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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험적인 판단만을 따르며 살아가는 일의 한계에 맞닥뜨릴 때마다 직접 경험의 소중한 의미를 떠올린다. 여러 제약을 들어 겪지 못하는 이유를 들지만 경험만큼 삶의 지혜를 일깨워주는 것은 드물다는 생각이 깊어진다. 오롯한 정신으로 살아갈 수 있는 지금에 감사하고 마음의 근육과 체력이 바탕이 될 때 직접 느끼고 생각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근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의 연장인 여행만큼 한 사람을 성장케 하는 게 그리 많지 않다고 여길 정도로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여행지에서 날것을 고스란히 피사체에 담아내는 후지와라 신야의 삶을 동경해왔다. 20대 때 대학교를 그만두고 스물넷에 인도로 떠나 7년간 그곳을 떠돌며 인도인들의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흑백 필름에 담아낸 <<인도 방랑>> 여행기는 지금도 책장을 자리하고 있다. 초점이 맞지 않아 흔들린 채로 황야를 걷는 인도여인의 사리 자락이 바람에 날리는 사진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한껏 자아냈다. 작위적인지 않은 사진 한 장이 주는 메시지는 강렬해 인도 언저리만 보고 온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있던 것들을 처분하고 칫솔과 카메라를 넣은 배낭을 간단히 꾸리고 발길 닿는 대로 인도를 떠돈 여행자는 독학으로 사진 공부를 한 셈이다. 획일적인 일상에 염증을 느끼는 이들에게 신야의 삶은 ‘조르바’ 못지않은 자유로움이 빚어내는 일상의 변주곡에 가깝다. 돈키호테 같은 의협심과 도발이 넘치는 신야를 사부로 삼고 싶은 인터뷰어로 지금의 그가 존재할 수 있는 역사를 깊이 이해할 수가 있었다. 바다를 한눈에 보고 자란 모지항에서 보낸 유년기에 이어 여관업을 하다 파산한 아버지 덕분에 인생의 밑바닥 경험을 쌓으며 자아정체성을 형성해갔다. 경제적 빈곤을 탓하기보다는 시련 덕분에 겪은 일들을 통해 자신은 성장하고 깊어질 수 있었음을 확신한 그는 아픔만큼 성숙해짐을 통찰력 있게 끌어냈다. 평범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깃들어 있는 진기한 보물들을 끌어내 피사체에 담는 노력을 아끼지 않는 신야는 저마다의 삶에서 우러나는 생명력을 사진에 담았다. 2011년 ‘죽지 마, 살아라’ 사진 전시회를 열었을 때 고베 대지진 참사가 일어난 현장을 찾은 저자는 모든 것을 잃고 망연자실해하던 참사의 잔해를 기록하였다. 그는 전시 기간 판매 수익금 전액을 재해 복구를 위해 내놓을 만큼 인간에 대한 사랑을 중심에 놓고 살았다. 노화의 진행이 가속화되면서 풍성하던 머리숱은 듬성듬성해지기 시작하더니 그 사이로 흰머리가 올라와 늙음을 드러낸다. 늙었다는 말을 뱉어 그 말에 사로잡혀 살아갈 필요는 없어 보인다. 마흔이 되던 해 스웨덴으로 가 1년 머물며 마음을 비우고 자연스럽게 살아갈 방법을 찾은 것도 경쟁 중심의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갈 힘을 얻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여행 작가·저널리스트·사회운동가·퍼포먼스 예술가 등으로 불리는 신야의 삶은 경계를 뛰어넘는 여행으로부터 기인한 것인지도 모른다. 깔려 있는 철로를 달리지 않겠다는 일흔 다섯의 작가는 카메라를 들고 살아있는 인간의 실체를 보기 위해 거리로 나설 것이다. 생존을 위해 책을 읽고 표현하기를 즐기는 신야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가치 있는 목표를 가진 자가 살아남을 확률이 높음을 말한다.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빅터 프랭클이 쓴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극찬한 신야는 삶을 의미 있고 목적 있는 것으로 만드는 일이 소중함을 일깨운다. 