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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통해 만난 이야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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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소한 작가의 경우라도 나와 조우한 첫 작품이 맘에 들면 전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만난 작가들 중에서 전작이 진행 중인 작가도 있고, 전작 가능성을 엿본 작가도 많다. 그 가운데서도 좀 특별한 작가가 있다면, 아마 루이스 세풀베다가 아닐까 싶다. 남미 문학에 관해서 무지했던 내가 <연애 소설 읽는 노인>을 읽고 전작을 하기로 마음먹고, 다음 작품으로 <지구끝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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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소한 작가의 경우라도 나와 조우한 첫 작품이 맘에 들면 전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만난 작가들 중에서 전작이 진행 중인 작가도 있고, 전작 가능성을 엿본 작가도 많다. 그 가운데서도 좀 특별한 작가가 있다면, 아마 루이스 세풀베다가 아닐까 싶다. 남미 문학에 관해서 무지했던 내가 <연애 소설 읽는 노인>을 읽고 전작을 하기로 마음먹고, 다음 작품으로 <지구끝의 사람들>을 읽었다. 그 책을 통해 <모비딕>까지 연결되는 독서를 경험하고 나서 루이스 세풀베다의 팬이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의 책을 모두 소장을 하고 있으면서도 흐름이 한 번 끊기자 다시 잡기가 힘들었는데, 멍하니 책장을 바라보다 충동적으로 그의 책을 꺼내게 되었다. 순식간에 그의 책을 읽어버렸고, 이 만남으로 인해 멈춰졌던 전작에 대한 흐름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루이스 세풀베다의 작품을 모두 소장하고 있으면서도, 모두 소설일거라 생각했다.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를 읽고 나서야 다른 책들을 꺼내 살펴보게 되었고, 다양한 장르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기행문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자의 경험이 어우러져 있어 생생함과 소설적인 느낌을 모두 내포하고 있었다. 크게 4부로 나뉜 책의 구성은 읽어 나갈수록 점진적으로 퍼져나가는 기분이 들었다. 1부는 할아버지의 추억이 녹아있는 유년시절을 시작으로 정치범으로 구속되어, 출감할 때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루이스 세풀베다의 작품을 읽었다고는 하지만 작가에 대해 익숙한 것도 아니고, 남미의 분위기, 저자가 살았던 시대의 배경도 내게는 여전히 낯설었다. 그래서인지 1부를 읽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저자의 문체는 덤덤했지만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이 상태로 바닥으로 더 내려가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나를 엄습했다.

 

  2부는 감옥에서 출감하여 자유의 몸이 되어 칠레 주변국을 전전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자유의 몸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망명자 신세라서 그의 움직임은 자유롭지 못했다. 국경을 넘을 때도, 한정된 일을 하며 여비를 얻을 때도 고뇌의 빛이 보였고, 다행히도 글에서 묻어나는 것은 절망이 아니었다. 절망이 아니었기에 그의 글을 계속해서 읽어나갈 수 있었으며, 그런 생활이 계속 이어지지 않을 거라는 무언의 장담이 보였기에 그의 행보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 나의 마음을 알듯, 3부에서는 자유로운 몸이 되어 이곳저곳 여행한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2부와 3부의 돌아다님이 어떻게 보면 별 다를 바 없게 느껴졌더라도, 글에서 주는 색깔이 확연히 달랐으므로 3부에서는 맘 편하게 저자의 기행을 만끽할 수 있었다.

 

  3부에서 저자의 기행을 맘껏 만끽하고 보니, 왜 이 작품을 기행문학이라고 하는지 그제야 이해할 수 있었다. 1, 2부를 읽으면서도 충분한 기행문학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으나, 저자에게 처해진 억압된 분위기가 독자의 마음을 자유롭게 하지 못했다. 저자가 자유의 몸이 된 직후에야 독자인 나도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 이 작품의 밑바탕은 여행에서 드러나는 이야기다. 그러므로 저자가 경험한 것들과 수없이 드러나는 이야기들이 기행의 원천이 되었고, 생소한 남미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특징이 두드려졌던 곳이 3부였고, 동양의 작은 나라에서 한 독자가 지켜보기에 독특하고 흥미로운 이야기가 넘쳐났다. 저자가 경험한 이야기와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덧대어져 신비로움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내겐 전혀 생소한 나라의 이야기를 읽는 것만으로도 생경함이 묻어나는데, 저자는 무척 담담하게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그런 차분함이 오히려 화려한 묘사보다 몰입을 할 수 있게 만들었고, 내가 현재 어느 곳에 머물러 있는지 잊게 만드는 묘함을 안겨 주었다.

