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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선풍 이규를 논하다
흑선풍 이규는 삼국지의 장비나 서유기의 저팔계에 비견된다. 하급 옥졸 출신으로 단순무식하고 성질이 불같고 적을 죽이는 데 몰입한 나머지 자연스레 전투의 선봉에 서게 되는 그런 용맹함을 보인다. 양산박 두령 송강에게 절대충성하고 이는 송강이 주는 독주를 전혀 머뭇거리지 않고 받아 마시는 모습에서도 잘 드러난다. 양산박 호걸 가운데 낭자 연청과는 비교적 죽이 잘 맞아 지낸다. 신행태보 대종과도 공손승을 찾기 위해서 같이 움직인 바 있다. 자기 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쌍도끼를 휘두르며 적장뿐만 아니라 무고한 양민까지 도륙하는 바람에 '살인귀'의 이미지와 더불어, 가는 곳마다 사사건건 말썽을 일으켜 '양산박의 문제아'라는 이미지도 갖고 있다. 예컨대 공손승의 스승이기도 한 나진인이 하산을 허락하지 않자 밤중에 몰래 찾아가 도끼로 나진인을 두 동강 내버린 일이 그렇다.
이규의 활약은 형장의 이슬로 화할 뻔한 송강과 대종의 구출작전에서 두드러진다. 송강이 심양루에서 술에 취해 휘갈긴 시가 황문병에게 반역의 시로 내몰려 관아에 잡히게 되자, 양산박의 호걸들과 게양진의 삼패들이 모두 동원되어 형장에서 송강과 대종을 구출하고 황문병의 집을 박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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