이성적으로만 살기 위해 구상하느라 시간을 소진하기보다는 지금 행하고 싶은 일을 찾아 실행하는 힘을 길러가는 게 더 나은 삶의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인생에는 왕도가 없다고들 하지만 자신만의 근성으로 살아갈 힘을 비축하여 의연하게 살아가는 길은 흔들림이 많은 때에 필요한 덕목임을 되새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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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겪어야 진짜』를 읽고 먼저 제목이 마음에 든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가장 중요한 목적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학력이 높거나 수많은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그것들을 현실에서 적용하거나 직접 체험으로 이어가지 않는다면 솔직히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생활해 나가면서 어떤 일을 겪거나 직접 해본 경우에 비록 그것이 성공하거나 실패에 관계없이 아주 중요한 교훈을 얻게 된다. 성공한 경우는 계속 그것을 발전시켜 나가면 되고, 실패한 경우에는 원인분석을 철저하게 행하여 다시 시도할 수 있는 중요한 바탕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 제목인 《겪어야 진짜》는 우리가 삶으로 목표나 교훈으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 자신의 지식이 부족해서인지 이 책을 대하기 이전까지는 후지와라 신야과 김윤덕의 저자의 이름을 알지 못하였다. 사진작가와 작가, 예술가이며 정부에 대한 독설가이고, 큰 사안이 있을시 어김없이 그 현장으로 달려가는 행동가, 세계와 사람을 여행하는 여행가 등의 정말 다양한 행동을 통해 실천으로 보여주는 후지와라 신야의 인생 통찰에 대한 글을 통해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여느 책과 같이 한 사람의 스스로의 글이 아니라 서로 간의 대화를 통한 문장의 선물이라는 점이 특이하였다. 바로 일본의 후지와라 신야의 인생 통찰을 담은 책인 동시에 불혹을 넘긴 한국인 기자 김윤덕의 물음과 고백이 곁들여진 기록들이기에 쏙쏙 들어오는 듯하였다. 무려 20여년을 연구원, 신문기자와 논설위원, 시사토크 진행자, 자문 위원 등의 다양한 체험의 순간을 통해서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 사부로 삼은 그를 인터뷰한 내용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의구심을 품고 있었던 내 자신이 누구이며, 어디로 가고 있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의구심과 가장 좋고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등에 막막하던 차에 후지와라 신야를 만나고 자신이 가야 할 길을 물었고, 그에 대한 상세한 답들이 인터뷰를 통해 전개되고 있다. 역시 다양한 경력을 갖고서 거침없이 자신의 소신대로 행동하는 행동인 답게 많은 것들을 선물하고 있다. <매일 부서지고 매일 새로워진다> <시시한 삶은 없다, 위대한 삶도 없다> <세상의 중심은 나> <사랑, 처음부터 있었고 가장 나중까지 남는 것> <타인을 위해 눈물 흘릴 수 있는 사람> 등 11가지 주제에 대한 시원스러운 직접 겪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하나하나가 마음속으로 쏙 들어오게 한다. 거기에다가 정말 세밀한 질문의 모습과 함께 나름대로 진단하고 정리해나가는 모습도 쏘옥 들어온다. 비교적 많은 책을 대한다고 하지만 이런 계통의 책은 정말 오래 만이었다. 이 책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삶의 진리를 많이 느끼고, 직접 겪어봄으로써 내 자신을 더욱 더 성숙시켜 가야겠다고 다짐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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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접한 책은 겪어야 진짜였다. 일단 책 제목부터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진정한 경험을 통해서 삶을 살아가는 그런 책으로 느껴졌다. 책에서는 집이 파산해 성장기의 혼란이 일어나고 세일즈맨 그리고 청년기의 절망으로 이어지는 일흔의 신야가 살아온 인생을 담고 있다. 그의 인생이 특별한 이유는 거리에서 이야기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어느 누구나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그의 사상에는 생생함이 묻어난다. 온몸으로 부딪쳐 경험한 삶의 이치는 세상의 물음표들 앞에서 인생의 두려움이나 괴로움 앞에 용기를 내도록 하고 있다. 이런 점을 바탕으로 책을 좀 더 자세히 읽어 나갔다.
