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물섬’이라는 소설은 아동용 소설로 폄하되는 대표적인 소설 중에 하나일 것이다. 나
역시도 이 소설 ‘보물섬’이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저자인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작품이 아니었다면 굳이 읽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출판되어 있는 대부분의 ‘보물섬’은 주니어용으로 어른들이 손에 쥐고 읽기에는 조금 민망한 감도 없지 않다. 하지만, 어쨌거나 들고 다니면서 읽어도 민망하지 않을 적당한 표지의 책을 구해서 읽게 되었다.
소설은 적당히 재미있다. 하지만, 기대 혹은 예상했던 내용과는 많이 다르다. 사실 나는 ‘보물섬’을 어린 시절에 이미 TV 만화
영화로 접했던 세대이다. 그 시절에는 따로 만화 채널이 존재하지도 않았고,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가 즐길만한 TV 프로그램은 전무한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TV에서 방영하던 만화 영화는 밖에서 친구들과 놀다가도
집으로 돌아가게 할 만큼 매력적인 볼거리였다.
내 기억 속 그 TV 만화 영화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해도 외다리 실버 선장이었고, 그의 어깨에 올라 앉아 있는 앵무새 ‘플린트’가 가장 비중 있는 조연이었다. 실제 소설의 주인공인 ‘짐 호킨스’는
TV 만화 영화 속에서는 사실 별로 존재감 없는 화자의 역할을 맡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애니메이션의 연출자인 ‘데자키 오사무’의 재해석에 의한 것이며, 해적을 바라보는 낭만적인 시각은 이후 일본 애니메이션에 큰 영향을 주어 원피스와 같은 작품이 나오게 된 시초
격의 작품이라고 한다.
원작 소설을 통해 알게 된 ‘존 실버’는 전형적인 기회주의자로 탐욕에 눈멀어 아첨과 거짓말을 밥 먹듯 하며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를 반복하는 비굴한
인간으로 묘사된다. 소설에서 갈등 관계를 유지하고,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 악인은 악인다운 캐릭터를 지녀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소설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듯이 ‘짐 호킨스’가 악당인 ‘존 실버’와
대적하여, 엄청난 모험을 거치면서 보물을 찾게 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다. 책장을 넘기면서 뻔히 그렇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장을 넘기면서도 다른 결말을 바라게 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왠지 산타클로스의 정체를 알아버렸지만 믿고 싶지 않은 꼬마 아이와 같은 기분이라고
하면 설명이 될까?
(BOOK : 2018-002-0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