 

  그렇게 3부의 신비로움이 끝나고 '마지막 부 도착노트'에서는 새로운 감동을 일으키는 것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1부에서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녹아있었다고 말했는데, 할아버지는 니꼴라이 오스뜨로프스끼의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를 주며 '네 스스로 읽어야 할 책이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두 가지 약속을 던져주는데 첫 번째는 여행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마르토스'에 가야한다고 한다. 그곳이 어디냐는 물음에 할아버지는 자신의 가슴을 가리켰다. 그리고 저자는 할아버지와의 두 번째 약속을 향해 마르토스에 가는데, 그곳에서 할아버지의 동생을 만난다. 그 만남이 얼마나 뜨겁고 감격적인지 담겨 있지 않지만, 만남을 향해가는 전조로 보아 충분히 그러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내 책장에 꽂힌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를 꺼냈다. 저자의 할아버지는 '이 책은 위대한 여행의 초대장이 될 것이다.' 라고 했다. 저자의 행보를 보아 위대한 여행의 초대장이 되었음을 짐작하고도 남았으므로, 이젠 내가 그 책을 읽고 싶다. 이 책을 읽고 내가 어떠한 감정을 느끼고 어떠한 행동을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으나, 그 책으로 나를 초대해 준 것만으로 뜨거운 감사함을 느낀다.

s****m 2010.03.0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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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행복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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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만큼 느낀다.' 라고들 한다. 경험주의적 철학에서 나왔다고 생각되는 이 말은 루이스 쎄풀베다에게 적절하다. 그의 조국의 애정에서 자연에서 여행에서 얻은 영감들이 항상의 그의 소설 속에서 되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소설들은 자연과 인간의 교감이라는 동일한 텍스트를 가지고 있다. 파타고니아의 특급열차는 그가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기차여행표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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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만큼 느낀다.' 라고들 한다. 경험주의적 철학에서 나왔다고 생각되는 이 말은 루이스 쎄풀베다에게 적절하다. 그의 조국의 애정에서 자연에서 여행에서 얻은 영감들이 항상의 그의 소설 속에서 되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소설들은 자연과 인간의 교감이라는 동일한 텍스트를 가지고 있다. 파타고니아의 특급열차는 그가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기차여행표에서 시작된다. 지금은 없어져 버리고만 지명이지만 그 누군가의 기억속에서는 항상 달리고 있는 기차역말이다. 그는 빈약한 상상력을 동원해서 그림을 그려본다. 내가 알고 있는 남미문학은 모두 루이스 쎄풀베다의 책부터 읽어보고 그가 말한 만큼, 글 속에 담겨준 만큼만 이해하고 생각하고 상상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가 보여주는 조국의 애정이나,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보여주는 박식함에 존경심이 일어난다. 그의 소설 속에 풍부한 자연미나 정렬적이고 유머를 읽지 않는 그들 남미인의 정신은 유년기의 경험 때문이 아닐까? 정치적 혼란기에도 그는 글을 썼었고, 감옥에서 이런 저런 말못할 일들도 많이 겪었다. 격정의 7,80년대는 우리 나라와 어찌이리도 똑같은지... 그의 할아버지도 아메리카로 떠났던 이민자로서 다시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던 것을 손자가 대신 찾아가는 것은 연어의 회귀하고자 하는 욕구와도 일맥상통한다. '그 곳'에 가기위해 여러 국경을 거치고, 모욕을 당하고, 내전중인 국가를 지나가는 한편 끝날 것 같지 않은 기차 여행도 있다. 나는 이 책중에 할아버지와 함께 성당을 공중화장실로 사용했던 부분이 가장 찡했다. 도시에서 핵가족화 된 세대의 나는 노인들과 함께한 기억이 거의 없기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그의 종착역은 할아버지의 동생과 재회하면서 막을 내린다. 아니 종착역은 새로운 출발지로서 새로운 곳을 다시 떠나야 되겠지만 그가 귀먹은 삼촌과 나누는 대화들은 먼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그의 기억을 흡수하고, 함께 감옥바닥에서 논쟁을 하고있었다. 피로한 여행길에 씁쓸한 마테차를 먹기도 하면서... 나는 다른 이들에게도 그가 풀어내는 유쾌하지만 지나가는 바람처럼 조금은 슬픈 여행길을 함께 떠나가보길 권한다.
k*****n 2003.08.3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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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위대한 여행에로의 빛나는 초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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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와 아르헨티나 남부의 극지방에 다다르는 지방을 일컫는 지명인 파타고니아. 21세기에 루이스 세풀베다의 글을 읽는 이방인에게 “파타고니아”는 기이하면서도 가슴에 공명을 울리는 이상향으로 그렇게 다가오고 있었다.   자유주의자로 파시스트 독재자 프랑코의 독재 치하의 에스파냐를 떠나, 남아메리카 칠레에 새로운 둥지를 튼 작가의 할아버지는 나이 어린 손자와 모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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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와 아르헨티나 남부의 극지방에 다다르는 지방을 일컫는 지명인 파타고니아. 21세기에 루이스 세풀베다의 글을 읽는 이방인에게 “파타고니아”는 기이하면서도 가슴에 공명을 울리는 이상향으로 그렇게 다가오고 있었다.

