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다란 포스터 속에 빼곡히 채워진 얼굴들. 몇몇은 그냥 쓰윽 보기만 해도 누군지 알아볼 수 있는 영화계의 스타들이었고, 몇몇은 이사람이 누군지 도통 알 수 없는 사람들의 얼굴이었다. 그리고 이들이 이렇게 한 자리에 모인 이유가 바로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해서라고 했다. 우선은 내가 좋아하는 배우 조승우의 얼굴이 그곳에 박혀 있었고, 그 배우가 좋아하는 영화음악이 실려 있다고 해서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이 음반을 선뜻 손에 집어들었다. 그렇고 그런 컴필레이션 음반의 홍수 속에서 영화계의 유명인사들이 권하는 음악이라고 해서 다른 음반들과는 차이가 있겠지 하며 음반을 들어 나갔다. 과연!!! 이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 나왔다. 첫멜로디만 들어도 영화 제목과 영화의 감동깊은 장면들이 스쳐지나가는 <미션>이 음반의 처음을 장식했다. 이런저런 모음집에서는 듣기 힘들었던 이 음악을 소개한 강우석 감독은 '소리로 듣는 감동'이라는 말로 음악 소개를 하고 있다. 상업적인 영화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강우석 감독이 선택한 영화가 미션이라는 자체가 약간은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시네마천국]의 그 유명한 러브 테마. 달콤한 미소의 이병헌이 소개하는 이 음악은 앞의 음악에 매끄럽게 이어져나와 한층 분위기를 업시켜 주고 있다. 영원히 기억에 남을 추억을 준 영화라며 수줍게 웃는 이병헌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장진영이 고른 [파니핑크]의 음악은 미소짓는 그녀의 모습과 묘하게 닮아 있었다. 여배우가 고른 여성영화의 음악이라서 그런지 까끌까끌하게 느껴지는 그 음악이 가슴 속으로 파고들어왔다. 그리고 이마에 강하게 새겨진 주름만큼 영화에 대한 애정이 드러나는 안성기의 [화양연화]주제곡이 울려퍼지면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음악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인생의 쓴맛을 아는 노쇠한 냇 킹 콜의 목소리와 영화계에서 뼈가 굵어진 한 대배우의 모습이 묘하게 겹쳐져서 한동안 나를 엄숙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이 음반을 선택하게 한 원인인 조승우의 귀여운 미소가 인상적인 모습의 사진과 함께 의외의 선택인 [에반게리온]의 주제음악인 [FLY ME TO THE MOON] 도 감동적이었다. 개중에는 자신이 연출하거나 연기한 영화의 음악을 꼽는 명사들도 여럿 있었다. 김희선은 [와니와 준하]의 주제곡인 [I WISH YOU LOVE]를 꼽았고, 장윤현 감독은 [텔 미 썸딩]의 삽입곡인 [ JAZZ SUIT NO.2 WALTZ]를 꼽았다. 외국영화 음악 일색인 이 음반에서도 한국영화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읽을 수 있었다. 명필름 대표인 심재명 이사는 자회사의 영화인 [버스, 정류장]의 주제곡인 루시드폴의 [그대 손으로]를 꼽았고, 박찬욱 감독 역시 동료 감독인 이무영 감독의 영화 [휴머니스트]의 주제곡인 어어부밴드의 [ SUPER HUMANISM ]을 꼽아 주었다. 물론 하나의 일관된 관점에서 음악을 선곡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개중에는 전반적인 분위기에서 일탈하는 이른바 튀는 곡들도 몇몇 섞여 있다. 잔잔한 분위기에 느닷없이 등장하는 어어부밴드의 노래나 김지운 감독이 선곡한 [내추럴 본 킬러]의 주제곡은 일관되게 모노톤을 유지하던 음반에 신선하게 등장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음반에는 한국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인들의 진심과 애정이 잘 담겨져 있다. 그리고 시대와 공간을 초월해 명작에 대한 경외감 또한 잘 담겨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음반은 그렇고 그런 컴필레이션 음반 중에서 단연 돋보이게 된 것이다. 음악을 들으며 상상해 본다. 그 음악들이 담겨있던 영화의 장면들과 그 장면들을 보며 감동받고 즐거워했던 순간들을 말이다. 게다가 덧붙여서 그 영화를 선택했던 수많은 사람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그러면 하루는 정말 행복해진다. 사소한 일상에 이런 행복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곁에 두고 자꾸 듣고 싶은 음반이다. 그래서 음반을 구입한 가격이 결코 아깝지 않은 것이다. 의미가 더해져서 더욱더 향기로운 음반!!! 이것이 음반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청취한 내가 내린 결론이다. 그다음은 여러분의 판단!!!미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