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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인터넷에서 엽기 시험문제와 시험답안이 떠돌았던 적이 있다. 그 대부분은 초등생들의 것이었지만, 어느 대학 교양강좌의 시험문제도 있었다.
'미술의 이해'라는 과목의 시험문제라는데, 나도 교양으로 들어 본 과목(성적이 좋았던 것 같진 않지만)이지만 전혀 정답을 맞출 수가 없었다. 왜냐면 그 수업을 듣지 않은 사람은 결코 풀 수 없는 문제들이 다수였으므로..
시험문제에는 수업 첫시간에 무얼 했는지 묻는 질문부터 학생의 이름을 들먹이며 그가 미술관에 몇 번 가봤는지, 발표조 중 몇 조는 어떠 어떠했는지를 묻는 질문까지 수업을 듣지 않으면 결코 답을 유추해 볼 수조차 없으니 수업참여도를 평가하기엔 지극히 완벽한 시험문제였다. 뿐인가? 재미는 1+1수준의 덤이었다.
그러나 시험문제에는 대학의 품위와 권위를 떨어뜨린다고 생각(?)되는 몇가지를 들먹이는 바람에 '엽기'라는 이름을 받았다.
가령, 고스톱 점수를 계산하라든지 100%성공율을 자랑하는 키스법은 무었이냐랄지 배용준의 머플러 묶는 법 등이 시험문제에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그때 그 시험문제를 보면서, 온전히 수업에 참가했을 때에만 풀 수 있는 문제라는 것에 매우 감동했었다. 나도 어떻게하면 이런 시험문제를 만들 수 있을까 공상도 해보았었다.
그리곤 아주 새~~~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어제 이 책을 도서관에서 만났다. 그 시험지가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만든 덕에... (이 책이 지금은 서점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책은 그 수업시간 보고서 정도 될 것 같다. 수업이 어떻게 진행되었으며 어떤 조에서 어떤 주제로 어떻게 발표를 했는지 어떤 이야기들을 주고 받고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와 중간, 기말 시험문제지와 답 등이 소개되어 있다.
책 제목인 '백설공주를 죽이시오'는 중간고사 시험문제였다. 밑도 끝도 없이 이 한 줄이 시험문제라니 황당했을 학생들...
기발한 답안들이 몇가지 소개되어있다. 그 중 강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 답은 '어제 죽이러 갔더니 벌써 죽어있던데요?'였다고...
사람 많은 장소에서는 지양해야 할 책이다.. 몹시 품위를 떨어뜨린다. 아주 실~~없이 킬킬 웃어대면 누구라도 품위없어 보이는 법.
'미술(예술)이 무엇이더냐?'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이 책안에서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미술(예술)을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찾아야겠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힌트정도는 이 책에서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때 그 수업을 같이 했던 학생들에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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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루브루 박물관전에 두번 다녀온 후..
부쩍 미술에 대한 관심이 늘은 나에게 미술에 대한 호기심을 해줄 만한 책이 없을까 하는 맘으로 읽게된 이 책은 아직 1/3밖에 읽지 못했지만 벌써부터 나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책이다.