 

자유주의자로 파시스트 독재자 프랑코의 독재 치하의 에스파냐를 떠나, 남아메리카 칠레에 새로운 둥지를 튼 작가의 할아버지는 나이 어린 손자와 모종의 거래를 한다. 자신의 고향 에스파냐의 마르토스를 꼭 한 번 찾아 가라는.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자유를 고향을 떠나온 이들에게 피노체트의 쿠데타와 연이은 폭압적인 철권통치는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일대 사건이었다. 그 결과, 루이스 세풀베다 역시 조부의 운명 그대로 조국에서 쫓겨나 유럽과 조국을 제외한 남미 일대를 떠돌게 된다.

 

할아버지가 발행한 위대한 여행으로의 초대장으로 비롯된 이 자전적 기행문은 어느 피 끓는 청년 사회주의자의 젊음에서 2년 6개월을 앗아가 버린 칠레의 가장 악명 높은 테무코 교도소에서 출발한다. 교도소에서 더욱 단련되고, 성숙해진 젊은이는 그곳의 인간 백정들을 결코 잊지도 그리고 용서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긍지를 삶 속에 되새기게 되었다.

 

작가의 여권에 찍힌 “L"이라는 이니셜은 불순분자를 뜻하는 낙인처럼 그를 쫓아다닌다. 에콰도르 산 바나나의 수출항인 볼리바르(마찰라 부근의 푸에르토 볼리바르를 구글맵을 통해 직접 찾아보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에서 강의를 하고, <라 콘키스타다> 농장에서 대를 이을 자식을 낳기 위한 종마 같은 데릴사위가 될 뻔 하기도 하고, 남극 바다를 떠도는 배를 타기 위해 칠레 남단의 섬 칠로에까지 가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한낱 글쟁이에 불과한 이의 모험이 이렇게도 다채롭고 경이로 가득하다는 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를 읽으면서 작가의 기행의 중심에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방점이 찍혀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어느 지역에 한다하는 세력가의 시신을 가족 묘지로 이동시키기 위해, 비행기를 개조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는 남극의 비행 장의사 카를로스 노 마스, 노벨상 수상을 거부하고 남미의 모처에 숨어 사는 슬로베니아 출신의 나치 전범 카를리토스 카르핀테로 그리고 작가에게 아슬아슬한 곡예비행을 통해 진정한 아마존의 진수를 보여준 팔라시오스 기장에 이르기까지 모두에게 과거를 묻지 않는 파타고니아에 사는 정말 다양한 삶의 형태를 가진 이들이 줄줄이 소개되고 있었다.

