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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한 역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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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쿨한 역사소설이 또 있을까. 이 소설은 감상주의가 들어가지 않은 건조한 시선으로 조선왕조말기 어수선한 시대의 한구석, 이제까지 조명이 많이 비춰지지 않았던 멕시코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풀어간다. 식민지가 되기 직전의 조선 상황뿐만 아니라 멕시코의 굵고 거친 역사도 냉정하고 속도감있게 보여준다. 나는 이 책의 첫 장을 넘긴 순간부터 단숨에 빨려들어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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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쿨한 역사소설이 또 있을까. 이 소설은 감상주의가 들어가지 않은 건조한 시선으로 조선왕조말기 어수선한 시대의 한구석, 이제까지 조명이 많이 비춰지지 않았던 멕시코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거침없이 풀어간다. 식민지가 되기 직전의 조선 상황뿐만 아니라 멕시코의 굵고 거친 역사도 냉정하고 속도감있게 보여준다. 나는 이 책의 첫 장을 넘긴 순간부터 단숨에 빨려들어갔는데 정신을 차린 다음에는 이야기가 이미 끝나 있었다. 방대한 양의 지식을, 이렇게 재미있게 엮어서 들려줄수도 있꾸나. 새삼 소설이 가질수 있는 힘을 실감한다. 김영하가 쓴 역사소설이라...나는 김영하의 '엘리베이터에 낀 남자는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소설을 기억하며 흥미롭게 책을 집어들었다. 그렇게 쿨한 작가가 쓰는 역사소설은 어떨까? 나는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내심 실패하길 염원했는지도 모른다. 김영하처럼 세련되게 글을 쓰는 젊은 작가가 역사소설까지 성공적으로 써 낸다면 이 평범하기 짝이 없는 독자가 얼마나 샘을 내게 될까. 하지만 그는 내 염원을 가차없이 배반했다. 그는 잘 써냈을 뿐만 아니라 역사소설이라는 장르에 새로운 빛을 도입해낸 것이다. 태백산맥이나 아리랑을 읽으면서 어느 순간 풍겨나오는 과장된 민족주의와 진하게 배어나오는 남존여비 사상에-마치 그것이 우리 민족이 지켜가야할 중요한 전통인 양-눈쌀을 찌푸린 적이 많았다. 태백산맥같은 경우는 편향된 우리나라의 정서에 좌편향적인 시선을 일깨워주어 균형에 가까이 가려는 몸짓을 던져주었다는 점이 훌륭했지만 곳곳이 흘러나오는 과장된 민족주의에는 한국인인 나조차 민망함을 느꼈었다. 읽을 당시에는 몰랐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소설, 검은 꽃을 읽으며 내가 태백산맥을 읽으며 마음이 매우 불편했다는 사실이 또렷하게 떠올랐다. 또한 왜 그랬는지 그 원인에 대해서도 검은꽃 한장한장을 넘기며 나는 깨달아가게 되었다. 아하, 조정래는 굉장히 감정적이었구나. 자기 감정을 정제하지 못하고 소설에 그대로 담았구나...김영하는 검은 꽃에 아무런 감정을 투사하지 않는다. 매정할 정도로 메마르게 펼쳐지는 이야기가 끝날때쯤이면 그 차가움에 어안이 벙벙해질 정도이다. 마치 차갑고 매정한 신이 저 위에서 내려다보며 그린 풍경화같다. 갑자기 불어닥친 근대화의 바람에 어쩔줄 몰라하는 인간, 갑자기 나라를 뺏겨버려 분노에 떠는 인간, 처음보는 낯선 나라에 당도하여 갑자기 노예처럼 부려져서 어쩔줄 몰라하는 인간, 그런 광경들을 내려다보며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고 정교하게 화폭에 그려가는 신. 우리 나라의 현대사는 어느 나라도 부럽지 않을 만큼 비극적이고 드라마틱한 장면으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가 그 비극적인 장면의 한 가운데에 있기 때문일까. 그런 장면들이 충분히 조명받고 사유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이런 때 김영하같이 젊은 작가가, 대다수의 눈에 크게 띄지 못하고 사라질 뻔했던 역사의 한 귀퉁이에 조명을 번쩍. 비춰준것이 반갑고 애틋하다. 이런 소설이 나타났다는 것은 이제 우리나라도 그 비극의 한가운데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조짐이라도 되는 양 괜시리 마음이 뿌듯해온다. 작가의 쿨한 변신에 박수를 보낸다.

