해 우리의 근대문화유산으로의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저자의 동기가 다소 과장이 아닐까도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 지폐가 그저 흔한 지폐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은 물론 한 나라의 역사를 간직한 채 오랜시간을 건너 누군가에게로 왔다면.... 또, 그 누군가가 그 지폐를 그저 낡은 종이돈으로만 여기지 않고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역사의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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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건네준 낡은 지폐로 인해 우리의 근대문화유산으로의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저자의 동기가 다소 과장이 아닐까도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그 지폐가 그저 흔한 지폐가 아니라 한 사람의 삶은 물론 한 나라의 역사를 간직한 채 오랜시간을 건너 누군가에게로 왔다면.... 또, 그 누군가가 그 지폐를 그저 낡은 종이돈으로만 여기지 않고 그 속에 깃들어 있는 역사의 숨결을 느끼는 사람이었다면......

그런 만남(?)을 아마도 운명같다고 하지 않을까.

 

아무튼,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소지했던 종이돈을 챙겨두었던 어머니로부터 건네받은 그녀는 종이돈 속에 숨어있던 역사의 숨결을 느낀듯 그녀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살아낸 또 그 종이돈이 살아있던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가듯 남겨진 건물들 속으로의 여행을 감행한다. 그녀의 남편과 함께.

 

건축을 전공한 남편과의 동행이었던 탓에 그녀가 들려주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세월과 시대의 변화를 묵묵히 혹은 거칠게 견뎌오고 있는 근대의 건물들은 역사적 의미 뿐만 아니라 건물 자체의 풍치를 세세하게 들려준다.

 

우리에게 근대란 참으로 가슴 아픈 시대가 아니었을까.

우리의 근대를 흘러간 과거의 역사로 스치듯 배운탓에 진정으로 그 시대의 참모습(의미?)을 알 수는 없지만, 우리의 근대를 오롯하게 자율적으로 살아내지 못한 깊은 설움이 느껴지는 것은 나이가 들어가는 탓인지도 모르겠다.

 

우리의 근대를 한 사람의 일생에 견주어 본다면 이제 막 세상을 향해 걸음마를 하는 시기였을까?

견고하게 닫힌 쇄국의 문을 두드리는 세계 열강의 끈질긴 구애(?)가 마침내 참지 못하고 문을 부수고 쳐들어 오는 지경에 이를 때까지 우리의 근대는 깊은 겨울잠을 자고 있었으리라.

 

결국 강제로 무너지는 문 앞에서 어쩔 수 없이 반강제적으로 맞이하게 된 우리의 근대화의 모습이 어땠을지는 쉬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시간을 거슬러 백년 전의 우리 땅에 근대화 바람을 무엇보다 분명하게 느끼게 하였을 건축물들은 하나같이 우리 고유(전통?)의 건축양식보다는 근대화를 강제적으로 가져다준 열강들의 것을 담고 있다. 간간이 우리 고유의 전통을 배려한 듯한 모습도 보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청춘남녀를 따라 들어간 근대의 건축물들은 오랜 세월의 간극만큼이나 고풍스러운 멋을 풍기기도 하고 또 요즘의 것과는 다른 이질적인 느낌(아니 왜 이런 것이 우리 땅에 있나 싶은)을 주기도 한다.

'시간은 건물에 담긴 자욱한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의미들을 사라지게 한다.(85쪽)'고 저자는 말하지만, 역사의 상흔만큼은 고스란히 간직한 채가 아닐까.....

 

그래서 고통스럽고 수치스런 기억을 지우려는듯 오랜 시간을 살아낸 그것들을 한순간에 부숴버리기도 하니 말이다.

 

청춘남녀가 여유작작하게 탐하고 돌아온 건축물들 하나하나 찾아가고픈 마음 간절하여, 사진 하나 설명 한 줄도 음미하듯 읽다보니 근대건축물인지도 모르고 다녀온 곳이 제법 여러 곳이다. 오호~ 이런.

 

아니 어쩌면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아픈 역사를 품고 있는 건축물들에 비로소 눈을 뜨게 되었으니 당연한 것일지도......

 

책 뒤에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우리 근대문화유산 찾아가기>에 지역마다 다녀온 곳이 상세하게 담겨져 있으니 근대로의 여행이 고플 때 훌쩍 떠날 수 있을 것 같다.