저자는 살아가야 하는 것은 사람 자신이라고 강조하면서 무엇보다 상황을 손익을 따져서 계산하지 말고,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이겨나가면서 주어진 상황을 잘 받아들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것이 쉬운일은 아니다. 하지만 극복해야하는 것이기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이전의 다른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고 충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인생을 편하게만 살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것과 동시에 그것이 결국 삶을 지탱하는 결정적 힘이 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로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을 만큼 바닥까지 떨어져서 더는 떨어질 수 없는 곳에 다다르면 오히려 평온해진다고 한다. 그리고 무서울 것이 없다고 한다. 거기서 오히려 초인적 힘이 발휘되고 어딘가 모르는 기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또 저자는 시시한 삶은 없다고 하면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야성을 발견하여 나만의 인생을 창조해갈 것, 나만 즐거우면 됐지 하는 배짱을 가질 것, 불운조차 행운으로 바꿀 수 있다는 허세를 부릴 것 등의 조언을 하고 있다. 정말 맞는 말인 것 같다. 이 세상에 시시하고 단순한 삶은 없으며 자신이 잘 만들어 나간다면 누구든 좋게 그 길을 펼쳐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인생과 관련된 여러가지를 알게 된 것 같다. 경험이라는 것이 중요하고 그 경험을 통해 여러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 같다. 확실히 경험을 많이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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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도 나이 마흔이 찾아왔다. 서른이 밤도둑처럼 담장을 넘어 급습했다면, 마흔은 준비된 시간, 예정된 걸음으로 뚜벅뚜벅 현관문을 통해 걸어 들어왔다.> 나는 성질이 진짜 지랄맞다. 하고 싶은 것을 못하면 병이 난다. 아직 혼자일때에는 나 자신에게만 그랬는데, 결혼을 하고 내 분신이라는 내 아이가 태어나고부터는 그 주체가 아이에게로 옮겨갔다. '내 아이가 이렇게 했으면 좋겠는데'라고 생각이 들면, 그때부터 아이에게 행동하기를 요구한다. 바로 행동으로 옮겨지지 못하는 생각들은 모두 흉기가 되어 나의 정신을 마구마구 공격한다. 그럴때 나는 사람이 아닌 괴물이 되어 버리고 만다. 한마디로 통제불능 상태가 된다. 이런 현상은 아이가 커가면서, 아이에게 바라고 요구하는 것이 많아 질수록 비례적으로 횟수가 늘어나게 된다. 아이는 성장이 기쁨이 아니라, 공포가 된다. 나는 내 스스로 겪어보지 못한 것들을 자식을 통해 경험하고자 하는 경향이 다분하다. 난 나이 마흔에 이제까지의 내 삶은 진짜가 아니었음을 고백한다. 나의 덜 성숙한 삶은, 실패하기 싫어서 행하지 못했던 많은 경험들을 내 아이에게 해달라고 떼를 쓰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 7080 세대들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민주화 운동에 성공(?)을 거둔 대단하신 부모님세대 밑에서 기한번 못 펴보고, 부모님들이 시키는대로, 주는대로만 인형처럼 길러졌다. 부모님이 시키는대로 하지 않으면 큰일이 날것처럼 살았다. 그래서 기껏 무엇인가를 하려다가 실패를 해도 부모님 탓으로 돌리면 그만이었다. 편하지만 즐겁지 않은 삶. 하지만 꿈틀거리는 자유갈망 의지는 우울증이라는 증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 듯 한다. 나의 개인적인 문제를 시대탓으로 돌리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점점 대화를 잃어가고 자신이 병든 사실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많은 40대들이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신야는 "대지진은 일본에 축복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도 '세월호 침몰'이라는 큰 사건이 터졌다. 그 슬픔으로 많은 국민들이 슬픔에 잠겼고, 후유증으로 무기력증에 빠져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감히 말하고 싶다. 남의 일에 이렇게도 분노하고, 슬퍼하고, 눈물흘린 일이 얼마만인가? 대한민국은 아직 죽지 않았구나! 라는 감동이 있었다고. 신야의 말대로라면 변화의 마지막기회인 마흔에, 여전히 생활고에 시달리면서 반경 10미터를 벗어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적당히 미니멀리즘에 빠져있는 하루키에 열광하는 것이 더 어울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신야 사부(작가의 말처럼 나도 신야가 정말 나의 사부같다.)에게 열광하게 되었다. 그 이유를 논리정연하게 말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아마도 감옥에 갇힌 육체와 함께 10미터 반경을 벗어나지 못하던 내 정신의 봉인을 신야가 풀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육체 나이 마흔에 나는 이제 더이상 나의 사랑하는 분신인 아이에게 떼쓰는 것을 그만두고, 무엇이고 스스로 겪을 것을 선언한다. 아마 통제불능의 괴물이 나타나는 빈도는 점점 뜸해지다가 나의 정신이 완전히 자유를 찾는 날 사라지리라 믿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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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동양기행>이었을 것이다. 사람의 시신을 들개가 뜯어 먹는 것을 찍은 후지와라 신야 님의 사진은, 삶과 죽음이 별개가 아님을 보여주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 할 광경이지만, 한쪽에서는 세례를 받고 한쪽에서는 시체를 화장하는 인도에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는 인도뿐 아니라 우리나라, 터키 등 동양의 여러 나라들을 여행하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들려주었다.