[인상깊은구절]
당신은 왜 내려가지 않는 거요? 이종도의 미간이 좁아졌다. 그는 자신이 무슨 대군의 몇대손으로 현재 주상의 혈연임을 밝히려 했으나 통역의 곁에 대륙식민회사의 제물포 파견원인 일본인 오바 간이치가 서있는 것을 보고는 말을 삼켰다. 대신 말을 돌려 사대부의 신분에 걸맞는 선실을 요구하였다. 저들과 같은 곳에 있을 수는 없지 않소? 이종도는 손가락으로 사람들이 내려간 속을 가리켰다. 통역 권용준이 귓속말로 이종도의 의사를 전하는 동안 몇몇 조선인들이이 이종도의 뒤에 모여들었다. 그들은 이종도와 같은 황족은 아니었으나 입성이나 갓의 모양으로 보아 양반임에는 분명해보였다.
e****5 2004.03.05. 신고 공감 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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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거울이다, 현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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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 있고 수식이 절제된 듯한(그러나 실은 꽤 많은 수식 어구를 붙이는) 건조한 문체, 그리고 냉랑한 시선. 내가 작가 김영하에 대해 느끼는 것들이다. 1997년 즈음 해서 라는 발칙한 제목의 소설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약간은 불편한 나르시시즘에 빠져있는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혼자 했었다. 어쨌든 이런 김영하가 역사소설을 썼다. Oops! 김영하와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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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 있고 수식이 절제된 듯한(그러나 실은 꽤 많은 수식 어구를 붙이는) 건조한 문체, 그리고 냉랑한 시선. 내가 작가 김영하에 대해 느끼는 것들이다. 1997년 즈음 해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라는 발칙한 제목의 소설로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한 작가이다. 약간은 불편한 나르시시즘에 빠져있는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혼자 했었다. 어쨌든 이런 김영하가 역사소설을 썼다. Oops! 김영하와 역사소설이라니-! 소설은 부모를 잃고 보부상의 손에 이끌려 자라다가 도망친 ‘김이정’으로부터 시작한다. 이정은 돈을 벌기 위해 멕시코에 가려 한다. 그래서 제물포항에서 기다리고 있다. 제물포항에는 이정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있다. 고아, 걸인, 박수무당, 카톨릭 신부, 농민, 황족, 양반, 내시 등 각양 각층의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정처럼 돈을 벌기 위해, 혹은 신세계를 찾아 멕시코로 떠나는 영국 기선을 기다리고 있다. 이윽고 일포드 호에 몸을 싣게 되고 사람들은 뒤섞이며 부딪치기 시작한다. 좁고 더러운 화물칸에서 사람과 오물이 뒤엉켜 항해를 한다. 몰락한 황족인 이종도와 그의 가족들은 자신들은 양반이라며 좀 특별한 대우를 원하지만 일포드에서 이미 계층과 신분 따위는 취급되지 않았다. 일포드 호에 몸을 실은 사람들은 그저 돈 없고 힘 없는 나라의 백성들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종도는 양반으로서의 체면과 품위를 잃지 않으려 무던히도 노력한다. 우스울 정도로. 이런 아둔한 태도는 두고두고 가족들에게 짐이 된다. 무능한 주제에 권위를 찾는 현대의 어리석은 정치인들 같다. 제대로 된 정책도 하나 논하지 못하면서 그들의 특권은 다 찾아 먹으려는. 국민들에게 짐짝 같은 존재가 되는 것도 비슷하다. 후후. 노루피 냄새를 풍기며 뭇 사내들의 정신을 어지럽히는(의도된 것은 아니다) 이종도의 딸 연수는 이정과 눈이 맞고 끝내는 정을 통하기까지에 이른다. 황족과 고아의 결합. 왠지 현대의 드라마가 생각나지 않는가?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가진 머리가 텅 빈 여성들을 생산해내는 징그러운 테레비 드라마. 물론 여기서는 몰락한 여성 황족과 제법 처세에 능한(게이 요리사를 적당히 요리할 정도로) 고아 남성이고 서로의 결합으로 인한 어떠한 득도 없는 것이 부귀영화를 누리곤 하는 테레비의 주인공들과는 틀리지만 말이다. 어쨌든 작가는 이렇게 상황을 역전시킴으로써, 은밀한 일종의 쾌감을 느낀 것은 아닐까. 