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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재미난 게시물을 봤다. 집에 있는 여러 장의 기념 수건 가운데 가족 중 아무도 관련이 없는데도 버젓이 우리 욕실을 차지하고 있는 것들이 반드시 있다는 거다. 우리 식구는 전부 강원도에 사는데 충남 향우회 체육대회 기념 수건이 있다거나 서울 무슨 교회 아무개 장로 취임 기념 수건이 있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 책도 그런 책이다. 올 봄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전 한겨레 기자 이원재 씨가 나눈 대담 기록집 <국가가 할 일은 무엇인가>이다. 수업을 하고 왔는데 책상 위에 이 책이 있기에 여러 선생님들께 여쭤봤지만 두고 간 사람을 지금까지도 찾지 못하고 있다. 이것도 그냥 인연이겠거니 하고 읽기 시작했다.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었고 대선을 계기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모습을 그리고 있었기에 국가의 역할에 대한 질문이 시의적절한 것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사실 국정농단 뿐만 아니라 각종 재난과 외교 사안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현 대한민국의 상태가 참 기괴하고 한심했기에 '국가'의 역할을 규정하는 것이 가장 선행되어야 할 작업이라고 첫머리에서 주장하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극단으로 치닫고, 전 세계의 성장이 멈춘 지금 국가는 그 존속을 위해서 기업이 아니라 가정과 개인의 삶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새정부에 진보냐 보수냐의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오류가 된다. 개인의 삶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상류층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사회를 유지시키는 데 상류층 자신에게도 유리하다는 인식을 확산시켜 재정을 확충하는 것, 공무원들의 인허가권을 내려놓는 것,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 특정 산업이나 기업을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 아이를 중심에 둔 단순하고 대범한 보육정책 등을 제시하고 있다. 새정부가 출범한지 두달쯤 지났는데, 국정 지지도가 80%가 넘는다고 한다. 국민들이 국가에 기대하는 이러한 작업들을 어느 정도 요구 수준에 맞게 수행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봐도 될 법하다.
역시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교육 분야의 이야기에 가장 눈길이 갔다. 국제노동기구(ILO)에서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주 40시간 이하로 노동을 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학교만을 놓고 봤을 때 하루에 정규 시간만 11시간에, 자격증 시험이나 정기고사가 있으면 기숙사에서 3~4시간은 더 하니까 평균 12시간을 잡아도 주당 60시간이다. 이러한 살인적인 학습 시간을 비공식적으로 강요받는 것은 취업이라는 지상 명제 때문이다. 행복을 꿈꾸고 상상하게 도와야 할 학교가 취업이라는 현실적인 테두리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는 것도 참 슬프지만, 자발적으로 이 테투리 안으로 들어오는 아이들도 딱하다. 특성화고등학교가 이러니(물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만 선발된 집단이라서 특수하긴 하다) 인문계 고등학교는 오죽하겠는가.
이 책에서는 교육의 대전제를 '학생의 인간다운 삶'으로 제시하고 있다. 학생이 많던 시절의 '통제'패러다임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와중에도 나는 자습실에 아이들을 몽땅 모아놓고 자습 '감독'을 하고 있는 모순적인 상황이지만 말이다. 객관식 위주 시험, 서열화, 진로와 진학을 국가가 책임지는 시스템은 장차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한다. 따라서 교육은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인간 본연의 능력 즉 '공동체 교육, 문제 해결력, 창의력'을 배양하는 데 힘써야만 한다는 방향 제시다. 이에 적합한 인간상으로 '협력할 줄 아는 괴짜'를 역설한다. 이런 녀석들이 살아남도록 평가의 틀과 외연을 확장하는 것은 시대에 걸맞은 소양을 갖춘 교사들의 몫이다. 문제 해결의 조력자이자 코치로서 민주시민의 소양과 가치관을 일러줄 수 있는 전문가적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입장에서 보면 핀란드의 교사들에게 최소한 교육 관련 석사 학위 이상을 갖추도록 강제하는 제도가 결국 교육의 질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 수긍하게 된다.