사진과 글을 통해서 독자들과 소통하던 그가 마침내 자신의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겪어야 진짜> (2014, 후지와라 신야, 김윤덕 공저, 푸른숲 펴냄)를 통해서다. 조선일보의 베테랑인 김윤덕 기자가 '사부'로 인정하게 된 후지와라 신야를 인터뷰해서 엮은 이 책에는 그의 인생과 더불어 그가 책을 쓰고 사진을 찍고 서예를 하게 된 이유, 이런 일들을 통해서 하고 싶은 말들을 가득 담았다.
다시 시신 사진 이야기로 돌아가 볼까. 긴 여행을 하고 나면 현실에 다시 돌아오지 못하고 부유하는 삶을 살게 될 수도 있다. 후지와라 신야처럼 삶과 죽음, 밑바닥을 들여다보는 여행을 하는 이들은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그 힘으로 더 현실적이고 더 따뜻하게 사람을 바라본다. 더 열심히 더 열정적으로 살아간다.
그것은 그 못지않게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아버님의 영향일 것이다. 이번 책에서 적지 않은 분량이 그의 가정사에 할애되었는데, 한때 폭력단의 일원으로서 두려움에 굴복하지 않은 용기, 전국 규모의 야구 대회를 개최하고자 한 배포, 가업이던 여관이 몰락한 후 많은 나이에도 좌절하지 않고 호객업에 나선 그의 아버지의 열정과 자유로움이 그에게 고스란히 전해진 듯하다. 일흔의 나이에도 남성성과 호기심과 세상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은 후지와라 신야의 모습은, 육체의 나이가 아니라 마음의 깊이가 중요함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현재의 위치에서 조금이라도 떨어질까 봐 두려워하는 사람들, 실패가 두려워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들, 남성성을 잃어가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살아 있음'의 치열함을 이야기한다. 하다못해 '다니던 길만 바꿔도, 전철 안에서 다른 쪽 방향으로 고개만 돌려봐도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고 이야기한다.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도 오늘 같을 가라앉은 삶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으라고 말한다. 그런 자유를 몸소 보여준 그의 삶을 보며 나는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줄였다. 그리고 새삼 그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다. 그는 내게도 멘토가 되어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들을 읽어보고 <겪어야 진짜>를 다시 읽는다면, 나는 그를 진정한 스승으로 모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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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윤덕 기자가 후지와라 신야를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엮은 이 책은 후지와라 신야가 어려서부터 70세가 넘은 지금까지 겪은 체험적 삶을 그려 놓았다. 지켜야 할 삶이 있는 우리들이 어떻게 인생을 일구고 돌봐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여관집 도련님에서 집안이 파산해 남의 집에 얹혀 살아야 했던 성장기의 혼란, 구두닦이부터 세일즈맨까지 스무 가지 일을 전전하면서 돈을 벌었던 청년기의 이야기, 대학을 그만두고 세계를 여행할 수밖에 없었던 운명적 순간과의 조우 등 김윤덕 기자의 ‘사부’ 신야가 살아온 굴곡진 인생을 고스란히 담았다. 그의 인생이 특별한 이유는, 책상머리가 아닌 ‘거리’에서 그 모든 이야기가 시작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사랑, 이별, 행복, 종교, 나이 듦을 이야기하지만, 그는 글을 쓰기도 하는 저널리스트이며, 그림을 그리는 화가, 이 세상의 굴곡진 곳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사진가로서 삶을 살고 있다. 행동과 경험을 통해 깨달은 그의 통찰은 강력하다. 후지와라 신야는 삶의 의미를 묻는 우리에게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있다. 그는 또 작은 바람에도 쉽게 휘어지고, 인생을 편하게만 살려는 우리에게 직접 경험해본 것만이 결국 자기 것이 되며 그것이 결국 삶을 지탱하는 결정적 힘이 된다고 조언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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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몸소 경험해 보지 않은 일은 진짜 내 것이 될수 없다. 내가 부딪혀서 경험하고 절실하게 깨달은 것만이 진정한 나의 것이고 나 스스로에게도 당당하고 자신감이 존재하는 것이다.