아님 말고- 박수무당과 파계신부는 도둑과 함께 한 팀을 이뤄 살아나가는데 무당과 신부라는 절묘한 조화부터가 심상치 않다. 그리고 도둑은 밤마다 귀신이 따라다니며, 가위에 눌린다. 박수는 굿을 하고 신부는 도둑에게 교리를 가르치고 도둑은 배운 교리를 가지고 지배자의 개노릇을 하며 사람들을 등쳐먹고 산다. 박수와 신부를 엮은 의도는 무엇일까. 이들은 서로 다른 신을 모시지만 서로 비난하거나 헐뜯지 않는다. 그저 인정할 뿐이다.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아니 아주 오래 전 역사부터 살피자면 유럽은 종교들로 인한 피비린내 나는 역사이고 우리나라에도 여러 종교들이 들어오면서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혀 끊임없이 사소한 분쟁들에 시달리고 있다. 함께 손잡고 걸어가지는 못해도 싸우지는 말잔 말이다, 라는 의미가 숨어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배운 교리를 가지고 사람들 등쳐먹고 사는 도둑은 종교를 이용한 범죄가 난무하는 현재의 다른 얼굴이 아닌가 싶다. 계속 뭔가를 이루려고 하지만 번번히 실패하는 조장윤을 비롯한 일행들은 탁상공론만 일삼는 현재의 비겁한 지식인에 비유된다. 조장윤은 마야에 작은 국가를 세울 계획도 하지만 수월치 않자 도망치고 만다. 현대는 조장윤처럼 도망치기를 일삼는 비겁한 지식인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에 요모양 요꼴인거다. 행동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무언가 변화라도 일어날 터인데 모두들 알고는 있으면서 자기 몸 추스리느라 여념이 없다. 소설 <검은 꽃="">에는 이들 외에도 영국 선원들, 농장주들, 멕시코 혁명자들을 비롯한 여러 군상들이 등장하고 한국인들의 에네켄 농장에서의 굴욕적인 삶과 부당한 대우, 멕시코 혁명과도 같은 역사적인 사건도 등장하지만 그런 것들에는 그닥 관심이 가질 않는다. 에네켄 농장에서의 생활들은 과거 봉건체제에서 충분히 대물림 되어왔던 것들이고 멕시코 혁명은 잘 모르기 때문에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다양한 한인들의 특징과 신분 속에서 나타나는 현대인과의 닮음꼴들을 중심으로 읽게 되었다. 역시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고 과거이든 현재이든 미래든 간에 같은 유형의 인간들이 각기 다르게 혹은 비슷하게 사는 모양이다. 이 소설은 역사소설을 가장한 인간스케치가 아닌가 싶다.
s******m 2004.02.10. 신고 공감 1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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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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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근 이틀동안 나는 제주도에서부터 멕시코까지 이리저리 떠돌았었다. 배경은 1900년대 초. 대한제국에서 멕시코의 애니꺵농장 노동자로 팔려간;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소재만 보면 상당히 심각하다. 그리고 보통 이런 소재로 소설을 쓸 때 한 권에 쓰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런데 이 소설은 심각하면서도 재미있고 한 권에 들어있지만 열 권에 쓰여진 듯한 사실감과 박진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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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근 이틀동안 나는 제주도에서부터 멕시코까지 이리저리 떠돌았었다. 배경은 1900년대 초. 대한제국에서 멕시코의 애니꺵농장 노동자로 팔려간;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소재만 보면 상당히 심각하다. 그리고 보통 이런 소재로 소설을 쓸 때 한 권에 쓰는 경우는 별로 없다. 그런데 이 소설은 심각하면서도 재미있고 한 권에 들어있지만 열 권에 쓰여진 듯한 사실감과 박진감이 있다. 그리고 보통 한 명의 인물이 주가 되어 그 인물을 중심으로 사건이 돌아가는 반면에 검은꽃은 모두가 주인공이다. 한명한명의 삶이 이 소설안에서 모두 살아숨쉰다. 그리고 이 소설은 읽다보면 정말 이 세상 어디에선가 일어났던 일같기도 하고 꿈을 꾸는 것같기도 하다. 아무튼..다 읽고 나니 왠지 아껴읽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 소설이었다..