교육의 개혁이라는 말에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말들이 우리 교육의 근본적 문제는 대학입시와 학교 서열화, 그로 인한 경쟁이라는 주장들이다. 그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대학 입학 자격과 대학 간 수준 차별을 없애기 위해 국공립대를 통합하고(현 정부에서 서울대를 제외한 국립대 통합을 추진한다고 한다. 하지만 핵심인 서울대를 뺀 정책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공동 학위를 수여하는 방안 등을 제안하기도 한다. 사회에 진출했을 때 차별을 덜 받고 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곳이 아니라 배움이 있는 학교로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동료들과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하다 보면 결국 긴 시간 평행선만을 달리곤 한다. 현실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점진적인 해결책만 서로 주고받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대담에 참가한 이들도 그 문제에 공감했는지, '사회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기다리기엔 너무 늦고 저항도 심하니 과감한 결단과 실천이 필요하다.'는 논조를 보이고 있다.
현 정부 역시도 출범 초기부터 상당히 과감한 행보와 개혁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올바르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으로 혁신하겠다는 취지일게다. 교육 분야에 대해서도 행정과 통제 중심이 아니라 학생을 중심에 놓고 현장과 소통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혁이 이루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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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할 일이 무엇일까? 헌법은 어떻게 말할까? 국가를 위해 국민들이 희생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지난 IMF금융위기 때 금 모으기 운동으로 국민들이 단합된 힘을 보여준 사례는 국가를 위해 국민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애썼던 모습이다. 자발적 희생이라는 세계적으로도 살펴볼 수 없는 사례를 보여 주었던 국민들이 최근 들어 국가에 배신당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국가는 공정해야 한다! 국가가 성장을 위해 대기업 중심의 경제 시스템을 가동시키고 인허가권을 관료들의 입맛에 맞게 특정 기업에 몰아준 것이 지금의 대기업의 기원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인지하고 있다. 국가를 등에 업은 기업들은 폭풍 성장했고 소속 되었던 노동자들도 낙수효과를 통해 성장의 맛을 보았기 때문에 분노를 삭힐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경제 성장 위주의 국가 정책에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그 이유는 공정성이 무너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유라 사건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좌절감을 맛보았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 인물을 위해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자격 사회에서 기회 사회로의 전환을! 자격이라는 기득권으로 평생 우려 먹는 사회가 지금의 한국 사회다. 자격을 취득하고 들어온 사람들은 새로이 들어오려는 사람들의 진입을 방해한다. 자신의 밥그릇이 줄어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후발주자들은 기회 자체가 없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의 대변화를 위해서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사회로 전환해야 된다고 대담자들은 이야기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대기업의 진출 분야에는 그 어떤 기업도 자리를 잡을 수 없는 구조가 되어버렸다. 창업할 수 있는 기회, 새롭게 일으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점진적 변화로는 안 된다. 