내가 미술에 대한 편견(?), 아니 구체적으로 말하면 예술을 하는 사람에 대한 편견(?)을 갖게 된것은 무엇보다도 그것을 하는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안 후 부터였던거 같다. 심지어 내방에 피아노도 사치라고 여겨 팔아버렸을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는.. (아마도 '아동미술'관련 과목을 대학에서 수강한 뒤부터) 미술과 다시 조우해야했다. 그리고 내게 미술과 음악 이 두가지는 어릴적 풀지 못했던 숙제처럼 나를 성가시게 했다. 결국 나는 스케치북을 들고 그림을 그려보기 시작했고 이는 나로 하여금 좌절감만 안겨주었다. 그치만 루브르 전에서 만난 그림들은 나에게 새로운 희망이었다. 그림을 꼭 그려야만 맛이냐.. ㅎㅎㅎ 보는 것으로도 나에게 즐거움을 충분히 주고도 남는 것이 바로 그림이었던 것이다. 어릴적 친구가 그림을 전공한다고 하면 사실 나는 부러움반 시샘반이었던것도 사실이다. 왜냐 난 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이책을 만나고 나니 나도 이제는 그림에 대한 친근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제 그럼 책속으로 빠져들어가 볼까~^^ |
| 처음 정효찬 선생의 이름을 알게 된 건 한참 전 신문의 토막기사에서였다. 엽기적인 시험문제로 문제가 되고 있다는... 그 땐 몇 줄의 짧은 기사만 읽고는 굉장히 한심한 교수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역시 편견은 죄가 되나보다. '백설공주를 죽이시오!' 이 책을 읽고 나서 그 때 내가 가졌던 편견이 얼마나 죄스러웠는지 모른다. 미술을 전공하고 또 미술을 가르치는 교수래서 그런가 생각이 굉장히 열려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오픈 마인드'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나는 이 책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꽉꽉 막힌 보수적인 기성세대에 다름 아니었다. 정효찬 선생이나 나나 비슷한 연배일 것 같은데 어쩌면 사고 자체가 이렇게 차이가 날 수 있는 걸까? 하지만 내가 더 놀란 것은 그 교수를 능가하는 제자들의 기발함이었다. 수업에 참여하는 성실성은 둘째치더라도 개성이 톡톡 넘치는 발표내용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요즘 대학생들(뭐 우리 때도 마찬가지 얘기를 들었긴하지만서도...) 공부 너무 안한다고 난리고, 공부라 해봤자 온통 취업공부에만 매달려있다고 하던데, '미술의 이해'라는 교양수업에 이런 '끼'들을 발휘하는 학생들이라면 분명 어느 분야에서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과연 내가 학생들 중 한명이었다면 어떠했을까? 난 아마도 이런 수업에 굉장히 부담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창의력이 부족하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그렇더라도 난 다시 대학생이 되고싶다. 그래서 정효찬 선생의 이 엽기발랄한 수업에 동참해보고 싶은 맘 간절하다. 물론 대학내 교수님들이 모두 이 정효찬 선생처럼 '엽기'적이면 문제다. 하지만 기존의 딱딱하면서도 권위적이기까지 한 교수님들 사이에 이런 '발칙함'이 곁들인다면 우리의 대학사회도 어느 정도는 '유쾌, 상쾌, 통쾌'해지지 않을까? 모쪼록 우리나라의 '키팅선생'의 강의가 아주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기를, 그래서 역사적으로 남을만한 명강의 명강사가 될 수 있기를 바랄 뿐. |
| 지난 해 말 신문 토막기사로 난 얘기, 경북대의 어느 교양시간 강사가 신성한 대학(?)에서 키스법 뭐 이런 걸로 시험문제를 냈다고 난리가 났었다. 나도 그런 줄만 알고, 정말 그 기사 내용만 듣고 엽기변태인줄 알았는데, 「백설공주를 죽이시오」라는 이 책을 읽고 세상일은 단순히 한 단면만 보고 판단을 내리면 멀쩡한 사람도 죽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학교에서 미술 수업을 듣는 게 하나 있다. 매주 미술에 관련된 주제를 접하면서 궁금한 거나 생각을 같이 나누고 싶은 게 있으면 자유롭게 질문노트에 써서 제출하는 과제가 이 수업에는 있어서, 도서관 미술서적 서가 부분에서 어기적거리다 바로 이 책을 발견했다. 지난 해 신문지상과 인터넷을 달궜던 바로 그 엽기강사가 쓴 책... 처음엔 아무 기대 없이 펼쳐들었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그간의 오해와 선입견이 확실히 벗겨졌다. 그 강사는 변태남도 엽기남도 아니었다. 교양 수업에 아주 걸맞게 지극히 정상적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다만,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하는 노력을 좀 더 했을 뿐... 결론을 내리자면, 신문은 강사가 낸 시험문제만 갖고 난리를 쳤던 것이다. 