작가의 카리스마있는 얼굴에서 강한 메세지를 전달받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 책에 손이 갔다. 최근에, 내 삶이 다소 에너지가 없이 느슨하고 헐거워진 못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작가의 눈빛과 인상에서 풍기는 강한 매력에 끌려서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책 표지는 두 동강이가 난 연필을 그렸는지 짐작이 가능해 졌다.
인생에 있어서 모든 경험이란것은 그 양과 질에 관계없이 다 가치있고 소중하다. 책과는 비교가 않될 정도로 경험은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기에 하찮은 경험이란 것은 없다고 본다. 사랑이든 이별이든 실연이든 여행이든 심지어 밑바닥 인생 경험이든지 간에....
책 페이지를 넘길 떄 마다 나와는 다른 인생을 살아온 작가를 보면서 야무지고 옹골찬 그의 단단함이 내심 부럽기도 하고 나를 반성하는 시간을 갖기에 충분했다.
우리는 항상 사회 속에서 많은 사람과의 갈등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런 와중에 나 자신의 모습대로 살기 위해서는 20% 정도의 고집과 근성이 필요하다는데 나는 몇 %의 야무진 마음가짐이나 있는지 내 자신이 초라해졌다. 또한 아무 의미없이 돈을 모으는 것보다는 목적을 분명히 세우고 그 목적을 당성하기 위해 돈을 버는 일이 중요하다는데, 돈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알지만 항상 돈에 끌려 다니고 옹골차게 돈을 손에 쥐지 못하고 돈에 매달려 가는 내 모습에서 나는 아직 한참 멀었구나 하며 혀를 차게 된다.
지금 사는 것이 그닥 행복하다고 못느낄 때가 많은데, 그럴 때는 소소한 일상을 열심히 챙기라는 조언을 한다. 그래야 내 마음도 덜 흔들리고, 남의 눈에 내가 용기있고 아름답게 보인다고 한다. 그러다보면 타인과의 소통이 가능해지고 기회가 찾아올 확률이 높아진다는데, 혼란스러우면 혼란스러울수록 자신이 엉망이 되는 사태를 단호히 경계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대나무의 마디가 많은 이유는, 키가 큰 나무가 쓰러지지 않도록 그 강도를 유지해서 잡아주기 때문이란다. 순탄하고 안전한 삶은 마디없는 인생이자 굴곡없는 인생이라서 나약하고 허약한 인간을 낳을 수 밖에 없다는 그의 말이 내 가슴에 콱 박힌다.
'각자의 삶은 비교할 수 없고 이 세상에 시시한 삶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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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자 김윤덕이 후지와라 신야를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매끄럽게 읽힌다. 비교적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데도 부담스럽지 않다. 한국 아줌마다운 솔직한 질문과 신야의 넉살이 잘 버무러졌다. 기막히는 호흡이다. 다섯 시간 동안 이루어진 대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이런 대화, 이런 공감, 이런 경이! 반짝, 환해지는 세계. 어딘가 넓고 깊어졌다는 기분이다.
