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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 느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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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대정공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직영은 아니고 청소하는 하청업체입니다 구관 위아래층 모두가 내가 맡은 구역입니다 일이 많은데다 위에서 못살게 굴어서 힘이 듭니다 그나마 혹시 쫓겨나지 않을까 불안하기도 합니다 쫓겨나지 않고 쉽고 재미있게 일하는 세상 어디 없을까요? - 이윤희, 「일기」, 2000년 4월, 22쪽 이 책은 2000년 1월부터 2004년 12월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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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현대정공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직영은 아니고 청소하는 하청업체입니다

구관 위아래층 모두가 내가 맡은 구역입니다

일이 많은데다 위에서 못살게 굴어서 힘이 듭니다

그나마 혹시 쫓겨나지 않을까 불안하기도 합니다

쫓겨나지 않고 쉽고 재미있게 일하는 세상 어디 없을까요?

- 이윤희, 「일기」, 2000년 4월, 22쪽


이 책은 2000년 1월부터 2004년 12월까지『작은책』에 실렸던 글 가운데 재미있고 감동 있는 글들을 고르고 골라 추린 것이다. 이 시기는 IMF의 파고를 겪으며 신자유주의가 강화되는 시기인 만큼 신자유주의 물결에 허덕이는 노동자들 실상이 잘 드러나 있다. 교사도 비정규직으로 조금씩 채워지는 현실을 드러낸 「선생도 철밥통이던 때는 지났다니께」, 언젠가는 정규직이 되리라는 희망 하나 믿고 모든 불평등을 감수하고 견디는 비정규직 이야기를 다룬 「정규직 그 하나만을 바라보고…」, 월급제로 일하다가 도급제로 일을 하고 있는 레미콘 기사들 이야기인 「사장도 사장 나름이지요」, 순수예술 분야 종사자들에게 수익이라는 잣대를 들이대 해고하거나 일 년짜리 계약직으로 전환한 사연을 밝힌 「일 년짜리 소모품」, 열악한 노동 환경을 채우기 시작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처참한 상황을 드러낸 「너, 손도 없잖아!」 등은 이전 시대에 볼 수 없는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를 거치면서 노동자들이 가장 크게 바라는 것은 고용 안정이 되었다. ‘쫓겨나지 않고 쉽고 재미있게 일하는 세상’! 그러나 비정규직이 절반이 넘는 세상에서 쫓겨나지 않고 쉽고 재미있는 세상에 편입될 수 있는 사람이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하여 세상이 각박할 수만은 없다. 「부자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못 느끼는」을 보면 가난한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가슴 벅찬 이야기들이 여럿이다. 또한 자신의 몫인 달걀 두 개를 오랫동안 모아 엄마에게 하얀 고무신 한 켤레를 사준 막내 동생 이야기를 그린 「날마다 없어지는 달걀 두 개」는 부모와 자신 간의 깊은 정을 드러낸다. 따로 이발사가 없어 머리손질에 관심 있는 사람들과 또 맘이 맞는 사람끼리 돌아가며 이발하다 생긴 일화를 그린「깎다 보니 빡빡!」에는 ‘사나이 의리’가 그려져 있고, 무인 경비업체 직원의 따뜻한 마음이 드러난 「어이 택시, 시청 앞」은 즐거운 웃음을 안겨준다.


이와 같이 책에는 감동 깊은 이야기, 눈물이 찔끔 날 것 같은 이야기, 하하하 웃게 만드는 이야기들로 풍성하다. 예나 지금이나 시민운동의 전위에 서 있는 박원순 변호사, 집회 장소라면 거의 빠짐없이 모습을 드러내는 송경동 시인, 언제나 노동자 편에 서서 싸우는 하종강 선생님,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에서 오랫동안 내 마음을 들끓게 했던 이상석 선생님, 무주에 귀농하여 딸까지 저자로 키운 장영란 선생님, 전태일문학상을 받은 현대중공업 안윤길 선생님, 버스 운전을 하다 노동자 글쓰기를 통해 작은책 발행인이 된 안건모 선생님, 나체시위와 똥물사건으로 유명한 동일방직의 정명자 선생님, 철저한 여성주의 시각을 보여준 안미선 씨 등의 예전 글을 읽는 재미도 무척 크다. 그래도 이 책의 가장 큰 의미라면 학습지 교사를 하면서 해고 협박과 눈칫밥에도 꿋꿋한 노동자 이야기를 다룬 다음과 같은 글이 아닐까.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자 가운데 반이 넘는다고 합니다. 점점 늘어난다고 합니다. 지국장이 물었지요. 그렇게 뻔뻔하게 버티는 이유가 무엇이냐고요.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우리 어머니가 겪고 제가 겪는 이 서러움을 우리 아이들에게까지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아이들의 반짝이는 눈망울에 서러운 눈물을 맺히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노동조합에 가입했고, 노동조합이 있어서 또다시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또다시 내일이 되면 사무실에서 눈칫밥 신세가 되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기죽을 제가 아닙니다. 저에게는 이길 때까지 싸우는 노동자 근성이 있고, 저를 지켜주는 든든한 노동조합이 있으니 말입니다.

