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의 주된 기능이 무엇이냐'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는 '위로'라고 말하고 싶다. '좋다'라는 이 한 마디면 예술은 자신의 소임을 다한 것이다. 한 인간이 자신의 영혼으로 만들어낸 작품이 음악이건, 미술이건, 또 다른 무엇이건간에 누군가에게 '힘내라'는 말을 건내거나 '멋있니' 라는 말을 물어온다면 예술은 자신의 역할을 다한 것, 맞다.
![]() |
|
빈센트 반 고흐 미술관과 함께 찾게 될 방문지 중 하나가 렘브란트 생가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17세기 최고의 화가 렘브란트가 1939년부터 17년간 살았던 집을 복원해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이곳에서 렘브란트는 자신의 대표작을 작업했다고 한다. 렘브란트의 유명한 작품들 대두부분은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옮겨졌지만 이곳 박물관에는 그의 데생이나 에칭 작품, 그의 제자 작품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렘브란트란 이름을 알고 있고 그의 그림 한두 개쯤은 기억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책은 한 번도 읽은 적이 없다. 그래서 더욱 렘브란트에 관한 책이 반가웠다.
이 책 역시 지난 번 읽은 반 고흐 책과 마찬가지로 작품 위주로 설명한다. 어느 정도 시대에 맞게. 내가 기억하는 렘브란트의 작품은 ‘야간순찰’정도다. 오랫동안 야간 순찰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졌지만 작품 이름은 ‘프란스 반닝 코크 대위가 중위에게 시민 사수대의 출발 명령을 하달시킨다’다. 줄려서 ‘시민 사수대의 순찰’이다. 그림 자체가 어두워 밤이 어둑할 무렵 거리를 순찰하는 수비대의 모습을 그렸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건 순찰이 아니었다고 한다. 그림이 상하지 말라고 니스칠을 여러 번 했는데 그것이 오랜 시간 지나서 새까맣게 변한거라고 한다. 이후 그림의 진짜 이름을 찾았다고 하니.. 재미있지 않은가
렘브란트는 해부학에 관한 그림을 그렸고 역사화에 대한 그림을 그렸는데 특히 이 책에서는 다른 화가가 그린 같은 주제에 대한 그림을 비교해 실었다. 특히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루벤스와 비교해 실었는데 차이점을 찾아보는 것도 즐거움이란 생각이 든다. 같은 시대를 살고 모두 유명했던 화가지만 다른 느낌의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며 비교 분석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화려하고 몽환적인 느낌의 그림이 많은 루벤스와 달리 렘브란트는 투박하고 소박한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책 읽는 즐거움이 더 강하다.
또한 자신의 자화상을 통해 삶의 쓸쓸함과 고독을 느낄 수 있어 숙연해진다. 고흐처럼 사후에 유명해진 사람은 아니지만 사는 동안 인생의 희로애락을 맛본 렘브란트의 그림은 또 다른 느낌이다. 렘브란트는 낙후되었던 네덜란드의 미술을 단숨에 끌어 올린 사람이다. 가슴으로 그림을 그렸던 그의 예술 생명을 따라가다 보면 그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을까? 그림이나 음악이나... 뭐든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문화 탐방이 놀러가는 것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사전이 공부도 하고 책도 읽는 것이겠지. 쉽게 서술되어 있고 호기심도 자극할 수 있어 중학생인 작은 녀석에게 알맞은 책이다. ‘그림으로 만난 세계의 미술가들’ 시리즈를 찾아 읽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
|
노성두 지음 / 아이 세움 출판
예전에 레오나르도 다빈치 편을 읽고, 미술관련 서적을 많이 읽기로 했었는데 자꾸 욕심이라는 것 때문인지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그것부터 보느라 잠시 잊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시간이 나서 간 도서관에서 책 빌리러 온 것도 아닌데 렘브란트의 작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에 TV 프로그램에서 나와서 그런걸까? 아무튼 이미 다른 도서를 2권이나 대출한 상태에서 겁도 없이 렘브란트에 관한 책을 집어 들었다. 한가한 일요일 오후, 간만에 여행도 안 가고 집에서 쉬다가 넘기게 되었는데, 책을 펴자마자 나의 그와의 빛 여행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유명한 화가들은 남부 유럽 특히 이탈리아 반도에서 주로 활동하는 사람이 많았다. 예로부터 성서의 역사적 무대가 된 곳이고, 개방된 항구들로 들어오는 진귀한 물품들로 많은 자본을 소유했으며, 이에 따라 예술가들도 이곳에서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남부 유럽이 예술도시로 발전하고 있는 동안 북부 유럽의 암흑도시였을까? 아니었다. 그 곳에는 강력한 북부유럽의 중심도시 네덜란드가 있었고, 네덜란드에 찬란한 빛을 선사한 렘브란트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많이 들어보긴 했지만, 생소한 이름은 아닐 것이다. 렘브란트가 그린 것은 바로 네덜란드, 아니 북부유럽을 대표하는 작품 ‘야경꾼’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을 보고 ‘야경꾼’이라 알려진 그림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전에 알지 못했던 그림 속의 이야기도 엿들을 수 있었다. 