구두닦이를 했을 때는 가장 낮은 위치에서 세상을 바라봤지요. 직업으로서도 아주 비천한 일이었습니다. 앉은 자세에서 노동하는 업종이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그러니까 젊은 시절, 세상의 가장 낮은 관점에서 세상을 올려다 봤습니다. 아주 귀중한 경험이었어요. 도쿄 시부야 거리를 걷다 보면 땅바닥에 주저앉은 사람들을 많이 봅니다. 그들을 보면, 나는 이들이 어떤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지 알 것 같습니다. (본문 중에서) 신야의 민낯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이 한 권의 책에 모든 것이 담겼다. 규슈남아의 피를 물려준 아버지의 파란만장한 인생 이야기부터 그 자신 곡절 많았던 사연들이 술술 풀려나온다. 가볍게 웃어넘길 수만은 없는 주제들을 다루는 솜씨가 놀랍다. 웬만한 소설보다도 재미있다. 편안함이라고 해도 좋겠다. 이 지혜로운 일본인 할아버지는 슬픔을 자랑하지 않는다. 젠체하지 않는다. 나는 여행지마다 애인들이 있어요. 아내가 자리를 비운 틈에, 무슨 자랑거리라도 말하는 아이처럼, 슬쩍 고백하는 모습은 귀엽기까지 하다.
어느 날 의사 선생님이 진맥을 하더니 "오늘 밤, 또는 내일 아침에 임종하실 것 같다"고 일러주더군요. 그 말을 듣고는 아버지의 인생을 정말로 축복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 아버지가 웃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카메라를 가져왔습니다. "아버지, 자, 치즈"라고 했지요. 그랬더니 아버지는 미소를 지었습니다. (...) 물론 지금은 내가 선승인 양 죽음에 대해 대단한 깨달음을 얻은 사람처럼 말하고 있지만, 당장 여기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면 "죽기 싫어, 죽기 싫어!" 하고 발버둥칠지도 모르지요(웃음). 그건 여러분이 너그럽게 이해하셔야 합니다. 나도 사람이니까요. 하하! (본문 중에서)
사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신야는 이 책에서 사물을 보는 관점에 대해 여러 번 언급한다. 크게 두 가지 관점이다. 내가 보고 싶은 대로 찍을 것인가, 보이는 것을 있는 그대로 찍을 것인가. 첫 번째 방식은 사진 찍는 사람의 자아가 개입되는데, 이 경우 사진 찍는 쪽이 주체가 된다. 후자의 경우 이와 반대로 피사체가 주체가 된다. 이 대립되는 관점이 신야 세계관의 기본 골격이라고 보면 되겠다. 신야는 피사체를 주체로 하는 후자의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는 왼쪽 눈을 렌즈에 대고 사진을 찍는다고 한다. 시력이 약한 왼쪽 눈이 좀 더 죽음 쪽에 가깝다고 여겨서라는 것이다. 죽음을 의식하는 삶이야말로 생명력 있는 삶이라는 역설로 들었다. 그는 생명력이 대단한 사람이다. 자연과 교감하고, 감정에 충실하며, 눈앞의 현실을 묵묵히 살아낸다. 한마디로 야성적이다.
너무 이성적으로, 머리로 살려고 하지 말아요. 때때로 우리의 불행은 너무 많이 생각하는 데서 옵니다. 단순하게 사세요. 몸이 느끼는 대로, 야성을 지나치게 억누르려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살아가면 돼요. (본문 중에서)
지난 밤, 티븨에서 조영남을 봤다. 늙었단 말 하지 마. 젊어서, 늙으면... 왜 자꾸 그런 말을 해. 두 살 난 아이나 나나 지금이 가장 늙었어! 무슨 말 끝에 흥분해서 거침없이 쏟아내는 것이었는데, 자꾸만 나는 저 일본의 '규슈남아'가 떠올랐다. "늙었다는 말을 내뱉는 순간 당신은 늙기 시작한 겁니다." 나이 듦이 서글프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은 신야의 대답이다. 말에는 영혼이 담겨 있어서 그 말을 뱉는 순간 어휘들이 살아 움직인다나. (늙었다는) 생각에 갇히면 진짜 늙는다는 말일 것이다. 늙는다는 건 무엇인가. 무감해진다는 것이다. 신야는 사십 중반이 된 형이 더 이상 집 없는 고양이를 쓰다듬지 않아서 슬펐다고 고백한다. 어릴 땐 둘이 함께 고양이를 쓰다듬던 형이 멀찍이 떨어져서 바라만 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회사의 중역은 집 없는 고양이를 만지지 않는구나'" 그렇게 생각했다고. 무감해진다는 건 인간성을 상실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신야는 인간성을 잃어가는 '이성과 과학의 시대'를 걱정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계는 평범합니다. 그런데 눈을 뜨고 아주 작은 것까지 찬찬히 들여다본다면 평범함 속에 보물들이 잔뜩 묻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삶의 진짜 생명력은 바로 거기에서 나온다는 진실을 사진을 통해 전하고 싶었습니다. (본문 중에서)
인간성의 결여는 심각한 사회 문제들을 낳고 있다. 신야는 크고 작은 사회 문제들에도 관심이 크다. 부모와 반목하고 거리를 떠도는 십대 청소년들과 안전제일주의에 사로잡힌 청년들, 일본 대지진 문제도 언급하고 있다. 날카로운 현실 비판의 토대는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연민이었다. 다시, 조영남 얘기로 돌아가자. 그가 하고 싶었던 말은 단순하다.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을 붙들고 살라는 것이다. 동년배인 신야를 떠올린 건 당연한 일이다. 그 역시 책에서 같은 말을 하기 때문이다. 순간을 살라는 말은 사실 신선한 가르침은 아니다. 그런데 신야는 이 가르침을 말로 하지 않고 전생애를 통해 보여준다.
