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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무를 만나러 가는 길보다 더 즐거운 게 있을까. 아이들은 엄마가 세상 전부이던 때를 지나면서 동무를 사귀기 시작한다. 동무가 일상을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마침내 가슴속 깊이 들어오는 단계에 이른다. 그러면 시도 때도 없이 같이 있고 싶은 마음이 들고 동무랑 헤어지면 금방 그리움이 싹튼다. 용기를 내어 동무한테 놀러가는 모험을 시도하기도 한다. 아직 엄마의 배웅이 필요한 시기다. 처음으로 동무를 찾아가는 길에 혼자가 아니라는 든든한 응원이 필요하다. 동무를 만나 놀고 싶은 기대감으로 잔뜩 부풀어 있지만 두려움이 슬금슬금 일렁이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두려움보다 기대가 더 크니 씩씩하게 혼자 나아간다. 동무 봄이한테 가는 길은 발걸음 가볍고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마치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길처럼 즐겁다. 먹구름이 끼어 있더니 갑자기 비가 온다. 커다란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한다. 그냥 비를 피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나뭇가지에 올라 따다다닥 따닥 둥지를 파는 딱따구리를 보기도 하고 아기새를 키우고 있는 어머새를 살펴보기도 한다. 그러는 사이에 비가 그친다. 금방 생긴 물웅덩이를 조심조심 걸으며 개미를 따라 살금살금 걷는다. 그런데 어엇! 그만 두더지 구멍에 빠지고 만다. 조금만 방심하면 시련이 뒤따른다. 그렇더라도 낙담할 일만은 아니다. 두더지한테 너도 미끄러져 빠진 것이냐고 친근감을 나타낸다. 구멍에서 나와서 걸어가는데 이번에는 벌이 공격해 온다. 달리기 선수가 되어 타다다다 도망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벌이 계속 쫓아오자 쿠와아앙 용감한 곰이 되어 대항한다. 그래도 소용이 없자 이번에는 갑옷 입은 거북이가 되어 납작 엎드린다. 그제야 비로소 벌이 조용하다. 여보세요, 똑 똑 똑 봄이야, 너도 혼자 왔니 응, 나도 나도. 재밌게 놀자. 비로소 동무를 만나 둘이 맨발로 신나게 논다. 딱따구리며 노란 새가 날아다니고, 나비가 함께 춤을 추며, 두더지가 구멍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쳐다본다. 축제의 마당 같다. 처음으로 동무를 만나기까지 시련이 여러 번 있었다. 아이는 시련을 시련으로 여기지 않았다. 특유의 낙천성으로 시련을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누렸다. 그리하여 마침내 동무를 만나 신나게 놀게 되었다. 그 사이 아이 마음은 한 뼘쯤 성숙해졌을 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