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고향 시골집도 바닷가이고, 나도 그 바다에서 배를 타고 노동을 하면서 자랐다. 남해바다든 스페인 앞바다든 바다는 같은 바다지만 소설 속의 바다는 이렇게도 많이 다른 바다인가 보다. 나는 엄청난 지식의 씨줄과 날줄로 엮었다는 이 장황한 소설을 읽고서는 어이없게도 맨 먼저 내 고향 바다가 생각났다. 한승원의 바다, 이청준의 바다, 그리고 내 아버지의 바다. 이 책을 글자 그대로 읽자면 사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다름없다. 줄거리? 간단하고 별 것도 없다. 박물관 큐레이터 아가씨와 자격이 정지된 싸구려 선원이 갖은 모험 끝에 난파선 속에 묻혀 있는 보석을 찾아낸다는 얘기다. 이 큰 기둥에서 뻗어 나간 잔가지들이래야 악역 보석 사냥꾼, 폭력, 섹스, 배신과 반전 등 헐리우드 영화에 흔히 등장하는 소재, 즉 그렇고 그런 뻔한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예사롭지 않은 딱 한 가지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바다와 항해의 역사, 정말 자세히 읽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항해에 관련된 수많은 역사적 과학적 지식이다. 작가는 역사학자의 시각으로 예수회의 추방과 데이 글로리아호의 침몰을 둘러싼 역사를 공부하였을 것이고, 선원이 되었다는 가정으로 항해술과 독도법, 천문학까지도 공부해야 했을 것이다. 아마도 그가 재즈 매니아라면 모르되 그 방면에 문외한이었다면 글을 쓰기 위해 재즈까지도 섭렵했으리라 생각하니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흔히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라는 이 어려운 이름을 얘기할 때 항상 거명되는 사람이 바로 움베르토 에코라고 한다. ‘스페인의 에코’. 추리소설이라면 ‘셜록 홈즈’나 ‘애거사 크리스티’ 수준 밖에 모르던 내게 지적 스릴러 추리소설 ‘장미의 이름’은 대단히 매혹적이었다. 움베르토 에코라는 이 작가의 지식의 방대함이란 정말 끝이 없어 보였고, 그 정교한 구조는 한 치의 빈틈도 찾을 수 없었다. 숀 코네리가 주연했던 동명의 영화를 봤을 때도 나는 ‘원작소설을 보지 않았더라면 훌륭하다고 했겠지만 책에 비하면 형편없는 영화’라고 평했다. 레베르테를 정말 ‘스페인의 에코’라 불러도 좋을까? 에코를 읽지 않았더라면 나는 레베르테를 지적 스릴러의 최고 반열에 올렸을 것이다. 아무튼 ‘스페인의 에코’까지는 너무 과분하다 하더라도 빼어난 작가임에 분명하니 헌법 교과서같은 책 두께에도 겁먹지 않을 만큼 배짱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라도 권할 만한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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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마클럽, 남부의 여왕, 플랑드르 거장의 그림, 항해지도 모두를 읽은 입장에서 이 책이 가장 완성도가 높은 책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수십권의 해양관련, 그리고 역사와 관련된 서적을 읽었고 또 수많은 재즈, 블루스 등의 음악과 관련된 자료를 뒤져보았다고 한다. 뛰어난 묘사로 직접 내가 그 장면을 보는 듯 생동감있게 표현하였고, 번역도 충분히 작가의 의도를 잘 살려 놓았다. 남부의 여왕을 읽으면서 어떻게 같은 작가가 쓴 소설인데도 번역에 의해 이렇게 형편없이 바뀔 수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작품은 번역에 있어서도 최고인것 같다. 사랑과 그 뒤에 숨어있는 진의를 두고 갈등하는 인물, 그리고 영화 같은 반전. 이런 소설은 두꺼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두고두고 읽을 가치가 있다. 이야기꾼 레베르테의 뛰어난 상상력과 완벽한 번역의 결합체가 아닐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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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렇스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서 매일 리뷰가 잘 올라가고 있습니다. 솔직히, 영화 리뷰쪽이 더 편하기는 합니다. 이유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내일은 영화 리뷰.....
