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마 지금 아이들은 혼자 또는 두형제 정도가 있어서 이렇게 물려 받는 동생의 기분을 많이 못 느끼며 사는 아이들도 많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두형제라고 하더라도 부모님들의 경제적인 여건으로 각자에게 어울리는 옷을 많이 사 주는 편이라는 생각이 드는 군요 여기 나오는 주인공은 누나·형들의 옷을 언제나 물려받는 데서 생기는 ‘나’의 이유있는 불만을 재미있게 이야기 하고 있답니다 본인 스스로는 어떤 바지를 보고 이를 ‘뽀드득 뽀드득’가는 모습까지 나오구요 꿰맨 옷, 올이 풀어진 옷, 낡아 빠진 옷, 팔지도 않는 옷, 자기 혼자만 입고 다니는 옷 등을 소개 하고 있지만 사실은 이런 것에 대한 애착도 많지 않은가 하는 즐거움도 있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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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445 《내가 물려받은 것들》 프레데릭 베르트랑 최윤정 옮김 중앙출판사 2003.8.5. 저는 동생으로 태어났습니다. 어릴 적부터 으레 형한테서 옷이며 교과서에 여러 가지를 물려받습니다. 물려받으면서 ‘싫다’는 생각을 한 적이 아예 없습니다. 물려받으면서 언제나 즐거웠고, 때로는 자랑스러웠으며, 으레 신났어요. 다만 제가 입던 옷이나 쓰던 살림을 물려줄 동생이 없기에 이 한 가지는 아쉽더군요. 아직 저한테는 한참 큰 옷을 물려받아 걸치면, 이래저래 헐렁하지만 어쩐지 키가 한 뼘 자란 듯합니다. 둘레에서 바로 알아보지요. “야, 너희 형한테서 받았니?” 옷을 물려받을 때만큼은 둘레에서 “넌 형이 있어 좋겠다”면서 부러워합니다. 누나가 있는 동무는 옷을 못 물려받거든요. 《내가 물려받은 것들》을 읽다가 자꾸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이 그림책을 지은 분은 ‘물려받는 옷’이 무척 싫었나 봐요. 이 그림책을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물려받는 살림이 싫다고? 새옷만 얻고 싶다고? 어떻게 이렇게 생각하지? 그러나 그림책을 덮고서 다시 생각해 보았어요. 모든 사람이 물림옷이나 물림살림을 반기지는 않겠지요. 처음으로 누리는 살림을 건사하고 싶기도 하겠지요. 그런데 손길을 탄 살림에는 손길마다 흐르는 사랑이 곱게 있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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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그림책의 지침서라 할만한, 『슬픈거인』『책밖의어른 책속의 아이』『그림책』등의 평론집을 낸 최윤정이 번역한 책이라는 점이 우선 관심을 끈다. 널리 알려진 아름다운 책, 아나이스 보즐라드의 전쟁등 프랑스 작품들 가운데 그의 번역을 쉽게 접할수 있는데, 기대가 커설까...솔직히 말하면 그의 번역은 평론에 비친 내재적인 힘만큼 스컬러쉽을 발휘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가령, '엄마의 난리가 문제가 되는 건, 내 물건이 망가지기 때문이다'는 우리 어법에 잘 맞지 않는다. 그러니까 엄마가 고함을 치는 이유는 옷을 망가뜨리는 세탁기가 문제라는 것인데 '엄마의 난리가 문제가 되는' 은 언뜻 봐서는 잘 이해되지 않는 문장이다. 번역은 그 나라 말과 어법의 단순한 치환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한국 독자에게 읽힐 양이면 한국 어법에 따라야 한다.
프랑스 작가의 책이지만, 프랑스적인 요소는 그닥 없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공통된 옷 물려 입는 아이의 심통어린 귀여운 반항을 깜찍하게 보여주고 있는 그림책이다. 한국의 그림책 작가들이 너무 우리것을 강조한 나머지, 현재를 사는 아이들과는 연관이 없는 다소 무거운, 무섭기까지 한 전통기법을 아득한 옛날로부터 끌어 와 그림에도 글에도 내세우는 반면, 이 책은 몇 프랑 몇 프랑 하는데서 프랑스 작품임을 알 수 있고, 자유분방한 일러스트 화법에서 프랑스적인 요소들을 읽을 수 있을 정도다.
이야기로 들어가서,
옷을 물려받는다는 것은 그 옷에 스민 추억까지 얻는 것이다 - 어른생각 옷을 물려받는다는 것은 새 옷을 사 입을 기회가 아예 없어지는 것이다 - 아이생각
과연 세대간의 이 커다란 갭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작가는 아주 심각하게 어른 행세를 하며 어른 생각을 심어주려 하지 않으며 말하지 않는다. 아이를 화자로 내세워 아이 생각을 말하고 아이 스스로 깨닫는 과정을 경쾌하게 담아낸다. 주인공 나는 할머니 아빠 엄마 오빠 언니 동생들 틈에서 되물림에 관한 미덕을 배워나간다. 이래서 아이는 초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