왜 그런 시험 문제가 나오게 됐는지, 그 과정은 건너뛰고 단순히 문제 갖고 법석을 떤 것이다. 이 책은 정효찬 강사가 두 번째 맡았던 강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수업의 진행이나 학생들이 제출한 리포트들이 강사의 코멘트와 함께 주제별로 정리가 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가 엽기강사라 하여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글을 읽으면서 느낀 거지만 지극히 정상적이고 학생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고, 가르친다는 소임을 돌아보고 항상 자신을 돌아보는 겸손하고 바른 사람이다. 나, 앞으로 세상을 뒤집어 보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지만, 한 면만 보고 성급히 판단하는 우를 범하지도 말자고 다짐한다. |
| 작년말 어느 괴짜 강사의 시험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흥미롭게 - 물론 당하는 사람으로서는 괴로웠겠지만 - 지켜보았다. 그리고 내가 그간 받아왔던 재미는 없는 강의, 시험을 떠올려봤다. 뭔가를 '깨는' 강사의 강의, 시험 이야기를 통해, 그간의 학교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하여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서점에서 사람을 기다리는 동안 잠깐 이 책을 훑어보았다. 시험문제만 봤을 때 어이없다고 할만한 문제 뒤에는 한 학기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미술을 온 몸으로 배우고자 했던 이들의 애씀이 있었음을 알았다. 그리고 그런 도전을 이끌어낸 정효찬 강사의 노력을 읽어낼 수 있었다. 한 학기 조별 발표한 내용을 하나하나 기록하고 책으로 엮어낸다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자기 조 발표했던 내용도 잊어버리는 게 대부분의 발표수업 분위기인데, 이렇게 강사가 모든 조의 발표 내용, 강의실 분위기, 뒷 이야기까지 세심하게 기록할 수 있었다는 것은 보통 노력이 아니고서는 어려운 일이다. 이제 정효찬을 더이상 '어느 괴짜 강사'라고만 기억하지는 않을련다. 자기의 소명을 위해 온 몸을 던져 헌신하는 명강사로 기억할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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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인터넷에서 엽기 강사로 이름이 알려졌던 정효찬. 고스톱에서 점수 계산과 키스의 방법을 시험 문제로 내서 이름이 알려진 정효찬. 그는 한때 경북대를 떠나 한양대로 스카웃 되었다가 현재는 다시 경북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가르치는 방식이나 가르치는 것이 엽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가 가르치는 것은 엄연히 예술, 그 중에서도 미술을 다루고 있으며 다른 교수들보다 훨씬 더 성의 있게 가르칠 뿐이다. 가르쳐 본 사람은 안다. 그렇게 가르친다는게 얼마나 표 안 나면서 힘든 일인지. 사실 가장 편하게 가르치는 건 학생들이 듣건 말건 10년째 같은 강의 노트를 들고와서 수업 시간 동안 낭독하고 나가는 방식이다.(그리고 꼭 이렇게 덧붙이더라. “대학에서 배우는 건 이론적으로 정립된 학문이기 때문에 자주 변해서는 안 된다.“)
그가 가르쳤던 에피소드들에 약간의 미술사 안내를 섞어 책을 한 권 냈다. 책을 읽는 동안 편안하고 나른하게 그의 강의를 따라 들으며 오랜만에 머리 좀 식혔다. 하지만 역시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아쉽다. 이런 수업은 팀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고생하고 수업 시간에 웃어야 기억에 남는 법이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만약 ‘백설공주를 죽이시오’라는 시험 문제를 받는다면 나는 이렇게 적겠다. “백설공주 같은 미인을 왜 죽이나? 사회 구성원들은 미인을 힐끔거리며 질투하고 추앙하고 침 흘릴 권리가 있다. 그 권리는 사회 구성원들 모두에게 부여된 권리이기 때문에 나는 백설공주를 죽일 수 없다. 미인을 보호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의 의무이기도 하지 않은가?“ [인상깊은구절] 놀이에 치어서 지치고 허망해지는 소비적인 놀이 말고 말이다. 돈을 벌더라도 ‘어떻게 버느냐’에만 신경 쓰지 말고 어떻게 쓸 것인가, 즉 어떻게 소비할 것인가를 생각하자. 어쩌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어떻게 쓰느냐 하는 것은 문화적으로 사느냐 아니냐의 갈림길의 하나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