r******o 2004.04.25. 신고 공감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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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피를 잃은 역사의 주인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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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꽃에서 보여지는 역사는 당시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 특정 계층을 주제로 글을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는 천민부터 양반까지 모두의 관점에서 그들의 삶을, 변화하는 시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반상의 구분이 뚜렸했던 1900년 초, 현시점의 암울함과 더이상 희망과 목표가 없는 사람들이 이를 벗어나고자 멕시코의 이주 노동자로서 배에 오른다. 그때
"갈피를 잃은 역사의 주인공들" 내용보기
검은꽃에서 보여지는 역사는 당시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 특정 계층을 주제로 글을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여기에는 천민부터 양반까지 모두의 관점에서 그들의 삶을, 변화하는 시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반상의 구분이 뚜렸했던 1900년 초, 현시점의 암울함과 더이상 희망과 목표가 없는 사람들이 이를 벗어나고자 멕시코의 이주 노동자로서 배에 오른다. 그때까지 그들은 이주 노동자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른채 부푼 꿈을 갖고 선상생활을 시작한다. 양반은 자신의 가치를 알아줄거라 굳게 믿고, 상민은 신분의 차별이 없는 곳으로의 꿈을 갖고.... 그러나 오랫동안 배안에서의 생활은 나름대로 신분차별을 철폐해 버렸다. 황제의 친척인 양반은 이러한 시대의 변화를 역행하기 위해 배에 올랐지만 그들이 가는 그곳은 조선보다 더 신분에 대한 벽이 두터운 곳이었다. 그렇지만 멕시코역시 정세가 불안정해가는 그러한 시기였기에 양반으로서의 그의 지조는 남들의 비웃음을 살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반면 그의 두 자녀들은 현실에 쉽게 적응하는 듯했다. 양반의 딸로 태어난 연수는 적극적으로 현실에 적응을 해나가면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게되고 유교적인 금지를 깨버리고 육체의 자유를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녀의 삶도 시대의 현실처럼 어느곳에 안주하지 못한채 자의반, 타의반으로 여러번 남자가 바뀌게 된다. 고아였던 이정, 제국의 군인들 모두 각자 나름의 길을 가고자 노력을 한다. 그렇지만 조국이 없어지고 자유의 몸이 되었을때 그들은 멕시코, 과테말라 등 이방인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그들의 환경에 휩쓸리게 된다. 그들이 마음을 맞길곳 없이 정치적 이데올로기도 없었던 관계로 그들은 가까운 환경으로 흡수되고 그것은 그들끼리 총을 들이대는 현실로도 맞닥뜨리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맥시코인의 일원이 되지 못한채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현실에 타협하며, 국가라는 그리고 국민이라는 단결력이 결여된 최소의 인간적인 대우도 받을 수 없는 곳에서 인간의 본질적 특성이 보여지게 된다. 최선길이 그 대표적인 인물일 수 있을 것이다. 원래 도둑이었지만 조금의 양심이라도 없는 같은 동포들의 유대관계와는 별도로 권력에 빌붙어서 사람들을 착취하고 오히려 더 괴롭히는 전형적인 개인주의 이기주의적 인물이다. 사회적인 모순과 독단적인 권력이 존재했던 그 암울했던 시기, 그 때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방황할 수밖에 없었던 소외된 멕시코 이민자들, 비록 살아남았더라도 그들은 우리의 도덕적 가치를 파괴하고 현실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책은 그러한 시기를 여러 계층의 각도로 볼 수 있는 책이다.
r*****1 2005.01.24. 신고 공감 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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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켜이 포개어지는 우리네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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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1000명에 달하는 우리 국민이 멕시코의 농장으로 떠나게 되었다는 설정은, 책을 읽는데 참으로 감칠맛이 나게 만들었다. 시국이 어려워 당국은 그들 이민자들에 대한 어떠한 관심도 녹록치가 않았고, 이민자들은 돈을 모아 고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일념 하나로 살아내지만, 그 사이 나라는 온데간데 없이, 모두는 여원한 보헤미안이 되어버렸다. 비탄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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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1000명에 달하는 우리 국민이 멕시코의 농장으로 떠나게 되었다는 설정은, 책을 읽는데 참으로 감칠맛이 나게 만들었다. 시국이 어려워 당국은 그들 이민자들에 대한 어떠한 관심도 녹록치가 않았고, 이민자들은 돈을 모아 고국으로 돌아가겠다는 일념 하나로 살아내지만, 그 사이 나라는 온데간데 없이, 모두는 여원한 보헤미안이 되어버렸다. 비탄해마지 않을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그래도 우리는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아프게 다가오고, 또 중첩되는 데에는 연흔과도 같은 울림이 있었다. 다른 사람에게 무시받지 않기 위해서는 그로부터 건네 받은 음식을 100을 세고 먹어야 하고, 장사를 할 경우에는 자신이 받을 돈의 두 배를 일단 불어야 한다는 구절은 읽은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탕 치게 만드는 그 무엇이 있었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지에 관한 명언을 알고 있고, 나름의 법칙도 내재해 있지만, 정작 그것을 자신이 원하는대로 혹은 적재적소에서 발휘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검은꽃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은 현재의 우리와 다른 시, 공간을 살고 있으며 어쩌면 허구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그 인물들이 처한 환경이나 행동에 쉽게 몰입되고, 감정을 이입시키는 이유는 그것이 현재 우리 삶에도 얼마든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인 듯하다. 우리는 꽃이지만, 화려한 빛깔이나 모양새를 지니지 못한, 불운의 그림자들을 가지고 있는 검은꽃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봉오리를 피워내고자 하는 욕구를 가지며 보다 깊이를 갖기 위해 부단힏 애쓰고 살아내는 것이 아닐까. 전개가 흥미로운 반면에 결론이 다소 안이하다는 흠은 있지만, 그것을 무마시킬 만큼 매력적인 설정과 내용이 읽는 이의 마음을 앗아가는, 그래서 김영하라는 작가의 도약과 정진을 기대하게 만드는, 사파이어 같은 작품이 바로 '검은꽃'이 아닐까 생각한다.
