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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감동시키고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던 바로 그 만화. "패밀리 맨"
내용은 정말 뻔한 스토리. 주제어는 가족, 가난, 행복, 배신, 시한부, 조력자...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던 것은 이 만화가 가지고 있는 그만의 특색이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연재물이었는데, 단행본으로 나왔다. 어떻게 다를까?
난 정지된 그림 보다는 움직이는 에니메이션을 선호한다. 하지만 작가 정필원에 의해 정지된 그림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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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지막으로 아버지와 목욕탕을 갔던 것은 이제는 꽤나 먼 기억이 되어버렸 다. 그 마지막으로 목욕탕에서 아버지의 등을 밀어드렸던 그 순간은 무엇이라고 말하 지는 못하지만 그때부터 지금까지 기억에도 희미해지는 그때만을 남겨두고 함께 목 욕탕으로 가는 그 단순한 풍경을 거부하게 만들었다. 아니, 피하게 되었다. 그날, 마지막으로 함께 목욕탕을 갔던 그때 내가 만난 아버지의 등은 너무나도 작 아져 있었다. 어린 시절 그렇게 커 보였던 아버지의 등은 이제는 나보다 작게 줄어 들어 있었다. 더불어 세월의 흔적처럼 나빠지신 건강으로 인해서 하나씩 늘어난 아 버지의 몸에 새겨진 수술의 흔적들을 보는 것은 너무나도 슬픈 일이었다. 그렇게 작아진 아버지의 등과 세월의 상처들이 새겨진 흔적들은 함께 목욕탕을 가는 것을 피하게 만들었다. 어쩌면 그 작아진 등과 상처들이 내가 새겨 놓은 것처럼 느껴졌 기에 그래서 더욱더 피하게만 되었던 것 같다. 더욱더 다가서야 할 사람을 피하게 되는 것이 결코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이 생각했던 큰 사람이 작 아져만 가는 것을 보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었다. 어쩌면 내 경험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가 경험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남자 아이들은 아버지의 등이 줄어들어만 가는 것을 보면서 성장한다. 그리고 여 자 아이들은 마찬가지로 어머니의 등과 키가 줄어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자란다. 그 렇게 우리가 어른이 되는 것은 부모님의 키와 줄이고, 등을 작게 만들어가는 것일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어른이 된 우리는 다시 가족을 만들고 부모님이 살았 던 길을 다시 걸어간다. 그것이 가족일지도 모른다. '패밀리맨'은 가족의 이야기이다. 사실 '패밀리맨'에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가족의 앞에 나서지 못하는 아버지와 그 가족이 중심이 되지만, 또한 다른 많은 아버지들이 등장한다. 물론 가장 감정 이입 이 되는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가족들 앞에서 모습을 감추고, 가면을 쓰고 아이들 을 지키는 주인공이지만, 그외에도 많은 우리 시대의 아버지의 모습을 '패밀리 맨'은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의 친구는 최근 몇년동안 늘어났고, 그리고 어쩌면 가 장 외로운 아버지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기러기 아빠'이고, 주인공의 지하철 상품 판매 동료의 남편은 몸이 불편하기에 조금은 더 큰 마음 고생 속에서 살아가 는 우리의 또 다른 아버지이며, 주인공의 아이들의 선생님은 자신이 지키지 못한 가족을 그리워하며 후회하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 선생님의 아버지는 또 한 자신이 한 결정으로 아들을 잃어버린 또 한 명의 아버지를 보여준다. 어쩌면 등 장하는 모든 가족이 행복과는 조금은 물러서 있는 것 같지만, 그럼에도 '패밀리 맨'은 그렇게 우리의 주변에서 갈수록 힘을 잃어가는 아버지들을 보여주는 것으로 또 다른 가족의 행복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조금은 열린 결말을 보여주는 '패밀리맨'의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은 조금은 고민을 할지도 모른다. 주인공인 강호와 그 가족들이 함께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가는 그것이 행복인 것인지... 그리고 그런 마지막 삶을 살아가는 주 인공 강호의 삶이 행복한 것일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패밀리맨'에서는 가 족을 지키는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고, 그리고 갈수록 가족을 지키는 일 자 체가 힘들어지는 우리의 현실이기에 더욱 그러한 모습들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독자들은 힘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우리가 나이를 먹어 줄어든 아버지의 등을 보면서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되고 감사하게 되듯이, 강호의 아이들인 희중이와 다림이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TV 속의 '구구맨'처럼 노력했던 아버지를 언젠가는 기억하고 감가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것이 이 열린 결말의 '패밀리맨'이 보여주려고 한 '해피엔딩'이 아닐까 생각한다. '패밀리맨'을 보고, 다시 아버지와 목욕탕을 가는 것이 어쩌면 너무나도 힘든 일이 되어버린 지금의 나이기에 이제는 너무 늦기전에 말해보려고 한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