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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마시고 먹는 이야기. 이번 호에서 눈여겨 본 페이지는 ‘산뜻하게’이다. 작가가 자신이 생각하는 ‘산뜻한 것’과 ‘산뜻하지 않은 것’을 나누어 놓았는데 흥미로웠다. 술을 좋아하는 소다츠(혹은 작가 자신)를 생각하는 마음도 잘 나타나 있고 나름대로 내 것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떤 것을 산뜻하다고 혹은 산뜻하지 않다고 여기는 걸까? 이 물음을 두고 답을 떠올려 보는 일 자체가 나에 대한 탐구 과정의 하나가 아닌가 싶기도 했고.
각각의 에피소드를 볼 때는 이런저런 말할 거리가 생긴다 싶다가도 어떤 표시를 해 두지 않으면 다음 장에 밀려 금방 잊어버리고 만다. 이렇게 읽은 내용을 금방 잊어버리는 내 기억력의 한계를 나는 이제 다행스럽게 여긴다. 어쩌면 자꾸 잊어버리고 있으니 읽었던 것을 다시 읽어도 또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일상생활에서 이런 식으로 기억력이 퇴화된다면 걱정거리가 늘어나는 것이겠지만 아직 이런 징조는 안 보이니 이 또한 다행이고.
상대가 누구든지 좋아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좋아하는 음식과 술을 마시는 정취는 언제 보아도 흐뭇한 모습이다. 사사로운 걱정거리는 있어도 큰 시련은 없는 처지여야 할 것이고 일상을 유지할 만큼 경제적 조건도 갖추고 있어야 할 것이고 남들에게 밉상이 될 만큼 잘못 처신하지는 않았어야 함께 할 수 있을 테니. 현실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장면일수록 만화를 통해서라도 자꾸 봐야겠다. 이 정도가 큰 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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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참 좋다. 그러나 그뿐. 이야기는 단편적, 만화적 기법은 별로, 오히려 글이 더 재미있는 경우가 많은데, 정작 그림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그저 그런 음식만화 중 하나. 단, 아무튼지 음주 욕망은 끓어오른다 "술 한잔 인생 한입" 의 저자 라즈웰 호소키는 풍류(風流)를 안다. 단순히 술을 많이 마시는 폭주(暴酒) 술을 사랑하는 애주(愛酒) 와는 다른 철학이 있다. 그 철학이 주관적이고 호불호가 갈릴테지만, 술을 그냥 대하지 않고 나름의 철칙을 가지고 즐기는 모습이 썩 멋있다. 표지는 만화책 같고, 카테고리 분류도 만화로 되어있지만 책 내용 중 절반 이상이 작가의 술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글로 적은 에세이로 되어있다. 어설픈 그림 솜씨로 담아낸 3쪽 가량의 만화와 작가의 3쪽 가량의 술에 대해 독자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흡사 술자리에서 라즈웰 호소키와 술잔을 기울이며 한잔 걸치는 기분이 든다. 나는 술이 꽤 세다. 옛날 알콜농도가 21도 할때에도 3~4병은 거뜬했고, 요즘 16도 정도 하는 술은 9병도 마셔본 적이 있다. 덕분에 몸도 많이 상했었지만...그래서 요샌 술을 거의 하지 않는다. 회식이나 친구들 자리에서도 분위기 맞추는 정도의 술잔. 가끔 유행하는 스몰비어(small beer)바에서 맥주 한잔과 대화를 즐기는 정도. 누가 술을 많이 마시고 취하지 않느냐 대결하는 어리석은 호승심. 술을 자주 마셔야만 애주가라는 알콜중독자들의 변명이 아니라. 이 작품 속의 주인공 그리고 저자는 어떻게 마시는게 멋스럽게 마시는지 생각한다. 그래서 라즈웰 호소키의 풍류(風流)가 마음에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