d*******s 2004.01.28. 신고 공감 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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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 잊혀진 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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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소설을 읽다보면 절로 종횡무진이란 말이 떠오른다. 일상을 전복하는 상상력, 후일담 소설의 놀라운 진화, 사이버 세계의 변주, 하루키보다 더 하루키적인 도시 일상성, 도저한 역사적 재인식을 통한 글쓰기 등 실로 종잡을 수 없는 다양한 문학적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와 '호출'에서 시작하여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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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의 소설을 읽다보면 절로 종횡무진이란 말이 떠오른다. 일상을 전복하는 상상력, 후일담 소설의 놀라운 진화, 사이버 세계의 변주, 하루키보다 더 하루키적인 도시 일상성, 도저한 역사적 재인식을 통한 글쓰기 등 실로 종잡을 수 없는 다양한 문학적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와 '호출'에서 시작하여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빛의 제국', '아랑은 왜', '오빠가 돌아왔다', '퀴즈쇼', '랄랄라 하우스'에 이르기까지 그동안 읽어왔던 김영하 소설의 방점을 찍는 소설이 바로 '검은 꽃'이 아닐까.

 

작가의 말에서 '영원히 쓰고 싶은 소설이 있다. 처음엔 동굴에서 쑥과 마늘을 씹는 것 같았는데, 나중엔 허공을 걷는 기분이었다'라고 적는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멕시코와 과테말라를 답사하고, 멕시코시티와 유카타 반도로, 유카타 반도에서 띠깔로 이동한 그는 과테말라 남부의 안티구아란 도시에 머물며 소설의 상당 부분을 썼다고 한다. '검은 꽃'을 과연 역사소설의 범주에 넣을 수 있을까? 소설을 읽는 내내, 나라 잃은 설움, 타국에서의 가혹한 노동에 스러져간 1910년대 조선인들의 삶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제물포항에서 1033명의 조선인이 외교관은커녕 교민 하나 없는 멕시코를 향해 출발하였다. 1905년 4월 4일의 일이었다. 그들을 실은 영국 기선 일포드호에는 양반과 평민, 남성과 여성, 가톨릭 신자와 무당, 황족과 내시, 걸인과 고아이 뒤섞여있다. 그들은 잃어버린 조국 '조선'을 떠나며 4년동안의 노예 신분이 덧씌워졌다. 그것도 멕시코란 불모의 땅에. 그 당시 조국을 떠나 하와이 등지로 팔려나갔던 조선인에게 멕시코는 어떻게 알려졌는가? 멕시코란 나라에 대해 전혀 사전 지식이 없었던 터에, 이 소설에서 적시한 일련의 역사적 사건들이 '제국주의와 혁명의 소용돌이'란 전 세계적 현상을 제대로 알게 해주었다.

 

기나 긴 항해 끝에 도착한 멕시코의 유카타 반도. 강산(江山)을 바라보고 살았던 그들에게 열사와 고원의 땅 유카타는 시작부터 비극의 땅임을 알게 해준다. 마야인과 중국인 등 당시 약소국의 사람들은 제국주의 열강의 탐욕 앞에 노예로 전락했다. 새벽 4시부터 저녁 7시까지 그늘 한점 없는 에네켄 농장에서 죽음과도 같은 노동을 해야 했던 그들. 일본에 의해 무참히 밟힌 조국을 떠난 그들이, 남겨진 자들보다 행복했을까? 그들은 행복, 희망을 안고 멕시코란 나라를 향했을까? 아니었다. 그들은 돌아오고 싶었다. 굶어죽긴 매한가지일테지만, 그들에겐 마야인과 달리 돌아갈 조국이 있었다. 1부와 2부에 관류하는 에네켄 농장에서의 핍진한 삶, 그속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모래 바람을 일으키듯 공허하게 다가왔다.