 

작가의 기나긴 여행의 대단원은 역시 할아버지의 고향 에스파냐의 마르토스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마치 자신의 고향을 찾아 목숨을 걸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의 회귀 본능처럼 루이스 세풀베다는 자신의 뿌리를 찾아 물설고 낯선 안달루시아의 마르토스에서 할아버지의 유일한 혈육인 작은 할아버지를 만나게 된다.

 

지금은 사라지고 존재하지 않는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는 아르헨티나의 오지 엘 투르비오에서 시작되어, 대서양 연안의 리오 가예고스에 이르는 240km 거리를 오가는 열차였다고 한다. 목동들의 열차인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에는 그들의 삶의 애환과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노스탤지어처럼 다가온다.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것에 대한 집착이라고나 할까, 왜 그 털털거리며 오지를 누비는 기차가 타보고 싶은걸까.

 

전적으로 타의에 의해 조국에 갈 수 없게 된 작가 루이스 세풀베다의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에는 절절한 조국애에 대한 작가의 비애가 스며들어 있다.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던, 수백 번의 시도 끝에 결국 조국을 찾게 된 어느 망명자의 고뇌와 훗날 자신의 작품세계의 바탕이 된 대륙의 이야기들이 숨 가쁘게 다가온다.

 

개인적으로 나에게 칠레라는 나라는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고 장렬하게 산화한 위대한 사회주의자 출신의 대통령 살바도르 아옌데 박사의 동음이의어처럼 다가온다. 과연 내가 그 세계의 끝에 가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칠레에 가게 되면 아옌데 박사의 묘와 더불어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 새로 생겼다. 그곳의 이름은 파타고니아다.

h******1 2009.09.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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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풀베다의 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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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의 다년간의 경험을 되돌아보는 회고록이다. 4부로 구성되어있는데 각 부가 서로 서로 연관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시기상의 편의에 불과하다. 연관이 있다면 1부와 4부이다. 1부에서 그는 그의 할아버지에게 마르토스에 간다는 약속을 하고 4부는 할아버지의 고향이 마르토스에 토착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으니까. 1부는 사회주의전사로의 삶을 이야기한다. 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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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의 다년간의 경험을 되돌아보는 회고록이다. 4부로 구성되어있는데 각 부가 서로 서로 연관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시기상의 편의에 불과하다. 연관이 있다면 1부와 4부이다. 1부에서 그는 그의 할아버지에게 마르토스에 간다는 약속을 하고 4부는 할아버지의 고향이 마르토스에 토착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으니까. 1부는 사회주의전사로의 삶을 이야기한다. 주로 감옥에서의 에피소드가 대부분이다. 신념을 위해 나 자신의 안위를 희생시켜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단지 경건하게 그의 삶을 우러러 볼 뿐이다. "나에게 어떤 긍지가 남아 있다면, 그것은 내가 그곳의 인간 백정들을 잊지 않을 것이며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잊지 않고 산다는 사실이다." 이 말은 독재에 대한 그의 증오가 얼마나 골수 깊이 박혀 있는가를 보여준다. 우리의 정치사에 빗대어 보아도 과거에 대한 용서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닌 듯 하다. 오로지 투쟁을 통해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사람들만이 그들을 용서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의 투사들은 군부시절을 과연 용서 할 수 있을까? 2부는 망명객의 삶이다. 가진 것 없고 갈곳 없는 떠돌이 삶이지만 경쾌한 에피소드를 많이 담고 있다. 3부에서는 환경운동가로 알려진 그의 익숙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남미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에피소드를 이야기한다. 하나같이 믿기 어려운 전설적인 이야기들이다.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 있다면 "내일을 향해 쏴라"에 등장한 부치 캐시디와 선덴스 키드가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이란 것이다. -아는 사람은 다 알았을지도 모르겠지만 난 처음 알았다.- 돈 페드로와 돈 호세로 불렸던 그들은 무정부주의 혁명에 필요한 재정을 후원하기 위해 은행을 털었다고 한다. 영화와는 약간 다른 면이 있지만... 4부는 할아버지의 고향 마르토스에서의 이야기이다. 할아버지와 자신을 연결하는 기나긴 여정의 출발점이자 종착지인 곳으로 돌아온 것이다. 뿌리... 우리의 고향, 핏줄, 조국이 왜 그다지 중요한 것인지 아직은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그의 여정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뜨거운 감동이 있다. 세풀베다와 그의 진인들의 삶은 나만의 세상에 갇혀 살아가는 나에게 인간의 삶이 얼마나 광범위해 질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앞을 향해 좀더 나아가라고 채찍질을 가한다.

