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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지날수록 '가짜'들의 겉모습은 다양하고 기발해진다. 시간이 더 지나면 세상은 진실이라는 것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사람들은 막연하게 진실이라고 불리던 어떤 워형에 대한 얘기를 소문으로도 듣지 못할지 모른다는 엉뚱한 생각이 든다. 과거는 희미하고 현재는 어지럽고 미래는 판타지처럼 느껴진다! - 본문에서
* 과거는 순식간에 잊혀지고 현재는 어지럽게 얽혀 있으며 미래는 판타지처럼 느껴진다. 과연 우리들은 어떤 과거를 지나 지금 어디에서 헤매며 어떤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걸까. 이 어지러운 세상 미래로 가기는 가는 걸까. 후퇴하는 건 아니냐.
아이들과 함께수업을 하면서 어린이책에 눈을 뜨고 참 열심히도 읽었다. 동화의 맛 동화의 의미 동화의 세계에 눈뜨고 지금까지 즐겁게 읽게 되었는데 그때에 알게된 최윤정님. 번역가이기도 하고 아동문학비평가? 이며 출판사를 하고 있다. 당시 그녀의 책은 아동문학에 대한 고민과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그 덕에 나는 재미있는 작가들도 여럿 알게 되었고 여러가지 배움도 얻었었다. 그런데 이번에 그녀의 수필집이 나왔다. 제목은 <양파 이야기> 에세이 속에서 만나는 그녀는 전에 생각하고 있었던 모습들과 닮기도 했고 또 사뭇 다르기도 하다. 그녀는 뭐랄까 생각이 무지 많고 고민도 무지 많은 사람처럼 여겨진다.
나는 사람에는 두 타입이 있다고 여기는데 가슴으로 사는 사람과 머리로 사는 사람이다. 가슴으로 사는 사람은 감정을 중시하는 사람이고 몸으로 사는 사람이고 머리로 사는 사람은 이성을 중시하고 정신으로 사는 사람이다. 그녀는 후자다. 우리나라의 학자들은 다 그렇다. 책 속에서 세상을 보고 책 속의 이야기에 세상을 맞추고 자신의 경험을 정리하는 타입들이다. 그에 비해 가슴으로 사는 사람들은 몸을 많이 쓰고 움직이며 자신의 경험에서 세계를 느끼고 배운다. 얼마 전에 읽은 <지금 이곳에서 행복하기>의 강분석님이 가슴으로 사시는 타입이었다면 이번에 읽은 <양파 이야기>의 최유정님은 머리로 사시는 타입이다. 두 분 모두 50년대 후반에 태어난 대한민국 여성이고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적인 일들을 하고 있다. 허나 그 두 분이 살아가는 방식도 생각하는 방식도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도 참 많이 다르다. 어느 쪽이 더 나으냐 어느 쪽이 더 옳으냐 그런 건 없다. 어느 쪽이든 자기만의 생활 방식일 따름이니까. 굳이 따지자면 나는 후자쪽으로 머리를 쓰고 고민과 생각이 많은 타입이라서 앞으로는 머리와 가슴이 잘 공존하는 삶을 살고 싶기는 하다. ^^
나이가 들어도 삶과 인생과 외로움에 대한 고민은 그치지 않는다. 엄마로써, 여성으로써, 그리고 한 인간으로써, 이 나라의 국민으로써, 그녀의 생각들은 다각도로 뻗어있으면서 또한 그녀 안으로 안으로 파고든다. 어린 시절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면 누구나 지혜를 얻고 너그러움을 얻는 줄 알았다, 그러나 어른이 되고 보니 지혜를 얻고 너그러움을 갖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나이가 든다고 삶의 외로움이 덜해지는 것도 아니고 고민과 문제거리가 가벼워 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런 문제들을 맞닥뜨리게 되었을 때 조금은 아는 척? 하게 되는 것일 뿐~ 삶에 대해 나이에 대해 인생에 대해 문학에 대해 자신에 대해 고민은 끝나지 않고 생각도 끝나지 않는다. 왜? 삶은 벗겨도 벗겨도 늘 비슷한 속내를 또 드러내는 양파니까~ ^^
이 책은 그녀가 지난 6년간 까페에 올렸던 글들을 재정리해서 낸 책이다. 시간 순대로 정리하지 않고 주제 별로 나누었는데 읽다가 시간이나 계절이 엇갈려 있어서 읽으면서 그게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번역가로 평론가로 만났던 그녀를 에세이로 만나게 되니 왠지 그 속내를 그 마음을 조금은 알 것도 같다. 친해지는 기분이랄까? ㅎㅎㅎ 그게 에세이의 매력이겠지. 최윤정의 <양파 이야기> - 다락방서 허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