여행은 자기가 무너지는 일입니다. 새로운 세계를 알게 된다는 뜻이지요. (본문 중에서)
신야는 사진을 찍을 때 피사체와의 교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진 찍는 쪽의 마음이 렌즈 너머 상대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사진 찍는 쪽이 진심으로 다가가면 피사체도 마음을 허락하고 활짝 열어보인다는 것이다. 신야는 이 책에서 말보단 행동하는 삶이 진짜라는 것을 보여준다. 나는 여러 번 무너졌다. 무너지고 무너지면서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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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인 후지와라 신야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그러나, 책 제목이 너무 인상적이여서 집어들고 보다가 흠뻑 빠졌다.
오랫만에 행동하는 지식인을 본 것 같다.
자칭타칭으로 지식인이라고 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과연 그 기준은 무엇이고, 누가 그렇게 정하는가?
난 무엇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그 알고 있는 것을 얼마나 행동으로 옮기느냐에 따라 지식인의 여부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많이 알면서도 행동은 반대로 하는 사람은 지식인이 아니고, 교육은 많이 못받았을지라도 삶의 지혜를 행동으로 직접 옮기는 시골의 노부들은 지식인이라 믿는다.
저자는 사진가이며, 작가이며, 여행가이다.
정말 멋진 것은 이 모두가 자기자신이 진정으로 원해서 한 일이라는 것이다.
누군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고,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하는 일도 아니고, 단지 자기 자신이 원해서 하는 일이다. 자신만의 삶에 대한 철학이 아주 확고하고, 그것을 지켜나가려는 의지 또한 아주 강해보였다.
어쩌면 어느 정도의 재능도 있어야 하고, 일정 정도의 교육도 받아야 하지만-이런 편협한 생각을 하는 내가 더 놀랍다.- 그냥 좋아서 한 일이 직업이 되었다.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는 것도 큰 행운이라고 단정하지 마라.
저자는 우리가 여행이라고 말하고 다니는-실은 관광이 아닌가- 것과는 질적으로 다른 여행을 다녔다.
삶과 죽음의 경계까지는 모르겠지만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은 분명히 이긴 듯 하다.
어쩌면 그걸 은근히 즐기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여러 단계가 있다면, 저자는 꽤 높은 단계의 고행을 즐기고 있는 듯 하다.
단지 숨만 쉬고, 배만 부르다고 하여 살아있다라고 하는 것은 자칭 지성을 가지고 있다는 인간에게는 왠지 많이 부족해 보인다.
이 책을 보면서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질문이 있었다.
난 정말 나의 인생을 살고 있는가?
신야처럼 내 인생의 모든 시간을 나를 위해 사용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를 온전히 나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가?
가족이 있고, 직장이 있고, 친구가 있기에 그와 관련된 어느 정도의 희생(?)은 필요하겠지만 그것이 전부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에는 신야와 깉은 사람도 있고, 정반대의 삶을 걷는 사람들도 있다.
누가 맞고, 누가 틀리다라는 말을 하고 싶지도 않고, 할 수도 없고, 할 능력도 없다.
하지만 그 어떤 인생이든지 그 인생의 선택이 오로지 자신의 선택이였는지 묻고 싶다.
정말 그토록 원하는 것이였는지...