 

4년이란 노예 생활을 마감한 그들 중 대부분은 그곳에 남았다. 달리 돌아갈 나라가 없었기에, 그곳보다 나으리란 보장이 없었기에 '그곳'에 남아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다시 농장으로 들어가거나, 마야인과 결혼하여 장사를 하거나, 당시 불어닥친 멕시코 혁명과 내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군인으로 분하여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과테말라의 혁명군 측에 가담하여 '신대한'이란 소국을 건설하기도 하지만, 결국 정부군에 의해 대부분이 전사한다.

 

어쩌면 과묵했던 조선의 군인 박정훈과 황족이자 깨어있던 여성 이연수의 결합이 멕시코에 피어난 검은 꽃은 아니었을까? 16살 황족의 딸 연수는 멕시코를 향하는 배안에서 김이정이란 고아와 불같은 사랑에 빠졌고, 농장에 와서도 그와 사랑을 나누며 섭이란 아들을 낳았다. 애초에 그곳에서 신분은 문제될 게 없었지만, 결국 그들은 헤어지게 된다. 소설의 시작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이정은 '물풀로 흐느적거리는 늪에 고개를 처박고' 1033명이 향한 그곳에서의 삶을 온몸으로 기억하며 죽어간다. 이 소설을 평한 평론가 남진우는 '무(無)를 향한 긴 여정'이라 적시한다.

 

그들은 나라를 박탈당한, 그래서 철저히 아무 것도 아닌 존재가 되어버렸다. 신분은 물론 성, 종교, 지식의 유무는 애당초 필요없는 것들. '무엇'을 얻기 위한 여정이 아니었기에, 도리어 멕시코란 의문의 나라에서 물음표를 달며, 철저히 얻은 게 없는 존재들이기에, 그곳에서 스러져간 수많은 이들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왜 수많은 사람들이 2004년 최고의 소설로 '검은 꽃'을 꼽는지, 김영하란 작가가 가진 이야기꾼으로서의 유전자를 왜그리 극찬하는지 제대로 알 수 있었던 숨막히는 여정이었다.



t******2 2010.04.25. 신고 공감 6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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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한 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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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시작으로, , , 에 이르기까지 김영하의 소설들은 그가 실로 우리 시대의 걸출한 입담꾼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김영하가 이라는 알듯 모를듯한 제목으로 새 작품을 냈다기에 얼른 읽어보았다. 김영하의 이 신작은 놀랍게도 지난세기 초를 배경으로 한, 멕시코의 에네켄, 즉 '애니깽' 농장의 한인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를 읽으면서 내내 내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은 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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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를 시작으로, <호출>,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랑은 왜="">에 이르기까지 김영하의 소설들은 그가 실로 우리 시대의 걸출한 입담꾼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김영하가 <검은 꽃="">이라는 알듯 모를듯한 제목으로 새 작품을 냈다기에 얼른 읽어보았다. 김영하의 이 신작은 놀랍게도 지난세기 초를 배경으로 한, 멕시코의 에네켄, 즉 '애니깽' 농장의 한인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검은 꽃="">를 읽으면서 내내 내 머리속에 떠오르는 것은 습하고 끈적거리는 정글의 어둠이었다. 조선을 떠나 멕시코로 향하는 선실 속의 아귀다툼과 멕시코의 에네켄 농장에서 벌어지는 등장인물들의 처참한 상황들, 그리고 중남미의 정글을 헤매다 사라져간 김이정의 일대기까지 이 소설에는 어둠의 심장 속에서 포복하고 있는 이들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이 소설은 장돌뱅이와 군인, 사제, 도둑과 박수무당, 내시와 황족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멕시코 이민의 험난한 정착 과정을 묘사하면서 역사와 개인의 만남을 진지하게 모색한다. 어둠의 한 가운데 피어나는 꽃이 <검은 꽃="">일까? 자신에게 주어졌던 지독한 여정을 마치고 영면한 이들에게 헌정하는 꽃이 아닐까?