[인상깊은구절]
이 땅에서 우리는 행복한 존재가 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어. 하지만 우리 중의 누구도 거짓말을 속임수와 혼동하지는 않아
h******8 2003.12.0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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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세뿔베다 [파타고니아 특급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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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남희의 <여행할 땐, 책>에 루이스 세뿔베다가 썼다는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루이스 세뿔베다’ 어디선가 들어 본 이름 같았다. 어쩐지? 우리가 작년에 독서 모임에서 했던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라는 책을 쓴 작가였다. 이 책에 ‘거짓말 경연대회’에 이야기가 재미있게 느껴져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를 읽기 시작했다.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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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남희의 <여행할 땐, 책>에 루이스 세뿔베다가 썼다는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루이스 세뿔베다’ 어디선가 들어 본 이름 같았다. 어쩐지? 우리가 작년에 독서 모임에서 했던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 준 고양이>라는 책을 쓴 작가였다. 이 책에 ‘거짓말 경연대회’에 이야기가 재미있게 느껴져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를 읽기 시작했다. 사람마다 느끼는 부분이 다르듯이 나는 ‘거짓말 경연대회’ 보다 그가 할아버지의 유언을 잊지 않고 그 뿌리를 찾아서 할아버지의 고향에 도착하는 장면이 더 인상적이었다.

 

이 책은 자신의 노트에 대해 말한다. 세월의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책꽂이에 꽂혀 있던 개인적인 경험들이 모여 <파타고니아 특급열차>라는 책으로 나왔다.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철로에게 바친다는 뜻이란다. 그는 정말 그런 열차를 탔었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했다.

 

그의 할아버지는 스페인 사람이었다. 할아버지는 희망에 부풀어 형제를 떠나 아메리카로 떠났고, 그곳에서 땅을 얻고 포도주를 얻었다. 편안하게 살 수 있을 줄 알았지만, 그곳은 군부가 다스리는 나라가 되었다. 할아버지는 어린 손자에게 성당 앞에서 오줌을 갈기도록 하며 은퇴한 무정부주의자의 엉큼한 발상에 동조하게 만들었다.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니꼴라이 오스뜨로프스끼의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었는가>라는 책을 건네며 두 가지 당부를 한다. ‘아무 곳도 아닌 곳을 향한 여정’과 ‘마르토스에 가라’고 한다. 손자는 그 책을 읽고 청년 사회주의자가 된다. 할아버지 말씀대로 ‘아무 곳도 아닌 곳’으로 들어가 감옥 생활을 2년 6개월 동안 한다.

 

감옥에서 그는 언어, 수학, 양자 물리학, 세계사, 예술사, 철학사를 잘 아는 동지들을 만난다. 그런 것보다 그가 가장 크게 고초를 겪은 것은 다른 곳에서 왔다. 동성애자로 불리던 하사관이 자신이 쓴 시라며 비평을 부탁했는데, 그 시는 네르보의 시를 카피한 것이었다. “글씨 하나는 잘 쓰는군요”라고 말했다가 그는 길이와 넓이와 높이가 150cm의 정사각형 상자방에서 3주동안이나 자신의 배설물과 함께 뒹굴었다.