- 정진희, 「해고 협박과 눈칫밥 따위에 기죽지 않는다」, 296쪽

YES마니아 : 골드 g*******g 2010.07.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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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이들의 소소한 일상에 귀를 기울이다!
"평범한 이들의 소소한 일상에 귀를 기울이다!" 내용보기
‘일하는 사람들의 글쓰기’를 표방하며 매월 발간되는 잡지 <작은책>에서 뽑은 글들을 엮은 책이다. 전체 3권 가운데 두 번째 시리즈인 이 책에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잡지에 실렸던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불과 30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1997년에 닥친 경제 위기로 한국은 국제금융기금(IMF)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재벌들의 방만한 경영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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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들의 글쓰기’를 표방하며 매월 발간되는 잡지 <작은책>에서 뽑은 글들을 엮은 책이다. 전체 3권 가운데 두 번째 시리즈인 이 책에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잡지에 실렸던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불과 30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1997년에 닥친 경제 위기로 한국은 국제금융기금(IMF)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재벌들의 방만한 경영과 경제 관료들의 무능한 일처리가 겹쳐 일어난 경제 위기로 인해, 구제 금융을 받고 많은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쫓겨나는 상황이 발생했던 것이다. 당시 언론들의 보도 내용은 경제적 위기로 인한 불안감이 짙게 반영되어 있고, 그로 인해 직장을 잃거나 멀쩡하게 운영되던 사업체나 가게들을 정리해야만 했던  가슴 아픈 사연들이 주류를 이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이후 밀어닥친 신자유주의로 인해 경제 정책은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면서, 고용유연화라는 명분으로 더 이상 ‘평생직장’이 아닌 경영의 판단으로 누구든지 쉽게 해고될 수 있는 상황을 맞이했던 것이다. 그 결과 직장을 잃었던 이들과 더불어 새롭게 취업 시장으로 진입한 이들에게는 비정규직과 임시직이라는 역할이 주어졌음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당시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하겠는데, 이 책에는 임시직으로 근무하면서 해고될 상황을 맞은 이들의 절규를 담은 글들이 많이 보였다. 


직업 전선에 뛰어들기 전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글들이 특히 인상 깊게 다가왔는데, 대부분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고민과 불안감이 짙게 드러나고 있었다. 아울러 임시직으로 근무하면서 해고 통지를 받고, 이러한 상황에 맞서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동료들과 함께 현장에서 투쟁하는 이들의 모습도 적지 않았다.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이 보여주는 시대로부터 20여 년이 흘렀지만, 지금의 상황 역시 당시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한편에서는 ‘인공지능(A.I.)이 가져올 기술 변화로 인한 긍정적인 미래에 대한 전망을 쏟아내는가 하면, 제대로 된 보호 장구 없이 산업 현장에 투입되어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반도체의 활황으로 주식 시장은 연일 지수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음에도, 다른 한편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민생회복 지원금이 투입되어야만 하는 상반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렇지만 당시를 겪어냈던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은 오늘날의 ‘우리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민중들의 이야기’로써 하나의 역사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이해된다. 그렇기에 작가 조정래의 말을 빌어 책의 앞부분에 제시한 다음의 구절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역사는 인간이 살아온 이야기이되, 기록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만 간추려 엮어놓은 이야기이다.” 평범한 이들에 의해 기록된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하나의 역사 기록으로 의미를 지닐 수 있는 까닭이라고 하겠다. 그 시절을 겪어냈던 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과 함께 평범한 이들의 소소한 일상의 내용들은 지금도 누군가 겪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   (   https://cafe.daum.net/Allwithbooks   )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i*****n 2026.05.1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