a***6 2003.09.04. 신고 공감 6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올해 읽은 가장 흥미로운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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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하의 [검은꽃]의 자세한 해석문에 가까운 글이 될것이다. 나는 이책을 두번정독했지만 아직 완벽하게 , 여전히 이책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건 이책이 난해해서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이책은 굉장히 평이하며 굉장히 흥미진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책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것은 여러 등장인물들의 개인사에 완벽하게 귀기울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건 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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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김영하의 [검은꽃]의 자세한 해석문에 가까운 글이 될것이다. 나는 이책을 두번정독했지만 아직 완벽하게 , 여전히 이책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건 이책이 난해해서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이책은 굉장히 평이하며 굉장히 흥미진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책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것은 여러 등장인물들의 개인사에 완벽하게 귀기울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건 다독에 의해서 완성되어 지는 어떤 중요한 수확과도 같은것이 될것이다. 한두번의 정독으로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의 개인사에 빠져든다는것은 다소 무리가 있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영하의 [검은꽃]은 올해 내가 읽은 소설중에 가장 재미있고 가장 흥미로운 소설임에 틀림없다. 운영하고 있는 독서모임의 10월토론도서로 선정된 [검은꽃]을 미리 읽은 지인의 찬사는 결코, 과장이 아니었다. 나는 김영하의전작들을 대부분 읽었다.(단편포함) 그의 전작들과는 너무나 판이하게 다른, 도저히 김영하의 소설이라고 믿겨지지 않는 이 역사소설은 그 방대한 자료조사와 인물들이 움직여내는 시대의 잔상을 잔혹하고 거침없이 그려낸다. 표지에 씌어있는 황석영씨의 말처럼 나또한 첫번째 이책을 정독했을때 "빈먼지바람이 가슴속을 스치고 지나간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멍한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봤다. 어두운밤. 내방 창밖을 드리우는 검은 하늘의 전경을 바라보며 에네켄밭사이에서 피땀흘려일하던 그들의 등어리가 생각났다. 가슴을 헤집는 슬픔이 목언저리까지 넘어왔다. 나는 이 서평이 당신이 읽을 [검은꽃]의 해석을 도와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나는 이 서평을 다른 서평과 다릍게 "해석문"으로 꾸며봤다. [등장인물별 정리.] 김이정의 성장배경 : 제물포 부두에서 세자리로 된 이름을 얻는다. 과거 임오년 군란 혹은 동학의 난중 아비는 휩쓸려 죽었고 어미는 아비가 죽자 따라죽었다. 성도 얻지 못한채 보부상에 덜미를 잡혀 장쇠라는 이름외에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서울로 올라오자 보부상이 잠든틈을 타 달아났다. 이연수 : 김이정과 사랑에 빠진다. 이종도의 딸로 굳은 의지를 지녔다. 급변하는 상황에 적응하는 적응력이 뛰어나며 언제나 최선을 선택한다. 조장윤 : "김이정"의 이름을 지어준 사람으로 멕시코의 이주과정후에까지 김이정과 무리들과 함께 하는 극을 이끌어가는 주요인물중에 한명이다,. 대한제국신식군대의 공병하사였던 그는 러일전쟁이 발발하자 군복을 벗는다. 권용준 : 무리중 유일한 통역사. 통역이 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일신의 편안함을 꾀하고, 힘든일을 하지 않는다. 진우의 누이 연수를 흠모해, 진우에게 돈의 댓가를 지불하고 연수와 자신을 이어줄것을 진우에게 종용한다. 이종도 : 연수의 아버지. 고종황제의 사촌이다. 윤씨 : 이종도의 처. 몰락하는 가세상황에 견디지 못하고 몇번의자살을 시도한다, 이진우 : 이종도의 아들. 연수의 남동생. 최선길 : 일명 , 도둑이라는 호칭을 갖고 있다. 극후반에서도 몇번의 말썽을 일으킨다. 김석철 : 광대뼈가 튀어나오고 눈이 이마에 붙다시피 하여 별명이 금강역사. 박정훈 : 입이 굉장히 무겁다. 김옥선 : 내시, 어릴때 거세당함. 