감옥을 나와 칠레에서 추방된 그는 볼리비아로 넘어가려다 돈과 시계만 빼앗기고 다시 추방된다. 에콰도르에 가서 그는 대학 강사 생활도 조금 하는데, 사는 것이 여유치 않은 것이 매한가지였다. 글을 조금 썼던 그는 ‘자서전 대필’을 구하는 부자 농장으로 갔는데, 알고 보니 부족한 딸자식을 위해 ‘남편감’을 구한 거라는 진실을 알게 되어, 몰래 탈출한다.

 

그는 파타고니아로 가게 된다.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중에 어떤 실세를 실어 나르게 된 경비행사 이야기가 흥미롭다. 경비행기를 몰던 카를로스는 총구를 내밀며 비행기를 띄우라는 사람들에 의해 실세가 죽은 곳으로 간다. 실세는 2미터 가까이 되는 장신에다 몸무게가 120kg이 넘어가는 거구였다. 비행기의 보조 조종사 좌석 승강구를 뜯어내 시신을 넣고, 조종사는 너무 추워 계속 노래를 부르며 이틀에 걸친 비행 끝에 시신을 목적지까지 배달했다. 그는 그 실세가 무덤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에서 한 번 더 놀란다. 이미 방부제 처리된 말이 무덤 안에 들어가 있고, 실세는 말을 탄 것처럼 세로로 매장을 했던 것이다. 헉

그는 팜파라 불리는 거대한 목장들에 일하러 가는 목동들이 이용하는 <파타고니아 특급 열차>를 타고 가다 하라미요역에서 9시 28분에 멈춰 서 있는 시계에 대해 알게 된다. 스페인 무정부주의자 안토니오가 이끌던 소작농과 인디오들은 하라미요역을 점령했다. 진압군은 10시까지 투항하고 나오면 모두 살려주겠다고 하고 9시 28분에 무차별 총격을 가해 모두를 죽였다. 그곳의 시계를 아무리 고쳐 놓아도 누군가 반드시 9시 28분에 맞춰놓는다는 것이다. 그곳에는 아직도 수많은 소작농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할아버지가 남긴 유언대로 마르토스에 찾아간다. 그 곳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그를 도와준다. 할아버지의 동생 ‘앙헬’을 찾아주고, 드디어 주인공은 “헤라르도 이름을 기억하느냐?”고 묻는다.

귀가 잘 들리지 않았지만 앙헬 할아버지는 부인에게 말한다. “여보, 포도주를 가져와요. 아메리카에서 먼 친척이 오셨구먼.”

 

할아버지 말씀대로 ‘중요한 존재’가 되기 위해 몸 바쳐 싸웠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글을 썼고, 뿌리를 찾아서 아메리카에서 스페인까지 가기 위해 수많은 여정을 거친 이 책은 뭉클함을 준다.

 

m*****7 2020.04.23.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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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곳도 아닌 곳을 향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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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품절 상태인 책, 중고로 구매 했다.  루이스 세풀베다라는 사람과 그의 글들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우선 맛뵈기로 <핫 라인>을 읽었고 지금 이 책을 읽었다.  다른 여러 남미국가들이 그렇듯이 칠레도 현대사의 여정을 어렵사리 걸어 왔다. 그러한 질곡들을 극복하면서 지금도 하나하나 어려움 속에서 바로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 하는데... 최근 파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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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품절 상태인 책, 중고로 구매 했다.

 루이스 세풀베다라는 사람과 그의 글들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우선 맛뵈기로 <핫 라인>을 읽었고 지금 이 책을 읽었다.

 다른 여러 남미국가들이 그렇듯이 칠레도 현대사의 여정을 어렵사리 걸어 왔다. 그러한 질곡들을 극복하면서 지금도 하나하나 어려움 속에서 바로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 하는데... 최근 파블로 네루다의 유해를 다시 조사해서 그의 사망원인을 밝힌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우리의 장 준하 유해 분석과 어찌 그리 똑 같을꼬. 거기나 여기나 그 바로잡는 일조차 쉽지 않은 게 분명하다. 그 가해세력이 결코 호락호락하거나 쉽사리 꿇지 않는다. 아니 다시 전열을 정비해서 더 치밀하게 엄습하고 있다. 그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 질곡의 소용돌이 속에서 작가의 삶 또한 힘겨운 여정을 걸어왔다. 군부에 의해 투옥, 모진 고초를 겪고 불행 중 다행으로 국제 사면위원회 덕에 처형을 면한다. 물론 수많은 사람들이 실종, 처형, 고초를 겪는다. 칠레를 나와서 남미의 여러 곳을 떠돌아 다니다 유럽으로 들어가고 그리고 세월이 흘러 군부독재가 물러 간 후 남미로 다시 들어 가 파티고니아를 여행한다.