어쨌거나, 리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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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해양 역사학이라는 것과 또 다른 점으로 연결되어 있는 이면이자 어두운 면인 보물 사냥꾼 이야기와도 연결이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것들에 있어서 미스테리를 가져온다고 하면, 결국에는 이 면을 연결을 하는 것이 가장 타당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죠. 워낙에 실제로 바닷속에 가라앉은 보물이 많은데다, 그것을 발굴해 내는 것에 관해서는 진짜로 사연이 엄청나게 많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사실, 굉장히 볼만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출간된지 꽤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놓치고 있었던 이유는 사실 간단합니다. 아무래도 뒤마 클럽 이후에 관심을 끄고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흔히 말하는 인간적인 면에 관해 이렇게 세세하게 세공이 되어 있고, 그 속에 역사라는 것을 풀어 놓으면서 동시에 미스테리를 부여하고 있는 작품은 정말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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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의 에코라고 불리는 레베르테의 최신작 입니다. 제가보기엔 에코에는 상당히 공력이 뒤쳐지지만.. 그런데로 훌륭한 작가중 한명이란 생각이 듭니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이번 "항해지도"는 그의 전작 "뒤마클럽", "플랑드르거장의 그림"에 비하여 살짝 아쉬운 면이 좀 많은 작품인듯 합니다. 내용은...어느 항해 선원과 박물관에서 일하는 여성이 함께 예수회의 퇴출에 얽힌 18세기 쌍돛대 침몰선을 찾아가는 이야기.. 전반에 걸쳐..예수회 관련 역사적 사실과 항해술 및 배에 관한 해박한 배경지식이 전체 글의 진행을 풍부하게는 해주지만, 불필요한듯한 과장된 인물들의 내면 묘사가 지루하게 하는군요.. 에코의 소설에서의 장황한 인물묘사와 배경지식 설명이 그다지 지루하지 않고 줄거리에 잘 스며드는것에 비해 살짝 공력이 떨어지는 느낌.. 하지만 여타의 소설들에 비하면 만족할만합니다. 특히 결말도 비교적 깔끔한거 같구요. 읽어볼만 합니다. |
| 이번 여름에는 바다 구경도 못했고 산이나 들 구경도 물론 못했습니다. 항상 회사와 집을 오가는 생활속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일은 역시 여러가지 책을 읽는 것이었습니다. 그나마 시원한 마루에서 책을 읽는는 만큼 시원한 피서는 없더군요. 이번여름 동안에 참 많은 책을 읽었는데 역시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레베르테의 '항해지도' 였습니다. 레베르테의 책은 뒤마클럽을 본것이 전부였지만 뒤마클럽 이후로 조금씩 끌려서 항해지도라는 신작도 나오자 마자 읽었습니다. 처음에 책을 펼쳤을때는 방대한 분량에 좀 머뭇거렸습니다. 600쪽이 훨씬 넘는 그 이야기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역시 두꺼운 책이라서 읽어가는게 쉽지만은 않더군요. 허나, 역시 레베르테! 글을 참 재미있게 잘 쓰더군요. 읽어가는게 참 쉬웠습니다. 스페인의 움베르토 에코라는 수식어가 있지만 움베르토처럼 어려운 내용의 책은 아니고 그저 지적 스릴러 라는데서 그런 말이 나온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나마도 움베르토 처럼 깊은 것은 아니어서 편하게 읽기에 딱 좋았습니다. 특히나 항해나 배, 바다에 대한 묘사가 자세하고 뛰어나서 마치 제가 어떤 커다란 상선의 선원이 된것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용은 좀 빈약했습니다. 나름대로 점수를 주자면 그렇게 큰 점수를 주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묘사를 뛰어났지만 내용이 좀 부실해서 마지막에 가서는 약간 허무함도 있었습니다. 그냥 재미있는 영화 한편 본 것 같은 느낌 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번 여름을 마감하면서 읽었던 책 중에서는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바다를 배경으로 해서 그런가요? 바다에 한번쯤은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