박만식 : 인삼판매상 존마이어스 : 이민브로커 이외 다수의 멕시코인 마야인등 등장. 시대배경 : 1033명 조선인(외교관은 커녕 교민하나없는)들을 일포드호(배이름)를 타고 멕시코를 향해 출발한다. 때는 1905년 4월4일. 작가 김영하는 연수와 이정을 결정적 계기에 의해 만나게 하지 않는다, 그들의 삶을 분리시키고 역사의 소용돌이에 의해 낯선땅에 버려진(버려졌다는 표현이 맞다. 그게 옳다)이들의 역경과 반란을 그려내는 이 대서사시는. 젊은 남녀의 사랑을 완성시켜내지 않는다. 그러나 연수가 여러명의 남자를 만나 살게되는 과정안에서도 자식을 버려가면서까지 자신의 삶을 새로운 방법으로 개척해나가보려고, 더 나은방법으로 삶의 방향점을 아보려고 노력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정역시 마찬가지다. 열여섯의 나이에 조국을 떠나온 이정. 길거리의 거렁뱅이로 살아온 이정이사랑하는 여인 연수를 잃고서 혁명을 일으키기까지의 과정안에서 이정이 연수를 떠올리며 심정의 괴로움을 호소하는 장면은 의 등장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사랑은 있었지만, 사랑을 무마시킬 고된삶이 있었기에 소설은 그들에게 사랑이 균열되고 그들이 함께 할수 없었던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그 책임은 개인이 아닌 사회, 부분이 아닌전체에 있다고 되짚는것이다. 김영하의 신작 [검은꽃]은 의미깊은 작품이다. 혼란의 시대를 살았던 이민자들의 고통이 현재, 지금도, 우리들에게, 여전히 이어져오고 있다는 이 새로운 감회는 서글프다. 철저히 고증된 역사적 자료들.소설의 두터운 밑거름이 되준 이자경씨의 [한국인멕시코이민사]등의 방대한 자료들 그리고 그위를 뒤덮고 있는 작가 김영하의 전투적 상상력. 근간 보아온 어떤소설과도 비교할수 없는이 흥미진진한 역사소설은 상상을 뛰어넘는 진정성과 김영하만의 날렵한 문체로 읽는이를 완벽하게 사로잡는다. 만약, 당신이 이소설을 시작한다면 시작한 순간부터 끝내는 순간까지 손을 놓기는 어려울것이다. 그사실만큼은 분명 약속할수 있다. 김영하의 [검은꽃]은 올해 읽은 소설중 가장 흥미로운 소설이었다.

[인상깊은구절]
그가(최선길의 시선이다.) 보기에 승객들은 크게 몇부류로 나눌수 있었다.우선 몰락한 양반들, 개항이후 몰아닥친 격변기 속에서 토지나 관직을 잃고 이제는 조상의 제사조차 지내기 어려운 형편이 되어버린 자들이었다.
r*****7 2003.10.09. 신고 공감 5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서글픈 민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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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역사물은 너무 어렵고 난해해서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이 소설은 흥미롭고 재미있게 볼수 있었다. 물론 주제는 무겁고 암울하지만 우리가 이처럼 자유를 누리며 편안하게 살수있는것도 이런 슬픈 역사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조선인 최고의 멕시코 이민사라고 찬탄한 이 이야기는 러일전쟁이 한창이던 1905년 영국기선 일포드호에 탑승한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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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역사물은 너무 어렵고 난해해서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이 소설은 흥미롭고 재미있게 볼수 있었다. 물론 주제는 무겁고 암울하지만 우리가 이처럼 자유를 누리며 편안하게 살수있는것도 이런 슬픈 역사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조선인 최고의 멕시코 이민사라고 찬탄한 이 이야기는 러일전쟁이 한창이던 1905년 영국기선 일포드호에 탑승한 1033명의 삶을 조명하고있다. 좋은 일자리와 부푼꿈을 안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배에 올라탔던 사람들은 대륙식민회사의 농간으로 노예로 팔려간것이었다. 가혹한 노동속에 유랑의 삶을 살게된 역사의 희생양들. 고아인 김이정과 러일전쟁에서 옷을 벗데된 공병하사 조장훈 그리고 몰락한 가난한 황족 이종도와 그이딸 이연수, 좀도둑 최선길과 역관 권용준...이민사의 뿌리가 되었던 한많은 우리의 조상들이여..그들이 원했던 조국의 해방도 보지 못하고 숨져갔을 그들의 한숨이 지금의 우리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것은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그렇다면 좀더 열심히 감사하며 살아내야하지는 않았었을까.. 다투고 시기하고 욕심부리며 살기에는 우리의 삶은 그리 길지 않을테니까. 조금만 용서하며 희생하며 여유를 가지고 한걸음 물러서 생각해보면 좋은일만 생기지 않을까..그러나 힘들다. 그때는 그때데로 힘들고 지금은 지금데로 힘들다. 애써보자. 견뎌내보자.
r*****6 2004.03.30. 신고 공감 4 댓글 0