'예'라고 답할 수 있다면 이 책을 볼 필요가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이 책을 꼭 보길 권하고 싶다.
어느 정도의 인생을 살았다면 최소 몇 번은 '인생'이란 단어에 대해서 술 한잔 기울이며, 뜬 눈으로 밤을 새며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에 대한 해답을 아직 찾지 못했다면 신야가 또 다른 멋진 힌트를 줄 수 있을 듯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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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대중화 되면서 '상처받지 않는 여행', '부서지지 않는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기 시작했지요. 낯선 곳에서 상처받지 않기 위해 사람들은 수많은 정보를 수집합니다. 자기를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가능한 많이요.…(중략)… 정보가 많을수록 불안은 줄어들지만 실상에서는 멀어집니다.」
여기, 가장 원시적이고 추하며 더러운 삶의 현장을 골라 여행하고 취재한 70대 노인이 있다. 위대하고 거룩한 인생이 아니라, 죄 많고 천박한 인생들에게서 살아있는 삶, 진정한 인간의 향기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온갖 인간군상의 집합소인 나라 인도를 여행하며 살아있는 인간의 실체를 보았다고 말하는 그는, 지독하게 세속적인 사람들에게서 오히려 인간다움을 느꼈다고 말한다. 사람들의 욕망을, 나아가 '욕망하는 인간'을 긍정하는 느긋하고 여유로운 시선을 지닌 작가를 떠올리자니 어쩐지 가슴 한켠이 뜨거워지는 기분이다. 겪지 말았어야 할 참담한 4월을 보내며, 참사보다 더 참혹했던 비뚤어진 시선들과 소름끼칠 정도로 이기적인 마음들에 생판 남인 나조차도 덜컥 마음이 내려앉곤 했던 기억이 난다. 자연재해와, 인재(人災)를 동시에 겪은 이웃나라 일본의 사정 또한 우리와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신야는 말했다. 일본열도를 공포에 떨게 한 쓰나미, 방사능보다 더 무섭고 참담한 것은 비인간화, 타인을 위해 울지 않는 차가운 가슴, 사람들의 얼어붙은 심장이라고.」
작가의 이 말을 몇번이고 곱씹었는지 모른다. 지금의 상황과 맞아 떨어지기 때문일수도, 아이를 키우며 내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기 때문일수도 있을 것이다. 타인의 아픔과 고통에 비아냥과 조롱을 쏟아내던 아이러니한 상황의 섬뜩함과 참담함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슬퍼한다는 행위에는 자기 마음을 온전히 바치는, 타인에 대한 한없는 배려가 깃들어 있기 때문이지요. 슬픔이란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꺼지지 않는 성화(聖火)여야 합니다.」
인간에 대한 예의, 그 최소한의 배려와 인간성의 회복이 절실하다고 느낀다. 신야의 표현대로 타인의 아픔을 향한 슬픔의 감정은 인간에게서는 꺼지지 말아야 할 성화(聖火)라는 생각이 든다. 인터뷰 형식으로 구성된 책 내용 중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이기도 하다.
또 하나 인상적인 문구는, 밑바닥 생활을 했던 때를 돌이켜 생각했을 때를 표현한 말인데 다음과 같다.
「아무데도 소속되지 않는 사람의 아무것도 없는 상태의 불안, 그래서 느낄 수 있는 바닥이 없는 자유.
사람은 누구나 인생에서 한번쯤은 어딘가에도 소속되지 못하고, 붕 뜬 순간이 오는 것 같다. 무한 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에게는 불공평하게 더 자주 찾아오는 듯하고. 그래서 자의반 타의반, 자폐적 성향을 가지게 되는 이 시대의 우울한 청춘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아무것도 없어서 불안하지만, 그렇기에 자유로울 수 있는 거라고. 그렇게도 생각해 보자고.
오랜만에 책을 아주 빨리 읽었다. 인터뷰를 주제별로 11장으로 잘 나눠 정리한 점도 좋았고, 인터뷰어 김윤덕의 노련한 질문과 후지와라 신야의 현답(賢答)이 가져오는 흡입력 있는 인터뷰 전개도 매력적이다. 저자인 김윤덕과 후지와라 신야의 다른 저서를 찾아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가도 문장도 매혹적이다. 이 책,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