우리가 ‘야경꾼’이라 알고 있는 이 작품은 원래 ‘프란스 반닝 코크 대위가 중위에게 시민사수대의 출발 명령을 하달시키다’라는 긴 제목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림을 보전시키기 위해서 그랬는지 엄청난 니스 덧칠 때문에 그림이 전체적으로 어두워졌다고 한다. 그러니까 야경 전체 분위기는 어둡지만 저녁이나 밤을 배경으로 그린 작품은 아니라는 말이다. 또한 대위와 중위 사이의 한 소녀는 렘브란트의 아내 사스키아를 모델로 했다는 설도 있다. 그렇다면 단지 그의 아내와 비슷하다는 이유로 대위, 중위와 함께 찬란한 빛을 받고 있는 것일까? 자세히 보면 소녀의 허리춤에는 닭이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닭발을 거꾸로 한 모양이 바로 이 사수대의 문양이었던 것이다. 그러니까 그 여자아이는 마스코트 같은 존재였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어두운 곳 한 곳에서 모자를 눌러쓰고 한 눈으로 바라보는 모습이 보이는데, 그 모습은 렘브란트 자기 자신을 그려놓은 것이라 한다. 정말 그림 한 장에서 이렇게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자신들의 얼굴은 빛을 받지 못해 어둡게 나왔다고 주문자들은 매우 못마땅해 했지만, 이 작품으로 인해 렘브란트는 네덜란드에서 알아주는 화가의 발연에 오르게 된다. 렘브란트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은 그도 레오나르도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이었다. 미녀가 있으면 늙은 노파가 있고, 잘 생긴 사람이 있으면 못 생긴 사람을 한 화폭에 같이 담는 것이었다. 이것은 미녀나 잘 생긴 사람을 더욱 돋보이게 하기 위한 강조의 방법이었다. 또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최후의 만찬’에서 성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을 다룬 것 같이, 렘브란트 또한 성스럽고 근육이 맨질맨질한 예수를 그리지 않고, 추남이고 왜소한 골격으로 그려내고 있다는 점이다. 렘브란트는 교회의 위신보다는 성경 속의 이사야 선지자의 말을 더욱 믿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렘브란트가 이렇게 유명세를 치루는 것은 그가 빛의 마술가로 불릴 만큼 빛의 명암을 잘 이용하기 때문이다. 물론 빛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발견 해 낸 것은 렘브란트 한 세대 위의 화가 카라바조였지만, 그 빛을 이용하여 빛의 미술을 빛나게 만든 것은 바로 이 렘브란트였다. 또한 렘브란트는 한 작품을 완성시키기 위해 몇 년을 덧칠하고, 수정하곤 했다. 그래서 어떤 화가는 그의 ‘프란스 반닝 코크 대위가 중위에게 시민사수대의 출발 명령을 하달시키다’라는 작품에 대해 실제로 코를 잡으면 들어 올려지는 그림이라고 하기도 했다. 렘브란트는 이전까지 알지 못했던 그림에서의 빛의 영향력을 최대한 살린 북유럽 최고의 화가라는 것을 나는 부인할 수 없다. 그가 장년기에 들어서면서 아내와 자식들이 모두 죽는 불행을 겪는다. 다시 재혼하지만, 역시 그 부인과 딸이 먼저 세상을 떠나 렘브란트는 외로운 말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그가 그린 자화상이나, 돌아온 탕자 같은 작품들은 인간사에 대한 원한이 아니라 그윽한 사랑으로 채워져 있다. 항상 마음을 내밀어 모든 것을 감싸 주듯이, 햇살이 모든 이에게 공평히 내려주듯이 따스한 눈길이,, 그가 죽은 뒤에 더욱 명성을 얻게 한 것은 아닐까? |
|
'빛의 유혹에 영혼을 던진 렘브란트'는 예술가 렘브란트에 대한 이야기다. 렘브란트는 빛의 표현을 그림으로 굉장히 잘 하는 화가인데 스바벤뷔르흐에게 제자로 삼겨진 3년안에 더 이상 배울 것이 없어졌고, 라스트인 이라는 다음 스승에게서 중요한 깨달음을 얻어 멋진 작품을 남기게 된 위대한 예술가이다. 내가 유치원생이던 시절 네덜란드에 살았을 때 미술관에서 요하네스 페르메이르의 작품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와 렘브란트 작품 '야간순찰'을 본 기억이 있긴 하지만,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야간순찰'이 빛의 화가로 유명한 렘브란트의 작품인지 알지 못했다.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비로소 렘브란트가 표현하고자 했던 빛과 어둠의 깊이감, 그리고 그의 작품에서 느꼈던 감동이 더욱 선명하게 이어졌다. 나는 렘브란트가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그는 늘 외로웠고, 삶은 고단했지만 끝까지 꿋꿋이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왔다. 특히 생의 마지막 해에 그린 돌아온 탕자는, 인물이 시선을 피하고 등을 돌리고 있지만 그 안에 담긴 뉘우침과 후회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져 더욱 깊은 울림을 준다.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는 렘브란트가 그린 수많은 아름다운 작품들이 소개되어 있다. 나라면 시도조차 어려웠을 법한 빛의 표현을 그는 그림으로 구현해냈고, 그 점이 정말 인상 깊었다. 많은 사람들을 잃고, 수많은 비난과 야유 속에서도 외로움을 견디며 끝까지 빛과 어둠을 깊이 있게 표현한 렘브란트는 참으로 존경스러운 인물이다. 이 책을 통해 렘브란트라는 작가와 그의 미술관에 대해 알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작품을 진심으로 감상할 수 있게 되어 기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