 

그러한 역사적 여정 속에서 칠레의 현대사와 남미의 자연과 사람들과 작가본인의 얘기를 담담하고 간결하고 낙천적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허구와 실제가 합쳐진 작가자신의 자전적인 소설이지 싶다. 그래서 문맥과 줄거리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생소한 남미, 칠레, 파타고니아, 그리고 그 곳의 지명들, 인명들...장황하게 떠벌이지 않고 변명하지 않고 비관하지 않는다. 간결하다. 압축되어 있다. 이것이 이 소설의 특징이다.

 

 "서쪽으로 기울던 해가 이제 막 태평양으로 가라 앉는다. <파타고니아특급열차>는 눈 덮힌 팜파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새로운 날이 시작되는 대서양 쪽을 향해 멀어지고 있다."

 

c******1 2013.11.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파타고니아 특급열차
"파타고니아 특급열차" 내용보기
제목만 보면 ''오리엔트 특급열차''와 같은 영화가 생각이 날까. 화려한 최신 특급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들과 액션 등등. 그러나 이책은 그런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다. 한동안 덮어두었던 작가를 새삼 들춰냈다. ''덮어두다''는 표현이 좀 어울리진 않지만, 연애소설읽는노인 이나 감성적킬러 등을 읽은지가 수년이 지났고, 그 뒤로 간간이 그의 책이 발간되었지만
"파타고니아 특급열차" 내용보기
제목만 보면 ''오리엔트 특급열차''와 같은 영화가 생각이 날까. 화려한 최신 특급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사건들과 액션 등등. 그러나 이책은 그런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다. 한동안 덮어두었던 작가를 새삼 들춰냈다. ''덮어두다''는 표현이 좀 어울리진 않지만, 연애소설읽는노인 이나 감성적킬러 등을 읽은지가 수년이 지났고, 그 뒤로 간간이 그의 책이 발간되었지만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잠시 뒤로 물려두었다. 그런 식으로 구매 희망 리스트에서 몇년간 계속 남아 있으며 매번 책 살때마다 간택을 받기를 기다렸던 책들. 파타고니아는 남미의 남단, 아르헨티나와 칠레의 남부 지역에 걸친, 안데스 산맥에서 대서양에 이르는 넓은 평원 지역이다. 이 책은 작가가 그 지역을 다니면서 만나고 사귀었던 파타고니아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대농장을 운영하는 노부모와 노처녀(그를 데릴사위로 삼아 가문의 피를 이으려고 했던), 고물 비행기를 조종하는 비행사, 고래와 대화를 나누는 소년 이야기, 농민 봉기와 그에 이어진 정부군의 학살을 증언하는 한 기차역에 걸린 망가진 시계, 아르헨티나 국경 근처에서 만난 노인 등. 이 책은 다분히 자전적인 소설이다. 그의 여러 작품들 중 처음 읽으면 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어린 시절 스페인 출신의 할아버지와의 일화들, 청년시절 칠레 군부독재에 항거하다 투옥되어 고문당한 이야기, 출옥하여 파타고니아 지방을 돌아다니며 민중들과 함께한 삶, 스페인으로 건너가 할아버지와의 약속-자신의 친척, 뿌리를 찾아간 이야기 등 그의 인생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파타고니아 지역에 대한 공간적 기행문일뿐 아니라 루이스 세풀베다라는 사람의 인생에 대한 시간적 기행문이기도 하다. 험한 시대를 거쳐 오며 민중과 함께 하며 또한 환경 문제에도 관심이 많은 작가, 진정한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역시 오랜만에 들추어 낸 보람이 있다.
y****2 2006.01.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