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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정신’은 독재에 대한 투쟁만이 아니라 『꽃잎처럼』은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이었던 2010년에 출간된 장편 소설이다. 박정희 암살로 끝맺는 『꽃잎처럼』1권은 화순을 배경으로 한다.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의 배경으로 화순을 설정한 것은 ‘광주’라는 도시의 특성이나 이에서 기인한 ‘광주민주화운동’의 성격을 드러내기 위한 작가의 의도라고 할 수 있다. 일제시대부터 탄광이 있었던 화순은 지역 주민들은 착취받고 탄압받는 민중을 상징한다. 화순을 배경으로 삼은 것은 광주가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농사 중심의 도시여서 이주민보다는 정주민이 많고 정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서이다. 저자는 이것이 광주민주화운동의 한 가지 원인이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화순의 한 동네에 살고 있는 여러 인물군상을 공들여 묘사하는 데 1권의 대부분을 할애한다. 광주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지식인 내지는 대학생을 대표하는 김태훈과 공수부대로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 현장에 투입되게 되는 오준영, 그리고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 역사적 현장에 있게 되는 임주호, 이 세 청년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한다. 그 외에 춘양댁이 있는데, 그녀는 임주호의 첫사랑인 영애의 어머니이면서 어린 상균과 둘이 사는 과부이다. 1권만으로 보자면 임주호는 『태백산맥』의 하대치를, 춘양댁은 외서댁을 연상시키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개인들이 ‘광주민주화운동’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가 이야기의 주된 뼈대가 된다. 그러나 이 작품은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루었다는 사실 외에도 더 많은 의의를 갖고 있다. 우선 돋보이는 것은 문체이다. 박혜강의 문체는 남도의 판소리처럼 낭창낭창하고 유려하며 구성지게 흐른다. 미학적으로 아름다우면서도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힘차면서도 부드럽다. 전형성을 띨 수밖에 없는 인물들 역시 제 나름대로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박혜강이 인물들을 주조하고 그들을 통해 사건을 엮는 솜씨는 매우 치밀하고도 정교해서 1권만 두고 보자면 대하소설로서 조정래를 능가할 수 있을 듯이 보인다. 더욱이 ‘광주민주화운동’만 한정해서 다룬 것이 아니라 조선 시대 이래 광주에서 있었던 사건들을 통시적으로 아우름으로써 광주민주화운동이 갖는 의의를 좀더 포괄적이고 역사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태훈은 그날 어쩔 수 없이 고향에서 도망쳐 나왔을 때 자꾸만 약해지는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지리산 등반 계획을 세웠다. 예전에도 지리산을 몇 번 찾았던 것은 신념을 굳건하게 만들고 또 호연지기를 키우기 위해서였다. 골짜기를 타고 흐르는 물소리가 들려왔다. 바투 옆에 있는 바위 사이를 따라 가느다란 물줄기가 흐르고 있었다. 태훈은 갈증을 느끼며 그 물을 두 손으로 받아 마셨다. 빨치산의 피를 머금고 흐를 법한 그 물이 맑고 시원한 기운으로 변해 가슴을 적시자 갈증이 씻은 듯 사라졌다. 비록 가느다란 물줄기였지만 생명의 환희를 노래하며 낮은 곳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이제 머지않아 섬진강이나 낙동강이 될 테고, 농부들의 손발과 논밭을 적셔주다가 마침내 화엄의 바다로 변해 장엄하게 출렁일 터였다(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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