 

비라도 내리는 날엔 지금은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벨기에 영사관을 찾아 르네상스풍의 풍취에 빠져도 보고, 커피향이 그리울 땐 이미 백 년전에 가배의 향이 은은하게 풍겨나왔을 정관헌을 찾아보는 것도 좋으리라~

 

j************4 2010.06.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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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가 있는 건축물 산책~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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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25년간 살았던 아현동, 10여년을 살았던 마지막 벽돌집을 떠나 아파트로 이사오던 날, 가슴 벅차던 기쁨과 세상이 온통 암흑일 정도로 슬펐던 모든 기억들이 차곡차곡 녹아져 있던 집과 이별해야 한다는 생각에 설레임보다는 허전함이 컸다.어머니가 쓸고닦고 하셔서 나이가 들었어도 말쑥한 느낌이었는데, 약 5년 후 우연찮게 지나면서 보게 된 옛집은 깨진 유리창과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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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25년간 살았던 아현동, 10여년을 살았던 마지막 벽돌집을 떠나 아파트로 이사오던 날, 가슴 벅차던 기쁨과 세상이 온통 암흑일 정도로 슬펐던 모든 기억들이 차곡차곡 녹아져 있던 집과 이별해야 한다는 생각에 설레임보다는 허전함이 컸다.
어머니가 쓸고닦고 하셔서 나이가 들었어도 말쑥한 느낌이었는데, 약 5년 후 우연찮게 지나면서 보게 된 옛집은 깨진 유리창과 더불어 내 맘 속에 참 많이 아픈 모습으로 기억된다.
작년 겨울 찾아간 아현시장 위로는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어서 초등학생 시절 등하교 하던 길은 공사장으로 변해 있었다. 추억의 덩어리를 송두리째 도둑맞은 느낌이었다.
"골목길을 걷는다는 것은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것과는 다르다. 도시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도시가 가진 맛, 냄새, 색깔, 목소리를 오롯이 느끼는 것이다. 또한 당당하게 도시의 한편에 사람의 존재를 남기는 것이다.(270p)"
DMC의 대로변을 거닐 때면 깨끗한 느낌은 들지만, 휑한 거대도시에 위축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도시가 가쁜 숨을 내쉬는 느낌에 사람보다는 일이 우선시 되는 아찔함을 맛보게 된다.
 
"청춘남녀, 백년 전 세상을 탐하다"는 지난 한주간 나를 매우 즐겁게 해주었다. 순간순간 현실에서 유체이탈이라도 하듯이 거닐게 되는 이야기가 재밌었다.
몇 년 전 사당역을 자주 갔을 무렵 독특한 건물이 눈길을 끌었던 벨기에 영사관, 상생의 손을 보러 가서 멀리서만 바라본 호미곶의 등대, 밤길에 또 우연히 봤던 우정총국, 그냥 당연하게 생각했던 서울역사, 대학시절 연말 행사를 보러 갔던 정동대성당, 웅장한 무게감에 대학캠퍼스의 느낌은 이래야 해라고 생각하게 된 보성전문학교 본관 등 여태까지 살면서 그래도 그 곁을 스쳐 가거나, 찾아봤던 곳들이 책 곳곳에 나와서 읽는 내내 정겹고 기뻤다.
아 이런 이야기를 미리 알고 있거나, 들었더라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어찌나 아쉽던지. 건물에 얽힌 이야기들을 접하게 되니 더욱 그곳이 오래오래 살아숨쉬었으면 하는 바람이 더욱 커졌다.
작가가 간혹 상상하는 장면들은 내 마음 속에서도 궁금증을 일으켰다.
언급되는 장소들이 시대적 아픔이 드러나는 곳이기에 애잔함도 불러일으켰다.
"그때 그가 본 것은 무엇이었나? 그날의 불빛은 얼마나 눈부셨던가? ... 그리고 어떤이가 슬퍼했던가?.... 다시금 검은 주철 사다리를 타고 아래로 몸을 내리면서 한 번도 먼 바다로 나가본 적 없는 조선이 이 높은 등대를 세운 이유를 더듬어 보았다. 이유는 명확하다. 다른 이가 원했기 때문이다. 바로 곁에서 이 땅에 발을 디디고 싶어했던 이들.(147p)"
시인 이상과 건축가 김해경이 둘이 아니라는 사실, 최승희씨, 선탄 등등 다양한 지식들도 접할 수 있어 더욱 재미있었다.
"술도가에서 가장 큰 일꾼은 바로 양조장 건물, 그 자체라고 할 수 있겠다.(172p)"
깨끗함과 편리함을 강조하는 현대의 삶에서 덕산 양조장 이야기는 모두 한번씩은 생각해 볼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친절하게 뒷 부분에는 지역별로 장소를 또 안내해 주고 있다. 시간을 내어 찬찬히 둘러봐야겠다.
"무분별한 도시계획 앞에서 문화재는 어떠한 방패도 되지 못했고 유일무이한 건축물이 그 와중에 헐려 나갔다.(174p)"
어영부영하는 사이 책으로 밖에 접할 수 없는 곳이 또 생기지 않을까 두렵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계획과 발전이란 미명하에 이야기가 사라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내년에 공개되는 서울역사는 어떤 모습일지 내 기억 속의 모습과 어떻게 다를지..사뭇 기대된다.
r******5 2010.06.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