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가수 조영남이 무슨 미술에 대한 지식이 있길래 책을 출판했을까하는 의구심에서 책을 집어 들었다. 하지만 웬걸! 조영남하면 생각나는 두꺼운 뿔테 안경에 숨겨진 날카로운 시각으로 우리 주변에 널린 그러나 그냥 무심코 스쳐지나가 버린 미술품에 대해 특유의 입담으로 풀어내고 있었다. 근래 미술계를 풍미하고 있는 미디어 아트나 설치 등 현대미술은 개념적이고 난해하여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많은데 이 책에서는 조영남의 재치있는 소개와 간단한 개념 설명으로 이해를 돕고 있다. 한 권의 환경미술 가이드북이라고 할 만큼 서울의 대형건물들과 신도시의 공원 등 곳곳을 뒤지며 건물 안밖에 서있는 미술품에 대해 나름의 시각과 애정을 가지고 풀어내어 미술에 대해 잘 모르는 나도 주변을 새롭게 다시 한번 볼 수 있는 계기를 가져다 주었다. |
| 배성록은 〈조영남, '세대'와 '시대'의 비극〉에서, “조영남의 글과 말과 활동은 사실 대부분의 보편적인 한국 50대 남성을 여과없이 반영하는 것들이다. 좋게 말하면 세상 돌아가는 원리를 체득하고 있는 사람이고, 나쁘게 말하면 동정의 여지가 없는 속물이다.”라면서, “조영남, 혹은 그의 세대에 대해서는 가급적 비판적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 최대한 ‘싫어하는’ 혹은 ‘부정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 같다. 돌려 말하면, 조영남처럼 되지 않으려는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 글을 적극 동의하는 마음으로 낄낄대며 읽은 나이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도 못미더운 시선을 거두지 않은 것이 사실. 그러나 다행히도 이 책은 감당못할 만큼 저질은 아니다. 입문서로서의 외양을 띠고 있는데, 물론 그렇기에는 위험한 측면이 너무도 많다. 깊이 없는 분석과 편협한 취향은 그렇다 치고, 애국주의적 수사가 줄줄이 이어질 때는 짜증이 치민다. 그냥 미술에 대한 얼치기의 입담을 듣는 재미로 읽을 만. 사실 미술에 있어, 난무하는 지리하기 짝이 없는 익숙한 교양주의적 접근들에 비하면야, 공공 미술에 대한 투박한 문제제기는 차라리 들어 줄 만하다. 지독히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호불호를 뚜렷하게 밝히는 점도 시원스럽게 읽힐 만하다. “상투적 상찬 아니면 가치 중립적인 난해한 정보” 때문에 미술에 관한 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이윤기의 말에 선뜻 동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
| 예술가란 표현욕구가 강한 사람들이다. 그것이 음악으로 혹은 미술로 그것도 아니면 글로 나타난다는 점이 다를뿐. 그리고보니 조영남 선생은 음악, 미술, 글쓰기 등 다방면의 재주를 가지고 있다. 진정한 아티스트군. 이 책은 일상에서부터 거리의 구조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술작품에 대한 시각을 담고 있다. 어떤 통일된 인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부터 끌어내는 글쓰기는 자칫 딱딱하기 쉬운 미술비평을 한결 재미있게 한다. 그렇다면 다시 돌아가서 조영남 선생은 진정한 아티스트인가? 글쎄 모든 분야에 조금씩 조금씩 타고난 끼는 있으신 것 같은데 불멸의 작품같은 것은 아직 좀. 그의 천재성이 노력을 갈아먹는 것은 아닐까? 그냥 나혼자만의 생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