과감한 정책 추진을! 800년 전통의 프랑스 소르본 대학이 파리4대학으로 바뀐 이유는 대학서열화를 막기 위한 정책 때문이었다. 보수 대통령으로 불리우는 드골 정부에서 일어난 일이다. 우리도 대학 개혁을 위해 큰 수술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공립대학만이라도 통합하여 대학서열화를 파괴시켜야 한다. 지금도 인서울 시키기 위해 학부모들이 온통 신경이 거기에 몰려 있다. 인서울하면 또 다른 걱정이 보인다. 등록금이며 주거비며 용돈이며. 졸업하면 취업 걱정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국가의 과감한 정책을 대담자들이 주장하고 있다. 연말만 되면 왜 멀쩡한 도로를 파헤치고 새로 깔까? 중앙에서 지방으로 예산을 쓰라고 내려 보낼 때는 항목을 정해서 보낸다고 한다. 도로, 주택, 교육 등등. 그 항목에만 써야 되기 때문에 지방에서는 멀쩡한 도로를 파헤치고 새로 깐다. 연말만 되면. 예산 낭비다. 지방분권화가 필요한 여러가지 이유 중의 하나다. 진정한 보수는 기득권을 포기하는 사람들이다. 일제강점기 시기 이시형 가문은 독립 운동을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탕진했다. 거룩한 탕진이다. 오직 국가를 위해 자신의 기득권을 포기한 전형적인 모습이다. 진정한 보수꾼들이 많아지는 사회를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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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_할_일은_무엇인가 #이헌재_이원재_대담_황세원_글 #메디치 부제 '새로운 사회, 새로운 세대에 필요한 국가를 말한다' ㅁ 누가 읽으면 좋을까?? _지금 이 시기에 딱 맞는 책 _탄핵과 촛불에 찬성했던 이들 누구나 _탄핵과 촛불에 분노하여ㅜ부들부들 떨면서도 말 못했던 샤이레드준표 누구나 _이 나라를 떠나야 하나 생각해 본 적 있는 누구나 _절대로 이 나라를 떠나지 않고 살아가게 될 누구나 _대체 세상이 어찌 되려고 이러나 하고 한번쯤 생각해 본 누구나 ㅁ장점 어려운 이야기를 무척 쉬운 말로 쉽게 설명한다 읽기 편하고 가볍고 읽으면서 쉬이 피곤하지 않은 잘 만든 책 딱히 분야별 지식이 없어도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간다 답을 주는 책이 아니라 모두에게 질문을 주는 책이다 각자의 고정관념을 확인하는 부수적인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원로의 식견을 지켜보는 즐거움과 쾌감이 제법 크다. ㅁ단점 분명 쉽지 않은 이야기인데 그렇게 느끼지 못하게 한다 천천히 읽으면 좋은데 너무 책장이 빨리 넘어간다 답을 주는 책이 아니라 모두에게 질문을 주는 책이다 한번 읽고 나면 끝이 아니라 나중에라도 다시 찾아 읽을 대목이 많다. 즉 한번이 아니라 두번 읽을 거 같은 책 ㅁ추천_읽는 방법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식으로 표현하자면) 하루 혹은 두어시간 밖에 없다면 _1.책 속의 각 장 소제목과 초록색 부분을 골라 읽으면서 혹시 이해가 안되거나 흥미로우면 전후 단락을 읽는다 _2. 관심있는 부분이 따로 있는 경우 해당 장을 다 읽는다 일주일 이상 여유가 있을 때 _ 그냥 앞에서 부터 읽는다 _ 곱씹어볼 부분이 나타나면 해당 내용을 다시 읽어도 좋다 ㅁ 주의사항 _너무 빨리 읽지 않도록 한다 *일단 간단 요약 요렇게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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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뜻대로 되지 않아서 다행일 때가 있다. 어긋남이 뜻밖의 발견이나 인연의 시작일 경우다. 이헌재, 이원재가 대담하고 황세원이 글을 쓴 <국가가 할 일은 무엇인가>(메디치, 2017)도 어긋난 만남이었다.
이 책은 이원재 여시재 기획이사를 만나려 읽기 시작했지만 이헌재 이사장을 발견한 의외의 사건이었다. 또 다른 대담자 이헌재 이사장은 고위 관료 출신에 대한 선입견 탓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다. 사실은 읽을까 말까 망설였을 정도다.
그런데, 이헌재 이사장은 내가 은연중 속한 진영 논리를 벗어난 낯선 관점을 보여줬고, 사태를 여러 각도에서 볼 수 있는 힘을 주었다.
#1.
p.s.>> 이헌재 이사장과의 의외의 만남을 강조하다 보니, 이원재 선생을 언급하지 못한 게 내내 맘에 걸린다. 이원재 선생 책은 나오면 무조건 사서 읽어 본다. 그럴 때마다 내게 늘 기대 이상의 통찰과 희망을 줬고, 이번에도 이헌재 이사장과 환상의 복식조를 이뤄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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