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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들의 글쓰기’를 표방하며 매월 발간되는 잡지 <작은책>에서 뽑은 글들을 엮은 책이다. 전체 3권 가운데 두 번째 시리즈인 이 책에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잡지에 실렸던 글들이 수록되어 있다. 불과 30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1997년에 닥친 경제 위기로 한국은 국제금융기금(IMF)으로부터 구제 금융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재벌들의 방만한 경영과 경제 관료들의 무능한 일처리가 겹쳐 일어난 경제 위기로 인해, 구제 금융을 받고 많은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쫓겨나는 상황이 발생했던 것이다. 당시 언론들의 보도 내용은 경제적 위기로 인한 불안감이 짙게 반영되어 있고, 그로 인해 직장을 잃거나 멀쩡하게 운영되던 사업체나 가게들을 정리해야만 했던 가슴 아픈 사연들이 주류를 이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이후 밀어닥친 신자유주의로 인해 경제 정책은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재편되면서, 고용유연화라는 명분으로 더 이상 ‘평생직장’이 아닌 경영의 판단으로 누구든지 쉽게 해고될 수 있는 상황을 맞이했던 것이다. 그 결과 직장을 잃었던 이들과 더불어 새롭게 취업 시장으로 진입한 이들에게는 비정규직과 임시직이라는 역할이 주어졌음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당시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고 하겠는데, 이 책에는 임시직으로 근무하면서 해고될 상황을 맞은 이들의 절규를 담은 글들이 많이 보였다.
직업 전선에 뛰어들기 전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글들이 특히 인상 깊게 다가왔는데, 대부분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고민과 불안감이 짙게 드러나고 있었다. 아울러 임시직으로 근무하면서 해고 통지를 받고, 이러한 상황에 맞서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동료들과 함께 현장에서 투쟁하는 이들의 모습도 적지 않았다.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이 보여주는 시대로부터 20여 년이 흘렀지만, 지금의 상황 역시 당시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한편에서는 ‘인공지능(A.I.)이 가져올 기술 변화로 인한 긍정적인 미래에 대한 전망을 쏟아내는가 하면, 제대로 된 보호 장구 없이 산업 현장에 투입되어 목숨을 잃은 노동자들이 발생하기도 한다. 반도체의 활황으로 주식 시장은 연일 지수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음에도, 다른 한편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민생회복 지원금이 투입되어야만 하는 상반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그렇지만 당시를 겪어냈던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일상’은 오늘날의 ‘우리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민중들의 이야기’로써 하나의 역사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고 이해된다. 그렇기에 작가 조정래의 말을 빌어 책의 앞부분에 제시한 다음의 구절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역사는 인간이 살아온 이야기이되, 기록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만 간추려 엮어놓은 이야기이다.” 평범한 이들에 의해 기록된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들’이 하나의 역사 기록으로 의미를 지닐 수 있는 까닭이라고 하겠다. 그 시절을 겪어냈던 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과 함께 평범한 이들의 소소한 일상의 내용들은 지금도 누군가 겪고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 ( https://cafe.daum.net/Allwithbooks )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